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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관현악단 소년소녀를 위한 '소소 음악회'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국악관현악단(예술감독 겸 단장 채치성)은 소년소녀를 위한 '소소 음악회'를 5월 24일(금) 오전 11시와 25일(토) 오후 3시, 양일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국악 입문 맛집’으로 정평이 난 국립국악관현악단에서 청소년들이 우리 음악을 보다 친근하고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한 공연이다. 2021년 초연했으며, 관객의 열렬한 반응과 호평에 힘입어 2022년 재연에 이어 올해 다시 무대에 오른다. 많은 청소년 음악회가 악기 소개나 교과서 음악 등 교육 정보 전달에 치중했다면 <소소 음악회>는 주인공인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보는 재미와 듣는 즐거움을 두루 갖추는 데 중점을 두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웅장한 국악 오케스트라 연주에 스펙터클한 조명과 영상이 더해져 낯설고 경직된 공연장이 아니라, 청소년들에게 친숙하고도 화려한 한 편의 ‘국악 콘서트’를 선사한다. 공연은 청소년들의 지적 호기심과 예술적 감성을 깨울 수 있는 다양한 국악관현악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국악관현악을 처음 접하는 청소년들도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정통 국악관현악곡으로는 국립국악관현악단 관현악시리즈에서 위촉 초연한 최지혜 작곡가의 메나리토리에 의한 국악관현악 ‘감정의 집’ 중 3악장과 이정호 작곡가의 국악관현악 ‘이매지네이션(Imagination)’을 선정했다. 청소년들에게 익숙한 케이팝이나 게임음악을 국악관현악으로 새롭게 편곡한 무대도 기대를 모은다. 방탄소년단(BTS)의 ‘소우주’와 국민 레이싱 게임으로도 불렸던 ‘크레이지레이싱 카트라이더(이하 카트라이더)’ BGM을 국악관현악 버전으로 만나본다. ‘소우주’는 미러볼을 활용해 달오름극장 객석과 무대 전체를 별빛으로 수놓으며 시각적인 연출 효과까지 극대화했고 ‘카트라이더’ BGM은 연주가 진행되는 동안 무대 위 스크린에 영상이 더해져 마치 게임 속에 들어온 듯한 이색적인 재미를 선사한다. 성장기 청소년의 관심사와 예민한 감수성을 담은 창작곡 ‘잔소리’ ‘설움타령’은 그동안 '소소 음악회'에서 큰 호응을 받았던 곡이다. 작곡가가 자녀와 직접 겪은 경험담을 재치 있게 표현한 ‘잔소리’, 청소년들의 고민을 유쾌하고 현실감 넘치는 가사에 얹어 우리 소리로 풀어낸 ‘설움타령’은 많은 청소년들의 웃음과 공감을 얻었다. 마지막으로 작곡가 원일의 ‘신뱃놀이’에서는 국립국악관현악단 단원들이 축구공‧뿅망치‧부부젤라 등 다양한 장난감들을 악기로 활용해 강렬한 합주를 선보이며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다. 지휘는 2023 국립국악관현악단 지휘자 프로젝트에 선정됐으며, 최근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에 부지휘자로 임용된 김지수가 맡았다. 2021년 '소소 음악회' 초연부터 함께 해온 천재현이 올해도 연출을 맡았으며, 2022년 공연의 영상 디자인을 맡았던 김혜민도 합류했다. 연출가 천재현은 연출 방향에 대해 "‘국악은 재미없다’는 편견을 의식해 어떻게 해보려는 것이 오히려 편견 없는 관객들의 접근을 막는 것 같다”며 "음악의 올곧은 힘을 믿고 정성껏 연주하는 모습으로 감동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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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관현악단 야외 음악회 '애주가(愛酒歌)'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국악관현악단(예술감독 채치성)은 야외 음악회 '애주가(愛酒歌)'를 6월 1일(토)‧2일(일) 양일간 저녁 5시부터 국립극장 문화광장에서 공연한다. 탁 트인 야외에서 술 한 잔을 곁들이며 국악관현악을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무대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그동안 다양한 도전과 협업으로 주목받아왔다. 국악관현악과 미디어아트를 접목한 <황홀경>, 로봇 지휘자와의 등장으로 국내외 주목을 받은 <부재(不在)>, 이머시브 기술을 활용한 <관현악의 기원> 등 기존의 틀을 깨는 새로운 실험을 이어왔다. 야외 음악회 <애주가>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또 다른 도전으로, 공연장 안에서 엄숙한 분위기로 정제된 음악을 연주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연주자와 관객 모두가 술 한잔을 벗 삼아 즐길 수 있는 야외 공연이다. 이번 공연은 술 한 잔과 함께 시를 짓고 악기를 연주하며 자연의 멋과 운치를 즐기던 선조들의 ‘풍류 정신’에 착안했다. 과거 조상들은 풍류를 즐길 때 시(詩)‧서(書)‧금(琴)‧주(酒)의 조화를 강조했으며, 자연경관을 바탕으로 한 흥취와 여유는 문학과 그림, 음악 등 전통예술의 중요한 모태가 되었다. 이처럼 전통음악에 계승되어 내려오는 풍류 정신을 되살리는 데 초점을 두고 우리 음악과 술의 만남을 통해 이 시대의 풍류를 새롭게 빚어낸다. 시야가 한정된 극장에서 벗어나 남산의 정취를 벗 삼은 야외 문화광장으로 공간을 옮기고, 국립국악관현악단 전 단원이 출연해 국악관현악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역동적인 연주를 선사한다. 음악의 흥을 한껏 돋울 수 있는 우리 술은 전통주 대표기업 국순당이 주류 큐레이팅을 맡아 연주곡에 어울리는 주류를 ‘페어링’해 관객들에게 제안한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지난해부터 국순당과의 사전 준비작업을 통해 악단이 보유한 연주 레퍼토리와 잘 어우러질 수 있는 주종 선정 작업을 진행했으며, 최종적으로 다섯 종류의 술과 이에 걸맞은 국악관현악곡·실내악곡을 선정했다. 야외 공연의 장점을 최대한 느낄 수 있는 신명 나는 연주와 더불어 국립국악관현악단 단원들이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싶은 실내악곡까지 직접 선정해 다채로운 음악의 향연을 펼칠 예정이다. 무대는 정사각형의 큰 무대와 직사각형의 작은 무대로 나뉘어 화려한 국악관현악과 개성 넘치는 실내악을 교차해서 선보인다. 큰 무대에선 LED 패널들이 설치되고, 연주곡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LED 패널을 활용한 영상은 관객들에게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을 위해 위촉한 신곡 ‘권주가가제’(위촉 작곡 이고운)도 기대를 모은다. 판소리와 민요를 통해 이어져 내려온 여러 권주가를 모티브로 구성한 곡이다. 이 곡에서는 국립국악관현악단 연주자들도 연주 중간 술을 걸치는 장면이 등장해 무대와 객석이 함께 술을 마시는 진풍경도 기대를 모은다. 그룹 이날치에서 보컬을 맡았던 신유진과 국립창극단 '패왕별희' ‘항우’역으로 활약한 정보권이 협연한다. 공연의 지휘는 원영석이 맡았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이번 공연이 관객에게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가는 기회이자 연주자와 관객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진정한 풍류를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는 마음을 담았다. 공연은 전석 비지정석으로 좌석당 주류 교환이 가능한 엽전을 제공하며 미성년자 및 주류 미포함을 원하는 관객은 할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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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연주자 시리즈 ‘국악관현악-공존(共存)’[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지난 3월 22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서울시국악관현악단 2024 명연주자 시리즈 ‘공존(共存)’ 무대가 펼쳐졌다. ‘명연주자 시리즈’는 동시대 최정상의 연주자들을 조명하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대표 레퍼토리 공연으로, 2022년부터 시작되었다. 올해 3회차에 접어든 명연주자 시리즈는 ‘공존(共存)’을 주제로 하여 동서양의 다양한 음악적 배경과 주제가 함께 했다. 올해 선정된 명연주자는 이지영(가야금/서울대학교 교수), 양성원(첼로/연세대학교 교수), 이나래(대금/서울시국악관현악단 수석) 총 세 명이었으며, 지휘는 앙상블 밴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상욱이 맡았다. 첼리스트 양성원이 협연한 ‘첼로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미제레레(Miserere)’로 무대가 열렸다. 양성원은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관현악과 교수와 제 4대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첼리스트이다. 그는 쾌자를 연상케 하는 퓨전 정장을 입고 들어와 연주를 시작했다. 발현악기들의 피치카토(Pizzicato, 현을 손가락으로 튕기어 음을 내는 방법)를 발판 삼아 첼로의 부드럽고 서정적이면서도 힘 있는 솔로 연주가 시작되었다. ‘미제레레(Miserere)’란 아름답고 영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종교적인 단선율 성가이다. 이번에 연주된 김성기 작곡가의 ‘미제레레(Miserere)’는 라틴어 ‘미제레레(Miserere)’의 억양을 이용한 주제를 바탕으로 그의 사상과 감정을 담았다고 한다. 본래 성가곡은 반복적이며 단순하게 진행되는데, 그와 같이 이 곡에서도 ‘F, Ab, G, Eb’으로 구성된 네 개의 음과 동일한 형태의 리듬이 첼로 독주와 관현악 반주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며 그 테마를 가지고 변형, 발전됐다. 첼로는 격정적이고 열정적으로 활을 긋다가도, 여리고 부드러운 소리로 간절한 감정을 노래했다. 관현악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정도로 활용되었는데, 마이너하고 엄숙한 느낌을 주었다. 양성원 연주자가 연주하는 첼로 연주에는 강한 카리스마가 존재했다. 중후하고 우직한 저음으로 시작해 화려하고 힘 있게 달려가는 다이내믹한 연주에는 눈과 귀를 뗄 수 없는 특별함이 존재했고, 자유로우나 어딘가 종속되어 있는듯한 종교적인 느낌이 과하지 않은 진지함과 웅장함을 선보였다. 안현정 작곡가의 ‘대금 폴로네이즈를 위한 A Beautiful Life’는 17세기 폴란드의 춤곡 ‘폴로네즈’를 바탕으로 한 대금 협주곡이다. 새소리와 오션드럼(Ocean Drum)이 내는 파도 소리가 어우러지며 자연 친화적인 무대가 열렸고, 그 위에 대금 연주자 이나래가 대금으로 만들어 낸 바람 소리가 얹어졌다. 관현악은 희망을 만들어 나가는 느낌으로 하나둘 점점 커지며 웅장하게 음악을 열어냈다. 이 곡은 인생의 희로애락을 노래하고픈 마음을 담아냈다. 어떤 부분은 밝고 긍정적으로 표현된 반면, 어떤 부분은 마이너한 진행에 반음과 계면조의 꺾는음을 활용하며 비장한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했다. 카덴차(Cadenza, 악곡이 끝나기 직전에 독주자나 독창자가 연주하는, 기교적이며 화려한 부분)에서 이나래는 농음을 과하게 떨어주거나, 격정적이고 감정적인 느낌으로 연주하기도, 화려하고 빠른 패시지를 깔끔하게 선보이기도 했다. 독주 부분이 끝난 후에는 곡의 초입에 나왔던 새소리 효과와 함께 화려하고 유쾌한 폴로네즈 리듬이 밀고 당기는 리듬으로 반복되었다. 관현악과 독주 대금은 화려하고 웅장하게 곡을 끌어 나갔고, 반음 음계가 반복되며 긴장감을 주다가도 풀어지며 생동감 넘치게 무대가 마무리되었다. 세 번째 무대는 이지영 명인의 가야금 협연 무대로, 이번 공연을 위해 작곡가 김만석이 새롭게 편곡한 ‘서공철류 가야금산조 협주곡 - 心授(심수)’가 초연되었다. 이지영 명인은 곡의 초입, 다스름 연주를 통해 꿋꿋하고 장중하며, 호방하고 힘 있는 터치로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특히 굴려 내는 시김새나 진하게 떨어내는 농현을 통해 그의 음악적 깊이를 도드라지게 나타내었다. 가야금 산조가 장단 순서대로 진행되는 동안, 관현악은 악기군별로 번갈아 가며 가야금 가락을 유니즌(Unison, 몇 개의 악기 혹은 오케스트라 전체가 같은 음 혹은 같은 멜로디를 연주하는 일)으로 연주하거나, 대선율(어떤 선율 성부에 대위(對位)하는 다른 성부)로 받아 곡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장단이 빠르게 진행될수록 이지영 명인의 섬세하고 유려하며, 힘 있는 연주는 더욱 빛을 발했다. 특히 휘모리장단에서 그가 보여준 깔끔함과 다이내믹한 조화로운 연주는 큰 감동을 전해주었다. 관현악 반주는 대중적이고 서정적인 코드나 베이스 하행 진행 등을 활용하여 화성적인 부분에 중점을 두었다. 음악적으로 풍성함을 만들어 낸 것은 좋았으나, 관현악에 모든 소리가 집중되다 보니 중심이 되어 흘러가는 가야금 산조의 민속적인 색채가 묻히고 돋보이지 못하기도 해 아쉬움이 남았다. 관현악과 독주 악기 간 조화로움을 꾀어 균형 있게 만들어 냈다면 더욱 민속적이며 신선한 무대가 되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연주력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던 관현악곡 ‘메나리 토리에 의한 국악관현악- 감정의 집’이 연주되었다. 최지혜 작곡가의 작품 ‘감정의 집’은 한국의 크고 작은 강이 갖는 생명력과 정화의 이미지를 서사적으로 펼쳐낸 곡이다. 이미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대표 국악관현악 곡이기에 더욱 기대하는 마음으로 관람하였다. 무대는 ‘라솔미-’하고 흘러내리는 메나리토리의 대표 어법을 모든 악기가 함께 연주하며 웅장하게 열렸다. 이 곡은 악기군별로 갖고 있는 특징과 매력을 잘 드러내고, 음악의 기승전결과 구성이 뚜렷하여 완성도가 높았다. 악기 단독으로 연주하기도 하고, 두세 종류의 악기가 하나의 군으로 묶여 균형 있는 조화를 선보이기도 했다. 곡은 크게 두 악장으로 나눌 수 있었는데, 빠른 패시지에 오묘하고 익살스러운 테마 악장은 ‘3+3+2’ 소박이나 장단을 중심에 두고, 거문고와 아쟁이 저음부에서 반음이 반복되는 리프를 연주했다. 그리고 그 위에 악기들이 번갈아 가며 주제 테마를 연주하고 점점 발전돼 갔다. 악기 고유의 특징적인 음색이 도드라졌고, 농현이나 농음, 시김새 등이 짙게 표현되어 전통적이며 예술적인 느낌을 주었다. 생황과 소금이 중심이 되어 연주된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또 다른 악장은 마치 영화음악 같았다. 대피리 등 저음 악기가 다양하게 활용되며 음향적으로 풍성했고, 화성적으로 대중적인 코드 진행이 사용된 동시에 선율은 메나리토리 어법과 시김새를 다양하게 활용하여 현대적이고 전통적인 색채를 드러냈다. 꽃밭에서 뛰어노는 듯한 이미지가 그려지며 모두를 추억에 젖게 만든, 아름다운 무대였다. 동서양의 다양한 음악적 배경과 주제가 함께한 이번 공연에서는, 동시대 최정상의 음악가들과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조화로운 연주와 함께 음악적 몰입감을 느껴볼 수 있었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보여 줄 다음 명연주자 시리즈를 기대하며, 국악관현악의 발전을 더욱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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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관현악단 국악 브런치 콘서트 '정오의 음악회' 3월 공연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국악관현악단(예술감독 채치성)은 국악 브런치 콘서트 '정오의 음악회'를 3월 14일(목)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아나운서 이금희가 해설을 맡아 특유의 정감 있는 진행으로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지휘에는 국립국악관현악단 ‘2022 지휘자 프로젝트’에 참여한 정예지가 나선다. 공연은 ‘정오의 3분’으로 문을 연다. 젊은 작곡가들에게 3분 내외의 짧은 관현악곡을 위촉해 선보인 ‘3분 관현악’ 시리즈 작품을 소개하는 순서다. 이번에 들려줄 최지운 작곡가의 ‘윤슬’은 햇살이 비칠 때 나타나는 반짝이는 잔물결을 표현한 곡이다. 전통 기악곡인‘영산회상’ 중 ‘타령’을 바탕으로 잔잔한 바다의 이미지를 너울거리는 장단과 가락에 투영했다. 이어지는 ‘정오의 협연’에서는 국립창극단원 서정금이 무대에 올라 창과 관현악을 위한 심청가 중 ‘심봉사 눈뜨는 대목’(작곡 손다혜)을 부른다. 심청의 지극한 효심으로 심봉사가 눈을 뜨게 된다는 장면을 묘사하는 눈대목에서 영감을 받은 곡으로, 전통 판소리 대목이 웅장한 국악관현악 선율과 만나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정오의 여행’은 국악관현악으로 재해석한 여러 나라의 전통음악이나 민요를 이국적 풍경을 담은 영상과 함께 감상하는 순서다. 3월에는 국립국악관현악단 대표 레퍼토리인 비얌바수렌 샤라브 작곡의 ‘깨어난 초원’과 만다흐빌레그 비르바 작곡의 ‘말발굽 소리’를들으며 광활한 대자연의 나라, 몽골로 떠나본다. 두 곡 모두 몽골 대초원을 달리는 말의모습을 연상시키는 경쾌한 곡이다. 여러 장르의 스타와 국악관현악이 만나는‘정오의 스타’에서는 가수 겸 뮤지컬 배우 이지훈과 함께한다. 그는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연기자에 이어 뮤지컬 배우까지 폭넓은 활동을 펼쳐왔다. 이번 무대에서는 자신의 히트곡 ‘왜 하늘은’부터 뮤지컬 '영웅'의 대표 넘버 ‘영웅’, 현재 출연 중인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중 ‘대성당들의 시대’를 국악관현악 연주에 맞춰서 들려준다. 공연의 마지막은 국악관현악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는 ‘정오의 관현악’이 장식한다. 새해 첫 '정오의 음악회'를 찾은 관객 모두에게 즐겁고 기쁜 일들이 기적처럼 다가오길 바라며 김창환 작곡가의 ‘미락흘(美! 樂! 扢!, Miracle)’을 선보인다. 경쾌한 장단의 도입부는 새롭고 활기찬 도약을, 이어지는 느리고 아름다운 선율은 힘들고 지친 삶을 털어버렸으면 하는 희망을 담아낸다. '정오의 음악회' 관객을 위한 이벤트도 계속된다. 2024년 '정오의 음악회' 6편을 모두 관람한 관객에게 소정의 기념품을 제공하는 ‘정오의 도장깨기’ 이벤트가 진행된다. 출출해질시간인 오전 11시, 공연을 관람한 모든 관객에게 사회적 기업에서 만든 맛있는 간식도 제공한다. 2009년 첫 선을 보인 ‘정오의 음악회’는 16년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국립극장 대표 상설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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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위, 아창제 국악부문 연주회 19일 개최제15회 아르코한국창작음악제 국악부문 연주회가 오는 19일 오후 7시30분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한국창작음악제추진위원회가 주최하는 이번 무대는 15주년을 기념한 특별 연주회다. 아창제에서 발표됐던 171곡의 작품 중 국악부문 5작품을 선보인다.연주되는 작품은 이귀숙의 '1900년 파리, 그곳에 국악 그리고 2012'(제5회 아창제 선정작), 손다혜의 25현 가야금과 국악관현악을 위한 ‘어린 꽃’(제13회 아창제 선정작), 장태평의 ‘너븐숭이’(제11회 아창제 선정작), 이예진의 타악기를 위한 협주곡 ‘기우’(제11회 아창제 선정작), 이정호의 수룡음 계락 주제에 의한 ‘폭포수 아래’(제13회 아창제 선정작)다.이귀숙의 ‘1900년 파리, 그곳에 국악 그리고 2012’는 1900년 조선당대 악기들이 프랑스 파리 만국 박람회에 참가 후 프랑스에 기증됐다가 112년 만에 우리나라로 귀환하게 된 여정을 8개의 장면으로 묘사한 작품이다.이예진 작곡의 타악기를 위한 협주곡 ‘기우’는 비가 내리기 전 하늘의 모습을 표현한 곡으로 비를 바라는 간절함이 소나기를 부르기까지의 과정을 타악기 협연과 함께 묘사했다. 타악기 협연은 김인수가 함께 한다.다섯 작품은 김성국의 지휘와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연주로 선보인다. 또 단원들과 긴 시간 호흡을 맞춰온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연주자들이 협연한다.아창제는 대한민국 대표 창작관현악축제로 기존 서양 고전음악이 주를 이루는 한국 음악시장에서 창작곡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작곡가와 지휘, 연주자들이 부담 없이 창작관현악곡을 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2007년부터 시작됐다. 연주회는 네이버 사전 예약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이건용 아창제 추진위원장은 "아창제 15주년 기념 특별 연주회를 통해 대한민국 창작관현악의 명맥을 이어가는 동시대 작곡가들의 작품을 함께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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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소리로 들려주는 남성창극 ‘살로메’지난 2월 2~4일, 오스카 와일드(1854~1900)의 희곡 ‘살로메’를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낸 ‘남성창극 살로메’가 대학로예술극장에 올랐다. '남성창극 살로메'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남성 배우들만으로 꾸려진 창극이다. 김시화 연출의 창극 데뷔작으로, '2023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선정작인 이 공연은 예언자 요한을 사랑한 공주 살로메와 이를 둘러싼 헤로데 왕가의 뒤틀린 욕망을 그려냈다. 여성 배우들만 출연하는 ‘여성국극’이 유행한 적은 있어도, 기존 원작의 인물 구성을 전부 남성 배우로 바꿔 남성 소리꾼들이 여성 역할까지 모두 맡아 무대를 채워낸 남성 창극은 처음 시도되었기에 더욱 주목받은 작품이다. 인간의 광기와 집착으로 점철된 '남성창극 살로메'는 ‘귀토’, ‘변강쇠 점 찍고 옹녀’ 등의 창작 창극을 연출한 고선웅이 날카롭고 재치 있는 문장들로 각색했고, 정은혜가 이를 소리로 만들어 작창했다. 음악은 김현섭 작곡가가 맡았다. 김현섭에 의하면 '남성창극 살로메'는 "장르와 경계, 전통과 현대 그리고 무대와 청중의 벽을 어떻게 현시대의 걸 맞는 언어로 풀어내어 생명력 짙은 작품으로 완성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하였다고 한다. 그는 전통악기 피리, 생황, 태평소, 그리고 아쟁과 가야금, 전통 타악기를 비롯해 첼로와 피아노가 다양하게 어우러지게끔 했다. 이 작품에서는 음악이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쉬지 않고 등장했는데, 각 등장인물의 배역에 걸맞은 테마 음악이나 소리의 차별성에 따른 악기의 구분, 차이 등이 음악적으로 다양하게 활용되었다. 무대가 열림과 동시에 괴기스러운 사운드가 귀를 울렸다. 아쟁과 피리가 얽혀 짧지만 강렬한 효과음을 만들어 냈고, 비극의 서막이 온몸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언제 그런 기괴한 소리를 냈냐는 듯이, 곧이어 힘 있으면서도 서정적인 악기의 조화로운 연주가 무대를 감쌌다. 이 작품의 주제곡이 연주되고, ‘빨간 달이 검은 우물 속에’라는 가사의 노래와 함께 극이 시작되었다. 이날 공연 무대에 오른 윤제원은 살로메의 광기를 온전히 분출시켜 그려냈다. 그는 자신을 거부하는 요한에게 집착하여 탐하는 살로메를 요염하게 그려내다가도 반대로 거친 변화를 주며 연기했다. 소유욕의 욕망에 사로잡힌 살로메의 캐릭터는 말 그대로 ‘광기’ 그 자체였고, 어쩌면 인간 본연의 모습일 수 있는 그 원초적 욕망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묘한 불편함과 기분 나쁜 동질감을 동시에 그려냈다. 원작의 또 다른 여성 캐릭터인 살로메의 어머니 여왕 헤로디아는 소리꾼 서의철이 맡았다. 서의철은 ‘하하하!’ 하고 우렁차게 웃는 웃음소리나 우스꽝스러운 과장된 걸음걸이로 극 중간중간 웃음을 선사하며 무대의 분위기를 풀어 나가다가도, 질투에 휩싸이고 분에 못 이겨 소리를 지르거나 과격한 연기를 선보이며 극의 긴장도를 더했다. 호위대장 나라보스를 연기한 정보권과 왕비의 시종 메나드 역의 김수인은 서로를 향한 어긋난 사랑과 탐욕으로 얽혀 있었다. 헤로디아는 메나드를, 메나드는 나라보스를, 나라보스는 살로메를, 살로메는 요한을 사랑하다 결국 모두가 파국을 맞게 된다. 나라보스의 죽음 이후 의붓딸인 살로메를 사랑하는 왕 헤로데 역을 맡은 유태평양은 살로메에게 춤을 춰 달라고 요구하고, 살로메는 그 대가로 요한의 목을 달라고 요구한다. 요한을 사랑하지만 가질 수 없어 끝내 요한을 죽인 살로메는 은쟁반 위에 놓인 그의 머리를 바라보며 입을 맞추다가 저주를 퍼붓기도 한다. 그런 살로메의 괴기한 모습은 집착과 광기가 가져오는 씁쓸함을 전하며 우리의 삶마저 돌아보게 했다. 몰아치는 극의 전개 속에서 배우들이 보여주는 소리에 더해, 그들의 연기가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헤로데 왕 역을 맡은 유태평양의 연기가 돋보였다. 이번 작품에서 그는, 선대왕의 망령에 사로잡혀 두려워하면서도 욕망에 눈이 먼 미친 왕의 자극적인 모습을 자극적이고 사실적으로 묘사해 눈을 뗄 수 없는 훌륭한 연기를 선보였다. 이 극은 남성 소리꾼들의 수준 높은 연기와 소리가 돋보임과 동시에 흔치 않은 음악적 연출이 인상적이었다. 각 악기는 그 악기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매력을 물씬 드러냈는데, 첼로의 경우 서양 악기에 특화된 깊은 울림과 화성으로 소리를 풍성하게 채워주기도 하고, 하모닉스(Harmonics)를 활용해 괴기스러운 음향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동시에 음을 흘러내리거나 전통 어법을 흉내 내며 한국적인 연출을 선보여 창극을 통해 보여줄 수 있는 첼로의 소리를 다양하게 보여주었다. 가야금과 아쟁은 등장인물들이 소리를 할 때 선율을 따라 연주하기도 하고, 장단 중 소리가 비는 구간을 타악기와 함께 채워 나가며 독특한 시각으로 음악을 만들어 냈다. 특히 아쟁은 첼로와 더불어 비슷한 사운드를 구현해 내다가도 과격하고 애절한 부분을 한이 서린 사운드로 연주해 내며 음울하고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조성해 냈다. 각 악기는 독자적인 소리를 마음껏 드러내 보이다가도, 음을 분리하고 해체해 음향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기도 했다. 또 악기와 소리가 서로 배려하며 균형을 맞추어 나가 하나의 온전한 극을 만들어 낸 것이 인상적이었다. 고선웅 작가는 인터뷰에서 과도하게 서사를 주어야만 이 이야기가 원작보다 더 선명한 교훈을 담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그만큼 그가 풀어낸 직관적인 대사와 가사는 극을 이해하기 쉽게 도와주었는데, 어렵지 않게 풀어낸 이야기의 전개와 서사는 인간의 집착과 광기로 인한 비극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전해 주었다. 극의 끝에 다다라 정신없이 휘몰아치던 극단적인 분위기 속 등장인물들이 뒤틀린 욕망 때문에 모두 죽음을 맞이한 후, 감정 없이 명령대로만 움직이던 신하 나아만만이 홀로 남아 이들의 어리석음을 애석해한다. 그는 지금을 묵묵히 살아가는데 가치를 두자는 어찌 보면 단순하지만 가장 어려운 말로 관객들의 마음을 울렸다. 원하는 것은 반드시 갖고야 말겠다는 광기 어린 마음이 불러온 집착, 그리고 파국. 이러한 욕망은 비단 무대의 인물들에게 한정된 것은 아닐 것이다. 진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또한 마찬가지다. 삶을 살아가는 동안, 뒤틀린 욕망이 비극이 되어 빨간 달이 뜨는 순간을 맞이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누구나 나약하고 무너지기 쉬운 마음을 갖고 있으며, 우리는 종종 본인의 그런 절규 어린 감정을 마주하고 좌절한다. 뒤틀린 본성을 인지한다는 것은 쉽지 않고, 그 감정을 이겨내기 또한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기형적 욕망의 끝에는 결국 허망함과 공허함만이 남을 뿐이라는 사실을 안다. 기억하자. 우리는 모두 나약하고 어리석은 사람인 동시에, 결국 그 본성을 이겨내고 사랑으로 승리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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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24일 특별연주회, 신년음악회 '청룡이 나르샤'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은 갑진년 새해를 맞아 신년 음악회 '청룡이 나르샤'를 오는 24일 오후 7시 30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고 3일 밝혔다. 웅장한 대북의 울림으로 시작하는 이 공연은 부산시민 모두의 무병장수를 기원하고 계획한 모든 일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비나리' 공연 등으로 이어진다. 일년 열두 달 모든 액을 소리로 풀어줄 남도민요 '액맥이 타령'과 '성주풀이', '진도아리랑', 국악관현악 최고의 명곡 '신모듬' 등 희망을 기원하는 감동의 무대를 부산시민에게 선사한다. 이동훈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의 지휘로 '대북과 풍물을 위한 협주곡'(비나리)에서 대북에는 임원식, 풍물에는 사물놀이 마당이 각각 무대에 올라 협연한다. 1부 첫 곡으로 축원덕담, 살풀이, 액풀이 등을 주요 내용으로 앞날의 행복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은 비나리를 사물놀이 장단 위에 축원의 의미를 담아 웅장한 대북의 울림으로 시작한다. 이어서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의 소리꾼 박성희, 정선희가 남도민요 특유의 토리로 불리는 성주풀이, 액맥이 타령, 진도아리랑을 들려준다.2부에서는 전국의 국악관현악단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고 있는 작품 중 하나인 사물놀이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신모듬을 들려주게 된다. 이 곡은 본래 풍장·기원·놀이 등 3개의 악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보통 3악장만을 연주하는 것이 보편적이었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전 악장을 약 40분간 연주해 신모듬 전체를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신년 음악회는 무료 공연이며, 예매는 부산문화회관 홈페이지(www.bscc.or.kr)에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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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첼로로 재해석한 한국민요, '민요 첼로' 공연우리나라 민요를 첼로 선율로 들을 수 있는 독특한 공연이 열린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내년 1월 6일 대학로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신작 '민요 첼로' 공연을 한다고 27일 밝혔다. 예명 '빅바이올린 플레이어'로 활동하는 첼리스트이자 작곡가인 임이환의 작품으로 '2023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음악 부분에 선정됐다. '민요 첼로'는 우리나라 '두꺼비 집', '문지기', '녹두꽃', '파랑새' 등의 민요를 다섯 대의 첼로와 밴드 음악으로 새롭게 해석하며 한국의 전통음악, 서양의 전통악기 그리고 현시대성을 지닌 악기들로 구성돼 시대의 흐름을 앞서나가는 임이환만의 작품 세계를 선보인다. 전래놀이 노래의 짧고 단순한 선율에 새로운 멜로디를 탑처럼 겹겹이 쌓아 올려 조화로운 화음을 만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임이환은 "민요 음악 중에서 '놀이'와 관련된 곡들을 중심으로 작업을 했다"며 "익숙하고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짧은 멜로디들이 어떻게 새롭게 변화했는지 상상하면서 들어보는 것도 하나의 관람 포인트"라고 말했다. 빅바이올린 플레이어(빅바플)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작곡가이자 첼리스트 임이환은 실험작업을 통해 현악기로서의 첼로가 갖는 가능성을 최대치로 이끌어낸다. 첼로 한 대만을 이용한 솔로 라이브 루핑(Solo Live Looping) 퍼포먼스를 통해 고전 악기의 대표격인 첼로에 완전히 다른 속성의 매력을 부여하며 현악기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그의 '민요 첼로' 프로젝트는 한국의 민요를 첼로로 재해석해 전통음악과 현대음악을 융합하려 한다. 개인이 모여 공동체를 이루듯 전래놀이 노래의 짧고 단순한 선율에 새로운 멜로디를 탑처럼 겹겹이 쌓아올려 조화로운 화음을 만들어가는 것이 특징인 '민요 첼로'는 민요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관객은 물론 클래식이나 민요를 잘 접하지 않는 관객 모두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음악들로 구성돼 대중성과 실험성 모두를 만족시키려 한다. 지난 4월 진행된 쇼케이스를 통해 '첼로에 대한 선입견을 탈피한 새로움을 경험하게 해준 공연', '퍼포먼스와 카리스마로 가득찬 멋진 공연', '모든 시도와 연출, 아이디어가 기분 좋은 신선함과 만족스러움을 준 공연' 등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았으며 이에 힘입어 완성도 높은 연주와 연출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예술감독이자 작곡가인 임이환은 "일반적인 퀸텟 구성에서 벗어나 첼로 다섯대를 활용한 오케스트레이션을 만나실 수 있는 신선한 공연"이라며 "특히 많은 민요 음악 중에서 '놀이' 민요를 중심으로 작업했다. 익숙하고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짧은 멜로디들이 어떻게 새롭게 변화했는지 상상하면서 들어보는 것도 하나의 관람포인트라고 할수 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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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이정호 교수 ‘대한민국작곡상’ 우수상 수상부산대 한국음악학과 이정호 교수가 지난 13일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진행된 ‘2023 제42회 대한민국작곡상’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수상작은 수룡음 계락 주제에 의한 ‘폭포수 아래’이다. 이 곡은 지난 2019년도 국립부산국악원 위촉 작품이다. 이 교수는 지난해 ‘KBS국악대상’ 작곡상에 이어 대한민국작곡상 수상자가 됐다. 대상은 손다혜의 25현가야금과 국악관현악을 위한 ‘어린 꽃’이 선정됐다. 또 다른 우수상은 김현섭의 해금 독주곡 ‘삼라만상’과 정혁의 산조아쟁을 위한 협주곡 ‘검은 집’이 차지했다. 신인상은 최민준의 대금과 국악관현악을 위한 ‘해치’에 돌아갔다. 국립국악원, 사단법인 한국음악협회, 대한민국작곡상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대한민국작곡상은 1977년 제정된 상으로 국내 작곡가들의 우수한 작품을 발굴해 음악인의 창작 의욕을 고취한다는 취지의 상이다. 1992년부터 한국음악 부문과 서양음악 부문을 격년제로 시행하고 있으며, 올해는 한국음악 부문이 개최됐다. 대한민국작곡상은 5년 이내 기발표된 작품 중에서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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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작곡상 대상에 작곡가 손다혜작곡가 손다혜가 대한민국작곡상 대상을 수상했다.사단법인 한국음악협회는 제42회 대한민국작곡상 대상에 손다혜 작곡가의 25현가야금과 국악관현악을 위한 '어린 꽃'을 선정했다고 14일 밝혔다. 국립국악원·한국음악협회·대한민국작곡상위원회는 지난 13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크라운·해태와 함께하는 42회 대한민국작곡상 연주회'를 공동 주최했다.대한민국작곡상은 대한민국 창작음악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상이다. 1977년 제정돼 1992년부터는 한국음악 부문과 서양음악 부문을 격년제로 시행하고 있으며, 올해는 한국음악 순서였다.손다혜는 KBS국악관현악단의 연주로 진행된 연주회 실황 심사에서 '25현가야금과 국악관현악을 위한 어린 꽃'으로 대상과 상금 500만원을 받았다.청중상·우수상으로는 김현섭의 '해금 독주곡 삼라만상(森羅萬象)'이, 우수상은 이정호의 '수룡음 계락 주제에 의한 폭포수 아래', 정혁의 '산조아쟁을 위한 협주곡 검은 집'이 선정됐다. 신인상은 최민준의 '대금과 국악관현악을 위한 해치'가 수상했다. 이날 연주회는 전석 사전 매진됐으며, 당일 400여 명의 관객이 국립국악원 예악당을 가득 채웠다. 1977년 제정된 대한민국작곡상은 국내 작곡가들의 우수한 작품을 발굴해 음악인의 창작의욕을 고취한다는 취지의 상이다. 한국음악과 서양음악 부문을 격년으로 개최하고 있다.이철구 한국음악협회 이사장은 "대한민국작곡상이 창작 음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음악회 선정작들로 대한민국 창작계가 한 발자국 더 나아갔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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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독일한국문화원 ‘김두영 가야금 리사이틀’ 개최주독일한국문화원이 오는 14일 문화원 공연장에서 ‘김두영 가야금 리사이틀’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그간 문화원 문화강좌 가야금 강사이자 연주자로 독일에서 올 한해 동안 다양한 활동을 해온 김두영 연주자의 활동을 마무리하는 독주회로 마련됐다. 공연 프로그램은 총 3곡으로"김죽파류 가야금 짧은산조”와 故황병기의 "침향무”, 마지막으로 이건용 작곡가의 25현 가야금을 위한 변주곡 "한오백년”을 선보인다. 가야금 연주자 김두영은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에 재학 중이다. 한예종에서는 문화예술분야의 실무경험 기회제공을 통한 글로벌 문화전문가 육성과 한국문화 보급 확대를 위해 매년 본교생들에게 일경험 수련생으로 해외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김두영은 올해 4월부터 주독일 한국문화원 가야금 강사로 활동하며, 한독수교 140주년 기념 특별리셉션 축하공연, 베를린 스페셜올림픽 K-Pop 파티 오프닝 공연에 참여하는 등 우리 전통음악을 독일에 널리 알리는 활동을 해왔다. 이날 공연에서 선보일 김죽파류 가야금산조는 농현이 섬세하고 정교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침향무”는 1968년 故황병기가 작곡한 불교 음악인 범패 음계를 바탕으로 구성된 곡으로 새로운 조현으로 창작된 작품이다. 그런가 하면 25현 가야금을 위한 변주곡 ‘한오백년’(이건용 작곡)은 솔로 25현 가야금과 국악관현악을 위한 협주곡으로 25현 가야금의 가능성을 실험해보기 위하여 작곡한 현대적인 곡이다. 양상근 문화원장은 "김두영 연주자는 1년 가까이 문화원의 가야금 강사로 활동하면서 현지인들에게 우리 전통음악을 친숙하게 한 일등공신이었다" 면서, "이번 공연은 그간 그녀가 가야금을 매개로 현지인들과 함께했던 문화교류의 열정을 마지막으로 꽃피우는 자리가 될 것" 이라며 공연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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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관현악단 '정오의 음악회' 10월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국악관현악단(예술감독 겸 단장 직무대리 여미순)은 고품격 브런치 콘서트 '정오의 음악회'를 10월 19일(목)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2009년 시작한 '정오의 음악회'는 쉽고 친절한 해설과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15년째 꾸준히 사랑받는 국립극장 대표 상설 공연이다. 아나운서 이금희가 해설을 맡아 특유의 부드럽고 편안한 진행으로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첫 순서인 ‘정오의 3분’은 국립국악관현악단의 ‘3분 관현악’ 시리즈에서 선보인 3분 안팎의 짧은 관현악곡을 소개하는 코너다. 10월 '정오의 음악회'에서는 '2022 3분 관현악'에서 위촉 초연한 백유미 작곡의 ‘빗소리’를 연주한다. ‘빗소리’는 먹구름이 모여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해 소나기가 되고, 이후 땅이 굳어지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곡이다. 국악기의 다양한 음색과 주법으로 자연의 소리를 표현한다. 이어지는 ‘정오의 협연’은 국립국악관현악단 단원들의 협연으로 꾸며진다. 작곡가 엄기환에게 위촉한 작품 가야금, 거문고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주변(周邊)을 위한 변주(變奏)’를 가야금에 김미경 부수석 단원, 거문고에 이현경 수석 단원이 협연자로 나서 초연한다. 빨강 봉선화꽃을 모티브로 빨간색과 유사색의 관계를 주제와 변주곡의 형식으로 표현했다. 주제인 빨간색은 단순하게 제시하되, 그 강렬함에 가려져 있던 다홍색·주홍색 등 유사색에도 확실한 개성을 부여해 존재감을 드러낸다. ‘정오의 여행’은 세계 여러 나라의 전통음악·민요를 국악관현악으로 재해석해 영상과 함께 감상하는 코너다. 이번 달은 홍민웅 편곡의 ‘숲과 바다’를 들으며 헝가리로 떠난다. ‘숲과 바다’는 울창한 초록 숲의 풍경을 담은 헝가리 민요 ‘어코르 세프 어즈 에르되(Akkor szép az erdő)’와 황해도 장산곶 정경과 어촌 생활을 노래한 서도 민요 ‘몽금포타령’을 엮은 곡이다. 헝가리 관광청에서 제공한 영상 너머로 중부 유럽의 드넓은 숲이 국악기 선율과 함께 펼쳐지며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한다. 여러 장르의 스타와 국악관현악이 만나는 ‘정오의 스타’에서는 오리엔탈 발라드의 여제 가수 이수영이 함께한다. ‘라라라’ ‘휠릴리’ ‘그레이스(Grace)’ 등 동양적 색채를 품은 히트곡을 국악관현악으로 새롭게 들려준다. 지휘자가 선곡한 국악관현악곡을 만나보는 ‘정오의 초이스’에서는 김대성 작곡의 통일을 위한 ‘반달 환상곡’을 연주한다. 분단 전 한반도 어린이들이 함께 불렀던 동요 ‘반달’을 주제로, 작곡가 김순남이 채보한 함경도 고진 지방 민요 ‘밭 풍구소리’와 함경도 단천 지방 민요 ‘베틀 노래’ ‘물방아 타령’을 접목한 곡이다. 곡 중반에는 작곡가 김대성이 채보한 황해북도 곡산에서 전해지는 ‘자장가’를 사용해 환상적이면서도 잔잔한 울림을 완성한다. 2023년 하반기 '정오의 음악회'에서는 국립국악관현악단 ‘가치 만드는 국립극장-지휘자 프로젝트’에 선발된 3명의 지휘자가 매달 차례로 지휘봉을 잡는다. 이달에는 미국 피바디 음악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마린 알솝(Marin Alsop) 사사로 관현악 지휘 석사과정을 졸업한 김지수가 맡는다. '정오의 음악회'는 출출해지는 시간인 오전 11시에 공연장을 찾는 관객을 위해 사회적 기업에서 준비한 간식도 제공하며, 2023년 총 6번의 <정오의 음악회> 공연 티켓을 모두 모은 관객에게 소정의 기념품을 제공하는 ‘정오의 도장깨기’ 이벤트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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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제50회 정기공연 ‘레퍼토리 시즌Ⅰ, 아르누보’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이 유네스코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판소리에 서양의 교향시를 접목한 ‘판소리 교향시’라는 새로운 음악 형식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하모니를 선사한다.관혁악단의 제50회 정기공연 ‘레퍼토리 시즌Ⅰ, 아르누보’가 19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펼쳐진다. 이번 공연은 새롭게 출범하는 전북특별자치도를 기념하고자 전주세계소리축제와의 공동주최로 마련됐다.‘아르누보’는 예술가들의 도전이 깃들어 있는 예술 장르를 함축적으로 의미하고 있는 것으로 관현악단은 공연을 위해 위촉 세계 초연곡을 다수 구성했다.첫 무대 국악관현악을 위한 교향시 ‘적벽’은 판소리 적벽가의 눈대목 ‘조자룡 활 쏘는 대목’과 ‘불 지르는 대목’을 색채감 있게 표현했다. 장단의 변형과 이국적인 화성을 통한 웅장함은 적벽가의 전쟁과 혼란, 장엄함과 긴박함을 변화무쌍하게 몰아간다.이어지는 현악 3중 협주곡 ‘시절풍류’는 민속음악의 대표음악인 산조를 아쟁, 가야금, 거문고로 구성했다. 산조의 백미인 시나위가 관현악의 선율을 더해 산조의 자유로움과 조화로움을 한껏 발산한다.합창 교향곡 ‘아리랑 中 2악장 4중창’은 민요, 판소리, 소프라노, 테너의 4중창으로 이뤄졌다. 민족의 애환을 담고 있는 아리랑을 주제로 동·서양 성악 앙상블의 색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소리+합창으로 개작 초연되는 판소리 협주곡 ‘저 멀리 흰 구름 자욱한 곳’은 판소리 심청가의 눈대목 ‘범피중류’를 토대로 절절함이 흐르는 비장함을 여성 2중창과 합창으로 만들어냈다. 심청을 집어삼키는 인당수의 거친 풍랑을 오페라적 기법으로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다섯 번째 무대는 먼저 선보인 적벽가, 심청가에 이어 판소리 춘향가를 스토리텔링한 국악관현악을 위한 교향시 ‘춘향’이다. 발레리노와 한국무용가 각각 몽룡, 춘향 역할을 맡아 동·서양의 춤선을 2인무로 표현한다.대미는 합창 교향곡 ‘아리랑 中 4악장 대합창’으로 장식한다.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아리랑을 주제로 출연진이 총출동해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한다.이용탁 단장은 "국악관현악의 평면적인 패러다임을 깨고 혁신적인 변화를 선도하는 관현악단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실험적인 공연을 시도했다”며 "국악원만의 고유 레퍼토리를 계속해서 빚어내 우리 음악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널리 전파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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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역사상 최초, '대한민국 국악관현악축제', 8개 국악관현악단전국 8개 국악관현악단이 한 자리에 모여 축제를 벌인다. 국악관현악이 시작된 지 60년이 되는 2024년을 앞두고 처음 시작하는 축제다.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은 오는 10월 전국 8개 국악관현악단과 함께 '대한민국 국악관현악축제'를 연다. 박범훈 축제추진위원장(동국대 석좌교수)은 1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이날 자리에는 KBS국악관현악단 지휘자 박상후,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 원일, 대전시립연정국악단 지휘자 이승훤과 바이올린 대니 구, 전주시립국악단 지휘자 심상욱과 정가 장명서, 강원특별자치도립국악관현악단 지휘자 김창환,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지휘자 김성국이 참석했다. 공연 장소는 1965년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최초로 창단됐던 세종문화회관으로 정했다. 전석 무료로 진행된다. 세종문화회관 M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이번 축제는 오는 10월10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11일 KBS국악관현악단, 12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14일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17일 대전시립연정국악단, 18일 전주시립국악단, 19일 대구시립국악단, 20일강원특별자치도립국악관현악단, 21일 서울시국악관현악단으로 이어진다. 거문고 연주자 박다울(거문고), '여우락 페스티벌' 예술감독을 지낸 이아람(대금), 민은경(판소리), 장명서(정가), 김일구(아쟁), 김준수(판소리) 등 국악 연주자들 뿐만 아니라 대니구(바이올린), 김성현(일렉트릭 기타) 등 협연자들이 대거 출연한다. 10월11일 KBS국악관현악단의 무대는 악단 최연소 상임지휘자를 맡고 있는 박상후(39)가 이끈다. 거문고 연주자 박다울, 피아니스트 유코 나칸다카리가 협연한다. 박상후는 1985년 KBS국악관현악단 창단 이래 최초의 30대 지휘자이다. 12일에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무대에 오른다. 장태평이 지휘봉을 잡고 대금 연주자 이아람이 협연한다. 14일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의 무대에서는 이동훈이 지휘를 맡고 소리꾼 민은경이 협연한다. 이경은 작곡의 거문고 협주곡 '푸른파랑'도 초연된다.17일 대전시립연정국악단이 무대를 꾸민다. 이승훤이 지휘봉을 잡고 바이올리니스트 대니구가 협주곡 '푸른달'을 협연한다. 18일에는 전통과 예술로 세계 속에 국악관현악을 알려온 전주시립국악관현악단이 무대에 오른다. 심상욱이 지휘봉을 잡고 김대성 작곡가의 '에움길'을 초연한다. 가객 장명서가 무대에 올라 위촉 초연곡들을 선보인다. 19일 대구시립국악단 공연은 한상일이 지휘하고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아쟁 연주자 김일구 명인이 협연한다. 20일에는 강원도립국악관현악단이 무대에 오른다. 김창환이 지휘를 맡고 소리꾼 김준수가 협연, '춘향가', 창극 '리어'를 들려준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21일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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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관현악단 관현악시리즈Ⅰ, ‘디스커버리’국립국악관현악단의 관현악시리즈Ⅰ ‘디스커버리’가 9월 1일(금)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 올랐다. 이번 무대는 2023-2024 국립극장 레퍼토리 시즌 개막작으로, 지휘자 여자경이 발견한 국악관현악의 다채로운 매력을 만날 수 있었다. ‘디스커버리’는 자신의 음악 세계를 구축한 지휘자의 시선으로 국악관현악 명곡을 새롭게 탐미하는 공연이다. 그 주인공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마에스트라 여자경이 지휘봉을 잡았다. 여자경은 빈 라디오심포니오케스트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등 국내외 유수 오케스트라를 지휘했으며, 현재 대전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정확한 해석과 연주자와의 호흡, 관객과의 뛰어난 소통 능력으로 탁월한 무대를 선보여 왔다고 평가받는 여자경은 이번 공연의 전 곡을 선곡하여 지휘자가 선택하여 만들어 내는 무대를 꾸려냈다. 이미 클래식계에서 명성을 크게 얻고 있는 여자경 지휘자의 지휘를 국악관현악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새롭고 신선한 기회였다. 서양음악 지휘자가 국악관현악단과 만나는 건 이전부터 종종 있는 일이었지만, 최근 클래식 음악계의 화제가 되는 여성 지휘자 여자경이 국악관현악단과 만나는 것은 이번 무대가 최초였다. 여자경은 똑같지 않게 들리는 국악기의 음을 맞추어 보는 작업에 치중하고, 본인만의 음악적 색깔을 담아 국악관현악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겠다는 포부로 이번 무대를 준비했다고 한다. 연주된 관현악곡은 총 5곡으로, 국악을 잘 모르는 사람도 듣기 편하고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방향으로 곡이 선정되었다. 이 무대를 통해 무엇보다 지휘자가 끌어내는 음악의 색채감에 집중하였다. 수많은 사람이 함께 만들어 내는 관현악곡은 무엇보다 하나 되는 화합이 중요하다. 각자의 연주를 잘하는 것을 넘어서, 서로의 소리를 듣고 조화롭게 음악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러기에 음악의 소리를 하나로 모으기 위해 곡을 해석하고 지시하는 데 지휘자의 역량이 굉장히 중요한데, 여자경 지휘자는 따뜻하면서 냉철한 카리스마로 무대를 압도하며 특유의 섬세하고 분명한 지휘법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기에 그의 지휘가 국악기의 소리와 울림, 관현악곡과 만나 어떤 표현을 보여줄지 기대하며 공연을 관람하였다. 첫 번째 무대는 이해식 작곡의 젊은이를 위한 춤 ‘바람의 말’이었다. 전통춤·민속음악·무속음악 등 한국인에게 익숙한 전통적 요소를 잘 활용하여 대중적으로 사랑 받아온 곡으로, 춤과 바람을 주제로 자유로운 바람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역동적인 선율이 특징인 곡이다. 경쾌한 가야금의 소리가 시작할 때부터 여자경의 깔끔하고 확실한 큐(cue) 사인이 도드라졌다. 특히 타악기가 반복적인 장단의 리듬꼴을 연주하는 부분, 피리와 대금이 점점 커지는 농음을 연주하는 부분, 해금이 고음에서 짧은 리듬 형태를 연주하는 부분 등 악기의 특수한 특성이 드러나는 연주를 할 때 정확한 타이밍에 손과 몸동작을 다양하게 사용한 큐 사인은 음악을 확실하고 섬세하게 끌어 나갔다. 이 곡은 도드라지는 리듬꼴로 이루어진 빠른 선율을 악기들이 유니즌으로 연주하기에 자칫 무너질 수 있는 어려운 곡으로도 느껴졌는데, 리듬 하나, 음정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한 깔끔하고 완전한 지휘에 매료당할 수밖에 없었다. 특색 있는 국악기의 듣기 쉽고 귀에 맴도는 선율의 경쾌한 반복과 여자경 지휘자의 섬세한 지휘는 국악을 잘 모르는 사람도 쉽고 편하게 음악에 푹 빠져 감상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두 번째 무대는 최지혜 작곡의 첼로 협주곡 ‘미소’. 우리 선조들의 삶을 바꿔 준 의료 선교사이자 교육자 ‘로제타 셔우드 홀’에게 감명받아 그녀의 삶을 담아낸 작품으로, 서울시립교향악단 첼로 수석을 지내고, 현재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주연선이 첼로 협연자로 나섰다. 이 음악은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눈앞에 그 당시 조선의 배경이 그려지는 듯 직관적이고 아름다운 곡이었다. 대금과 해금, 피리가 얽히며 만들어 내는 단조와 반음계 선율은 제물포의 습한 새벽과 어울렸고, 사극 영화를 보는 듯한 서정적인 관현악과 첼로 솔로의 선율은 한국적이며 감성적이었다. 무엇보다 이 곡은 국악기로 연주하는 전통 어법을 첼로로 구현해 내고자 한 부분이 많아 흥미로웠다. 첼로는 메나리토리의 하행 진행을 연주하거나, 부드럽게 꺾어 내리는 퇴성, 쳐서 내는 표현, 농현 등을 다양하게 구사했다. 사람의 목소리와 가장 비슷하다는 첼로의 중후하고 우는 듯한 소리로 한국적인 색채를 감상하니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이 시대의 새로운 전통적인 시도라고 느꼈고, 작곡가가 얼마나 많이 고민하며 곡을 만들어 냈을지 그 섬세함에 감탄했다. 더 나아가 시김새 등 전통 어법을 구현하기 위해 소리를 연구하고 훌륭하게 연주해 낸 첼리스트 주연선 첼리스트에게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지휘 또한 훌륭했다. 국악기와 다른 원료, 특징을 갖고 있기에 합주로 묻어나기 어려울 수 있는 서양악기와의 협연이었음에도 관현악이 첼로에 방해되지 않을 정도로 적재적소에 등장하고 빠지며, 받쳐주는 역할을 부드럽고 깔끔한 지휘로 만들어 냈다. 첼로의 카덴자(독주) 이후 첼로의 하모닉스 연주와 관현악단의 연주가 자연스럽게 하나 될 때는 희생과 섬김의 삶을 마친 선교사의 미소가 눈앞에 그려졌고, 관객석에서는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2부 무대의 첫 곡은 김백찬 작곡가의 ‘Knock’로 시작했다. 2021년 <리컴포즈>에서 위촉 초연된 이 곡은 한국 전통음악의 5음 음계(도·레·미·솔·라)를 기반으로 다양한 변주를 시도해 전통음악만이 가진 고유의 호흡과 리듬감을 효과적으로 구현한 음악이다. 여자경 지휘자는 이 곡이 표제음악처럼 어떤 형상을 소리로 만들어진 곡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그만큼 다양하고 흥미진진한 색다른 시도가 곡에 많이 묻어났는데, 단3도 화음 형태의 선율 진행이나 자연스러운 전조 진행 가운데 반복되는 선율, 베이스의 반음계 빠르고 느린 반음계 진행 위에 얹어지는 악기들의 깔끔한 투티(tutti)(다 같이 합주함),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리듬꼴 등 다채로운 변화에 귀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너무 다양한 반복 때문인지 음악을 따라가느라 급급해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주제 선율이나 장단이 귀에 남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으나, 음악의 셈여림, 다이내믹을 깔끔하게 지시하고 다양한 몸짓과 방법을 통해 음악을 부드럽게 연결하는 지휘를 포함하여 색다르고 다양한 음악적 시도가 흥미로웠다. 네 번째 무대는 2021년 초연된 성찬경 작곡가의 피아노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금희악기점’이었다. 일제강점기 조선인이 경영했던 유일한 악기점인 금희악기점의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피아노 협주곡으로, 피아노 협연은 작곡가·피아니스트·음악감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오은철이 함께했다. 앞서 첼로가 국악관현악과 자연스럽게 묻어 어우러진 것에 비해 피아노의 음색은 국악 관현악과 잘 맞지 않고 튀는 것 같아 아쉬웠지만, 곡이 진행될수록 작곡가가 의도한 ‘더 새로운 소리’와 잘 어울리는 곡이라고 느꼈다. 새로운 접근과 음색을 통해 오늘날의 음악, 더 새로운 소리에 대한 고민의 결과를 나누고자 한 작곡가의 마음이 느껴지는 듯 음악은 오묘하면서도 현대적인 사운드가 잔뜩 묻어났으며, 특히 국악기로는 많이 시도되지 않던 선율 진행이 흥미로웠다. 어딘가 신비한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듯한 ‘금희악기점’은 꿈속을 그려낸 이미혜의 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 생각나기도 하고, 조지 거슈윈(George Gershwin)의 ‘rhapsody in blue’가 떠오르기도 했다. 우리 전통 음악, 창작 음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겸손하게 말하고자 하는 작곡가의 음악적 가치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무대였다. 마지막 무대는 북한 작곡가 최성환이 아리랑을 테마로 만든 국악관현악 ‘아리랑 환상곡’. 국내뿐 아니라 미국·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자주 연주되는 곡으로, 여자경 지휘자가 서양 오케스트라와도 꽤 자주 연주했던 곡이라고 한다. 이번 무대에서는 국악기를 가지고 서양악기의 앙상블을 만드는 쪽으로 접근했다고 하는데, 곡 전체를 관통하는 아리랑의 선율이 ‘국악기’가 만들어 내는 음색에만 치중되지 않아 그 해석의 의도가 다분히 드러났다. 이는 특히 해금 연주에서 잘 보였다. 해금은 바이올린 등 서양 현악기보다 상대적으로 거친 소리가 나고, 활을 바꿀 때 조금 더 세게 마찰하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곡에서 해금 연주자들은 일부러 활을 동일하게 나누어 균등한 소리를 연주하고, 끝까지 활을 마찰시켜 바꾸며 부드러운 ‘선율’을 만들어 나가는 데 치중했다. 악기의 색이 튀지 않게 ‘아리랑’ 선율을 만들어 나간 관현악단의 연주는 특히 여자경 지휘자의 지시를 믿고 집중하며 더 큰 빛을 발했다. 깔끔하고 화합된 합주에 하나의 통일된 톤은 흡입력 강한 여자경 지휘자의 지휘와 더불어 국악 관현악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전통 음악의 현대적인 재해석, 한국의 정신과 정체성을 담은 사운드, 전 세계의 관객에게 감동을 전하는 현대적인 레퍼토리를 담은 차별화된 무대를 선보여 나간다. 그들의 연주는 해가 갈수록 더욱더 빛이 난다. 월등한 연주 실력과 더불어 지휘자를, 함께 연주하는 연주자들을 믿고 음악에 집중하여 하나 된 소리의 감동을 보여준 그들의 이번 무대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이 보여줄 앞으로의 행보를 더욱 기대하게 해 주었다. 여자경 지휘자는 ‘청중이 없으면 무대도 없다’는 신념으로 낯선 길을 마다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여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어 나가고 있다. 그가 이번에 국립국악관현악단과 함께 보여준 무대는, 국악에 익숙한 관객도, 익숙지 않은 관객도, 또한 서양 음악 지휘에 익숙하거나 익숙지 않은 관객도 모두 음악 아래 하나가 될 수 있는 순간을 선사해 주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이 ‘발견’한 지휘자 여자경이 ‘발견’한 국악관현악 무대, ‘디스커버리’에서는 무엇보다 ‘화합’과 ‘상생’이 도드라졌다. 음악이라는 주체 아래 서로 다른 장르 사람들의 해석이 합쳐지는 이러한 새로운 시도를 통해, 우리 국악 관현악은 앞으로 더욱 힘차게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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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여자경, 국립국악관현악단 첫 만남, '디스커버리'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국악관현악단이 관현악시리즈Ⅰ'디스커버리'를 9월 1일(금)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2023-2024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개막작으로, 지휘자 여자경이 발견한 국악관현악의 다채로운 매력을 만날 수 있다. '디스커버리'는 자신의 음악 세계를 구축한 지휘자의 시선으로 국악관현악 명곡을 새롭게 탐미하는 공연이다. 그 주인공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마에스트라 여자경이 나서, 국악관현악 지휘에 첫 도전장을 내민다. 여자경은 빈 라디오심포니오케스트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등 국내외 유수 오케스트라를 지휘했으며, 현재 대전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정확한 해석과 연주자와의 호흡, 관객과의 뛰어난 소통 능력으로 탁월한 무대를 선보여 왔다 평가받는다. 여자경은 "주옥같은 국악관현악 명곡을 발견하고 탐구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는 시간이다”라며 본인만의 음악적 색깔을 담아 국악관현악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겠다는 포부로 직접 전 곡을 선곡했다. 공연을 여는 첫 곡은 이해식 작곡의 젊은이를 위한 춤 ‘바람의 말’이다. 전통춤·민속음악·무속음악 등 한국인에게 익숙한 전통적 요소를 잘 활용해 대중적으로 사랑 받아온 곡이다. 춤과 바람을 주제로 만든 창작 음악으로 자유로운 바람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역동적인 선율이 특징이다. 선율의 흐름을 잘 살린다 평가받는 여 지휘자만의 지휘력으로 곡의 매력을 배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최지혜 작곡의 첼로 협주곡 ‘미소’는 국악관현악 편성으로 새롭게 편곡되어 무대에 오른다. 우리 선조들의 삶을 바꿔 준 의료 선교사이자 교육자 ‘로제타 셔우드 홀’에게 감명받아 그녀의 삶을 담아낸 작품이다. 서울시립교향악단 첼로 수석을 지내고, 현재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주연선이 첼로 협연자로 나선다. 2부는 김백찬 작곡의 ‘Knock’으로 시작한다. 2021년 '리컴포즈'에서 위촉 초연했다. 한국 전통음악의 5음 음계(도·레·미·솔·라)를 기반으로 다양한 변주를 시도해 전통음악만이 가진 고유의 호흡과 리듬감을 효과적으로 구현한 곡이다. 2021년 초연한 성찬경 작곡의 피아노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금희악기점’도 함께 선보인다. 일제강점기 조선인이 경영했던 유일한 악기점인 금희악기점의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피아노 협주곡이다. 피아노 협연은 작곡가·피아니스트·음악감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오은철이 함께한다. JTBC '슈퍼밴드2' 우승팀 크랙실버의 건반주자, 팬텀싱어1의 우승자 ‘포르테 디 콰트로’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했다. 마지막으로 북한 작곡가 최성환이 아리랑을 테마로 만든 국악관현악 ‘아리랑 환상곡’을 연주한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자주 연주되는 곡이다. 여자경 지휘자와 국악관현악단은 편견을 넘어선 도전을 이어가며 자신만의 음악적 정체성과 개성을 공고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닮아있다. 낯선 길을 마다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여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어내온 여자경이 국립국악관현악단과 만들 시너지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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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레퍼토리' 신작 24편박인건 극장장은 1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서울에서 열린 ‘2023~2024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시즌에 의미 있는 작품은 국립극장 남산 이전 50주년을 기념해 제작하는 ‘세종의 노래’로, 3개 예술단체와 더불어 서양 오케스트라, 합창단 등 300여 명이 출연하는 대규모 칸타타를 예정하고 있다”고 말했다.국립극장은 1950년 현 서울특별시의회 의사당 건물인 부민관에서 개관했다. 한국전쟁 이후 현 명동예술극장에 자리 잡았다, 1973년 장충동 인근 남산에 있는 현재의 건물로 이전했다. 올해는 국립극장이 남산 시대를 연지 50주년이 되는 해다.‘세종의 노래’는 조선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백성에게 전파하기 위해 직접 쓴 ‘월인천강지곡’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국립극장 소속 예술단체인 국립국악관현악단, 국립무용단, 국립창극단을 포함해 150인조 합창단, 오케스트라 등이 함께하는 무대다. 오는 12월 29~31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초연한다. 박 극장장은 "‘월인천강지곡’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 때 다른 학자들이 모두 반대를 해 이들을 설득하고 민심에 보다 가까이 접근하고자 한 배경이 있다”며 "박범훈 작곡가에 따르면 사회 분열이 심각한 지금, 세종대왕이 강조했던 민심의 화합이라는 메시지를 주제로 한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립극장은 소속 단체들과 함께 ‘전통의 현대화’를 위한 공연예술 작품을 매년 ‘레퍼토리 시즌’으로 발표해왔다. ‘2023~2024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은 오는 9월 1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총 60편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신작 24편, 레퍼토리 9편, 상설공연 14편, 공동주최 13편을 선보인다.시즌 개막작은 국립국악관현악단 관현악시리즈Ⅰ '디스커버리'('23년 9월 1일)다. 여자경 지휘자의 시선으로 국악관현악 명곡을 새롭게 탐미하는 무대다. 국립창극단은 판소리의 깊은 멋을 담아낸 '심청가'('23년 9월 26일~10월 1일), 경극을 품은 창극 '패왕별희'('23년 11월 11~18일), 셰익스피어 비극을 우리 언어와 소리로 풀어낸 '리어'('24년 3월 29일~4월 7일) 세 편이 돌아온다. 2013년 초연 후, 국내외의 찬사를 받은 국립무용단 대표 레퍼토리 '묵향'('23년 12월 14~17일)은 25번째 재공연을 앞두고 있다. 사군자를 소재로 정갈한 선비정신을 수묵화처럼 표현한 작품이다. 주목할 신작은 국립창극단 ‘만신: 페이퍼 샤먼’(2024년 6월 26~30일), 국립무용단, ‘사자(死者)의 서(書)’(2024년 4월 25~27일), 국립국악관현악단, ‘관현악의 기원’(11월 26일), ‘애주가’(2024년 6월 1~2일) 등이다.‘만신: 페이퍼 샤먼’은 뮤지컬 음악감독·연출가이자 배우인 박칼린과 명창 안숙선이 참여한다. ‘사자의 서’는 김종덕 국립무용단 신임 예술감독 취임 후 첫 안무작으로 티베트의 불교 경전 ‘티베트 사자의 서’를 바탕으로 한다. 지난 시즌 인공지능 로봇과의 협업을 시도했던 국립국악관현악단은 ‘관현악의 기원’에서는 가상현실(VR)과 국악관현악을 접목한다. ‘애주가’는 야외 음악회로 전통술과 전통음악이 함께 하는 무대를 마련한다.국내외 예술단체와의 협업도 강화한다. 세계적인 연출가 밀로 라우의 연극 ‘에브리우먼’(2024년 5월 10~12일)을 선보인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국제현대무용제와의 협업을 통해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2(NDT2), 샤요 국립무용극장, 호페쉬 쉑터 컴퍼니 등 네덜란드·프랑스·영국 대표 현대무용 단체들의 작품도 소개한다. 국립발레단·오페라단·합창단·현대무용단의 작품도 공동 주최로 선보인다. 박 극장장은 "박물관과 자료실 운영에 대해 고민이 많기는 하다. 당장 해결하는 방법은 접근성도 안좋고 미리 오는 관객을 관람객으로 유도하기도 어렵고 교육의 장으로 쓰자는 생각이다. 요즘엔 유치원, 초등학교 등 현재 오는 관객들보다 20-30% 증가시키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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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관현악단 지휘자 프로젝트 시연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국악관현악단(예술감독 직무대리 여미순)은 ‘2023 가치 만드는 국립극장’ '국립국악관현악단 지휘자 프로젝트 시연회'를 8월 17일 19시 30분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2023년 ‘지휘자 프로젝트’에 참여한 3명의 신진 지휘자 김지수·채길룡·최동호가 약 6개월간 거쳐온 프로젝트의 중간 결실을 선보이는 자리다. ‘지휘자 프로젝트’는 전통에 기반한 차세대 창작자를 발굴하고 양성하기 위해 2022년 국립극장에서 시작한 ‘가치 만드는 국립극장’ 사업의 일환으로, 신진 지휘자들이 국악관현악에 특성화된 지휘자로 성장하도록 돕는다. 전통음악을 동시대의 음악으로 재창조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전통과 현대음악을 넘나드는 지휘력을 갖춘 지휘자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국악관현악이라는 특수하고 전문적인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많은 지휘자를 섭외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차세대 유망 지휘자를 발굴·육성하고 이들이 전문 지휘자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지휘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지난 2월, 총 22명의 지원자 중에서 지휘 영상과 서류 심사를 거쳐 김지수·채길룡·최동호 3명의 지휘자를 선정했다. 선정된 지휘자들은 3월부터 작곡가 워크숍과 지휘자 워크숍, 마스터 클래스, 국립국악관현악단 연습 지휘 등 깊이 있는 이론 수업부터 실습까지 밀도 높은 현장 경험을 통해 국악관현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지휘자로서의 역량을 키우는데 주력했다. 프로그램 멘토로는 국립국악관현악단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 온 지휘자 원영석과 정치용이 나섰다. 멘토는 참여 지휘자 선발부터 연습 지휘 멘토링까지 프로그램 전체에 함께하며 실질적인 지휘 노하우를 전달하고, 연주자와의 유대감 형성 및 지휘자로서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외에도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최정상급 지휘자·작곡가들이 두루 참여해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였다. 박범훈·임헌정 지휘자의 공개 마스터 클래스, 김성국·이정호·임준희 등 5명의 베테랑 작곡가의 작곡가 워크숍, 박상후·박천지에게 공연 프로그래밍부터 장단 지휘법 노하우 등을 배우는 지휘자 워크숍이 진행됐다. 이러한 6개월 간의 결실이 시연회를 통해 일반 관객에게도 공개된다. 시연회는 1부 실내악곡, 2부 관현악곡으로 구성해 소편성부터 대편성까지 두루 아우르는 다양한 무대를 보여준다. 1부에는 국립국악관현악단에서 위촉 초연했던 실내악 작품 중 ‘작은 기도’(채길룡 지휘), ‘실내악을 위한 배꽃타령’(김지수 지휘), ‘늴리리야 주제에 의한 염원’(최동호 지휘)이 연주된다. 2부에서는 세 지휘자가 직접 선곡한 국악관현악을 위한 관현악 소묘 ‘내 나라, 금수강산..’(채길룡 지휘), 국악관현악 ‘공무도하가’(최동호 지휘), 국악관현악 ‘청산(靑山)’(김지수 지휘)을 차례로 선보인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시연회 당일 관객과 단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멘토와 작곡가 등 전문가를 대상으로 심도 있는 평가를 진행한다. 설문조사 및 평가 결과는 향후 지휘자들의 부족한 점을 수정·보완하는데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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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향수, 2023 관현악 시리즈 ‘전통과 실험-풍물’6월 13일 화요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는 전통예술의 동시대적 탐구를 엿볼 수 있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2023 관현악 시리즈 ‘전통과 실험-풍물'이 무대에 올랐다. 관현악 시리즈 ‘전통과 실험’은 2022년 김성국 단장 취임 이후 ‘명연주자 시리즈’와 함께 선보인 새로운 시리즈 공연이자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대표 레퍼토리 공연으로, 위촉 작곡가들이 우리의 전통예술 중 엄선된 하나의 공통 주제를 연구하고 실험한 창작곡을 선보여 나가고 있다. 2022년 ‘동해안 별신굿’을 주제로 첫선을 보인 ‘전통과 실험-동해안’에 이어 올해는 ‘풍물(농악)’을 주제로 한 창작곡들로 무대가 채워졌다. 1부에서는 임준희의 관현악곡 '혼불8-맥(脈)', 도널드 워맥의 거문고 협주곡 'Black Dragon', 장태평의 관현악곡 '춤꽃'이, 2부에서는 국악의 거장 박범훈 작곡가의 명곡인 사물놀이 협주곡 '신모듬'이 전 악장 연주되었다. 초여름의 상쾌한 바람이 불어오던 화요일, 세종문화회관은 공연을 보러 온 수많은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이번 무대는 특히 ‘풍물’을 주제로 작곡가들이 제각기 실험하고 해석한 음악이 초연되었기에, 다양한 풍물 장단이나 풍물 악기를 어떤 식으로 관현악에 조화롭게 녹여내었을지 큰 기대를 품고 무대를 관람하였다. 1. 국악관현악을 위한 ‘혼불8-맥(脈)’ㅣ위촉 작곡 임준희 무대는 임준희 작곡가의 국악관현악을 위한 ‘혼불8-맥(脈)’으로 열렸다. 전통 음악을 세계화, 현대화하는 다양한 작업을 통해 국내외적으로 큰 주목을 받는 임준희 작곡가는 새롭고 다양한 시선으로 전통 음악을 해석하며 많은 음악을 발표해 왔다. 산조, 판소리의 어법이나 선율, 장단 등을 차용하여 서양악기로 연주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댄싱산조’나 ‘세 개의 사랑가’ 등의 작품을 통해 이미 큰 관심이 있던 터라, 이번 무대 또한 더욱 기대하게 되었다. 임준희 작곡가에 따르면, 풍물은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되어 영혼을 고양시키고 공동체적인 정신의 맥을 생동케 하며 유지, 전승하는데 그 핵심적인 역할이 있기에, 이 작품에서 한국인의 삶과 역사 속에 면면히 흘러온 혼불을 통해 발현되어 왔던 정신의 맥, 생명의 맥 등의 이미지를 풍물 속의 장단과 역동적 에너지의 흐름을 통해 표현해 보았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이 곡에선 처음부터 끝까지 콘트라베이스와 아쟁의 베이스 역할이 두드러지게 드러났다. 베이스 음역대가 확실하게 들리며 그 안에서 화성이 진행되니 음악적 풍성함과 우직함이 돋보여 높은 완성도가 느껴졌다. 음악은 총 두 악장으로 이루어졌으며, 모든 악기가 국악의 시김새와 장단의 세부 리듬 꼴을 확실하게 드러내는 게 인상적이었다. 각 국악기가 가지고 있는 음색과 특징을 가감 없이 나타내는 동시에 조화로움을 이루며 한국적인 색채를 물씬 드러냈다. 무대는 장구를 중심으로 꾸준히 다양하게 장단을 변화시켰다. 끊기지 않고 자연스레 계속해서 장단이 변화하는 가운데 관현악이 그 장단을 타고 조화롭게 연주되니, 열정적이고 여유로운, 공동체적인 정신의 맥이 뜨겁게 이어짐을 느꼈다. 2악장은 칠채를 중심으로 시작되었는데, 관현악기들은 타악기가 이끄는 칠채 장단의 기본 강세와는 다른 박에 강세를 둔 엇박을 연주하며, 장단의 기본을 가져가되 그 안에 현대적인 변화를 만들어 냈다. 선율은 5음 음계 평조를 기본으로 가져가 동양적인 이미지를 드러냈고, 특히 생황의 묘한 음색이 화음으로 들려주는 구간은 생경한 신비함을 더해주었다. 악기들은 어느 하나 튀거나 밀리지 않고 조화롭게 장단 위에서 음악을 펼쳐나갔다. 특히 1악장부터 계속해서 태평소가 풍성하고 힘 있는 사운드로 음악을 끌어 나갔는데, 마치 농악을 이끄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는 임준희 작곡가가 최명희의 소설 <혼불>의 글귀를 통해 영감을 받은 것처럼, 선조들의 숨결과 소리의 맥을 풍물 소리를 통해 표현하고 관현악으로 구현하고자 한 특징이 잘 드러났다. 경험하지 못했지만 우리 안에 꿈틀대며 살아있는 얼과 숨결이, 역사적 자취가 계속해서 이어져 오기에 우리는 지금도 이 땅에서 그때의 풍물을 무대에서 누릴 수 있는 게 아닐까. 2. ’춤꽃’ㅣ위촉 작곡 장태평 ‘춤꽃’은 호남여성농악단을 모티브로, 강렬하면서도 우아하게 숨통을 조였다 푸는 듯한 쇠가락과 우도농악의 특징을 관현악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작곡가 장태평은 어릴 적 명성과 예술적 노련미가 가득한 호남여성농악단의 대표 상쇠 유순자 명인에게서 호남우도농악(풍물굿)을 배웠으며, 그때 체화한 춤과 소리는 그가 하는 모든 음악의 바탕이 되고 있다고 한다. ‘춤꽃’은 단조를 바탕으로 다양한 반음계가 활용된 묘한 분위기로 연출되었다. 특히 해금의 음을 당겨내는 주법과 가야금, 거문고 등의 발현악기가 튕겨내는 주법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어두우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냈다. 악기들의 다양한 음색과 효과가 역동적으로 펼쳐지고, 그 안에서 장단의 리듬 꼴 또한 계속해서 들려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대금과 가야금, 생황이 엇모리의 리듬 꼴을 짧은 스타카토로 연주하거나 장단의 맺는 가락을 모든 악기가 함께 연주한 부분은 장단을 확연히 드러내며 효과음 같은 음향 효과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음악은 전반적으로 다양한 장단 변화의 흐름 속에 음끼리 부딪치는 느낌을 주는 증4도 화음이 많이 사용되었다. 그래서 더욱 어두우면서도 기묘한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그 안에서 연주된 자유로운 선율 진행은 이질적인 조화로움을 선사해 주었다. 작곡가가 우도농악에서 각각 장단과 선율의 동기를 차용, 그 특유의 호쾌한 가락과 복잡하면서도 유려한 마당을 작품에 녹여냈다고 전한 것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화음 진행과 신비로운 분위기 안에 농악이 가지고 있는 힘과 수려한 매력이 국악기의 특색 있는 음색으로 표현되고, 새로운 음향과 분위기가 연출되어 한국적이면서도 이국적인 느낌을 동시에 받을 수 있었다. 3. 9현 거문고 협주곡 ‘Black Dragon’ ㅣ위촉 작곡 Donald Reid Womack 도널드 워맥(Donald Reid Womack)은 다양한 장르에서 수많은 곡을 써 온 작곡가로, 한국의 전통 굿과 제례 음악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며 전통문화를 표현한 곡을 많이 발표해 온 작곡가이다. 특히 전통 악기의 고유 음색과 무한한 표현 가능성을 다양한 시각에서 제시하며 지금까지 시도되지 않던 음악을 만들어 내 왔기에 이번 작품에서는 어떤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지 기대를 품고 관람하였다. 9현 거문고 협연에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부교수이자 블랙스트링의 단원으로 세계적인 위상을 떨쳐 나가고 있는 허윤정 연주자가 참여했다. 이번에 초연된 작품 ‘검은 용(Black Dragon)’은 거문고의 고대 명칭인 ‘현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협주곡으로, 거문고 독주를 통해 강렬하고 상서로운 저널 속의 검은 용, 신령함과 행운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용의 모습을 표현한 곡이라고 한다. 무대는 마치 용이 꿈틀대듯 압도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고음의 크레센도 지속음이 반복되며 시작되었다. 웅장한 분위기 속에서 등장한 9현 거문고의 힘 있는 타점은, 딴딴하지 않고 느슨한 굵은 현을 울리며 더욱 힘 있고 묵직한 느낌을 주었다. 거문고는 꾸준히 변화하며 이어지는 장단을 기본에 두고 자유로운 연주를 펼쳐 나갔는데, 미완의 용이 완전한 존재로 승천하는 과정처럼 장단의 기본 강세와 다른 부분에 강세를 주거나 장단 위에서 빠른 비트로 음을 쪼개 펼쳐 나가는 등 정제되지 않은 특색 있는 연주로 점진적인 변화를 끌어냈다. 2악장에서는 하나의 짧은 주제 선율을 반복되는 리프 형식으로 계속해서 보여주었다. 독주 거문고가 제시한 주제 선율을 타악기의 리듬 꼴로 받거나, 관현악기가 번갈아 가며 뒤에서 반주하거나 앞으로 가지고 나와 연주하기도 하며 뚜렷하게 보여주었다. 귓가에 맴도는 짙은 주제 선율과 함께 연주된 대금의 바람 소리가 섞인 반음계 선율, 그리고 악기들이 만들어 낸 슬프면서도 묘한 분위기 속에서 연주된 거문고의 애절하고도 어지러운 듯한 소리엔 용의 고독함이 여실히 드러났다. 마지막 3악장은 용의 온전한 힘을 폭발적으로 드러낸 악장이다. 3+2 소박이 반복되는 리듬 형태를 반복해서 들려주고, 그 위에서 거문고가 강약을 살리며 폭풍이 휘몰아치는 듯한 연주를 선보였다. 강한 아우라가 가득한 분위기 속에서 관현악과 타악의 장단 진행, 거문고 독주가 함께 어우러지며 용의 승천을 향해 함께 달려간다. 이때 서로 밀고 당기는 리듬으로 선율을 주고받고 확장시키며 풍물의 자유로운 에너지를 보여준다. 허윤정 연주자의 강렬하고 감성 어린 힘 있는 연주와 풍물의 신명나는 자유로움, 그리고 국악 관현악단의 우직한 분위기 조성이 한데 어우러진 이 무대는, 우리 음악의 다양한 매력과 면모를 ‘용’의 이미지로 감상해 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4. 사물놀이를 위한 국악관현악 ‘신모듬’ 작곡 박범훈 국악관현악의 정수로도 불리는 ‘신모듬’은 사물놀이와 국악관현악이 만난 최초의 곡으로, 오랜 시간 꾸준히 사랑받으며 연주되온 스테디셀러 관현악곡이다. 보통 3악장 '놀이'가 가장 많이 연주되는데, 이번 무대에서는 ‘풍물’이 주제였던 만큼 전 악장을 감상할 수 있었다. 사물놀이는 사물광대가 협연하였으며, 그들의 깔끔한 합과 세련되고 섬세한 연주는 사물놀이의 매력을 더욱 크게 느낄 수 있었다. 제 1악장 '풍경'은 농악의 장단을 인용한 악장이다. 1악장에서는 민요 성주풀이의 선율이나 동부민요의 시김새 등이 활용 및 연주되며 한국적인 우리 소리를 구현해 냈다. 1악장이 시작되고 바로 든 생각은, 국악관현악이 연주되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던 시기에 관현악과 사물놀이의 합을 생각해 낸 박범훈 작곡가에 대한 경외심이었다. 네 개의 악기로 무대를 꾸리는 사물놀이를 국악 관현악 위에 얹은 것은 대단한 발상이며, 자칫하면 음향적으로 무너질 수 있는 부분을 오히려 더 강하고 감성 어리게, 한국적으로 살려낸 박범훈 작곡가에게 찬사를 보내며 음악을 감상하였다. 2악장 ‘기원’은 가정의 평화, 국태민안 등을 비는 뜻으로 작곡된 은은하고 평화로운 기원 악장이다. 정주의 맑은 여운이 귓가에 오래도록 맴돌며 선조들이 기원했던 안온한 삶을 함께 느껴볼 수 있었다. 사물놀이 악사들은 잠시 사물 악기를 내려놓고 정주나 작은 북 등을 활용하여 연주했는데, 2악장이야말로 안녕을 비는 기원과 관련이 깊은 ‘굿’, ‘풍물’과 가장 잘 어울리는 구간이라고 느꼈다. 평온하고 행복한 삶을 원했던 모두의 바람이 들어가 있는 2악장의 음악은 한국적인 향수를 그윽이 자아냈다. 마지막 3악장 ‘놀이’는 말 그대로 신명 나게 치고 즐기는 무대였다. 관현악단과 사물패, 그리고 관객들까지 모두 함께 음악에 빠져들어 흥겹게 그 공간에서 연주되는 음악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사물광대의 눈을 뗄 수 없던 화려한 연주와 퍼포먼스를 통해 우리 풍물놀이의 신명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으며, 관객들의 ‘얼씨구’, 큰 박수와 함성과 함께 무대가 마무리되었다. 전통은 그 자체로도 지켜 보존해야 할 가치 있는 우리의 역사인 동시에, 계속해서 다방면으로 연구하고 실험하며 발전시켜야 할 지금 이 세대의 숙제와도 같다. 그런 의미로 전통예술의 동시대적 탐구를 엿볼 수 있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2023 관현악 시리즈 ‘전통과 실험’은 음악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다양한 생각거리를 안겨준다. 국악관현악이라는 장르 안에서 어떠한 전통 보존과 어떠한 실험을 해 나갈 것인가는 우리가 계속 고민해 나가야 할 중요 논제이다. 최명희의 소설 ‘혼불’에 나오듯, 내 선조의 선조와 그 너머 더 먼 선조의 숨결이 스민 자취가 지워지지 않는 터를 잡아 오늘까지도 자국을 역력히 남기고 있기에, 우리는 계속해서 그 아름다운 혼이 담긴 전통을 꾸준히, 그리고 창의적으로 이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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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관현악단 5월 '정오의 음악회'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국악관현악단은 국립극장 대표 상설공연 '정오의 음악회'를 다음달 11일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한낮에 즐기는 고품격 국악 브런치 콘서트로 2009년 첫선을 보인 이후 15년째 관객과 만나며 국악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아나운서 이금희가 해설을 맡아 특유의 부드럽고 편안한 진행으로 관객의 이해를 돕고 국립국악관현악단 타악 수석 단원을 지내고 현재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음악원 총지휘자로 활동 중인 박천지가 지휘자로 나선다. 음악회는 ‘정오의 3분’으로 포문을 연다. 젊은 작곡가들에게 3분 안팎의 짧은 관현악곡을 위촉해 선보인 '2022 3분 관현악' 중 한 곡을 소개하는 코너다. 5월에는 엄기환 작곡의 ‘구름정원’을 연주한다. 서양음악 중심으로 활동 해온 작곡가가 처음 국악관현악을 작곡하며 느낀 감정을 그린 곡으로, 미지의 세계인 구름 위 정원을 상상하며 떠올린 동심과 호기심의 정서를 담아낸다. 특히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25현 가야금 선율이 매력적인 곡이다. 이어지는‘정오의 협연’은국립국악관현악단 단원들의 협연으로 꾸며지는 무대다. 이고운 작곡의 해금과 피리를 위한 2중 협주곡 ‘끌림의 노래’를 피리에 이상준 단원, 해금에 변아영 단원이 연주한다. 음악을 매개로 서로 이끌고 이끌리는 관계를 표현한 곡으로, 전통 정악인 ‘영산회상’ 중 관악 편성으로 연주되는 ‘관악영산회상’의 선율을 주재료로 삼았다. 상령산․염불도드리 등 20박 혹은 10박이라는 긴 호흡의 곡 안에 자유롭게 부유하는 관악기의 선율이 돋보인다. ‘정오의 여행’은 세계 여러 나라의 전통음악이나 민요를 국악관현악으로 재해석해 영상과 함께 들려주는 코너다. 이달에는 박한규 편곡의 ‘바다가 있는 풍경’을 들으며 북마리아나 제도로 여행을 떠난다. 고향을 떠나 느낀 그리움과 돌아와 만끽하는 행복감을 노래한 북마리아나 제도 대표곡 ‘Marianas Faluwei’를 모티브 삼았다.주한 마리아나 관광청에서 제공한 북마리아나 풍광을 배경으로 국악관현악 연주가 펼쳐져 1년 내내 깊고 푸르며 따뜻한 바다를 가진 지상낙원 북마리아나 제도를 거니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대중가요·판소리·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 스타들과 함께하는 ‘정오의 스타’에서는 뮤지컬 배우 최재림이 함께한다. 국악관현악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정오의 관현악’에서는 박범훈 작곡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뱃노래’를 연주한다. 경기민요 ‘뱃노래’ 가락을 주선율로 돛을 올리고 바다를 향해 출범하는 대선(大船)의 모습을 극적으로 묘사한 곡으로, 나발·북·징 등의 웅장한 소리로 대해(大海)의 존재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다양한 할인 혜택과 이벤트도 마련된다. 지난해와 올해 3·4월 정오의 음악회를 관람한 관객은 30% 할인된 가격으로 티켓을 구매할 수 있으며, 모두 관람하고 티켓을 모은 관객에게 선물을 제공하는 ‘정오의 도장 깨기’ 이벤트도 준비된다. 출출해질 시간인 오전 11시, 모든 관객에게 맛있는 간식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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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개방 1주년,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민속음악의 정수를 전하다청와대 녹지원, 헬기장, 소정원 등에서 누구나 푸른 계절을 만끽하며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공연이 펼쳐진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 품속 살아 움직이는 청와대에서 국립국악원,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국립극장, 국립오페라단, 한국문화재재단 등 국립공연예술단체 및 공공기관과 함께 오는 21일부터 전통연희를 시작으로 창작 인형극, 무용 공연 등 전통과 현대, 동서양이 어우러지는 문화예술공연 ‘푸른 계절의 향연’을 선보인다고 17일 밝혔다. 청와대 녹지원, 헬기장, 소정원 등에서 풀이 우거지는 푸른 계절에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공연이 펼쳐진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청와대에서 오는 21일 열리는 전통연희를 시작으로 창작 인형극, 무용 공연 등 전통과 현대, 동서양이 어우러지는 문화예술공연 '푸른 계절의 향연'을 6월까지 선보인다.국립국악원,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국립극장, 국립오페라단, 한국문화재재단 등 국립공연예술단체 및 공공기관이 함께한다.21일부터 29일까지 매주 금·토요일 오후 1시30분부터 2시30분까지 청와대 녹지원에서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이 전통연희 '사철사색'을 공연한다. '민속음악의 정수를 전하다'를 주제로 남녀노소 모두 녹지원의 푸르른 녹음을 배경으로 신명나게 즐길 수 있는 길놀이와 사자놀음, 줄타기, 판굿 등 봄의 생동감이 가득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청와대 헬기장과 소정원에선 22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봄맞이 청와대 작은 음악회 '봄봄'이 열린다. 전통예술단체들이 기악, 성악, 무용, 연희 등 관객과 호흡하는 소규모 공연을 총 9차례에 걸쳐 선사한다.헬기장에서는 한국 전통인형극을 기반으로 한 창작 인형극을 비롯해 자메이카 음악과 전통 휘모리장단이 어우러지는 이색적인 밴드 공연, 역동적인 춤과 함께 판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여성 소리꾼들의 공연 등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다양한 공연을 만나볼 수 있다.소정원에서는 첼로와 가야금 연주, 전통 타악과 가야금 협연을 통해 동서양의 조화를 빚어내는 무대와 전통굿을 응용한 드럼 장단 및 기타 사운드가 합쳐지는 특별한 공연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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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관현악, 탐(耽) 탐(探)할 가치 있는 길3월의 마지막 날, ‘가장 익숙한 국악관현악을 탐(耽)하고, 가장 낯선 국악관현악을 탐(探)하다!’를 주제로 국립국악관현악단의 관현악 시리즈 공연이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펼쳐졌다. 이번 무대는 국립국악관현악단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며 사랑받은 레퍼토리를 선정, 해당 작곡가에게 국악관현악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신작을 위촉하여 대표 레퍼토리와 한 무대에서 연주되었다. 무대의 작품으로는 한국 창작음악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3인 박범훈·김대성·황호준의 음악이 선정되어, 이들의 대표곡과 위촉 신작을 각 2곡씩 감상할 수 있었다. 원영석 지휘자가 지휘를 맡았으며, 창작음악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써 내려가는 정상급 작곡가들의 음악세계를 탐험하는 동시에 낯설고도 익숙한, 국악관현악 레퍼토리의 새로운 시작을 함께 할 수 있는 무대로 펼쳐졌다. 국악관현악은 ‘국악기만으로, 또는 국악기를 중심으로 서양 오케스트라 악기를 추가 편성하는 대한민국 국악의 관현악 형식’을 뜻한다. 조선 후기 서양식 관현악 개념이 자연스레 도입되며 국악계에서도 국악관현악 형식이 생겨났는데, 다양한 악기를 배치하여 소리의 조화와 대비 효과를 노리는 서양식 관현악 형식을 국악기로 연주하는 합주에서도 적용하여 현재까지 꾸준히 다양한 악곡이 만들어지고 연주되고 있다. 국립극장 전속단체인 국립국악관현악단은 1995년 창단된 이래 국경과 세대를 초월한 다양한 작곡가들과 함께 독자적 양식과 한국적 미학을 탐색하며 한국 창작음악의 시대를 선도해 왔으며, 늘 완성도 있는 연주를 선보여왔기에 이번 무대가 특히 기대되었다. 가장 익숙한 국악관현악을 탐(耽)하다 공연은 총 1, 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1부에서는 세 작곡가의 많이 대표작들이, 2부에서는 위촉 초연작들이 연주되었다. 1부의 문을 활짝 연 음악은 황호준 작곡가의 ‘국악관현악 이슬의 시간’이었다. 2021년에 위촉 초연되었던 ‘이슬의 시간’은 황호준 작곡가의 동명 자작시 ‘이슬의 시간’에 펼쳐진 정서적 전개를 국악관현악으로 형상화한 곡으로, 국악관현악 작품에서 각 악기 군의 음향적 역할에 대해 탐구하며 악기들 각각의 축소와 확장을 교차 진행하여 음악적 색채를 나타내고자 하였다고 한다. 곡 설명처럼, 음악은 시작부터 악기들 각각이 지닌 고유한 음색이나 음향을 뚜렷하게 나타내며 조화를 이루고자 하는 것이 보였다. 화성적인 진행과 나열에 치중하기보다는, 짧은 리듬 꼴을 반복하여 드러내거나 장단 위에서 각 악기의 특색을 도드라지게 연주하며 화합을 이루었다. 하지만 곡이 진행될수록 곡의 초반에 보였던 음향적인 부분보다는 감정적이고 서정적인 극적인 요소에 음악이 치중돼 갔다. 단조와 장조를 넘나들며 다양한 것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훌륭하였으나, 조금 더 하나의 테마나 주제 선율 혹은 악기의 특색이 더 표현되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두 번째로 김대성 작곡가의 '금잔디'가 연주되었다. 김대성 작곡가는 민요·풍물·무속음악 등 한국음악의 현장 연구와 체험을 기반으로 현장성 짙은 음악을 선보이며 한국음악의 발전 가능성을 증명해온 작곡가로, 자신의 창작곡에 적극적으로 주제 의식을 담아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금잔디는 고구려 산성에 핀 한 송이의 꽃을 보고 험난한 역사를 견뎌온 고구려인과 현대의 민중을 떠올리며 작곡된 곡이다. 굿거리 풍으로 시작되어 3박 계열로 시원스레 연주되는 이 곡을 듣는 내내 국악기로 우리 음악의 고유한 장단과 어법을 연주하는 것이 가장 한국적이고 국악관현악에 잘 맞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엇보다 이 곡에서는 김대성 작곡가가 각 악기의 특성을 뚜렷하게 잘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군더더기 없는 음계의 사용뿐 아니라 적재적소에 각 악기가 활용되어 음악적으로 조화를 이루었으며, 단순하게 흘러가는 선율을 받쳐주는 화성 진행은 뻔하지 않고 독특하면서도 편안했다. 또 확실하게 들려주는 주제 선율은 이 곡의 완성도를 크게 높여주었다. 한민족의 역동적 힘과 굳건한 의지는 이 곡에서 힘차게 그 책임을 다했다. 1부 마지막 곡으로는 국악관현악 대표곡으로도 손꼽히는 박범훈 작곡가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뱃노래'가 연주되었다. 30년 넘게 끊임없이 연주되어 온 국악관현악 대표 레퍼토리인 이 곡은 경기민요 ‘뱃노래’를 주제로 한 국악관현악 곡이다. 나발과 나각, 태평소와 타악의 조합은 힘 있게 출항하는 거대한 배를 연상시켰으며, 우리 전통의 강인한 특색을 그 어느 곡에서보다 대중적이면서도 위엄있게 표현한 부분이었기에 웅장해지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전통적인 선율, 민요의 어법과 장단이 가장 우선되어 음악이 이끌어 가는 부분에서는 국악기의 매력이 크게 돋보였으며, 이 곡이 오랜 세월 동안 계속해서 사랑받고 꾸준히 연주되는 이유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가장 낯선 국악관현악을 탐(探)하다 2부 순서는 세 작곡가들의 위촉 초연 곡들로 이루어졌다. 첫 무대는 황호준 작곡가의 '에렌델;. 지구에서 129억 광년 떨어진, 최장 거리의 별인 에렌델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고대어로 ‘새벽별’ 또는 ‘떠오르는 빛’을 의미하는 에렌델을 바라보며, 우주의 탄생 과정에서 생성되는 빛과 소리를 상상해 음악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우주의 음악이라고 생각하니 작곡가 홀스트(Gustav Theodore Holst)의 ‘행성 모음곡’이 떠올랐다. 웅장하고 위엄 있으며 신비로운 우주를 연상시키는, 일반적이고 대중적으로 연상되는 우주의 느낌을 서양음악으로는 익숙하게 감상해 왔으나 우리 음악, 전통적인 느낌으로는 접하지 못하였기에, 이 음악에서 어떻게 표현될지 기대되었다. 그리고 기대했던 것보다 곡은 더욱 신선하고 매력적이었다. 국악기의 투박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음색이 그려내는 에렌델은 강인하고 신비로웠다. 단조 스케일에 b2를 활용하여 어둡고 오묘한 이미지를 만들어냈고, 아쟁과 콘트라베이스 등의 베이스 악기는 계속해서 반음계적 베이스라인을 반복 연주해 음악의 색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뻔하지 않은 화성 진행과 대중적이면서도 현대음악적 선율, 확실한 주제 선율과 국악기의 매력이 잘 드러나는 음색의 조화는 어딘가에 분명 존재하고 있으나 보이지 않는 신비로운 에렌델의 이미지를 마음껏 상상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다음으로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에서 영감을 받은 위촉 초연작 교향시 ‘동양평화(東洋平和)’가 연주되었다. 음악은 7발의 총성으로 시작했다. 모든 악기가 포르티시모(fff)로 격렬하고 짧게 총성을 울리고, 박자는 2/4, 3/4, 4/4, 5/4, 3/4박으로 마디마다 변화했다. 이는 표적을 향해 쫓아가는 총성의 박자가 고정되고 안정될 수 없다는 표현으로, 마치 진짜 총성이 울리듯 강렬하고 극대화된 사운드가 인상적이었다. 7발의 총성 이후 아쟁으로 들려준 어긋난 불협화음에서는 우리 민족이 겪었던 이루 말할 수 없는 설움과 슬픔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 곡에서는 특히 찰현 악기의 효과가 크게 드러났다. 아쟁의 오묘한 화성으로 진행되는 베이스 라인과 해금의 가냘프지만 굳건한 음색의 조화는 마음을 흔들었다. 깊이 있고 힘 있는 주제 선율과 악기군의 역동적 확장, 계속되는 반음계 진행의 낯섦은 아팠던 그 시대로 돌아간 듯했다. 한·중·일 3국의 전통민요가 어우러진 부분도 크게 와닿았다. 어두운 불협화음의 코드 위에 희망을 나타내는 화합과 상생의 주제 선율이 연주된 부분은 지난 역사를 절대 잊지 않고 자각하는 동시에 평화와 희망을 그려내자는 주제가 확연히 드러났다. 음악으로 메시지를 담는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 훌륭한 무대였다. 마지막 무대는 박범훈 작곡가의 ‘가기게’. 이 곡은 보통의 협주와 달리 별도 독주자 없이 관현악을 이루는 각 악기 군이 서로 독주의 역할을 번갈아 맡는 형식으로 작곡되었다. 제목인 ‘가기게’는 해금의 가락을 구음으로 표현한 것으로, 자연스레 추임새가 나올 정도로 흥겨운 곡이었다. 실제로 원영석 지휘자는 관객석을 향해 몸을 돌려 추임새와 박수를 유도하고, 연주자들도 ‘가기게’와 ‘얼쑤’ 등 추임새를 외치며 공연장의 모든 이들이 음악으로 하나가 되었다. 악기들이 허튼타령을 중심에 두고 솔로 연주를 펼쳐 악기의 매력을 드러내고, 우리 장단과 우리 음악의 신명과 흥을 가감 없이 드러낸 이 무대는 관객과 연주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 국악관현악의 미래를 고민하는 원로 작곡가의 생각과 음악에 대한 사랑이 모두 묻어난 무대였다. 특히 이 공연에서는 원영석 지휘자의 지휘가 밝게 빛났다. ‘가기게’에서 자연스럽고 신명 나게 관객들을 음악에 동화시킬 수 있던 것도, ‘동양평화(東洋平和)’에서 우리 민족의 역사를 생각하며 눈물을 자아낸 것도 원영석 지휘자 특유의 유쾌함과 감성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모든 곡을 완전히 분석한 듯한 거침없고 카리스마 있는 그의 지휘는 연주에 온전히 몰입하고 홀릴 수밖에 없게 만들었으며,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해 주었다. 국악관현악이 가야 할 길은 어떤 길일까. 국악기는 본래 독주 악기로만 연주되었으며 음색이 뚜렷하고 특징이 진해 서양의 오케스트라처럼 자연스레 합주로 묻어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우려와 비판이 많다. 하지만 오랜 기간 국악관현악은 계속해서 연주되고, 발전되어 왔으며 하나의 장르로 자리매김하였다. 지금도 수많은 국악인들은 국악기가 지닌 고유한 색채와 전통적인 어법과 대중성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며 국악관현악을 연주해 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통’을 우선에 두는 것이 아닐까. 3월의 마지막, 날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고 웃겨준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무대. 우리 음악의 멋과 고유한 본질을 음악적인 우선으로 두고 다양한 시도를 해 나간다면, 앞으로의 국악, 국악관현악은 익숙하고도 낯선 그 어떠한 예술 형태를 탐(耽)하고 탐(探)하며 끊임없이 발전해 나갈 것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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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국악관현악단, 명연주자 시리즈…'거장의 순간'세종문화회관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올해 첫 공연으로 '명연주자 시리즈-거장의 순간'을 4월21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 올린다.'명연주자 시리즈'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지난해부터 선보인 레퍼토리로, 이 시대 최정상 연주자를 조명하는 자리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적벽가 보유자인 김일구 명인, 해금연주가 김애라 명인, 피아니스트 박종화가 협연자로 나선다. 이번 공연에서 김일구 명인은 판소리적 요소가 강하며 뛰어난 예술성과 고도의 표현력을 요하는 '김일구류 아쟁산조에 의한 협주곡'을 선보인다. 김일구 명인의 아쟁산조는 아쟁 특유의 애절하면서도 화려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김해라 명인은 동해안 별신굿을 바탕으로 8개의 짧은 악곡이 쉼 없이 이어지는 도날드 워맥 작곡의 '해금과 국악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혼무' 무대를 꾸민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악장이기도 한 김해라 명인은 크로스오버 등 창작 음악 분야에서도 활동하며 국악 대중화에 앞장서 왔다.서울대 음대 교수로 재직 중인 박종화는 천재 작곡가 김순남을 작곡가 김대성의 새로운 음악언어로 그려낸 위촉 초연작 '피아노 협주곡 초혼(招魂)'을 서울시국악관현악단과 함께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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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한국문화원, ‘2023 코리안 클래식 음악제’ 첫 공연 만석스페인 한국문화원(원장 오지훈)은 전세계 클래식계가 주목하는 첼리스트 최하영의 공연을 지난 3월 2일 오후 12시(현지시각) 마드리드 최고 예술교육기관으로 꼽히는 산 페르난도 왕립미술원 콘서트홀에서 성황리에 개최했다. 주스페인 한국문화원과 산 페르난도 왕립미술원은 2022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인 첼리스트 최하영의 리사이틀을 ‘2023 코리안 클래식 음악제’의 첫 번째 공연으로 개최하였다. 이번 공연은 첼리스트 최하영이 노르웨이 출신 피아니스트 요아킴 칼(Joachim Carr)과 호흡을 맞추며 20세기에 작곡된 작품들로 레퍼토리를 꾸렸다. 공연은 러시아의 대표 작곡가인 스트라빈스키와 라흐마니노프의 작품으로 시작과 끝을 맺었으며, 화려한 테크닉이 요구되는 작품인 브리튼의‘첼로 소나타 C장조 Op.65’와 루토스와프스키의‘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변용 중 그라베’를 선보이며 낭만주의 음악과 현대음악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었다. 특히 이 날은 한파주의보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보기 위해 왕립미술원이 있는 알칼라 거리에 관객들이 줄을 서서 입장하였으며, 230석 만석을 이뤘다. 문화원과 공동으로 이번 연주회를 기획한 산 페르난도 왕립미술원의 사무총장 호세 루이스 가르시아 데 부스토스(Jose Luis Garcia de Bustos)는 "프로그램북을 보면 최하영의 이력을 볼 수 있지만, 이 몇 줄의 말로는 최하영의 음악적 감각을 모두 소개할 수 없다.”며 극찬을 보냈다. 또한, 작년부터 최하영이 최고연주자 과정을 밟고 있는 레이나 소피아 고등음악원의 학생들도 이번 공연을 찾아와"마드리드에서 처음으로 열린 최하영의 공연을 관람하게 되어 기쁘다.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연주를 듣게 되어 영광이다”며 호평을 쏟아냈다. 첼리스트 최하영은 2011년 브람스 국제 콩쿠르 최연소 1위, 2018년 펜데레츠키 국제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일찍이 유럽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2022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과 유럽을 오가며 독주회, 오케스트라 협연 등을 통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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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부산국악원과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교류, 정월대보름 '축원' 선사국립부산국악원은 국립국악원과 계묘년 새해 첫 교류공연으로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축원' 공연을2월 3일(금) 오후 7시30분, 연악당에서 개최한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은 국립부산국악원 개원 축하기념 공연 이후 14년 만에 부산을 다시 찾는다. 창작악단(예술감독 이용탁)과 함께하는 이번 공연은 입춘과 정월대보름을 맞아 부산지역민들에게 복을 기원하는 의미로 축원이라는 큰 주제 아래 공연을 선보인다. 공연구성은 봄맞이-액막음과 기원-기억속으로-다시, 세상-새길을 걷다 5장으로 스토리텔링하여 총 5개의 관현악곡으로 구성한다. 국악관현악을 처음 접하는 관객들도 즐겁게 감상하고 즐길 수 있도록 기악·성악·타악협연의 다채로운 무대로 꾸민다. 창작악단 예술감독 이용탁의 지휘로 구성한 이번 무대는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민속악단, 국립부산국악원 기악단 및 객원 등 총 60여명의 출연진이 함께한다. 첫 무대는봄을 맞이하고 새해를 힘차게 시작하기 위해 몽골 작곡가의 두 곡을 엮어 '깨어난 초원, 말발굽 소리'(B.Sharav, M Birvaa 작곡)로 문을 연다. 광활한 초원에 사람들이 모여 풍요로워지는 모습과 몽골인의 열정적인 마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곡이다. 두 번째 무대는 서도소리 유지숙 명창과 민속악단 서도소리 김민경, 장효선이 함께하는 '바람과 나무와 땅의 시(時)'(이정면 편곡)이다. 황해도굿 중 철물이굿을 바탕으로 편곡한 곡으로 액을 막고 복을 나누고 재수를 기원하는 축원의 마음으로2023년 한해의 풍요로움과 건강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세 번째 무대는 2021년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정기공연 초연곡으로 3개의 현악기(가야금, 거문고, 아쟁)를 위한 산조협주곡 '시절풍류'(최지혜 작곡)다. 최지혜 작곡가가 아쟁의 김영길, 가야금의 김일륜, 거문고의 이형환 명인에게 체화되어 있는 가락을 채보해 이를 토대로 관현악으로 구성하였다. 명인들의 가락 속에는 세월의 흔적과 그들의 삶이 녹아있으며, 관현악을 통해 또 다른 음악의 깊이와 멋스러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네 번째 무대는 판소리협주곡 '범피중류'(이용탁 작곡)이다. 범피중류는 심청가 중 한 대목으로 눈먼 아버지의 두고 망망한 바다로 향해야하는 심청의 심정과 자신의 목숨을 바쳐서라도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고자 했던 효심 가득한 심청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성2중창으로 민속악단 염경애, 조정희 명창이 고통과 고난 그리고 희망을 담은 심정을 더욱 입체적으로 표현한다. 마지막 무대는설장구를 기반으로 한 국악관현악곡 설장구협주곡 '소나기'(이경섭 작곡)이다. 설장구의 쉴새없이 몰아치는 화려한 장단 속에 규칙적 가락이 더해져 강렬하지만 단정함이 돋보이는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국립부산국악원 기악단 연희부 수석 전성호 단원과 김재기 단원이 함께 호흡을 맞추어 음악으로 화합하고 교류하는 의미를 더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 국립부산국악원 이정엽 원장은 "새해 첫 보름을 맞아 한해를 건강하게 시작할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건네는 무대로 힘든 일상 속 편안한 휴식의 시간을 선사하는 무대"라고 말하며 ”국악원간 교류공연을 활발히 유치하며 다양한 작품이 지역에서 향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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