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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예능 원조, ‘판소리 명창대첩 광대전 6’"아! 나 광대전 섭외됐다!” 출연한 서의철 소리꾼이 섭외 소식을 받았을 때의 소감을 말했다. ‘판소리 명창대첩 광대전(廣大戰)’은 판소리의 본고장 전주(MBC)에서, 판소리를 지키고 대중화 하고자 2012년 첫 방송을 통해 국악 예능의 선두주자로 나섰다. 박애리, 왕기석, 왕기철, 장문희 등의 국악스타를 배출하고, 국악 대중화에 기여해 왔다. 이제 젊은 소리꾼의 꿈의 무대가 되어, 2022년, 6번째 시즌으로 지난 9월 29일(목) 밤 11시20분 시청자를 찾아갔다. 국내 내로라하는 젊은 소리꾼 8인이 A,B 조로 나뉘어 조 대결로, 총 6회로 방영되며, 각 회차 마다 색다른 구성으로 보고 듣는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1회는 민요, 단가, 창극 등으로 겨루었으며, 매 회마다 가장 많이 득표한 우승자도 가린다. 자문위원으로 송재영 명창(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이사장), 왕기석 명창(국립민속국악원장), 송미경 박사(판소리학회 이사)가 참여했으며,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청중평가단이 심사했다. 출연자들 간의 팽팽한 긴장과 완벽한 무대들은 프로그램의 중심축이다. 시청자들은 다양한 장르의 소리를 감상하고, 승패의 주인공이 누가 될 것인지를 예상하는 재미도 있다. 무대는 전주대사습청 특설무대. 탁 트인 하늘 아래, 무대와 관객은 눈빛까지 교감할 수 있는 거리에 있고, 옛 시절 소리판이 벌려졌던 어느 마당을 떠올린다. 첫 출연자의 무대가 시작됐다. 정승희 / 백발가 애절함이 끓어 오는 첫 소절로 관객을 집중시킨다. 거문고의 연주도 함께 했다. 이 능숙한 젊은 소리꾼은 관객과 눈 맞춤으로 교감하기도, 흥을 돋우기도, 때로는 절절한 감성으로 듣는 이의 눈물을 쏙 빼기도 한다. 눈앞에서 관객의 표정까지 느끼는 예인의 행복감은 표정에 그대로 드러났다. 기대에 찬 외국인들의 표정은 한껏 진지했다. 강길원 / 사철가 "떨림보다는 설레임이 더 있어요. ‘광대전’ 첫 번째부터 시청해왔는데, ‘난 언제 출연하나, 아직 공부가 안됐나’ 했는데, 이번에 연락이 온 거거든요.”라고 출연의 감격을 밝혔다. 가야금(조옥선)과 장고 조용안 명고(전북 무형문화재 제9호 판소리장단 보유자, 2019)도 함께 하는 무대. "나도 어제 청춘일러니 / 오늘 백발 한심 하구나 /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 왔다 갈 줄 아는 봄을 / 반겨한들 쓸 데 있나...” 내공 깊은 젊은 소리꾼은 관객과 눈을 맞추며, 발림은 감성을 담아 여유롭다. 연세 지긋하신 노(老)관객은 눈을 떼지 못한다. 온 에너지를 발산하는 열창은, 곡으로 관객을 끌고 간다. 그것을 분주하게 카메라에 담는 외국인도 보인다. 관객 앞의 소리꾼은 행복했고, 즐기는 듯 보인다. 곡이 끝나고 관객은 그에 화답하듯 환호했다. 신진원 / 신민요 ‘들국화’, 흥타령 이번 출연자는 신민요로 도전한다. 경쾌한 곡이고 무대 뒤에 작은 연주단도 있어 곡은 더욱 풍성하고, 분위기는 한층 밝아졌다. ‘2022년 젊은 소리꾼의 광대전이 열리는 날이라...’ 등으로 개사하여 듣는 재미도 있다. ‘신민요’라는 국악의 색다른 모습을 만나는 무대였다. 김나니 / 신 사철가 시종일관 웃으며, 관객들과 눈 맞추는 무대매너가 매력인 소리꾼이다. 경쾌한 곡으로 관객의 흥을 만들어간다. 곡의 절정에서 자신이 가진 최대한 것을 뽑아내려는 모습은 소리꾼의 진정성을 느끼게 한다. 최호성x서의철 / 춘향가중 ‘방자 편지 전하러 가는 대목‘(창극) 노래와 대사가 있는 창극. 극적인 감동까지 느낄 수 있었다. , 두 사람의 호흡은 찰떡같았으며, 짧은 시간 해학, 감동을 모두 경험하게 한다. 이들의 찰진 연기로 볼수록 빠져들게 만든다. 당대의 언어유희, 해학까지 느끼는 재미도 있다. 이몽룡 : 너, 어디 사는 애냐 ? 방자 : 다 죽고, 나만 사는데 살아요. 이몽룡 : 이놈아, 이 세상에 너 혼자 사는 데가 어디 있단 말이더냐. 방자 : 아, 나만(남원) 사니께 나만(남원) 산다 안하요. 이몰룡 : 오라, 너 남원 산다는 말이로구나.’ 방자 : 오메, 맞췄어 맞춰... 조용안 명고의 "좋다”, "좋지” 등의 추임새는 정겨우면서도, 듣는 이의 흥을 돋운다. 춘향이 전하는 애절한 편지를 읽는 이몽룡의 소리는 슬픔과 애통함마저 느껴진다. 관객들은 때로는 장단을 마주기도, 공감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극의 몰입도는 한층 더 높아졌다. 이소연x유태평양 / 심청가 중 ‘심봉사 눈 뜨는 대목’. 소리꾼 유태평양은 "광대전을 대학교때부터 보면서 자랐거든요. 나도 언젠가 저 무대에 설 수 있겠지, 이런 생각을 했고, 무대에 올라서 첫 인사를 했을 때 그 떨림이 장난 아니더라고요.”라는 소감을 밝혔다.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여성의 소리, 시원하고 힘 있는 남성의 소리가 단연 돋보였다. 출연자들의 애절한 연기와 함께 혼신의 힘을 쏟는 대목에서는 더욱 몰입하고, 그 서사와 애절함에 가슴마저 뭉클하다. "천신이 감동하사 저는 살아 왔삽는데 부처는 영험 없어 눈을 그저 못 보시니 어찌해야 되오리까” 심봉사가 눈 뜨는 대목에서, 감동은 절정에 이르며, 관객은 환호하고 현장은 하나가 된다. 모든 공연이 끝나고, 청중평가단 심사가 이루어진다. 결과 발표에서 승패가 나뉘고, 개인 우승자도 발표되었다. 작창으로 승리의 기쁨을 노래하는 것은 국악 예능에서만 볼 수 있는 백미이다. 1회에서는 소리의 원형을 중심으로 한 대결이었으며, 각 회 마다 색다른 구성과 함께, 다양한 방법으로 소리를 즐길 수 있다. 기획·연출을 맡은 김현찬 PD는 이 프로그램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현재 한류가 세계적으로 각광 받고 있는데, 언젠가는 국악예술이 각광을 받을 날이 올 겁니다. 그 곳에 가기까지, 이 프로그램이 밀알이 되어 일조하고 싶어요. 궁극적으로 우리 국악이 월드 뮤직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제작진은 4-6회차 방영분을 위한 녹화에 참여할 청중평가단을 모집 중이다. 녹화는 10월 15일(토) 전주대사습청에서 있을 예정이며, 전주MBC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이 가능하다. 제작진에 따르면, 평가단에게는 소정의 간식을 제공할 예정이며, 청중평가단 외에도 현장에서 선착순 입장으로 관람이 가능하다. 현장에서 국내 최고 젊은 소리꾼들의 신명나는 무대를 경험 할 수 있을 것이다. 1회 재방송은 10.1(토) 오전 8시20분, 2회부터 본방송은 매주 목요일 밤 11시 20분, 재방송은 토요일 오전 8시 20분에 방영된다. 전주MBC 오리지널 유튜브로 실시간 방송되며, 서울MBC와 국악방송에서도 방영될 예정이다. 현재 1회는 유튜브를 통해서도 시청이 가능하다. 회차 별 소제목은 다음과 같다. 2회 ‘판소리 MBTI’ 3회 ‘오마주(헌정) 무대’ 4회 ‘환상의 호흡Ⅰ’ 5회 ‘환상의 호흡Ⅱ’ 6회 ‘단짠단짠 대결’ (흥(興)과 한(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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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무형문화유산 눈으로, 귀로, 가슴으로 공감!지난 9월 24일(토) 서울시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의 열린마당. 공연장 세트 뒤로 넓게 펼쳐진 가을하늘은 세트와 어우러져 마치 하늘 가까이에 있는 듯하다. 스치는 바람은 이 시간 예술과 자연을 함께 느끼고 있음에 황홀함마저 느끼게 한다. 예매한 관객들은 제공받은 종이팩 포장의 물과 친환경 재료(나무)로 만든 칫솔을 제공받았다. 현장 관람 관객들도 합류하면서 객석은 모두 채워졌고, 딱딱한 돌계단 객석이 불편하지 않도록 폭신한 방석도 제공받았다. 9월 24-25일(토-일)의 주요 공연을 돌아본다. 매 공연마다 사회자는 공연에 대해 쉽고도 재미있는 해설을 해주어, 공연의 문턱을 한결 더 낮췄다. 진굿의 중심, 김천금릉빗내농악/ (사)김천금릉빗내농악보존회 인류무형문화재 농악. 그 중에서도 김천금릉빗내농악은 군사훈련에서 유래한 진굿(진, 陳:군사훈련 때 사용되는 줄 또는 열)이라는 특색을 가지며 국가무형문화재로(제11-7호, 2019년) 지정되기도 했다. 공연에 앞서 등장한 사회자(소리꾼 이상화)는 ‘김천금릉빗내농악’에 대한 설명과 함께, 농악대 중에 실제 농사일을 하시는 분도 계시다는 말도 덧붙인다. ‘진짜 농부의 농악을 2022년 서울 하늘에서 보다니.’ 농악대의 힘찬 꽹가리 소리로 공연은 시작되었다. 역시 군사훈련에서 유래한 농악답게 가락이 빠르고 역동적이다. 유난히 강한 북소리는 가슴을 울릴 정도다. 북잽이(대북 치는 사람)를 가만히 보니, 북채를 한 손이 아니라 양손에 쥐고 치고 있었다. 온몸의 힘을 양팔과 손에 집중하여 북채로 내리쳤기에, 그 소리가 듣는 이의 가슴까지 내리쳤던 것이다. 모든 잽이(농악대)들은 대열에 변화를 주거나, 상쇠의 힘찬 소리(노래), 그리고 역동적인 개인기로 관객들은 눈을 뗄 수가 없게 한다. 특히, 소고패가 채상소고춤 중 자반뛰기(높이 뛰어 도는 동작)를 선보일 때, 관객의 함성은 최고조에 달하며 분위기가 고조됐다. 농악의 최고의 순간이다. 삶을 예술로, 그리고 다시 공동체의 결집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농악의 힘인 듯하다. 지칠 법도 하지만, 시종일관 웃는 표정을 보여주는 그들은(농악대) 과연 프로였다. 각시(흰 저고리, 검은 치마), 포수(사냥꾼 복장, 꿩과 총대 장착) 역할의 잡색(농악대의 흥을 돋우기 위해 가장한 사람) 또한 보는 재미를 선사했다. 공연 당일 새벽, 농악대와 함께 경북 김천에서 출발한 손영만 명인(김천금릉빗내농악 8대 상쇠)는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서울 분들 만난다는 생각에 마음이 부풀어서 지방에서 올라왔는데, 이렇게 관객 분들 크게 호응해주시니 너무 좋습니다.” 관객들은 눈앞에 펼쳐졌던 그 역동적이고 신났던 공연이 우리의 것임을 알기에 더한 감격을 느꼈을 것이다. 공연을 마치고 만난 한 가족(경기도 오산)은 이런 말을 남겼다. 엄마 "정말 신나고 감동적이었어요.” 아이 "완전 재미있었어요. 발로 돌 때.”(채상소고춤 중 자반뒤집기) 아빠 "우리 문화유산 잘 지켜주시기를 바랍니다. 정말 좋은 시간이었어요.” 부모는 농악을 실제로 처음 접한 아이가 농악대의 역동적인 모습에 강한 인상을 받은 것에 놀라워하면서도 매우 흡족한 표정이었다. 고풍(古風)/ 한누리무용단/ 극장 용 인류무형문화재 강강술래(2009), 처용무(2009)는 물론, 염불바라춤, 부채입춤, 진도북춤, 태평무(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등 전통무용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공연 전, 어린 아이들의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리지만, 공연이 시작되자 객석은 고요해진다. 커다란 달 아래 강강술래가 시작된다. 색색의 치마를 입은 무용수들은 버선발로 깃털 같은 춤사위로 빠르게 대열에 변화를 주며 부드러우면서도 역동적인 무대를 선사한다. 손, 팔, 다리의 움직임은 물결 같이 흐르며, 춤이란 과연 몸으로 말하는 예술임을 깨닫는다. 바라춤은 흰 장삼의 길게 늘어진 소매에서 흐르는 선의 아름다움과 느린 호흡으로 정교하게 박자를 맞춰가는 춤사위를 보여준다. 이후 빠르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바라를 치는 순간, 듣는 이는 바라 고유의 강렬한 소리에 집중하게 된다. 궁중에서 악귀를 몰아내고 평온을 기원하는 의미를 갖는 처용무. 처용탈을 쓴 5명의 무용수는 화려한 5방색의 복장을 갖추고, 절도 있고 절제된 동작을 보인다. 한삼 끝자락을 반대편 옆구리에 낀 채로 손을 앞으로 뿌리는 모습의 동작은 귀신을 몰아내는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느린 동작이기에, 인상적인 탈의 모습과 강렬한 동작이 분산되지 않고 함께 느낄 수 있었다. 비교적 빠른 박자의 진도북춤에서는 美·興·힘을 겸비한 여성 무용수들에게서 아이의 천진난만함과 강렬한 힘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군무 형태로 선보인 태평무는 궁중의복을 입은 무용수들의 부드러우면서도 빠른 발동작과 역동적인 춤사위가 인상적이다. 공연이 끝난 후, 그 아름다운 춤을 해낸 그들의 정중한 인사는 춤의 아름다움을 넘어서는 겸양에 또 한 번 감동받을 수밖에 없었다. 강릉단오제 단오굿/ (사)강릉단오제보존회 9. 25(일), 단오굿은 한 판 놀이에 가까웠다. 무녀(빈순애 명인, 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 강릉단오제 기능 보유자)의 걸쭉한 입담은 만담을 방불케 할 정도로, 눈을 뗄 수 없이 집중하게 했다. 생산(출생)을 관장하는 신(神)인 세존과 당금애기의 결합과정을 그린 무속신화를 구연하는 무녀는 춤, 노래, 입담, 연기 어느 하나 빠지는 것이 없이 관객을 사로잡는다. 무녀인지 예인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이다. 무녀와 악사들의 주고받는 능숙한 재담과 악사들의 익살스런 춤과 입담 역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관객을 무대로 불러들이기도 하고, 이들이 관객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면서, 무대와 객석의 구분은 사라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자들은 신에게 관객들의 행복을 기원을 하는 매개자로서의 역할을 잊지 않는다. 한껏 즐긴 관객들의 박수에는 감동과 감사를 담았을 것이다. 과거 무속과 불교문화의 관련을 보여주는 바라춤(악사 김운석)까지 볼 수 있는 귀한 공연이었다. 경북 경주에서 올라와 서울에 거주하는 딸과 국립박물관에서 시간을 보내던 중, 우연히 공연을 관람했다는 한 70대 여성 관객은 다음과 같이 소감을 밝혔다. "좋았어요, 너무. 다음에 또 보러 강릉에 가야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어렸을 적, 굿을 본 적이 있는데, 그 때는 어린 마음에 강하고 무섭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오늘은 굿이라기보다는 사물놀이 같기도 하고, 문화공연 같은 느낌이었어요. 나이가 드니까 이런 것들이 정말 좋더라고요. 국악도 좋고, 한국무용도 배우고 싶어요.” 아리랑 리커넥티드/ 허윤정, 조스 미에니엘 외/ 극장 ‘용’ 우리가 알고 있는 아리랑(인류무형문화유산, 2012)과는 다른 색다른 아리랑을 경험하는 무대였다. 선보인 곡들은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에서 현대적 감성을 담은 아리랑을 대중과 공유하고자, 발표해 온 음반 <The Name of Korean> 시리즈의 8집 수록 곡들이다. 이날 공연은 아리랑 유네스코 등재 1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곡들은 외국 음악인들과 협업으로 이루어졌으며, 프랑스 플루티스트 조스 미에니엘(Joce Mienniel)이 공연에 함께 했다. 우리 악기와 외국 악기의 협연이 빚어내는 서정적인 멜로디로 아리랑 고유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곡에서부터, 코로나19 시기 힘든 시대의 우리를 위로하는 다소 실험적인 곡까지 아리랑의 다양한 음악적 변신을 경험할 수 있다. 무엇보다 마지막으로, 모든 연주자들이 한 무대에서 자신의 음악적 색채를 살리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협연은 음악이 박자를 만들어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곡이 인상적이었다. 진도아리랑을 부르는 소리꾼의 노래로 그 절정을 이루며 관객의 감동을 자아냈다. 시대를 초월하는 공감을 이뤄내던 아리랑이, 국경을 초월하는 음악적인 포용으로 그 창조성까지 발휘하는 무대였다. 이번 공연을 준비해온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심재흥 대외협력팀장은 다음과 같이 소회를 밝혔다. "코로나로 인해서 오랜만에 관객 분들 모시고 하는 공연을 기획하게 되었는데요, 첫 날 첫 공연 시작 전에, 관객 분들의 환호를 들었을 때 가슴이 찡하더라고요. 공연은 역시 관객과 같이 해야 하고, 거기서 나오는 에너지가 또 다른 힘을 만들어 내는구나 하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고요. 저희도 이를 발판으로 삼아 내년에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우리 전통문화, 더 많은 분들이 호응해주실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마지막 공연이 끝난 후, 거동이 불편한 노모를 양팔로 감싸 안고 부축하며, 자리를 나서는 나이 지긋한 중년의 남성의 뒷모습이 보였다. 초등학생 자녀들을 데리고 나서는 가족도, 모처럼 외출한 듯한 중년 여성들도, 그리고 두 손을 맞잡은 젊은 연인들도 보였다. 이 공연의 힘은 바로 이런 것이다. 다른 공연이 아닌 우리의 뿌리이자 삶을 아우르는 전통예술이기에 우리 모두를 한 자리에 모을 수 있었다. 오늘 그들이 경험한 전통은 누구에게는 향수가, 교육이, 추억이 되어 자신의 삶 속에 각기 다른 모습으로 파고들어 자양분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내년에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전통예술을 다시 만나게 될는지 기대해본다. 이번 공연은 11월 경,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유튜브, 네이버TV를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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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무형문화유산 고품격 공연, 놓치지 마세요(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 주최·주관하고, 국립중앙박물관이 함께 주관하는 2022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공연시리즈 ‘위대한 유산, 오늘과 만나다’가 지난 9월9일(금) 한가위 연휴에 시작되어 이번 주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릴 예정이다. 유네스코 등재 인류무형문화유산을 공연으로 만나는 축제로, 올해는 종묘제례악에서 아리랑까지 총 11종목, 17개의 공연으로 구성되어 성황리에 진행 중이다. 무형문화유산의 정수를 경험하는 전통 공연에서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창작공연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세대를 아우르는 고품격 문화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다. 9. 21(수) 19:30 극장 용 ‘정악가무’(아우프윈드) 9. 23(금) 19:30 극장 용 ‘느닷X난장앤판 <관객모리>’(사물놀이 느닷, 전통연희단 난장앤판) 9. 24(토) 14:00 열린마당‘진굿의 중심, 김천금릉빗내농악’((사)김천금릉빗내농악보존회) 17:00 극장 용 ‘고풍(古風)’(한누리무용단) 18:00 거울못‘2022 위대한 유산, 해금과 만나다’(노은아 외) 9. 25(일) 14:00 열린마당‘강릉단오제 단오굿’((사)강릉단오제보존회) 17:00 극장 용 ‘아리랑 리커넥티드’(허윤정, 조스 미에니엘 외) 정악가무(아우프윈드) 정악(正樂)은 고려·조선시대 왕실과 양반층이 향유한 음악이다. 이 중, 유네스코에 등재된 ‘종묘제례악’(2001), ‘처용무’(2009), 자진한잎과 결합한 ‘가곡’(2010)을 비롯하여, 관악기 중심의 음악에 노래와 춤이 함께하는 복합예술을 경험할 수 있다. 원형에 충실한 전통예술의 정수는 물론, 새로운 연주편성, 음향적 변화, 움직임을 재해석한 영상 등을 활용하여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한 무대이다. 오늘날의 새로운 예악(禮樂)정신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다. 느닷X난장앤판 '관객모리'(사물놀이 느닷, 전통연희단 난장앤판) 유네스코에 등재된 ‘농악’(2014)과 무속가락들을 중심으로 전통연희에 대한 새로운 공감을 자아낼 신명나는 무대. 사물놀이의 다양한 시도를 보이는 ‘느닷’과 남사당놀이의 현대적 대중성을 추구하는 ‘난장앤판’이 시너지를 발산하며, 옛 서민들의 삶의 애환을 엿볼 수 있으면서도, 한껏 흥을 돋우는 무대가 될 것이다. 진굿의 중심, 김천금릉빗내농악((사)김천금릉빗내농악보존회) 인류무형문화유산 ‘농악’(2014), 그 중 ‘김천금릉빗내농악’(2019, 제11-7호)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특이하게 전쟁에서 유래된 진(陣)굿의 특징을 보이는데, 풍물놀이와 무당의 굿놀이, 줄다리기 등의 행사가 혼합되어 진굿(진풀이)의 농악놀이로 발전된 형태이다. 경북 김천시 개령면 ‘빗내’라는 마을에서 전해졌다. 지리적 특성상 다른 지역의 가락이 혼합되지 않았고, 군대행진용 진굿으로 가락이 매우 강렬하고 다양하다. 빗내 농악의 12마당을 공연형식으로 각색하여 색다른 농악을 경험할 수 있다. 고풍(古風)(한누리무용단) 인류무형문화유산 ‘강강술래’(2009)와 ‘처용무’(2009), 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1988)등 국내·외에서 그 예술성과 독창성을 인정받은 소중한 전통춤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무대이다. 전통춤 원형을 기반으로 구성된 공연이므로, 당대의 문화를 엿볼 수 있으면서도, 시대를 초월하는 예술성과 전통춤 고유의 멋을 한껏 느낄 수 있는 무대이다. 2022 위대한 유산, 해금과 만나다(노은아 외) 인류무형문화유산 ‘가곡, 아리랑(2012), 판소리(2003), 처용무’등이 해금과 만나는 무대. 해금은 특유의 굵직하고도 깊은 음색과 떨림으로 삶의 희노애락을 담기에 부족함이 없다. 해금과 생황으로 재구성한 ‘청성자진한잎’, 그리고 ‘산조’와 각 지역 ‘아리랑’의 주요 선율을 엮은 ‘아리랑 Medley’, 또한 해금연주자 노은아 교수(서울대학교 국악과)가 직접 선보이는 ‘처용무’를 감상할 수 있다. 강릉단오제 단오굿((사)강릉단오제보존회) 강릉은 대관령을 포함하고 있으며, 고대 부족국가인 ‘동예’의 땅으로 ‘무천’이라는 제천의식이 전승되는 지역이다. 인류무형문화유산 ‘강릉단오제 단오굿’(2005)은 이러한 의식을 이어받아, 강릉단오제 중에 치러지는 무속의례이며 당시 민중 신앙의 핵심을 반영한다. 음역 4월 5일부터 음력 5월 초까지 다양한 형태의 굿과 의식이 진행되는데, 이 중 ‘문굿·세존·중춤·바라춤·중잽이굿’을 통해 무녀들과 악사들이 만들어내는 독창적인 음악과 문화를 확인할 수 있다. 아리랑 리커넥티드’(허윤정, 조스 미에니엘 외) 인류무형문화유산 ‘아리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고품격 음악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이다. 아리랑의 의미와 가치를 현대인의 시선에서 공감하고자,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 2009년부터 발표해 온 음반 ‘The Name of Korean’의 가장 최근 버전 ‘The Name of Korean vol.8’의 수록곡을 선보인다. 국내·외 음악인들의 협업으로 제작되었으며, 아리랑이 국경을 넘어 현대적으로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무대이다. 위 공연들은 사회자의 해설과 함께 이루어지고, 안내책자도 배부될 예정이므로 공연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도 누구나 즐길 수 있다. 현재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누리집을 통해 예약이 가능하며, 야외공연의 경우 현장관람도 가능하다. 주최측에 따르면, 예약한 관객의 경우, 보다 좋은 좌석에서 관람이 가능하고, 소정의 기념품을 받게 된다. 무형문화유산은 시대의 삶이 노래, 춤, 관습, 의례 등으로 정제되고 압축된 결과물이다. 때문에 이들은 당시 사람들의 삶뿐만 아니라, 그들의 문화적 역량 또한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무더위가 지나고 다가오는 서늘한 바람과 맑은 하늘은 무뎌져있던 우리의 감성을 일깨우고 있다. 이러한 공연들을 통해, 지금 우리들에게 내재하는 시간을 초월한 공감대를 확인하고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문화유산이 주는 문화적 자긍심을 확인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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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국악의 힘, 경계를 넘나드는 자유지난 9월 15일, 국악방송이 주최하는 ‘제16회 21c한국음악프로젝트’ 본선 경연이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개최되었다. 저녁 7시 생방송을 앞둔 시간, 객석은 채워졌고, 무대는 첫 출연팀의 악기들이 준비되어 있다. 기자 눈에 들어온 카메라만 8대. 무대 위의 모습을 놓치지 않고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할 것이다. 이 날 참가자들의 무대는 경연이기 이전에 객석을 흥분시키기도, 감동을 자아내기를 반복하면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O(오) ‘0(영)’ 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팀과 곡 이름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아마도 자신들의 음악에 제한과 전형성을 거부하는 음악적 주관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음악은 몽환적인 피아노 선율을 시작으로 하얀 화선지에, 점을 찍듯이 시작한다. 사운드가 더해지면서 묵직한 붓으로 채워가는 수묵화가 그려지는 듯하다. 장구, 대금, 피리, 꽹가리, 징 그리고 전자기타까지 선율을 타고 리듬과 어우러진다. 듣는 이는 곡의 기승전결을 따라 숨죽이며 따라갈 뿐이다. 절정에서는, 웅장한 북소리, 보컬과 어우러지는 전체 합주는 무속의례를 연상케 한다. 듣는 이의 가슴을 치듯 강렬하고도 부드럽다. 과연 그들의 곡은 가슴을 울리는 완벽한 사운드를 들려줬고, 그들의 서사와 드라마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대회 첫 주자로서 ‘이 대회가 이 정도입니다.’라고 말하는 듯, 관객들의 기대를 한껏 올려줬다. 오프로드 ‘듄’ ‘모래언덕’을 뜻하는 ‘듄’. 광활하고 메마른 사막을 헤쳐 가며 반복되는 여정과 모험을 표현한 곡. 빠른 비트의 가야금, 그리고 장구도 함께 속도감을 준다. 여기서 합류하는 양금의 고음은 신비감과 함께 황량한 대지를 연상케 한다. 절정에서 장구의 빠른 비트와 함께 저음과 고음 각 자리에서 묘한 조화를 이루는 양금, 가야금과 베이스기타의 향연은 가슴을 울린다. 아마도 정상에 오른 감격의 표현일 듯. 그리고 다시 속도를 되찾는 곡은 공허함과 새로운 여정을 의미할 것이다. 한 참가자의 거문고와 베이스기타를 능숙하게 넘나드는 연주에 놀라웠고, 가야금의 울림과 피아노의 음색을 동시에 가진 양금의 매력에 한껏 매료되는 시간이었다. 이러리-저고리 ‘풀어라!’ 팀 이름은 ‘색동저고리’의 제주방언이다. 곡 ‘풀어라!’는 비나리 형식을 빌리지만, 경쾌한 그들만의 방식으로 청춘들의 고민을 풀고자 한다. 한 외국인 참가자가 눈에 띄는데, 그는 아프리카 전통악기 발라폰(울림통 이용한 목재 실로폰)과 고니(나무와 조롱박으로 된 기타와 유사한 현악기)의 연주로 함께하며, 곡의 음색은 더욱 풍부해진다. 발라폰의 경쾌함과 태평소의 힘찬 울림이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청춘의 고달픔마저도 기꺼이 받아들이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픈 청춘들의 당찬 면모를 느낄 수 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전통악기의 만남이라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음악적 경험이다. 구이임 ‘나븨’ ‘나븨’의 ‘븨’는 ‘때’를 뜻하는 옛말. 고장 난 시계에서 떨어져 나온 작은 쇳조각이 나비가 되지만, 결국 시간에 젖어 녹슬고, 아늑한 기억 한 때에 머물며 진정한 자유를 찾는다는 서사를 표현한다. 정가 특유의 긴 호흡의 신비로운 음색과 고음의 가야금은 쇳조각이 나비가 되는 판타지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피아노와 가야금이 함께 곡을 받쳐주며, 남녀보컬은 고음과 저음 각 자리에서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가야금은 때로는 타악기로 변신하거나 줄로 끄는 듯한 방법으로 고음과 저음을 구현하며, 보컬과 함께 곡 전반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 반쯤 핀 꽃 ‘반쯤 핀 꽃’ 경기민요 ‘매화타령’을 모티브로 만든 곡. 팀 이름과 같은 ‘반쯤 핀 꽃’이라는 곡은 활짝 핀 꽃보다 그 과정에서 시련을 이겨내는 과정에 더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다. 국악 여성 보컬의 느린 박자에서 남성 보컬의 빠르고 힘찬 타령의 합류, 이후 모든 보컬의 합창은 강렬한 시작을 알렸다. 양악 보컬이 독특한 음색으로 합류하면서 분위기는 한껏 오른다. 드럼은 비트를 더하고, 첼로는 묵직하면서도 부드럽게 경쾌함을 돕는다. 매화타령이 리듬과 비트를 타고, 드럼, 첼로, 기타, 피아노 등과 힘을 얻는다. 분위기는 고조되고 듣는 이의 다리는 어느새 리듬을 타고 있다. 시련과 고민을 안고 가는 청춘에게 ‘괜찮아, 할 수 있어.’라고 외치는 듯한 곡이다. 줄헤르츠(JUL Hz) ‘블루(Blue)’ 현악기의 줄(Jul)과 주파수를 뜻하는 헤르츠(Hz)를 조합하여 만든 팀 이름. 거문고, 가야금, 아쟁 3명의 현악기 연주자들은 연주의 진동까지 느껴지는 섬세한 연주로 대중과 주파수를 맞추고자 한다. 그들의 곡 ‘블루(Blue)'는 평화를 상징하는 색이다. 세상의 모든 갈등과 전쟁에 상처 받은 이들을 위로하고, 평화를 염원하는 사회 참여적인 메시지를 갖는다. 빠르고 반복되는 듯한 리듬은 묘한 긴장감을 주었다. 가야금, 거문고, 아쟁이 갖는 특유의 음색을 보여주면서도, 현악기가 구현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음악적 언어를 경험할 수 있었다. 활을 타고 흐르는 거문고의 굵직한 고음은 상처받은 이의 슬픔 같기도, 그들을 향한 위로 같기도 했고, 가야금과 아쟁은 고음과 저음을 오가며, 서로 대화하는 듯한 음악적 화합을 보여주기도 했다. 여완x케빈 ‘달에게’ 정가 보컬리스트와 재즈피아니스트의 만남. 드뷔시의 ‘달빛’을 오마주 한 곡. 정가 보컬의 고음이지만 속삭이는 듯한 음색이 동화적 곡에 녹아 내린다. 나도 모르게 마음 깊숙이 자리하던 동심을 떠올린다. 마치 어린이가 되어 노래로부터 위로 받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 순간, 나로 모르는 울컥함이 차오른다. 달에게 속삭이듯 노래하던 ‘달아, 달아~’ 가사는 지금도 귓가에 맴돈다. 피아노 반주를 타며, 동화적 감성으로 정가를 노래하는 그녀는 분명 신이 만든 악기임이 틀림없다. 이동하며 연주가 가능한 관악기의 특성을 살려 역동적이고 유쾌한 퍼포먼스가 객석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드럼과 기타의 경쾌한 박자를 타고 흐르는 태평소와 향피리 등 관악기들의 힘있고 경쾌한 음색을 즐길 수 있었다. 시종일관 역동적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7명의 관악기 연주자들은 독주로, 때로는 협주로 익살과 재미를 더해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했다. 꽹가리는 그 절정에서 놀이의 흥을 돋우며, 객석을 들썩이게 했다. 어릴 적 골목놀이를 연상케 하는 그들의 곡명은 바로 ‘가위바위보!’. 매간당 ‘초면인 세계에 눈뜨다’ 매간당(魅衎黨:매혹할 매, 즐길 간, 무리 당)은 그들만의 새로운 멋과 소리를 담은 국악으로 관객들을 즐겁게 하고자 한다. 그들의 곡 ‘초면인 세계에 눈뜨다’는 악기를 처음 만났을 때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곡이다. 악기에 대한 신선한 통찰을 통해 실험적 연주기법을 만나게 된다. 비트는 빠르고 곡은 빈틈이 없다. 거문고는 아쟁의 활과 만나고, 아쟁은 해금의 활대와 만나 이전에 없던 새로운 음색까지 만들어내는 그들의 음악은 과연 매력 그 자체였다. 강렬한 독주이자 협주를 듣는 느낌이다. 자신의 악기에 몰두하면서도 서로의 퍼즐을 맞추듯 곡을 완성해가는 연주자들의 모습은 강렬하면서도, 듣는 이가 소리에 더욱 집중하도록 이끈다. 소리꽃가객단 ‘제be노정기’ ‘소리로 꽃피우자!’는 좌우명을 갖고 있는 팀. ‘제be’는 새 ‘제비’를 뜻하지만, 박씨를 물고 날아와 ‘복이 되다(be)’의 중의적 의미를 갖는다. ‘강도근제 홍보가 중 제비노정기’를 사용했다. 5인 여성 소리꾼들은 역동적이고 현대적인 퍼포먼스를 선사하지만, 그들의 노래는 질펀하고도 힘찬 판소리다. 곡의 시작은 그루브 리듬을 연상시키는 드럼과 베이스기타의 비트, 그리고 피리의 고음이 어우러져 강렬한 인상을 준다. 후반부에서는 마치 락을 듣는 듯한 리듬마저 느낄 수 있다. 5인의 여성 소리꾼들은 서서 하기에도 만만치 않은 판소리를 댄스와 함께 소화해냈고, 관객들은 새로운 음악적 경험에 열광했다. 그들은 대중에게 판소리를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선사한 것이다. 창작국악을 들으면서 경험하는 새로움 중 하나가, 익숙한 소리나 가락을 들으면서, 현대적 감성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옛 것도 즐길 수 있구나, 가슴을 울릴 수 있구나’라는 것을 느끼는 순간, 나도 모르게 솟아오르는 민족적 자부심과 희열은 창작국악이 주는 묘한 감동이다. 그 새로움과 자부심을 함께 느끼게 되는 그 순간, 시대의 옷을 입은 국악은 대중을 끌어들이게 되고, 이것이 창작국악의 힘을 발휘하는 순간이다. 본선 경연일 한 심사위원(이슬기 가야금연주자)의 심사평에 의하면, "연주자들의 창작 역량이 강해졌고, 그 음악적 기반이 단단해졌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그들의 음악은 자신의 고유 영역을 충분히 분석한 후에 얻은 것이며, 음악적 깊이를 갖춘 노력과 땀의 결과라는 평가를 의미한다. 경계를 넘나드는 모험을 하지만, 그것마저도 즐기면서 자신만의 음악적 길을 가고 있는 그들은 진정 또 다른 우리 국악의 모습이다. 전통음악이 지난 시대의 삶의 거울이라면, 창작국악은 지금 이 시대를 반영하는 또 다른 국악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이 시대 음악인이 국악을 계승하는 하나의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창작국악은 일제시대 식민 지배를 위한 수단의 하나로 시작했다는 아픈 배경을 가지고 있다. 이는 받아들여야 할 우리의 냉정한 현실이다. 다만 시작은 그러했을지언정, 지금의 창작음악은 조금 더 주체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전통음악을 품고, 새로운 음악을 모색하는 참신함, 삶의 깊이 있는 성찰이 담긴 곡의 메시지, 경계를 넘나드는 악기의 구성 등에서 그러한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의 음악적 상상력은 상상 그 이상이다. 아마도 국악이라는 세계가 주는 음악적 매력이 더해졌기에 우리의 감성을 더 자극하지 않았을까 싶다. 현장에서 기자가 한 가지 확실히 느낀 것은 이들은 음악을 진정 즐기고 있었다. 아니, 가지고 놀고 있었다는 표현이 맞는지도 모른다. 그 정도의 에너지가 없다면, 이토록 놀라운 창작품들이 나올 수가 없을 것이다. 이들이 가진 음악적 에너지와 감수성, 그리고 열정이 대중에게도 전해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내년에는 어떤 음악이 우리를 들뜨게 할지, 성급한 기대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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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21c한국음악프로젝트, ‘매간당’, 대상![류기자의 현장]국내 최대 창작국악 경연대회인 ‘제16회 21c 한국음악프로젝트’ 영예의 대상은 ‘초면인 세계에 눈뜨다’라는 곡으로 출전한 ‘매간당’팀이 차지했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국무총리상과 상금 1500만원이 수여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재)국악방송이 주관, 국립국악원이 후원하는 ‘2022 국악 창작곡 개발 - 21c한국음악프로젝트’는 올해로 16회를 맞으며, 본선 경연을 지난 9월 15일(목) 저녁 7시,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진행됐다. 경연은 국악방송 TV, 라디오,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되었다. 대상 수상팀인 ‘매간당’은 황재인(작곡), 유예진(거문고), 이다현(가야금), 김서연(대금), 이혜리(아쟁, 징), 김솔림(해금, 정주)으로 구성되었으며, 魅衎黨(매혹할매, 즐길간, 무리당)의 뜻을 갖는다. 한자어 그대로 음악과 퍼포먼스, 현대음악적 요소를 활용하여, 새로운 멋과 소리를 가진 다채로운 매력의 국악을 선보여 관객들을 즐겁게 하고자 한다. 수상곡인 ‘초면인 세계에 눈뜨다’는 악기와 처음 만났을 때의 기억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곡으로, 악기에 대한 새로운 방식의 탐색을 전통악기를 통해 자신만의 색깔로 구현해냈다. 이전에 없던 그들만의 연주방식과 곡의 흐름은 강렬한 독주 같기도, 때로는 조화로운 협주를 듣는 듯, 독특한 음악적 각인을 경험하게 했다. 이들은 수상소감에서 "예상치 못했던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고,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라고 감격과 기쁨을 표현했다. 수상 훈격과 수상팀은 다음과 같다. 대상(국무총리상) : 매간당 ‘초면인 세계에 눈뜨다’ 금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 소리꽃가객단 ‘제be노정기’ 은상(국립국악원장상) : 구이임 ‘나븨’ 은상((재)국악방송사장상) : 피리밴드 저클(JC Crew) ‘가위바위보!’ 동상((재)국악방송사장상) : O(오) ‘0(영)’, 반쯤 핀 꽃 ‘반쯤 핀 꽃’ 장려상((재)국악방송사장상) : 오프로드 ‘듄’, 여완x케빈 ‘달에게’, 이러리-저고리 ‘풀어라!’, 줄헤르츠(JUL Hz) ‘블루(Blue)' 2차에 걸친 예선을 거쳐 선발된 총 10팀은 작곡·연주·문화예술기획 분야의 전문가 멘토링을 거쳐 본선 경연에서 한층 더 다져진 실력으로 풍성한 무대를 선보였다. 각 팀들은 음악적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연주구성과 깊이 있는 음악적 통찰력으로 시대를 주도하는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가감 없이 보여주었다. 또한, 작년 대상 수상팀인 ‘창작아티스트 오늘’의 축하공연으로 경연의 열기는 한껏 더해졌다. ‘21c한국음악프로젝트’는 지난 15년간 총 130곡의 창작곡, 16장의 앨범을 발표해오며, 신진음악인의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해마다 전통음악에 현대적 감성을 담아,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국악창작곡을 선보이며, 전통음악의 새로움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국내외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한류 열풍에 힘을 보태고 있기도 하다. 대회의 주요 앨범으로는 ‘난감하네’, ‘풍류도시’, ‘바람과 함께 살아지다’ 등이 있고, 배출한 작곡가는 심영섭, 최덕렬, 홍정의 등이 있으며, 에스닉팝스룹 락(2007), 불세출(2007), 앙상블 시나위(2008), 숨(2009), 고래야(2010), 헤이스트링(2017), 서도밴드(2018), 경로이탈(2019) 등의 그룹들 또한 이 대회 출신이다. 또한 이번 대회는 류형선(작곡가, 21c한국음악프로젝트 초대 예술감독), 김영대(문화연구자, 음악평론가), 방수미(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 지도단원), 설현주((주)국설당 대표), 신대철(밴드 시나위 리더), 심상욱(전주시립국악단 예술감독 및 상임지휘자), 이슬기(가야금 연주자) 등 총 7인의 각 분야 전문가에 의해 공정하게 평가되었다. 류형선(전남도립국악단 예술감독) 심사위원장은 "오늘 이 무대에서 대중성, 전통음악이 가지고 있는 가치, 그 예술적인 가치, 독창성, 이런 것들을 다 관통해내는 어떤 천재 하나를 만난 듯한 느낌도 들었고요. ‘국악은 이래야 된다’ 라는 강박관념 같은 것이 느껴지지 않는, 무한대의 자유로움 같은 것을 선사해주신 것 같아서 무척 즐거운 밤이었습니다.” 라고 심사의 소회를 밝혔다. 본선에 진출한 10팀은 아티스트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체계적인 지원을 받게 된다. 프로필 사진 및 영상 촬영과 음원 녹음을 마쳤으며, 이후 CD앨범 제작 및 국내·외 주요 음원사이트 내 수상곡 음원 유통으로 대중과 음악적으로 소통할 수 있으며, 국내·외 공연 출연 연계 등으로 지속적인 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그들의 음악적 상상력과 통찰력이 대중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가게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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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특집방송..... 흥보전, 국악동요, 판소리 명창로드매일 보는 TV프로그램, 명절이라고 다른 것이 있을까? 집에서 편안하게 즐기는 프로그램일지라도, 의미 있는 가치를 전달하고자 보다 제작진의 특별한 노력이 집약된 것이 바로 특집 프로그램들이다. 올 한가위 역시 이러한 특집 프로그램들이 다양한 형태로 시청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국악방송과 KBS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9월 9일(금) KBS 1TV 낮 12:10, ‘추석 특집 제11회 국악동요 부르기 한마당’ 국악의 멋과 동심이 어우러진 국악 동요를 소개하고 보급하기 위한 프로그램. 1·2차 예선을 통과한 12팀 어린들의 국악동요부르기 경연이 펼쳐진다. 강승화 아나운서와 가수 겸 국악인 양지은, ‘누가 누가 잘하나’의 캠벨 에이시아가 MC를 맡고, 남경주(뮤지컬 배우), 난장앤판, 조수황의 흥겨운 국악 특별 공연도 선보인다. KBS 1TV ‘2022 추석장사 씨름대회(4회)’ 9일(금) 오후 2:10, 10일(토) 오후 2:00, 11일(일) 오후 3:10, 12일(월) 오후 2:10 한가위를 맞아, 태백·금강·한라·백두장사를 가려내는 모래판 위의 대전이 경남 고성국민체육센터에서 펼쳐진다. 천하장사 출신 ‘모래판의 황제’ 이태현 교수가 해설을 맡고, 한상헌, 김종현 아나운서가 중계한다. KBS 1TV 저녁 7:10, ‘추석특집다큐 쇠제비갈매기의 귀향’ 2005년 방송된 ‘안동호 쇠제비갈매기의 비밀’ 이후, 안동시에서 조성한 세계 최초 쇠제비갈매기 인공서식지에 정착한 쇠제비갈매기 가족과 안동호 주민들의 아름다운 공존 이야기를 다룬다.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제작된 다큐멘터리로, 생명의 소중함과 감동을 선사한다. 9월 10일(토) 국악방송 국악방송 라디오 저녁 7:30, ‘2022 추석특집 라디오 창극 <흥보전>’ 민속 대명절 추석을 맞아 풍자와 해학을 곁들인 판소리 흥보가를 라디오 창극으로 재탄생시켜 신명 나고 흥겨운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김학용, 이광복, 이소연, 최용석, 서정금 등의 목소리 출연으로 창극 흥보전의 맛과 흥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악방송 TV 오전 11:00, ‘동편제 길을 걷다 <명창로드>' (IPTV채널 : KT올레tv 251, SK브로드밴드tv 288, LG유플러스 189) 왕기석 국립민속국악원장, 정재숙 전 문화재청장, 신정일 인문학자, 소리꾼 김준수 등이 출연하여, 동편제 판소리의 역사가 담긴 명창의 옛길을 찾아 탐색하며, 우리 소리의 역사를 살펴보고, 현재 대중들에게 판소리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한다. 국악방송 TV 오후 5:00 국악무대 ‘여성국극 삼거리연가 : 능수버들’(서라벌국악예술단 주관) 국악방송 TV 저녁 7:00, ‘국악콘서트 판, <우리들의 국악>’ 우리음악의 매력에 빠져 한국으로 건너 온 국악 외국인들의 무대와 국악의 미래를 이어갈 어린이들의 유쾌하고 발랄한 무대 등 다양한 출연진과 풍성한 음악 선물로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방송인 한석준의 진행, 난시 카스트로(멕시코, 경기소리꾼), 쉬윤페(대만, 해금연주자), 빅토린 블라보(프랑스, 소리꾼), 예움전통연희단(어린이, 강령탈춤극), 박성진(탈북민, 소해금연주자) 등이 출연한다. 국악방송 TV 밤 9:00 추석특집 ‘시대창극 당신의 의미’(도립국악단 주관) KBS 1TV 10일(토)-11일(일) 밤 9:40, ‘추석 특집 4부작 한식 연대기’ 세계를 매혹시킨 근·현대 우리 한식의 위대함을 재발견하고, 격동의 세월을 살아온 이들의 생생한 증언으로 한식 100년의 기억록을 펼친다. 1부 ‘정치의 맛’, 2부 ‘여인, 백년의 밥상’이 추석 연휴에, 3부 ‘한식 주식회사’, 4부 ‘K-푸드 익스프레스’는 추석 이후 목요일에 방영된다. 배우 주상욱이 1-3부, 김규리가 2부 프리젠터를 맡는다. KBS 1TV 10일(토)-11일(일) 밤 12:20 ‘추석 특집 제주어 드라마-저승차사 강림 2부작’ 2018년 이후 꾸준히 제작된 제주어 드라마 시리즈의 일환으로, 영화 ‘신과 함께’의 모티프가 된 제주신화 ‘차사본풀이’를 각색한 드라마. 인간의 몸으로 이승과 저승을 오가게 된 저승 차사 ‘강림’의 이야기로, 제주민들의 죽음에 대한 관념과 장례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9월 11일(일) 국악방송 TV 오후 5:00 추석특집 ‘국립부산국악원 천생연분 시리즈 시즌 2 ‘붉은머리 학 이야기’’ 국악방송 TV 밤 9:00 추석특집 ‘뮤지컬 퍼포먼스 ‘아리 아라리’’(정선아리랑문화재단 주관) 9월 12일(월) 국악방송 TV 오후 5:00 추석특집 ‘마당을 나온 암탉’(국립민속국악원 주관) 추석특집 영화 모음 * 국악방송 TV 9일(금) 밤11시 ‘디아스포라의 노래: 아리랑 로드’ 10일(토) 밤11시 ‘매미소리’ 11일(일) 밤11시 ‘왕의남자’ KBS 한국방송 2TV 9일(금) 오후 11:50 ‘신의 한 수: 귀수 편’ 2TV 10일(토) 오전 10:45 ‘도굴’ 1TV 10일(토) 오후 3:15 ‘광대들: 풍문조작단’ 2TV 10일(토) 오후 9:20 ‘발신제한’ 1TV 11일(일) 오후 1:20 ‘말임씨를 부탁해’ 2TV 11일(일) 오후 10:45 ‘뜨거운 피’ 웃고 즐기는 오락 프로그램도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활력을 줄 수 있지만, 우리의 전통문화와 뿌리를 탐색하는 프로그램들 역시 다른 방식으로 삶의 활력소를 제공할 수 있다. 더 깊이, 오래 갈 수 있는 감동을 느끼는 것 또한 연휴를 슬기롭게 보내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길어지는 코로나 시대, 집에서 즐길 수 있는 현명한 문화생활이 함께 하는 연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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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대사습놀이 대통령상에 박현영 명창 인터뷰국악분야 최고 등용문인 ‘제48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서 박현영씨(만 33세·전북 전주시)가 영예의 판소리 명창부 장원을 차지했다. 박 씨는 이날 적벽가 중 '조자룡 활 쏘는 대목'을 불러 심사위원 점수 94.8점, 청중평가단 점수 4.4점을 받아 장원을 차지해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전주시는 5일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열린 제48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판소리 명창부 경연에서 판소리 ‘적벽가 중 조자룡 활 쏘는’ 대목을 열창한 박현영 씨가 장원을 차지해 대통령상과 함께 국악계 최고 상금인 7000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5일 열린 제48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서 판소리 명창부 장원에 등극한 박현영(33세)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수상 소감을 밝혔다. " 판소리에 입문한지 20년이 되는 해에 이렇게 큰상을 받게 되어 두 분(김일구, 김영자)의 스승님께 감사드립니다." " 판소리는 서사성이 뛰어납니다. 희노애락이 담겨 있는 이야기를 소리에 담아서 전해주고 싶습니다. " "관객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 책을 들려주는 소리꾼이 되겠습니다." 친가나 외가에 소리를 하는 예인들이 없는 집안에서 태어난 박명창은 13살부터 처음 들어 본 판소리가 좋아서 줄 곧 20년을 판소리와 함께 나이를 먹었다고 한다. 판소리 다섯마당 속에 나오는 수궁가, 적벽가, 춘향가 등의 판소리를 이야기 하듯이, 내용을 이해하고 관중들에게 전달해 주는 무대가 좋았다고 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판소리 속에서 놀았다고 한다. 순수한 노력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판소리명창부 장원에게 주어진 상금은 국악계 최고 대회의 위상에 맞춰 높여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해 6000만 원에서 1000만 원이 늘어났다. 이날 본선대회는 전주MBC로 생중계 될 예정이었으나, 기상특보 방영으로 인해 '전주MBC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되었으며, 판소리명창부 대상인 박현영 씨를 포함해 각 부문별 장원자가 배출됐다. 부문별 장원자는 △무용명인부 한진희(국회의장상) △농악부 오산외미걸립농악보존회(국무총리상) △민요부 이소정(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가야금병창부 이정아(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궁도부 이형춘(전라북도지사상) △무용 일반부 박현준(전주시장상) △판소리 일반부 정진성(전주시장상) △기악부 김소리(문화방송사장상) △시조부 임환(문화방송사장상) △고법부 김영주(전주시장상) 등이다. 지난 4일 진행된 학생대회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판소리부 정새하, 관악부 박혜솔, 현악부 최세론, 무용부 김재원 △전라북도지사상 민요부 강산, 가야금병창부 신수린 △대상문화재단이사장상 농악부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가 장원으로 선정됐다. 제48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와 제39회 전주대사습놀이 학생전국대회는 지난달 21일 궁도부 대회를 시작으로 이날 본선대회까지 총 16일간 국립무형유산원을 비롯해 전주대사습청, 전주향교, 천양정, 전주시청 강당 등에서 분산 개최됐다. 전국대회에서는 △외국인 공연자들의 국악 축하공연 △젊은 장원자들과 국악계 명인·명창, 그리고 전주대사습놀이 역대 장원들의 축하공연 등 다채로운 무대가 선을 보였다. 서배원 전주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올해는 그간 코로나19로 인해 다소 위축되었던 전통공연 부흥의 시작을 알리고자 풍부하고 다채로운 축하공연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앞으로도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가 국악계의 큰 기둥으로서의 위치를 굳건히 지키고 발전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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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문화유산에 빠져들어도 좋습니다”종묘제례악, 남사당놀이, 판소리, 강강술래, 아리랑, 처용무, 농악, 줄타기, 가곡(전통 성악곡 중 한 종류), 강릉단오제,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우리 나라 문화유산이다. 이들을 오는 9월 9-25일 국립중앙박물관(서울시 용산구) 내 시설(열린마당, 거울못, 극장 용)에서 다양한 형태로 만나볼 수 있다. [류기자의 객석]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주최로 진행되는 ‘위대한 유산, 오늘과 만나다’ 시리즈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무형문화유산을 활용한 전통·창작 공연을 통해, 무형문화유산의 가치를 대중과 공유하고 전통예술의 현대화, 일상화를 지향하고자, 지난 2018년도부터 시작된 기획이다. 올해는 총 17개 공연이 선보이게 되며, 각 문화유산의 전통과 멋을 느낄 수 있는 전승자의 무대는 물론,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창작무대까지 다양한 형태로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모든 공연은 무료관람이며, 8월 18일부터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누리집을 통해 예약이 가능하다. 전통문화 원형 중심의 공연 중, 지역의 문화와 생활이 묻어 있는 귀한 공연도 눈에 띈다. 바다의 평온과 풍작, 풍어를 기원하는 제주의 대표의식 중 일부인 ‘제주 칠머리당영등굿 초감제’((사)제주칠머리당 영등굿 보존회), 풍물놀이와 무당 굿놀이 등이 혼합된 경북 김천만의 독특한 빗내 농악 12마당을 공연 형식으로 즐길 수 있는 ‘진굿의 중심, 김천금릉빗내농악’((사)김천금릉빗내농악보존회), 단오제의 무속의례 중 하나로 민중신앙의 핵심을 경험할 수 있는 ‘강릉단오제 단오굿’((사)강릉단오제보존회) 등이다. 그 외에도, 줄타기, 소고놀이, 버나놀이 등의 남사당놀이를 선보이는 ‘바우덕이 서울나들이’(안성시립남사당 바우덕이풍물단), 판소리 다섯 바탕의 백미를 경험할 수 있는 ‘판소리 다섯 바탕 눈대목 전’(방수미 명창, 강길원 명창, 김태영 고수), 지역별 특징을 담은 아리랑과 민요를 즐길 수 있는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강효주 명창, 차세대 경서도 가객, 두레소리), 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이수자 이아미 명창의 시조와 가곡을 감상할 수 있는 ‘풍류방의 노래들’, 종묘제례악, 처용무, 자진한잎과 결합한 가곡, 그리고 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정악가무’(아우프윈드), 강강술래, 처용무, 태평무 등의 전통춤을 감상할 수 있는 ‘고풍(古風)’(한누리 무용단), 서울대 국악과 노은아 교수의 해금연주와 처용무를 감상할 수 있는 ‘2022 위대한 유산, 해금과 만나다’ 등의 공연이 선보일 예정이다. 국악이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창작공연을 경험하는 것도 추천할만하다. 줄 타는 듯 불안한 현대인의 삶을 현악, 타악, 인형, 전통춤으로 구현하는 창작연희극 ‘줄 타는 아이와 아프리카도마뱀’(광대생각)은 어린이의 취향까지 저격할만한 공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형극과 산대, 그림자극으로 구성된 ‘꼭두각시 산대 WALL&MOON’(남사당놀이 관악지부 예토), 강강술래를 춤이라는 메시지로 재해석한 ‘CODE-강강:술래’(판댄스컴퍼니) 등은 전통문화가 우리 삶과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지 생각할 기회를 준다. 그 밖에, ‘다올소리와 함께 떠나는 제주음악여행’(다올소리), ‘느닷X난장앤판 '관객모리’'(사물놀이 느닷, 전통연희단 난장앤판), ‘바로크 판소리 심청’((주)목성) 역시 각자의 색깔로 재해석한 전통을 관객과 공유할 예정이다. 올해 시리즈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행사를 축소 진행해오다, 2년 만에 전면 대면공연으로 돌아왔다. 주최 측에 따르면, 전통문화공연의 경우, 각 문화유산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을 압축하여 밀도 있게 전통문화를 경험할 수 있게 했고, 다수의 창작공연이 포함된 실내공연이 8회로 확장되면서, 다양한 무대 효과와 구성으로 실내공연만의 색다른 매력을 제공할 것이다. 올해 5년째 이 기획을 이어오고 있는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대외협력팀 심재흥 팀장은 이 기획에 대한 자부심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올해 공연은 누가 봐도 즐겁게 볼 수 있을만한 공연으로 구성하려고 했습니다. 저희가 이 시리즈 첫 회 시작할 때, 인류무형문화유산 종목들을 일반 관객 분들이 좋아하실까 걱정했는데, 우려와는 다르게 호응해주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종묘제례악 공연에 일반 관객 분들이 최소 3-4천분 오셨는데, 잠깐 보다 가시지 않고, 끝까지 다 보고 가시는 것을 보고 저희도 의외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만큼 이런 종류의 공연이 가지는 매력이 있다고 믿어요. 평상시에 접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비로운 경험일 수도 있고, 또 이런 훌륭한 문화가 우리 것이라는 것에 대한 자각 같은 것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지금은 고정 팬 같은 분들도 생겨서, 연락 주시고 관심 보이는 분들 보면, 보람도 느낍니다. 전통공연도 이런 형태로 대중 속으로 파고 들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확인했어요.” 또한 심팀장은 5년째, 공연의 장으로 함께 주관을 맡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이라는 장소에 다음과 같이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박물관 관람 오셨다가 우연히 저희 공연을 보시고, 관심을 갖게 되시는 경우도 많은데요, 전통문화와 직접적인 연이 없는 분들이거든요, 이런 과정이 공연 자체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아요. 전통문화 공연의 관객층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니까요.” 특히, 마지막을 장식하는 ‘아리랑 리커넥티드’는 ‘아리랑’의 유네스코 등재 1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다.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에서 2009년부터 아리랑의 의미와 가치를 현재의 방식으로 수용하여 제작해 온 음반 중, 가장 최근 음반인 <The Name of Korean vol.8>의 수록곡을 선보인다. 코로나로 인해 멈춰진 일상에 대한 안타까움과 상실감을 아리랑이란 정서와 함께 담아냈으며, 국내 및 해외 음악인들과의 협업으로 만들어낸 음반이기도 하다. 2020년 음반 공개 후, 처음으로 무대에서 관객들과 만나는 공연이며, 제작 당시, 코로나로 인해 만나지 못했던 해외 음악인 중, 프랑스 플루티스트 조스 미에니엘(Joce Mienniel)과 함께, 월드 뮤직 그룹 ‘블랙스트링’의 허윤정 서울대 교수, 이아람, 황민왕, 박경소, 김율희 등의 연주로 전통음악의 최신 흐름을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올해 처음 시도하는 것으로, 친환경 행사를 진행한다.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다회용기 및 종이팩 생수를 사용하고, 생분해성 기념품 배포 및 플라스틱 물품을 수거하여 업사이클링한 물품으로 교환해주는 이벤트 등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환경의 중요성 또한 함께 공유하는 장이 될 것이다. 전통문화예술 자체가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조상들의 삶과 지혜가 압축된 형태임을 생각한다면, 공연들 그 자체로 자연친화적이며, 관객들의 친환경 실천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일 수도 있다. 또한 대부분의 공연은 사회자의 프로그램 설명과 함께 이루어지고, 관객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안내책자가 배부될 예정이므로, 사전 지식이 없어도, 남녀노소 누구든 부담 없이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심재흥 팀장은 관객들에게 다음과 같이 당부했다. "한 곳에서 다양한 전통행사를 집중해서 볼 수 있는 행사는 드물거든요. 공연들 보시면서, 진짜 우리의 새로운 전통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여전히 많은 분들께서 전통은 고루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실제로 와서 보시면, 그렇지 않다는 것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우리 음악, 특히 판소리의 경우도 음악 자체에 서사가 있어서 주는 감동이 있고, 그것을 실제 음악인이 노래 부르고, 연주하는 것을 들을 때 느끼는 감동은 서양음악과는 다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심팀장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을 소개하는 행사로서, 이후에 여건이 허락된다면, 각 종목의 원형을 가감 없이 대중에게 보여드릴 수 있 기회를 기약하기도 했다. 원활환 행사 진행을 위해 예약 관람을 장려하고 있다. 예약자에 한해서 소정의 친환경 기념품을 제공 받을 수 있고, 야외공연의 경우, 예약자는 보다 나은 좌석에서 관람할 수 있게 된다. 행사 현장 관계자는 특히, 예약 후 관람하지 않는 ‘노쇼(No Show)’는 다른 관객의 관람 기회 가져가는 것이므로, 성숙한 관람문화 정착을 위해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장소별 공연시간대를 살펴보면, 열린마당 공연은 오후 2시, 극장 용 공연은 오후 5시 혹은 저녁 7시 30분, 거울못 공연은 오후 6시이다. 또한 실내공연(극장 용)은 36개월 이상, 그 외 공연은 전체연령이 관람 가능하므로, 가족, 지인 등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시간대에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누리집에 따르면, 무형문화유산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세대와 세대를 거쳐 전승되며, 인간과 주변 환경, 자연의 교류 및 역사 변천 과정에서 공동체와 집단을 통해 끊임없이 재창조되고, 공동체 및 집단에 정체성과 지속성을 부여하며, 문화 다양성과 인류의 창조성 증진시키고, 공동체간 상호 존중 및 지속가능발전에 부합한다.” ‘2022 위대한 유산, 오늘을 만나다’를 통해, 이런 훌륭한 문화유산이 우리에게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시대를 초월한 민족적 동질감은 물론, 세계 문화강국으로서의 뿌리를 확인하고, 역사를 초월한 문화적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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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노원문화원 국악예술단 공연[류기자의 객석] 서울시 노원구에 중심을 두고 국악의 생활화를 실천하고 있는 노원문화원 국악예술단 공연이 8월 20일 오후 5시,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성황리에 종료됐다. 주요 공연 장면을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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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매개자 주재연 감독 빈소, 많은 예술인들 哀悼문화기획자이며 연출가 주재연 감독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많은 예술인들이 애도에 잠겨 있다.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1호 빈소에는 주 감독을 꼭 빼닮은 중학생 외아들이 상주로 조문객을 맞았다. 형님은 아직 노모에게 이 비보를 알리지 못하고 있다며 황망한 상황을 전했다. 아침부터 조문을 받은 빈소에는 사물놀이 김덕수 명인이 조문객을 맞이했다. 크라운해태제과, 밀양아리랑컨텐츠사업단, 국악신문 등 단체의 조화가 답지했다. 국악인 안숙선 명인, 메타기획 이승훈 대표, 국악작곡가 유은선, 한국축제감독회의 회원(20명), 한국문화재재단 최영창 이사장, 고음반연구회 정창관 부회장, 아리랑연합회 김연갑 이사장 등 많은 국악, 예술인들이 다녀갔다. (사)한울림 예술단 김동원 교수는 "발인은 가족장으로 할 예정이며, 장례 100일 전에 추모음악회를 열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문화예술계에 워낙 큰 공헌이 있는 분이라, 그 업적을 기리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음악제 형식이 될 것 같다.”라고 밝혔다. 발인은 30일 화요일 오전 6시 40분, 장지는 분당 메모리얼파크이다.(장례식장 연락처: 02-30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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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드 이해] 역사와 전통의 3대 전국 국악경연대회일반적으로 문광부(국립국악원)가 주최하는 ‘온나라 국악경연대회’를 제외하고 큰 대회 셋을 꼽는다면 남원 ‘춘향국악대전’, ‘전주 대사습전국대회’, 그리고 ‘KBS 국악대경연’을 이른다. 이 세 대회는 역사와 개최 배경은 다르지만 국악의 진흥과 대중화라는 지향은 같다. 춘향제는 지난 5월에 통산 49회를 개최했고, 전주 대사습전국대회는 통산 48회를 치르는 중이다. KBS 국악대경연은 32회를 오는 10월 말에 결선을 개최하게 된다. 이 3대 전국 국악경연대회를 트랜드 이해 차원에서 살피기로 한다. 남원 춘향국악대전 전북 남원시 ‘춘향제’ 일환 1974년 첫 회, 올해 5월 5일-7일 치러져 판소리 부문 세분화 올해 제49회를 치러낸 ‘대한민국 춘향국악대전 경연대회’는 전남 남원시의 지역 전통문화예술축제인 ‘춘향제’의 일환으로, 전통문화와 민속예술 계승·발전과 국악 대중화의 취지를 가지고 1974년 그 첫 회를 열었다. 남원시와 춘향제전위원회의 주최로 열리는 이 대회는 해마다 5월 초에 열리며, 올해의 경우, 5월 5-7일 경연이 이루어졌고, 허정승 명창이 판소리 명창부 대상(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첫 대회 장원 조상현 명창을 시작으로, 최승희, 안숙선, 이난초, 박애리 등 당대 최고의 국악 명인을 배출하는 등용문으로서 그 역사와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지원 분야를 살펴보면, 판소리가 세분화된 점이 특징이다. 명창·일반부·학생부(고등·중등·초등부)로, 그 외 무용, 기악·관악, 기악현악·병창, 민요 부문은 일반·학생부로 나뉘어져 경연이 이루어진다. 판소리 명창부 대상 수상자에게는 대통령상이, 그 외 각 부문별 일반부의 대상 수상자들은 종합결선 후, 순위에 따라 국무총리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전라북도지사상 등이 수여된다. 경연 장소는 춘향문화예술회관, 함파우소리체험관 등이다. 전북 남원시청 문화예술과 박승용 과장은, "남원시는 춘향가와 흥부가의 배경지로서, 판소리의 역사를 품은 중심 고장입니다. 남원의 판소리의 전통을 계승·발전하고, 지역주민은 물론, 전 국민에게 우리 소리를 알리고,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취지로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참가자들에게는 대회 출전에 대한 자긍심과 명예를 드리고자 주최지로서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라고 대회 취지와 발전 의지를 밝혔다. 전주대사습놀이전국대회 8월 21일-9월 5일 현재 진행 중 전국대회, 학생전국대회 각각 운영 연령별, 분야별 세분화로 지원 기회 넓혀 ‘궁도, 시조, 농악’ 대사습놀이 부문 포함 올해, 고법 일반부문 신설 현재 제48회 '전주대사습놀이전국대회'는 현재 전북 전주시에서 진행중이다. (사)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에 따르면, ‘사습놀이’는 조선시대 숙종 때의 마상궁술대회(말을 타면서 활쏘기), 영조때의 물놀이, 판소리, 백일장 등 민속무예놀이를 종합하여 일컬었고, 영조 8년, 최초로 전주에서 대사습대회가 개최됐다. 외침으로 중단된 후, 1975년 전북 전주에서 부활되어, 현재는 전북 전주시와 (사)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주최로 개최됐다. 대회 기간 동안 국악경연대회를 포함하여, 대중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예술행사를 마련했다. 학생전국대회가 별도로 운영되고 있고, 지원 부문에 국악 분야가 다양하게 반영되어 있어, 연령별·분야별 지원의 기회가 보다 확대되어 있다. 지원 부문은 판소리와 무용 부문이 명창(명인)·일반·신인부로, 민요·고법부는 일반·신인부로, 기악·관악, 기악현악·병창, 궁도, 시조, 농악은 일반부로 총 15 부문으로 나뉘어졌다. 특히 고법 일반부문이 올해 신설되어 고법의 전승과 대중화를 위한 주최측의 의지가 반영되기도 했다. (학생전국대회의 경우, 올해 제40회를 맞고 있으며, 고법·시조·관악·현악·민요·가야금병창·초등판소리(저학년.고학년)·판소리·무용· 농악부로 지원이 가능하다.) 주요 본선 경연은 MBC를 통해 생방송으로 방영된다.(학생전국대회 본선 경연은 녹화방송) 오정숙, 조상현, 이일주, 조통달, 왕기석 등의 명창들을 배출했으며, 판소리 명창부 장원 수상자는 대통령상을 받게 된다. 판소리, 무용, 기악 등 일반부 장원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예술분야 공익근무대상자로 병무청에 추천되고, 전주대사습청 상설공연 기회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대회장소는 국립무형유산원, 전주대사습청, 전주시청 등이다. (사)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송재영 이사장은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는 전통 국악을 온전하게 전수 받고 습득한, 실력을 갖춘 국악인을 배출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판소리 명창부 지원자격의 경우, ‘완창 가능한 자’가 아닌 ‘실제로 완창한 자’로 지원자격을 제한했습니다. 또한 예선과 본선 심사위원을 일부 다르게 구성하여 심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대회기간을 여유 있게 두어, 참가자들의 기량을 충분히 검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라고 밝혔다. KBS국악대경연 10월 22일 결선 예정 작년, 창작국악 부문 신설 올해, 새로운 결선 방식 선보여 방송사의 물적·인적 자원, 국악대중화 영향 앞선 두 대회가 전통국악 전승과 명인·명창 중심의 경연대회라면, 올해 제32회를 맞는 KBS국악대경연은 전통국악의 계승은 물론, 역량을 갖춘 신인 국악인 발굴과 국악 대중화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한다. 지원 연령 또한 만 18에서 만30세 이하로 제한하고 있어, 젊은 국악인들의 등용문이자 국악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원부문은 성악, 기악(관악, 현악), 창작국악 크게 3부문이며, 결선 진출자들은 전문가 멘토링 기회가 부여되며, KBS국악관현악단과 협연 무대 및 방송 프로그램 출연 등의 기회가 주어진다. 오정해, 계성원, 지애리, 진유림, 남상일 등의 명인들을 배출했으며, 수상자들은 KBS를 통해 국악인으로서 대중과 함께 할 수 있는 폭넓은 기회를 지원받는다. 대회 주최 측은 대중문화를 이끄는 방송사로서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국악을 모색하고자, 해마다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기도 하는데, 올해의 경우, 본선에서 순위를 가르지 않고 선정된 결선 진출자들이 최종 무대에서 대상을 겨루는 열린 경연 방식을 도입했다. 또한 작년에, 창작국악 부문이 신설되어 젊은 국악인들의 새로운 도전의 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올해 대회 연출을 담당한 정현경 PD는 "KBS국악대경연이 시대에 발맞춰 ‘국악계 등용문’을 넘어, ‘미래의 국악 아티스트를 발굴하는 베이스캠프’가 될 수 있도록 서서히 변화시켜 나가고자 합니다.” 라고 대회의 취지를 밝혔다. 본선에서 각 부문별 선정된 3팀(총9팀)은 10월 22일 결선을 앞두고 있다. 결선은 KBS1TV를 통해 녹화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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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국악대경연 현장(下)...........전통 잇는 젊은 국악, 이런 것!지난 경연에 이어 3일째, 마지막 단체 부문 경연. 경연자들은 모두 창작곡으로 도전한다. 각 팀별 대기실에서, 경연 준비를 서로 확인하거나, 경연곡 일부를 연습하며 맞춰보기도 한다. 한 팀이 같은 악기를 연주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팀은 구성원이 많을수록 더 다양한 악기들로 경연한다. 팀 구성원들은 대학 동기 재학생, 군악대, 중·고등학교 동문, 대학 동문, 대학 동아리 등 다양한 인연으로 맺어졌다. 어디서든 불러주세요, 저희 음악 보여드리겠습니다! 경연자들은 무대에 앞서 긴장과 행복이 교차하는 설레는 표정을 보이면서도, 음악에 대해서만큼은 자신감에 차 있으며 진지했다. ‘E'space’ 팀원 / 단체 부문 경연자 "목표는 ‘KBS 뮤직뱅크’에 출연하는 거예요. 창작국악 그룹으로, 대중 속으로 파고들어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싶어요. 획기적인 무대와 활동, 자신 있거든요.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어디서든 불러 주신다면 열정을 다해 저희 음악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작당’ 팀원 / 단체 부문 경연자 "대회 1등 해서, 우리 음악 해외에도 꼭 알리고 싶습니다. 국악이 가진 매력과 저희만의 음악적인 색깔이 합쳐져서, 저희만의 음악으로 세계인들과 함께 즐기고 싶어요.” 이들은 이미 자신들만의 음악적 세계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었으며, 영향력 있는 국악 관련 단체로부터 창작 음악 활동을 위한 지원을 받고 있거나 다양한 대회에 출전 경험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실력을 갖춘 팀들이다. 또한 국내 공신력 있는 창작국악대회를 찾아 지원, 출전하고 있을 정도로 창작 국악인으로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었다. ‘누룽지’ 팀원 / 단체 부문 경연자 "저희 팀이 생각하는 전통은 단지 계승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미래에는 지금 우리의 음악도 전통이 되는 것이므로, 우리만의 또 다른 전통 만든다는 생각으로 음악활동하고 있습니다. 도전하는 사람, 즐기는 사람은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이 대회에서 기대보다는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이런 기회 자체가 저희에게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출전 곡도 이 대회 출전을 위해 1년 전에 위촉한 곡입니다.” ‘O’ 팀원 / 단체 부문 경연자 "올해 정규 앨범 준비하고 있는데, 그것도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저(작곡자)는 서양음악을 전공했는데, 개인적으로 국악을 좋아해서 국악 전공자 분들과 팀 결성을 제안하게 됐습니다. 음악적으로 영화음악처럼 드라마틱한 전개도 있으면서, 국악, 서양음악 함께 조합해서 대중과 공감하는 음악을 만들고 싶습니다.” 또한 ‘KBS국악대경연’의 경우, 대중을 만나려는 젊은 국악인들의 요구와 방송사가 갖춘 인적·물적 자원과 맞닿아, 이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람, 음악, 그리고 국악 창작국악의 특징 중 하나가 국악 밖의 영역을 도입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역으로 국악 밖의 영역이 국악으로 들어오도록 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번 경연자들 중에, 서양음악 전공자도 상당수 있다. 전자 기타 연주로 단체 부문에 출전하고 있는 한 경연자의 소감은 창작국악이 음악적 경계를 허물며, 젊은 음악인이 국악으로 집결될 수 있는 힘이 있음을 보여준다. ‘O’ 팀원 / 단체 부문 경연자 "처음에는 국악이 생소하게 느껴졌는데, 그 생소하게 느끼는 것 자체가 (한국인으로서) 마음이 짠하더라구요. 군대에서 만난 사람들이 좋아서 시작했고, 서로 더 친근해지고, 국악을 더 진지하게 깊이 받아들이고, 이제는 새로운 음악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경연 시작 팀원들과 악기들로 무대는 가득 채워졌다. 조명은 더욱 세심해졌고, 경연자들을 향한 카메라와 마이크는 늘어났다. 경연자들과 악기들을 위한 무대 설치가 끝나고 경연이 시작됐다. 단체팀 최다 인원(9인)을 가진 팀의 음악은 무대를 꽉 채운 경연자들과 다양한 악기들로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곡의 정점에서, 진고(큰북)의 가슴을 치는 듯한 울림과 천하를 뒤흔드는 듯한 힘찬 소리(노래), 그리고 선율로 받쳐주는 현악기와, 타악기 등의 합류로, 모든 것을 삼킬 듯한 파도가 휘청이는 망망대해에 와 있는 듯한 환상을 불러일으킨다.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듣는 이의 모든 것이 빨려 들어가, 에너지가 소모되는 것을 느낄 정도다. 인터뷰 때 온화했던 경연자들이, 음악 안에서 때로는 질주하는 황소처럼, 때로는 들판의 순한 바람 같은 모습을 오가며 반전의 매력을 보여주었다. 전자기타, 드럼, 피아노와 함께하는 팀의 곡은, 후반부에서 ‘굿거리장단’을 연상하게 하는 강한 리듬과 사운드와 함께 장구, 드럼으로 곡을 주도하면서, 뒤이어, 북, 전자기타와의 색다른 조화로 감동을 극대화했다. 종묘제례악을 새롭게 해석한 곡 역시 인상적이었다. 소리(노래)가 곡의 중심축을 잡아가며, 가락에 화성, 템포를 가미하여 음악적으로 풍요로워짐은 물론, 기원의 간절함과 진정성을 더했다. 제목에 이중적 의미를 부여하며, 시작하는 음악인들의 꿈과 포부를 한껏 담은 곡은 밝고 열정적인 그들 자신을 보여주었다. 감각적이고 세련된 리듬과 선율로 맑은 숲과 같은 신선함을 연상케 하면서도, 후반부 피리의 강한 음색은 극적인 감동을 주었다. 구성원 모두 가야금 한 가지의 악기로 도전한 곡은 조선시대 궁중연례 악곡 중 일부를 새롭게 재구성했으며, 가야금 고유의 고음에서 나오는 맑고 청아한 소리는 마치 맑은 물이 흐르는 숲 속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가야금이 가진 소리와 경쾌한 가락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그들의 음악은 마치 포장지부터 각기 다른 색깔과 모양을 가진 선물상자 같았으며, 음악적 맛은 더더욱 다채로워 듣는 이의 영감을 자극했다. 전통곡을 기반으로 한 창작곡은, 어떤 느낌으로 해석했는지, 가슴을 울리는 대목에서는 무엇을 표현하려 했는지를 반추하며 작곡자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재미가 있었다. 순수 창작곡에서는, 그들이 깔아 놓은 음악을 보고, 만지며 더듬어 가듯, 완전한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재미가 있었다. 10월 22일 결선에서(추후 변경 가능)는, 본선에서 순위를 가르지 않고 선정된 총 9팀이(부문별 3팀) 대상을 두고 열띤 경연을 벌일 예정이다. 결선에 오른 경연자들은 전문가 멘토링을 거쳐 한층 더 다져진 실력을 갖추고 무대에 오를 것이다. 제작진에 따르면, 결선 연주회에서는 무대 경연 장면 이외에, 예·본선 과정에 대한 영상과 최종 결선 준비과정에서의 선배들의 멘토링 영상, 경연 현장 심사위원들의 심사평, 참가자들의 자기소개 등을 담아, 시청자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경연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한 ‘KBS국악대경연’ 유튜브 채널을 통해 경연 관련 다양한 영상을 업로드 할 예정이며, 연출을 맡은 정현경PD는 그 취지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작년 수상자 인터뷰, 예·본선 과정의 모습과 인터뷰 등 각종 영상 등을 업로드해서, 단지 1위 수상자뿐만 아니라, 예·본선 참여만으로도 지원자들에게 큰 의미와 가치가 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어느 경연자의 말처럼 지금 이 시대 음악이 전통국악과는 달라 보일지라도, 후대에는, 지금의 음악이 ‘국악’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지고, 전승될 시대가 있을 것이다. 국악의 ‘전통 보존과 대중성’ 사이에서 고민한다면, 이 안에 답이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 고유의 것에 뿌리를 두고, 우리 음악을 향한 탐색과 함께, 지금 우리 삶이 녹아 있는 음악이라면, 시대의 색채를 더했을지라도, 그것은 우리 음악, ‘국악’ 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날, 기자는 젊은 국악인들이 그것을 해내고 있는 현장을 확인했으며, 그들의 미래와 함께 할 우리 국악이 어떤 음악이 될 것인지 진정으로 기다려지고 기대됐다. 10월 말의 결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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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국악대경연 현장(上)..... 실력은 기본, 열정과 창의까지 [류기자의 인터뷰][류기자의 인터뷰] ‘KBS국악대경연’은 올해 32회를 맞고 있는 국악인들의 등용문이다. 국악 전통에 뿌리를 둔 최고 실력자를 선발하면서, 시대가 원하는 젊은 국악 인재들의 참신한 모습을 제시하기 위해 해마다 다양한 시도를 보이고 있다. 작년부터 단체 부문(창작곡)이 신설되었고, 올해의 경우, 각 지원 부문의 소폭 조정 및 달라진 결선 방식 등에서 그 시도를 찾을 수 있다. 성악, 기악, 단체(창작곡) 3부문으로 이루어지며, 본선에서 순위를 가르지 않고 선정된 부문별 3팀(총9팀)이 결선에 올라 대상을 놓고 최종 경연을 치르는 방식이다. 총 180여명(팀)이 지원, 예선과 본선을 거쳐, 10월 22일(추후 변경 가능) 결선을 앞두고 있다. 결선은 1TV를 통해 녹화 방송될 예정이며, 결선 진출자는 전문가 멘토링 기회와 KBS국악관현악단과 협연 및 방송프로그램 출연 등의 기회를 갖게 된다. 기자는 제작진의 협조를 받아, 본선 경연이 있던 지난 8월 8-10일, 젊은 국악인들의 도전과 열정이 살아 있는 생생한 현장을 찾았다. 8월 8일/ 성악 부문 경연 "내 매력을 발산하자!” "~매우 쳐라!” KBS신관 1층 출연자 대기실 복도에서 낭랑한 소리 대목이 들려온다. 본선 경연을 준비하는 한 경연자가 연습 중이다. 속속 다른 경연자들도 배정받은 대기실에 도착한다. 대기실은 긴장과 여유로움이 공존한다. 경연자들의 솔직한 마음을 들어보았다. 김초*/ 성악 부문 경연자 "도망가고 싶을 정도로 많이 떨리지만, 준비한 것 최대한 보여드리고, 즐기면서 하려고 합니다.” 이지*/ 성악 부문 경연자 "내 매력을 발산하자, 끝나고 나 스스로에게 아쉽지 않도록 하자라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제작진에 따르면, 본선 경연자들은 이미 규모 있는 타 대회에서 상위권으로 수상을 했거나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부터 그 실력을 인정받은 탄탄한 실력의 소유자들이다. 이미 국악 아티스트로서의 길을 가고 있으며, 이번 경연 역시 이들에게 큰 무대를 경험하게 함으로써 차세대 국악인으로 발돋움 하는 또 하나의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는 것. 조명이 밝아지고, 카메라와 마이크가 설치된 무대에 첫 경연자가 오른다. 정해진 시간 내에 준비한 곡으로 자신만의 무대를 이끌어 간다. 자신의 강점과 준비한 모든 것을 녹여내는 시간이다. 소리 마디마디에 강약조절, 박자 하나 남김없이 끌고 가며, 감정의 기승전결을 소화해 낸다. 클라이맥스에서 듣는 이는 소름이 돋거나, 그 감동에 눈물을 자아낼 정도이다. 긴장하면서도 즐긴다는 경연자들의 무대는 과연 젊음의 터질 듯한 패기와 열정 그 자체였다. 우리 소리의 깊은 울림과 무르익은 기교에 감탄하고, 또 그것을 저렇게 젊은 국악인들이 구현해낼 수 있다는 것에 두 번 감탄하며, 기자는 그 열정과 실력에 빠져들어 숨죽여 볼 수밖에 없었다. 인간이 지상 최고의 악기임을 증명하는 것이 우리 국악이 아닐까 하는 깨달음을 다시 확인한다. 각 경연자들의 무대 끝은, 정중한 인사와 함께 박수 소리 하나 없이 고요하기만 하다. 이번 경연의 특징 중 하나는 지정곡이 없이 자유곡으로 출전한다는 점이다. 도전 분야 또한 판소리, 민요, 정가 등이며, 민요 중에서도 서도, 경기, 강원도 등으로 다양하여, 경연은 차세대 국악인들의 다양한 면모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마치 국악 콘서트장을 연상하게 했다. 제작진은 올해부터 자유곡으로 범위를 넓힌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예선 때, 심사위원 분들께 심사를 위해 경연자들의 악보를 드렸는데, 두꺼운 책 한권 분량이더라구요. 자유곡으로 곡의 제한을 두지 않은 것은, 경연자들의 자유로운 음악적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기 위한 저희 제작진의 노력 중 하나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8월 9일/ 기악(관악, 현악) 부문 경연 "자신 있습니다. 들어보세요!” 전 날의 폭우가 우리의 일상을 뒤집어 놓았던 그날, 경연 2일째를 맞았다. 어제와 달리 대기실 경연자들 옆에는 악기가 하나씩 있다. 그들 자신이자, 음악적 언어로 세상과 소통하는 매개체. 이제 악기와 자신이 하나가 되어야 하는 시간이다. 악기종류는 관악부문 대금, 해금, 피리, 현악부문 거문고, 가야금, 아쟁이며, 모든 참가자들은 각자 다른 곡으로 출전했다. 분야 역시 정악, 산조, 창작곡으로 다양하다. 경연 첫날 확인한 것과 같이, 경연자들 대부분이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음악적 세계를 구축해가고 있었다. 한 경연자의 소신은 자신만의 정체성, 색깔 등이 확립되어 있음을 보여줬다. 홍준*/ 기악 부문 경연자 "선택곡이 정악인데요, 정악이 제 성향에 맞는 곡 같습니다. 제가 차분하고 바른 음악을 좋아해서, 느낌을 잘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들은 다양한 경연을 경험하면서, 자신만의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도 가지고 있었다. 박윤*/ 기악 부문 경연자 "무대 올라서 독주하는 마음으로 ‘들어봐라’는 느낌으로 하려고 합니다. (경연) 전에는 아무것도 안하고, 릴렉스 하면서, 첫 소절은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경연은 관악 부문, 대금 연주부터 시작되었다. 경연자는 강하면서도 섬세한 호흡으로 공명을 만들어 소리를 구현하고, 세심한 손놀림으로 장단과 음의 조화를 만들어 낸다. 누군가의 울음을 연상케 하듯, 듣는 이의 심장을 두드리며, 경연자들은 자신만의 호흡과 공명으로 능숙하게 곡의 감성을 전달하고 있었다. 피리 경연자는 한층 더 깊은 호흡으로 그 작은 관에서, 굵직하고 강한 소리를 내며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듯한 인상마저 주었다. 현악 부분은 거문고, 가야금, 아쟁 순으로 연주가 이어졌다. 경연자들은 온몸의 에너지를 손끝에 집중한다. 양손의 섬세한 손놀림으로 음의 구분과 강약, 농현을 구현, 음악적 감성을 더했다. 무르익은 솜씨는 때때로 고음과 저음을 넘나드는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곡의 기승전결을 이끌어갔다. 아쟁 연주는 마치 사람의 울음 소리처럼, 가슴을 울리는 힘이 있었다. 눈물을 자아낼 정도로 구슬프기도 하지만, 빠를 때는 익살스러운 아이를 연상케 하는 기교까지 갖추고 있었다. 연주소리 외에는 적막함뿐이었지만, 경연자들의 음악적 완성도와 열정은 경연의 열기를 실감하게 했다. 경연이 무르익을수록 다음 경연이 기다려졌다. 다음 경연은 창작곡으로 도전한 단체 부문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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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국악 현장] (下) 노원문화원 국악예술단, 즐거움에서 치유까지8월 20일 창단 15주년 기념 공연 ‘마들향기 바람에 흩날리고’를 앞두고 있는 노원문화원 국악예술단의 활동은 국악이 우리 삶에서 ‘전통’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증명한다. 이 예술단과 창단부터 함께 해 온 김덕수 명인(예술감독), 역시 오래 전부터 생활국악에 뜻을 두고 실천하면서 이러한 가치에 힘을 싣고 있다. 이번에는 창단 15주년 기념 공연 ‘마들향기 바람에 흩날리고’의 출연자들을 만나기로 한다. 김감독의 생활국악에 대한 가능성과 믿음은 예술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예술단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생활국악은 전통문화의 확장 이상의 가치를 구현하는 의미있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단원들 대부분이 노원문화원 강좌 수강생에서 시작하여, 예술단에 합류하게 되었으며, 생업에서 은퇴 했거나 주부들이고, 일부 단원들은 생업과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이 7-8년 이상 예술단에서 활동했고, 창단부터 함께 해 온 분들도 상당수이며, 40대에서 80대까지, 평균 연령 60-70대이지만, 자신의 악기를 모두 가지고 있고,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갖추고 있다. 그들의 삶 또한 살아온 세월만으로도 몇 권의 책은 나올 법한 사연을 가지기에 충분할 것이다. 한 분 한 분, 예술단과의 인연을 들어보면, 국악이 이 분들의 삶에 어떻게 자리 잡고 있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 전통음악의 힘을 엿볼 수 있다. 성기순(국악예술단 부단장, 60대) "노원문화원 생기면서 수업 듣기 시작했어요. 40대 후반 들어와서, 집에 있는 것보다는 뭔가 배우는 것이 낫겠다 싶어서 교우들 몇 명이랑 수강신청 하게 됐죠. 이(경숙) 선생님 제안으로 봉사활동으로 공연 시작했어요. 일상을 무료하게 보내지 않고, 나가야 할 곳이 있고, 배우고 즐길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다른 생각 할 시간 없이 직장인처럼 바쁘게 생활하는 것도 좋고요. 지금은 선생님 수업 도와드리면서 함께 지도하고 있어요.” 김 모씨(주부, 50대) "어머님께서 많이 편찮으세요. 늘 옆에서 돌봐드리면서, 저도 많이 힘들었는데, 여기 수업 배우고, 예술단 활동하면서 힘을 많이 얻었어요. 집에서 마음가짐도 많이 좋아졌고요.” 신 모씨(80대, 주민 센터 사물놀이 지도, 예술단원 학생회장) "수업들은 지는 18년 정도 됐고, 예술단 처음부터 함께 활동했어요. 국악 배우고 싶어서 생업 하고 있을 때, 배우기 시작해서 지금은 생업은 은퇴하고, 주민 센터에서 사물 가르치고 있습니다. (옆에 있던 동료가 ‘인정 많으신 분’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좋아하는 국악 하면서, 젊은 친구들과 함께 있으니까 활기도 생기고 좋아요.” 정 모씨(주부, 60대) "어렸을 적부터 국악을 해보고 싶었어요. (이경숙) 선생님 만나서 예술단에 들어오게 됐고, 잘 끌어주셔서 지금까지 왔어요. 사실 제 아이가 몸이 불편해서, 항상 옆에서 돌봐줘야 해요. 그래서 연습시간에 충분히 있지 못하는데 선생님께서 배려해주시고, 또 제게 ‘마음에 있는 것 다 모두 다 풀고 가라.’라고 격려도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이런 활동 할 수 있어서 행복해요.” 임 모씨(올해 정년퇴직, 60대) "정년 퇴직 앞두고, 올해 3월에 친구(현 예술단원) 따라 문화원 수업 듣게 됐어요. 친구가 중학교 동창이에요. 장구 배우는데, (이경숙) 선생님께서 열정적이시고, 저도 재미있더라고요. 선생님 권유로 예술단에 들어오게 됐어요. 예전에는 민요가 와 닿지 않았는데, 접하다 보니, 마음속에 애잔함 같은 걸 끌어내는 맛이 있는 것 같아요. 나이가 드니 이런 것이 끌려요. 진심으로 공감되고, 즐거워요.” 함 모씨(주부, 50대) "아이 키우면서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어서, 문화원 수업 듣게 됐어요. 배운 지 7-8년 되었고, 예술단 활동하면서, 일단 제가 즐거워요. 제가 행복하니까 남편이나 아이들 대할 때도 훨씬 좋아졌어요. 지금은 이(경숙) 선생님 수업 도우면서 조교 역할을 하고 있어요.” 권 모씨(주부, 70대) "퇴직 후에, 교회에서 어르신 분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것을 찾다가, 국악을 배우게 됐어요. 저도 즐겁게 봉사할 수 있어서 좋고, 제 아이들도 제가 이런 취미생활 즐기니까 좋아해요.” 박 모씨(주부, 60대) "배운 지는 2년 됐어요. 올해 예술단에 합류했고요. 저는 경기 민요 노래 가락이 너무 좋고, 가사가 마음에 와 닿아요. 제 딸이 외국에서 음악공부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 저랑 같이 거리에서 버스킹 하자고 하더라고요. 하하.” 안 모씨(주부, 60대) "예술단 활동 한 지는 13년 됐어요. 처음에 친구 따라 국악 배우기 시작했다가, 친구는 나가고 저만 남았죠. (이경숙) 선생님께서 너무 잘 가르쳐주세요. 수업도 재미있고요. 이런 활동이 생활에 활력소에요. 무료하지 않게, 즐겁고, 바쁘게 살게 되니까요.” 박 모씨(주부, 70대) "예술단 활동은 7-8년 정도 했어요. 이런 활동 하게 되면, 배우면서 노는 거잖아요. 소득 있죠. 악기도 배우고, 행복하고, 또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고요.” 이 모씨(주부, 60대) "어려서부터 국악을 좋아했어요. 혼자 공부하기도 했는데, 15년 전부터 배우기 시작했어요. 저는 이것 없으면 안돼요. 정신 건강에도 좋고, 집에서 짜증이나 스트레스도 덜하고, 생활이 행복해지니까 좋아할 수밖에 없어요.” 문 모씨(올해 2월 정년퇴직, 60대) "작년에 퇴임을 앞두고, 퇴임 이후 생활을 고민하던 중에, 개인적으로 우리 소리를 배우고 싶더라고요. (이경숙) 선생님께 배우고 싶다고 연락 드렸어요. 퇴근 후에 시간을 내서 ‘창부타령’을 배웠어요. 그렇게 원하던 것을 배우고, 예술단 활동까지 하게 돼서 너무 행복해요.” 최 모씨(생업 종사, 60대) "8년 전에 예술단에 들어왔어요. 일을 하고 있었지만, 사물놀이를 배우고 싶어서 신청했는데, 민요를 배우게 됐어요. 예술단 활동이 사람을 끌어들이는 뭔가가 있어요. 특히 공연 하고 나면 성취감은 이루 말 할 수가 없어요. 또 대사나 동작을 외우는 것들이, 우리 같은 나이에 오는 치매에 좋아요. 뇌를 써야 하니까요. 또 활동량이 많아서 운동도 되고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국악에 관심이 많은데, 요즘 TV나 라디오 국악 프로그램에 경기민요가 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이 노래가 정말 좋거든요.” 박 모씨(생업 종사, 50대) "사물놀이를 배우다, 민요를 배우고 싶어서 여기 문화원에서 배우게 됐어요. 어릴 때부터 국악을 좋아해서 살풀이 같은 한국무용도 1년 정도 배우고, 그 외에도 다양하게 배웠어요. 예술이란 게 음악, 춤 같은 것이 어우러져서 마음을 움직이는 뭔가가 있는 것 같아요. 제가 1인 가구인데요, 살면서 종종 외로움을 느껴요. 국악을 배우거나, 예술단 활동이 그런 외로움을 대신 채워줘서 너무 행복해요. 코로나 때, 못해서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요즘 코로나가 심해져서 다시 못 할까봐 걱정되기도 해요. 그 정도로 지금 배우고 활동하는 것들이 너무 좋아요.” 젊은 예인들의 합류 또한, 이 예술단의 공연은 안무가, 조연출, 연기자 등의 역할로 다양한 분야에서 젊은 예인들이 참여하는데, 이들은 예술단 창단 초기부터 함께 했던 김덕수 명인, 이태훈 연출가 등 연륜 있는 예인들이 매개가 되어 합류하게 되었다. 이 역시 문화적 콘텐츠로서의 생활국악의 또 다른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점이다. 이태훈 연출가와 함께 14년 전부터 함께 한, 약 20년 경력의 이창순 안무가는 예술단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을 이렇게 말했다. 이창순(안무가) "이 분들의 열정에 감동받아요. 저는 전문가이고 생업으로 하고 있지만, 선생님들은 즐기시면서 하시니까 그 열정은 못 따라가는 것 같아요.” 조연출과 객원 배우로 활약한 예인들 또한 자신들의 솔직한 감회를 밝혔다. 송은혜(조연출) "비전문가 분들이라 안 해보신 것들이고, 반복해서 연습하는 부분도 많은데, 지치시지 않고 더 열심히 해주세요. 또 선생님들끼리 서로 동영상 녹화나 녹음 해주시면서, 연습하시는 것 보면, 감사하면서도 멋지신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정동(객원 연기자, 변사) "예전 공연에 잠깐 합류했었고, 이번에 주연(변사)으로 출연하게 됐는데요, 부모님 세대 분들이 이렇게 열심히 하시는 것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어요. 정말 좋아서, 열정을 가지고 하시는 모습, 이런 감동적인 것들이 관객 분들께 전해질 것이라고 믿어요." 단원들은 오랜 시간 함께 해 온 동료이자 이웃으로,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었다. 연습 중에, 자신의 파트가 아닐 때는 동료를 지켜보며 노래 불러주었으며, 누군가 실수를 반복하더라도, 옆에서 응원해주고, 당사자도 위축되지 않고 마음을 다지곤 했다. 이러한 모습은 전통예술을 매개로 지역 공동체가 더욱 단단해지는 과정이다. 무엇보다 이들은 그 모든 시간들을 즐기고 있었으며, 이후에 돌아갈 일상의 자양분으로 삼고 있었다. 그 분들의 삶은 국악으로 치유되고, 문화 공동체로서 단합하면서, 국악은 각자의 삶 속에서 행복의 중심축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들은 영역을 넓혀가며 주변의 소외계층을 찾아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 이것이 생활국악이 지향하는 가치이며, 우리 음악, 전통문화의 힘일 것이다. 앞으로 지역을 중심으로 공유되는 국악과 전통문화가 좀 더 활성화되어, 우리의 삶을 더욱 건강하게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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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국악 현장] (上) 노원문화원 국악예술단, 생활국악 현장 주목여전히 우리에게 국악은 즐기기보다는 의식적으로 지켜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국악 자체는 우리 삶과 문화에 녹아 있고, 즐겨왔던 것이다. 그렇다면, 국악에는 분명 지금의 우리가 누리고 즐길 수 있는 문화적 유전자가 들어 있음이 분명하다. 이런 맥락에서, 지역에 중심을 두고 국악의 생활화를 실천하고 있는 예술단은 소중하지 않을 수 없다. 노원문화원 국악예술단의 활동과 단원들의 이야기를 주목하는 이유이다. 생활 국악의 현주소와 가능성을 확인해 본다.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 무더운 8월 어느 오후, 서울시 노원문화원 연습실 복도부터 들려오는 경쾌한 가락. 20명 남짓한 사람들이 신명나는 가락과 동작에 맞춰 춤추고 소리 한다. 소리와 춤은 몸에 배인 듯 자연스럽지만, 눈빛에 힘이 있어 진지하고, 표정은 살아 있다. 전문 국악인들의 연습실을 연상케 하지만, 이들은 이 곳 노원구에 터를 잡은 지, 수십 년이 되어가는 토박이 분들이며, 평균 연령 60-70대의 비전문가로 이루어진 ‘노원문화원 국악예술단’이다. 이들의 연기와 동선을 꼼꼼하게 살피는 김덕수 명인과 이태훈 연출가, 이경숙 단장, 이창순 안무가, 그리고 연출부와 변사 역할 등의 젊은 예인들도 함께 하고 있다. 이경숙 단장(중요무형문화재 경기민요 제57호 이수자)을 중심으로, 활동한 지 올해 15주년을 맞는 이 단체는 국악을 좀 더 많은 이들에게, 좀 더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 전하고자, 해마다 전국의 소외계층(장애인)을 찾아 공연해 오고 있다. 또한 지역 주민들만으로 구성되어 풀뿌리 생활국악을 몸소 보여주는 것은 물론, 전문 국악·예술인과의 협업 및 세대가 어우러진 공연으로 예술적 기량과 완성도에서, 해마다 수준 높은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지역 국악예술단이다. 창단 15주년 기념공연 ‘마들향기 바람에 흩날리고’를 앞두고 연습이 한창이다. 이경숙 총괄, 김덕수 예술감독, 이태훈 구성·연출의 이 공연은, 그 동안 예술단 공연의 주요 부분은 물론, 김덕수 명인, 진유림 명무 등의 참여로 창단 15주년 기념의 의미와 함께 더욱 풍성한 무대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1부에서는, 예술단의 유산가, 장기타령, 김덕수 명인과 ‘사물놀이 한울림’의 문굿, 진유림 명무의 독무, 창작 소리극(경기민요가 중간에 많이 들어가서 소리극이라고 하셨으면 좋겠다고 하십니다.) ‘심청전’ 주요 부분 등이, 2부에서는 예술단의 노래가락, 청춘가, 태평가, 진유림 명무의 ‘청어람 우리춤연구회’의 공연, 창작 소리극 ‘변강쇠전’, 김덕수 명인과 ‘사물놀이 한울림’의 판굿 등이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은 8월 20일(토) 오후 5시,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이루어진다. 노원문화예술회관 앞, 전통 휠체어 70대가 비전문인들로 구성되어 15년 동안 이어온 이 단체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이경숙 단장은 이렇게 회상했다. "노원구에 장애자 분들이 많이 계세요. 문화원에서 강의를 하면서 ‘이 분들은 국악을 접할 기회가 없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이 분들을 위한 공연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김덕수(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 선생님께 부탁을 드렸더니, 흔쾌히 재능기부 하시겠다고 해주셨어요. 저와 참가자 분들이 자비로 준비했어요. 공연 6개월 후에,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중증장애인을 위한 공연을 (김덕수)선생님과 다시 했는데, 극장 앞에 전동 휠체어가 70대 정도가 있었어요. 김덕수 선생님께서 그것을 보시고, 공연 후에 ‘이선생님 대단하시다. 앞으로 재능기부 하겠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약속해 주셨어요. 그리고 당시 이노근 노원구청장님께서 저에게 ‘노원문화원 국악예술단’을 만들면 어떻겠느냐고 제안 해주셔서, 그때부터 예산을 지원 받아서 1년에 1회 정기공연을 할 수 있게 됐어요.” 이후, 김덕수 선생은 ‘소리극’(창극)을 제안했고, 이를 받아들인 이단장은 주민들을 직접 지도했으며, 창단 2년 차부터 이태훈 연출가, 이창순 안무가도 합류하게 되었다. 이단장은 비전문가들과 함께 지금까지 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지만, ‘우리 것, 우리의 뿌리, 나만이라도 아껴보자’는 마음으로 쉼 없이 달려왔고, 문화생활은 물론, 전통문화가 닿기 힘든, 특히 장애인 분들을 찾아 전국 곳곳 안 간 곳이 없다고 한다. 이 단장은 봉사를 위해 찾아가는 공연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신을 밝혔다. "공연을 하러 백령도까지도 갔어요. 비용은 늘 저희 자비로 합니다. 마시는 물까지요. 봉사 자체에 의미를 두고, 그것만으로 만족하니까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사진 같은 것도 남기지 않았어요.” 김덕수 예술감독은 인상 깊었던 곳에 대해서도 말했다. "강원도 정선에 지체장애자 무의탁 노인 분들께 1년에 정기적으로 2회 공연하고 있어요. 이단장님은 공연만 하시는 것이 아니라, 선물도 꼭 챙겨 가세요. 그리고 한번은, 정선 군수님, 원주교구 지학순 교주님께서 오셔서 격려해주셔서 힘이 많이 됐죠.” 뿐만 아니라, 공연에서, 이은관, 안숙선, 이정희, 장덕화 명인은 물론, 장사익, 고(故) 송해 선생 등 당대 최고 예인들의 지원으로 공연의 완성도는 한층 더 높아졌다. 공연 당시 송해 선생의 한 마디는 지금 더 큰 힘이 되고, 감동으로 남아 있다고 한다. "우리 국악이 노원예술단처럼만 움직여줬다면, 우리 국악은 안 죽었을 거예요.” 전통음악, 지역에서 새로운 공동체, 교육의 장 지역을 중심으로 전통음악이 생활에 녹아 공유되고, 세대 간 전해지는 것은 우리 음악이 명맥을 이어온 방식이다. 김 명인은 이러한 문화의 향유 방식이 지금도 충분히 가능하고,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역설한다. "이 예술단은 누가 누구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주민들 스스로 공유하고, 혹은 먼저 접하신 분들이 전해주시고, 그것에 감동 받은 예인들이 함께하고, 젊은 예인들도 합류하면서 우리 음악을 중심으로 진정한 화합으로 가는 형태예요." "지금 저 분들(단원들) 표정 보세요. 생기 있잖아요. 정말 행복해서 하시는 거예요. 또 이 공연 하면서, 한예종 학생들, 그 외 젊은 예술인들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 분들에게는 일자리가 창출되는 효과도 있고, 부모, 조부모 세대 어르신들 보면서 인성교육 되죠. 또 어르신 분들은 손자·손녀뻘 되는 친구들과 함께 하시면서, 마음으로 크게 힘도 얻으시죠. 운동량도 많아지니 건강에도 도움 되시고요. 결국, 이렇게 전통음악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나 기획들이 생활 속 문화 컨텐츠가 충분히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축구가 대중화 됐듯이, 전통문화도 대중화 될 수 있고, 그것이 진정한 생활문화 복지가 아닌가 싶어요. 전통문화 두레, 나눔 정신을 실천하면서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는 삶이잖아요. 이태훈 연출가 역시 다른 곳에서 얻을 수 없는 보람과 감동을 얻는다고 한다. "비전문가 분들이라 상대적인 어려움은 있지만, 이 분들이 접해보지 못한 우리 가락에 빠져들게 하는 보람이 있어요. 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해주시고 계셔서 그런 모습에 감동 받고 보람을 느낍니다. 이런 조직이나 모임이 오래 지켜져서 전통예술, 예술인들이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기를 바랍니다.” 자신만의 소신으로 쉽지 않은 길을 지역주민인 단원들과 함께, 그리고 그들의 신임과 존경을 받으며 15년을 증명해 온 것 자체로 이단장의 간절한 바람은 충분히 진정성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 것이 없어지는 것이 가슴 아파요. 없어지지 않도록 우리가 모두 이어가서 더 활성화되었으면 좋겠고, 저도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겁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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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여름 산공부 가시나요?”[류기자의 시선]올여름은 무더위와 더불어 벌써 3년이 되어가는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일상은 위축되고 있다. 국악계 역시 크고 작은 공연이나 행사가 영향을 받으면서, 녹록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악계 선생님들은 이 여름을 어떻게 지내는지, 근황을 들어보았다.(류정은 기자/ 인터뷰 순) 안숙선님 "도심 속 조용한 곳에서” "여름은 물론, 봄, 가을에도 산공부 떠나서 몸 수련, 기술 연마하기도 하고, 동네 분들과 어울리기도 하는데요, 올해는 너무 더워서 아직 가지 못하고, 시간 나면 10월 정도에 갈 생각 중입니다. 지금 사는 곳이 도시지만, 공기 좋은 곳이라 작은 연습실 마련해서 제자들 가르치기도 하고, 혼자 연습하기도 합니다. 시간 내서 제자들과 못다 한 이야기 나누며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또 많은 프로그램들 찾아서, 가을에 어떤 음악들로 여러분들 만날까 생각 중입니다. 여름에는 지치지 않도록 몸을 건강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그래야 새롭게 다른 음악도 받아들이고, 정신건강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춘희님, 열린 대화로 마음 다스려 "한참 더울 때, 복날은 3대 명절이죠. 좋은 사람들 만나서 공기 좋은 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가는 것도 큰 즐거움입니다. 저는 특히, 제자들과 한 번씩 들놀이처럼 갑니다. 좋은 얘기도 나누고,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도 허심탄회하게 해요. 제자들과 격이 없이 지내요. 제자들을 큰, 중간, 어린 제자들, 세 부류로 나눠서 따로 만나요. 그러면, 저도 제자들도 대화하기도 좀 더 편하죠. 마음이 굉장히 중요해요. 사람이나 사물을 대할 때, 마음이 편하게. 그래야 더위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더운 것은 어쩔 수 없잖아요. 여름에 쉽게 지칠 수 있지만, 자신의 건강도 돌보면서, 사람들과 관계도 더 돈독하게 하는 지혜가 여름을 건강하게 지내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광수님, 칠순공연 준비와 ‘비나리’ 음반작업 "작년에 계획했던 칠순 기념 공연을 올해 가을에 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그 시기에 맞춰서 음반(비나리)도 준비 중입니다. 음반 작업 마무리 단계예요. 지금은 가을 공연을 위해 내 스스로 건강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제가 건강해야 옆 사람들이 안전하니까. 또 운동도 하고 공부하면서 일상생활하고 있습니다. 운동으로 꾸준히 건강관리하면서, 지금까지 코로나 안 걸리고 잘 지내왔습니다. 국악인들 모두, 이 무더운 여름, 건강하게 잘 이겨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장사익님, 메시지 담은 정기공연 준비 "저는 늘 아침 일찍 5시 전 아침 일찍 일어나 1시간 30분 정도 운동합니다. 목 풀기도 하구요. 아령을 30년 이상 했어요. 그것 때문에 건강을 유지하는 것 같습니다. 10월에 2년마다 하는 정기적인 공연, 메시지를 가지는 공연이 있는데요,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못하다, 오랜만에 다시 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올여름은 이것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계절을 인생으로 본다면, 여름은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예요. 하지만, 삶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기죠. 자연도 여름에 영글고, 가을에 열매 맺잖아요. 여름에는 덥고 힘들지만, 만물은 이때 성장합니다. 음악 하는 사람들도 여름에 힘들고 어려워도 건강 잘 유지하셔서 이루고자 하는 것에 매진하신다면, 가을, 겨울, 그 이후에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덕수님, 이열치열, 풍물정신 살리는 신나는 배움터 "전북 임실군, 필봉문화촌에서(필봉농악, 인류무형문화유산, 국가무형문화재 제11-5호). 원광디지털대학교 (전통공연예술학과) 김동원, 김철기, 양진성 교수 등 분들과 함께 여름 특강 중입니다. 지금 전통무용, 경기민요, 농악, 사물놀이 등을 지도하고 있고, 2주일 정도 진행합니다. 다음 주쯤에 마무리되겠네요. 재학생, 졸업생도 수강 가능하고.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전 세계 분들에게 열려 있습니다. 여기는 너무 아름다운 곳이에요. 이런 자연 속에서 전통예술 교육과 최첨단 기술이 접목된 교육환경을 가지고 있어서, 교육자로서, 국악인으로서 너무 행복합니다. 이곳은 지금 제가 몸담고 있는 대학에서 80년대부터 사용했고 전국 대학 풍물동아리들도 많이 공부해온 곳입니다. 풍물의 정신이 살아 있는 곳이예요. 이곳의 정체성이 대한민국의 자부심이죠. 요즘 퓨전국악처럼, 전통 외의 것도 한 번씩은 도전해보고 싶은 열정도 있을 텐데요, 그럴수록 전통 알려고 노력하고, 그런 과정을 경험할수록 강해진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더운 날, 이열치열, 시원하게 설장구 한 판 치면, 그것만큼 더 좋은 것 없고, 시원한 술 한 잔이면, 천하가 내 것이죠. 이 시간을 우리 전통과 정신으로 즐깁시다.” 유지숙님, 마음과 정 나누며 소리 연마 "늘 여름에는 산공부 하러 제자들과 떠나잖아요. 공부도 공부지만, 서로 못 다한 얘기도 나누고, 한 노래나 분야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공부하기도 하고요. 산공부 마치고 오늘(8/1) 올라왔어요. 충북 쪽에서 했고요, 20명 조금 안 되는 인원이 다녀왔습니다. 제자들끼리도 큰 제자들, 작은 제자들은 평소 서로 만날 시간이 없어서, 처음에는 서먹서먹 하다가 금방 친해지더라고요. 나이 상관없이 서로 담소도 나누고, 모르는 것은 언니에게 물어서 하기도 하구요. 서로 공부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시간을 갖게 하고 싶었는데, 그것도 자연스럽게 된 것 같아요. 저는 제자들에게 1대1로 발성 지도 같은 평소 시간이 없어서 못했던 것들에 집중했습니다. 또 바빠서, 어려워서 얘기 못했던 것들, 고민들 얘기 나누기도 했어요. 어린 제자들이 의젓하게 규칙적인 생활 하는 모습도 너무 예뻤어요. 여름에는 힘나는 시간이 제자 보는 시간이죠. 삶의 활력소에요. 못 봤던 제자들 내면의 모습도 보게 되요. 특히 한 제자가 후배들 인성교육하려고, 타로 점을 보면서 대화했는데, 서로의 마음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산공부가 자기 수련기간이기도 하지만, 제게는 마음과 정을 나누는 시간인 것 같아요. 제 모든 삶이 제자와 연결되니까, 제자를 떼어 놓고는 생각할 수 없죠. 그러니 서로를 다지게 하는 시간은 큰 의미가 있어요. 개인적으로 많은 제자들 한 명 한 명 지도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제가 처지면, 제자들도 처질 수 있으니까 1-2일 잠깐 쉬었다, 이 좋은 분위기를 모아서 다시 수업 하려고 합니다. 선생의 숙명이지만, 제자들 커가는 보람에 행복합니다. 제자들에게도 늘 노력해야 한다고 전하고 싶어요.” 유영대님, 산공부 찾아 국악인들 응원 "국악인들이면 산공부는 기본적으로 하시는데요, 도회지 떠나서, 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잠자는 시간 빼고, 공부에 매진하는 기간이죠. 제 취미가 산공부하시는 곳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2-3일 정도 함께 있기도 하면서, 애쓰시는 국악인 분들 격려도 합니다. 앞으로 몇 분의 선생님들 산공부에 찾아 뵐 예정입니다. 예술가에게 여름은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9월에 그 결과가 바로 나옵니다. 기악, 성악, 모든 분야 관계없이, 충실하게 보내야 좋은 결실이 나기 때문이죠. 모든 우리 국악인들이 올여름, 의미 있게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원장현님, 제자들 지도와 가을 공연 준비 "집, 연구실에서 연습하고, 제자들 가르치고, 때때로 공연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적당한 운동 하면서, 제 때 식사하고, 걷기 운동이나 산책하면서, 규칙적인 생활로 건강 지키려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있지만, 올 10월에 공연 계획이 잡혀 있고, 8·9월에도 공연이 있을 예정이라 준비 중입니다. 모든 국악인 분들, 코로나 잘 이겨내셔 가을까지 건강 잘 유지하시기를 바랍니다.” 이병욱님, 마리소리골에서 세대 넘나드는 국악교육 "제가 있는 마리소리골에서 소리 체험 프로그램 진행 중입니다. 어르신들에서 학생들까지 참가 연령도 다양합니다. 오늘은 학생들 수업이었는데, 기타를 통해서 국악을 배웁니다. 제가 국내 최초로(1988) 기타 연주로 전통음악을 작곡했거든요. 기타가 다른 나라에서는 민속 악기라서, 나름의 전통과 민족혼이 있다는 면에서 우리 국악과 통하는 면이 있어요. 그래서 어린아이들이 기타를 통해서 국악을 접하고, 어떻게 굿거리장단을 표현할 수 있는지 같은 것도 배우게 됩니다. 여기는 한국음악의 산실입니다. 이곳에서 많은 곡을 만들었고. 국내 최초 국악기박물관이기도 하죠. 여기 있는 악기들은 우리 자신이고, 독창적인 것들이니까, 아이들에게 우리의 얼과 정신을 느낄 수 있는, 교육적으로 정말 의미 있는 곳이에요. 세계적으로 한국문화의 위상이 올라간 만큼, 우리가 우리 문화를 제대로 알고, 왜 소중한지 알아야 합니다. 우리 민요 한가락은 부를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우리 민요가 독창적이라 해외에서 인정받고, 외국인들 관심도 상당히 높습니다. 또 외국에서 인정받는 대표적인 한국문화가 한, 아, 비(한글, 아리랑, 비빔밥)라고 합니다. 한글이 그 우수성으로 과거 세계문자올림픽에서 1등을 하기도 했고, 외국에서는 아리랑이 세계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멜로디라고도 하고, 비빔밥은 재료들이 어우러져 따라올 수 없는 맛을 내는 것으로 ‘융합’, ‘단결’ 같은 가치와 연관되기도 합니다.” 이소라님, ‘논매기소리’ 포함한 서적 출간 "올해 책을 3권이 나올 예정인데, 한 권은 이미 나왔고, 8월에 한 권, 나머지는 연말에 나올 예정이에요. 지금 정신없이 바쁩니다. 그래도 먹는 것은 세 끼 시간 맞춰서, 저녁은 가볍게 먹고, 제시간에 먹으려고 합니다. 20-30분 걷기도 하구요. 이렇게 더울 때, 일하는 것으로 이겨내고 있습니다. 올해 나오는 책들은, 100년 후에 후손들이 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썼습니다. 작업해 놓은 것 중에는, 후손들이 다시는 얻을 수 없는 것들도 많아요. 1980년대에, 1900년대 생분들 음원 녹음한 것들도 있고요. 올해 총 결산 한 것이죠. 음원과 함께 나올 예정이에요. 2000년대 초반 녹음했다면, 찾기 어려운 자료들도 있어요. 책이 1000페이지가 넘습니다. 두꺼워서 그런지. 지금 연구자들은 잘 안 보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지만,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에 있으니, 구입하지 않더라도 관련 연구하시는 후배들은 꼭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특히 이 중에, '논매기소리'가 제일 중요한데. 삼한시대 부족국가와 연결되는 노래거든요. 70이 넘은 선배가 1년에 책 3권 쓰느라 열심히 일하고 있으니, 후배님들도 강한 정신력으로 자신의 일에 매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최종실님, 9월, 경남 산청 기산국악제전 준비 "저는 경남 산청, 기산 박헌봉 선생을 기리는 ‘기산국악당’에 있습니다. 토요 상설공연(연 20회)을 기획, 준비하고 있는데요, 3년째 우리 국악계 젊은 명인, 명창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여름에는 날씨 때문에 한 달 쉬고, 가을에 다시 시작할 예정입니다. 지방이지만, 작년에 이생강 선생님도 공연하셨고. 대나무 숲 야외공연장도 갖추고 있어요. 산청군에서 예산 지원받아서 기획, 운영하고 있습니다. 작년, 재작년에는 국악인들이 코로나19로 어려운데도, 비대면으로 지속적으로 공연(토요상설 공연) 해왔어요. 기악, 성악, 등 다양한 분야로요. 비대면이라도 꾸준히 공연할 수 있던 것은 국악인들에게 의미 있는 일이죠. 9월에 기산국악제전이 열릴 예정입니다. 국악한마당 공연, 전국 국악경연대회, 박헌봉 국악상 시상 등을 준비 중입니다. 기산 선생님의 국악 운동을 생각하면서, 어려운 시대에 국악 발전을 위해 애쓰신 정신을 기억해야 합니다. 코로나 시대가 국악인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을 어렵게 하지만, 국악인들은 우리 것을 지키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사명감 가지고, 어려울수록 더 노력하고 열심히 해서 위기를 극복하는데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김명곤님. 적절한 재충전이 창조력·영감의 원동력 "여름이라고 해서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9, 10, 11월 예정된 공연 준비하고 있고요, 개인적으로 자연이 있는 곳을 좋아합니다. 휴가 잡아서 자연 가까이에서 쉬기도 하면서. 작품 구상하고, 집필한다던가, 대본 쓰고, 연출 준비하고, 그런 작업들 하면서 조용히 지냅니다. 도심에서 체력 소모하기보다는, 여름이니까 자연을 더 가깝게 느끼면서, 휴식 취할 수 있는 곳에서 체력 보충하고 있습니다. 예술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에너지를 집중해서 쓰잖아요. 공연, 창작 등은 계절에 관계없이 에너지를 쓰기 때문에, 가끔씩은 재충전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워야만 채울 수 있습니다. 에너지 너무 소진하지 말고 충전해라. 다음 작업 위해서. 에너지 생기니까. 그래야만 창조적인 영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쉬어야 할 기간에는 쉬어라. 자신을 너무 혹사시키지 말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임웅수님, 광명농악, 경기도무형문화제 대축제 준비 "가을에 광명농악대축제, 경기도 무형문화재 대축제가 예정되어 있어서 전국 국악인들은 모두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한국국악협회의 해결되지 못한 문제가 장기간 끌고 오고 있기 때문에, 지정된 사업을 원활하게 할 수 없어서, 국악인들에게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입니다. 빨리 국악협회가 재정비되고 국악인이 주체가 되어, 전통문화의 기틀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어렵게 생활하는 국악인들이 건강관리 잘하셔서 이중고 삼중고가 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초복, 중복, 말복을 넘기는 절기는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전해주신 옛 어른들의 삶의 지혜가 담긴 풍습이 아닌가 싶어요. 보양식뿐만 아니라 심신을 다스리는 여러 방법으로 더위를 잘 견디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 국악인들, 정갈한 곳에서 산공부도 하시면서, 전통문화가 가진 신명으로 혼을 깨워서, 곧 다가올 가을에 지역 문화예술 축제에 만전을 기하시기 바랍니다.” 장문희님, 배우며 쉴 수 있는 지혜 "저는 어제 광주MBC 국악 프로그램 촬영을 제자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또 얼마 전에, 제자가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내서 기쁜 일이 있었고요. (제가) 작년에 (전북도)무형문화재 '판소리 심청가' 예능 보유자 지정을 받게 돼서, 후진 양성에도 힘쓰고, 동초소리(동초제 판소리) 발판을 넓히려 하고 있습니다. 오는 9월 국립극장에서 심청가 5시간 완창을 준비하고 있고, 7월 30일부터 특별 하계 연수를 계획하고 있어요. 몇몇 학생들만 데리고, 이달 30일부터 2주 정도, 이모님(이일주 국창) 전수관에 들어가서, 소리의 본질이나 깊이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려고 합니다. 저는 공연하는 사람이고 주어진 일만으로도 바쁘지만, 늘 즐거운 마음을 가지려고 합니다. 3년 정도 전에 요가를 시작했습니다. 소리 공부를 하면서 온몸을 긴장하게 되는데, 그래서인지 허리가 안 좋아지기 시작해서, 혼자 조용히 명상을 할 수 있는 운동으로 요가를 시작하게 됐어요. 다도에도 관심을 가져서 보이차 마신 지도 오래 됐구요. 단전에 기운을 모으고, 온몸으로 순환이 되면서, 조용히 자신과 대화를 하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점이 좋습니다. 그냥 무조건 쉰다고 잘 쉬는 건 아니고, 결과가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면서, 한 가지씩 배워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책도 읽으면서, 조용히 자기 성찰하면서. 그렇게 보내는 것이 의미 있게 쉬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짧은 인터뷰였지만, 소소한 일상을 담담하게 펼쳐 놓은 그 마디마디에는 지난 세월 담아온 국악에 대한 열정과 자신만의 소신이 묵직하게 담겨 있었다. 늘 그렇듯, 자신의 자리에서 열정을 쏟아 내고 있었으며, 국악을 진정 사랑하고, 동료들을 보듬어 주고, 자신의 뒤를 이을 제자들을 아끼는 마음도 묻어났다. 저마다 다른 곳에서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있었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국악이라는 완전체의 큰 울타리를 지켜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도 있었다. 올여름은 3년이 넘는 코로나19가 우리의 삶을 흔들고 있지만, 묵묵히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명장들의 열정은 여름날보다 더 뜨거웠다. 국악계, 그리고 선후배와 제자들에게 다가올 가을, 의미 있는 결실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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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국악학과 교수 2인 구속, 파장은?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는 경북대 국악학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있다고 보아 7월 13일, 현직교수 2명을 구속, 전 교수 1명을 불구속 기소하였다. 이 사건은, 재판 결과에 따라 국악계는 물론, 대학의 교원 채용 과정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사건의 경과 경북대는 학교 차원의 신규 교수 채용모집 공고를 지난 2021년 3월 발표했다. 국악학과는 가야금 전공 교수 1인을 모집했고, 9월 임용을 위해 학과별 심사 과정을 거쳤다. 서류와 실기 등 3단계 심사 절차를 거쳤으며, 이 과정에서 선정된 전공분야와 심사과정 등에 대하여 학과 안팎에서 문제가 제기되었으나, 받아들여지지 못한 채, 임용은 진행되었다. 같은 해 11월 국정감사에서 채용 심사 채점표가 공개되었고, 심사위원 5명중, 국악학과 교수 2명이 특정 지원자에게는 만점을, 다른 지원자 2인에게는 최하점 등을 준 것이 드러났다. 올해 1월 초, 경찰은 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고, 24일 경찰의 압수수색을 기점으로 수사는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이후, 경찰은 이 사건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혐의로 전·현직 교수 3인을 검찰로 송치했고,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는 지난 7월 13일, 같은 혐의로 현직교수 2인을 구속, 전 교수 1인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현직 교수의 제자인 특정 지원자에게 유리하도록 심사기준을 변경하고, 같은 지원자에게 실기점수 최고점을, 다른 지원자들에게는 최하점 등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의 원인과 남은 과제 무엇보다 이 사안은, 공정한 채용을 위해 학과-단과대-대학본부 간에 견제할 수 있는 독립적인 기구와 엄격한 절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원인이 ‘학과의 자율성 강조’라는 명분하에, 학과 밖의 무관심과, 일부 교수들의 일탈이 견제될 수 없는 상황까지 온 것과 관련 있음을 지적했다. (KBS 22.7.3 보도 : ‘뭘 했기에 구속까지? 경북대 국악학과 채용비리 전말’) 결국, 교수 4명 중, 절반인 2명이 구속된 상황에서, 학과는 학사 일정과 수업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이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는 학생들이 될 것이다. 재판을 앞둔 이 사안이 국악계와 대학의 교수채용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국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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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전문가 허진, “국악기 변화로 청중 신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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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기자의 시선] 여름 탈출, 국악 서적 3권과 함께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실제 독서를 많이 하는 계절은 오히려 여름이라고 한다. 아마도 방학이나 휴가 기간이라는 시간적 여유가 있을 뿐만 아니라, 무더위를 피해 시간을 보내기에 독서가 적당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출판계의 평가다. 이 여름, 국악 도서 역시 전문 서적에서부터 대중에게 읽힐 수 있는 서적까지 다양한 형태로 독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7월 현재, 서울 중심가에 위치한 교보문고, 영풍문고, 종로서적 국악 서적 코너는 다른 분야에 비해 적지만, 각 영역별로 해마다 꾸준히 새로운 도서가 등장하고 있었다. 이에 국악 관련 서적 중, 장단, 창작국악, 에세이 분야의 세 권을 소개하고자 한다. 장단 ‘한국의 장단Ⅲ’(은하출판사)는 판소리 고법, 장구 장단, 경기도 당굿 장단 등 민속악의 국악 장단을 총망라한 자료집이다. ‘한국의 장단Ⅱ’ 이후 내용의 보완과 수정을 거쳐 출간되었으며, 1년에 100여 회의 연주회와 국악 녹음을 하면서 쌓아온 현장을 바탕으로, 저자가 경험한 생각들과 연주기법들을 해설과 함께 기록했다. 대표 저자 김청만은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고법 예능보유자(2013년 지정)로서 어린 시절(14세)부터 악극단 생활을 시작으로 장구, 북 등을 연주하며 전국의 놀이판을 누볐던 이 시대 최고의 고수이다. 그는 스승 한일섭으로부터 북, 아쟁을 배웠고, 판소리 고법 보유자 김동준으로부터 고법을 익혔으며, 이후 국립국악원 민속연주단 기악부문 예술 감독, 서울예술대학교 한국음악과 초빙교수로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후학들이 조금 더 쉽고 체계적으로 국악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시작된 이 책은 서양의 오선지음표로 표기할 수 없었던 우리의 가락 장단과 구음을 쉽게 알 수 있도록 북의 형상으로 삼선보와 음표를 만들었으며, 이 음표는 왼손과 오른손을 구별하여 사용할 수 있고, 또한 어느 방법으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저자의 평생 걸어온 길의 땀과 노력의 결실이자, 후학들을 위한 체계적 안내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창작국악 창작국악 작곡자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정호 부산대 한국음악학과 교수의 국악관현악 작품집, ‘합창과 진도씻김굿, 국악관현악을 위한 진혼’(부산대학교 출판문화원)은 무속음악 ‘진도씻김굿’을 모티브로 하여 쓴 국악레퀴엠(국악진혼곡)이다. 라틴어로 된 가톨릭 미사의 합창 가사와 진도씻김굿 길닦음 중 ‘애소리’, ‘하적소리’, ‘재화’, ‘나무아미타불’, ‘천궁’을 차용하여 가톨릭, 불교 등 종교를 뛰어넘어선, 죽은 자의 영혼을 위로하는 의미를 가진다. 작품집의 곡은 2017년 대구시립국악단 정기연주회에서 세월호 참사 3주기 추모의 의미로 초연되었으며, 같은 해 제9회 ARKO한국창작음악제 국악부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저자는 곡과 작품집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세월호 사고를 처음 접하고 크게 마음의 동요가 왔는데요, 그 계기로 삶과 죽음을 음악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굿’이라는 진혼의 전통이 있었고, 삶과 죽음은 문화와 종교를 초월하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서양의 가톨릭과 동양의 불교문화를 함께 가미했습니다. 원작에서 씻김굿 부분을 개작, 추가하면서, 여러 고민과 작업 끝에 이 곡을 탈고한다는 생각으로 작품집으로 정리하게 됐습니다. 사람들이 이 곡을 듣는 동안에는 삶과 죽음을 생각하면서, 주변의 떠난 사람과 남은 사람을 돌아보기도 하고, 남아 있는 우리 삶의 가치를 더 깊이 있게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이 곡처럼 앞으로도 음악적으로 사람들과 공감하는 방법을 계속 모색할 생각입니다.” 국악 에세이 기존의 도서들이 전문서적들이었다면, ‘멋과 품격이 있는 인생’(북랩)은 비전공자도 누구나 쉽게 국악을 이해하고, 국악과 친해지도록 돕는 국악 에세이이자 안내서이다. 1인 기업인인 박한철 저자는 무역업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외국인들에게 뭔가 새로운 것을 보여줄 것을 모색하던 중, ‘창부타령’을 시작으로 국악의 철학적, 문학적 매력에 매료되어 국악 매니아이자 풍류객이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책과 술, 벗과 인생 이야기를 곁들이며, 우리의 전통 노래, 춤, 음악의 대표 작품들은 물론, 그 안에 담겨진 조상들의 삶과 철학을 쉽고 친근한 언어로 전달하고 있다. 저자는 좋아하는 국악을 이해하기 위해, 실제로 다양한 서적, 공연들을 접했고, 판소리, 춤, 장구, 꽹과리 등을 배워왔으며, 현재 대금을 독학으로 배우고 있을 정도로 그의 국악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그는 독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당부했다. "국악은 사람을 품격 있게 합니다. 철학이 있구요. 창부타령 같은 것 보세요. 판소리 가사에 철학이 다 담겨 있습니다. 또 실제로 들으면, 사람 소리가 아닌 것 같을 정도로 경이롭습니다. 저는 장구 소리만 들어도 (좋아서) 난리가 납니다. 사람 마음을 울리는 힘(매력)이 있어요. 제 책으로 인해 다른 분들이 국악에 취미를 갖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런 좋은 경험을 모든 사람이 함께 느끼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제 젊은 시절에는 지금처럼 국악이 알려지지 않았어요. 제가 40대에 국악을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조금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 책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국악을 알게 되는 교육적 효과도 있기를 바랍니다. ” 또한 무관할 것 같은 사업과 국악의 관계도 명쾌하게 밝혔다. "수익과 직결되는 사업은 냉철한 현실이죠. 딱딱한 탁자에서 사업적인 이야기만 하면 재미없잖아요. 저는 외국인들에게 공연을 직접 보여줍니다. 악기, 무대, 음악, 의상, 모두 그 사람들에게는 새롭죠. 다른 나라에 없는 것들이잖아요. 그럼 그 분들은 감동합니다. 그러면 당연히 사업에도 도움이 되죠. 그리고 우리나라를 알리게 되기도 하구요.” 저자는 국악과 삶의 이야기를 쉽게 써 내려갔지만, 그가 생각하는 국악과 우리의 관계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는 국악을 지켜야 하는 이유를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문학에 있어서 고전이 갖고 있는 가치와 힘의 영속성처럼, 음악에 있어서는 국악이 그와 같은 생명력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국악은 우리 민족의 여러 세대가 함께 창조해 갈고 닦아 온 민족의 음악으로서, 모두가 공동으로 작사 작곡하고 춤추고 소리 부르며 연주한 동질성의 고유 음악인 것이다. 나라의 음악인 국악은 우리 민족의 혼이요 숨결인 것이다. 우리가 나라말이 있어 민족의 긍지를 자부하듯, 우리 음악 또한 항상 우리 민족 가슴속에서 살아 숨쉬는 자랑스런 문화유산인 것이다.” 출판사 ‘북랩’의 한 관계자는 "저자께서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와 국악을 알리는 것에 매우 적극적이신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분의 열정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도 전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오랜 시간 현장의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고, 대중과 공감하는 새로운 국악을 모색하며, 일반 대중을 국악 안으로 끌어들이는 등 국악계에서 자신의 몫을 다하고 있다. 이들은 저마다 각자의 색깔로 국악계 발전에 생기를 불어 넣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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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기 명장, ‘난계국악기제작촌 현악기공방’ 입주[류기자의 인터뷰][류기자의 인터뷰] 충북 영동군은 국악의 3대 악성 중 한 분인 박연 선생의 출생지로서, ‘난계 박연’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전통문화 계승과 보급 및 지역문화 발전을 위해 복합 문화 체험 공간을 마련해 다양한 시설과 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난계국악기제작촌’은 수십 년 외길을 걸어온 악기장들의 국악기가 탄생되는 곳이다. 박성기 명장은 영동군의 엄격한 심사기준(사업체 운영 기간, 기능공 규모, 제작기간 등)을 통과하여 ‘난계국악기제작촌 현악기공방’에 입주를 앞두고 있다. 명인은 가야금을 25현까지 계량하는 등 국악 연주와 창작의 폭을 넓히는데 크게 기여했으며, 이러한 공으로 국가무형문화재 제42호(2008년)로 지정되었다 난계의 고장 영동에서 악기장의 활동은 지역과 악기장 모두에게 상생의 기회를 제공한다. 명장의 활동과 계획을 통해, 국악기의 현주소와 전통문화 계승, 발전을 위한 모색을 해보고자 한다. 인터뷰는 전화 통화로 이루어졌다. Q. ‘난계국악기제작촌’에는 어떻게 오시게 됐나요? A. 영동군에서 낸 ‘난계국악기제작촌 입주업체 모집 공고'를 보고 응시해서 서류심사, 면접심사 받고, 여러 절차 거쳐서 입주하게 됐어요. Q. 거의 40년을 악기 제작에만 몰두하셨습니다. 어떤 어려움이었고, 어떻게 이겨내셨나요? A. "지금도 4-5시간씩 자요. 토요일, 일요일 없이 계속 연구해요. 남들 하는 것이 아니라 선두역할 하니까, 현재 개량된 악기 90퍼센트를 제가 했으니, 앞으로도 꾸준히 할 생각입니다. 좋은 악기를 만들기 위해 30년 이상 재료를 말려야 합니다. 누구한테 내가 걸어왔던 이 길을 똑같이 가라고 하면 갈 수 있을까? 생각하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오늘이 며칠 인지도 모르고 일하기도 했고,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도 많았고, 그러면 시골 논도 팔기도 했고, 더 어려운 사람들 생각하면서,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사명감으로 살아왔어요.” Q. 국악의 공연환경 등의 변화로 국악기도 함께 변화했고, 선생님의 악기 개량은 국악의 현대화, 대중화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것은 자칫 국악의 정통성과 대립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A. "전통악기는 전통 그 자체로 보고, 시대에 맞는 새로운 국악이 나오면, 그것을 실현해낼 수 있는 악기가 필요합니다. 연주자와는 서로 필요한 불가분의 관계에요. 60-70년대에도 미묘하게 줄 조이는 방법 등 개량하려는 흔적은 봤습니다, 하지만, 제가 악기 구조 자체를 개량한 것은 처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개발한 것이 현악기에 쓰이는 ‘개량줄’이에요. 이전에는 명주실을 썼는데, 고음 낼 때 자꾸 끊어져요. 연구하다 새로운 재질로 만들었죠. 장력이 더 세기 때문에 고음 낼 때 안 끊어져요. 처음에는 연주자들이 외면했어요. 이후에 점점 많은 사람들이 제 악기를 인정해주고 찾았죠.” Q. ‘난계국악기제작촌’에서 선생님께서 특별히 계획하시는 일이 있으신가요? A. "악기의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체계를 만들려고 합니다. 그러면 국악기 가격이 터무니없이 부풀려지지는 않을 거예요. 지금 국악기 시장의 문제 중에 하나가 악기 가격이 천차만별이에요. 쉽게 얘기해서, 해금이 500-600만원에 실제 거레되는데, 이 중에는 실제 150만원 정도 되어야 하는 것들도 있어요. 그리고 2500만원까지 하는 가야금도 있는데, 이것이 정말 그만큼의 값어치가 있는가 하는 거예요. 결국, 연주자, 대중들이 손해를 보게 되죠. 그러면, 국악은 우리 생활에서 멀어지는 거예요. 현재 전통악기 가격 거품이 많습니다. 가격을 평준화 할 수 있는 체제가 없어요. 그래서 이것을 평준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다른 전문가분과 함께 만들었습니다.” Q. 좀 더 자세히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약 5년 전부터 공동 연구해서 이제 완성했습니다. 영동(난계국악기제작촌)에서 시작할 계획입니다. 음향기기 표준화 시스템이에요. 전자 시스템을 이용해서 악기의 음량, 재료 등을 표준화된 기준으로 측정하고, 각 등급이 나옵니다. 그러면, 악기의 가격이 책정될 수 있는 어느 정도 공신력 있는 기준이 마련되는 거예요. 그러면, 지금처럼 터무니없는 가격이 나오지 못할 겁니다. 100만원 가치 악기는 100만원에, 500만원 짜리 악기는 500만원에 팔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난 기본적으로 악기를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게 하고 싶어요. 그런데, 악기가 터무니없이 비싸버리면, 사람들이 못 사죠. 악기 만드는 사람도 먹고 살 수 있으면서, 일반 사람들도 전통악기를 쉽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요. 아마 그 동안 저를 믿어준 많은 국악인들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그 외에 계획하고 계신 것이 있으실까요? A. "종묘제례악을 미니어처로 만들어서 초등학교 같은 곳에 보급(판매)하려고 해요. 아이들은 우리 국악기 생긴 것도, 소리도 익숙하지 않잖아요. 예를 들면, ‘편종’ 버튼 누르면, ‘편종’ 주변이 반짝거리면서 편종 소리가 나와요. 이렇게 하면, 아이들도 우리 악기에 대해 좀 알게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만들게 됐어요.” Q. 악기 제작에서 보람을 느낄 때는 어떤 때인가요?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시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가장 큰 보람은 열심히 연구해서 좋은 악기가 탄생했을 때, 그 때 보람이 가장 크죠. 국립국악관현악단 출범하고(1995년), 박범훈 단장님께서 신곡을 만들었을 때, 내가 만든 악기로 그 큰 무대에서 연주했을 때도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일하면서 음대 교수님들 많이 만나는데, 그 인연으로 몇 개 대학에 장학금도 대고, 악기 기증도 하고 그랬어요. 돈 없어서 우리 음악 못 배우고, 악기 못 사는 일 없어야 하니까요. Q. 악기 제작자들이 갖춰야 할 덕목은 무엇인가요? A. "자신만의 고집 있어야 해요. 재료에 공들이고, 악기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려는 노력. 그리고 좋은 악기를 제대로 만들어서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할 수 있는 양심도 있어야 합니다. 타고난 예술성도 필요해요. 손재주나 음감 같은 거예요.” Q. 악기장이라는 직업도 쉽지 않은 만큼 보람도 클 것 같습니다. 젊은 악기 제작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당부를 말씀해주시길 바랍니다. A. "돈을 보고 하면 안 되고, 자신이 연구해서 좋은 악기를 만들었을 때 그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세상에 저보다 더 똑똑한 사람들 많아도 그 사람들은 악기 제작은 안했잖아요. 남들 못 한 것을 해냈다는 자부심 그게 가장 커요.” Q. 악기장으로서 궁극적인 목표, 소망이 있으시다면 무엇인지요. A. "지금까지 전국에 국악기 제작하는 곳이 많이 있어요. 이 중에, 일부는 자격이 안 되는 악기들을 높은 가격에 팔아왔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는 그것을 정리하고 싶어요. 가격을 현실화하고, 거품 없는 제 가격으로 품질 좋은 악기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래요. 인터뷰 내내 박성기 명인은 악기시장에서 기준 없이 책정되는 가격의 문제를 토로했고, 그 정상화를 이끌고 싶다는 뜻을 강하게 밝혔다. 지난 약 40년 동안, 악기연구를 그렇게 해왔듯이, 이 문제의 해결 역시, 옳은 길이고, 자신의 길이라 생각하고 쉼 없이 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 외에도 그가 실천하고 있는 것들은 우리 국악의 발전과 무관하지 않아 보였다. 난계 박연 선생의 고장, 충북 영동군 ‘난계국악기제작촌 현악기공방’에서 그의 활동이 대중과 국악인들, 나아가 국악발전에 도움이 되는 행보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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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기자의 객석] KBS 국악한마당, 그 ‘마당’에 없는 것공연은 국악과 현대음악이 어우러진 신명나는 리듬과 함께 시작했고, 연이은 안숙선 명창의 무르익은 소리는 그녀의 이름을 기억하는 세월만으로도 감동이지만, 연륜과 기교까지 시청자의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국악 신동 김태연에서, 전통연희단 ‘난장앤판’, 걸출한 스타 국악인 박애리, 남상일까지 출연자와 야외무대는 ‘전남 영광’이라는 지역의 시원한 하늘을 품고 완벽에 가까웠다. 전남 영광의 ‘법성포 단오제’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10주년을 기념하는 ‘KBS 국악한마당’이 지난 6월 18일 방영되었다. TV를 통해 시청한 기자는 이 잘 차려진 밥상 같은 공연을 즐기고, 때로는 감동하면서도, 마음 한 편에는 작은 아쉬움을 갖게 되었다. 밴드 AUX의 오프닝 무대는 전자기타 연주에 낯선 어른들까지도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특히, 두 번째 노래 ‘까투리’는 감각적인 편곡과 작사, 태평소의 현란한 기교, 그리고 시원한 보컬이 어우러져, 우리 음악이 이렇게 세련되게 변신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TV 앞 시청자까지 어깨가 들썩일 정도라면, 현장의 객석에서는 일어나고도 남았을 분위기였을 것 같다. 하지만, 화면에 비춰진 어느 누구도 자리에서 일어난 사람은 없었다. 아마 프로그램의 성격상 자제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점이 매우 아쉬웠다. 우리 전통음악은 궁중음악이 아닌 이상, 민초들 사이에서 불리고, 즐겨왔던 우리의 희노애락이 담긴 노래가 아닌가. 그것이 재주꾼들을 통해서 발산되고, 관객과 함께 하는 무대라면, 관객들도 함께 어깨를 들썩이고, 한 번쯤은 일어나서 어깨춤을 춰 줘야 노래의 맛을 진정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어느새 해는 저물어 어두워지고, 화려한 조명과 그래픽은 무대를 더욱 아름답게 했다. 가끔 화면에 비치던 어르신들의 얼굴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얼굴의 깊은 주름과 관람을 위해 한껏 멋을 내주신 매무새도 눈에 들어온다. ‘오랜 시간 딱딱한 의자에 앉아계셨을 것 같다. 공연이 끝나는 실제 시간은 아마 어느 늦은 저녁이었을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오제’와 ‘전남 영광’이라는 지역을 지켜온 분들이 바로 이 분들이다. 그 분들을 격려해야 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이 분들은 해질녘에서 늦은 저녁까지 딱딱한 의자에서 박수까지만 허용되는 객석에 앉아계셨을 것 같다. 무대의 출연자만이 주인공인 것 같고, 무대와 객석 사이 거리는 너무 멀고, 물과 기름 같은 느낌마저 들어서 안타까웠다. 공연이 너무나 훌륭하여 더욱 안타까웠다. 전통문화를 예술 그 자체로 보고, 그 자체로 즐기는 것 역시 매우 의미 있는 일이지만, 대중이 좀 더 즐길 수 있는 역동적인 무대는 그것 못지않은 양적, 질적인 에너지를 발산한다고 생각한다. 옛 분들은 음악을 어떠한 방식으로 즐겼을까? 고증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그 공간은 여럿 우루루 모인 너른 마당에, 재주꾼 몇 명이 한바탕 판을 벌려 놀이와 춤으로, 때로는 서사를 더하여, 그네들의 삶 깊숙이 자리하던 애환을 공유했던 장이었을 것이다. 그 예술적, 문학적 매력으로, 역사적 가치로 인해 서민에서 양반으로, 혹은 다른 이들에게 전해져 문헌으로, 기록으로 남겨졌을지언정, 그 시작과 역사적, 문화적 가치는 백성에게서 나온 것이므로, 그 노래의 주인은 단연 시대를 짊어졌던 땀 흘리는 백성들이고, 서민들이다. 명창의 소리만으로도 울림을 주었던 흥보가에 이런 대목이 있다. "복 없는 놈은 계란에도 유골이라더니...”, 슬쩍 지나가는 이 익살스런 표현은 돈 없고 가진 것 없는 이들의 슬픔마저 웃음으로 위로하는 해학이 숨어 있으니, 바로 앞에서 들었으면, 무릎을 치고, 자신의 처지를 떠올리며 웃음 한 줌 나왔을 대목이다. 진도아리랑, 밀양아리랑은 노래 속, 사랑, 슬픔, 희망, 시대적 아픔 중, 어느 이야기와 함께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면, 우리 부모, 조부모 세대를 이해하고 추억하는 것은 물론, 현재 우리 삶을 이야기 하는 또 다른 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난장앤판’의 공연은 함께 웃고 즐길 수 있었지만, 관객과 호흡하기에는 그 거리가 너무 멀어서 아쉬웠다. 그때의 방식으로 판이 벌어지고, 노래가 불리기를 바란다. 한바탕 벌어진 놀이판은 시끌벅적하게 함께 웃고, 울고, 노래하며, 어깨를 들썩이던 이들에게 하루의 고단을 떨쳐내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그랬듯이 지금의 우리도, 시원하게 한바탕 판 벌어지는 무대에서, 우리네 애환이 담긴 노래 가락에 공감하고, 힘들지만 내일을 살아내는 우리를 위로하는 무대를 기대한다. 그 마당에서 민초들이 춤과 이야기와 가락으로 함께 느꼈던 그것을, 지금의 우리 역시 느낄 수 있으리라 믿는다. 시대를 초월하여, 우리는 한의 정서를 가진 한민족 아니던가. 그것이 우리 전통문화 계승, 발전의 또 다른 시작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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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국악대경연', 달라진다제32회 KBS국악대경연이 올 하반기 대회를 앞두고 모집 공고와 대회일정을 발표했다. KBS가 주최하고 (주)크라운해태가 협찬하는 KBS국악대경연은 올해 전통예술의 틀 안에서, 실력과 창의력을 갖춘 젊은 국악인들의 도전을 기다리고 있다. 이 경연대회는 1990년 제1회 대회를 시작으로 오정해·계성원·강권순·지애리·진유림·왕기석·남상일 등 걸출한 국악인을 배출하며, 젊은 국악인들을 발굴, 육성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올해부터 성악, 기악, 단체 부문으로 이뤄지며, 만 18세 이상 30세 이하의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단체 부문의 경우, 중학생부터 참가할 수 있으며, 창작곡으로 제한하고 있다. 결선 연주회가 달라진다. 올해 처음 시도하는 방식으로 금상 수상자들끼리 겨루어 대상을 선정하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본선에서 순위를 가르지 않고 통과한 각 부문의 결선 진출자들이 모두 최종 무대에 진출해 대상을 겨루게 된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러한 방식은 대회의 열띤 분위기를 공개함으로써, 젊은 국악인의 성장 과정, 노력 등을 시청자들과 공유하고, 더 많은 지원자들이 최종 무대에서 개성과 창의력을 발휘하도록 보다 열린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또한 시청자들은 지원자들의 개성 있는 무대를 보며, 대상이 누가 될 것인지를 가늠하면서 흥미로운 무대를 즐기게 될것이다”라고 밝혔다. 각 부문의 구성 역시 새롭게 조정되었다. 성악 부문은 제한을 두지 않고, 기악 부문은 ‘생황, 태평소, 양금’ 등을 추가하면서 지원 악기의 영역을 넓혔다. 연출을 맡은 정현경 PD는 그 취지를 이렇게 밝혔다. "‘국악 경연대회’라는 경직성을 탈피하고 지원자들에게 자유로운 예술적 영감을 유도하기 위해 지원 부문에서 제한을 없애고, 지원 종목 악기의 영역을 넓힌 것도 이번 대회의 새로운 시도입니다. 지원자들이 ‘스승으로부터 사사하는 국악’을 이어가고 전통을 계승하는 전승자를 넘어서, 국악을 '예술'로써 대하고 자발적으로 국악을 향유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악기와 소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여 표현해 내는 미래의 아티스트로서의 국악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KBS국악대경연'이 분위기를 서서히 조성해 나가고자 합니다.” 또한 최근 국악의 대중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원 가능한 연령을 중학생으로 낮춘 단체 팀들의 활약도기대가 된다. 단체팀의 경우, 창작곡으로 제한하고 있어, 창작 국악에 어떠한 활력을 불어 넣을지 기대할 만하다. 주최측은 "모범생처럼 주어진 것만 하는 이들보다, 새로운 창의성으로 도전하는 이들이 있다면 예선, 본선 진행 과정에서 제작진이 그들을 주목할 것입니다.”라며 국악의 참신성을 유도하고자 하는 의지를 밝혔다. 결선 연주회 및 시상식은 10월(추후 변경 가능)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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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전통문화 정책’도 있다지방선거에서 전통문화 관련 정책은 국민들의 관심을 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문화의 보존과 발전은 국가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자 과업이다. 이에, 본지 ‘국악신문’은 주요 후보들의 공약 중, 전통문화정책을 중심으로 살펴보았으며, 그 결과 적지 않은 전통문화정책 공약을 찾을 수 있었다. 이들을 중심으로 간략하게나마 살펴보고자 한다.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는(민주당) ‘연등회 등 전통문화 콘텐츠 지원강화로 K-불교의 세계화에 기여 지원’, 오세훈 후보는(국민의 힘) ‘풍납동 역사문화 중심도시 개발’,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는(민주당) ‘조선왕조문화역사공원 설립 추진(구리시)’,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민주당)는 ‘고려평화민속촌(강화군)’ 조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서재헌 대구시장 후보는(민주당) ‘대통령 역사박물관 건립, 무형문화재 전수관 건립(서구)’을,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는(민주당) ‘반구대 암각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약속했다. 특히 ‘반구대 암각화’의 경우, 1995년 국보 제285호로 지정된 이래 선사시대 생활모습을 이해할 수 있는 유적으로서, 국내외 역사적으로 큰 의의를 가지고 있으나, 생활 수로 확보와 문화재 보존과 상충하는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대구, 구미시 등 인근 지역의 협조로 그 해결책이 열리게 되어, 천전리 암각화와 더불어 2025년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이춘희 세종시장 후보는(민주당) ‘국립 민속박물관 이전’, 최민호 후보는(국민의 힘) ‘한글사관학교 건립과 한글문화수도 건설’을, 김태흠 충남도지사 후보는(국민의 힘) ‘공주, 부여, 청양을 중심으로 한 백제문화복합단지 조성’을 계획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 후보는(민주당) ‘국제 태권도 사관학교 설립(무주)’, ‘백제 한류 전통문화 체험단지 조성(익산)’, ‘가야문화 중심지 조성(장수)’, 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는(국민의 힘) ‘신라왕경, 세계문화유산 등 경북 콘텐츠의 디지털화’를 발표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 후보(국민의 힘)는 역사유적 복원 및 유물 전시관 조성’ 등을, 허향진 제주도지사 후보는(국민의 힘) ‘해녀의 전당 건립’을 약속했다. 특히, ‘제주해녀문화’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2016년)에 등재되었고, ‘해녀’는 국가 무형문화재 제132호(2017)로 지정되어 그 역사적 의미는 이미 검증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국민들에게는 지역적, 문화적 거리로 인해 여전히 낯선 문화로 인식되는 것이 현실이다. 세명대학교 인문대학장 이창식 교수는 "주요 후보들의 전통문화 관련 공약은 대부분 정치 경제 이슈에 가려 노출이 되지 않는다. 이런 현실은 후보자가 당선 후 공약을 실천하는데도 영향을 준다. 그동안 문화 분야의 공약은 대개 밀리고 물려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이제 유권자가 당선자의 공약 실천을 하도록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바로 언론이 보도를 통해 후보자(당선자)와 유권자의 관계 설정을 도와 줘야 한다.”고 하였다. 각각의 공약들은 지역발전이라는 맥락에서, 각 후보들이 지역의 전통문화를 어떤 시각에서 보는지를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또한 그 실천을 지켜보는 것 역시 유권자들의 몫이다. 우리의 뿌리를 지키고 공유하는 일은 우리의 정체성을 찾는 일이며, 더 나은 미래를 기약하는 길이다. 신중한 한 표를 행사한 후에도, 후보자들의 공약이 실천되고 있는지, 발전과 개발의 그늘에서 우리의 뿌리가 훼손되지는 않는지 관심 있게 지켜보는 유권자의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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