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서울시 무형문화재 된 이영준 명창을 지난 주말에 찾았다.
인간의 삶을 아름답고 값지게 가꾸는 사람이야말로 그의 생애가 뭇 사람으로부터 흠모와 칭송을 받는다. 우리는 오늘날 걸출한 예술가요. 희대의 풍류객인 한 사람을 주목한다. 이영준 문학박사가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47호 시조창 예능보유자로 지정되었다.
이영준 보유자는 지난 2006년 12월 3일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고희기념 우리소리음악회(시조, 가사, 가곡)을 마련하여 그동안 갈고 닦아온 시조창을 선보였다. 또한 그는 뛰어난 작품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개인전을 열었고 단체전에서도 다수 참가하는 등 예술활동을 벌여왔다. 일찍이 시조창과 삼절(三絶)사상에 투철, 시·서·화에 빼어난 문인화의 대가로서 도인다운 기품을 지녔다.
일세의 경지를 이룬 그의 예술혼, 드높은 이상과 고귀한 투혼으로 자신을 준엄하게 담금질하여 마침내 사계의 권위자로 군림하게 되었다. 청죽(靑竹)같은 지조, 고아(高雅)한 아취(雅趣), 매운 향기로 불굴의 기개를 지녔다.
이영준 보유자의 생애는 실로 드라마틱하다. 특히 예술세계에 심취하게 된 동기가 예사롭지 않았다. 그는 30여년 전 생명을 잃을지도 모르는 큰 병에 걸렸었다. 대학병원에서 큰 수술을 두 번씩이나 받는 등 죽음과 삶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수술 후 운동을 해야 하는데 장이 제 기능을 하도록 장운동을 꾸준히 하라는 의사의 권유 때문에 단전호흡을 하러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일간신문에서 시조를 통해 건강을 회복했다는 김월하 선생의 기사를 보게 되었다. 김월하 선생의 이야기는 너무도 유명하였고, 이영준 씨은 이때 자신도 시조를 배워야겠다는 마음에 그날부터 시조를 가르치는 곳을 수소문하였고, 시조명인 김규식 선생에게 가서 시조를 배우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시조를 배운지 얼마 되지 않아 이영준 씨은 마음도 안정되고 건강도 차츰 좋아지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전형적인 외유내강인 그의 성격은 굳건했다.
무슨 일이던 한번 시작하면 끝을 봐야 직성이 풀린다. 이제 막잠에서 깨어난 예술적인 흥미까지 겹쳐 목에서 피가 나올 정도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주경 야독하며 시조를 읊어도 신명은 날로 더해갔다. 그의 후암동 사무실에는 시조를 읊기 위한 악보며 장구, 음향기기가 질서 정연하게 갖춰져 있다. 시조 생활을 하며 심혈을 기울인 결과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고 다른 예술분야인 그림을 그리고 글씨도 꾸준히 쓰고 있다. 특히 그는 현대미술협회장직을 추대 받아 10여 년간 신진작가들의 등용문인 현대미술대전을 주관하여 국내외 화단에 이름이 나도록 공헌했다. 뿐만 아니라 많은 작품을 손수 제작, 출품하여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렇게 건강 때문에 배운 시조창은 우리나라는 대표하는 시조인들의 모임인 대한시조협회 중앙본부가 주최하는 전국시조가사가곡경창대회에서 문화부 장관상, 시조인에게 주는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그리고 전주대사습놀이 시조부에서 장원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후 (사)대한시조협회 이사장직을 추대 받아 60여개 지부 지회를 115개로 확장시켜 우리나라 시조인의 대부분을 망라하는 큰 조직으로 발전시켰다. 특히 그는 전통음악을 시조창을 초등학교 음악교과서에 넣게 함으로써 시조사에 빛나는 업적으로 길이 남게 되었다. 정신적인 풍요와 건강한 육체를 시조를 통해 얻었다고 자부하는 이영준 보유자는 앞으로 우리 문화의 진수인 시조문화를 더욱 발전시켜 국민 모두가 1~2수의 시조창을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읊을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기를 열망하고 있다.
건강 때문에 입문한 시조창이 그에게 명창이란 명예와 시조창계의 전설인 석암 정경태선생의 뒤를 이어받는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47호 예능보유자로 지정받았다.
김호규 기자 hg1411@hanmail.net
일본 니포노폰 취입 조선민요 ‘경성란란타령’, 1913년 Nipponophone 6170 SP음반.(국악신문 소장자료) ...
쏘가리 문양 도편 한 점 없이 이규진(편고재 주인) 계룡산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조선 왕도로서의 도읍지를 생각한다면 무학대사를, 민속신앙의 터전을 염두에 둔다면 신도...
1897년 8월 13일 ‘대조선 개국 505회 기원절 경축식’에서 계관시인 윤치호가 작사한 무궁화노래(찬미가 제10장)가 처음 발표된 독립관 전경. 현 애국가의 원형 ‘...
경기검무 경기검무(京畿劍舞)는 서울 및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전통 악기의 반주에 맞춰 칼을 들고 휘두르며 추는 춤 및 그 기술을 보유한 사람을 의미한다.경기검무는...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축제로 손꼽히는 남원춘향대전(남원춘향제)이 오는 5월 10일(금)부터 5월 16일(목)까지 7일간 남원시 광한루원 일대에서 열...
4월 18일부터 20일, 남산국악당에서 아트플랫폼 동화의 모던연희극 ‘新칠우쟁론기’가 펼쳐졌다.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지...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봄비가 촉촉이 땅을 적시는 4월,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지 6개월이 된 채치성 예술감독님을 만났다. 그는 국악방송 사장, KBS 국악관현...
2024 쿼드초이스_틂 (사진=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 나승열)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대학로극장 쿼드의 ‘쿼드초이스’...
지난 4일, 국립국악원은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KBS국악관현악단,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관현악단 118명으로 구성된 연합 관현악단 무대 ‘하나되어’를 국...
칠순을 넘어서는 길목에서 중견작가 김경혜(영남이공대 명예교수) 작가의 열번째 작품전이 오는 16일부터 25일까지 10일간 대구시 중구 슈바빙 갤러리에서 열린다.전시되는총 50여 개...
국립국악관현악단의 관현악시리즈 III ‘한국의 숨결’이 KBS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 박상후의 지휘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펼쳐졌다. (사진=국립국악관현악단...
한상일(1955~) 대구시립국악단 예술감독 및 상임지휘자는 국악에 입문한 지 올해로 60여 년을 맞는다. 때 맞춰 지난 1월 25일 서울문화투데이 신문에서 선정하는 제15회 문화대...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지난 3월 22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서울시국악관현악단 2024 명연주자 시리즈 ‘공존(共存)’ 무대가 펼쳐졌다. ‘명연주자 시리...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지난 12일부터 22일, 국립정동극장은 대표 기획공연 사업 ’창작ing’의 두 번째 작품, 소리극 ‘두아:유월의 눈’을 무대에 올렸다. ‘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