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뉴스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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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부산 출신 '동백아가씨' 작곡가 백영호 평전 북콘서트부산근현대역사관은 오는 28일 오후 2시 인문학 복합문화공간 별관에서 '작곡가 백영호 평전 북콘서트'를 한다고 22일 밝혔다. 고 백영호 선생(1920~2003년)은 부산 서구 출신으로, 국민가요인 '동백아가씨'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대중가요 작곡가다. 이번 북콘서트는 한국 대중음악계의 발전을 견인해온 백영호 선생의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장남인 백경권씨가 아버지의 일대기를 직접 기록한 책이다. 내과 의사인 그는 음악과 부산을 사랑한 선친에 대한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자 하는 일념으로 낮에는 환자를 돌보고 밤에는 방대한 자료를 분류·정리하며 글쓰기를 계속해왔다. 2018년 12월부터 시작된 기록 작업은 5년여 끝에 360페이지 책으로 세상에 나왔다. 책에는 백영호 선생이 작곡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 배경, 국내 최초 음반 판매 100만장 시대를 연 '동백아가씨'의 탄생에 얽힌 사연, 작곡자로서 전성기 시절 이야기 등 한국 현대 대중음악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백영호 선생은 부산에서 추억의 소야곡(1955), 해운대엘레지(1958)를 히트시킨 후 서울로 상경한 지 1년 만에 국민가요 동백아가씨(1964)를 작곡해 국내 최고 작곡가 반열에 오른 후 100여 곡을 히트시켰다. 울어라 열풍아(1965), 동숙의 노래(1966), 여자의 일생(1968) 등 200여 편의 영화 주제가와 아씨(1970), 여로(1972) 등 50여 편의 TV 드라마 주제가를 작곡하기도 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문화훈장을 비롯해 수많은 작곡상을 받아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북콘서트는 백영호 선생이 한국 대중가요계의 정상급 작곡가가 되기까지 과정을 저자가 직접 소개하는 1부와 소리꾼 장사익 선생이 특별공연하는 2부로 나눠 진행된다. 김기용 부산근현대역사관 관장은 "이번 행사는 대한민국 현대 대중가요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고 백영호 선생의 생애를 살펴보고 대중가요의 메카 역할을 해온 부산의 역할도 함께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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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의 날은 4월 27일, "임금과 민중이 함께 부른 노래,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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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집, ‘신문지가 만난 진짜 세상’지은이는 정은미(아동문학가), 펴낸곳은 이지출판사, 펴낸날은 지난해 12월 25일이다. 표제시 ‘신문지가 만난 진짜 세상’ 말, 말, 말만 가득한 신문이 말을 내려놓고 신문지가 되었다. 넘치는 김치통의 국물을 받아 주고 고구마, 감자 몸이 시들지 않게 싸 주고 깎아 낸 손발톱을 받아 주고 신발 속 고린내를 잡아 주고 깨지기 쉬운 것들을 보호하고 잠든 노숙자 얼굴을 덮어 주고 그리고 자신을 태워 누군가의 언 손을 녹여 주었다. 이 책은 정은미 작가가 세 번째 펴낸 어른과 함께 읽는 (동)시집이다. 한 편 한 편 오래 발효시켜 완성도를 높인 61편의 작품에는 좋은 시 한 편이 누군가의 삶에 작은 촛불 하나 얹어 놓는 일이기를 바라는 소망이 담겨 있다. 작가는 그림을 직접 그린 그림책과 동시집을 내는 꿈을 이루기 위해 SI그림책학교와 그림책상상 그림책학교를 다니면서 그림을 배웠다. 이번 동시집 '신문지가 만난 진짜 세상'에 직접 그림을 그림으로써 그 꿈은 이루었다. ‘신문’은 세상일을 전하는데 참 시끄럽다. 좋은 일보다 전쟁, 마약, 살인, 성폭행, 기후변화, 환경오염 등 마치 부정적 사건 사고만 전하는 것이 신문의 역할인 것처럼 보인다. 작가는 물활론적인 사유를 통해 신문의 역할을 재조명하여 시로 빚어냈다. 신문지의 쓰임에 대한 진술이지만 그 속엔 숨겨 둔 세상의 따뜻함이 들어있다. 신문지가 만난 진짜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온갖 시끄러운 말들을 내려놓은 신문이 신문지가 되어 접히고 구겨지고 뭉치고 찢어지면서 말이 아닌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동심을 통해 사유하게 한다. ‘안개’로 인해 막대그래프로 보여지는 아파트. 그래프가 보여주는 것은 무엇일까? ‘눈꺼풀 문’을 통해 우리가 봐야 하는 것과 보지 말아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눈에 보이는 ‘초승달’ 속엔 무엇이 감추어져 있는지, 단단한 ‘검정콩’ 하나를 나누려면 어떤 마음이 필요한 것인지, 생각이 머물게 한다. 작가는 동심과 유머로 아이들의 생활을 활기차게 표현하고 있다. 엄마를 잔소리쟁이, 마녀 등으로 표현하던 아이들이 막상 편지에는 ‘엄마, 많이많이 사랑해요’라고 쓴 아이들의 진짜 마음은 어떤 것일까? ‘회장’이라면 모범을 보여줘야 하는데 자꾸 왜 시키기만 하고 대장 노릇만 하느냐는 항의를 받기도 한다. 팔다리가 짧은 하마 별명을 가진 명희가 ‘어떻게 저렇게’ 빨리 달릴 수 있는지, 밥 먹을 때는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묻는 1학년 인호의 배꼽 빠지는 대답 등에 웃음이 빵, 터진다. 작가는 무거운 주제인 죽음도 동심으로 진지하게 풀어내고 있다. 아빠의 죽음, 별똥별의 죽음을 통해 우리는 함께 위로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며, 누구나 시간 열차를 타고 내려야 하는 존재로 삶엔 늘 죽음이 우리와 함께하고 있음을 동심으로 보여준다. 작가는 어린이라고 늘 가볍고 재미만 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때론 가볍고 때론 재밌고 때론 그들의 유행을 따라가야 하지만, 때론 진지한 질문을 통해 생각의 깊이와 넓이를 넓혀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작가의 신념을 『신문지가 만난 진짜 세상』에 꾹꾹 담아 많은 이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따라서 일상의 모든 것들이 우리 곁에서 어떻게 머물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어린이 눈높이에서 궁금해하는 것들을 질문하고 생각하고, 철학하는 힘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 정은미는 1999년 ‘아동문학세상’. 2000년 ‘아동문예’에 동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오늘의 동시문학상’, ‘청소년문화상’, ‘열린아동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신문지가 만난 진짜 세상’으로 2023년 아르코창작기금 발간지원사업에 선정되었다. 지은 책으로 동시집 ‘마르지 않는 꽃향기’(2009), ‘호수처럼’(2015), ‘신문지가 만난 진짜 세상’(2023) 등이 있으며, ‘심술쟁이 악어 삐죽이’, ‘냉장고 속이 시끌시끌’ 등 많은 그림책에 글을 썼다. 오랫동안 도서관에서 독서모임을 강의하며 독서 보급에 힘써온 것을 계기로 2019년 ‘독서문화 진흥발전공로’로 국무총리 표창장을 받았다. 이외에 SI그림책학교와 그림책상상 그림책학교에서 그림을 배웠으며, ‘신문지가 만난 진짜 세상’에 본인의 시와 그림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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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의 날은 12월1일, "서도소리 문화재 지정 보고서 제출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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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뇌에 들어간 컴퓨터 칩이 몰고 올 변화…신간 '뉴럴링크'(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인간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해 생각만으로 각종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2016년 '뉴럴링크'를 설립했다. 공상과학영화에나 나올 법한 황당한 발상이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원숭이 등 동물들을 대상으로 칩 이식 실험을 진행하며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그렇게 7년 동안 고군분투한 끝에 지난해 5월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았다. 머스크는 2024년부터 '링크'(Link) 이식 수술에 착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뉴럴링크뿐 아니다. 미국 실리콘밸리 빅테크와 스타트업들은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을 직접 개발하거나 관련 투자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뇌공학 전문가인 임창환 한양대학교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가 쓴 '뉴럴링크'(동아시아)는 BCI의 기본 원리부터 최신 현황, 가까운 미래에 이 기술이 미칠 영향 등을 설명한 책이다. 책에 따르면 현재 브레인 칩이나 뇌파를 통해 지능을 높이는 뇌공학 기술은 급격히 발전 중이다. 베르니케 영역이나 배측전전두피질 같은 뇌 영역들을 활성화함으로써 집중력이나 암기력, 언어 이해 능력을 크게 향상하는 기술은 이미 수년 내에 인간에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한 상태다. 또한 전기 자극 하나로 괴로운 기억을 지우거나 우울감을 줄이고, 나아가 쾌락마저 생산해 내는 심부 뇌자극 기계 역시 이미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 저자는 예쁜꼬마선충의 신경 네트워크를 컴퓨터에 저장하는 '마인드 업로딩' 기술을 비롯해 시각 정보 처리 과정을 기반으로 꿈이나 상상 속의 이미지를 복원하는 '드림 레코딩' 기술 등의 활용성을 짚어본다. 또한 BCI를 이용해 인터넷 서핑과 게임을 하거나 자동차를 운전하는 기술,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움직이는 것을 넘어 로봇 팔을 통해 감각을 느끼는 기술 등도 소개한다. 의학, 교육,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는 관련 산업 생태도 설명한다. 저자는 고령화 시대의 가장 큰 숙제인 치매를 비롯한 각종 뇌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멀게는 인류의 본능인 인위적인 진화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이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2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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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의 날은 1월 21일(양력), "아악이 처음 연재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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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로 보는 세상] 33년 걸친 한 우편배달부의 집념(서울=연합뉴스) 도광환 기자 = 그는 작가가 아니었다. 건축가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가 만든 건축물을 보기 위해 세계에서 연간 1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한적한 프랑스 남동부 시골, 오트리브(Hauterives)를 찾는다. 페르디낭 슈발(1836~1934)은 평생 걷고 또 걸은 우편배달부였다. 소중한 우편물을 배달하기 위해 하루 약 30km 거리의 궁벽하고 척박한 길을 돌아다녔다. 어느 날 돌에 채 넘어졌다. 돌을 원망하다 돌을 자세히 본 그에게 영감이 떠올랐다. 이후 걷는 걸음마다 주변을 살피며 돌을 모으기 시작했다. 모은 돌로 '짓기' 시작했다. 지으면서 건물의 구조와 형태를 상상하며 자기 머리를 채운 '이상'으로 향했다. 그가 지은 건축물에 '팔레 이데알 (Palais Ideal)', 즉 '이상의 궁전'으로 이름 붙였다. 건축물을 결코 단기간에 지은 것이 아니다. 직업에 충실하며 틈틈이 지었다. 궁전을 지은 시간은 무려 9만 3천여 시간, 약 33년이었다. 1879년에 돌을 모으기 시작해, 외벽을 짓는 데만 20년이 걸렸다고 한다. 멈추지 않고 내부를 꾸며 마침내 1912년 꿈을 이뤘다. 가히 전설이라고 할 수 있다. 건축과 미술에 대해 전문적인 공부를 하지 않았음에도 오늘날까지 굳건한 아름답고 튼튼한 성을 구축했다. 그의 집념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건축물을 자세히 보면 안토니 가우디가 지은 '성 가족 성당'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고 할 만하다. 평범한 한 시골 집배원 노력에 가족과 주민들은 아마 찬사를 보내기보다 '미친놈' 취급을 했을 것이다. 점차 건축물이 모습을 드러내자 가족들도 인정하고 도왔다고 한다. 그는 상상을 북돋우기 위해 다른 문화 건축물도 공부했다. 프랑스식 궁전 모양뿐 아니라 이슬람, 중국, 인도 문화 건축물 양식까지 합쳤다. 그는 자신이 지은 이 건축물에 묻히고 싶었지만, 당국의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포기할 법한데, 그는 아니었다. 허가조건에 맞게 다시 8년에 걸쳐 자신과 가족을 위한 영묘를 완성했다. 불굴의 의지로 그와 비슷한 사례를 찾기 어려울 지경이다. 궁전 벽에 이런 글귀를 남겼다. "농부 자식으로 태어나 농부로 살아온 나는 나와 같은 계층의 사람 중에서도 천재성을 가진 사람, 힘찬 정열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살고 또 죽겠노라" 유언으로 남긴 말도 의미심장하다. "나는 '불가능'이란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해선 안 된다고 했던 나폴레옹을 떠올렸다. 그가 옳다" 한 인간이 품은 '자존(自尊)'의 힘은 이만큼 크다. 돌을 하나하나 쌓을 때마다 스스로 쌓이는 기분을 느꼈을 것이고, 자기 생각이 형상으로 실현되는 것을 보며 희열을 느꼈을 것이다. 세월은 그에게 전혀 장애물이 아니었다. 33년이라는 자존의 시간에 그 어떤 방해가 그를 막을 수 있었을까? 작고한 시인, 신현정에게 '길 위의 우체부'라는 시가 있다. '세상은 온통 나비 떼 나비 떼 정작 나는 행방불명이 되고 싶었다 민들레 옆에 자전거를 모로 눕히고 쪼그려 앉아 담배 피운다 아, 나는 선량했다' 이 시를 읽으며 슈발을 생각했다. 슈발은 선량했다. 슈발은 건축에 몰입하는 동안 행방불명이 되고 싶었다. 슈발에게 세상은 나비 대신 온통 돌이었고, 궁전이었고,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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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당신의 말하기 실력이 늘지 않는 이유우리는 늘 말을 하고 있다. 만 1세 전후로 말문이 터진 이후 지금까지도 회사에서, 가정에서, 사회에서 늘 말을 하고 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그냥 말만 한다. 말을 단순한 의사소통의 수단으로만 사용하는 것이다. 반면 어떤 사람은 말을 일하게 만든다. 상대방의 귓속으로 흘러 들어간 말이 그의 마음을 열게 만들고, 때론 지갑도 열게 만든다. 법정에 불려 나온 용의자가 억울한 혐의를 벗는가 하면, 범죄가 드러나 심판도 받는다. 그뿐인가. 말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인간의 역사와 함께 말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가? 누군가를 설득하고 마음을 울리며 의견을 명료히 전할 수 있는가? 유튜브 등 SNS를 보면 스피치(말하기) 관련 영상들이 꽤 된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봐도 말하기 학원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영상을 보고 따라 하거나 학원에 다녔다고 말하기 실력이 향상됐을지는 의문이다. 늘어난 실력이 지속됐는지도 마찬가지다. 전부는 아니어도 고개를 젓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대표적인 이유는 강사가 말을 잘한다고 말 가르치기도 능숙하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발음, 발성 등 음성 훈련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스피치 커뮤니케이션(소통)의 일부분일 뿐이다. 검증되지 않는 정보와 파편화된 훈련을 해 봐야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단순히 전달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얻는 '소통'의 문제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말하는 상황을 접하면서 말하기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필자가 수많은 기업에서 스피치 코칭을 하면서 느낀 것은 '셀프 코칭'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이다. 말을 하면서 스스로 코치해 발전하는 선순환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 스피치의 셀프 코칭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할까? 바로 방향성과 의지다. 방향성이란 스피치의 나침반과 같은 것이다. 어떻게 나의 말하기를 향상시킬 수 있을지 학문적, 이론적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다. 무턱대고 검증되지 않은 정보로 연습해봐야 소용이 없다. 나의 말하기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정확히 판단해 그에 맞는 훈련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비로소 말하기를 하면서 스피치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두 번째는 의지다. 의지도 사실 방향성과 연관이 깊다. 스피치에 돈이 걸려 있거나, 승진과 관련이 있거나,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기회로 여겨지면 열심히 연습한다. 하지만 그때뿐이다. 장기적, 선순환적 구조를 갖기 위해서는 방향성에 맞는 훈련이 중요하다. 그러면 성취 경험이 생기고, 그것을 바탕으로 의지를 갖추고 생활에서 훈련할 수 있다. 말하기는 자전거 타는 것과도 유사하다. 무조건 연습한다고 능사가 아니다. 어느 정도의 타기는 가능하겠지만 우리가 바라는 고급 수준까지는 오르기 어렵다. 또 이론을 아무리 안다고 해도 실제로 타보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제대로 습득한 이론을 바탕으로 연습했을 때 성과가 있다. 필자는 2006년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국내 1호 박사 학위를 받았고 27년간 아나운서로 일하며 17년 동안 스피치 코칭을 해왔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실질적으로 스피치를 잘할 수 있는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한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스피치, 말하기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는 통상 스피치라고 하면 나의 주장을 얼마나 논리적이고 막힘없이 말하는가에 집중해 있다. 즉 다변(多辯)과 달변(達辯)이 말 잘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스피치는 단순히 말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이다. 가장 좋은 말하기는 상황과 때에 맞게 적절히 말하는 것이다. 그런 관점으로 보면 때로는 침묵하는 것이 최고의 말하기일 수도 있다. 그걸 증명한 사람은 바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다. 2011년 애리조나 총기 난사 사건 추도식 현장에서 현직 대통으로서 오바마는 스토리텔링(이야기)을 통해 사람들을 위로하며 미국이 나아갈 방향을 얘기했다. 그 사건으로 죽은 가장 어린 사람은 9살 크리스티나였다. 그녀에 대해 언급하며 스피치를 이어가던 오바마는 유가족과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돌연 침묵에 빠졌다. 무려 51초 동안. 다음날 미국 언론들은 '21세기 공감의 스피치'라는 평가를 내렸다. 그 장소, 그 상황에서 어떤 미사여구로도 유가족을 위로하지 못한다. 같이 아파해 주는 게 최선이다. 종종 우리는 말을 잘하는 것은 내 입장에서 무언가를 많이, 논리적으로 풀어내는 걸로 여긴다. 하지만 100% 옳은 방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최고의 스피치는 상황과 때에 맞는 내용으로 적절히 말하되, 때로는 침묵도 필요하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결국 말을 잘하기 전에 '소통'이 우선해야 한다는 뜻이다. 앞으로 연재할 스피치 나침반은 바로 '소통력 5단계'다. 간략히 설명하자면 1단계는 '공감력'이다. 공감의 힘을 키워 상대의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스피치의 기획, 구성, 전달 모든 과정에서 공감이 내재돼야 한다. 2단계는 '지식력'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한 문장으로 정리되지 못하면 상대가 이해할 확률이 떨어진다. 나의 메시지에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을 연습해야 한다. 3단계는 '언어구사력'이다. 막힘없이 말할 수 있는 힘을 체계적으로 길러야 한다. 4단계는 '표현력'으로 언어와 비언어에 해당한다.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최근에는 그 비중이 작아지고 있다. 좋은 말하기는 단순히 아나운서처럼 부드럽고 전달력 있게 말하는 것이 아니다. 5단계는 '상황 통제력'(메타인지)이다. 말하는 모든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해 대처하는 능력이다. 이 5단계는 여러분이 스피치를 연습할 때 방향성이자 스피치 이후 모니터하는 기준점이다. 아무쪼록 소통력 5단계를 통해 여러분의 답답한 스피치가 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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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륭제, 그는 누구인가…'건륭 : 63년 4개월의 절대 권력'(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 건륭 : 63년 4개월의 절대 권력 = 장훙제 지음. 조유리 옮김. 청나라 건륭제의 통치 기간은 63년 4개월이다. 89세까지 살았던 건륭제는 인류 역사상 실질적인 권력 장악 기간이 가장 긴 군주였다. 90세까지 살았던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 람세스 2세에 이어 두 번째로 장수한 건륭제는 위로는 할아버지, 아래로는 고손자까지 자신을 포함한 7대를 이루었다. 책은 검소하면서도 사치스럽고, 인자함과 잔인함이 공존하는 모순적인 성격을 가진 건륭제의 내면과 사생활을 비롯한 통치자로서 이룬 업적 등 성공과 실패를 다룬다. 건륭제가 나라를 다스린 50년간 중국의 인구수는 그 전보다 몇 배나 늘어 최대 3억명에 달했고, 국내총생산은 전 세계의 3분의 1을 차지했다고 한다. 건륭제는 변방을 정치적 관할구역에 포함하고 군사적으로 엄격하게 다스리는가 하면, 8만권으로 구성된 총서 '사고전서'를 만드는 등 전무후무한 문화적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160cm 정도의 키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건륭제는 체력도 뛰어나 말 타고 활쏘기에 능했고, 평생 4만3천여수의 시를 써 중국 역사상 가장 많은 시를 남긴 시인이기도 했다. 그러나 말년에는 태평성세에 취해 대신들에게 공물을 강요하면서 부패를 주도했고, 반체제 인사에 탄압을 가하는 '문자옥'을 많이 일으켰다. 또 사고전서를 만든 반면에 왕조에 불리한 내용을 담은 책 6만~7만권 불태우기도 했다. 프랑스대혁명, 영국의 산업혁명 등 서양 문명의 획기적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고집불통과 오만함으로 봉쇄 정책을 펴 외교적으로 고립되면서 청나라 몰락에 빌미를 자초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글항아리. 5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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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는 이렇게 말한다"한국 현대사에 또렷이 양각(陽刻)될 DMZ란 과연 무엇인가. 글자 뜻만으로 보면 DMZ란 Demilitarized Zone의 약자(略字)로서, 말 그대로 무장을 하지 않는 비무장지대(非武裝地帶)를 의미한다. 남·북한을 구분 짓는 군사분계선(軍事分界線)을 경계로, 남쪽으로 2km의 거리에는 남방한계선(南方限界線)이 있고 북쪽으로 2km에는 북방한계선(北方限界線)이 있다. 따라서 DMZ의 폭(幅)은 총 4km인데,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북쪽 지역에는 북한군의 GP(Guard Post)가 있고 남쪽 지역에는 아군(我軍)의 GP가 있는 분단의 현장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DMZ는 참혹했던 한국전쟁을 증언하는 역사적 증표(證票)이자, 한국인 모두의 가슴속에 새겨져 있는 비탄(悲歎)과 정한(情恨)의 상징이기도 하다. 한편 북한 남침 6‧5전쟁 이래 70년의 세월이 흐른 DMZ는 역설적으로 전쟁의 흔적(痕迹)은 사라지고, 무인지경(無人之境)의 싱그러운 대자연(大自然)만이 짙푸른 생명을 구가(謳歌)하고 있는 희한한 구역이기도 하다. 마치 전쟁의 폐허(廢墟)를 딛고 지구촌 일류국가(一流國家)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의 국운창성(國運昌盛)을 현시(顯示)하듯이! 에필로그 구름이 흐른다. 오늘도 DMZ 허공엔 구름이 흐른다. 구름이 간다. 오늘도 내 나라 분계선 창공에는 구름이 간다. 미련도 아쉬움도, 그리움도 슬픔도, 하얗게 표백된 청춘들의 백골 위로 무심한 구름은 흐른다. 선사(禪師)들의 법어 같은 육중한 정묵(靜默) 한 자락 남겨둔 채 뭉게뭉게 구름은 간다. 자식 잃은 홀어미의 아픔도, 지아비를 사별한 청상(靑孀)의 설움에도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유유히 담담히 DMZ에 구름은 간다. 구름 간 공간에는 색즉시공(色卽是空)의 허무(虛無)만이 두둥실 넘실거린다. 그리고 그 허무의 공간 속에는 우리가 되새기며 풀어가야 할 역사적 화두(話頭)들이 호접(胡蝶)처럼 너울댄다. 바로 고도의 수수께끼처럼 나부끼는 암유(暗喩). 피할 수 없이 직면해야 할 우리 시대의 화두들이란 과연 무엇일까? 전쟁의 참극? 전쟁의 역설? 분단의 비극? 이산(離散)의 아픔? 폐허 속의 기적? 통일의 염원?……. 진공(眞空) 속을 유영(遊泳)하는 숱한 표제들 속에서 선택은 각자의 몫일 것이다. 다만 여기서는 DMZ가 품고 있는 하고많은 설화들의 한 단면을 청사(靑史)의 대리석에 희미하게나마 내 나름으로 새겨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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