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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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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청와대서 '설레는 설'...사자춤·사물놀이 행사 풍성청와대에서 설 연휴 동안 전통예술 공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펼쳐진다.문화재청 청와대국민개방추진단은 21~24일 '청와대, 설레는 설'을 청와대 일원에서 진행한다고 16일 밝혔다.21일부터 23일까지 이야기 공연 '청와대, 설레는 이야기'가 춘추관 2층에서 진행된다. 청와대 역사·문화·조경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한다.21일 최태성 한국사 강사가 '청와대와 경복궁의 역사 이야기'를, 22일에는 안충기 중앙일보 기자가 '청와대와 서울의 문화 이야기'를, 23일에는 박상진 경북대 명예교수가 '청와대와 나무 이야기'를 들려준다.풍성한 문화예술 공연도 마련됐다. 한국문화재재단 예술단의 전통예술 공연 '청와대, 설레는 선율'이 4일간 펼쳐질 예정이다.청와대 정문에서 헬기장까지 길놀이, 국악가요, 사자춤, 사물놀이 등 다양한 공연이 이어진다.이밖에 설 연휴 동안 토끼띠 관람객에게 2023년 달력을 나눠준다. 토끼띠 관람객은 청와대 대정원 종합안내소에서 신분증을 제시하면 된다.이야기공연 참가 신청은 선착순 1인 1매, 150명 한정으로 사전예매로 진행된다. 예약은 16일 오전 10시부터 19일 오후 2시까지 청와대 개방 웹사이트에서 할 수 있다.사전예매가 필요한 이야기 공연을 제외한 모든 공연과 행사는 청와대 관람객 누구나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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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47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K-컬처가 우리 경제에 끼친 영향은 컬처로서의 직접적인 영향과 그로 인한 간접적인 영향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그 K-컬처 중 K팝이 우리 경제에 끼친 영향은 또 어느 정도일까? 2023년의 마지막 달인 12월 중순 경 언론 보도에 의하면 2023년도의 K팝 음반 판매량은 8천만 장을 돌파할 것이라는 기사가 나왔다. 그 중 BTS가 1위라고 하였다. BTS가 개척한 길은 다른 K팝 그룹에도 이정표를 제시하게 되었다. 그 중 JYP엔터테인먼트의 8인조 보이그룹 스트레이키즈는 2022년 3월 28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인 ‘빌보드200’에서 1위를 차지하였다. 스트레이키즈는 BTS와 슈퍼엠에 이어 빌보드200에서 1위를 한 세 번째 K팝 아티스트가 되었다.(중앙일보 2022.03.31.) 빌보드200은 미국 내에서 발매된 앨범의 판매량과 스트리밍 횟수 등에 따라 순위가 매겨진다. 그런데 스트레이키즈가 지난 3월 18일 발매한 미니 앨범 ‘오디너리(Oddinary)’는 3월 24일까지 미국 내에서만 실물 앨범 10만3000장이 팔린 것이다. 이와 같이 스트레이키즈의 빌보드 앨범 차트가 1위를 기록한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지난 1년간 유튜브 음악 동영상 분석 결과에서도 나타난 바와 같이 스트레이키즈는 한국보다 멕시코와 미국 등 북미에서 인기가 많았다. 스트레이키즈의 유튜브 조회 수는 17억5000만 회로 K팝 그룹 중에서는 BTS, 블랙핑크, 트와이스에 이어 4위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1년 간 전 세계 10억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다른 8개 팀 · 가수들에 비해서 한국에서만 조회 수 상위 10위에 들지 못했다.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4540만 회 정도에 그쳤는데, 멕시코에선 1억7800만 회, 미국에선 1억4600만 회가 조회되었다. 브라질에서도 7980만 회가 조회되었다. 신곡이 나온 2022년 3월의 조회 수를 분석해도 멕시코 · 미국에서 가장 많이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스트레이키즈의 앨범은 발매 후 1주일 동안의 판매량이 85만3000장을 기록했는데 자체적으로 최고의 기록이다. 이 판매량은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팔린 양이다. 2022년 들어서 K팝 그룹의 첫 주 앨범 판매 기록이 연이어 경신되고 있었는데, 앨범의 판매량 증가는 최근 K팝 시장에서 두드러진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면, SM엔터테인먼트 소속 보이그룹인 NCT드림의 정규 2집은 2022년 3월 28일 발매 첫날 하루 동안 70만 장이 팔렸고, 선주문 수량도 200만 장에 달했다. 노래 '빨간 맛'으로 잘 알려진 SM의 9년 차 걸 그룹 레드벨벳은 지난 21일 발매한 앨범 ‘필 마이 리듬’으로 첫 주에만 44만 장을 팔았다. 이는 역대 걸 그룹 2위에 해당하며 지난해 ‘퀸덤’ 앨범 첫 주의 판매량인 20만7000장의 두 배를 넘는다. 한터차트 심세나 홍보팀장은 "BTS 이후 글로벌 팬 유입으로 K팝 앨범 판매량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며 "가장 큰 음원 시장인 미국을 비롯해 대부분의 음악 시장이 음원 · 스트리밍 위주여서 앨범 시장 자체가 줄어드는 추세인데, K팝 팬들만 앨범을 점점 더 많이 사고 있다”고 말했다. 심 팀장은 "공연이 없었던 최근엔 앨범 발매 직후 팬들이 모여 기록을 만들어 주려 하고, 아티스트의 수익을 올려 주려는 의도가 더해진 영향도 일부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K팝의 음반 판매량을 비롯한 K-컬처의 경제적 수지는 어느 정도일까? BTS, 블랙핑크 등 K-한류 열풍에 힘입어 상반기 지식재산권 무역수지가 3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반기 기준 사상 최대 흑자이자 역대 세 번째 흑자를 기록했다고 한다. 2022년 9월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지식재산권 잠정적 무역수지’는 3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한다. 작년 상반기의 7000만 달러 적자에서 4억4000만 달러 흑자로 전환된 것이다. 2018년 하반기, 2019년 하반기 3억5000만 달러에 이어 세 번째 흑자이다.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크게 산업재산권과 저작권으로 나눠지는데, 산업재산권 적자폭이 축소되고, 문화예술저작권이 K-콘텐츠인 K팝과 K드라마, 영화, 웹툰, 문학작품 등의 수출로써 문화예술 저작권, 연구개발 및 SW(소프트웨어) 저작권의 흑자가 확대되고, 수출의 호조 등으로 견실한 흑자 흐름을 지속적으로 유지한 영향이라고 한국은행은 평가했다. 산업재산권의 경우 국내 대기업의 베트남 현지법인 등에 대한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출 증가로 3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1년 전의 10억 1000만 달러 적자보다 적자폭이 대폭 축소되었다. 저작권의 경우 8억7000만 달러 흑자를 보였다. 문화예술 저작권이 3억8000만 달러 흑자로 반기 기준 흑자폭 2위를 보인 영향이다. 특히 음악, 영상이 4억 달러 흑자로 이 역시 반기 기준 흑자폭 2위를 보였다. 연구개발 및 소프트웨어 저작권은 6억7000만 달러 적자를 보여 게임 제작사의 컴퓨터 프로그램 증가에 적자 폭이 2억6000만 달러 줄었다. 임인혁 한국은행 국제수지팀장은 "지식재산권의 흑자 폭이 커진 것은 국내 엔터테인먼트사, 드라마 제작사, 영화제작사 등에서 음악, 드라마, 영화 등 한류 콘텐츠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라며 "특히 BTS, 블랙핑크 등 대표 한류 가수의 활약으로 음악, 영상 등이 주로 일본에 수출되면서 문화예술 저작권 수지가 흑자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렇듯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무역 적자의 시대에 K-컬처의 효자라고 할 수 있는 K팝은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흑자에도 기여하고 있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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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묘년, 국악계 명사들의 계획과 신년인사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가 밝아온다. 코로나의 영향권에서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요즘, 국악계 역시 일상을 되찾아 가고 묵혀 두었던 계획을 실현하고자 분주하다. 국악계 주요 명사들의 신년 계획을 들어보았다. 이춘희님, 명인·명창 함께하는 공연 준비 코로나 등으로 지금까지 국악인들이 큰 공연을 못했는데, 신년 3월 11일(토) 국립극장에서 명인·명창들 함께 공연을 계획하고 준비 중입니다. 지금은 이 공연에 매진해서 연습 중입니다. 그 이후에도 크고 작은 공연으로 관객 분들을 만나 뵐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코로나로 인해서 국악계와 국악인들이 너무 침체되었기 때문에 올해는 모두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국악신문도 2022년도에 아리랑의 고장 정선에 ‘인류무형문화유산아리랑' 비를 세우는데 일년 동안 큰 일조를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등재 종목 22개 중 처음으로 세운 '유네스코 등재 아리랑 기념비'라는 큰 일을 해냈기 때문에, 그만큼 새해에는 좋은 일이 많기를 바라고요. 저도 그날 건립식에 함께하는 영광을 받았습니다. 국악 발전에 국악신문도 함께 하기를 바라겠습니다. 임웅수님, 인류무형문화유산 '농악'의 뚝심을 흥과 신명으로 특별한 계획보다는 해야만 하는 것을 열심히 이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계획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년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백만 국악의 중심인 ‘한국국악협회’가 정상화되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고, 정상화시켜서 국악인들에게 복리를 증진시키고, 국악인들이 화합해서 함께 역사를 만들어가는 일이 가장 큰 소망입니다. 사업적으로는 ‘대한민국 농악연합회’가 있어요. 민속음악의 가장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농악의 뚝심을 좀 더 흥과 신명으로 풀어내는 원년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광명농악’이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20호로 지정되어 있는데요, 광명보존회는 신년에 좀 더 지역민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고요, 2023년에 15번째 ‘광명농악축제’는 더욱 전국적인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바람이 더 있다면, 코로나로 인해서 많은 단체종목이 와해되거나 상당히 약화되어 있습니다. 마을공동체가 축이 되어 활동하는 농악을 비롯해서, 탈춤, 굿, 줄타기, 줄다리기 같은 민속놀이의 단체종목, 이러한 연희와 관련된 학생들 동아리 등이 위축되어있습니다. 중·고등학교, 대학교 학생들이 속한 단체에서 취미·전문 동아리 활성화가 되었을 때, 농악 발전의 근간이고 샘물이 되는데..... 이것이 막혔다는 거죠. 3년간 위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빨리 복원하는데 정부나 지자체 기관이나 국악인들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자랑스런 인류무형문화유산 '농악'의 대가 끊이지 않고 다음 세대에도 지속가능성을 가지고 천년 만년 이어질 수 있도록 말입니다. 김덕수님, 시대와 호흡하며 전통의 멋을 즐기는 신명나는 무대 준비 신년에는 새로운 형태의 전통예술로 관객 분들을 만나려고 준비 중입니다. 시대가 필요로 하는 형태로 전통을 즐기는 새로운 무대를 마련하고자 해요. 현재 사람들이 열광하는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의 문화적 근본은 전통에 있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전통을 지키고자 하는 작품을 두 가지 형태로 선보이려고 합니다. 하나는, 마당놀이 형식을 새롭게 하는 것인데요, 80년대 초에 전통공연(마당극)을 바탕으로 연극계와 접목해서 시작했던 ‘마당놀이’라는 형태가 있습니다. 이것을 새롭게 부활시킨 작품을 2023년 가을쯤에 올리려고 합니다. ‘마당놀이의 재창조’죠. 전통공연 뿐만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과 함께 하면서 관객 분들을 만나려고 합니다. 또 하나는 시대성(근현대사)을 갖춘 작품으로 마지막까지 조국을 지켜주셨던 분들의 이야기로 찾아가려고 합니다. 공연을 통해 민족의 얼과 선인들의 불굴의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는 메시지로 전통공연예술을 통해 공감하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사물놀이를 바탕으로 한 음반(음원) 작업을 준비 중입니다. 내년(2023년)이 사물놀이 45주년이에요(1978년 시작). 전통음악 자체도 미래에 중요한 근본이니까요. 현재 지도하는 학생들과 준비 중인 공연도 있습니다. 한예종(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들과 함께 봄에 서울에서, ‘경기 도담굿’을 소재로 전통을 재창조 하는 형식의 공연을 준비 중이고 학생들도 열심히 연습 중입니다. 민속문화·예술은 수천 년 동안 우리 민족의 얼과 혼을 담아 온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의 말과 글, 그리고 판소리, 민요 등이 있지만, 그 뿌리가 되는 것이 바로 ‘장단’이에요. 꽹가리, 징, 장구가 가지는 울림이고, 신명입니다. 그 울림과 장단이 많은 분야에서 재창조되고 기운과 신명을 대중과 나눔으로써 더 큰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만의 신명이고, 한류의 뿌리이고 정신입니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하죠. 그것을 우리가 아껴주고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이광수님, 민족음악원 캠프와 '사물놀이' 경연대회 여기 ‘민족음악원’(원장 이광수, 충남 예산)에서는 매달 마지막 주 1박2일 진행되는 ‘월말 캠프’가 2-3월부터 시작 예정입니다. 해마다 여름·겨울 캠프가 있고요. 고향에서 우리 음악을 배우고 즐거워하는 분들을 만나고 흥을 함께 하는 나누는 것이 큰 행복인데요, 올해도 더 다양하고 많은 분들과 만나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9-11월 사이에 ‘예산전국사물놀이 경연대회’가 있습니다. 새해에는 23회를 맞는데요, 그것도 중비 중입니다. 해외 공연을 하면, 외국인들로부터 갈채를 받고 큰 호응을 얻는데,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것 같아서 많이 안타깝습니다. 우리 민족의 소중한 음악이라고 생각해주시고 더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제가 늘 하는 말이 있어요. ‘풍류천하 세계평화’입니다. 비나리를 할 때 쓰는 표현이기도 한데요, 우리 소리와 함께 모든 인류가 평안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장문희님, 인류무형문화유산 ‘동초제 판소리’ 중심으로 미국 공연 준비 작년 연말에 했던 작업(‘사백연가 섣달그믐’, 동초제 심청가 전승발표·완창무대)을 올해는 미국에서 진행해 보려고 합니다. 대략 8월 초 정도 예상하고 있고요. 동초제 소리를 소개하기도 하지만, 한국적인 장르로 구성해서 선보이려고 합니다.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는 판소리 관계자들과 준비 중에 있고요, 한국 제자 4명 정도와 함께 공연을 구상중입니다. 하루는 전통 판소리를 주 무대로, 다음날에는 젊은 소리 완창 판소리의 맥과 이야기를 담은 입제창,그리고 남도민요(흥타령,육자백이)가락 등 같이 호흡할 수 있도록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전부터 저의 레파토리인 ‘춘향가’ 음반을 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음반작업 준비를 하고 있고요. 이것을 위해 공부하고, 녹음하면서 준비 중입니다. 현재 몸담고 있는 직장 일정과 겹치지 않도록 진행할 예정입니다. 올해도 후진양성 하면서 많은 전국경연대회에 참가하도록 했는데요, 더 많은 제자들이 다양한 대회에서 제자들이 인정받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그만큼 저 역시 정진할 계획입니다. 또 이런 계획들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건강도 잘 챙기려고 합니다. 국악신문 독자들은 이미 소리를 많이 아끼시는 분들이니까 지금처럼 꾸준히, 그리고 더 다양하게 국악을 사랑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첫째 건강 먼저 유지하시는 것도 잊지 않으시고요. 장사익님, ‘사람이 사람을 만나’ 해외공연과 사진전 준비 올해는(2023년) 작년에 시작된 ‘사람이 사람을 만나’ 공연이 전국순회 공연을 해요. 이어서 외국 공연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2년에 한 번씩 새로운 주제를 가지고 공연하니까, 내년(2024년) 공연을 위한 곡도 더 준비할 예정이고요. 음악은 물론이고, 건강을 위해서도 내실을 다지려고 합니다. 그 동안 국악계가 많이 힘들고 침체되었는데요, 올해는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져서 다함께 더 나은 방향으로 함께 갔으면 좋겠습니다. 공연과는 별도로, 올해는 부산 쪽에서 6월쯤 사진전을 계획하고 있어요. 제 노래 외로, 즐거움으로 하루하루 해 온 일인데요, 작년에(2022년) ‘장사익의 눈’ 사진전을 3월에 했는데 러브콜을 받았어요. 핸드폰 사진으로 찍은 사진들로요. 올해는 부산에서 6월 전시를 준비 중이에요. 그리고 제가 올해 75살이에요. 음악을 시작한 지 29년이고, 내년이면 30년이 돼요. 남들 50-60년 되는데 부끄럽기는 하지만, 올해부터 음악도, 건강도 내실을 다져서 내년(2024년) 30년 공연을 멋지게 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국악계 선생님들, 동료 분들, 제자들 모두 다함께 좋은 일 가득하고, 행복한 한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원장현님, ‘한음회’ 공연준비와 독주회 구상, 제자들의 활동 기회 확장 소망 가까운 계획은 1월 11일 세종문화화회관 대극장에서 ‘크라운해태제과’에서 후원하는 ‘한음회’ 공연이 예정되어 있어요. 계속해서 제자들 가르치고 있고요. 바라는 것은 올해 가을 쯤, 간단하게라도 개인 독주회를 하고 싶습니다. 나이가 좀 있지만, 아직 할 수 있다는 것 보여줄 수 있고, 후배들에게도 ‘나도 저렇게 나이 들어서까지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라는 힘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도 생각해요. 그 동안 침체되었던 문화계 모든 활동, 공연들이 침체되었고, 국악인들이 많이 힘들었거든요. 코로나 빨리 씻어지고, 국악인들이 활동하는 무대가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특히 젊은 국악인, 제자들이 많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제자들도 자식이나 마찬가지인데, 자식들이 힘들어 하고, 기죽어 있으면 어떻게 마음 편하겠어요? 저도 같은 마음이죠. 젊은 국악인들이 할 수 있는 활동이나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조순자님, ‘목요풍류’와 ‘인문학강좌’로 다양하고 새로운 방식의 가곡 전파 모색 1월 12일 가곡전수관 정음연주단 신년연주회를 계획하고 있어요. 그리고 3월부터 ‘가곡전수관’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데요,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매달 1회씩 열리는 ‘목요풍류’ 공연이에요. 늘 해왔지만, 가곡을 더 많은 분들에게 알리고, 즐기게 하려고 좀 더 새롭게 꾸미려고 해요. 코로나 때도 중단하지 않고 유튜브로 생중계해서 이어왔고, 지금까지도 현장 공연과 유튜브 생중계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또 공연 때마다 다른 주제로 찾아가는데, 이 주제에 대해서도 연주단원들과 함께 의견 나누고 반영해서 프로그램을 구성할 예정입니다. 또 ‘가곡전수관’에서 진행하는 강좌도 새롭게 준비 중입니다. 특히 일반인들에게 하는 강좌가 다른 포맷으로 나갈 예정이에요. 작년에 ‘인문학 강좌’를 통해서 국악과 연결된 주제를 가지고 수업을 진행했는데, 반응이 상당히 좋았어요. 수강생들과 대화하면서 주고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더라고요. 올해는 이것을 준비 중입니다. 재정적으로 어려워도 어린이와 청소년들 대상으로 하는 ‘토요풍류학교’는 그대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여기서 배운 아이들이 국악을 전공하지 않아도, 국악을 통해서 역사를 알게 되요. 그런 것들을 옆에서 보면서 긍지를 느낍니다. 모든 일반인, 어린이 대상 강좌들은 모두 무료로 진행합니다. 저와 같은 예능보유자가 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해요. 재정적으로 힘들어도, 최선을 다해서 이 책무를 다하려고 합니다. 작년에 ‘우수이수자 전수활동 지원사업(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 선정)’에서, 저희 이수자(신용호, 명인의 아들)가 가곡 총보(통합악보, 6개 악기의 반주와 노래 악보가 함께 있는 악보)를 발표해서 최우수상을 받았어요. 46페이지 정도 되는 양이고, ‘우조, 이삭대엽 버들은’, ‘계면조, 이삭대엽 언약이’ 두 곡의 악보입니다. 당시 관계자분들께서 ‘논문 수준’이라고 학술지에 올려야겠다고 말씀하셨다고 해요. 이 총보 작업이 쉽지는 않았지만, 이후에도 계속할 생각입니다. 가곡계의 발전이나 가곡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최종실님, ‘산청국악축제’와 ‘기산국악제전’ 준비 사단법인 ‘기산국악제전위원회’가 주최하는 행사 ‘산청국악축제 토요상설공연’, 봄·가을 공연을 예정입니다. 젊은 국악인들이 무용, 소리, 기악 등 다양하게 선보이는 토요상설공연을 기산 국악당에서 계획하고 있고요. 9월 예정인 제17회 기산국악제전, 전국국악경연대회, 박헌봉국악상, 국악한마당 공연. 기산추모제 등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박헌봉국악상'은 상금 500만원이 수여될 예정입니다. 이 외에도 기산국악당에서 어린이와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힐링국악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예정입니다. 그 동안 코로나 때문에 못했는데, 제3회 기산배(杯) 국악인골프대회를 내년 5월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골프와 국악이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지만, 누구나 좋아하는 운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국악인들 중에서도 골프 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제전위원회에서 기산선생님의 정신을 기리고, 국악인들이 화합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기산 박헌봉(岐山 朴憲鳳) 선생님께서는 국립전통예술중·고등학교(1960, 국악예술학교)를 설립하시고, ‘국악협회’라는 조직을 만드시는 등 국악계를 위해 평생 헌신하신 분입니다. 기산 선생님의 존함 아래 국악인들 모두 서로 교류하고 힘을 모아 발전할 수 있도록. 뜻을 기리는 자리로 마련하려고 합니다. 한국국악협회가 국악인들의 중심 단체인데, 어려운 사정으로 인해서 많은 국악인들이 마음 아파하고 실망스러워하는 상황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내년 계묘년(癸卯年에)는 국악인들이 단합하고 화합하고 함께 힘을 모아서 행복한 국악계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이병욱님, 창단 35주년 기념공연, 8월 독일·프랑스 공연 예정 올해 ‘이병욱과 어울림’이 창단 35주년, 예술단이 10주년이에요. 이것을 기념하기 위한 공연이 6월 15일 서울남산국악당(서울시 중구)에서 공연 예정입니다. 그리고 올해가 ‘한-독 수교 140주년, 파독(1960-1970년대 대한민국 광부, 간호사 등이 서독에 파견 근무) 60주년’입니다. 8·15 광복절을 함께 기념해서, 재독한인총연합회 주최로 열리는 문화행사에 초청되어 공연할 예정입니다. 현지 교민들을 대상으로 글을 공모해서 선정된 글을 제게 전해주시면, 저는 현지 교민들의 삶과 애환이 녹아있는 그 작품들을 토대로 곡을 만들어서, 독일에서 공연될 예정입니다. 한국어로 노래하는 독일 청소년 합창단(도르트문트 청소년 합창단)이 있다고 해요. 그 합창단이 부를 예정입니다. 공연은 8월 17일 예정이고요. 그 이전 8월 15일, 프랑스에서, 프랑스 한인회 중심으로 개최되는 ‘광복절 기념 행사’에도 참여할 예정입니다. 독일의 경우, 제가 독일에서 공부했기 때문에(1984-1988년) 애착이 가기도 하고, 특별한 기억도 있는데요, 당시에 윤이상 선생님 사진을 품고 다니다가, 우연히 길거리에서(프라이부르크 역) 선생님을 뵈었어요. 처음으로. 그 이후로 추천서(독일학교 입학을 위해)를 써주시기도 했어요. 제 나이 33세에 갔는데, 당시 선생님께서 제게 당부하신 말씀이 ‘한국적인 곡을 써라.’ 그 말씀 한마디에 제가 국악을 접목하는 음악을 하게 됐고,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마리소리골(마리소리음악연구원)에서 수업도 계속 진행합니다. 문화강습, 무용, 기타강습, 그리고 화·수·목요일에 여기 홍천(강원도)에서, 토·일·월은 인덕원(경기도)에서 수업하고 있어요. 우리 음악이 한국을 대표하는 것이 세계적으로 되었습니다. 이것을 가꾸고, 바르게 나아갈 수 있도록,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서, 국악에 대한,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가 갖춰지기를 바랍니다. 이제 음악은 특별한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에요. 누구나 노력해서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이것을 성공적으로 경험해왔습니다. 일반인들도 전문가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것을 경험했으니까요. 독일에 있을 때, 경험한 것이, 누구나 악기 하나씩 가지고 있고 즐깁니다. 모든 사람들이 지역 문화센터 등을 통해서 음악적인 저변 확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저도 지금 대부분의 강좌를 무료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소라님, 경상도 ‘상부(喪夫)소리’ 연구 출판 준비 책을 준비 중이에요. 작년에 ‘경기도 논매기소리 음원집’이 나왔고요, ‘청양의 옛 노래집’이 음원하고 합쳐서 나왔습니다. ‘강원도 논매기 소리 총서’ 부록에 서울, 인천, 북한, 제주도 논매기 소리까지 함께 있는데요, 경기도 ‘논매기소리’ 책 내용이 많아서, 강원도 총서에 부록으로 넣었습니다. 이렇게 우리나라 ‘논매기소리를’ 완성했습니다. 내년에는 ‘상부(喪夫)소리’(장례요) 관련 책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 중에서도 경상도 지역을 다룰 예정입니다. 또 올해는 개인 책 발간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독자 분들께 새해에는 ‘늘 자기 나름대로의 꽃을 피워라.’라고 전하고 싶어요. 식물을 보면 다 각자의 아름다움이 있잖아요. 그것처럼 우리도 다른 사람 부러워하지 말고, 자신만의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박상진님, 지속가능한 한류문화를 위한 정책 수립에 일조하고파 현재 ‘국악신문’에 ‘박상진의 한류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는데요, 3회 정도면 50회가 돼요. 그 정도 분량을 단행본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국악신문’에서도 함께 도움 주신다고 해서, 힘을 내서 연재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류가 세계를 들썩이게 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우리의 전통 음악적 요소들이 그 안에 들어 있기 때문이거든요. 그리고 이 한류가 이어질 수 있도록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이 함께 발전되어 세계 속에서 한류문화가 지속가능했으면 좋겠다. 그런 취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런 내용들이 책 한권으로 집약적으로 묶어져서, 여러 사람들에게 보다 넓은 시야에서 한류를 보고, 그 안에 있는 우리 전통문화의 저력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새해에는 그 동안 제가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류문화 확산을 위해 보다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트로트, 케이팝(K-Pop) 등에 전통 음악적 요소가 들어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전하는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이것은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만들어 내고, 문화예술인들이 시행해야 해요. 저와 같은 전문가들이 현상을 분석해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한류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전통문화’가 한류를 만드는 ‘영양소’라는 것을 모르고, 이야기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팥 없는 찐빵’이거든요. 그 풍부한 ‘영양소’를 바탕으로 한류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제가 그 역할에 구체적인 기여를 하고 싶습니다. 정리하면, 우리는 서로 줄 세우고 비교해요. ‘금수저’, ‘흙수저’ 라고도 하잖아요. 하지만, 지구촌 안에서 보면,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이에요. 우리 국민성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아요. 다른 민족이 따라올 수 없는 특유의 유전자와 기질, 역동적인 국민성이 있어요. ‘그런 것들을 발휘해라. 하고 싶은 것을 발휘하며. 해라(You can do it.).’ 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남의 것 흉내 내지 않고, 우리만의 것을 만들면 세계 최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자들(동국대 학생들)에게도 강조합니다. ‘나라 안에서는 줄 세워져 있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대한민국 국민이고, 하고 싶은 것 다 해라. 그러면 세계 최고가 된다.’고 말해요.’ 그런 자부심과 긍지를 갖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이런 민족적인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우리 모두가 그런 본질적 바탕에서 출발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더 크게 부상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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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46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획일성의 사회에서 K-POP, K-드라마로 대표되는 K-컬처의 소프트파워는 지속되어야 한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선진국을 넘어 문화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K-컬처에 대한 관심을 일시적인 팬덤 현상으로 그치게 해서는 안 된다. 소위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뀌도록 해야 한다. 한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획일적 문화를 깨뜨려야 한다. 방탄소년단(BTS)과 걸 그룹 블랙핑크 등의 아이돌 그룹이 우리 사회의 획일성(劃一性)을 깨고 있는 것 같다. 기성 사회에서 깨지 못하는 구습과 일색을 한류가 깨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획일적 사회와 일색의 문화를 깨뜨리지 않으면 한류의 미래는 없다. 다색다양(多色多樣)에서 창조적 상상력이 나온다. 2022년 11월 21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개최된 ‘2022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BTS가 2관왕에 오르며 5년 연속 수상했다.(매일경제 ‧ 중앙일보 2022.03.31. 참조 인용) 이날 BTS는 올해 신설된 ‘페이보릿 K팝 아티스트(Favorite K-Pop Artist)’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었는데, 이 부문에서는 한국의 K-POP 그룹인 BTS, 그리고 블랙핑크, 트와이스,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5개 그룹이 후보에 이름을 올려 경합을 벌였다. 또한, 이보다 앞서 BTS는 ‘페이보릿 팝 듀오/그룹(Favorite Pop Duo or Group)’ 부문을 수상함으로써, 이날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2관왕에 올랐다. BTS는 이 부문에서 콜드플레이, 이매진 드래건스, 마네스킨, 원리퍼블릭 등 세계 팝 스타들과 경쟁해 당당히 트로피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로써 BTS는 5년 연속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수상에 성공하게 된 것이다. BTS는 2018년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Favorite Social Artist)’ 부문에서 수상하면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와 첫 인연을 맺었으며 ‘페이보릿 팝 듀오/그룹’ 부문에서는 2019년 이래 4년 연속으로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다. 또 지난해에는 K팝 가수 최초로 대상에 해당하는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Artist Of The Year)’를 거머쥐었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는 ‘빌보드 뮤직 어워드’, ‘그래미 어워드’와 함께 ‘미국의 3대 대중음악상’으로 꼽힌다. 100% 팬들의 투표로 수상자를 정하기 때문에 가장 대중성이 확보된 시상식으로 여겨진다 이렇듯이 K팝 대표인 아이돌 그룹 BTS의 인기는 가히 세계적이다. 그렇다면 한국에서의 BTS에 대한 인기는 어떨까? BTS를 가장 많이 소비한 국가는 어디일까. 등잔 밑이 어둡다고 했는가. 1위는 한국이 아닌 일본인 것으로 나타났다. 위의 내용은 중앙일보가 동영상 공유 플랫폼 유튜브 음악 차트 통계를 활용해 최근 1년간(2021년 3월~2022년 2월) 주요 K팝 그룹의 팬덤을 분석한 결과이다. BTS의 공식 뮤직비디오, 공식 음악을 이용한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 가사 동영상 등은 이 기간 총 151억 회 재생되었는데, 이 중 20억 회 이상이 일본에서 발생하면서 BTS 소비국의 1위를 기록한 것이다. BTS의 본산인 한국은 7억6800만으로 6위에 올랐다. 전체의 5%에 불과하다. 조회 수 10억 회 이상을 기록한 8개 팀 · 개인의 소비자는 대부분 한국이 아닌 밖에 있었다. BTS에 이어 유튜브에서 음악 동영상이 가장 많이 재생된 K팝 그룹 2위는 블랙핑크(총 85억9000만 회)이다. 블랙핑크를 가장 주목한 나라는 인도(8억2000만 회)이었다. 그리고 트와이스(일본), 스트레이키즈(멕시코), 있지(일본), 세븐틴(일본) 등의 해외 재생 수는 모두 한국을 압도했다. 아이유와 에스파만이 유일하게 한국에서 조회 수 1위를 기록하였다. 이와 같은 국제화에 힘입어 음반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음반 판매량은 사상 처음으로 5000만 장을 넘겼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전체 앨범 판매량 중 절반 정도는 해외 수출양”이라며 "K팝 앨범 수출 국가는 2012년 23개국에서 2021년 88개국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수출한 음반은 2억2085만 달러(약 2703억원)에 달한다. K팝의 세계화는 우연한 것이 아니다. 산업연구원 최봉현 선임연구위원은 "BTS는 어느 날 갑자기 떨어진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엔터테인먼트 업체를 중심으로 육성에서 창작, 음악 활동, 연예 활동, 휴식, 다시 창작으로 이어지는 음악 상품의 사이클을 확립했고, 이 과정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K-컬처가 우리 경제에 끼친 기여도는 어느 정도일까?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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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총, ‘2022 예술세계 신인상’ 시상식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가 12월 9일 목동 대한민국예술인센터에서 ‘2022 예술세계 신인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예술세계 신인상’은 한국 예술문화의 창조적 발전과 예술문화 비평 및 창작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갈 새로운 신인을 발굴하기 위해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이하 한국예총)가 발간하는 종합 예술지 ‘예술세계’에서 신인 및 등단 10년 미만 기성 작가를 대상으로 수상자를 선정한다.2022년에는 올 10월까지 공모전을 통해 접수된 평론과 창작 부문이 예심을 거쳐 2차 심사를 통해 총 8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시상식 후 예술세계 전문 위원 및 편집 위원 위촉식을 비롯해 예술시대작가회 동인지 38집 ‘누가 지구를 돌려봤는가’ 출판 기념회가 열렸으며, 이어 신인상 수상자들과 예술시대작가회의 작가들이 함께 축하·교류하는 시간도 마련됐다.행사를 주최한 한국예총 이범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올해 예술세계 신인상을 받으신 모든 작가님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소중한 작품을 위한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더욱더 발전해 새롭고 참신한 작품을 통해 한국의 예술문화 발전과 진흥에 앞장서 주시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심사 총평을 맡은 김문호 심사위원장은 "11월 14일부터 11월 21일까지 1차 심사와 11월 23일 본 심사를 거쳐 최종 대상자를 선정했다”며 "오늘 수상의 기쁨과 더불어 작가로서 새롭게 등단하시는 모든 분께 깊은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고 총평했다.예술세계 신인상을 받은 작가들에게는 ‘예술세계’ 지면에 작품 게재 등 여러 특전이 제공되며, 앞으로 신인상 수상자들의 창작 활동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지원할 예정이다.시상식에는 수상자를 비롯한 한국예총 이범헌 회장, 허성훈 사무총장, 정경모 정책행정본부장, 박철규 대외본부장, 이수진 대외본부장, 예술시대작가회 조윤주 회장 및 예술세계 전문·편집위원들이 참석했다.부문별 신인상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시: 지순이 ‘저녁의 USB’, 민병연 ‘엄마의 꽃밭’, 이종근 ‘장미의 이름으로’, 허찬 ‘날씨’ △시조: 이정용 ‘설화’ △소설: 이영철 ‘기억할 권리’ △수필: 고옥란 ‘난분분 난분분’, 박상진 ‘말 못하는 짐승도 추위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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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45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우리 사회는 일색(一色)이라는 표현에 익숙하다. 정치, 경제, 사회의 대부분에서 한 가지 색이 지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획일적 사회와 일색의 문화를 깨뜨리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다색다양(多色多樣)에서 창조적 상상력이 나온다.(이어령 글 참조) 바다를 연상하게 하는 천 가지 색깔의 물고기 떼를 보면서 아이들이 자란다고 생각해 보자. 천 개의 빛이 만들어내는 그 다양한 세계를 생각해 보자. 노란색도 수십 가지이고 빨간 색도 수십 가지이다. 미국의 색채 연구가인 먼셀(Albert Munsell)의 4653가지 색체를 보면서 자란 아이들이 디자인을 하면 애플도 이길 수 있을 것이다. 다색다양에서 창조적 상상력이 나오는 것이다. 사군자를 배우는 아이가 대나무를 그리려 했다. 그런데 먹을 갈기 귀찮아서 옆에 있는 빨강 물감으로 대나무를 그렸다. 그러니까 옆에 있던 선생님이 그 아이에게 ‘야, 이 녀석아, 빨간 대나무가 어디 있어?’라고 호통을 치셨다. 그랬더니 아이가 ‘그럼 검은 대나무는 어디 있습니까?’ 하고 물었다고 한다. 현실의 색과 상상의 색은 차원이 다른 것이다. 누구든 본인이 마음대로 상상한 색으로 그리면 되는 것이다. 톨스토이는 어린 시절, 빨간 색연필로 토끼를 그렸다. 그 그림을 본 어른들은 톨스토이를 놀려댔다. "얘야, 세상에 빨간 토끼가 어디 있니?” 그러자 톨스토이는 이렇게 대답했다. "세상에는 없지만 그림 속엔 있어요.” 세상에는 없지만 그림 속에는 존재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평생 추구해야 할 지속 가능한 한류의 창조적 상상력의 세계인 것이다. 고정관념과 편견의 틀은 "창조적 상상력의 적”이다. 색에 대해 우리가 가진 가장 큰 고정관념은 일곱 색깔의 무지개이다. 학교에서는 무지개가 빨주노초파남보의 일곱 색깔이라고 가르친다. 그러나 조금만 문제를 가지고 보면 일곱 가지로 보이지 않는다. 색과 색 사이에 수천 수 만 개의 색들이 어렴풋이 보인다. 그래서 무지개 색은 셀 수 없는 불가산(不可算) 명사라고 한다. 실제로 무지개가 몇 가지의 색인지에 대한 논쟁의 역사는 오래 되었다. 그리스의 철학자 크세노폰(Xenophon)은 3색,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는 4색,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Seneca)는 5색이라고 보았고, 한동안 서양 문화권에서는 대체로 6색으로 여겼다. 그 이후 우리가 현재의 무지개 색깔을 일곱 가지 색으로 규정한 사람은 영국의 과학자 뉴턴이지만, 몇 가지 색이냐에 대해선 다양한 견해들이 존재한다. 패티 김의 노래 ‘사랑은 영원히’에서는 오색 무지개가 나오고, 미국에서는 남색을 뺀 여섯 가지의 색으로 인식한다. 아프리카의 판츠 족(族) 언어에는 빨강 색을 뜻하는 말이 없고, 쇼나 족 언어에는 황색과 청색의 두 가지 또는 세 가지 색 밖에 없다고 한다. 다시 말해 일곱 가지 색깔 무지개는 물리학을 토대로 하여 학교 교육에서 가르친 하나의 설에 불과한 것이다. 학교 교육은 배움을 주는 기본 공간인 동시에 편견과 고정관념을 강화시키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한국의 정치와 사회도 여전히 획일적 구습(舊習)과 일색(一色)을 깨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획일적 사회와 문화를 깨뜨리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한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획일적 문화를 깨뜨려야 한다. 실제 무지개 색깔을 세어 보지도 않고 앵무새처럼 일곱 가지의 색깔을 무지개라고 외우게 하는 우리의 교육 사회에서 무슨 다양성이 나오겠는가? 우리 아이들에게 천색만색(天色萬色)으로 물들인 고기 때가 상상의 그물 속에서 퍼덕이는 광경을 보게 한다면 상상력의 토양이 달라질 것이다. 다양성(多樣性)이야 말로 창조력의 토양인 것이다. 이러한 획일성의 사회에서는 천리마에게 소금을 지게 하기는커녕 몽둥이질을 해서 내쫓는 사회가 된다. 세계에서 국민들의 아이큐가 제일 높은 나라가 한국이라고 한다. 그런데 한국의 문화 풍토와 사회 환경, 톱-다운 식 교육체계는 그 머리 좋고 빛나는 천재들의 날개를 꺾어버린다. 천 리는커녕 백리도 달려보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는 천리마 즉 천재들이 얼마나 많을까. 한국의 숨은 피카소, 아인슈타인이 얼마나 많을까. 어린 시절 왕따나 다름없던 스티브 잡스의 재능을 알아본 고등학교 선생의 이야기를 통해서 아직도 미국은 기회의 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것은 천리마를 알아보고 천리마를 맘껏 달리게 해주는 사회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아직도 귤이 탱자가 되는 사회인 획일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미국에서의 K-POP은 이미 미국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지금처럼 K-POP, K-드라마 등 한국 문화에 미국의 미디어와 학생, 일반인의 환호와 관심이 큰 적은 없었다. 그러면서도 획일성의 사회에서 K-POP, K-드라마로 대표되는 K-컬처의 소프트 파워는 지속될 수 있을까. 세계 10위권의 경제 선진국을 넘어 문화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아니면 K-컬처에 대한 관심은 일시적인 팬덤 현상으로 그치고 말 것인가. 소위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뀔 수 있을까를 걱정하게 된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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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44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지난 6월 방탄소년단(BTS)이 군 문제 등으로 그룹 활동을 잠정적으로 중단하는 선언을 하였다. 그후 BTS의 후계자는 누가 될 것인가? 모두들 궁금해 하면서 당연히 보이 그룹 중에서 나오리라고 생각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BTS의 공백기를 메울 후계자는 보이 그룹이 아니라 걸 그룹인 블랙핑크가 K-POP 주역으로 급부상하게 되었다. 블랙핑크는 미국의 빌보드 · 영국의 오피셜 · 스포티파이 등, BTS도 경험하지 못한 3관왕을 동시에 차지하게 된 것이다.(뉴시스, 조선일보 기사 인용 및 참조) 이번 블랙핑크의 트리플 크라운 달성을 두고 가요계에서는 K-POP이 진일보 했다는 반응들이다. 특히 블랙핑크의 급부상은 ‘보이’ 그룹 못지않게 ‘걸’ 그룹도 한류인 K-POP 열풍을 주도할 수 있다는 첫 사례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김윤하 평론가는 "2022년 6월 BTS의 그룹 활동 잠정 중단 선언 이후 관심이 쏠린 ‘포스트 BTS’ 후보에는 빌보드200 기록을 주도해 온 ‘남성 그룹’이 주로 거론이 되곤 하였다”고 하며 "하지만 이젠 여성 그룹인 블랙핑크가 그 공백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잘 메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고 말하였다. 당당한 걸 그룹의 롤 모델로 여겨지는 블랙핑크의 선전은 해외에서도 이례적인 성과로 평가받는다. 이들이 빌보드 메인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거둔 1위는 2008년 4월 미국 걸 그룹 ‘대니티 케인(Danity Kane)’의 ‘웰컴 투 더 돌하우스’ 이후 14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오랫동안 무주공산이었던 북미 시장의 인기 걸 그룹 시장을 한국의 블랙핑크가 완벽히 차지하게 된 것이다. 앞서 2018년 BTS가 첫 빌보드200 1위를 차지했을 때는 인기 팝스타 해리 스타일스가 속해 있던 ‘원 디렉션’ 이후에 공석이 된 미국 최정상 보이 그룹의 왕관을 BTS가 이어받았다는 반응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블랙핑크가 거둔 1위는 여왕의 대관식이 된 셈인 것이다. 블랙핑크의 소속사인 YG 또한 그런 부분을 전략적 목표로 삼았다고 한다. 김도헌 평론가는 "최근 미국 내 10대 · 20대를 중심으로 푸시캣 돌스 등 2000년대 인기 걸 그룹 패션, 음악 스타일을 선망하는 흐름이 있다”며 "블랙핑크도 2집 수록곡 ‘셧 다운’ ‘핑크 베놈’ 등에서 그 시대 걸 그룹들 곡에서 두드러졌던 힙합 기반 팝송, 패션을 전략적으로 앞세우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평론가들은 "블랙핑크와 BTS의 성공은 많은 점이 다르다”고 평하고 있다. 2018년에 시작된 BTS의 빌보드 차트의 성과들은 돌풍처럼 여겨졌다고 한다면, 블랙핑크의 성공은 예견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처음부터 한국어 가사가 주를 이룬 앨범으로써 BTS는 주목을 받았는데, 그와는 달리 블랙핑크는 다소 거친 욕설 표현까지 섞인 영어 가사가 80% 이상을 차지한 앨범을 가지고 빌보드200 정상에 올랐다는 점도 BTS와 큰 차이로 꼽힌다. 임진모 평론가는 "이번 신보에선 거문고 가락 등을 일부 사용했지만 블랙핑크 곡 대부분은 사실 한국적이기보단 북미식 팝에 가깝다. 그런데도 ‘아류’가 아닌 ‘고유의 개성’을 지닌 그룹으로 환호를 받았다”고 말하며 "세계 음악 시장에서 BTS 열풍의 시작이 K-POP을 ‘도전자’ 위치에 처음 설 수 있게 이끌었다면, 블랙핑크는 뛰어난 외모와 실력, 유창한 영어 등을 앞세워 빠르게 해외 스타들과 동등한 인기를 구축했고, K-POP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실제 블랙핑크 멤버 전원은 현재 샤넬(제니) · 생로랑(로제) · 디올(지수) · 셀린느(리사) 등 세계적 명품 브랜드의 홍보대사로 활약 중이고, 또한 2021년 9월에는 세계적 팝스타 저스틴 비버(당시 약 6510만명)를 끌어내린 뒤 차지한 ‘전 세계 유튜브 채널 구독자(현재 8180만명)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음악 평론가 김작가씨는 "블랙핑크는 K-POP 잣대로만 분류하기엔 이미 다방면에서 세계적인 ‘셀러브리티(유명 인사)’ 집단”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탄탄한 인지도가 연속적인 기록 갱신에도 큰 이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016년 첫 데뷔한 블랙핑크는 2018년 미니음반 ‘스퀘어 업’으로 빌보드200의 40위를 기록하며 직전 K-POP 걸 그룹의 최고 기록(61위 · 2NE1)을 갱신했고, 2019년 미니음반 ‘킬 디스 러브’로 24위, 2020년 10월 정규 1집 ‘디 앨범’으로는 단숨에 2위까지 올라섰다. 이번 신보로는 특히 2년 공백기를 거치고도 1위를 차지했다. 한 국내 음반기획사 관계자는 "공백기를 거치고도 연속적인 커리어 하이, 그것도 빌보드200의 1위란 성과를 복귀 직후에 바로 내는 건 인기 흐름이 빠른 K-POP 그룹의 세계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의 성과”라고 했다. 세계 음악 차트 성향이 ‘다인종 · 다문화 · 여성’ 키워드로 정착하고 있다는 점도 블랙핑크 선전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정민재 평론가는 "빌보드만 해도 리조, 도자캣 등 당당한 이미지의 여성 솔로 가수들과 배드 버니 등 라틴 계열 가수들이 빌보드 차트 상위를 독식한 지 오래다. 이런 이미지에 블랙핑크가 잘 부합하는 데다, K-POP 자체도 이젠 해외에서 낯선 음악의 자리를 벗어나고 있는 모양새”라고 했다. 우리 사회는 일색(一色)이라는 표현에 익숙하다. 정치, 경제, 사회의 대부분에서 한 가지 색이 지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획일적 사회와 문화를 깨뜨리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한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획일적 문화를 깨뜨려야 한다. 걸 그룹 블랙핑크가 BTS에 이어서 우리 사회의 획일성(劃一性)을 깨고 있는 것 같다. 기성 사회에서 깨지 못하는 구습과 일색을 한류가 깨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획일적 사회와 일색의 문화를 깨뜨리지 않으면 한류의 미래는 없다. 다색다양(多色多樣)에서 창조적 상상력이 나온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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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43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지속가능한 한류의 환경은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어떻게 창조될 것인가? 위기는 기회라고 한다. 한국인들은 위기가 닥쳐야 기회를 찾으려고 한다. 정말 창조적인 것은 위기에 빠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궁즉통(窮則通)을 말하면서 위기 때마다 부랴부랴 살길을 찾는다고 법석을 떤다. 물론, 궁즉통은 몇 천 년 간 강대국 사이에서 견뎌온 한국인의 창조력이자 돌파력이라는 장점으로 작용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근래에는 유비무환(有備無患)하지 못하는 폐습이 되어버린 것 또한 사실이다. 꼭 닥쳐야만 뭔가를 한다. 그렇다 보니 2년 전, 1년 전, 또는 한 달 전에 계획한 결과물들이 비슷한 경우가 많다. 글쓰기도 마감이 닥쳐야만 머리를 짜내듯이 써낸다. 그야말로 다 쓴 치약 쥐어짜듯이 한다. 창조는 천재적인 것이 아니다. 미리 미리 대비하고 분석하는 습관이 축적되면서 남이 생각하지도 못하는 것들이 나오는 법이다. 한국인들은 ‘위기는 기회다’를 진리처럼 여기고 위기의 고비 때마다 극복해 온 것이 사실이다. 마치 위기가 닥쳐야 기회를 얻는 것처럼 ‘한국인은 위기에 강하다’라는 말도 이래서 나왔을 것이다. 한국인은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 민족이라고 한다, 이렇게 콩 구워 먹듯이 기획하는 것도 한국인이고 또 그런 것들을 해결하는 것도 한국인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시점에서 이러한 전제 자체를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하기에 앞서 위기를 만들지 않도록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 안보분야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현재 대한민국의 최고의 당면과제 중 하나인 저출산‧고령화 문제, 그리고 몇 년 전 세월호 침몰 사건, 또한 얼마 전에 일어났던 핼러윈 축제에서 발생한 이태원 참사 같은 사건 등도 같은 맥락에서 본다. 위기가 코앞에 닥친 후에야 정치 사회적 문제로 풀려고 야댠법석을 떤다. 인구문제는 인구구조를 예측했을 때부터 인공수정과 베이비 시티, 로봇 기술 등으로 이 문제를 확대해서 연구해 봤어야 한다라는 지적이다.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우리 사회의 안전망은 완벽하게 구축되었는가? 15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를 보면 국민이 납득할 정도의 사회 안전망은 전혀 구축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가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보고는 한국이 27년 전에 발생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겪고도 비슷한 참사를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WP는 당시의 삼풍백화점에서는, 사고 직전까지 붕괴의 조짐이 차고 넘쳤는데도 백화점 경영진이나 관련 당국 공무원들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사고 이후에는 사회 지도층에서 연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고 보도하면서 그 이후 건축물 안전에 대한 규제와 감독이 강화되고, 과실치사에 대한 처벌 강도가 높아지는 등 정부의 제도적 보완도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변한 것은 찾아볼 수 없고 150여 명이 숨진 이태원 참사도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WP는 ‘삼풍 참사’가 한국의 고도 경제성장에 경종을 울렸다면, ‘이태원 참사’는 한국이 문화 중심지로서 전 세계에 존재감을 높이던 중에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참사 장소였던 이태원이 한류 문화의 중심지였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이 'K-컬처'를 창조하여 한류를 만들어 낼 때, 정치나 사회 분야에서는 전혀 창조적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니 어쩌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창조적인 행위가 방해되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정말 창조적인 것은 국가나 사회를 위기에 빠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창조적인 사람이 한 명이라도 따돌림을 당해서는 안된다. 역사는 때론 소수에 의해 움직인다. 한 사람의 아이디어가 나라 전체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 좋게도 또한 나쁘게도 바꿀 수 있다. 그래서 창조는 개인의 힘이지만 그것의 결과는 국력이 되는 것이다. 그러한 창조적인 세력이 많아야 서로 네트워크를 맺고 교류를 해서 좋은 결과물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 그 시점이 아니겠는가? 이제 ‘위기는 기회다’라는 명언은 버려야 한다. 위기는 기회가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그저 위험한 상황일 뿐이다. 위기에 닥쳐서 부랴부랴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할 것이 아니라, 위기가 오지 않도록 분석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다. 정말 창조적인 것은 위기에 빠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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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42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지난 회에 이어서 교육부의 제 8차 교육과정 개정 작업 중 ‘2022 개정 음악과(科) 교육 과정 시안’에 국악이 전면 배제되었다는 이야기를 지속 가능한 한류와 연계해서 여러분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중앙일보, 연합뉴스, 이데일리 등 기사 참조 및 인용) 이 과정에서 음악과뿐 아니라, 다른 과목에서도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수학 교과에서는 학기당 시수는 줄어드는데 내용은 늘어나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수학교사 모임, 좋은 교사 운동, 사교육걱정 없는 세상 등 교육 단체들은 현재 진행 중인 개정 내용이 "교과 시수는 17주에서 16주로 줄어드는데 배울 내용은 늘어난다"고 주장했다. 학생의 학업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과도 일부 과목을 통폐합하면서 교육부와 마찰을 겪었다.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 따르면 고등학교 일반사회에서 경제, 정치와 법 과목이 일반선택에서 진로선택 과목으로 이동했다. 교육계에선 학생들의 경제 이해력 수준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문제를 제기한 과목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교육과정 시안 개발이 단시간에 일부 관계자만 참여해 불투명하게 이뤄진 졸속 연구라고 주장한다. 전국국악교육자협의회는 "이번 연구는 서로 공통점이 없는 체육, 음악, 미술 교과를 하나의 연구로 통합하여 4천만 원의 적은 용역비로 고작 6개월 동안 수행된 졸속 연구”라고 비판했다. 음악과 연구진 또한 서양음악 전공 4명과 국악 전공 1명으로 구성돼 편향된 시각으로 시안이 개발됐다고 주장했다. 전국수학교사모임 등은 "현재 수학교육과정 개발 책임을 맡은 기관은 과학기술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향후 의견 수렴 과정에서 학계 및 현장 교원의 의견을 반영해 교과서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음악과 교육과정 개정을 앞두고 있는 음악 교과에서는 국악 홀대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교육당국이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을 공개하고 최종 의견수렴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국악계는 서양음악 중심사고를 벗어나 공교육에서 국악을 비중 있게 다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리고 정치권에서 국악계 목소리에 일부 힘을 보탠 반면, 음악교과 개정 연구진은 국악을 충분히 대우하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2022년 10월 6일 국악계와 음악교육계에 따르면 국회의원 도종환 · 유정주 · 오기형 · 민형배 · 김윤덕 의원실이 공동 주최하고 전국국악교육자협의회가 주관한 '음악과 교육과정 개정과 국악교육: 국악 비중을 줄이는 것이 음악교육을 살리는 길인가' 세미나가 국회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는 지난 4월 국악교육 공간으로 사용해 달라며 200억 원대의 토지를 문화재청에 기부한 국가무형문화재 가야금산조 및 병창 보유자인 이영희 명인과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춘향가' 보유자인 신영희 명창, 김영운 국립국악원장 등 국악계 원로와 유력인사들이 참석해 국악 교육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악계는 교육부가 추진하는 교육과정 개정 작업에 '장단'이나 '시김새' 등 국악 관련 고유 용어를 배울 수 있는 '음악 요소와 개념 체계표'가 삭제되는 등 국악이 정체성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인 김우진 전 서울대 교수는 이날 "서양음악 중심의 편협한 사고로 국악을 단순히 끼워 넣기 식으로 취급하고 있다"며 "국악용어를 서양음악 용어로 바꾸는 게 현대화라고 하는 건 크게 잘못된 생각"이라고 지적하였다. 이날 3주제 발표자로 나온 김우진 전 서울대 교수는 음악과 교육과정 시안 최초 개발안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최초 개발안은 국악의 비중이 너무 낮으며 서양음악 중심의 편협한 사고로 만들어졌다는 게 김 전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국악의 비중은 대개 30~4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비중이 크다고 인식하는 자체가 문제”라며 "국악을 양악, 대중음악과 더불어 끼워 넣는 것이 아닌 전통문화를 계승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서양음악 중심 사고를 벗어나 다양성과 균형을 중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교수는 "음악 교육의 목적은 세계 시민 양성뿐만 아니라 민족 정체성, 문화 정체성을 갖게 해야 하는 것”이라며 "다양성과 균형성을 중시한다면 특정시기의 서양음악 중심 교육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운 국립국악원장은 "교육기본법에도 문화적 전통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학교교육이 노력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며 "교육의 미래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전통문화 교육이 최소한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미나를 연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국악 보존과 발전을 위해 교육의 역할이 중요함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다"며 "국악을 미래 세대에 전하고 진흥할 의무가 있지만 점차 그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음악과 교육과정 개정 연구진과 서양음악 교육계는, 현재의 교육과정 개정 방향이 ‘다양한 경험과 세계문화에 대한 이해를 근간’으로 하는데, 국악계는 ‘민족 정체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전국음악교과교육교수협의회 등은 "올바른 교육과정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소통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위의 ‘다양한 경험과 세계문화에 대한 이해를 근간’으로 한다는 교육과정 개정 방향은 세계화를 잘 못 이해한 미국과 유럽 중심의 사고이고, 반면에 ‘민족정체성의 강화’는 세계화에 있어서 자국민 중심의 사고라고 할 수 있다. 세계문화에 대한 이해는 자국민 중심의 토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것이 세계화의 진정한 의미인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올바른 교육과정의 합의점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 세계를 들썩이게 하는 K-컬처는 자국민 중심인 한국 전통문화의 독창성을 바탕으로 세계인들이 공감하는 보편성을 담아낸 것으로 이루어진 것인데, 이것이 한류의 조건이다. 한류로 인해 세계인들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 때에 우리 학생들에게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더 깊고 다양하게 교육할 수 있도록 교과과정 개정 방향이 정비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전통문화를 기반한 교육정책은 미미할지 모르지만 그것의 결과는 한류라는 국력으로 돌아온다. 전통문화는 한류의 원형자산이기 때문이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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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41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이번 회에서는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이야기를 하려고 했으나, 교육부의 제 8차 교육과정 개정 작업 중 음악과(科) 교육 과정에 있어서 지속 가능한 한류와의 관련성, 즉 국악교육에 대해 살펴보면서 여러분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중앙일보 기사 등 인용 및 참조) 올해 말 확정 · 고시 예정인 ‘2022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 시안’에서 국악이 전면 배제되면서 국악계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전국국악교육자협의회는 "졸속 개정 작업을 즉각 중단하라”며 규탄 성명을 발표했고, 한국국악협회 등 100여개 관련 단체가 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판소리를 전공한 트로트 가수 송가인도 청계천 광장에서 치러진 교육부를 규탄하는 자리에 나와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발 분위기에 가세했다. 전국국악교육자협의회에 따르면, 교육부가 2022년 4월 중순 공개한 ‘2022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 시안’의 ‘성취 기준’ 항목에 국악 관련 내용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핵심이다. 교육 목표를 의미하는 ‘성취 기준’은 학교 수업 · 평가와 교과서 편찬의 가이드라인이 된다. 이에 따라 현행 음악과 교육과정에서는 총 6개 항목의 국악 관련 내용이 ‘성취 기준’으로 명시돼 있기 때문에 현행 초중고 음악 교과서에서 국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40% 정도가 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제 8차 음악과교육과정 개정 작업 중 국악이 송두리째 빠져버린 ‘교육과정 시안’은 어떻게 나오게 된 걸까. 국악계는 교육부가 시안 개발 연구에 앞서 2021년인 지난해에 진행한 기초 연구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연구진 2명이 모두 서양음악 전공자인 탓에 국악 교육을 후퇴시키는 편향적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부산교대 교수인 정은경 한국국악교육연구학회장은 "기초 연구 보고서를 보면 장단과 리듬, 한배와 빠르기의 용어를 일원화하자고 제안하고 있다”며 "국악의 장단엔 리듬뿐 아니라 속도의 의미가 있고 한배는 단순한 빠르기가 아닌 길이의 의미를 포함하는 개념인데, 이를 모르는 국악 문외한의 주장”이라고 잘라 말한다. 이렇게 국악 교육 체계가 흔들리는 근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국악계는 교사 양성 과정을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전국교대국악전공교수협의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 교사를 양성하는 전국의 교육대학에서 국악 관련 필수과목 수업 시수는 서울교대 1시간, 부산교대 1.5시간, 청주교대 2시간 등 평균 2.11시간에 불과하다. 4년 동안 주 2시간 정도 국악 수업을 한 학기만 들으면 된다는 의미가 된다. 중등 교사 양성 기관인 사범대의 경우 국악 교육의 실태는 더욱 열악하다. 음악교육과에 국악 전공 전임교수가 있는 학교는 교원대와 공주대, 단 두 곳밖에 없다. 이렇게 국악을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채 공교육 현장으로 나온 교사들이 또 서양음악 위주의 수업을 하면서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 학교 음악 교육은 시작부터 서양음악 중심이었다. 최근 시가 200억원 상당의 땅을 문화재청에 기증해 화제가 된 국가무형문화재 가야금 산조 및 병창 보유자 이영희 명인은 국악 교육을 학교에서 정상적으로 받지 못했다. 중학생 때인 1951년 퇴기(退妓) 김향초에게 춤을 배우면서 그의 가야금 연주하는 모습에 매료되었고, 이후 농사꾼 풍류객인 이덕열을 찾아가 가야금 · 단소 · 양금 등을 익혔다. 그 당시 국악 공부는 정규 학교가 아닌 누군가의 집 한쪽에서 이뤄졌다. 이렇게 인간문화재급 국악 명인들이 훗날 "학교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괄시받고 서러운 세상을 살았다”고 회한을 털어놓는 배경이다. 60여 년 전 박헌봉, 박귀희 등 국악인들은 후진들에게 그 서러움을 주지 않기 위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민속음악 위주의 학교를 직접 만들었다. 그것이 1960년 개교한 국악예술학교(현 국립전통예술중고등학교)이다. 이렇게 공교육의 틀 안에서 이루어지는 국악 교육은 국악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출 뿐만 아니라, 서양음악과 전통음악 관련 기본 음악적 소양을 교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허선형 경기 산본고등학교 교사는 안양 신기중학교 재직 시절 전교생에게 가야금과 해금을 가르쳤던 경험을 들려주며 "학교에서 가르치는 순간 보편적 악기가 된다. 한 학기 만에 국악의 오음계 ‘중임무황태’에 익숙해졌고 모두 진도아리랑을 연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K팝이 세계 음악시장에서 부상하면서 국악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2022년 3월에 퓨전 그룹 킹덤이 발표한 ‘승천’은 종묘제례악과 K팝을 접목한 ‘크로스오버 국악’으로 아마존 뮤직 ‘베스트셀러 디지털 송’ 차트(1위)와 빌보드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6위) 등에 이름을 올렸다. 국악이 단순한 옛 전통이 아닌 동시대적 가치가 큰 문화자산임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 뿐만이 아니라,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에서는 일찍이 싸이의 ‘강남 스타일’은 국악의 휘모리장단으로, 소녀시대의 ‘I Got A Boy’ 는 동살풀이장단으로 작곡되어졌다고 규명한 적이 있다. 전통음악이 K-POP 등 한류음악의 원형자산임을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이다. 교육부는 교육 과정 개정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국악이라는 용어를 드러내지 않고 좀 더 포괄성을 높여 일반적인 용어로 표기했을 뿐 여전히 국악은 살아있다”면서 "향후 시안 개발 2차 연구와 공개 토론회 등을 통해 학계 및 현장 교원의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일견 그럴듯해 보이는 말이지만, 모데라토와 중모리장단은 보통빠르기로서 같은 의미로도 사용한다. 그러나 중모리장단에는 빠르기와 장단, 그 안의 리듬이 중모리장단(3/4박자, 4마디로 구성되어 한 장단을 이룸)만이 갖는 독특한 리듬이 포함되어 있다. 빠르기만의 의미인 모데라토와는 전혀 다른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국악 용어를 숨기고 포괄적인 서양음악 용어로는 전혀 설명이 되지 않는 이유이다. 형식은 내용을 지배한다고 하지 않는가. 최근, K-푸드, K-팝, K-드라마, K-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류 붐이 일지만 유독 ‘교육’은 먼 나라 얘기처럼 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인들이 한글을 배우려 하고 한국문화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는 당연히 K-컬처가 그 동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 되었다. 교육부는 그동안의 7차까지 교육과정 개정을 거듭하며 국악교육이 남긴 결과를 8차 교육과정 개정에서 깡그리 뒤집는 우(憂)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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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관의 아리랑’ 공연에서 확인되는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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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40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이 글은 한류의 원형을 쫓아 그 때로 돌아가서 나를 체험하는 것이자, 끝임 없이 변해가는 나의 아이덴티티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고정불변의 과거가 아니라 창조라는 키워드로써 아직도 팔딱거리는 생각들에 대한 꿈틀대는 현재의 이야기를 담는 것이다.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필자 자신의 끊임없는 내면의 갈등과 싸우면서 자유롭게 풀어가고자 한다.”라고 말하였다.(이어령 글 참조) 최근 들어 많은 K-컬처의 성과와 관련한 소식들이 전해온다. 이것은 끝없이 창조적 사고를 멈추지 않는 국민적 결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글은 우리 국민이 갖고 있는 창조력의 비밀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그 여정의 글은 내 주장을 강조하는 계몽적인 글이 아니다. 흑과 백이 공존해야 하고, 선과 악이 서로의 주장으로 의견이 팽배했으면 좋겠다. 필자는 독자들의 다양한 의견들을 듣고 싶다. 내 얘기에 공감도 하고 비판도 하면서 자기만의 논리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한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지구상의 70억 인구 중에 나처럼 생각하는 이는 나 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모든 사람은 각자 자기대로 고유의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은 소중하다고 본다. 그 생각의 행위는 곧 각자의 아이덴티티가 되고 그것이 주위에 확산되어 문화가 되며 시간이 흐르면 전통문화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런 과정의 역사 속에서 무수한 기억들이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고 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또 다른 기억들은 세포 속에 깊숙이 박혀서 우리 삶의 흔적으로 기억되고 삶의 영역으로 자리 잡으면서 긴 역사가 될 때 전통문화가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렇게 형성된 우리의 전통문화는 K-컬처의 원형자산이 되어 세계인들을 들썩이게 하고 있는 토대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토대에서 갖춰진 ‘흥과 끼’를 우리는 소위 국민성이라고 말하고 정체성이라고도 말한다. 이러한 정체성이 형성되기까지 우리는 끝없는 이항대립(二項對立)의 과정을 겪으며 오늘에 이르렀다. 이항대립의 사전적 의미는 "의견이나 처지, 속성 따위가 서로 반대되거나 모순되는 두 가지가 이룬 짝”이다. 흑과 백이 공존하고 선과 악의 서로 다른 주장을 극복한 포용적 문화를 상징하는 용어인 것이다. 이항대립의 과정은 ‘사고(思考) 과정의 사고(思考)’ 또는 ‘창조 과정의 사고’에서 빚어진 우리 ‘내면의 이력서’이다. 이항대립은 철학자 들뢰즈와 가타리(Gattari, F.)가 제시한 관계 맺기의 한 유형이다. 관계 맺기의 전제는 현실 관계의 이면을 이루는 것, 즉 흑과 백, 선과 악을 이루는 대상들이 자유롭고 유동적인 접속이 가능한 잠재성이 뒷받침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창조와 파괴가 뒤따른다. 창조하려면 파괴하고, 파괴는 반드시 창조가 따르는 것이다. 그러나 창조와 파괴는 동전의 양면으로서 서로의 인과(因果)를 인정하고 서로를 포용하려고 노력한다. 우리 국민들은 "아이구 좋아서 죽겠다”고 한다. 이와 같이 모순어법 쓰기를 즐겨한다. 극과 극의 표현을 통해서 자기 감정을 가감 없이 표현하고 모두를 포용하려고 하는 국민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창조와 파괴는 두 톱니바퀴처럼 물려 있듯이 늘 붙어 다니지만 동시에 작용할 순 없다. 늘 시간차를 두고 나타난다. 그 순서는 파괴가 먼저이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려면 기존의 것을 파괴해야 한다. 그것을 ‘창조적 파괴’라고 한다. 우리나라 역사는 조용한 나라라고 불릴 만큼 변화와 개혁이 없는 듯이 보이지만, 인습의 벽에 갇힌 폐습들을 백성들의 시대의식으로 풀어냈고, 일제 강점기 등 권위주의에 매몰된 기성사회의 병폐를 국민들의 수준 높은 문화적 저항의식으로 풀어냈다. 요즈음 젊은 세대들의 개인화, 탈정치화, 탈이념화가 기성세대와 또 다른 갈등으로 보여지고 있는데, 진보와 보수의 이항대립을 넘어선 새로운 젊은이들의 현상으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성세대를 넘어선 새로운 젊은 세대의 창조는 새로운 국가 브랜드를 창조하는 것이며, 미래 일류국가를 향한 마음으로 격려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그 젊은이들이 작금의 새로운 한류를 창조하고 있지 않는가.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를 연재한 지 40회를 맞이하면서 그동안의 소회를 표현해 보았다. 다음에는 블랙 핑크와 방탄소년단(BTS)의 이야기를 계속하고자 한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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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39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 연휴, 미국 시간으로 12일에 우리 국민들은 새로운 한류 소식을 듣고 기뻐했다. '오징어게임'의 에미상 수상 소식을 공유하고자 한다. 외신에서는 수상 소식을 전하면서 "K-드라마의 새로운 역사"라는 반응을 나타냈다.(뉴시스, 연합뉴스 참조 및 인용) 12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74th Primetime Emmy Awards) 시상식에서 오징어게임이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로 '방송계 오스카'로 꼽히는 에미상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그리고, 한국 드라마 최초로 최우수 드라마 시리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이정재), 남우조연상(박해수·오영수), 여우조연상(정호연) 등 6개 부문 7개 후보에 올랐고, 이 중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이다. 그리고 올해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남우주연상과 감독상 2관왕을 차지한 것은 물론, 프라임타임 크리에이티브 아트 에미상(2022 Primetime Creative Arts Emmy Awards)에서 여우단역 상, 스턴트 퍼포먼스 상, 시각효과 상, 프로덕션디자인 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하며, 총 6관왕에 오른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13일자 기사에서 오징어게임의 이번 수상을 "K-드라마의 새로운 역사"라고 표현하며 "한국인들은 문화 강국이 된 한국을 보여주는 최신 사례라며 이번 수상을 축하했다"라고 보도했다. 또한 오징어게임에 나오는 녹색과 분홍색의 극 중 의상, 얼굴을 가리는 검은색 마스크 등이 큰 인기를 끌어 핼러윈 의상 광풍을 일으켰다고도 전했다. 오징어게임에 관해 뉴욕타임스는 "극단으로 치닫는 불평등 사회와 도덕적 파산에 대한 그 쇼(<오징어 게임>)의 담담한 논평은 전 세계인이 공감할 '빈부 격차'의 좌절감을 건드렸고, 한국 밖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라고 평가하였다. 그러면서 "이 쇼(<오징어 게임>)의 성공은 불평등과 경제적 투쟁을 주제로 한 한국 콘텐츠를 향해 세계적인 찬사가 나온 최신 사례"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은 최근 몇 년 동안 큰 인기를 끈 TV 쇼, 비평가들로부터 좋은 평을 받은 영화를 포함해, 방탄소년단(BTS)과 같은 K팝 밴드를 통해 전 세계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엔터테인먼트 강국으로 자리매김 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뉴욕포스트는 "오징어게임이 최초의 비영어 수상작이 되면서 74년 역사의 에미상에서 엄청난 승자가 됐다”고 평가하였다. 또한, 미국 방송사 CNN은 같은 날 이정재의 남우주연상, 황동혁 감독의 감독상 수상 소식을 전하며 "오징어게임의 에미상 수상으로 많은 한국인이 자부심을 공유했다"라고 보도했다. 특히 이정재의 남우주연상 수상을 두고는, 브라이언 콕스('석세션'), 밥 오덴커크('베터 콜 사울'), 제레미 스트롱('석세션'), 아담 스콧('세브란스: 단절'), 제이슨 베이트먼('오자크') 등 다른 후보를 "압도했다"라고 보도하였다. 최근의 한류인 K-컬처의 성과는 눈부시다. 2020년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지난해 그룹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수상에 이어 '오징어 게임'까지 에미상을 수상하면서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장르별 상을 휩쓸며 주요상 수상 퍼즐을 완성하게 된 것이다. 에미상 감독상을 수상한 황동혁 감독은 시상식에서 "에미상 14개 후보에 오른 뒤 사람들은 내가 역사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런데 나 혼자 만든 역사가 아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이 역사를 만든 것”이라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정재는 영어로 짧게 소감을 밝힌 뒤 우리말로 "대한민국에서 보고 계실 국민 여러분과 기쁨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도 "언어가 다르다는 것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성기훈’(이정재 배역)의 수상으로 증명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도가니', '남한산성' 등의 각본을 쓰고 연출한 황동혁 감독의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많은 사람들이 참가한다. 이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작품이다. 올해 6월 <오징어 게임> 시즌 2의 제작을 확정 발표하였다. 한편, 미국의 유명 작가 미나 해리스는 13일 자신의 트위터에 "O Yeong-su cutting it UP(오영수가 무대를 찢었다)"며 35초 분량의 영상 한 편을 올렸다. 영상에는 이날 제74회 에미상 시상식 직후 열린 애프터 파티에서 참석자들에 둘러싸인 오영수가 현란한 춤 실력을 뽐내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동안 각종 인터뷰 등을 통해 점잖은 모습만 보여줬던 오영수는 영상에서 78세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꺾기 댄스를 곁들인 화려한 퍼포먼스로 반전 매력을 선보였다. 오영수의 현란한 춤에 환호와 박수가 터졌고, 휴대폰으로 이 순간을 기억하려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이 영상은 SNS를 통해 전 세계로 퍼져 나갔고 오영수는 연기 외에 춤으로 글로벌 팬들을 또 한번 사로잡았던 것이다. 세계 각국의 누리꾼들은 "깐부 할아버지의 대변신” "대반전” "합성인 줄 알았다” "핵인싸 등극” "역시 배우는 아무나 하는 게 아냐” "무대를 찢어버렸네” "‘오겜’ is 뭔들”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냈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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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38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지난 회에 이어서 한국인 최초로 세계 최고의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교수의 이야기를 이어가겠다. 지난 회에서"수학은 학생들이 생각의 힘을 기를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교과목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 학생들에게는 가장 외면 받는 존재가 되었다”라며 거기에 얽힌 여러 가지 문제점과 의미들을 짚어 보았다. 이번 회에서는 수학과 예술, 인문학의 관련성에 대해 탐색해 보고자 한다.(조선일보, SBS 등 보도기사 참조 및 인용) 허준이 교수는 며칠 전 서울대학교 2022학년도 여름 졸업식에서 축사를 하였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라. 편안하고 안전한 길을 거부하라. 타협하지 말고 자신의 진짜 꿈을 좇아라. 모두 좋은 조언이고 사회의 입장에서는 특히나 유용한 말입니다만, 개인의 입장은 다를 수 있음을 여러분은 이미 고민해 봤습니다. 제로섬 상대평가의 몇 가지 퉁명스러운 기준을 따른다면, 일부만이 예외적으로 성공할 것입니다. 여러 변덕스러운 우연이, 지쳐버린 타인이, 그리고 누구보다 자신이 자신에게 모질게 굴 수 있으니 마음 단단히 먹기 바랍니다.” 타인과 다르다는 나의 가치를 인정하고, 상대평가의 기준에 자신을 모질게 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언급을 한 것으로 보인다. "나는 커서 어떻게 살까, 오래된 질문을 오늘부터의 매일이 대답해 줍니다. 취업, 창업, 결혼, 육아, 교육, 승진, 은퇴, 노후 준비를 거쳐 어디 병원의 그럴듯한 1인실에서 사망하기 위한 준비에 정신 팔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무례와 혐오와 경쟁과 분열과 비교와 나태와 허무의 달콤함에 길 들지 말길, 의미와 무의미의 온갖 폭력을 이겨내고 하루하루를 온전히 경험하길, 그 끝에서 오래 기다리고 있는 낯선 나를 아무 아쉬움 없이 맞이하길 바랍니다.” "수학은 무 모순이 용납하는 어떤 정의도 허락합니다. 수학자들 주요 업무가 그 중 무엇을 쓸지 선택하는 것인데, 언어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가능한 여러 가지 약속 중 무엇이 가장 아름다운 구조를 끌어내는 지가 그 가치의 잣대가 됩니다. 오늘같이 특별한 날 특별한 곳에서 특별한 사람들과 함께하니 들뜬 마음에 모든 시도가 소중해 보입니다. ~” 시인을 꿈꾸던 수학자다운 말 같지만, 수학과 무 모순에 대해 언뜻 연결이 잘 되지 않는다. 그리고 언어를 말한다. 이에 관련하여 허 교수는 다른 인터뷰에서 시와 수학과의 관계에 대해서, "알고 보면 공통점이 많아요. 시는 어떻게 보면 모순적인 표현 양식입니다. 표현하기 어려운 것을 언어로 소통하려는 시도니까요. 그래서 시적 모호성이 생기죠. 수학은 땅으로 끌어내리기 어려운 추상적 개념을 수와 논리로 표현해 공유하는 거고요. 둘 다 대상을 고도로 함축해 강력한 상징을 만들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 교수는 입시와 연관된 수학교육에 대해 또다시 아쉬움을 나타낸다. "처음엔 수학이 재미있었지만, 입시와 연관돼 있어 수학의 기쁨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중3 때 경시 대회 나가볼까, 과학고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지금 시작하기엔 너무 늦었다’고 하시더군요. ‘나는 수학 못하는 아이’라고 생각해 버리게 됐어요. 수학자가 된 지금 돌이켜 보면 말이 안 되는 얘기예요. 한국 사람들은 ‘뭘 하기에 늦었다’는 말을 너무 많이, 가혹하게 해요. 타인에게도, 자신에게도. 어떤 일이라도 시작하기에 늦은 일은 없지 않을까요?” 수학자인 허 교수의 자녀에 대한 수학 교육은 어떨까. "저희 애는 수학에 영 관심이 없어요. 대신 K팝 천재 같아요. 드럼 비트 한 번만 들어도 BTS 노래인지, 블랙핑크 노래인지 다 맞힌다니까요!”, 그러나 허 교수는 아이의 수학교육에 대해서는 아이가 수학문제를 내게 해서 허 교수가 답을 풀어주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허준이 교수에겐 예술가의 피가 흐른다. 한국 근대 조각의 거장 권진규(1922~1973)의 조카 손자이다. 어린 시절 집 안 구석구석 권진규의 테라코타 조각상이 있었단다. "밤에 화장실 다녀올 때마다 너무 무서웠던 기억이 나요. 집안 어른들이 유명 조각가라고 해서 그런 줄로만 알았는데 제가 좀 컸을 때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다는 얘기를 해주셨어요. 막연하게 어른이 되면 사는 게 그만큼 힘들 수도 있구나 생각했죠.” 뉴호라이즌 상을 수상했을 때 허 교수는 "수학자의 내적 동기는 예술가의 그것과 같다”고 말하였다. 실제로 옥스퍼드 대 수학과 교수이면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쓴 루이스 캐럴처럼 예술과 수학을 병행한 사람도 꽤 있다고 한다. 허준이 교수의 스승인 일본인 히로나카 헤이스케 하버드대 명예 교수도 한 때는 피아니스트를 꿈꿨다고 한다. 이에 따라 허 교수는, "기질적으로 비슷한 지점이 있어요. 둘 다 추상적 대상을 공유하면서 소통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요. 내가 굉장히 애써서 어떤 아름다움을 간신히 봤는데 나만 아는 게 아니라 너한테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랄까요?”라고 말했다. 시와 관련한 허준이 교수의 요즘 근황에 대해서는, "쓰지는 않지만 많이 읽습니다. 최근엔 시인 데이비드 화이트의 작품을 즐겨 읽어요. 그의 산문 '위로'는 특히 강추!”한다고 말하면서 "언어를 굉장히 정교하게 사용해 곱씹으며 읽는 즐거움이 있어요.”라고 말했다. 인문학적 소양에 대한 허 교수의 견해는, "수학은 인문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천문학, 물리학 등은 자연이 만든 대상을 연구하는데 수학은 사람이 만들어 낸 걸 연구해요. 그런 면에서 철학, 인문학과 오히려 결이 비슷하죠.”라고 말했다. 따라서 수학은 큰 범주 안에서의 예술이며 융합적 사고의 산물이라고 정리하면 어떨까. ※ 위 내용은 외부 필진의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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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37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지난 회에 이어서 한국인 최초로 세계 최고의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교수의 이야기를 이어가겠다. 지난 회에서는 허준이 교수와 우리 교육체계와 관련한 각 계의 의견을 들어보는 시간을 갖었다. 이번 회와 다음 회에서는 허준이 교수 관련한 마지막 이야기로서 지난 회에서 제시한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서 2회에 걸쳐서 정리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한세희 과학전문기자, 김도연 칼럼, 수학동아 등 보도기사 참조 및 인용) 최근에 초등학생 2229명에게 수학과 관련한 설문 조사를 하였는데, 거기에 참여한 학생 중 36.5%는 "수학이 너무 어려워 공부를 포기했다”고 응답했다. 이 비율은 중학생(2755명 조사)에서 46.2%, 고교생(2735명 조사)에서 59.7%로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그 폭이 증가하였다. 그동안 수학 과목이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어왔고 ‘수포자’ 문제도 사회문제로 떠올랐지만 구체적인 수치로 현황이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학생들은 수학을 포기한 가장 큰 이유로 ‘수학 내용이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그 다음은 ‘배워야 할 양이 너무 많다’ ‘진도가 너무 빠르다’ ‘선생님 설명이 어렵다’ 등의 답변이 나왔다. 그렇다면 수학은 도대체 무엇인가, 무엇이길 래 우리 학생들에게 외면 받는 존재가 되고 말았는가, 수학은 외면 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인가? 수학은 자연과 인간 세계의 모든 현상을 정밀한 체계 속에서 가장 간결하게 설명하는 학문이다. 피타고라스는 "수(數)가 만물의 근원”이라고 간파했다. 인류가 하나, 둘, 셋을 개념화 하고 이를 1, 2, 3이라는 기호로 나타내기까지 얼마나 긴 시간이 필요했을까. 그리고 더 나아가 예를 들어 ‘1+1=2’라는 수식들은 인류 문명의 모태가 됐다. 지혜의 결정(結晶)이다. 누구나 학창 시절 때 배우는 피타고라스의 정리, 즉 직각삼각형에서 세 변의 길이가 갖는 관계인 ‘a²+b²=c²’도 세상을 뒤바꾼 방정식이다. 수학자 피타고라스가 2500여 년 전에 오로지 스스로의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증명한 것이다. 어린 아기에게 있어서 세상사는 모든 것이 신기한 일일 것이다. 궁금증을 풀기 위해 손을 움직여 만져 보고 심지어 혀로 핥아 보기도 하지만, 보통은 성장하면서 그런 호기심은 모두 잊어버리고 만다. 그러나 수학자들은 이를 간직하며 성장한 사람들이다. 당시에는 별로 쓸모도 없었을 것들에 대한 정리를 위해 피타고라스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했을까. 그리고 현대사회에서의 피타고라스 정리가 지닌 유용성은 그야말로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지상의 거리를 알아낼 때 그의 정리는 필수적이다. 이처럼 수학은 문명 발전에 기여한다. 그러나 다른 어느 자연과학보다도 그 실제적 영향을 체감하기까지는 긴 세월이 필요하다. 허 교수의 연구 업적도 미래에는 인류의 삶을 지배할 수 있을 것이다. 수학은 학생들이 생각의 힘을 기를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교과목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 학생들에게는 가장 외면 받는 존재가 되고 말았다. 학생들에게 있어서의 수학은 쓸데없는 암기와 지루한 반복학습이 요구되는 짜증나는 과목이 되었다. 급기야 수학을 완전히 포기해 버렸다는 의미의 ‘수포자’라는 단어가 국어사전에 오를 정도가 된 것이다. 최근의 한 설문 조사대로, 고등학생 세 명 중 한 명은 스스로를 수포자라 이야기할 만큼 우리의 참담한 현실이 되었다. 수학을 이용하는 명징(明徵)한 사고력은 자연 현상만이 아니라 사회를 이해하는 데에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20세기 가장 빼어난 경제학자 중의 한 사람으로 거시경제학을 정립한 존 케인스는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했는데, 그의 대표 저서 중 하나는 ‘확률론’이다. 우리 고등학교 수학 교과 과정에도 포함돼 있는 확률과 통계는 실생활과 가장 연관이 깊은데, 수능에도 자주 출제되는 만큼 학생들에게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수포자라면 다섯 개 답안 중 하나를 찍어 정답을 맞히는 20%의 확률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그런 행운이 몇 개 성공하면 학생들은 이를 수능 대박이라 부른다. 또한, 확률론에 있어서 2012년 호암상을 수상한 옥스퍼드대 수학과 김민형 교수는, 확률적 사고, 혹은 수학적 사고를 통하면 주어진 사회적 현상이나 문제에 대해 편견 없는 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지능이 상당히 높은 젊은 여자(남자) 대부분은 자기보다 훨씬 열등한 남자(여자)를 선택해 결혼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사람들은 지니고 있는 편견에 따라 다양한 답을 제시하지만, 사실 그 정답은 단순한 확률에 있다. 즉, 지능이 상당히 높은 배우자보다 그 배우자가 열등할 것은 확률적으로 당연하다는 사실이다. 이번에 필즈상을 받은 허 교수는, "수학 연구는 스스로 즐거워서 하는 일이다. 자신의 편견과 한계를 이해하고 이를 돌파하는 과정이다. 인간이 얼마나 깊게 생각할 수 있고 또 얼마나 타인과 정확하게 소통할 수 있는지를 알고 싶다”라던 그의 수상 소감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허준이 교수는 초등, 중등, 대학으로 이어지는 모든 국내 교육과정에서 그는 부적응자였다. 매 단계마다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그를 밀어냈다고도 볼 수 있고, 그의 재능을 알아보지 못한 재능의 수난기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여러 가지 다양한 분야에서 합리적 사고가 부족하고 서로 소통이 결핍되어 있는 우리 사회에서 허 교수는 어둠을 밝히는 긍정의 등불이 되었다. 그의 필즈상 수상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 좀 더 많은 학생이 수학을 친근하게 여길 수 있도록 교육혁신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다음 회에서는 수학과 예술 ‧ 인문학적 사고와의 관련성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 위 내용은 외부 필진의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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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36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지난 회에 이어서 한국인 최초로 세계 최고 수학상인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교수의 이야기를 이어가겠다. 지난 회에서는 허준이 교수의 방황했던 학창시절이 주는 의미와 시인을 꿈꾸던 험난한 수학자의 여정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이번 회에서는 허준이 교수와 우리 교육체계와 관련한 각 계의 의견을 들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KBS, SBS, MBC, 연합뉴스, 뉴시스 등 보도기사 참조 및 인용) 수학계에서는 허 교수의 필즈상 수상이 한국 수학계의 위상을 더욱 높였다며 탄성을 자아냈다. 금종해 대한수학회 회장 겸 고등과학원 수학부 교수는 "허 교수 연구의 많은 부분이 고등과학원에서 이루어졌다"며 "허 교수가 수학자 최고 영예인 필즈상을 수상한 것은 올해 2월 1일 국제수학연맹이 한국 수학의 국가등급을 최고등급인 5그룹으로 상향한 데 이은 한국 수학의 쾌거"라고 밝혔다. 국제수학연맹 5그룹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독일, 러시아, 미국, 브라질, 영국, 이스라엘, 이탈리아, 일본, 중국, 캐나다, 프랑스 등 총 12개국이다. 금종해 교수는 "맹자가 이야기한 군자가 누릴 수 있는 세 가지 즐거움 중 하나가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이라며 "이 즐거움을 누리게 되어 행복할 따름"이라며 축하의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양성덕 고려대학교 이과대학장(수학과 교수)는 "(한국이) 세계 수학계와 인류 문명의 발전에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당당히 보여준 허준이 교수님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축하한다"며 "최근 들어 우리 젊은이들이 여러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활약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는데 이번 필즈상 수상은 그 활약이 학문적 분야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수리과학과 교수이자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 조합론을 비롯한 이산수학(離散數學)을 연구하는 엄상일 교수는 "2010년 허준이 교수가 박사과정 1년차에 와서 놀라운 연구발표를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그 후에도 좋은 연구로 늘 놀라운 연구결과를 만나게 해주어서 고맙다"며 "조합수학과 대수기하학 사이에서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며 새로운 수학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허준이 교수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수학자로 성장한 것은 천부적 재능과 여러 동인(動因)이 있겠지만, 본인과 주변 지인들이 꼽은 중요한 비결은 심리적 안정감, 자유를 중시한 부모님, 사람들과의 협동심 등이 거론된다. 허 교수는 심리적 안정감의 중요성을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입시 위주의 경쟁적이고 압박감을 조장하는 한국 교육 환경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덕목이다. 그는 여러 인터뷰에서 "부모님이 예측 가능한 일상을 만들어 주셨기에 심리적 안정감을 가졌고 그 덕에 수학처럼 추상적인 기초 학문에 관심을 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젊은 수학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연구 환경에 대해서도 안정감과 여유를 강조했다. 허 교수는 제2의 허준이가 나오기 위해 한국 교육에 어떤 점이 보완되어야 하고 바뀌어야 할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젊은 과학자들이 단기적인 목표를 추구하지 않고 마음 편하게 자유롭게 즐거움을 쫓으면서 장기적인 큰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을 만한 여유와 안정감 있는 연구 환경이 제공됐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자유방임에 가까울 정도로 자유를 중시하는 부모의 교육 방식도 관심을 받고 있다. 최재경 한국 고등과학원 원장은 "허 교수가 고등학교 때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자퇴하겠다고 얘기를 하니까 부모님이 허락했다"면서 "이러한 부모님의 자유 방임주의라고까지 할 수 있는 자유를 중시하는 교육 방식이 결국 허 교수를 성장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의 자유로운 사고와 행동이 연구할 때 아주 많은 도움을 받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 교수는 특히 시인을 꿈꾸며 고등학교를 자퇴했는데 이런 시에 대한 흥미가 수학 연구와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켰을 것이라고 풀이하기도 했다. 최 원장은 독일의 저명한 수학자 카를 바이어슈트라스(1815.10.31 ~ 1897.2.19)가 "시인이 아닌 수학자는 진정한 수학자가 아니다'라고 한 말을 인용하며 "시는 간결한 언어를 통해 아름다움을, 수학은 논리를 엮어서 아름다움을 만든다"며 "수학자와 시인 사이를 왔다 갔다 한 인물이 허 교수다"라고 평했다. 시의 언어와 수학적 논리로 예술적 아름다움을 강조함으로써 수학은 융합적 사고의 산물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보여진다. 최 원장은 또 빠른 시간 내에 많은 문제를 푸는 능력을 측정하는 한국의 수학 시험 방식이 변해야 한다는 점도 환기했다. 이제는 여유 있게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줄 수 있도록 시험 제도를 보강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허 교수는 공동 연구 즉 다른 사람과 함께 협동하는 능력도 자신의 연구 성과의 주요 배경으로 짚었다. 통상 수학자라고 하면 골방에서 혼자 머리를 싸매고 연구하는 모습을 떠올리기 쉬우나 그는 여러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협력을 해왔던 것이다. 허 교수는 "현대 수학에 있어서 공동 연구가 굉장히 활발해졌다"면서 "그 이유는 무엇보다 혼자 하는 것보다도 다른 동료들과 함께 생각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라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멀리 갈 수 있고 깊이 들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효용성 측면뿐만 아니라 그러한 과정을 거치는 경험이 수학 연구자에게 큰 즐거움을 준다"고 알렸다. 다음 회에서는 허준이 교수와 관련한 마지막 이야기로서 위에서 제시한 문제에 대해 정리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 위 내용은 외부 필진의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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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35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지난 회에 이어서 한국인 최초로 세계 최고의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교수의 이야기를 이어가겠다. 허준이 교수의 방황했던 학창시절이 주는 의미와 예술과의 연관성, 그리고 수학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과정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KBS, SBS, MBC, 연합뉴스, 뉴시스 등 보도기사 참조 및 인용) 허 교수는 이날 수상 소감에 대해 "제게 수학은 개인적으로는 저 자신의 편견과 한계를 이해해가는 과정이고, 좀 더 일반적으로는 인간이라는 종이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또 얼마나 깊게 생각할 수 있는지 궁금해 하는 일입니다"라고 하면서 "저 스스로 즐거워서 하는 일에 의미 있는 상도 받으니 깊은 감사함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허 교수는 자신이 "한국에서만 교육을 받아본" 국내파라고 소개하면서, "개인적으로 따뜻하고 만족스러운 유년 생활을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초·중·고교 과정과 대학 학부(서울대 물리천문학과), 대학원 석사과정(서울대 수학과)을 모두 한국에서 마친 후 박사과정을 미국에서 밟았다. 허 교수는 "초·중학교 때 한 반에 40∼50명씩 있는 다양한 친구들과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좋기도 하고 싫기도 했지만, 그 때만 할 수 있었던 경험은 지금의 저를 성장시키는 자양분이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고교 수학에 대해 "굉장히 재미있어 했고, 열심히 했고, 충분히 잘 했다"고 밝히면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창 시절의 과목 중 하나인 수학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정을 못 붙였지만 게임 퍼즐 등 논리적 사고력을 요하는 종류의 문제에는 자연스럽게 끌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허 교수는 1999년 고교시절에 한국수학교육학회에서 주관한 ‘한국수학경시대회’에 응시한 적이 있는데, 100점 만점에 58점을 받았다. 이 대회에서 상위 10%에 들어가면 본선에 진출하게 되지만 허준이 학생은 성적이 부족해서 예선에서 탈락하게 된다. 이와 같은 상황이 빚어진 이유는, 결국 국내 입시제도 하에서의 교육 방식으로는 허준이 같은 학생의 가능성을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결국 등단 시인을 꿈꾸며 고교를 자퇴했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는 기형도 시인을 꼽았다. 허 교수는 "어릴 적 가장 열정이 있었던 것은 글쓰기였고 그 중 제일 좋아하는 시를 쓰는 삶을 살고 싶었다”고 말하며 고교시절 방황했던 시절을 회고했다. 그렇다면, 허교수는 어떻게 수학자의 길을 걷게 되었을까? 허 교수는 고교를 자퇴한 후 검정고시를 거쳐 2002년 서울대 자연과학대에 입학하게 되지만, 대부분의 우리 젊은이들이 그렇듯이 허준이 교수도 20대 초반에 진로를 확실히 정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수학자의 길을 걷게 되는 운명적인 허준이의 삶을 맞이하게 되는데, 그 과정을 소개하겠다. 허 교수는 "어렸을 때 수학에 흥미가 있었지만 타고난 글쓰기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어 무엇을 하면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적당히 만족하며 살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과학이 재밌어 과학저널리스트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학부를) 그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물리천문학과에 진학했다"며 "대학교 3, 4학년에 진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면서 학업을 쉬기도 했는데, 우연한 기회에 수학 수업을 들으며 수학의 매력을 처음 느꼈다"고 말했다. 그 우연한 기회는, 서울대에서 마련한 일본인 히로나카 헤이스케(91) 하버드대 명예교수의 수학 강의를 수강한 이후 허준이 교수의 삶은 완전히 바뀌기 시작했다. 1970년 필즈상 수상자의 강의 탓인지 수학 전공자들도 거의 포기할 만큼 어려운 내용이었지만 당시 물리학 전공 학부생인 허 교수는 끝까지 들었다. 허 교수는 "비전공자로서 히로나카 교수가 제시하는 예시 몇 가지만 이해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며 "나중에 혹시 과학 기자가 되면 히로나카 교수를 인터뷰하겠다는 생각도 있었다”고 말할 정도로 이때까지만 해도 수학자의 길은 꿈도 꾸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혼자 식사를 하는 히로나카 교수에게 말을 걸었다고 한다. 이 후 둘은 매일 점심을 같이 먹으며 대수기하학의 특이점 이론에 대해 토론했다. 허 교수는 미국 대학원 박사과정 시절 ‘리드 추측’을 풀어내는 데는 이 때 쌓은 지적 경험이 결정적이었다고 말한다. 허 교수는 "히로나카 교수는 옛 이론을 가르치지 않고 자신이 지금 연구하는 내용을 소개했다”며 "처음으로 누군가가 실제로 수학을 연구하는 모습을 본 것”이라고 말했다. 허 교수는 일본 교토의 히로나카 교수 집에 머물기도 할 만큼 두 사람은 가까워졌다. 이렇게 스승이 된 히로나카 교수의 권유로 허교수는 서울대 대학원 수학과에 진학하면서 수학을 전공하게 된다. 그리고는 후일 히로나카 교수의 추천으로 미 유학길에도 올라 박사과정을 밟게 된다. 수학 난제를 해결할 때도 히로나카 교수의 특이점 연구가 바탕이 되었다고 허 교수는 말한다. 그럴 정도로 멘토로서의 히로나카 교수의 영향력은 허 교수가 수학자의 길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절대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렇듯 허준이 교수의 인생 궤적은 독특하다. 필즈상 수상자의 대부분은 어렸을 때부터 천재성으로 두각을 나타냈다고 한다. 그러나 허 교수는 어렸을 때부터 수학 성적이 신통치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시인이 되겠다고 하며 한 때는 방황하다가 대학원 석사 과정에서 뒤늦게 수학을 전공했기 때문이다. 수학자로서의 길로 들어서기까지 험난한 여정을 엿볼 수 있다. 반면, 예술의 세계와 수학과의 연관성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한다. 다음 회에는 허준이 교수와 우리 교육체계와 관련한 각 계의 의견을 들어보는 시간을 갖겠다. ※ 위 내용은 외부 필진의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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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34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오늘은 특별한 내용을 소개하려고 한다. 한국인 수학자가 세계 최고의 필즈상을 한국 최초로 수상하였다고 하는데, 필즈상은 어떤 상이며 어떤 공로자에게 주고, 특히 지속 가능한 한류와의 연관성 및 예술과의 공통점은 없는지 살펴보고자 한다.(KBS, SBS, 뉴시스, 연합뉴스 등 보도기사 참조) 지난 7월 6일 각 언론을 통해서 낭보가 보도되었다. 수학계의 노벨상 격인 필즈상을 프린스턴 대 교수 겸 한국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교수인 허준이 교수가 수상했다는 것이다. 1936년 제정된 필즈상은 4년마다 수학계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루고 앞으로도 업적을 성취할 것으로 보이는 40세 미만 수학자에게 주어지는 수학 분야 세계 최고의 상으로, 아벨상과 함께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허 교수는 5일 국제수학연맹(IMU)이 핀란드 헬싱키 알토대학교에서 개최된 시상식에서 필즈상을 수상한 것이다. 필즈상은 캐나다의 저명한 수학자인 존 찰스 필즈의 이름을 따 1936년부터 시상되었다. 수상자에게는 금메달과 함께 1만5000 캐나다 달러(약 1500만원)의 상금을 준다. 허 교수는 수학계의 오랜 난제였던 '리드 추측(Read's conjecture)'과 '로타 추측(Rota Conjecture)' 등을 해결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서로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대수기하학과 조합론의 방법론을 창의적으로 결합해 문제를 해결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허 교수가 지난 2012년 해결한 ‘리드 추측’은 1968년 이후 50여 년 간 전 세계 누구도 풀지 못했던 수학계의 난제로 꼽혀 왔다. 그러나 허 교수는 2012년 박사 과정을 이수하고 있던 미국 대학원 시절 50년 가까이 지구상 누구도 풀지 못한 수학계의 난제였던 '리드 추측'을 해결해 스타로 떠올랐다. 리드 추측은 1968년 영국 수학자 로널드 리드가 제시한 조합론 관련 문제이다. 6년 후에는 이를 확장시킨 또 다른 난제인 '로타 추측'에 이어 '메이슨 추측', '다우링-윌슨 추측' 등 10여개의 난제를 풀었다. 이로 인해 2017년 '블라바트니크 젊은 과학자상', 2019년 '뉴호라이즌상' 등 세계적 권위의 과학상을 휩쓸었다. 그의 이러한 연구 업적들은 수학계는 물론 정보통신, 반도체 설계, 교통, 물류, 기계학습, 통계물리 등 여러 응용 분야의 발달에 기여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허 교수의 연구 업적이 향후 어떻게 활용될지에 대해서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도 50~60년이 지나고 나서 현실에 적용되는 등 허 교수 같은 진짜 중요한 연구 결과들은 오늘 내일 바로 응용되는 게 아니라"면서 "필즈상을 받을 정도의 최상층의 업적은 100년 후 정도를 생각해야 한다"라고 수학계는 설명한다. 이쯤해서 허준이 교수의 학창시절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허준이 교수는 미국에서 태어나 2살 때부터 한국에서 살면서 서울 방일초등학교, 이수중학교, 상문고등학교(중퇴) 등 국내에서 초중고를 나왔다. 이어 검정고시로 서울대에 진학해서 2007년에는 서울대 수리과학부 및 물리천문학부 학사학위를, 2009년에는 같은 학교에서 수학과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인생 궤적은 독특하다. 필즈상 수상자 대부분이 어렸을 때부터 천재성으로 두각을 나타낸 것과 달리 허 교수는 어렸을 때 수학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 수학 문제집 뒤 페이지에 있는 답지를 베껴 아버지에게 혼난 경험이 있는 등 소위 말하는 '수포자'(수학 포기자)라고 할 정도로 수학에 대한 관심은 적었다는 것이다. 또 자신의 수학적 재능을 몰라 시인, 과학기자 등 다른 진로를 고민하며 방황하기도 했다. 실제 고등학교 때 시인이 되고 싶어 자퇴한 일화는 유명하다. 허 교수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창 시절 과목 중 하나인 수학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정을 못 붙였지만 게임 퍼즐 등 논리적 사고력을 요하는 종류의 문제에는 자연스럽게 끌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렸을 때 수학에 흥미가 있었지만 가장 열정이 많았던 분야는 글쓰기였고, 그중에서도 시를 쓰는 삶을 살고 싶었다"며 "타고난 글쓰기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어 무엇을 하면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적당히 만족하며 살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과학이 재밌어 과학저널리스트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해 (학부를) 그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물리 · 천문학과에 진학했다"며 "대학교 3, 4학년에 진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학업을 쉬다가 우연한 기회에 수학 수업을 들으며 수학의 매력을 처음 느꼈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대학시절 우울증 때문에 12학기 이상 다녔고, D와 F학점도 많았다고 한다. 한국에서의 유년시절과 학창시절을 보낸 허준이 교수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평범한 학생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오히려 공통점이 많았다. 특히 자신의 재능을 미리 발견하지 못해서 진로 또는 전공분야를 정하지 못하고 방황하던 학창시절의 예술 전공 학생들을 보는 듯했다. 다음 회에서 허준이 교수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겠다. ※ 위 내용은 외부 필진의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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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33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지난 회까지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대하여 ‘싸이의 현상’ 및 음악적 분석을 통하여 한류 중 K-POP에 대한 조건을 알아보았다. 그렇다면, '강남스타일' 이외에 다른 K-POP은 어떨까? 소녀시대의 'I Got A Boy'를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걸 그룹의 대표 격인 소녀시대가 2013년 11월 3일 날 뉴욕에서 개최된 "제1회 세계 뮤직 비디오 상”을 수상하였다. 유튜브 조회 수는 8000만뷰 정도 밖에 안 되는데 미국 최고의 여가수 레이디 가가를 제치고 아시아 가수로는 최초로 수상한 것이다. 'I Got A Boy'로 말이다. 특히 레이디 가가는 미국 최고의 가수이다. 레이디 가가는 그 당시 세계 최고의 경제전문 잡지인 포브스에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유명인사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러한 레이디 가가를 제치고 한국의 걸그룹인 소녀시대가 수상했다는 것 또한 기적같은 일이었던 것이다. CNN의 웹사이트에서는 소녀시대에 대해 "레이디 가가를 제치고 수상한 소녀시대의 인기는 한국에서는 국민적인 현상”이라고 소개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아시아 가수로는 유일한 수상자이기 때문에 더더욱 많은 해외 언론의 관심을 끌었는데, CNN뿐만 아니라 뉴욕 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USA투데이 등 미국매체 뿐만 아니라, 영국 로이터, BBC, 프랑스 르파리지앵 등 주요 외신들이 소녀시대의 수상 소식을 다뤘다. 특히 USA투데이는 미국 젊은 가수들과 관련해서 관심을 보였는데, "레이디 가가를 제치고 소녀시대가 상을 받았다는 것은 분명히 미국 젊은 가수들에게는 충격적이다”라고 평가했다. 'I Got A Boy'는 악보를 분석해 보니 ‘동살풀이장단’으로 작곡되어졌다. 거기다가 휘모리장단이 추가되어 있다. 동살풀이장단의 부분은 재미있게, 휘모리장단의 부분은 신나게 구성되어져 있다. 가사도 영어가사는 "I Got A Boy”를 후렴에서 몇 번 반복하는 것 외에는 모두 한글 가사이다. 한류의 K-POP이 지속적으로 보편성을 갖추려면 가사가 영어여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러한 주장은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동살풀이장단은 "떵 떵 떵떵-, 떠더덩 떠더덩 떵떵-”과 같이 4/4박자 두 개가 모여 한 장단을 이룬다. 이 한 장단에 얹혀진 'I Got A Boy'의 가사는 "어 머 얘를봐라 얘, 무슨일이 있었길래 머릴잘랐 대”이다. 이와 같은 한글 가사에 대화하듯이 곡을 붙여 부르다보니 자연스럽게 동살풀이 장단으로 작곡되어진 것이다. 영어의 가사였다면 음악어법상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로 절대로 동살풀이장단으로 작곡되어질 수가 없는 것이다. 이 당시 2013년에는 ‘엑소(EXO)’의 '으르렁(Growl)'도 빌보드 차트 10위권에 오르는 등 많은 아이돌 그룹들의 활동이 이어지고 있었다. 며칠 전 2022년 5월 19일(현지시각)에는 미국의 스탠퍼드 대학의 ‘한국학 콘퍼런스’가 열리는 장소에 ‘엑소’의 리더인 수호가 등장하자 200여명의 팬들이 환호를 질렀다고 한다. 스탠퍼드 대학생들과 미국 텍사스 주변의 팬들이 소문을 듣고 모인 것이다. 지난 20년 동안 한국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주로 북핵 관련 토론을 진행하는 콘퍼런스장이 갑자기 팬 미팅장으로 변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 날은 ‘한국학 콘퍼런스’ 개설 20주년을 맞는 특별 행사로서 K-POP에 대하여 토론하고 논의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하였다. (조선일보 김성민 기자 기사 참조) 신기욱 스탠퍼드 대학 교수는 "미국 대중이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북핵과 K-POP 등 딱 두 가지 뿐”이라며 "K-컬처 현상을 본격적으로 토론하고 이를 한국학에 접목하기 위해 K-POP의 성공 요인에 대해 본격적으로 토론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수호는 이 자리에서 "한류엔 국경이 없다”며 "무대에서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점차 모든 곳에서 한류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K-POP 팬덤이 생긴 가장 큰 이유로 커뮤니케이션을 꼽았다. "팬들이 칼군무, 외모 등을 좋아해 주시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팬들과 아티스트의 커뮤니케이션”이라며 "팬과 아티스트가 나뉘어진 것이 아니라 지속 교류하며 하나의 팀이 되는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는 "K-POP은 예전 것을 취하면서 계속 변하는 것”이라며 "한국의 전통악기나 소리를 K-POP에 접목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이다. K-POP에는 한계가 없다”고 말했다. K-POP 그룹 ‘엑소’의 리더인 수호는, 한류의 조건 중 중요한 요소가 ‘법고창신(法古創新)’, 다시말해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통하여 새것을 알거나 창조하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이다 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혹자들은 한류 즉 세계화는 서양문화에 가깝게 쫒아가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소위 세계화의 진정한 의미는 서양을 닮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독창성을 살려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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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옥중편지·상덕태상회 청구서, 국가등록 문화재 된다울산의 독립운동가, 광복회 총사령을 지낸 박상진(1884~1921) 의사 관련 유물이 국가등록문화재가 됐다. 울산시는 광복회 총사령 박상진(1884~1921) 의사의 유물인 ‘박상진 의사 옥중 편지 및 상덕태상회 청구서’가 국가등록문화재가 됐다고 13일 밝혔다. 울산시의 7번째 국가등록 문화재다. ‘박상진 의사 옥중 편지 및 상덕태상회 청구서’는 광복회 연락 거점의 실체와 투옥 당시 상황을 알 수 있는 근대문화 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문화재청으로부터 인정받았다. ‘옥중편지’는 광복회가 친일부호 처단 사건 등으로 대거 체포될 당시 투옥된 박상진이 공주 감옥에서 동생들에게 쓴 편지다. 공판을 위해 뛰어난 변호사를 선임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상덕태상회 청구서’는 미쓰이물산(부산출장소)이 물품의 대금을 요청하는 청구서다. 광복회의 비밀연락 거점지로 삼았던 상덕태상회의 실체, 규모, 존속기간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다. 박상진은 1910년 일제가 한반도를 침탈하자 만주를 여행하며 투쟁 방향을 모색하다 1912년 귀국한 뒤 독립운동 재정 지원 등을 위해 대구에 ‘상덕태상회’라는 곡물상회를 만들었고, 1915년 풍기광복단과 제휴해 광복회를 조직했다.이 유물들은 1910년대 국내외 조직을 갖추고 군대양성, 무력투쟁, 군자금 모집, 친일파 처단 등 항일 독립운동의 큰 역할을 한 광복회와 총사령 박상진 의사를 재조명할 수 있는 귀중한 가치를 지닌다.앞서 울산시는 박상진 의사 순국 100주년을 맞이해 박 의사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울산박물관(2021년 8월) 및 국회의원회관(2022년 3월) 에서 특별기획전 ‘광복회 총사령 박상진’을 개최했다.울산의 국가등록문화재는 기존 옛 상북면사무소, 언양성당과 사제관, 옛 삼호교, 남창역사, 울기등대 옛 등탑, 최현배 의복 등에 이어 ‘박상진 의사 옥중 편지 및 상덕태상회 청구서’가 추가되면서 총 7개로 늘었다.울산시 관계자는 "다양한 기념사업과 함께 국가등록문화재 신청을 추진했는데, 올해 결실을 맺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이를 계기로 현재 국가보훈처에 신청 중인 박상진 의사 서훈 등급 상향까지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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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32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지난 회에서도 언급하였지만, ‘싸이 현상’이라는 말은 유엔 미래 포럼(the Millennium Project)에서 ‘싸이 현상’(Psy Phenomenon)이라고 명명된 것이다. 유엔에서 싸이를 인정한 셈이다. ‘싸이현상’을 보도한 자료들과 악보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기로 한다(「한류콘텐츠를 위한 정책방향 연구」 박상진 논문 참조). 첫 번째로는, SNS 유튜브 등 글로벌 네트워크에 의한 영향을 톡톡히 보고 있다. 또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세계에 새로운 문화 기류를 형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굳이 말하자면, 서양중심의 문화에서 아시아중심의 문화로 세계문화의 흐름이 바뀌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사람들의 특징인 창의성과 끼가 K-Pop, K-드라마, K-무비 등의 한류로 표현되고 있는데 그 한류 문화가 세계인들의 가슴을 흔들고 있다. 바로 K-Pop인 <강남스타일>의 ‘독창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볼 수 있다. 한류의 조건은, 이러한 다양한 한국문화의 독창성을 여러 장르에 어떻게 활용하고 융합하느냐에 달려있다.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의 문화를 창조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될 때 한국이 세계 문화의 중심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왜냐하면 우리 한국 국민의 국민성은 문화적으로 뛰어나고 세계인들의 문화를 포용할 수 있는 문화적 그릇(절제의 미, 자유의 미, 남을 배려하는 마음, 창의성 등)이 엄청 크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현상들이 우리나라 경제 ‧ 문화산업에 시너지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 브랜드는 물론이고 국가 브랜드의 이미지가 높아진다. 한 장르에 의해서 국가 브랜드의 가치가 높아지면 자동차 몇 천대를 수출한 효과가 나온다고 한다. 당연히 외국인들이 물건을 구입할 때 한국제품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을 바로 ‘문화의 힘’이라고 한다. 당연히 한류의 경제적 파급효과로 이어진다. 두 번째로는, ‘아이돌은 곧 K-팝’이다라는 공식을 시골 아저씨 같은 싸이가 깼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싸이의 창의적인 기발함이다. 기발하고 웃기는 건 유튜브에서 파급력이 크다. 또 하나는 200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유저 베이스 문화’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유저 베이스 문화’라는 것은 유튜브를 보기만 하던 유저들이 영상을 재편집하고 가공하고 다시 확대 재생산해서 파급력을 가속화 시킨다. 그 여파로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세계인들이 페러디하는 열풍이 일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홍대스타일, 대구스타일이 페러디 되었다. 그러니까 따라하는 것만으로는 양이 안 차니까 자신들만의 스토리텔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바로 <강남스타일>의 ‘보편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세계 공공기관의 캠페인 모티브라든가, 또는 기업이나 정치 집단의 홍보 모티브로도 활용되었다. 이렇게 세계 글로벌 곳곳에서 남녀노소, 지식인, 대중, 그리고 고고한 학자들, 심지어 NASA의 최고 경영진과 우주 공학자들까지도 따라서 춤을 추지 않았는가. 싸이 현상은 SNS 유튜브 등 글로벌 네트워크에 의한 영향을 톡톡히 보고 있기도 하지만, 이렇게 세계에 알려진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세계에 새로운 문화 기류를 형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모든 문화들이 서구에서 동양으로 밀려들어 왔다. 서양 중심 문화가 아시아를 지배했다. 선진화된 문화의 기준은 서양문화를 얼마만큼 많이 받아들이고 또 흉내를 잘 내느냐에 달려 있었다. 그러나 싸이 현상은 이러한 것을 일거에 뒤집어 놓았다. 아시아 문화가 전 세계로 퍼져가는 문화현상을 초래하게 한 것이다. 싸이의 말춤과 기발하고 익살스러운 캐릭터를 서구인들이 즐겨할 수 있었고, 친근한 춤으로 느껴지게 했다. 이러한 현상들은 글로벌화 시대에 문화가 급속하게 하나로 융합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독창성 있는 문화가 세계의 다양한 문화와 융합되고 협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아주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계문화의 기류가 서양중심의 문화에서 동양중심의 문화로 이동한다는 것은 인류문화사적인 거대 담론으로서 ‘싸이현상’만이 그렇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의견을 정리하고자 한다. 1) 서양음악은 웅장하고 규모는 커 보인다. 국악은 빈약해 보인다. 그러나 국악은 영양가가 풍부하다. 국악은 한류음악을 채우는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2) <강남스타일>과 같이, 다양한 한국문화의 독창성을 여러 장르에 어떻게 활용하고 융합하느냐에 따라서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의 문화를 창조하게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 한국 국민의 국민성은 문화적으로 뛰어나고 세계인들의 문화를 포용할 수 있는 문화적 그릇(절제의 미, 자유의 미, 남을 배려하는 마음, 창의성 등)이 엄청 크기 때문이다. 3) 한류(음악)의 특징은 보편성(서양음악적)과 독창성(국악, 즉 전통문화)이다. 한국인의 장점인 창의성과 끼를 발휘해서, 세계인들이 공감하고 우리의 독창적 예술성이 가미된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한편, 그 잠재적 기량이 발현되도록 예술문화의 창조적 환경을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평소 ‘행정’이라는 것은 ‘길’을 만드는 행위라고 주장해 왔다. 정부의 예술문화 행정이 예술가들의 창조적 상상력을 막는 행위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 한류 메카의 기관장을 뽑는 공채 과정에서 전문가의 면접에 의해 선발된 적격자를 공무원이 부적격자로 바꿔서 비전문가를 채용하는 불공정하고 월권적 사례가 발생해서는 안된다. 이런 행위가 반복된다면 지속 가능한 한류의 환경을 정부가 스스로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예술문화 행정이 더욱 공정해야 하는 이유이다. ※ 위 내용은 외부 필진의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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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31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그 동안 지난 2회에 걸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악보를 제시하였다. 악보에 표기된 사항을 간단히 정리해 보겠다. 지난 회에서 설명한대로 '강남스타일'은 20줄의 악보에 도돌이표, 1번 괄호, 2번 괄호, 달세뇨, 코다 등으로 작곡되어졌는데 총 168마디를 연주한다. 분석한 악보를 자세히 살펴보면 기본장단, 변형장단, 부정8박 장단, 기본 장단보다 두 배 빠른 장단 등으로 구성되어졌다. 부정8박장단은 경기도당굿 장단에 해당한다. 이러한 여러 가지 장단들이 어색하게 들리지 않고 아주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이 작곡되어져 연주한다. '강남스타일'의 악보를 옆에 놓고 함께 간단히 비교 분석해 보기로 하자. (1) 1번과 2번의 첫째 줄과 둘째 줄은 ‘휘모리장단’의 기본 장단(덩따따 쿵쿵따따, 덩따따 쿵따쿵)을 중심으로 연주한다. (2) 3번부터 6번까지의 셋째 줄부터 여섯째 줄까지는 ‘휘모리장단’의 변형장단으로 연주한다.(랩부분과 함께 어우러지도록 연주한다. - 부정8박8장단으로 연주한다.) (3) 7번부터 9번까지의 일곱째 줄부터 아홉째 줄까지는 1번의 첫째 줄에서 연주했던 ‘휘모리 장단’의 기본 장단보다 2배 정도 빠른 템포로 연주한다. (4) 10번과 11번의 열째 줄과 열한째 줄은 2번의 둘째 줄에서 연주했던 휘모리 변형장단인 부정8박 8장단으로 연주한다. (5) 12번과 13번의 열두번째 줄과 열세째 줄의 앞부분 두 마디는 휘모리 두 장단, 그리고 뒷부분 두 마디는 변형장단인 부정8박장단으로 연주한다. (6) 13번부터 16번의 열세번째 줄부터 열여섯번째 줄까지는 ‘휘모리 장단’의 기본장단으로써 랩의 리듬에 맞춰 연주한다. (7) 17번부터 19번까지의 열일곱번째 줄부터 열아홉번째 줄까지는 가사의 강약에 맞춰서 연주한다. '강남스타일'은 곡이 시작할 때 ‘휘모리장단’의 기본장단으로 시작해서 다양한 변형장단으로써 작곡되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2년과 2013년은 세계적으로 싸이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미국 최고의 팝스타인 브리트니 스피어스라든가, 케이티 페리가 말춤을 배우겠다고 했다. 그리고 'CNN', '월스트리트 저널' 등 해외 언론들이 싸이와 관련한 기사를 연일 보도했다. 아마 모두들 그러다 말겠지 했을 것이다. 그런데 미국의 쇼 프로그램인 '엘렌쇼'는 싸이가 출연하면서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또 '투데이쇼'에서 라이브 공연도 했고, 이러는 사이에 ‘강남스타일’은 아이튠스(음원차트)에서 41개국 동시 1위를 차지했고, 빌보드 차트 7주 연속 2위의 기록을, 그리고 수많은 차트에서 1위를 휩쓸었다. 17개국에서 50회 가량 공연을 했고, 또 우리나라 시청광장에 10만명을 모으는 대기록을 세웠으며, 또한 미국과 유럽에서 동시에 최고의 비디오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구글의 에릭슈미트 회장이 싸이와 밥먹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리고 엠씨헤머, 마돈나 같은 전설의 팝가수들이 싸이와 함께 공연하며 싸이의 이름을 팔기도 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5일에는 프랑스의 파리 에펠탑 광장에서 싸이의 초청행사가 열렸는데, 이때 라스베이가스에 있는 싸이를 위해 주최 측에서는 파리까지 전세기를 동원하기도 했다. 또 2012년 11월 10일에 로마 포폴로 광장에서는 싸이가 참가하지도 않았는데 플레시몹 행사가 열렸다. 자그마치 3만명이 <강남스타일>을 자기네들끼리 음악 틀어놓고 떼창과 떼춤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소름끼치는 광경이 연출되었다고 한다. 싸이는 그야말로 전세계 음악사상 유례없는 기록을 세우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 지난 일요일 새벽에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칸 국제영화제에서 낭보가 날아왔다. ‘헤어질 결심’으로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을, ‘브로커’로 주연배우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두 개의 본상 수상은 한국 영화계에 처음 있는 일이다(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기사 참조). 이러한 성과는, 그동안 꾸준히 이어져 온 국내 영화계의 노력과 성과를 자양분으로 한 측면이 크다는 점과 풍부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힘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주목한다. 그러한 힘이 가능했던 바탕에는 숱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독특한 배경과 역동적인 사회 특성, 국민성(DNA), 그리고 디지털 강국이라는 강점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천 년의 역사, 근대의 일제 강점기와 군사독재, 민주화 투쟁 등 굴곡 많은 한국사회의 역사가 스토리를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고 오동진 영화평론가 등은 말한다. 박찬욱 감독은 시상식 후 "한국 관객들이 웬만한 영화에는 만족하지 못한다”며 한국 영화의 배경에는 국내 관객들의 높은 눈높이가 있었다는 견해를 밝혔다. 남우주연상을 받은 송강호는 "끊임없이 도전하고 변화하는 노력이 (한국) 문화 콘텐츠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의 두 수상작을 계기로 한국 감독들이나 배우들이 글로벌 시장의 주류로 편입될 것이며 동시에 외국의 감독들과 배우들의 크로스오버 역할이 앞으로 활발해지리라는 전망을 해본다. 거기에다가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한국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리즈 등의 작품 원천이 디지털 플랫폼에 기반을 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스토리텔링이 가진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이다. 비교적 영화 작품의 창작 과정은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정해진 원칙이 잘 지켜지고 있는 장르 중의 하나이다. 특히 정부의 간섭은 거의 받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통예술계도 공공기관 등의 공정성 등이 의심받지 않을 정도로 확보되어야 하리라고 본다. 그것이 한류의 지속 가능한 조건이며, 한류 발전을 위해 창의적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써야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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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여명 동참했던 '현충사 중건 성금 기록' 문화재 된다일제강점기 이순신 장군의 묘소를 지키기 위한 성금 모금 과정이 담긴 기록물이 문화재가 된다.문화재청은 현충사 중건 90주년을 기념해 '일제강점기 이충무공 묘소 보존과 현충사 중건 민족성금 편지 및 자료'를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2만여명 모금 운동 동참해 이순신 흔적 지켜내이들 자료는 1931년 5월 충남 아산에 있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묘소와 위토(位土·제사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조성한 논밭)가 경매로 팔릴 위기에 처하자, 국내와 해외동포로부터 민족 성금이 답지되는 과정에서 작성된 편지와 기록물이다. 국내·외 2만여명과 400여단체가 동참해 1932년 3월까지 1년여동안 1만6000원이 모금됐다.일제강점기 이순신 장군에 대한 우리 민족의 감정과 역사인식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다. 동봉된 편지에는 밥 짓는 쌀을 한 홉씩 모아 판돈(50전)을 보낸 서소선·박순이, 괴산 연광학원의 학우 60여명이 모은 돈(1원), 점심 한 끼를 굶고 모은 돈(11원)을 보낸 평양 기독병원 간호부 40명 등 국내는 물론, 일본·미주·멕시코지역 한인·유학생 등 기부자들의 다양한 사연이 담겼다. 관련 기록물에서는 동일(東一)은행 채무액(2372원)의 변제사실과 1868년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되었던 현충사 중건 결의, 기공 후 이듬해인 1932년 6월5일 낙성식 개최 등 지출내역 전반도 파악할 수 있다.이 유물은 충무공 고택 내 창고(목함)에서 보관되어 오다가 2012년 발견됐다. 일제강점기에 전민족을 결집시켰던 성금 모금에서 현충사 중건에 이르기까지 민족운동의 전반을 파악할 수 있는 역사적 가치가 있다.◆'광복회' 결성 박상진 의사 옥중 편지도 문화재 등록문화재청은 '박상진 의사 옥중 편지 및 상덕태상회 청구서'를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했다. 의열투쟁 비밀단체 '광복회'를 결성하고 총사령을 역임한 박상진(1884~1921)의 유물로, 광복회 연락 거점의 실체와 투옥 당시 상황을 알 수 있다.'옥중 편지'는 광복회가 친일부호 처단 사건 등으로 대거 체포될 당시 투옥된 박상진이 공주 감옥에서 동생들에게 쓴 편지다. 공판을 위해 뛰어난 변호사를 선임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미쓰이물산(부산출장소)이 물품 대금을 요청하는 청구서인 '상덕태상회 청구서'는 광복회의 비밀연락 거점지로 삼았던 '상덕태상회'의 실체·규모·존속기간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다. 이 유물들은 1910년대 국내외 조직을 갖추고 군대양성·무력투쟁·군자금 모집·친일파 처단 등 항일 독립운동에서 큰 역할을 한 광복회와 총사령 박상진 의사를 재조명할 수 있는 가치를 지닌다.문화재청은 이번에 등록된 문화재를 해당 지방자치단체·소유자 등과 협력해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해나갈 계획이다. 등록 예고된 '일제강점기 이충무공 묘소 보존과 현충사 중건 민족성금 편지 및 자료'에 대해서도 30일간의 예고기간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통해 문화재로 최종 등록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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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30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지난 회에 이어서 '강남스타일'의 분석("한류 콘텐츠를 위한 정책방향 연구" 박상진 논문 참조)을 이어 가고자 한다. 강남스타일은 20줄의 악보에 도돌이표, 1번 괄호, 2번 괄호, 달세뇨, 코다 등을 합쳐서 총 168마디를 연주한다. 악보를 유심히 살펴보면 기본장단, 변형장단, 부정8박 장단, 기본 장단보다 두배 빠른 장단 등으로 구성되어졌다. 노래를 틀어놓고 장단구음으로 부르면서 휘모리장단을 느껴보기 바란다. 다음 회에서 자세하게 악보 분석에 대한 설명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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