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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떠나고 내거 살면 뭣하나
호박잎에 고인 이슬에 폭 빠져 죽자.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고개로 나를 넘겨주게.
작품감상
사랑하는 임을 보냈다.
기약도 없이 먼 곳을 갔는지,
영영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갔는지는 알 수 없으되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기는 마찬가지.
삶에 의미가 사라진 것이다.
사랑을 쫓아서 나도 같이 죽어야겠다.
그러나 말이다.
죽자고는 해도 생의 애착은 또 왜 이리 질긴가.
어쩌란 말이냐.
아무래도 순정을 따라야겠다. 결연히...
그런데, 접시 물에 코 박는다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호박잎 고인 이슬에 몸을 던진다고 죽어지나.
순절과 생존 사이의 갈등을 호박잎 이슬로 해결하겠단다.
여인의 발상이 차라리 귀엽다.
‘’호박잎에 고인 이슬‘을 주제어로 내세우고
노래를 아래에 배치하여 장법에 변화와 안정을 꾀했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아호가 한얼, 醉月堂이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
이즘한글서예가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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