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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의 詩] (120) 이른 봄의 시/천양희

특집부
기사입력 2023.02.1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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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신문] 봄이 오는 길(사진=신길복)

      

    눈이 내리다 멈춘 곳에

    새들도 둥지를 고른다.

    나뭇가지 사이로 햇빛이

    웃으며 걸어오고 있다.


    바람은 빠르게 오솔길을 깨우고

    메아리는 능선을 짧게 찢는다

    한 줌씩 생각은 돋아나고

    계곡은 안개를 길어 올린다.


    바윗등에 기댄 팽팽한 마음이여

    몸보다 먼저 산정에 올랐구나

    아직도 덜 핀 꽃망울이 있어서

    사람들은 서둘러 나를 앞지른다


    아무도 늦은 저녁 기억하지 않으리라

    그리움은 두런두런 일어서고

    산 아랫마을 지붕이 붉다


    누가. 지금 찬란한 소문을 퍼뜨린 것일까

    온 동네 골목길이

    수줍은 듯 까르르 웃고 있다.


    추천인:이미준(서울교대 전임강사)

    며칠 전에 온 눈이 마지막 눈일까? 그럴 것이다. 해볓 따사로운 모퉁이에 아이들의 웃음소리 골목을 도는 것은 봄이 왔다는 ‘찬란한 소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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