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뉴스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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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2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요즈음 대통령 관저 선정 개입 의혹과 관련, 정치권에서는 역술인 천공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그러다가 갑자기 풍수지리 학자인 백재권(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 교수의 이름이 언급되면서 풍수지리학이 과학이냐 아니냐로 다시 논란이 지펴지고 있다. 거기에 또 어느 물리학자가 등장하면서 그는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지만 풍수지리학은 과학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견해를 내놓으면서 새로운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우선, 위의 논란은 정치권에서 벌어진 일로서 필자는 정치와는 무관하다. 다만 풍수지리학이 오해를 받고 있는 것 같아서 문화적 입장에서 풍수지리학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에 대해 잠깐 이야기해보려고 한다.(이어령 글 참조) 2010년 23일, 24일 이틀간 서울시가 주최한 ‘세계 디자인 도시 서미트(WDC, World Design Cities Summit)’가 개최되었다. 이 행사에는 17개국 31개 주요 도시의 시장단과 도시 건축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주제 발표를 하였는데, 이 때 한국 측 주제 발표자는 이어령 교수였다. 건축가가 아닌 이어령 교수의 발표 주제는 ‘건축 없는 건축’이었다. 그 연설의 내용은 "집을 지을 때는 근사한 유형의 물리적 건축물뿐만 아니라, 한국의 풍수지리나 배산임수(背山臨水)의 터 자체가 건축의 핵심요소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라는 요지였다. 그때 주최자인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한 각국의 많은 참가자들이 이어령 교수의 연설을 듣고 매우 놀라워했다. 이때 외국인 건축가 한 사람이 이어령 교수에게 손을 번쩍 들고 다가가 질문을 하는가 싶더니 큰 절을 하면서 고마움을 표했다고 한다. 그 외국인 건축가는 "당신의 이야기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건축 없는 건축’에 대한 건축론을 속으로만 생각해 왔는데, 이젠 자신 있게 내 건축 이론을 주장할 수 있겠습니다.”라고 하면서 외국의 건축가는 이어령 교수에게 무한한 찬사를 보낸 것이다. 풍수지리는 산세(山勢), 지세(地勢), 수세(水勢), 또는 방위를 인간의 길흉화복에 연결시켜 집을 짓는데 적당한 장소를 찾는 이론이다. 태양을 따라서 지구 북반부에 있는 나라는 남향집을 짓지만 남반부에서는 북향의 집을 짓는다고 하는데, 위의 외국인 건축가는 이미 자연을 활용한 건축이론에 공감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와 같이 이어령 교수에게 ‘전문가들의 전문가’, ‘전문가들이 생각을 훔치고 싶어 하는 전문가’가 된 비결에 대해서 묻자, 이어령 교수는 "나는 내 머리로 생각하는 것을 이야기하거든, 그러니 전문가들이 못하는 영역을 커버할 수 있는 거지.”라고 간단히 답변하였다. 외국 이론을 배워 흉내 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독창적 아이디어를 이끌어내는 것, 이것이야말로 여러 가지 객관적 정보와 다양한 지식이 널려 있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발상과 태도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옳든 그르든 ‘온리 원(only one)’의 사고를 강조한 것이다. 한국의 풍수지리나 배산임수(背山臨水)의 터 자체가 건축의 핵심요소가 될 수 있다는 요지는, 우리 스스로 우리의 전통을 폄훼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하겠다. 지금 세계를 들썩이게 하며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K-컬처는, 오직 한국인만이 갖추고 있는 정체성이 반영된 ‘온리 원(only one)’의 결과가 아니겠는가. 우리나라가 ‘문화 융성 국가’로 발전하는데 초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동안 12회에 걸쳐서 연재했던 ‘BTS와 아미 현상’은 마치기로 한다. 때마침 ‘BTS와 아미 현상’과 같은 유사한 일이 국내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가수 임영웅은 수재 의연금으로 써달라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2억 원을 기부했다. 그랬더니 임영웅의 팬클럽인 ‘영웅시대’도 온라인 기부 플랫폼을 통해 4억 2600여만 원을 모아 기부하며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팬클럽 ‘영웅시대’는 사랑을 받으면 10배로 보답한다는 임영웅의 가치관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한다. 마치 BTS와 아미의 선한 영향력을 연상케 하는 흐뭇한 광경이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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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1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브라질에서는 2019년 8월 아마존 열대우림 전역에 4만 건 넘는 화재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비영리 환경단체 ‘아미 헬프 더 플래닛’이 설립되었다. 17세부터 48세까지 환경 엔지니어, 건축가, 심리학자, 언론인, 디자이너 등 54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였다. 아마존 지역에 나무 심기, 화재가 빈발한 지역에 소방관을 지원하기 위한 모금운동 등을 벌이며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시사인 참조) 브라질 언론에서도 이러한 활동에 대해 매우 신기하게 취급했다고 하는데, 이 단체 대표인 마리아나 파시롤리 씨는 이러한 BTS 아미의 활동을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은 열정들이 모인 결과”라고 소개한다. 그러면서 "BTS는 정신 건강과 자기 긍정에 대해 이야기할 뿐만 아니라, 인종주의와 차별, 기후변화에 맞서자고 목소리를 높인다.”라고 말한다. 또한, "2021년 9월 유엔 총회에서는 청년이 ‘잃어버린 세대’가 아니라 ‘환영의 세대’라고 말하며, 이러한 메시지가 브라질 아미들을 정치 · 사회 · 환경적 영역에 참여해 현실을 바꾸려는 강력한 행위자로 변모시키고 있다.”라고 파시롤리 대표는 주장한다. 브라질, 필리핀, 홍콩, 미얀마,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곳이면 어디서든지 BTS의 음악은 그 노래의 메시지를 활용하여 투쟁가로 불리고 있다. 이지영 한국외국어대 연구교수는 "아미는 대안적 현실을 상상하고 실행한다”라고 말하며 BTS와 아미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다. ‘월간중앙’의 이화랑 기자는 본인을 ‘찐아미’라고 소개한다. 월간 중앙에 보도되었던 이기자의 ‘찐아미’들에 대한 인터뷰 기사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5년 차 아미 고은비(26)씨는 "회사가 정해주는 의미 없는 사랑 노래가 아니라, 직접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노래한다는 점이 특별하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4년 차 아미 주현경(26·가명)씨도 "음악에 대한 진실함”을 꼽으며 "BTS의 ‘LOVE YOURSELF’ 앨범 시리즈를 통해 나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BTS의 음악이 가진 힘은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에 있다. 대표적으로 ‘화양연화(花樣年華)’ 앨범 시리즈에선 불확실한 미래로 위태로운 청춘, 그리고 그러한 불안마저 끌어안고 질주하는 젊음을 노래했다. 또한 ‘LOVE YOURSELF’ 앨범 시리즈에선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임을 깨닫고, 사랑으로부터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주었다. 4년 차 아미 강시현(27·가명)씨는 "취업준비생 시절 처음 만난 그들의 노래는 그 당시 나에게 절실했던 공감과 위로의 한마디와도 같았다”고 회상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아미들은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노래’를 묻는 질문에 ‘Whallien52’, ‘EPILOGUE: Young Forever’, ‘So Far Away’, ‘Lost’, ‘Outro: Wings’, ‘Magic shop’, ‘Answer: Love myself’, ‘Life Goes On’ 등 각각 다른 그들의 답을 내놓았다. 그것은 그만큼 BTS의 음악적 스펙트럼이 넓고 다양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뜻이다. 고은비씨는 "BTS의 개인 곡들을 좋아 한다”며 "나 자신을 사랑하고 싶을 땐 진의 솔로곡 ‘Epiphany’를 듣는다”고 말했다 진의 솔로곡 ‘Epiphany’는 "Love yourself의 기승전결 중 결(結)에 해당한다. 그 기승전결은 기(起) : ‘Euphoria’ - 극도의 행복감, 승(承) : ‘Serendipity’ - 사랑의 설렘과 두근거림, 전(轉) : ‘Tear’ - 눈물, 파괴, 결(結) : ‘Epiphany’ - 깨달음 등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앨범의 주제를 각각 함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둘! 셋!(그래도 좋은 날이 더 많기를)’은 ‘윙즈(WINGS)’에 미처 담지 못했던 청춘과 성장의 이야기를 완성한 메시지로서 ‘YNWA(YOU NEVER WALK ALONE)’의 수록곡이다. 데뷔 초에 ’BTS가 처음으로 아미에게 바치는 노래였는데, 그 당시의 설움과 고난을 이겨내고 진정한 팬이 되어 준 아미에게 감사함을 표현한 곡이다. 이 노래는 아미들의 ‘눈물 버튼’으로도 통한다. YNWA는 함께 걷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너 넨 아이돌이니까 안 들어도 구리겠네/ 너네 가사 맘에 안 들어 안 봐도 비디오네/ ....(중략)...../ 그래도 좋은 날이 앞으로 많기를”. BTS는 그 시절 아픔을 함께한 아미들에게 노래로 위로를 건넸다. 박연주씨는 "BTS는 하나부터 열까지, 본인들의 기쁘고 슬픈 감정들, 자신들의 약한 모습까지도 우리에게 모두 보여줬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캐나다 아미 로날렌(Ronalene,17)은 "BTS와 아미는 작은 회사에서 시작해 함께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함께 성공했다”고 추억했다. 주부 아미 박선영(36)씨는 "아미들끼리 모여서 여러 가지 자원봉사를 많이 한다”며 "얼마 전 여의도 한강부지 콘서트에서도 공연이 다 끝난 뒤 쓰레기를 깔끔하게 처리한 것에 자부심과 긍지를 느낀다.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때 아미라는 공동체의 힘을 느낀다”고 말했다. 8년 차 아미 박윤아(25·가명)씨는 "BTS의 행보는 그들이 음악으로 항상 전달하던 평화, 성장, 억압에 대한 대항, ‘방탄’으로서의 포부와 일치한다”며 지지를 표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BTS의 얼굴이라는 생각으로 행동에 더욱 책임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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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0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이번 회에서는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BTS의 음악을 살펴보고, 그 노래에 담긴 메시지를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초창기 데뷔 시절에는 그 당시 유행한 힙합 음악인 ‘No More Dream’을 데뷔곡으로 시작하여 ‘N.O’, ‘상남자’ 등을 발표하면서 작사 ‧ 작곡의 능력까지 보여주는 싱어송라이터의 아이돌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No More Dream’은 2013년 6월 12일에 발매된 BTS의 "학교시리즈” 데뷔 싱글 ‘2 COOL. 4 SKOOL’ 앨범의 타이틀 곡이다. 내용은 톱다운(top-down, 하향식) 방식의 주입식 교육 제도와 획일적인 10대들의 꿈에 대한 현실을 비판하고, 또한 불평 불만만 하며 피동적으로 살아가는 10대들에게 "네 꿈이 뭐니?”하고 질문을 던지는 곡이다. 일본 데뷔의 싱글이기도 하다. 첫 정규 1집 앨범은 학교 3부작 시리즈에 이어 ‘DARK & WILD’로서 2014년 8월 20일에 발매되었다. 앨범 타이틀 곡은 ‘Danger’로서 내용은 연인끼리의 갈등을 담고 있다. 전체적인 콘셉트의 분위기는 학교 3부작 시리즈의 느낌이 나며 학교 3부작의 연장선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앨범 타이틀 'Danger'의 내용은 연인 사이의 갈등을 담고 있다. 참고로 앨범 겉표지에는 "경고! 사랑은 아프고, 분노와 질투, 집착을 유발한다. 왜 날 다시 사랑해 주지 않니?”라고 적혀 있다. 앨범 수록곡은 무려 14 곡에 이른다. 정규 1집 앨범의 성적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라는 평가이다. WINGS의 타이틀곡으로 엮어진 정규 2집에서는 타이틀곡인 ‘피 땀 눈물 (Blood Sweat & Tears)’와 ‘봄날’을 통해 K팝 가수로서의 확고한 자리를 굳혔으며 2집에 실린 ‘봄날’은 대중적인 사랑을 지속적으로 받으면서 BTS의 대표곡이 되었다. 주지한 바와 같이, 2015년 빌보드 200에 BTS의 노래가 순위에 진입한 후 ‘Dynamite’는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핫 100에서 1위를 기록했으며, ‘Life Goes On’은 한국어로 만든 노래로 빌보드 차트 62년 역사상 최초로 1위에 올랐다. ‘Dynamite’는 2020년 8월에 발매된 앨범으로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디스코 팝(Disco Pop) 장르이다. 코로나 19로 인한 무기력증과 허탈감을 이겨낼 수 있는 매시지를 담은 노래로서 데뷔 이래 처음 영어로 작곡한 곡이다. 중독성이 강한 리듬에 유쾌하면서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더하였다. 그야말로 전 세계에 긍정적 에너지를 불어넣은 곡으로 평가된다. ‘Life Goes On’ 역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하여 투어 콘서트를 못하게 되자 새로운 음반작업으로 만들어진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곡이다. 내용은 "새로운 일상 속에서도 우리들의 삶은 계속 흘러간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2020년 11월 20일에 발매하였다. 그리고 그 다음에 나온 ‘Butter’, ‘Permission to Dance’, ‘Savage Love’, ‘My Universe’ 등의 노래를 포함해서 빌보드 핫 100에 무려 6곡이 정상에 올랐다. ‘Butter’는 BTS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기록들을 하나씩 뛰어 넘으며 '전 세계 유튜브 최다 조회 수', '스포티파이, 일일 최다 스트리밍' 등 각종 신기록을 세웠다. 또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4곡 째 1위를 차지하며 '21세기 팝 아이콘'으로서의 뛰어남과 당당함을 드러냈다. 노래는 "버터처럼 부드럽게 녹아들어 너를 사로잡겠다”라는 능청스럽고도 귀여운 고백이 담긴 가사로서 매력적이다. 2021년 7월 9일에 발매되었다. ‘Permission to Dance’는 중음의 피아노 리듬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노래 가사를 직역하면 ‘춤추는 데 허락’이라고 되어 있지만, 노래를 부를 때에는 "우리가 춤추는 데에 허락은 필요 없어”라는 활기차고 경쾌한 분위기의 노래이다. <Permission to Dance>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코로나 19 등으로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춤추고 노래를 부르며 자유와 행복을 누릴 것을 권고하는 힘찬 응원의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럼에도 우리의 삶은 계속된다”, "춤추는 데 허락은 필요 없다"라고 말하며, 어떠한 장애와 한계를 뛰어넘는 저 푸른 하늘과 같이 모두를 향해 심장의 리듬에 귀 기울이자는 메시지이다. 뒷부분에서는 BTS가 백댄서들과 함께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오는데, 특히 여기에서는 국제수화 퍼포먼스 동작이 연출되면서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처음부터 끝 장면까지 다색다양한 배경과 출연자들, 이들에 의해 진취적이면서도 밝고 사랑스러운 분위기의 <Permission to Dance> 뮤직비디오는 보는 이들에게 흐뭇하면서도 힘찬 에너지를 느끼게 한다. BTS는 "우린 이제 시작이야(we're just getting started)", "그냥 찬란하게 살자(live just like we're golden)", "기다림은 끝났어 / 지금이야 그러니까 제대로 즐겨보자(The wait is over / The time is now so let's do it right)"라는 가사를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용기, 그러면서 즐겁고 신나게 춤출 수 있는 힘찬 에너지의 메시지를 주고 있는 것이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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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9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지난 17일 날 ‘BTS 데뷔 10주년 페스타’의 하나로서 서울 여의도 한강 공원에 약 40만 명(외국인은 12만 명)의 아미들이 찾아와 특별 공연과 행사가 진행되었다. 그래서 이번 회에서는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BTS와 관련한 이야기와 현재 아미들의 상황을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BTS의 성장 스토리와 팬덤 아미에 대해서 외신들은 다양한 보도들을 쏟아냈다. 미국의 CNN은, 전세계 아미들이 BTS의 데뷔 1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한국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BTS는 글로벌 음악 산업에서 아시아의 대표로 부상했고, 여러 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적인 현상(international phenomenon)’이 되었다. 다른 K팝 그룹들도 BTS의 발자취를 따르게 했다라는 분석보도를 내놓았다. 또한, 과거에도 싸이를 비롯한 여러 K팝 스타들이 해외 시장에 도전했고, 특히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서 처음으로 25억 조회 수를 돌파하기도 했지만, 진정으로 글로벌 주류에 진입하고, 자리를 지킨 것은 BTS였다고 보도하였다. 그리고, BTS는 2013년 6월 13일 데뷔했을 때만 해도 큰 기획사들끼리 치열하게 경쟁하는 K팝 산업에서 힘겹게 싸우는 약자였다. 그러나 수년이 지나는 동안 힙합 비트는 점점 발전했고, 노랫말도 청춘의 반항에서 성찰과 자기애로 바뀌면서 더 많은 음악 장르를 탐구했다라고 설명하였다 CNN은 이른바 한류라고 불리는 한국의 문화 수출은 지난 10년간 폭발적으로 커졌고, 이는 BTS와 같은 주요 K팝 밴드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그것은 K팝, 드라마, 영화, 뷰티, 여행, 한국어 공부 등 한국의 콘텐츠 수출이 2021년 사상 최대인 124억 달러(약 15조 8000억 원)를 기록했다라고 소개하였다. 로이터통신은 서울의 명소라고 하는 서울시청, 남산타워 등 서울의 랜드 마크가 BTS의 상징색인 보라색으로 물 들었고 프랑스, 멕시코 등에서 온 수많은 아미들이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BTS 데뷔 10주년 행사는 6월 17일 리더 RM이 여의도 한강 공원에서 직접 팬들을 만나는 등, 한강의 불꽃놀이로 이어지며 절정에 달할 것이라고 소개하였다. AP통신은 2018년부터 아미로 활동하고 있다는 한 프랑스 팬을 소개하면서 "남산타워의 보라색을 보니 너무 놀랍고 설렌다"라고 전했다. 보라색은 BTS를 상징하는 색이다. BTS와 보라색의 인연은 데뷔 4년 차인 2016년도 팬클럽 3기 팬미팅 당시에 팬들이 응원봉을 보라색 봉투로 감싸 보랏빛 아미밤 이벤트를 진행하였는데, 이를 본 멤버 뷔가 "~ 무지개 색깔 중 보라색이 마지막 색깔인데, 보라색은 상대방을 믿고 서로 오랫동안 사랑하자는 의미이니 그 뜻처럼 오랫동안 함께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였는데, 이때를 시작으로 보라색은 BTS를 상징하는 색깔이 되었다. 그들의 인기는 2020년 발표한 메가 히트곡 '다이너마이트'를 계기로 전 세계로 확장되었다. BTS의 전 세계 순회 콘서트는 계속 매진되었고, '아미'라는 글로벌 팬들의 지지에 힘입어 유엔 총회 연설까지 한 사실을 설명하였다. 미국 빌보드 홈페이지는 "BTS의 지난 10년간 업적을 기리기 위해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직접 선정해 달라"고 하면서 BTS가 불렀던 60여 개의 곡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우정사업본부가 BTS 10주년을 기념하는 우표를 발행했다고 전했다. 우정사업본부가 발행하는 기념우표는 BTS의 앨범 이미지 중 10개의 이미지를 엄선하여 제작했다고 한다. 그것은 ‘2 COOL 4 SKOOL’, ‘Skool Luv Affair’, ‘화양연화 pt, 1’, ‘WINGS’, ‘YOU NEVER WALK ALONE’, ‘LOVE YOURSELF 轉 ’Tear’‘, MAP OF THE SOUL : 7’, Dynamite’, ‘Butter’, ‘Proof’ 로서 총 10종으로 구성되었다. 이러한 ‘BTS, 노래로 전하는 우리의 순간’이라는 콘셉트의 기념우표는 BTS의 성공을 스토리텔링한 것으로서, 비대칭 다각형으로 시선을 끄는 우표 전지의 모양은 옥석이 ‘땀과 눈물’로 다듬어져 눈부신 보석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소개한다. 또한, 연합뉴스 보도에 의하면, 글로벌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은 BTS의 데뷔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23 BTS FESTA'와 협업해 해시태그 챌린지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한다고 지난 6월 2일 밝혔다. BTS는 현재 5천98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국내 최대 계정이자 틱톡 플랫폼 전체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뮤지션이기도 하다. 틱톡은 '2023 BTS FESTA'를 위해 방탄소년단의 10주년을 축하하는 의미의 해시태그 챌린지를 진행하고, 특별한 필터 효과를 공개하며 자세한 내용은 '#10yrsWithBTS' 해시태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틱톡은 #NewMusic 허브에서 방탄소년단의 새로운 디지털 싱글 '테이크 투(Take Two)‘ 프로모션을 지원하며, 방탄소년단의 지난 10년을 뒤돌아보는 독점 영상과 특별한 메시지도 올릴 예정이다. 미국에서 한국을 방문한 아미 리사 트린은 "BTS가 가본 곳에 있고 싶고, BTS가 숨 쉬는 것과 같은 공기를 마시기 위해 왔다"라고 말하였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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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8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각국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과 관련한 아미들의 활동을 이번 회에서도 계속 이어 가겠다. 왜 아미들은 정치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일까. 필리핀의 아미인 몰리 벨라스코 완솜은, "모든 아미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아미가 시민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이다. 많은 아미는 BTS가 정치적인 메시지를 던지기 때문에 아미들도 정치적이어야 한다고 믿는다”라고 말하며, "아미들은 메시지를 구현하기 위해 아시안 혐오, 흑인 인권 등 세계적 사회문제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불만, 전 세계에 존재하는 편견과 관련해 행동한다”고 말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권 운동가로서의 아미인 제시카 듀허스트는 2013년 남아프리카 비영리 인권단체인 ‘저스티스 데스크(The Justice Desk)’를 설립하였다. 이 인권단체는 인신매매, 성폭력 등 인권 침해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는 BTS의 노래를 처음 들으면서, "심적으로 지쳐갈 무렵에 우연히 BTS의 ‘낫 투데이’를 듣게 되었다. 물론, 나는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또한 계속해서 불의에 맞서 싸울 수 있도록 영감을 주었다.”라고 말하였다.(시사인 기사 참조) ‘낫 투데이’는 "패배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은 아니다. 오늘 우리는 싸운다”는 RM의 랩으로 시작한다. 2017년 2월 발매된 ‘낫 투데이’는 사회운동에 나선 아미들에게 투쟁가와 같은 곡이다. 듀허스트는 BTS의 노래에 담긴, "다양한 정체성에 대한 포용과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인권운동의 저항 정신과 맞닿아 있다고 느낀 것이다. 남아프리카에 기반을 둔 인권 비영리단체인 ‘저스티스 데스크’는 아동의 권리를 위해 싸우고, 모든 형태의 젠더 기반 폭력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아프리카 10개국, 200만 명이 넘는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친 조직이다. 이들의 프로젝트 중 하나인 ‘음보코도 프로젝트’는 2018년 9월 BTS RM의 유엔 연설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되었다고 한다. 음보코도 프로젝트는 젠더 기반 폭력 피해자의 정신건강을 관리하고, 자신의 권리를 강화하는 워크숍을 진행하는 프로젝트이다. 듀허스트가 시작한 성폭력 피해를 입은 남아프리카의 여성 청소년들을 돕는 ‘음보코도 클럽(Mbokodo Club ; 단단한 바위라는 뜻)’ 프로젝트는, 9세에서 19세의 여성 청소년 115명에게 정신 건강 상담을 지원하고 자기방어 훈련을 제공하였다. 그것은 "스스로를 사랑하고 목소리를 내라(Love yourself, Speak yourself)는 RM의 메시지에서 시작되었다. 수많은 남아프리카 성폭력 생존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지를 생각한 것이다.” 프로젝트를 시작하자 남아공 전역의 아미들이 초기 자금을 보내왔고, 일부는 직접 자원봉사자로 참여하였다. 그 덕분에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학교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듀허스트는 말하였다. 저스티스 데스크를 운영하는 제시카 듀허스트는 "모든 인간은 있는 그대로 인정받고 사랑받기를 원한다. 이것이 바로 BTS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삶에 들어온 이유”라고 하였다. 듀허스트는 "세상이 특정 유형의 특별한 사람들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말하는 동안, BTS는 이 개념을 거부하고 진정한 자아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었다. 그들은 영어로 노래하는 것만을 선택하지 않았고, 힘듦과 포기라는 감정에 대한 투쟁을 이야기하였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리고 물질주의적 대상에 대한 집착 대신 자신과 타인을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얘기했다”고 말하였다. 듀허스트는 "나는 당신의 목소리를 듣고 싶고, 당신의 신념을 듣고 싶습니다. 당신이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피부색, 성별 정체성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자신을 말하십시오. 당신의 이름을 찾고, 당신의 목소리를 찾으십시오.”라고 RM의 메시지를 강조하였다. ‘시사인’에 의하면, 정치적 세력으로 부상한 아미에 대한 분석은 이제 막 시작된 셈이다. 연구자들은 인종, 환경, 장애, 여성 폭력, 또 권위주의에 대항하는 아미의 유사한 흐름이 전 세계에서 포착되었다고 말한다. 남아공의 아미인 듀허스트 대표는, "아미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세계에서 각기 다른 경험과 역사를 갖고 투쟁해 온 고유한 개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소리 지르는 10대 팬’과 같이 무지한 편견으로 일축될 수 없다.”라고 말한다. 어쩌면, BTS의 단체 활동 중단보다 더 중요한 이야기가 지금 이 시각 전 세계 곳곳에서 시작되고 있을 지도 모른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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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7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각국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과 관련한 아미들의 활동을 계속 이어 가겠다. 왜 아미(Army)들은 정치·사회 활동에 참여하는가? BTS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갖는 화두이다. 2020년 7월 미국 인종차별 반대 운동 ‘Black Lives Matter(BLM)-흑인들의 목숨도 소중하다’는 아미의 정치적 영향력이 전 세계적으로 조명되기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 BTS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BLM 운동에 100만 달러(약 13억원)를 기부하자 아미가 이 행렬에 동참했다. 하루 만에 100만 달러가 넘는 금액이 모였다. 이들은 온라인에서 ‘우리는 흑인 아미를 사랑한다(#We Love Black Army)’라는 해시태그를 전파하는가 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선거유세에 집단으로 ‘노쇼’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외신들은 케이팝 팬들이 진보적 정치 세력으로 등장했다며 앞 다투어 보도했다.(시사인 참조) 하지만 이 사건들은 아미가 참여한 사회운동의 극히 일부분에 해당한다. BTS 아미들은 각자가 속한 사회에서 나름의 정치적인 존재로 힘을 발휘하고 있다. 홍콩, 태국, 미얀마 등 민주화 시위 현장에서 늘 BTS의 음악이 ‘투쟁가’처럼 등장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BTS와 아미컬처”를 쓴 문화연구자 이지행 박사는 "북미에서는 BTS를 둘러싼 팬덤 현상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려는 분위기가 강하다. 그러나 팬덤 활동이 실질적인 사회운동으로 나타나는 정도는 아시아에서 훨씬 더 강하다”라고 말한다. 예를 들면, 인도네시아에서는 고용창출법이라 불리는 ‘옴니버스법’을 통과시켰을 때 아미들도 시위에 나섰다. 그 이유는 인도네시아 국회가 2020년 10월 일자리 창출 특별법(일명; 옴니버스법)을 통과시켰는데, 이 법안이 고용 창출과 투자 확대, 규제 개혁, 그리고 관료제 개선 등에는 초점이 맞혀져 있었지만, 노동집약적 산업의 경우에서는 최저임금을 별도로 정할 수 있다는 내용의 친기업적인 불균형한 법안으로 통과되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최저 임금이 삭감되고 고용 안정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이때 노동계와 환경단체, 그리고 학생들은 이 옴니버스 법안에 대해 ‘개악’이라고 반대했고, "약자에 대한 정의는 사라졌다”, "노동자들이 피해를 본다”라고 하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인도네시아의 디지털 인류학자인 카리나 옥티바니는 "아미는 집이자 가족처럼 기능한다. 또 다른 아미가 삶의 위협을 느끼면, 그 문제는 아미에게 국경을 초월한 문제가 된다. 국가가 아닌 개인으로 그 문제를 바라본다”고 말하며 "나는 ”Not Today”의 가사인 ‘Today we fight!’라는 가사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왜 아미들은 정치적으로 목소리를 낼까. 필리핀의 아미인 몰리 벨라스코 완솜에게 물었다. 그는 "모든 아미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아미가 시민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이다. 많은 아미는 BTS가 정치적인 메시지를 던지기 때문에 아미들도 정치적이어야 한다고 믿는다”라고 말하며, "아미들은 메시지를 구현하기 위해 아시안 혐오, 흑인 인권 등 세계적 사회문제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불만, 전 세계에 존재하는 편견과 관련해 행동한다”고 말한다. BTS의 메시지를 그들 자신의 커뮤니티나 국가를 위한 가시적 행동으로 바꾸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그는 "Not Today(낫 투데이)”, "뱁새(Baepsae)” 같은 노래가 아미의 믿음을 실행하는 신조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아미들은 위의 노래 등을 이용해 정부를 비판한 것이다. 여기에서 BTS의 노래 ‘뱁새’는 어떤 노래일까? 다음에 기회를 만들어서 BTS의 노래들을 음미해보는 시간을 갖기로 하겠지만, 위의 내용에 대한 문맥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서 "뱁새”가 어떤 노래인지를 잠깐 살펴보고자 한다. ‘뱁새’ 가사의 일부분을 살펴보면, "They call me 뱁새/욕봤지 이 세대/빨리 Chase’em/황새 덕에 내 가랑인 탱탱/So call me 뱁새/욕봤지 이 세대/빨리 Chase’em/금수저로 태어난 내 선생님/(중략)/노력 타령 좀 그만둬/아 오그라들어 내 두 손발도/아 노력 노력 아 노력 노력/아 노랗구나 싹수가/(우린 뱁새야) 실망 안 시켜/(우린 뱁새야) 이름값 하네/(우린 뱁새야) 같이 살자고/(우린 뱁새야) 뱁새야/(후략, 처음과 동일)” 가사의 내용과 같이, 개인의 노력보다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에 따라 인간의 계급이 나뉜다는 수저 계급론에다가 자기 분수에 맞지 않게 남을 따라서 힘겨운 짓을 하면 도리어 해를 입는다는 뜻으로서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면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의미의 속담까지 곁들여 현 사회를 통찰력 있게 비판하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그렇다면, ‘Not Today’는 어떤 노래인가? 2019년도 알제리에서 일어난 독재 반대 시위 당시에는 리더 RM의 사진이 인쇄된 티셔츠를 입은 남성이 화제가 되었다. 그는 "All the underdogs in the world(전 세계 모든 약자들이여)/ A day may come when we lose(우리가 지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But it is not today(하지만 오늘은 아니다)/ Today we fight!(오늘 우린 싸운다!)”라는 "Not Today”의 가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해당 피켓은 2021년 2월 시작된 미얀마 군부독재 타도 민주화 운동 현장에서도 자주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로 9년 차인 아미 A(28세)씨는 "방탄소년단이 던지는 질문은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하고 실천하게 한다”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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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6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먼저, 앞의 55회에서 언급한 책 "그릿”을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그 이유는 BTS와 아미의 정신과 "그릿”의 그 내용과는 너무 닮아 있기 때문이다. "그릿”은 2016년 출간 이후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면서 교육, 산업, 방송할 것 없이 전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책으로서 소위 성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태도인 열정, 노력, 끈기의 가치를 우리에게 다시 상기시켜주고 있다. 말콤 글래드웰이 쓴 추천사에 의하면, "그릿"은 성공하는 사람을 구분 짓는 특성 중 ‘열정’과 ‘끈기’라는 단순한 진리를 우리에게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고 있다고 말한다. 수십 년간 찾아온 ‘성공의 비밀’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며 우리가 어떻게 우리 자신의 의지를 통해 목표를 이뤄낼 수 있을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릿’의 뜻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힘이며 역경과 실패 앞에서 좌절하지 않고 끈질기게 견딜 수 있는 ‘마음의 근력’을 의미한다. 누구나 중요하다고 생각만 할 뿐, 그것이 성공에 있어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지 못했던 ‘그릿의 힘’을 저자는 10년에 걸친 연구 결과와 실증 사례들, 각계각층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나아가 우리가 마음의 근력인 ‘그릿’을 어떻게 기를 수 있는지 이 책에서 명쾌하게 제시한다. 열정과 끈기의 산물인 ‘그릿의 힘’은 역경과 실패 앞에서 좌절하지 않고 끈질기게 견디며 마음의 근력으로 빚어진 ‘한류’와 쌍둥이처럼 닮은꼴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BTS와 아미의 현상에 대해 이어가겠다. BTS가 주로 아미의 행동에 영감을 주는 메시지는 ‘LOVE YOURSELF’, 그리고 ‘SPEAK YOURSELF’이다. BTS는 다양한 캠페인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많은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그러면서 다양한 정치적 ‧ 사회적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오고 있는데, BTS는 아미가 현실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여러 변화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도록 격려한다. 그럼으로써 아미가 사회적 · 환경적 대의를 위해 활동의 명분을 축적하도록 한다. 그중 하나가 2019년 8월 형성된 브라질의 아미들이 만든 브라질 최대 규모 비영리 프로젝트인 Army Help The Planet(AHTP)이다. 2019년 화재로 아마존 열대 우림이 황폐하게 되었는데, 브라질 아미들은 #ArmyHelpPlanet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트위터를 통해 이와 같은 사실을 전 세계에 알렸다. 이를 계기로, 화재로 아마존 열대 우림의 황폐화를 해결하려는 아미들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모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BTS의 행동에 감동과 선한 영향력을 실천한다는 것이 그들의 원칙이고, ‘팀워크가 꿈을 이루게 한다’는 실천의 메시지가 아미들의 운영 철학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아마존 보존지역에 토종 나무를 심는 모금을 위한 캠페인, 세계 최대 열대습지인 판타날 지역에서 반복해서 일어나는 화재의 방지 캠페인 등 환경에 대한 노력뿐만 아니라 코로나19 기간 동안 의료 물자를 지원하기 위한 긴급 자금을 모으는 프로젝트도 진행되었다. AHTP는 위와 같은 진행상황에 대해 "다양한 정치 · 사회 · 경제적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 BTS의 특별함이고, 또한 많은 아미가 이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아미가 다른 팬덤보다 훨씬 더 비판적이고 정치적 색깔을 띤 팬덤이 된 것은 BTS의 특별함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한다. AHTP는 브라질 청년들의 정치 참여와 투표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서 투표도 독려하였다. 그리고 2021년 3월 BTS 콘서트에 즈음해서 브라질의 각 도시에서 아미 카드를 배포하고, QR코드를 통해 투표 등록을 할 수 있게 만든 이 캠페인은 상상할 수 없는 반향을 크게 일으켰다. 이와 같은 활동들은 유명 영화배우이자 감독인 마크 러팔로가 트위터를 공유하면서 주요 언론에 빠르게 노출되었고, 캠페인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청년들의 유권자 등록률이 상승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브라질에서 온 마리아나 파치롤리는 "한국의 일곱 소년은 예술을 통해 전 세계 수백만 명을 감동시켰고, 모든 사람이 언어, 인종, 성별, 나이, 종교적 신념의 장벽을 극복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사용하도록 격려했다”고 말하며, "아미는 그들의 목소리가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사회 변화를 위한 강력한 네트워크를 만들어냈다”고 주장하였다. 필리핀 아미들은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데 더 적극적이었다. 특히 2021년 5월 치러진 필리핀 대선에서 아미를 포함한 많은 K팝 팬덤은 ‘현 세대 청년’들의 목소리를 냈다. 필리핀 아미들은 1965년부터 21년간 필리핀을 독재 통치한 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를 낙선시키고, 레니 로브레도 전 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한 선거 유세에 나서기도 했다. 이와 관련, 아미이기도 한 라살대학교의 노엘 교수는 ‘필리핀 대선에서 아미의 역할’에 대해 발표하기도 했는데, "아미는 청년들의 대표이자 현 세대에 목소리를 내는 청년들이기도 하다. 아미로 활동하면서 우리는 사회적 인식을 갖고 성장과 희망이라는 주제로 활동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불공정에 맞서 싸우기 위해 사회 참여를 적극적으로 도모하는 것이 아미의 역할이라고 생각했고, 건강한 정부를 만들기 위해 ‘레니(2016년 선거에서 제14대 부통령에 당선됨)를 위한 아미’들이 활동하며 각종 억압과 불평등에 대해 성명을 냈다”고 말했다. 각국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과 관련한 아미들의 활동을 다음 회에 계속 이어 가겠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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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5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팝 음악의 변방으로 여겨졌던 한국의 BTS는 국내 외 굵직한 정치적 이슈의 한가운데에서 상징적으로 사용되고 소비되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작금의 전반적인 문화적 지형에서 BTS는 이와 같이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의 중심에 올라선 BTS와 팬덤 아미의 관계는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할 정도의 밀접한 관계가 지속되면서 문화적 사회 현상을 창조해 나가고 있다. 실제로 2019년 "MAP OF THE SOUL: PERSONA” 앨범 발매 기자회견장에서 멤버 슈가는 BTS의 특별한 점이 대체 무엇이냐는 질문에 "특별한 팬들을 만난 게 우리의 특별한 점이 아닌가 싶다"며 아미의 특별한 점을 BTS가 성공한 이유로 꼽았다. 그뿐만 아니라 멤버 지민은 아미와 자신들은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상생하는 관계라는 요지의 말로 팬덤 아미에 대한 두터운 신뢰를 내보였다. 참고로, "MAP OF THE SOUL: PERSONA”는 2019년 4월 12일에 발매된 BTS의 여섯 번째 미니 음반이다. 이 음반의 타이틀 곡은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이다. 이 작품에는 RM, 슈가, 제이홉RM, 방시혁 등이 참여하였다. 그뿐 아니라, BTS의 독특한 점은 인류 공통의 고민에 대한 공감과 위로, 그리고 격려가 메시지에 있다는 것이다. 특별히 사람들의 자존감을 세워주려는 메시지가 전 세계 아미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BTS의 가사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사랑’, ‘꿈’. ‘도전’과 ‘괜찮아’ 등인데 그 중 ‘사랑’의 의미는 남녀의 사랑보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과 인정, 지지’를 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찌 보면 이런 가사에 호응하고 환호하는 것은 이와 같은 메시지에 세계 아미들이 목말라했다는 방증이기도 할 것이다. 2018년 9월 BTS는 유엔에서 그들의 브랜드 메시지가 된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의 내용으로 다시 한번 연설하며 많은 이들의 공감과 환호를 받았다. 이러한 BTS의 유엔 연설문은 학교의 수업 교재로도 활용될 정도였다고 한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이유를 묻고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BTS는 3년째 유니세프와 함께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지구촌 곳곳에서 개최한 공연 수익을 자선 활동과 함께 기부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초청을 받는 유명 음악 그룹으로서 과거 비틀스의 영향력을 넘어선다는 평가까지도 받고 있다. 이와 같이 BTS의 파급력이 강력한 것은 아름다운 곡과 퍼포먼스도 한몫하고 있지만 더 큰 요인은 그들이 보내는 메시지 때문이다. 자신을 믿고 사랑하고 열정으로 도전하라는 BTS의 노래는 세계 청소년들을 향한 위로와 힘의 메시지가 되고 있다. 우리가 아이들을 키우며 늘 입에 붙이고 살아야 할 메시지를 음악을 통해서 우리 가슴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메시지대로 살아가려 노력하는 BTS를 보며 전 세계 BTS 아미들은 그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자존감이란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가치 있는 소중한 존재이고 어떤 성과를 이루어낼 만한 사람이라고 믿는 마음이다. 이런 마음에서 자신감과 도전 의식이 생긴다. 『그릿』의 저자 앤젤라 더크워스는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의 한계에 낙담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정신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근원적 배경에는 전 세계 아미들이 서로 같은 불안을 공유하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신자유주의 체제는 코로나19 이후 더 큰 빈부의 양극화를 불러왔다. 지금의 청년세대는 부모 세대보다 더 가난한 최초의 세대가 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이 우울한 시대에 BTS는 구원과 위안의 메시지를 건네고 있는 것이다. "삶은 아이러니로 가득하고 모든 좋은 투쟁과 눈물의 결과다…팬들의 에너지와 우리의 에너지가 만나서 아이러니를 극복해야 한다.”, "스스로를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일까? 내가 팬들을 이용해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배웠듯이, 여러분도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BTS를 이용하라.” 미국의 「포브스」, 영국의 「BBC」, 프랑스의 「르 피가로」 등 세계 주류 언론은 BTS를 ‘21세기 비틀스’로 비교하고 수식한다. 이것은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 영향력 면에서 2020년대 BTS와 1960년대 비틀스가 닮았다는 의미이다. 이지영 교수는 "새로움의 측면이 아니라 공감의 측면이 포인트”라고 잘라 말한다. 그러면서 이지영 교수는 "BTS는 세대의 구분을 넘어서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굉장히 보편적인 메시지를 말 한다”며 "누구나 할 수 있고, 그리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꾸준히 메시지를 전달한 진정성이 전달되며 메시지의 파급력이 더 커지는 것 같다.”라고 말한다. 이러한 BTS의 건전한 메시지는 기성세대의 K팝에 관한 거부감을 부드럽게 완화시킨다. ‘우리 아이에게 소개해줘도 해롭지 않다’는 믿음을 지닌 중년층, 노년층 아미가 BTS 콘서트에 의외로 많이 참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공동체를 통한 위로와 공감이라는 측면에서 아미는 일정 부분 종교의 순기능을 떠올리게도 한다. 이지행 박사는 "아미의 활동은 나를 성찰하고 나의 변화로 주변이 1인치라도 좋아지는 열렬한 애정과 신념으로 나타난다”고 규정하였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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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4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한국 가수 최초의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1위, 전 세계스타디움 공연 매진, 빌보드 뮤직 어워드 본상 수상, 유엔총회 연설, "타임”지(誌) 표지, 문화훈장 수상, 그래미 노미네이션 등 지금까지 BTS가 이룩한 일들에는 모두 '한국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다시 말해 우리는 BTS의 모든 행보에서 한국 대중음악계의 역사를 실시간으로 목격하고 있다. 최근에는 BTS 멤버 지민이 한국 솔로 가수 중에는 처음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민은 2023년 3월 24일 발매한 첫 솔로 앨범 페이스(FACE) 타이틀곡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azy)’로 지난 4월 3일(현지시간)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우리나라 솔로 가수 중에 지금까지 가장 높은 순위는 2012년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기록한 2위이다. 그 당시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7주 동안 계속 2위를 유지하는 기록을 남겼다. 그런데 지민은 BTS 멤버의 일환으로 그동안 빌보드 핫100에 1위로 6번 올랐다. BTS는 최근 10년간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1위로 가장 많은 곡이 올라간 그룹인데, BTS의 아티스트로써 지민은 그룹과 솔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이 BTS가 경이로운 기록을 세울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전세계 언론이 한결같이 지목하는 것은, 바로 그들의 팬덤인 아미(A.R.M.Y. Adorable Representative MC for Youth)이다. 앞에서 여러 번 언급했듯이 이들은 BTS의 음악과 콘텐츠를 소비할 뿐만 아니라 BTS가 음악에 부여한 메시지를 체화(體化)하고 적극적으로 전파한다. 이러한 아미의 강력한 결속력은 BTS에 대한 신뢰와 신념의 바탕에서 열렬한 감성을 공유하면서 나타나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이지행 박사 글 참조) 2018년 5월. 결코 한 문장으로 보기엔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로 구성된 이질적인 해시태그가 트위터에 떴다. #StreamFakeLoveToEndTrump'sAmerica인데, 번역하면 '트럼프의 미국을 끝장내기 원한다면 (BTS의) 'Fake Love'를 스트리밍 하라'이다. 사람들은 이 뜻밖의 해시태그에 어리둥절해 했으나, 마침내 그 의미를 알게 되면서 무릎을 쳤다. 그 당시는 BTS의 새 앨범 "LOVE YOURSELF 전(轉) 'Tear'”가 발매된 시기인데, 그 때의 빌보드 앨범 차트는 이미 몇 주 전부터 미국의 백인 래퍼인 포스트 말론(Post Malone)이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포스트 말론의 음악 내용은 마약, 무기력한 멜랑콜리, 패배주의와 냉소주의가 주를 이루고 있었는데, 이러한 부정적 내용은 트럼프가 지배하며 나타나는 미국의 부정적 징후들과 함께 하면서 비판하는 여론들이 형성된다. 이런 것들이 계기가 되어 반 트럼프 주의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또한 흑인의 영혼이 담긴 랩 장르를 영혼 없이 전유(專有)하는 백인 래퍼 포스트 말론에 반감을 가진 흑인 아미들이 이 해시태그를 주도하며 이끌게 된다. 그들은 새 앨범을 낸 BTS가 빌보드 차트에서 포스트 말론을 밀어낼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 후에 그들은 BTS의 신곡을 선도적(先導的)으로 스트리밍하기 시작했다. 여기에서 Fake Love은 BTS의 세 번째 정규 음반인 "LOVE YOURSELF 전(轉) 'Tear'”의 타이틀 곡이다. 뮤직 비디오가 나온 후 10일 만에 유튜브 1억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고 한다. 2019년 11월 경에는 이탈리아 래퍼인 세이엘(Seiell)의 노래 "Scenne nenne”가 Fake Love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퍼져 나갔다. 이에 아미도 해명을 요구하면서 현재 유튜브에서 비공개 처리되었고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에서도 들을 수 없는 상태이다. 위의 사례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국내외의 굵직한 정치적 이슈에 캐스팅 보트로 자리한 BTS와 팬덤 아미의 현재를 보여 준다. 이 두 사건은 그들이 맹렬한 정치적 이해가 부닥치는 자리에서 일종의 상징으로 작용할 만큼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그동안 팬덤 아미는 국내 정치인, 일본 극우세력, 유대인 인권단체 등 결코 녹록치 않은 집단들을 상대로 자신의 스타를 지켜내기 위해 숱하게 부닥치고 싸워 왔다. 팬덤이 정치적 영역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상황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이례적인 사건인 것만은 틀림없다. 팝 음악의 변방으로 여겨졌던 한국의 BTS는 국내 외 굵직한 정치적 이슈의 한가운데서 상징적으로 사용되고 소비되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작금의 전반적인 문화적 지형에서 BTS는 이와 같이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BTS가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1위를 한 것에 축전을 보낸 한국의 대통령이 '꿈을 이룬 아미에게도 축하를 전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 현상의 중심에 올라선 BTS와 팬덤 아미의 관계는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할 정도의 밀접한 관계가 지속되면서 문화적 사회 현상을 창조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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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3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더 나은 세상 만들기’에 동참한 아미의 활동은 전 세계 풀뿌리 운동 에너지원으로서 BTS 팬덤 즉 ‘아미 엑티비즘’이라고도 부른다. 이렇게 성별과 연령대와 인종, 언어, 국가, 문화까지 모두 포함한 아미의 다양한 인구통계학적 분포는 ‘BTS와 아미 현상’이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아미들의 나라들은 어떻게 분포되어 있고 연령대 및 사회적 수준과 직업 등은 어떠한 지 살펴보고자 한다. 아미들은 자체적으로 2022년 4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전 세계에서 ‘2022 아미 인구통계조사(ARMY CENSUS)를 실시한 적이 있다. 아미센서스(btsarmycensus.com)가 전 세계의 아미 중 50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진행한 것이다. 100개국 이상에서 아미들이 응답하였고, 주최 측은 질문지를 총 36개국의 언어로 번역하였다고 한다. 설문지의 응답자 별로 분포되어 있는 상위 20개국은 멕시코(18.6%), 페루(7.1%), 인도네시아(6.8%), 미국(4.8%), 아르헨티나(4.2%), 콜롬비아(4.0%), 브라질(4.0%), 러시아(3.4%), 인도(3.1%), 필리핀(3.1%), 에쿠아도르(2.7%), 칠레(2.6%), 중국과 홍콩(2.2%), 볼리비아(1.8%), 한국(1.8%), 과테말라(1.8%), 태국(1.5%), 대만(1.5%), 이집트(1.2%), 일본(1.1%) 순으로 나타났다. 위의 데이터 중 한국은 1.8%인데, 이는 한국의 전체 아미 중 1.8%만이 응답을 하였다는 의미이다 아미가 된 ‘입덕’ 연도를 묻는 질문을 하였다. 그 질문에는 2020년(23.90%)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 2021년(16.53%), 2019년(15.65%), 2018년(13.08%), 2017년(12.07%)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18세 이하가 30.30%이었으며, 그 다음 절반 이상이 18~29세(53.63%)이었다. 소수 집단으로는 30대(9.31%), 40대(4.49%), 50대(1.83%), 60세 이상(0.43%) 순이었다. 이와 같이 응답자 중 18세 이상이 70%를 차지하지만 전반적으로 아미는 실제로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되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응답자 중 6만3837명이 아이가 있는 부모였다는 것이다. 한편, 성별은 여성이 96.23%로 압도적인데, 이는 2020년도의 86.34%에 비하면 여성 비율이 많이 늘어난 셈이다. 남성의 비율도 1.35%로서 7575명인데 이렇게 적게 나타난 이유는 많은 남성 아미의 응답률이 저조한 탓으로 보여진다. 아미의 교육수준을 질문하였다. 그랬더니 고교생 이하 재학생이 17.66%였고, 고졸은 27.99%로 가장 많았으며, 대졸 23.57%, 석사 3.39%, 박사 0.70%로 나타났다. 아미 5명 중 1명은 대학 학사 학위 이상의 취득자인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즉 아미의 경우에는 33% 이상이 대학 학위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박사 학위자도 4000여 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법대, 의대 등 전문대도 5.42%에 달했다. 아미의 취업 상태 즉 직업과 관련해서는, 학생, 미취업이 53.76%, 풀타임 취업이 18.11%, 자영업 7.40%, 코로나로 인한 실업은 1.45%, 은퇴는 0.46% 순이었다. 직업군별로 살펴보면 교육, 의료,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서비스, 예술, 소매, 컴퓨터/소프트웨어, 금융/보험, 마케팅, 엔지니어 순으로 다양한 분포를 보이고 있다. 계속해서 사회적 문화 활동의 일환인 BTS의 기부 활동을 살펴보겠다. 2020년 블랙라이브매터(Black Lives Matter) 캠페인에 100만 달러(12억 3000만원)를 기부했고 아미도 #MatchAMillion 해시태그를 활용해서 24시간 만에 크라우드 펀딩으로 같은 금액을 기부했다. 또 팬데믹으로 인하여 생긴 실직자를 위한 Live Nation’s Crew 캠페인에 100만 달러, 한국의 코로나19 구호활동에 4억 원을 기부했고, BTS 멤버 J-hope은 어린이 재단에 약 1억원을 기부했다. 이렇게 기부를 이어오게 된 배경에는 항상 BTS의 메시지가 있다. BTS는 2021년 5월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 아시안 혐오범죄에 대해 목소리를 내며 "옳고 그름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평등은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그들은 평등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만 있다면 항상 내고 싶다”고 했다. 아미의 기부는 이 같은 BTS의 의지를 좇아가고 있는 것이다. 아미의 기부를 조직하는 대표적인 단체인 원인언아미(OIAA)의 멤버 에리카는 "유니세프와 함께 ‘LOVE YOURSELF’ 프로젝트를 시작한 BTS는 폭력과 왕따에 반대하는 운동을 시작하면서 그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생일선물을 받지 않겠다는 BTS에게 아미들은 더 좋은 방법으로 그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증명하기로 했다. 그 힘과 에너지로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해 세계적인 자선 모금 팬덤을 꾸리게 됐다”고 설명하였다. OIAA는 모든 자선활동의 중심점은 팬덤 아미에 있다고 본다. BTS뿐 아니라, 이 같은 행동을 가능하게 하는 공동체로서의 아미를 존중하는 것이다. ‘기부 액수’보다 ‘기부를 하는 아미의 영향력’이 측정된다고 믿는 것이다. 다음 회에서 BTS와 아미의 ‘문화적 사회 활동’으로 이어가겠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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