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리뷰 뉴스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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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아리랑의 전승 과정과 박소정 전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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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듯 다른 나라’ 헝가리- 駐 한국문화원한류 문화가 전 세계적 호응을 얻고 있는 지금, 한국문화가 그 어느 때보다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때, 각국의 한국문화원은 현지에서 다양한 기획과 활동 등 다각도로 그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국악신문에서는 각 국의 한국문화원장과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한국문화원의 활동과 현지에서 한류가 지속 가능한 전 세계적 문화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조명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헝가리(Republic of Hungary, 헝가리공화국)는 ‘우리와 닮은 듯, 다른 나라’로 압축하여 말할 수 있다. 중유럽에 위치하고, 크기는 한반도 남한 면적과 비슷하다. 인구의 대부분이 ‘마자르족’(중앙아시아에서 이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며, ‘마자르어’라는 민족 고유의 언어를 가지고 있다. 이 외에도 공통점이 있다. 우선, 언어학적 분류에서 ‘우랄·알타이어’ 어족(語族)에 함께 속하여 비슷한 언어적 특성을 가지며, 역사적으로 주변국으로부터 침략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와 영토를 지켜온 민족이라는 점이다. 북한과는 1948년 11월 외교관계를 수립하여 교류를 이어왔으며, 남한과는 1989년 2월 수교 이래, 올해 수교 34주년을 맞는다. 헝가리에는 약 4,500명의(외교부 재외동포현황, 2021) 교민이 거주하고 있다. 2012년 수도 부다페스트에 한국문화원이 설립되었으며, 2019년 11월, 현재의 부다페스트 프랑켈레오 거리로 확장, 이전하여 지상 5층 지하3층, 총면적 약 8000㎡로 유럽 최대 규모의 한국문화원 시설을 갖추고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기획으로 문화사절 및 한류의 구심점으로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 중심에 있는 인숙진 주헝가리 한국문화원장으로부터 현지 활동에 대해 들어보았다. Q. 원장님, 올해 주 헝가리 한국문화원에서 기획하시는 주요 행사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공연, 전시, 영화, 한식, 한국문화 강좌, 한국문화제, 찾아가는 한국문화원, 어린이 미술교실, 인문학 프로그램, 케이팝(K-pop) 아카데미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업이 있습니다. 주재국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다양한 한국문화의 매력을 소개하기 위해서인데요, 우선 올해 계획하고 있는 대표적인 공연 몇 가지를 말씀 드리면, 9월 한국문화제 기간에 국립국악원 종묘제례악을 비롯해 한국의 퓨전 국악인들을 초청 민요, 거문고 등 K-국악을 집중적으로 소개할 예정입니다. 또한 헝가리 시어터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4월에는 죄르(Győr, 헝가리 북서부에 위치한 도시)에서 오마이라이프 무용단이, 6월에는 MUT Dance(한국전통춤을 기반으로 한 창작무용의 한 종류)가 초청되어 죄르와 부다페스트에서 공연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 때 한국 공연을 찾는 관객들을 위해 한국문화를 소개하고 체험할 수 있는 행사도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시로는 3월 부다페스트 포토 페스티벌에 ‘한국 특별 섹션(K-section)’으로 참여해 한국의 대표적인 사진작가 12명의 사진작품을 소개하고, 10월엔 아트 마켓 부다페스트에 한국 특별 부스를 운영할 예정입니다. 부다페스트 아트마켓은 중유럽 최대 아트마켓인데요, 이를 통해 국내 시각 예술 작가들이 국제 무대 진출할 수 있는 기반과 힘이 되길 기대합니다. 8월엔 한국의 그래픽 노블(Graphic Novel, 작가주의 만화) 전시를 통해 만화와 그래픽 노블 등 한국 미술의 다양성을 소개할 계획입니다. 헝가리 현지에서도 한국 웹툰, 한국 만화 소설 등이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인기가 굉장히 높은데요, 이번 전시를 통해 웹툰과 만화는 물론 일반 만화보다 철학적이고 진지한 주제를 다루는 한국 그래픽 노블의 매력도 현지인들에게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영화제도 우리 문화원의 중요한 사업입니다. 최신 한국영화부터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 약 30여 편의 영화를 일주일간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감독초청 GV(Guest Visit) 등 부대행사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올해로 영화제가 16회를 맞이하는데 극장이나 온라인 플랫폼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영화들도 상영하다 보니 현지 관객들의 호응이 아주 좋습니다. 그리고 헝가리 유일 국제영화제인 미슈콜치 국제영화제와 협력해 영화제 기간에 한국영화 특별상영 행사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다수의 사업이 헝가리 내 대표 문화예술축제 및 현지 문화예술기관 함께하는 사업인데요, 문화원은 현지 기관과의 지속적인 협력 및 교류를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여가고자 합니다. Q. 헝가리 도시에서 우리의 종묘제례악이 울려 퍼지는 일은 상상만 해도 가슴 벅찬 일입니다. 하지만, 헝가리 현지인들이 우리의 전통음악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기도 한데요, 9월에 개최될 한국문화제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A. 헝가리는 전통·민속 음악의 중요성을 알고, 타국 전통 음악에 대해 존중과 관심을 보이는 문화적 특징이 있습니다. 헝가리의 대표적인 작곡가 프란츠 리스트는 헝가리 민속 고유의 음을 작곡 기법에 도입하기도 했고, 헝가리 고유 민속 음악의 기원 연구를 위해 리스트 아카데미를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문화적 배경과 특징을 고려해 작년 경기시나위 오케스트라, 이날치 등 K-국악을 현지에 소개했는데요, 두 공연 모두 전석이 매진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에 힘입어 올해 한국문화제의 주제를 K-국악으로 선정했습니다. ‘K-국악 : 정악에서 민속악까지’라는 주제로 국악의 여러 면모를 다채롭게 보여줄 수 있는 공연과 함께 국악 속에 깃든 정신을 체험할 수 있는 여러 행사를 집중적으로 개최할 예정입니다. 국립국악원, 남도국립국악원, 젊은 국악인을 초청해 종묘제례악부터 민요, 거문고, 판소리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전통 공연을 선보이고, 국악을 소재로 한 영화상영, 악기 체험행사, 한·헝 민속 음악 관련 전문가 심포지엄, 종묘대제 관련 교육 프로그램 등 부대행사도 풍성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통 음악 워크숍과 체험 프로그램의 경우 현지 대학 등 교육 기관과 협업해 진행할 계획인데요, 이를 통해 각 학교에서 지속적으로 한국 음악과 문화를 소개하고 배울 수 있는 정례 프로그램으로 정착되길 희망합니다. Q. 1년 동안 펼쳐질 행사들 하나하나가 모두 기대됩니다. 준비를 위해 많이 바쁘실 것 같은데 진행 중이거나 앞둔 계획은 어떤 것인가요? A. 앞에서 잠깐 말씀드린 ‘자연과 사람, 12인의 시선으로 노정한 한국현대사진’전 준비가 한창입니다. 작품 설치를 위한 공간 디자인부터 도록 등 홍보물 제작 및 감수, 작가와의 대화 등 부대행사 준비까지 많은 일들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름 시즌인 7월과 8월에 개최 될 ‘KoreaON : 한국의 날’, ‘헝가리 국가민속유산 축제’참가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KoreaON : 한국의 날’ 축제는 헝가리 한유(Han-You)문화재단(현지인 한국문화동호회들로 구성된 사단법인) 및 현지 한국문화 동아리 등 헝가리 내 한류커뮤니티와 협업하여 열리는 한국문화페스티벌입니다. 작년에는 헝가리 중심 야외 공원에서 개최했는데 1만 명이 넘는 분들이 축제를 찾아주실 정도로 인기가 있었습니다. 올해는 문화원에서 행사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유럽에 있는 한국문화원 중 제일 큰 문화원이라는 우리 문화원만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도서관, 한식체험관, 전통문화체험관 등 문화원의 다양한 공간을 한국문화 테마파크로 꾸밀 예정입니다. 축제기간동안 문화원이 헝가리 속 작은 한국이 되어 관람객들에게 한국에 놀러온 것 같은 경험을 선사할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헝가리 국가민속유산 축제는 8월 20일 헝가리 건국일을 기념해 '부다 왕궁'에서 개최하는 매년 7만명이 넘는 예술가와 관람객이 방문하는 대규모 축제입니다. 작년에는 한국이 주빈국으로 초청되어 낙화장, 단청, 민화, 한글서예, 지승공예, 생활 도자기 등 체험 부스와 함께 사물놀이, 전통 무용, 대형 탈춤 공연 등을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특히 헝가리 대통령 노바크 커털린(Novák Katalin)이 직접 방문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올해도 국가민속유산축제에 참가할 예정으로, 어떤 프로그램으로 참가할지 축제 조직위와 협의하고 있습니다. Q. 헝가리 한국문화원이 가지는, 타국의 문화원과 다른 특징은 무엇인가요? A. 헝가리는 한류 동아리 활동이 활발하고, 장르, 연령대, 지역 등에 편중됨 없이 다양하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케이팝, 한국 드라마 등 대중문화 동호회도 많지만, 서예, 조각보, 가야금, 전통무용 등 전통분야 동아리도 많고요. 활동만 활발한 것이 아니라 실력도 우수합니다. 가야금 동아리 ‘민들레’의 경우 해외문화홍보원에서 주관하는 K-커뮤니티 페스티벌 민요 부문에서 1위를 수상했고(2022년), 전통무용동아리 ‘무궁화’는 한국에 초청되어 국립국악원 공연장에서 공연도(2015. 07.) 했습니다. 이렇게 다양하고 우수한 동아리들과 협력하고 그들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것이 우리 문화원의 특징이자 장점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국문화 연합 동아리인 한유문화재단의 ‘KoreaON:한국문화페스티벌’, 부다페스트, 페치 등 지역 영화 동아리들이 주최하는 ‘Korean Movie Road’, 데브레첸 한류 동아리들이 개최하는 ‘한국문화의 날’ 등 많은 동아리 행사를 문화원이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명장과 명인들을 모셔와 동아리를 위한 특별 강좌를 열기도 하고 서예, 전통무용 등 일부 동아리의 경우 실력이 우수한 분은 문화원 문화강좌 선생님으로 활동 할 수 있도록 기회도 드리고 있습니다. Q. 인터뷰를 마치면서, 한국에 있는 국민(동포)들에게 혹은 국악신문 독자들에게 당부하시고 싶으신 것이 있으시다면~. A. 현재 한국과 헝가리 양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한국기업의 헝가리 투자 증가로 현지인들이 한국에 대해 좋은 인식을 가지고 있고, 문화원의 문화강좌 수강신청 인원이 배로 증가하는 등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현지의 관심도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좋은 관계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역시 양국의 문화교류가 중요합니다. 문화적 교류가 서로에 대한 이해와 호감을 높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헝가리 한국문화원이 더욱 열심히 노력하고 활동하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헝가리인들은 1948년 북한과의 수교 이래, 한국문화와 역사를 접하기 시작했다. 이후, 남한과의 수교를 통해, 어쩌면 그 연장선상에서 한국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관심은 교육 영역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2008년, 전 주한 헝가리대사 초머 모세(2018-2022 재직) 교수에 의해 헝가리 최초로 대학교(외트뵈시 로란드 대학교)에 ‘한국학과’가 설립되기도 했다. 이것은 헝가리 내에서 한국문화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고찰을 위한 의지를 반영하기도 한다. 앞서 언급된 ‘한-유 문화재단’ 또한 주목할 만하다. ‘한-유’는 ‘한국(han)과 당신(you)’를 잇는다는 의미와, 헝가리어로 ‘한류’로 발음되는 특징으로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2017년, 19개 동호회(한국영화, 태권도, 서예, K-pop, 가야금, 수공예 등), 현지인 200여명으로 구성된 단체가 정부에 사단법인 설립신고로 이어진 것이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매우 드문 경우이며, 현지에서 한국문화에 대한 선호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반영하는 증거이다. 앞서 인숙진 문화원장이 언급한 것처럼 자신의 전통을 중요시하는 것은 물론, 타 문화와 전통도 중요하게 받아들이는 헝가리 인들의 문화적 포용력 역시 현지 한류문화 성행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였음을 추측케 한다. 이러한 문화적 성장 동력과 함께, 앞으로 헝가리 인들과의 문화적 소통을 바탕으로, 보다 폭넓은 분야에서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과정에 주 헝가리 한국문화원이 더욱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독자들의 관심과 응원 역시 이에 힘을 보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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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음악, 대중성과 예술성의 경계에서 현대의 음악으로2월 18일부터 19일까지, 서울남산국악당과 서울돈화문국악당의 공동기획으로 ‘2023 한국즉흥음악축제’가 열렸다. ‘2023 한국즉흥음악축제’는 전통음악을 중심으로 클래식, 재즈, 전자음악 등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공존, 확장, 상생의 무대로, 공모를 통해 선정된 약 20명의 예술가들이 즉흥음악에 대한 고민과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자유롭고 대담하게 풀어낸 돈화문국악당에서의 ‘프린지’ 공연과, 현재 예술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음악가들의 새로운 조합으로 펼쳐진 서울남산국악당의 ‘한옥 공연’, ‘메인 공연’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복합적인 사운드와 퍼포먼스 함께하는 무대 ‘즉흥음악’이라는 키워드로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4일에 걸쳐 펼친 이 공연의 마지막 날, 남산국악당에서 열린 마지막 메인 공연을 관람하였다. 전통 국악기와 보이스, 전자음악, 현대무용, DJ 등 매우 복합적인 사운드와 퍼포먼스가 함께하는 무대를 만나볼 수 있었으며, 1부는 심은용, 기화, 리차드 두다스(Richard Dudas), 제라드 레드몬드(Jared Redmond), 2부는 박경소, 임용주, 백현진, 김오키, 3부는 왓와이 아트, 모어 모지민, Djilogue(vurt.) DJ의 무대로 펼쳐졌다. 공연을 보기에 앞서 가장 기대되었던 것은 ‘현장성’과 ‘합’, 그리고 즉흥음악이라는 장르를 어떻게 풀어낼지였다. 서로 다른 장르에서 활약하고 있는 아티스트들이 한데 모여 그 순간의 즉흥이라는 틀 안에서 음악을 만들어 갈 때 서로의 소리를 어떤 식으로 듣고 맞추어 나갈지, 어떤 장르의 즉흥을 선보일지 기대되었다. 즉흥연주의 사전적 의미는 ‘연주자 자신의 감흥에 따라 악곡의 전부나 일부를 그 자리에서 만들어 내어 하는 연주’를 뜻한다. 말 그대로 자유로운 연주를 뜻하는데, 물론 아티스트들끼리 어느정도의 음악적 약속은 존재하겠지만, 음악성과 자유로움을 순간적으로 가장 자유롭게 펼쳐낼 수 있는 ‘즉흥’이라는 장르 안에서 그들의 음악이 어떻게 발현될지 집중하였다. 또한 어느정도의 대중성이나 특수성을 고려하며 연주하는지 초점을 맞추어 관람하였다. 1부 무대에서는 거문고 연주자 심은용, 하피스트 기화, 전자 음악을 담당한 리차드 두다스(Richard Dudas), 키보디스트 제라드 레드몬드(Jared Redmond) 세 아티스트가 합을 맞추었다. 가장 신기했던 것은 하프의 활용이었다. 보통 하프 연주라고 하면 부드럽고 아름다운 아르페지오 기법이 가장 많이 떠오르기 마련인데, 하피스트 기화의 연주에서는 하프의 새로운 소리를 다양하게 들을 수 있었다. 가장 특이했던 건 채를 들고 하프의 현을 치고, 긁는 것이었다. 서걱서걱한 투박함과 동시에 하프에서 나는 청아한 음색이 함께 어우러지며 오묘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하프와 거문고가 서로 비슷한 느낌을 주고받기도 하고, 함께 같은 선율이나 리듬을 연주하며 합을 맞추는 느낌으로 음악이 진행되었는데, 전자 사운드와 키보드의 신스가 그 중간에서 분위기를 조성하고 음악을 풍성하게 받쳐주었다. 웅웅대고 깊은 사운드 연출은 마치 동굴 속에서 음악을 감상하는 느낌이었으며,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가 강했다. 음악은 끝날 때까지 선율이나 화성에 매이지 않고 오로지 분위기로 진행되는 느낌이었고, ‘사운드’에 주력하여 이런저런 소리를 다양하게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듯했다. 음악은 전반적으로 전자 사운드가 깔린 상태로 무조 음악(無調音樂), 말 그대로 악곡의 중심이 되는 조성(調性)이 없는 음악처럼 화성 진행이 뚜렷하지 않았지만, 중간중간 minor chord(단조)의 4음에 #을 붙여 반음계를 활용하는 선법을 연주하며, 동양적이고 묘한 색을 드러내 그들만의 색을 나타내고자 하였다. 아쉬웠던 것은 ‘조’의 개념이 너무 모호하게 느껴졌던 것인데, 완전히 무조성도 아니고, 조성도 아닌 진행으로 흘러가 중심이 되는 음악의 색이 잘 들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사운드적인 측면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거문고와 하프를 뜯고, 활로 긁고, 채로 치는 등의 기법을 많이 도입함으로써 신선함은 느낄 수 있었으나, 음악의 처음부터 끝까지 비슷한 레퍼토리가 반복되고 악기의 고유한 음색은 거의 등장하지 않은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2부는 가야금 연주자 박경소, 타악/전자음악 임용주, 보컬 백현진, 색소포니스트 김오키가 함께 무대를 꾸렸다. 전자음악이 들어가며 어느정도 1부와 비슷한, 어둡고 웅웅대는 분위기와 사운드가 주를 이루긴 했지만, 악기의 구성이나 음악의 진행은 1부와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2부 무대는 귀를 찌르는, 어떠한 소음이라 부를 수 있는 어지러운 사운드 안에서 한 줄기의 높은 데시벨의 음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높고 낮은 공간음향 한 가운데에서, 굉장히 낮은 음역대의 투박한 색소폰 연주와 튕기는 농현으로 효과를 내는 가야금 소리가 어우러졌다. 악기의 고유 색 자유로이 표현 색소폰과 가야금은 무대가 끝날 때까지 같은 리듬 꼴이나 음의 구성, 효과 등으로 화합하여 연주하는 동시에 각 악기의 고유한 색을 자유로이 표현하여 진정한 즉흥음악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특히 대중음악 장르에서 색소포니스트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오키의 연주는, 지금껏 많이 연주하던 편안하고 멜로디컬한 색소폰 음색과는 조금 다른, 낮고 다채로운 사운드를 들려줌으로 더 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박경소 가야금 연주자는 엄청난 파워로 가야금의 최대 사운드를 표출하거나, 리듬 섹션의 강약을 자유자재로 표현하는 동시에 악기 간의 빌드업, 호흡의 중심을 잡고 이끌어 나가는 음악적 해석이 돋보였다. 그에 더해져 백현진의 약간의 의문이 드는 다양한 장르의 노래와 그에 따른 전자 사운드가 얹어지며, 음악은 자유롭지만 체계적으로 흘러갔다. 서로의 연주에 귀 기울이고 호흡하며 각자의 기량을 뽐내는 그들의 무대는 큰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3부 무대는 왓와이 아트, 모어 모지민, Djilogue(vurt.) DJ의 무대로 꾸며졌다. ‘왓와이 아트’ 앙상블은 전통악기를 연주하는 아티스트 김웅식, 유홍, 강지은, 황진아로 이루어진 한국적 현대음악 단체로, 혁신적인 음악 탐구를 시도하는 팀이다. 무대는 장구 장단의 리드로 대금, 해금, 거문고가 조화롭게 남도제 계면조를 연주하는 시나위(즉흥성이 강한 전통 기악 합주)로 열렸다. 한국 전통음악의 대표적인 즉흥음악인 시나위를 연주함으로써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는 것이 의미 있게 다가왔다. 그들의 연주에서 장단이나 조의 진행은 기존 전통의 시나위와 동일했으나, 각 악기의 특성을 강하게 보여주는 것이 특이했다. 대금은 텅잉 기법(혀를 리드에 대는 것에 의해서 숨의 흐름을 막는 관악기 특유의 연주 기법)등을 활용하여 대금의 바람 소리나 효과를 드러내었고, 해금 또한 농현을 더 짙고 굵게 연주하고 활을 강하게 쓰며 사운드에 강세를 두었다. 시나위가 연주되는 동안 함께 띄워진 영상에서는 무용수가 지하철역이나 거리에서 자유로운 몸짓으로 춤을 추었으며, 음악과 영상의 합이 잘 맞아떨어져 현대의 시나위를 보는 느낌이었다. 시나위 연주가 끝남과 동시에 전자음악 사운드가 무대를 휘감았다. 그리고 연주자들이 악기를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해금을 눕혀 활로 끼긱대는 사운드를 연출하고, 심벌과 거문고는 전자음으로 비틀어진 소리를 냈다. 점점 기괴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무용수 모어 모지민이 등장했다. 괴로운 듯한 동작과 뒤틀린 몸짓, 고통스러워하는 표정 연기가 가미된 그의 독무는 관객들 모두의 집중을 이끌어냈다. 그의 표정과 동작 하나하나는 강력한 아우라를 뿜어냈으며, 마치 공포영화를 보는 듯하였다. 음악 또한 기묘하고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했는데, 특히 대금의 높고 센 바람 소리와 반음계를 많이 활용한 연주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란<Ran, 1985>에서 샤쿠하치가 사용된 음악이 떠오르기도 했다. 무용수의 내면 연기와 자유로운 동작들, 그리고 자유로이 흘러가며 합을 맞추는 연주가 즉흥으로 아름답게 펼쳐지던, 동양적이고 어두움과 환희가 공존하던 그 무대는, 예술 그 자체였다. 동시대 음악, 무한한 상상력 자극 한국즉흥음악축제는 고정된 음악이 아니라 관객과 함께 소통하는 즉흥음악을 통해 동시대 음악에 대한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고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축제로 만들겠다고 주최 측은 이야기했다. 전반적으로 모든 무대의 음악은 예술성이 높았으며 연주자들의 실력은 뛰어났다. 하지만 과연 이 무대가 관객과 음악으로 원활히 소통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대중적이기보다는 난해함에 가까웠고, 악기가 낼 수 있는 다양성은 많이 볼 수 있었으나 음악적으로 쉽게 듣고 공감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물론 난해하다는 것은 상대적이고 듣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지만, 즉흥이라는 장르에서 좀 더 대중적으로 익숙한 화성과 리듬을 적절히 조화롭게 섞어가는 등의 시도 또한 존재했다면 더욱 다채로운 무대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전통과 전통 예술이 점차 주목받고 수많은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시대이다. 그럴수록 더더욱 예술가들이 추구하는 예술적 방향을 뚝심 있게 가져가고 발전시키는 동시에 난해하다고 치부되는 현대음악을 넘어서 ‘현대의 음악, 현대의 전통’을 지향하는 고민을 깊이 있게 다루어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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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최고의 공연, '임인진연' 알고보기15일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프레스 리허설에서 '임인진연' 모습이 120년 만에 드러났다. 코로나19와 홍수 피해로 두 번이나 연기되었다. 그래서 연말 특집공연으로 더욱 기대가 컸다. 15시에 시작되어 100여 분에 걸친 완벽한 시연이 있었다. 고종 황제 당시 진연(進宴, 궁중잔치)은 공식적 행사를 올린 ‘외진연’과 ‘내진연’으로 나뉘어 행해졌다. 이번 공연에서는 예술성이 강한 ‘내진연’을 축소하여 무대 공연으로 재구성했다. 1902년 내진연을 재현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막이 내린 후에는 김영운 원장과 박동우 총연출과 기자들의 질의 시간도 있었다. 이번 공연은 재현에 따른 학술적 접근이나 무대의 정밀함이나 출연자들의 전문성에서 국립국악원만이 해낼 수 있는 공연이란 점에서 최고의 공연으로 평가 받을만하다. 시연과 질의를 통해 드러난 이해의 요점을 정리하면 다음 몇 가지가 있다. Q. 왜 오늘날 '임인진연' 행사를 공연무대로 재현했나? A. 대한제국의 1902년은 120년 전 ‘임인년’이다. 120년이란 정주년을 맞은 것에 주목하여 재현의 당위성에 무게를 실었다. 500년 조선왕조와 대한제국 시기를 포함한 마지막 궁중의례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궁중잔치'라는 점에서 학술적으로나 국악사나 공연사 측면에서 재현(Representation)의 의미가 있다. Q.1902년 임인년 당시 내세운 주제의식 또는 목적은 무엇이었나? A. 황태자의 다섯 차례에 걸친 간청은 고종황제의 즉위 40주년과 나이 60을 바라보는 망륙(望六)인 51세를 기념하기 위한 행사가 제1명분이다. 제2명분은 급변하는 개화기에 국제적으로 황실의 위엄을 세우고 내부적으로는 군신의 엄격한 위계질서를 확립하려는 목적의 대외적 과시이다. 무대 중앙에는 대한제국 태극기가 게시된 점이 이를 시사한다. Q. 당시 어좌(御座)에 앉아서 임인진연을 바라보는 고종황제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A. 대한제국의 자주권을 일본에 박탈당한 '을사늑약'을 3년 앞둔 시점이었다. 고종은 나라를 지키기 1897년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전신·전화·전등·전차 4대 근대시설을 일본보다 3년 먼저 도입했다. 아시아에서는 첫번째로 4대 근대시설을 받아들인 셈이다. 그리고 해외열강 11개국을 초청, 즉위 40주년 기념칭경예식'을 준비했다. 자주국가 대한제국의 위상을 세계만방에 알리기 위해서다. 그러나 콜레라 유행, 행사 개최장소인 중화전 완공 지연으로 잔치가 2차례 연기됐다. 그 여파로 국제행사는 치르지 못하고, 국내 행사인 '진연'만 행해졌다. 망국의 시기가 엄습하는 가운데 나라를 구하기 위해 절치부심에 고심한 고종황제의 절절함이 느껴진다. Q. 당시의 실제 궁중잔치와 이번 재창조 된 무대화의 근본적인 차이는 무엇인가? A. 당시의 진연은 크게 남성 신하들과 함께 공식적인 행사를 올린 ‘외진연’과 황태자와 황태자비, 군부인, 좌․우명부, 종친 등과 함께한 ‘내진연’으로 나뉘어 행해졌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예술적인 측면이 강한 ‘내진연’을 무대 공연으로 재구성하였다. 주목되는 변화는 황제의 어좌로 설정해 관객이 황제의 시선에서 진연을 마주할 수 있도록 시야를 설정, 진행한다는 점이다. Q. 임인진연은 어떤 사료를 근거로 삼아 재현했나? A.당시 국가를 상징하는 황실의 진연이 기록된 ‘진연의궤’와 ‘임인진연도병’(圖屏, 덕수궁 관명전 그린 병풍)’ 등 당대의 기록 유산에 근거해 전통 방식으로 되살렸다. 박연출은 "공연을 준비하면서 놀란 점은 당시의 기록이다. '임인진연의궤'행사 준비에 필요한 모든 내용들이 글과 그림으로 빠짐없이 기록되어 있는데 오늘날의 어떠한 공연팀도 이 정도로 완벽한 기록을 남기지는 못한다.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기록화 ‘임인진연도병’에는 당시의 모습이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고 전했다. Q.당시 야외 행사인 덕수궁 광면전을 어떻게 무대화 했나? A.주렴(朱簾, 붉은 대나무발)과 사방으로 둘러쳐진 황색 휘장막 등을 활용한 무대장치는 황제의 공간과 무용, 음악의 공간을 구분하여 실제 진연의 사실감과 생생함을 높였다. Q. 당시 임인진연 의례에서 연희되었던 음악과 무용에 대해서는? 몇명의 악공이 어떤 악기로 연주했나? 연주의 규모는? A. 첫곡 강락지곡에서 마지막 곡 '태평춘지곡'까지 총 65곡이 연주되고 불려졌다. 악공(악사)는 총 113명이고, 악기는 편종,편경 등 30종이다. 277명의 무용수가 20개 종목 무용을 선보였다. 봉래의, 헌선도, 몽금척, 연백복지무, 수연장, 제수창, 무고, 가인전목단,경풍도, 사선무, 춘앵전, 학무, 연화대무, 향령무, 육화대, 만수무, 장생보연지무, 포구락, 선유락, 검기무이다. 아침부터 해가 질때까지 음식을 올렸던 절차까지 합하면 9시간 이상 연희가 이어졌을 것이다. Q. 재현의 중심, 공연화한 순서와 구체적 공연 상황은 무엇인가? A. 중심적인 의례는 예법대로 황제에게 일곱 차례 술잔을 올린다. 이 과정에 국립국악원 정악단과 무용단이 궁중무용 29종목 중 5개 종목 봉래의, 헌선도, 몽금척, 향령무, 선유락이 선보이고, 궁중음악으로는 보허자, 낙양춘, 해령, 본령,수제천, 헌천수 등을 감상할 수 있다. 황제의 장수와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무대를 꾸민다. Q. 당시 행사에서 이번에 전적으로 생략된 부분은? A. 김영운 원장은 "당시 실제 행사는 오전 9시 쯤 시작하여 일몰까지였다. 또한 잔치임으로 음식을 올리는 절차가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공연 예술로 접할 수 있는 작품성에 주목하여 재현을 목적으로 과감하게 생략하였다."라고 말했다. 박 연출은 "이번 공연은 1902년 의례와 비교했을 때 규모를 6분지 1로 축소했다.당시 상차림 음식을 담은 총 그릇수는 18,132개다. 음식을 올리는 절차를 생략했고, 등장하는 춤은 29개 종목에서 5종목을 선정해서 선보였다. 공연 시간은 100분이 소요된다. 진연의궤와 임인진연도병 등 당대 기록유산을 기본 텍스트로 하여 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당시 행사 진행요원이 493명, 무용수가 277명이나 됐던 규모에는 못 미치지만 최대한 그때 분위기와 정서를 살리려고 했다"고 답했다. Q. 특히 이번 무대와 객석의 시선은 조금 부담스러웠다. 객석을 황제의 어좌로 설정해서 관객이 황제의 시선에서 진연을 본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이에 대한 연출가의 의도는? A. 박동우 연출은 "대한제국이 황제의 국가였다면 대한민국은 국민의 국가다. 그래서 관객의 시선이 황제의 자리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고 말했다. 객석을 황제가 앉는 ‘어좌’로 설정한 것이다. 황제의 시선에서 진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무대를 꾸몄다. Q. 마지작 휘날레를 장식한 정재 '선유락'은 어떤 작품인가? A. 채선(彩船)을 설치하고 여령들이 나눠 서서 화려하게 장식한 배를 띄우라는 영이 들리면 어부의 심정을 담은 어부사를 노래하며 밧줄을 끌며 배를 둘러서서 춤을 춘다. 신라의 뱃놀이에 기원한 조선시대 정재이다. 지방 교방의 춤이 정조대에 궁중예술로 유입된 것으로, 궁중 큰잔치에 빠질 수 없는 레파토리로 군무의 화려한 춤사위가 원을 그리며 돈다. 도입부분에서 취타대가 나와서 시작을 알린다. 반주음악은 취타이며 악기는 징·북·호적·자바라·나발로 편성되고 어부사 사설은 다음과 같다. 머리 센 어부가 갯가에 살면서 물가에 사는 게 산에 사는 것보다 낫다 하네 배 띄워라 배 띄워라 아침에 빠진 물이 저녁 되니 밀려오네 Q.기자 간담회,답변의 결론은? A.김영운 원장은 "120년 전 자주국가를 염원했던 대한제국의 찬란한 궁중의례의 진면목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소중한 문화유산의 가치와 문화를 통한 화합의 정신이 널리 전해지길 바란다.”고 했다. 박동우 연출은 "대한제국이라는 시대적 정서와 궁중예술의 아름다움을 전통 방식으로 무대에 재현하고자 했다.”고 밝히며 "황제의 시선으로 구성한 이번 공연을 통해 많은 관객들이 궁중예술의 멋을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춤과 노래, 의례가 삼위일체 되는 공연이다라"고 밝혔다. Q. 이번 공연 티켓은 거의 매진된 상태이다. 국립국악원에서나 할 수 있는 있는 이 작품을 다시 한번 더 볼 수 있나? A. 김영운 원장은 "가능한 한 내년에도 이 작품을 무대에 올려서 더 많은 관객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덧붙인다면 임인진연 무대에서 궁중의례과 함께 연희자들의 화려한 한복 의상의 선과 색깔이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 잠시 정지되어 있는 그 모습도 찬란한 빛이 발했다. 오늘 우리는 자랑스런 '위대한 유산'을 만나고 있는 것이다. 내년에도 다시 한번 만나기를 고대한다. 국립국악원 송년공연 ‘임인진연’은 8세 이상 관람 가능하며,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12월 16일(금)부터 21일(수)까지 주중에는 오후 7시 30분, 주말에는 오후 3시에 진행한다. 공연 예매는 국립국악원 홈페이지(www.gugak.go.kr)와 전화(02-580-3300)로 가능하다. R석 5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 B석 1만원 (문의 02-580-3300, 19일(월)은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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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알찬 디지털 국악사전이 왔다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국악에 대한 알찬 정보를 만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립국악원(원장 김영운)은 지난 12월 1일(목) 누리집 내에 구축된 ‘국악사전’(www.gugak.go.kr/ency)을 일반에 공개했다. 글, 음원, 사진(2D·3D), 및 영상자료를 포함한 온라인 사전 형태이며, 인터넷 접근 가능한 환경이라면, 누구나 손쉽게 사전을 접할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된 사전은 ‘궁중·풍류’에 관한 419개의 표제어(사전에 등재된 단어·말, 뜻풀이의 대상이 되는 표시항목)와 2,200여건의 다양한 자료가 수록되어 있으며 궁중음악, 궁중춤, 민간 풍류음악 등에 관련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국립국악원에 따르면, ‘국악사전 중장기 계획’에 따라, 향후 ‘민속편’(2차, 2022-2023), ‘국악사·국악이론편’(3차, 2023-2024), ‘인명편’(4차, 2024-2025), ‘다국어 사전’(5~8차, 2025-2028, 외국인 및 정보취약계층 정보제공 확대)을 주제로 표제어를 추가하여 사전의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표제어는 악곡, 악기, 춤, 복식으로 구분되어 있고, 각 표제어는 글(본문), 동영상, 사진(이미지), 음원, 3D악기의 형태로 확인된다. 때문에, 사전은 복합매체를 갖춘 신개념 국악 컨텐츠를 지향한다. 김영운 국립국악원장은, 12월 1일 ‘국립국악원 국악사전 기자간담회’에서 ‘국악사전’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2021년, 개원 70주년을 계기로 국립국악원의 모든 연구와 공연성과를 집대성하기 위해서 사전 제작에 착수했고, 그 첫 결과물이 국악사전 ‘궁중·풍류 편’입니다. 정확한 학술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글, 영상, 음원, 도판(그래픽)을 다양하게 활용한 점은 국립국악원 국악사전이 내세우는 특장점입니다. 앞으로 이 사전을 완성할 수 있도록 이용자들께서 많이 활용해주시고, 의견을 보태주신다면 사전은 더욱 발전할 것입니다. ‘국악사전’이 한국문화 알리는 대표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사전의 제작을 위해, 국악계 각 분야 전문 학자 50여명이 참여하였다. 이들은 지난 2월 ‘국악사전 토론회’를 열어 각 용어의 해설방식에 합의하는 노력을 기울이며, 표제어에 관한 폭넓고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자 했다. 또한 기존의 ‘국악대사전(장사훈, 1984)’, ‘한겨레음악대사전(송방송, 2012)’ 등 개인연구자가 편찬한 사전 이후, 축적된 연구 성과를 반영하여 최신의 정보를 수록하고, 각 음악과 춤을 확인할 수 있는 음원, 영상, 사진 등을 폭넓게 활용했다. 이를 위해 기존 고악보·고문헌에서 최신 영상자료까지 활용하는 것은 물론, 쉽게 보기 힘든 ‘춤동작’의 경우, 국립국악원 무용단원이 표준화된 동작을 직접 시범하는 영상을 특별 제작하여 사용자들의 이해를 돕기도 한다. 국악기의 경우, 3D 이미지로 소개되어 이용자들은 보다 입체적인 악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국립국악원 측은 이번 사전에서, 12가사 전곡의 연주 음원을 편집 없이 온전하게 제공하고 있으며, 국립국악원 소장 고서들의 고화질 사진들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찾고자 하는 정보가 없어도, 사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사전의 첫 화면에 매일 새롭게 소개되는 ‘오늘의 표제어’를 활용하는 것이다. 표제어를 클릭하면, 관련 글, 영상 등 다양한 자료를 한 눈에 볼 수 있고, 자료를 접하면서, 몇 번의 클릭으로도 국악 상식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또한 이번 사전은 그 동안 국악계에서 혼용되거나 산발적으로 흩어진 자료들을 집대성하고자 하는 집필진들의 노고가 녹아있다. 예를 들어, ‘처용무’를 검색어로 치면, 3개의 표제어를 확인할 수 있는데, 각각은 다음과 같다. ▶‘처용무’(‘춤-작품-관아·교방춤’의 하위분류, ‘신라시대부터 전해오며 처용가면을 쓰고 추는 춤’) ▶‘처용무’(‘춤-작품-정재-향악정재’의 하위분류, ‘신라의 처용 설화에 기원을 둔 향악정재의 하나로 다섯 명의 무용수가 처용 가면을 쓰고 추는 춤’) ▶‘학연화대처용무합설’ 즉, ‘처용무’의 혼용되는 개념을 두 가지로 명확하게 분류·정의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세 번째 표제어 ‘학연화대처용무합설’도 함께 언급되는 것으로 보아, ‘처용무’와 동일한 개념을 포함하는 표제어도 함께 검색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표제어로서의 ‘처용무’와 뜻뿐만 아니라, ‘본문(다른 표제어에 ‘처용무’가 언급된 경우)’, ‘동영상’, ‘음원’ 등의 형식으로 언급된 경우도 함께 검색되어 ‘처용무’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다. 일부 포털 사이트에서 ‘국악사전’ 검색어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접근 가능한 포털사이트 역시 순차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또한, ‘국립국악원 누리집-연구·자료-국악사전’ 순서로 들어가도 ‘국악사전’을 이용할 수 있다. 사전 첫 화면에 ‘의견제시’란을 마련하여 사용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사전의 수정·보완에 반영할 예정이다. 국립국악원은 ‘국악사전’을 알리고 사용을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진행중이다. 국악박물관 3층에 마련된 홍보·체험 공간에서 국악사전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국악을 보는 창, 국악사전’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12.01-12.22/10:00-17:00), 주말 오후 2시(12.03-12.18)에는 궁중음악과 무용에 대한 특강·체험활동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특강·체험 인원은 회당 선착순 20명이며, 현재 국립국악원 누리집을 통해 예약이 진행중이다. 또한 국악사전 누리집에 방문하여 퀴즈를 풀고 상품 받는 행사도 예정되어 있다.(12/12~소진시까지). 국악박물관은 무료 입장이며, 체험이 아닌 자료열람은 오전10-오후6시(입장마감: 오후5시 30분),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 및 1월 1일이다. 현재 사전에 탑재된 419개의 표제어는 ‘궁중·풍류’ 분야에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국악의 모든 분야를 포괄하기에는 한계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판소리’를 검색해보면, 아직 표제어에 등록되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게재된 자료들의 학술적 포괄성, 용어의 개념 정리 및 표기의 통일에 대한 집필진의 노력, 복합매체 활용, 용어간 연동·연계 등으로 디지털 사전으로서의 틀은 충분히 갖추었다고 보여진다. 이용자가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내용에 있어서도 깊이와 체계를 갖추어 가고 있어, 자료의 질적 수준과 활용도 역시 상당히 높은 편이다. 향후 추진 중인 국악사전 사업이 순차적으로 실현된다면, 학술·교육자료 뿐만 아니라, 대중의 국악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은 물론, 국악 접근성을 확대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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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가곡의 역사’ 조순자 명인을 돌아보다영송당 조순자(78세) 명인을 말할 때, ‘가곡’을 빼놓지 않을 수 없다. ‘가곡’은 시조시에 곡을 붙여 관현악 반주에 맞추어 부르는 전통 성악곡으로 1969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으며 2010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세계적으로도 그 역사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은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곡’은 판소리나 민요에 비해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다. 이러한 척박한 환경에서, 명인은 지금까지 그 맥을 꿋꿋하게 이어온 ‘살아있는 가곡의 역사’ 그 자체이다. 1944년 서울에서 출생한 조순자 (국가무형문화재 '가곡' 예능보유자)명인은 1959년 중앙방송국(현KBS) 국악연구생 2기생으로 국악에 첫발을 디뎠다(15세). 이주환(가곡, 가사, 시조), 김천홍(정재(呈才, 고려·조선시대 궁중·지방관아 악가무의 종합예술), 민속무)등을 사사했으며, 1962년 국립국악원 연구원으로 옮겼다. 1964년, 명인은 국립국악원의 일본 공연에 참가하는 등 뛰어난 재능으로 예인으로서 인정받기 시작했으며, 1968년 인화여고에서 국악을 지도하며 교육자로서의 길을 걷기도 했다. 1970년 결혼과 함께 남편과 함께 경남 창원으로 이주하여, 국악인으로서 제2의 삶을 시작했다. 1974년부터 경남대, 창원대, 경북대, 부산대, 등에서 강사, 국내·외의 주요 국악공연에 참여, 국악경연대회 심사위원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참여했던 주요 공연은 ‘국립국악원 제19회 무형문화제 정기공연’(1981), ‘대한민국 국악제’(1981, 1986, 1990), 국립국악원 제239회 무형문화재공연 ‘조순자 여창가곡독창회-셋째바탕 복원발표’(국립국악원 우면당, 1998), 국립국악원 기획공연 ‘명사, 명인을 만나다’(국립국악원, 2009) 등 수십 회에 걸친다. 또한 마산MBC(현 경남MBC) 개국 초기부터 국악프로그램에 게스트 및 진행자로 출연하면서 지역의 국악 전파에도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1989년 명인은 여창가곡 첫째바탕 15곡이 담긴 3장의 LP음반을 발매했다.(신나라레코드) 이후 1998년, 이미 녹음한 첫째바탕을 포함하여 둘째바탕, 셋째바탕 30곡을 추가·정리하여 녹음한 음반 ‘조순자 여창가곡 전집-첫째바탕, 둘째바탕, 셋째바탕’(신나라뮤직, CD6장)을 발표했다. 이 앨범들은 조순자 명인과 가곡을 대중에게 알리는 것은 물론, 명인이 국악인으로서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2006년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전수관’을 설립하여 ‘가곡의 전승 및 보전’이라는 그 취지를 실현해 갔다. 국악공연은 물론 이수자 발표, 전수자 및 일반인 대상 국악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오며, 지역을 중심으로 한 가곡의 전파는 물론, 가곡과 국악이 이후 세대로 이어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또한 가곡 전용 연주장 ‘영송헌’과 21세기 풍류방 ‘지음실’ 등의 시설을 갖추어가며 가곡의 전승을 실천하기 위한 내실을 다져왔다. 특히, 이곳은 어린이에서 성인, 전문가·일반인 모두 참여하고 국악을 부르고 즐길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으며, 상설 공연 ‘목요풍류’를 비롯하여 기악 독주와 합주, 창작 국악극 등 수준 높은 연주로 구성된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평생에 걸쳐 가곡과 국악에 헌신하고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가로부터 화관문화훈장(2016)을 수여 받았으며, 그밖에 제32회 한국방송대상 국악인상(2005), 제41회 경상남도 문화상(2002), KBS국악대상(1985, 1989) 등을 수상했다. 또한 신동엽 시인의 명성여고 야간반 국어교사 재직 시절 제자(1961년, 당시 고등학교 3학년)였던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다음 주(11월 22일) 조선일보 방일영 국악상 수상이 예정되어 있어 명인의 평생에 걸친 노고에 의미를 더하며, 국악계의 관심과 축하가 이어질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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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특별 기획] 독서운동, 지역 삶을 바꾸는 거점되다(下)시각장애인을 위한 ‘들려주는 책읽기’, ‘낭독마을 책읽는 사람들’ 최근 미디어의 발달과 용이한 접근성으로 오디오북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그 이전부터, ‘들려주는 책’은 누군가의 삶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었다. 바로 시각장애인들이다. 이들의 책읽기는 점자책 혹은 오디오북으로 제한되어 있다. 특히 오디오북은 음향과 함께 제공되므로, 듣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더욱 생동감 있는 읽기가 된다. 이들을 위해 ‘들려주는 책읽기’ 봉사를 실천하는 모임이 있다. 바로 ‘낭독마을 책읽는 사람들’(대표 장영재)이다. 시작은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천시에 있는 한 시각장애인복지관에 낭독봉사자들 대상 강연을 하러 간 적이 있었어요. 그때, 시각장애인 분들께서 녹음된 것들을 테이프나 CD 형태로 전환해서 대여하시는 것을 보고, ‘경제적으로 힘드신 분들이 많고, 복지 시스템이 생각보다 낙후되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장영재 대표는 음향 관련업에 종사하는 자신이 보다 양질의 녹음으로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고양시 자원봉사센터에 ‘낭독마을 책읽는 사람들’이라는 정식 봉사단체로 등록했다.(2013년) 현재, 봉사단은 글, 시 등 녹음된 콘텐츠에 음악작업을 한 뒤, 한 달에 50편 정도를 모아서, 서울과 경기 각지의 장애인 단체 및 복지관 등에 전달한다. 메일을 통해 기관으로 전송하면, 기관에서는 방문한 분들의 핸드폰에 저장하거나, 음성사서함 등의 형태로 시각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현재 약 6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월간지 샘터’, ‘시낭송’, ‘수필’, ‘일반도서’, 기타 소식지 등 분야를 나누어 영역별로 전문성을 갖춰 활동하고 있다. 낭독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지만, 시각장애인에게 필요한 정보가 되고, 글의 진정성을 담아 그들의 귀와 가슴에 전하는 낭독은 쉽지 않다. 때문에 장영재 대표는 낭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얼굴 예쁘다고, 마음 예쁜 것이 아니듯이, 목소리가 좋다고 해서, 글을 잘 읽는 것은 아니거든요. 듣는 분에게 글의 정보와 느낌이 잘 전달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국어 공부에 많이 신경 씁니다. 띄어 읽기, 문법적인 것, 말의 느낌, 문해력 등을 교육을 통해서 하나씩 교정해갑니다.” 교육과정은 기본 6회로 진행되며, 이후 적절한 교육이 이루어지면, 낭독 봉사에 참여할 수 있으며, 녹음 과정에서,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위해 낭독자들에 대한 트레이닝도 함께 진행한다. 때문에, 도중에 하차하는 봉사자들도 적지 않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들뜬 마음으로 시작하셨지만, 쉽지 않음을 느끼시죠. 새로운 것들을 배워야 하고, 발음의 한계 등을 느끼시면서 여러 가지 이유로 도중에 그만두시는 분들도 많아요. 처음 20-30명에서 시작하면, 1-2년 지나면 3-4분 정도 남으시고, 3년 지나면 1-2분 남으세요. 3년 정도 꾸준히 하신 분은 더 길게 가시는 경우가 많아요.” 때문에, 장 대표는 낭독 봉사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은 당부를 전했다. "주위에 낭독봉사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너무 감사하지만, 잘 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목소리가 어떤지, 글로 어떻게 읽으면 되는지 등 기초적인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거든요. 잘 하시지 못해도 꾸준히 하는 것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경기도자원봉사센터 ‘도민이 전하는 자원봉사’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usb플레이어350개, 봉사단의 녹음한 작품들이 수록된 메모리 350개를 경기도 의정부시각장애인복지관에 기증했다. 내년에서 지원받게 되면 다른 지역에도 기증할 계획이다. 장대표는 시각장애인 뿐만 아니라 필요로 하는 다른 분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녹음된 콘텐츠들은 일상생활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도 필요합니다. 내년에도 사업에 선정되면, 고양시 중증장애인, 자체 장애인 분들이 필요하시다면, 지급해 드릴 예정입니다.” 장 대표는 활동하면서 얻었던 보람을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작년 여름, 인천 장애인 자립생활센터 담당자께 녹음한 것 50편을 모아서 메일로 드렸는데, ‘손꼽아 기다리고 있어요.’라고 답신을 보내셨어요. 그 한마디 말씀에 너무 감사했어요. 아마도 받는 즉시 공유해주시는 것 같아요. 그 마음이 너무 감사했죠. 회원들 단톡방에 올려서 같이 공유하고, 또 함께 보면서 책임감도 다지는 기회가 됐어요.” "저희가 현재 지역의 문해학교(文解學校, 평생교육기관)에서 어르신들께서 시 쓰신 것들을 연세 드신 봉사자분들께서 낭송하시고, 녹음해서 기관에 보내드리고 있는데요, 이분들의 시가 길지는 않아도, 살아오신 절절한 삶이 담긴 내용들이거든요. 장애인, 어르신분들은 글자를 읽는 것이 어려우시니, 이렇게 들려드리면 이분들이 겪으시는 문자 독서의 어려움도 해소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장 대표는 낭독단의 봉사가 시각장애인들을 음지에서 양지로 올릴 수 있는 과정에 함께 하고 있음에도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얼마 전에 저희와 연계되어, 낭독하는 잡지를 지원해 주시는 한 출판사 편집장님으로부터 들은 말씀인데요, 80대 시각장애인 분께서 저희가 제작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경기도 어느 복지관을 통해서 오디오를 듣고 계신데, 그것을 듣고 당신도 용기를 내서 글을 써보고 싶다고, 살아온 인생 이야기도 써서 투고해 볼 테니, 자원 봉사자가 읽어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밀알복지재단에 이석희 간사님이라고 계세요. 올해 초에, 저희에게 ‘본인이 뇌병변 장애인이고, 시를 많이 썼는데, 읽을 수가 없다.’고 하시면서, 대독을 부탁하셨어요. 그래서 매달 보내주시는 시를 저희가 녹음해서 드리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하시고 계세요. 채널 이름은 ‘장애를 이야기하는 남자들’이에요.” 장 대표는 이석희 간사님처럼 더 많은 장애인분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 사람들과 교류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상황이 된다면, 코로나 이후에 하지 못했던 또 다른 기획도 준비 중이다. "코로나 전에는 1년에 한 번 정도 ‘낭독 콘서트’를 했어요.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면서, 시각장애인분들도 초대하고요. 무대에서 저희 낭독을 라이브로 들려주는 콘서트죠. 또 ‘낭독 나눔 대회’라는 타이틀로 낭독이나, 목소리에 관심 있으신 분들 대상으로 낭독 대회도 겸해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를 준비해 보려고 생각 중입니다. " 낭독봉사단에 대한 정보는 ‘네이버 카페 - ‘낭독마을 책읽는사람들(책읽사)’, ‘인스타그램 - 보이스북 _ 일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고(文庫)봉사로 시작한 26년 봉사의 길 ‘마마봉사단’ 경선옥 단장 서울시 관악구 한 지역에서 26년 넘게 봉사해온 선이 굵은 봉사자가 있다. 바로 관악구 ‘마마봉사단’ 경선옥 단장이 그 주인공이다. ‘마마봉사단’은 현재 ‘마마식당’을 운영하면서, 지역의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과 어르신들의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경 단장의 봉사 시작은 1996년 시작한 ‘새마을문고’ 자원봉사 활동이었다. 경 단장은 약 20년 동안 활동했던 문고봉사의 시작을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시부모님과 저희부부, 자녀 넷이 함께 살았어요. 대가족이죠. 첫째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나도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찾아간 곳이 신림2동(서림동) 동사무소였어요. 그때, 60세가 넘은 어르신들이 헌책(버리는 책, 안 읽는 책 등)들을 가지고 오셔서 기증하셨고, 그 책들을 동사무소에서 무료로 빌려주는 것을 장부에 기록했어요. ‘여기서 이렇게 문고 봉사하면 되겠다.’ 생각해서, 견출지에 책 넘버링(번호 매김)하는 일로 시작했죠.” 동사무소 문고는 그렇게 시작됐다. 처음에는 기증받은 책들로 대여했지만, 이후에 보조금을 받고, 구매한 책들이 추가되었다. 기금이 부족하여 봉사자들이 쓰지 않는 용품들을 활용하여 정기적으로 바자회를 열고, 그 수익금으로 책을 구매하기도 했다. 하루 2-3시간씩, 월-금 매일 봉사했다. 그러나 문고를 위한 공간을 따로 배정받지 못하여 겪는 어려움도 있었다. "당시 동사무소 내부에 문고 사무실 없어서, 사정에 의해서 진열했던 책을 옮겼다가, 또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어요. 동사무소 안에서 떠돌이 생활을 한 셈이죠. 지금은 공간이 생겨 정착됐지만요.” 경 단장에 의하면, 국회도서관장 출신인 유종필 전 관악구청장 재임 기간인 2015년 전후에 문고 시스템이 전산화되거나, 신간 서적들이 구비되는 등 도서관 서비스가 정착되었다. 처음에는 중·고등학생들도 왔지만, 주로 성인들이 많이 오셨어요. 매일 오시는 분들도 있었고요. 하지만, 헌책이라서 먼지도 많고, 빌려 가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어요. 이후에 문고가 활성화되면서, 초등학생들도 오기고 했지요.” 또한 문고의 자원봉사자들은 문고를 이용하는 학생들은 물론, 인근 초·중등학교를 직접 방문, 연계하여 학생들의 독후감을 모아 심의하여 장학금을 증정하기도 했다. 봉사자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학생들의 독서를 장려한 것이다. 경 단장은 이것이 또 하나의 의미가 있다고 했다. "당시에는 중등교육이 무상(교육)이 아니라서 중등학교에 장학금 전달하는 것에도 의미를 두었어요. 저희 바자회에서 발생한 수익금과 관악구에서 받은 지원금을 모아서 장학금으로 전달했죠. 이후에, 구 차원에서 진행하는 행사로 확장돼서 지금은 관악구 21개 동별로 독후감을 모은 후에, 구에서 시상하고 있어요.” 이렇게 활발한 문고 활동이 가능했던 것은, 새마을문고 회원(자원봉사자) 간의 돈독한 유대관계도 큰 몫을 차지했다. 경 단장은 동료 봉사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동료들의 집안사정을 우선순위에 두고, 봉사에 참여할 것을 원칙으로 했다. 또한 고마운 주민들과의 기억은 늘 가슴에 남는다고 했다. "책 빌려 가신 어떤 분이 과일을 잔뜩 사가지고 오셔서, 책을 넘기다가 찢어져서, 서점에서 구매하려고 하는데, 절판된 책이라서 어떻게 보상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미안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분은 정말 책을 소중하게 생각하시는 거잖아요. 너무 감사했죠. 또 어떤 분들은 ‘책을 자주 접하지는 않았는데, 가까이에 (동사무소 새마을문고가) 있어서 고맙다.’고 말씀하시는 분, 요구르트를 주시면서 애쓰신다고 말씀해 주시는 분들, 이런 분들 덕분에 힘든 것, 속상한 것도 잊어요. 그런 맛에 봉사하죠.” 문고 활동이 활발해지고, 회장의 임기가 생기면서, 경 단장은 임기를 마치게 되었다. 이후, 관악구청을 통해 시작한 ‘마마봉사단’(‘마마식당’)의 활동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올해 5년 차에요. 처음 시작은 방과 후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먹고, 놀고, 상담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었어요, 집에 데려다주기도 했죠. 코로나 때, 잠시 중단되었고 비대면으로 다시 시작했어요. 주로 초등학교에서 추천받은 아이들, 주민센터에서 추천받은 독거 어르신분들께 반찬 3가지, 간식, 마스크 등을 비대면으로 배달해 드리고 있어요. 구청에서 받은 지원금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부족해서 최근에 1일 음식점을 운영하고 얻은 수익금을 보태서 운영하고 있어요.” 경 단장은 부족할 때는 개인 비용도 적지 않게 사용한다고 하며, 이것을 이해해 주는 남편에게 감사하다는 말도 전했다. 또한 문고 봉사를 오래 했기에 현재의 활동과의 연계를 이렇게 희망했다. "학생들은 학교에 도서관이 있지만, 어르신들은 혼자 계시는데, 도서관 봉사자들이 책을 가지고 댁에 직접 방문해서 대화도 하고, 책도 읽어드리는 활동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오늘도 식사 드리려고 96세 한 어르신 댁에 갔는데, 사람이 그리우신 거예요. 들어오라고, 제 손을 꼭 잡고, ‘배고파 죽겠어.’ 말씀하시더라고요. ‘왜 안 드셨어요?’ 여쭤보니, 목에 넘어가지 않는다고 하셔요. 댁에 있던 바나나를 물에 으깨서 숟가락에 드렸더니, ‘이건 먹을 만하다.’라고 하셨어요. 요양보호사가 있지만, 제한된 근무시간이 있기 때문인지 드시는 것까지는 도움을 드리지 못한 것 같았어요. 또 말씀도 나누면서 가지고 간 음식들도 드실 수 있도록 부드럽게 해서 드리니 더 드시더라고요. 이분들에게 누군가 책이라도 읽어드리면, 외로움도 덜 느끼시고, 살아가는 힘도 얻으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경 단장은 봉사활동으로 인해 지난 2021년 ‘대한민국 주거복지문화대상’에서 우수상(관악구와 ‘마마봉사단’ 공동수상)을 수상하는 등 지금까지 관악구 내외에서 다양한 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26년 봉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외부의 인정이 아니라, 자신이 행복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지역사회 안에서 그들을 위한 '책 읽기'가 독거 어르신 문제의 해결 방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삶 깊숙이 들어가 진정 절박한 것이 무언인지를 고민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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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관의 아리랑’ 공연에서 확인되는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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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충절신 충혼 달랜 한글 악장(樂章) 발굴제47회 정선아리랑제가 15일부터 3년 만에 공설운동장에서 개최된다. 15일부터 18일까지 4일간 정선공설운동장에서 대규모로 진행된다. 축제는 남면 거칠현동 七賢祠(칠현사)에서 고유제를 지내면서 시작된다. 정선출신 고려유신 전오륜을 비롯한 신안·김충한·이수생·변귀수·김위·고천우의 위패를 모신 곳이다. 이들이 율창(律唱) 한 7편의 시가 정선 지역인들에게 전해지면서 정선아리랑 대표사설 "눈이 올라나 비가 올라나~”와 같은 우국 사설이 지어졌다고 전한다. 이런 연유로 정선아리랑 시원설과 7인의 인물과 7편의 시가 언급된다. 이런 연유로 정선아리랑제는 이들의 위패를 배향한 정선 남면 거칠현동 ‘7현사’에서 제를 지내게 되었다. 그런데 금년 행사에는 특별한 수서가 들어갔다. 고려 충렬신들을 기리는 ‘악장’ 일편이 낭송되기 때문이다. 이 (사)아리랑연합회 소장자료인 1936년 간행 景賢祠誌(경현사지) 제5권에 수록된 것을 이번에 발굴, 처음 사용하게 된 것이다. 악장은 조선시대 들어 궁중에서 국가행사나 잔치 등에서 행해진 장르이다. 이 번 발굴 작품은 기존의 한문 또는 현토(懸吐) 형이 아닌 국문 중심의 악장이면서 민간에서 행해진 작품이란 점에서 주목을 끈다. 이를 계기로 발굴 악장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고려 충절신은 이른 바 ‘杜門洞72현’으로 통칭된다. 이성계의 역성혁명으로 세워진 새 왕조에 출사하지 않고 두 임금을 섬길 수 없다며 이성계에 불복하여 두문동 만수산에 들어가 절의를 지킨 문신들을 이르는 말이다. 이들의 존재와 충절 정신이 세상에 드러나기로는 조선조 후기에 와서다. 1740년 영조 임금이 개성을 행차할 때 만수산 인근 두문동 유래를 듣고 비석을 세워주게 되고, 이을 계기로 자손들이 가승(家乘)에 수록하자 다시 정조 임금이 감탄하여 1783년 개성 성균관에 표절사(表節祠)를 세워 추모하게 되면서 부터이다. 이후 ‘두문동72賢’, ‘3隱’, ‘9貞忠’, ‘7賢’ 등의 인물 규정이 생기고, 기리는 문중의 사당 건립과 실기(實記)나 문집 등의 간행이 이어졌다. 대표적인 기록이 1809년 ‘두문동선생실기’(3권1책 목판본), 1860년 ‘화해사전’(1931년 재간), 1866년 ‘채미헌실기’(서산서원 발행), 1904년 ‘전씨관면록’9전사자본), 1934년 ‘두문동서원지, 1936년 '경현사지'(목활자본), 1956年 '전씨관면록'(鉛活字本) 등이다. 이 중에 ‘채미헌실기’와 ‘전씨관면록’은 전오륜 등 ‘정선7현’ 관련 시편이 수록되어 주목되고, ‘경현사지’는 고려 충절신을 기리는 한글 악장(樂章)이 수록되어 주목된다. 전자는 정선아리랑의 시원설과 관련 있는 시편이 수록되었다는 점에서, 후자는 민간의 한글 악장이 수록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문헌들이다. 그런데 후자 즉, ‘경현사지’에 수록된 악장 작품은 기존에 국가 행사에서 불러진 악장과는 다르게 민간 향사에서, 그것도 한글로 지어진 악장이란 점에서 큰 가치로 평가한다. 특히 실제 불려진 작품이란 점에서 음악적 논의도 필요한 작품이다. 樂章 享祀 時 擧用 麗季忠賢貞忠大節 죽어죽어 一百番 다시죽어 白骨이 塵土되고 魂魄이 잇든지엄든지 人君ᄉᆡᆼ각ᄒᆞ난 一片丹心이야 엇지끈칠쇼냐 天命이 도라가이 國事가 이미 글넛도다 王氏의 鬼神이 차라리 될지언정 李氏의 臣下난 되지 안컨네 杜門ᄒᆞ기을 甘心하여 죽은 뒤에 말지로다 深山에 드러가면 耕者를 누가 알고 陶河世上머럿시니 슬푸고 슬푸도다 潘溪水에 끄든낙수 周文王을 낙는 ᄯᅳᆺ은 무삼일고 伯夷ᄂᆞᆫ 엇드한 사람이며 나은 엇더한 사람이뇨 齊王蠋의 忠臣不事二君 말은 나도 敬服하난바라 松嶽山을 도라보니 우리 故國이 아니요 首陽山을 바ᄅᆡ보니 차마 한마음을 이질쇼냐 五柳先生淵明은 千古에 同志로다 新朝에 北面마소 二心人이 붓그럽게 高麗山이 어ᄃᆡ잇나 차자가기 願이로다 田橫島가 어ᄃᆡ잇나 차질길이 茫然하다 國破君亡아엿시니 나난어ᄃᆡ로 갈고 時代가 이미 글너시니 안이가고 무어설 求할소야 정몽주의 ‘丹心歌’를 수구(首句)로 충절을 주제로 했음을 제시하고 ‘충신불사이군’ 등의 술어로 출절의 고고함을 찬하였다. ‘新朝’, ‘高麗山’, ‘國破君亡’ 등으로 왕조의 개변이 있었음을 분명이 하고, 충절신들을 천고의 동지로 삼아 살지어라고 한탄하였다. 새로운 우국 악장인 것이다. 악장 전공인 숭실대 조규익 교수는 전화 통화에서 작품을 듣고, "조선시대 ‘용비어천가’로 상징되는 왕조 악장의 전통에서는 그 반대의 고려조 충신을 기리는 내용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은 매우 역설적이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조 교수는 "享祀時 擧行”이란 기록으로 실제 사용된 사실에 대해 음악 부분에 대해 흥미로운 해석을 하였다. " 그 곡조가 고려시대 또는 조선 초 민간음악과 관련을 갖고 있다면 메나리조의 중심인 정선아리랑과도 관련지어 재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국가에서 사용하기 위한 악장이나 현토(한문에 토만 단 형태)악장과 다르게 한글 악장이다. 특히 "享祀 時 擧用”이란 표기와 홀기(笏記)이어 수록한 것으로 볼 때 1783년 개성 성균관 표절사(表節祠) 제향이나 1936년 경현사 제향에서 실제 불린 것으로 볼 수 있다. 15일 제47회 정선아리랑제에 맞춰 ‘7현사’에서 축제 고유제가 있다고 한다. 이 뜻깊은 행사에 충절신 향사 전통을 이어, 이 번에 곡조를 얹어 부르지는 못 하더라도 낭송으로라도 올린다면 의미가 클 것으로 보인다. 일곱 충신들의 위패 앞에서 제를 지내는 것은 충절 정신을 계승하고, 정선아리랑을 가시화 한 역사성을 기리기 위해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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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특집방송..... 흥보전, 국악동요, 판소리 명창로드매일 보는 TV프로그램, 명절이라고 다른 것이 있을까? 집에서 편안하게 즐기는 프로그램일지라도, 의미 있는 가치를 전달하고자 보다 제작진의 특별한 노력이 집약된 것이 바로 특집 프로그램들이다. 올 한가위 역시 이러한 특집 프로그램들이 다양한 형태로 시청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국악방송과 KBS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9월 9일(금) KBS 1TV 낮 12:10, ‘추석 특집 제11회 국악동요 부르기 한마당’ 국악의 멋과 동심이 어우러진 국악 동요를 소개하고 보급하기 위한 프로그램. 1·2차 예선을 통과한 12팀 어린들의 국악동요부르기 경연이 펼쳐진다. 강승화 아나운서와 가수 겸 국악인 양지은, ‘누가 누가 잘하나’의 캠벨 에이시아가 MC를 맡고, 남경주(뮤지컬 배우), 난장앤판, 조수황의 흥겨운 국악 특별 공연도 선보인다. KBS 1TV ‘2022 추석장사 씨름대회(4회)’ 9일(금) 오후 2:10, 10일(토) 오후 2:00, 11일(일) 오후 3:10, 12일(월) 오후 2:10 한가위를 맞아, 태백·금강·한라·백두장사를 가려내는 모래판 위의 대전이 경남 고성국민체육센터에서 펼쳐진다. 천하장사 출신 ‘모래판의 황제’ 이태현 교수가 해설을 맡고, 한상헌, 김종현 아나운서가 중계한다. KBS 1TV 저녁 7:10, ‘추석특집다큐 쇠제비갈매기의 귀향’ 2005년 방송된 ‘안동호 쇠제비갈매기의 비밀’ 이후, 안동시에서 조성한 세계 최초 쇠제비갈매기 인공서식지에 정착한 쇠제비갈매기 가족과 안동호 주민들의 아름다운 공존 이야기를 다룬다.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제작된 다큐멘터리로, 생명의 소중함과 감동을 선사한다. 9월 10일(토) 국악방송 국악방송 라디오 저녁 7:30, ‘2022 추석특집 라디오 창극 <흥보전>’ 민속 대명절 추석을 맞아 풍자와 해학을 곁들인 판소리 흥보가를 라디오 창극으로 재탄생시켜 신명 나고 흥겨운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김학용, 이광복, 이소연, 최용석, 서정금 등의 목소리 출연으로 창극 흥보전의 맛과 흥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악방송 TV 오전 11:00, ‘동편제 길을 걷다 <명창로드>' (IPTV채널 : KT올레tv 251, SK브로드밴드tv 288, LG유플러스 189) 왕기석 국립민속국악원장, 정재숙 전 문화재청장, 신정일 인문학자, 소리꾼 김준수 등이 출연하여, 동편제 판소리의 역사가 담긴 명창의 옛길을 찾아 탐색하며, 우리 소리의 역사를 살펴보고, 현재 대중들에게 판소리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한다. 국악방송 TV 오후 5:00 국악무대 ‘여성국극 삼거리연가 : 능수버들’(서라벌국악예술단 주관) 국악방송 TV 저녁 7:00, ‘국악콘서트 판, <우리들의 국악>’ 우리음악의 매력에 빠져 한국으로 건너 온 국악 외국인들의 무대와 국악의 미래를 이어갈 어린이들의 유쾌하고 발랄한 무대 등 다양한 출연진과 풍성한 음악 선물로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방송인 한석준의 진행, 난시 카스트로(멕시코, 경기소리꾼), 쉬윤페(대만, 해금연주자), 빅토린 블라보(프랑스, 소리꾼), 예움전통연희단(어린이, 강령탈춤극), 박성진(탈북민, 소해금연주자) 등이 출연한다. 국악방송 TV 밤 9:00 추석특집 ‘시대창극 당신의 의미’(도립국악단 주관) KBS 1TV 10일(토)-11일(일) 밤 9:40, ‘추석 특집 4부작 한식 연대기’ 세계를 매혹시킨 근·현대 우리 한식의 위대함을 재발견하고, 격동의 세월을 살아온 이들의 생생한 증언으로 한식 100년의 기억록을 펼친다. 1부 ‘정치의 맛’, 2부 ‘여인, 백년의 밥상’이 추석 연휴에, 3부 ‘한식 주식회사’, 4부 ‘K-푸드 익스프레스’는 추석 이후 목요일에 방영된다. 배우 주상욱이 1-3부, 김규리가 2부 프리젠터를 맡는다. KBS 1TV 10일(토)-11일(일) 밤 12:20 ‘추석 특집 제주어 드라마-저승차사 강림 2부작’ 2018년 이후 꾸준히 제작된 제주어 드라마 시리즈의 일환으로, 영화 ‘신과 함께’의 모티프가 된 제주신화 ‘차사본풀이’를 각색한 드라마. 인간의 몸으로 이승과 저승을 오가게 된 저승 차사 ‘강림’의 이야기로, 제주민들의 죽음에 대한 관념과 장례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9월 11일(일) 국악방송 TV 오후 5:00 추석특집 ‘국립부산국악원 천생연분 시리즈 시즌 2 ‘붉은머리 학 이야기’’ 국악방송 TV 밤 9:00 추석특집 ‘뮤지컬 퍼포먼스 ‘아리 아라리’’(정선아리랑문화재단 주관) 9월 12일(월) 국악방송 TV 오후 5:00 추석특집 ‘마당을 나온 암탉’(국립민속국악원 주관) 추석특집 영화 모음 * 국악방송 TV 9일(금) 밤11시 ‘디아스포라의 노래: 아리랑 로드’ 10일(토) 밤11시 ‘매미소리’ 11일(일) 밤11시 ‘왕의남자’ KBS 한국방송 2TV 9일(금) 오후 11:50 ‘신의 한 수: 귀수 편’ 2TV 10일(토) 오전 10:45 ‘도굴’ 1TV 10일(토) 오후 3:15 ‘광대들: 풍문조작단’ 2TV 10일(토) 오후 9:20 ‘발신제한’ 1TV 11일(일) 오후 1:20 ‘말임씨를 부탁해’ 2TV 11일(일) 오후 10:45 ‘뜨거운 피’ 웃고 즐기는 오락 프로그램도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활력을 줄 수 있지만, 우리의 전통문화와 뿌리를 탐색하는 프로그램들 역시 다른 방식으로 삶의 활력소를 제공할 수 있다. 더 깊이, 오래 갈 수 있는 감동을 느끼는 것 또한 연휴를 슬기롭게 보내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길어지는 코로나 시대, 집에서 즐길 수 있는 현명한 문화생활이 함께 하는 연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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