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6 (목)

[수요연재] 이무성 화백의 춤새(89) 정경파 명인의 살풀이춤 춤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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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연재] 이무성 화백의 춤새(89)
정경파 명인의 살풀이춤 춤사위

1991년 경기도무형문화재 제8호 '승무 살풀이춤' 1대 보유자

  • 특집부
  • 등록 2024.05.0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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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파 살풀이춤.jpg

 

살풀이춤

경기도무형문화재 제8호 '승무 살풀이춤'은 독특한 배경설화가 무복과 춤사위에 반영되어 있다. 예능보유자 정경파(鄭慶波)에 의하면 "어느 아버지가 병이 들어 약을 먹어도 낫지 않고 굿을 해도 안 낫고 백약이 무효라서 그의 외동 딸이 백일기도를 하였다고 한다. 그러자 백발할아버지가 내려와 너의 아버 지는 살이 너무 많이 끼었으니 흰색 옷고름에 흰색 치마저고리를 입고 춤을 추고 수건을 던질 때 수건 날려 살(煞)을 풀어내면 살고 죽으면 죽을 것이니 죽는 순간을 못 보므로 상복(喪服)을 하라”고 했다. 화성재인청 살풀이춤이 두 개의 수건으로 이루어낸 배경설화속의 춤사위를 살펴보면 뒤에 놓여 진 수건 하나는 병든 아버지이고 상징하는 것이다.
 
살풀이춤은 일반적으로 민속음악 가운데 살풀이라는 남도음악 장단에 맞추어 추는 춤이며, 원래 무당들이 신을 접하기 위한 수단으로 추었던 춤인데, 훗날 광대나 기생들에 의해 교방예술로 발전되어 춤의 내용이 한층 예술적으로 다듬어졌고 아름다운 기법과 형식으로 계승, 발전되고 있다. 고운 머리에 비녀를 꽂고 흰저고리와 치마에 버선, 그리고 옷고름이 늘어진 의상과 하얀수건을 쥐고 추는 것이 특징이다. 
 
경기도 무형문화재 승무·살풀이춤은 이동안-정경파-김복련으로 이어진다. 1991년 정경파가 보유자로 지정돼 맥을 이어오다 2000년 작고했고 그에게서 재인청 기본무, 승무·살풀이춤, 진쇠무, 신칼대신무 등의 기예를 20여 년간 사사했던 김복연이 2002년 보유자로 지정돼 현재에 이른다. 

정경파 
이 춤의 보유자였던 정경파는 본래 충북 옥천 태생이지만 그의 선친을 따라 진주에서 살았는데, 진주권번에서 소리를 배워 오다가 한성준(韓成俊)·박성준에게서 춤과 창을 사사받았다. 그 뒤 화성재인청 출신인 김인호(金仁鎬)에게서 춤을 배워 당시 춤의 명인으로 이름이 나있던 이동안의 영향을 받아 승무·살풀이춤·타령·굿거리·검무·농악·신칼대신무 등을 사사받았다. 평생 화령전에서 지내면서 화성 재인청의 춤을 전파했다.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8호 승무·살풀이춤은 화려한 기교를 절제한 단아함이 매력이다. 현재 이매방류(호남류) 승무·살풀이의 춤동작이 재고 경쾌한데 반해 경기도의 승무 살풀이는 호흡이 길고 밑으로 깔리는 가락이어서 다소 난해하지만 근엄한 우아미의 깊이는 중후하다.
 

옥당(玉室) 정경파(鄭慶波)

1991년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8호 '승무 살풀이춤' 1대 보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