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이규진(편고재 주인)
초기 청자나 하품의 도자기가 아니면 초벌구이는 흔치 않다. 테토를 빚어 성형을 해 초벌구이를 한 후 유약을 입혀 재벌구이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도자기 소성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초벌구이와 재벌구이를 한 후 한 번 더 소성을 한 삼벌구이가 있다고 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더구나 외국의 경우도 아니고 우리나라에서 그런 도자기가 있다고 한다면 궁금증은 더욱 높아진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를 주장하고 있는 사람이 일반인이 아니라 보성에서 분청덤벙 재현을 위해 도자기를 직접 제작하고 있는 도예가의 주장이라고 하면 한 번쯤 귀 기울여 볼 필요는 있는 것이 아닐까.
방법은 이렇다고 한다. 즉 성형을 한 기물을 초벌구이를 한데다 덩벙질을 한 후 재벌구이를 한다. 그런 후에는 유약을 입혀 다시 삼벌구이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면 중국에도 유례가 없고 우리나라에서도 알려져 있지 않은 이러한 소성방법은 왜 필요한 것일까. 그에 대한 설명은 또 이렇다. 초벌구이를 한 후 덩벙질을 하고 유약을 입혀 재벌구이를 할 경우 삼투압에 의한 기물의 주저앉음 현상이 생기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재벌구이만을 할 경우 덤벙이 아닌 반덤벙을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덤벙의 경우는 삼벌구이를 해야 한다는 것이 그 요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삼벌구이는 비용과 시간과 노력이 배가되다보니 보성 도촌리와 고흥 운대리의 분청덤벙은 그 제작기간이 30여년에 불과한 일시적인 제작방법으로 보여진다는 주장도 하고 있어 주목된다.
분청덤벙의 이와 같은 삼벌구이의 주장에 대해 나는 아직 어떠한 결론도 갖고 있지를 못하다. 오래 전 도촌리와 운대리를 답사한 적이 있고 두 가마터에서 출토된 비교할만한 분청덤벙편도 조금은 갖고 있지만 상기 주장에 대해 나로서는 판단을 내릴 그 어떤 자료도 근거도 갖고 있지를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벌구이라는 새로운 주장 때문이었을까. 자료를 찾다보니 다시 꺼내 들게 된 것이 분청덤벙준편이다.
분청덥벙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보성의 도촌리와 고흥의 운대리를 떠올리게 된다. 보성이야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일본인들에 의해 널리 알려져 왔지만 고흥은 근래 들어 가마터 조사와 발굴이 이루어지면서 이제는 오히려 그 평판이 보성을 능가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밖에도 충청도와 전라도 장흥 등지에서 분청덤벙이 발견되고 있는 모양이지만 아직까지는 미미한 형편이어서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 것 같다. 그런데 보성 도촌리와 고흥 운대리의 분청덤벙을 비교해 보면 전자가 비교적 백분이 곱게 입혀지는데 반해 후자 쪽은 조금 거친 느낌이 든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분청덤벙준편은 다리 부분만 남은 것으로 상준이나 희준인 것만은 분명한데 어느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남은 것이 다리 한쪽이다 보니 머리가 없는 상태에서 상준과 희준의 구별이 불가능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핸디캡을 제하고 나면 남은 도편만으로도 대단한 기물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남은 몸체 일부를 떠받치고 있는 지름 5.5Cm의 우람한 다리 형태를 보고 있노라면 얼마나 큰 기물이었는지 짐작 자체가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이 큰 기물 전체에 덤벙을 히고 있다는 사실이다. 덥벙은 피부 자체가 거칠어 고흥 운대리 보다는 보성 도촌리 것으로 보이는데 여하튼 크기며 덤벙이며 모두가 흔하게 볼 수 없는 것이어서 비록 다리 한 쪽만 남은 불구의 몸이기는 하지만 감탄과 놀라움을 금할 수 없게 만들고는 한다.
일본 니포노폰 취입 조선민요 ‘경성란란타령’, 1913년 Nipponophone 6170 SP음반.(국악신문 소장자료) ...
쏘가리 문양 도편 한 점 없이 이규진(편고재 주인) 계룡산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조선 왕도로서의 도읍지를 생각한다면 무학대사를, 민속신앙의 터전을 염두에 둔다면 신도...
1897년 8월 13일 ‘대조선 개국 505회 기원절 경축식’에서 계관시인 윤치호가 작사한 무궁화노래(찬미가 제10장)가 처음 발표된 독립관 전경. 현 애국가의 원형 ‘...
경기검무 경기검무(京畿劍舞)는 서울 및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전통 악기의 반주에 맞춰 칼을 들고 휘두르며 추는 춤 및 그 기술을 보유한 사람을 의미한다.경기검무는...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축제로 손꼽히는 남원춘향대전(남원춘향제)이 오는 5월 10일(금)부터 5월 16일(목)까지 7일간 남원시 광한루원 일대에서 열...
4월 18일부터 20일, 남산국악당에서 아트플랫폼 동화의 모던연희극 ‘新칠우쟁론기’가 펼쳐졌다.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지...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봄비가 촉촉이 땅을 적시는 4월,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지 6개월이 된 채치성 예술감독님을 만났다. 그는 국악방송 사장, KBS 국악관현...
2024 쿼드초이스_틂 (사진=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 나승열)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대학로극장 쿼드의 ‘쿼드초이스’...
지난 4일, 국립국악원은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KBS국악관현악단,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관현악단 118명으로 구성된 연합 관현악단 무대 ‘하나되어’를 국...
칠순을 넘어서는 길목에서 중견작가 김경혜(영남이공대 명예교수) 작가의 열번째 작품전이 오는 16일부터 25일까지 10일간 대구시 중구 슈바빙 갤러리에서 열린다.전시되는총 50여 개...
국립국악관현악단의 관현악시리즈 III ‘한국의 숨결’이 KBS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 박상후의 지휘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펼쳐졌다. (사진=국립국악관현악단...
한상일(1955~) 대구시립국악단 예술감독 및 상임지휘자는 국악에 입문한 지 올해로 60여 년을 맞는다. 때 맞춰 지난 1월 25일 서울문화투데이 신문에서 선정하는 제15회 문화대...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지난 3월 22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서울시국악관현악단 2024 명연주자 시리즈 ‘공존(共存)’ 무대가 펼쳐졌다. ‘명연주자 시리...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지난 12일부터 22일, 국립정동극장은 대표 기획공연 사업 ’창작ing’의 두 번째 작품, 소리극 ‘두아:유월의 눈’을 무대에 올렸다. ‘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