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1 (수)

[인터뷰] 사할린한국교육원 개원 30주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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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할린한국교육원 개원 30주년 맞아

사할린한국교육원의 한국어와 한국 문화 전파

2023년 12월 10일은 사할린한국교육원 개원 30주년이다. 새고려신문 배순신 기자는 사할린한국교육원에 대한 이야기를 정승훈 사할린한국교육원장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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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한국교육원장 정승훈

 

- 원장님, 우선 개원 30주년 축하드립니다. 사할린한국교육원이 그동안 진행한 주요 사업을 소개해주신다면.

- 큰 틀에서 보면 한국교육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한국어와 한국 문화 전파입니다.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자면, 첫째, 교육원에서 직접 운영하는 한국어 수업과 한국 문화수업이 있습니다. 둘째, 한국어를 채택한 학교들이 한국어 수업을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입니다. 셋째, 사할린 내 각종 한국어/한국문화행사를 지원하는 일입니다. 한국어 말하기 대회나 K-Pop 대회 지원 등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넷째, 올해 시작한 사업인데요, 4년제 대학 졸업하신 분들이 원하시면 한국어 교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On-line 코스를 사할린국립대학교에 개설해서 10월부터 강의 시작했습니다. 다섯째, 사할린주 여러 지역에 분포한 한글학교를 지원하는 일도 맡고 있습니다.

 

- 30년간 교육원 수업을 수료한 학생들의 수치는 어떻게 되는지요?

- 이것은 통계 자료가 정리되어 있는지 확인을 해봐야 정확히 알 수 있을 듯합니다. 최근엔 러시아인들이 한국어 수업을 많이 신청하는 추세인데요, 우리 동포들, 특히 동포 학생들이 많이 신청해줬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습니다.

 

- 교육원에서 교육원 자체 수업 외에도 한글학교 수업, 한국어 채택학교도 지원을 하신다고 하셨는데요 어떤 지원인가요?

- 정확하게 말씀드리자면 한글학교 지원은 재외동포청 지원 사업(외교부)이고요, 한국어 채택학교 지원은 교육부 지원 사업입니다. 한국어 채택교 같은 경우에는 수업자료 및 도구 지원과 한국어 관련 행사 지원을 합니다. 내년엔 한국어반 우수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할 계획으로 예산을 신청할 것입니다. 예산을 받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한글학교는 학생 숫자에 따라 예산을 지원합니다. 하지만 예산 사용 범위는 제한돼 있습니다. 강사 인건비, 수업자료 구입, 한글 관련 행사, 임차비용 등에만 쓸 수 있고 자산 취득한다거나 개인적 용도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 9월 1일부터 새학기가 시작되었는데 현재 교육원 수업에 몇 명이 수강하고 있고, 어떤 교육과정이 있는지요?

- 한국어 수업의 경우 입문반, 초급반, 중급반을 운영하고 있고요, 한국 문화수업 2개 반(한누리반, 주부반)과 1월에 추가 개설된 한국어와 한국문화반이 있습니다. 지금 수업을 받는 사람은 230명 내외입니다.

 

- 현재 교육원에 강사진과 몇 명의 강사가 강의 중인지 궁금합니다. 한때 한국어교사가 부족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 현재 강사는 모두 8명(한국어 교사: 임 엘비라 교수님, 코르네에바 인나 교수님, 정혜경 동양김나지아 선생님, 이 알비나 선생님, 코로트코바 알료나 선생님, 문 베로니카 선생님; 한국문화 강사: 설원화 선생님, 박영자 선생님)입니다. 한국어 수업은 교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만 가르칠 수 있기 때문에, 학교 선생님들과 사할린국립대 한국어과 교수님들, 그리고 졸업을 앞둔 한국어과 학생들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법이 바뀌어서 졸업을 앞둔(교사 자격 취득 전) 학생들도 강의를 할 수 있습니다. 어제 교육원 교육 수요자 만족도 결과를 보고했는데요, 설문조사 항목 중에 '교사들은 수업을 충실하게 운영하며, 학습 수준에 맞게 학생을 지도하는가?'라는 항목에 대한 응답이 아주 높게 나왔습니다. 응답자 126명 중, 116명이 '매우 그렇다'고 했고 '그렇다'라고 응답한 수강생이 나머지 10명이었습니다. 교사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다는 의미입니다. 우리 강사분들께 감사하는 마음뿐이죠.

 

- 교육원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직원진 구성은 어떻게 되어 있습니까?

- 현재 전일제(정식) 직원은 3명이고, 1명은 계약제 회계사입니다. 1명은 교육원의 전체 살림과 행정일을 담당하고 있고, 1명은 통(번)역과 행정, <에트노스>아동예술학교 어린이 한국어교육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1명은 운전과 교육원 시설 관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 코로나 사태 이후, 제재 상황에서 한국과의 교류가 많이 감소되었는데 교육원에서는 이와 관련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요?

- 직항이 없어져서 너무나 아쉬움이 큽니다. 예전처럼 직항이 있다면, 한국과 많은 교류 사업을 추진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이동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언젠가 직항이 다시 개설 될 때를 대비해서 온라인 교류나 소수 학생들일지라도 한국을 방문하는 기회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현재는 일부 극소수의 학생들만이 한국 방문 연수 혜택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 매우 안타깝습니다.

 

- 최근 어떤 교육원 행사들이 실시됐는지요?

- 지난 여름방학 때, 한국어/문화 캠프를 열었습니다. 코르사코브를 비롯하여 아니바, 녜웰스크, 홈스크 등 지방도시에서 개최하여 많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10월 20일 말하기 대회, 12월 1일 K-Pop 축제도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12월 8일엔 사할린한국교육원 개원 30주년 기념 행사가 있습니다.

 

- 앞으로 사할린한국교육원의 계획은 무엇인지요?

- 지방 도시(홈스크, 아니바, 녜웰스크, 돌린스크, 마카로브) 학교들이 한국어 채택을 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지원하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한글학교가 없는 도시들에 한글학교 설립을 돕는 것도 중요하고요. 제가 맡은 일은 교육과 문화 분야이기 때문에. 한국과의 문화 교류에도 관심을 가지고 교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사할린 학생들이 한국의 대학이나 대학원에 많이 진학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 교육원장으로서 사할린동포들에게 하시고 싶으신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 세계 어느 곳에 살더라도 우리 동포들은 평균 이상으로 잘 삽니다. 머리가 좋고 부지런하기 때문입니다. 동포들이 잘 사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고 뿌듯합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우리말을 사용하고, 쓸 줄 아는 동포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나는 한국이 아니고 러시아에서 살 것인데, 한국어가 왜 필요해?'라고 말씀하시면, 별로 할 말은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러시아에 살더라도 한국인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우리 말과 글을 반드시 배워야 할 것입니다. 말과 글(언어)에는 그 민족의 사유와 문화의 정수가 담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한류의 영향으로 지금 전 세계 사람들이 앞다퉈 배우고 싶어하는 언어가 한국어이고요, 앞으로 한국 경제와 문화는 더욱 성장해서 한국은 최고의 선진 강국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동포 여러분 한국어를 배웁시다! 늘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교육원 개원 30주년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리며 귀 교육원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새고려신문=배순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