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30 (화)
춘앵무
19세기 초 조선 순조(純祖) 창작된 궁중정재의 하나로 순조의 아들 효명세자가 순원왕후의 탄신 40주년을 기념해 지은 춤이다. 버드나무 가지에서 맑게 지저귀는 꾀꼬리의 모습을 보고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궁중 대잔치 때 화문석 하나만 깔고 한 사람의 무기(舞妓)가 그 위에서 주악에 맞춰 추는 춤으로 무산향과 더불어 궁중무용의 유일한 독무다. 춘앵무는 지극히 절제된 춤을 추기 때문에 그 움직임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심소 김천흥은 1909년 한성부에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났고, 정동보통학교를 졸업 후 1922년에 이왕직 아악부 아악사양성소 2기생으로 입소했다. 1923년 순종황제 오순탄신연에 무동으로 참가하여 '조선의 마지막 무동'으로 불렸다. 해금을 전공, 양금을 부전공으로 하여 1926년에 졸업하였다. 그는 1940년까지 이왕직 아악부에 근무하며 아악수, 아악수장을 역임했다.
궁중정재의 대가로 통했으며, 국립국악원 무용단에서 평생 후학을 양성했다. 민속무용에도 일가를 이루어 살풀이춤, 승무로 무대에 서기도 했으며, 2007년 99세로 타계하기까지 국악계의 대원로로 활동했다.
만년까지 국립국악원 무용단에서 이애주, 인남순 등 제자들을 지도했고, 중요한 사승 인맥 중 한 사람이 한성준이다. 궁중무용은 정악 거문고의 대가였던 이수경에게서 배웠으며, 권번 재직시절에는 탈춤과 같은 민속무용을 배우는데에도 주력하여 궁중무용과 민속무용을 겸전했던 몇 안되는 인물 중 하나가 되었다. 그 때문에 살풀이춤이나 승무로도 제법 많이 무대에 섰다.
장기는 '처용무'와 궁중 정재 가운데 독무인 '춘앵전'이다. 춤에만 능했을 뿐 아니라 정재 전반의 구성에도 탁월한 면모를 보였는데, 특히 창사(唱詞)도 잘했다. 담백한 창법으로 부르는 그의 창사는 일품으로 꼽힌다.
김천흥(1909~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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