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2 (목)

[휴일의 詩] (133) 5월/ 이 해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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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의 詩] (133) 5월/ 이 해 인

  • 특집부
  • 등록 2023.05.1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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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사진=신길복)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초록의 서정시를 쓰는 5

하늘이 잘 보이는 숲으로 가서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오

 

피곤하고 산문적인 일상의 짐을 벗고

당신의 샘가에서 눈을 씻게 하십시오


물오른 수목처럼 싱싱한 사랑을

우리네 가슴 속에 퍼 올리게 하십시오


말을 아낀 지혜 속에 접어 둔 기도가

한 송이 장미로 피어나는 5

 

호수에 잠긴 달처럼 고요히 앉아

불신했던 날들을 뉘우치게 하십시오


은총을 향해 깨어 있는 지고한 믿음과

어머니의 생애처럼 겸허한 기도가

우리네 가슴 속에 물 흐르게 하십시오


구김살 없는 햇빛이

아낌없는 축복을 쏟아 내는 5

어머니, 우리가 빛을 보게 하십시오

 

욕심 때문에 잃었던 시력을 찾아

빛을 향해 눈뜨는 빛의 자녀 되게 하십시오


추천인:김윤식(단원회 회원)

기도의 시인 이해인 수녀님의 시.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으니 분명 "아낌 없는 축복을 쏟아 내는 5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