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일)

[PICK인터뷰] 한국춤 평론가상 특별상, '김나영 아리예술단장'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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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인터뷰] 한국춤 평론가상 특별상, '김나영 아리예술단장' 수상

안동 '원이엄마' 실화....'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 종천지애' 춤극
안동제비원 설화를 근간으로 한 춤극 '연이'/전통춤사위로 펼치는 춤극/안동출신 전주대사습 장원 김나영

한국춤평론가회에서 2022 한국춤평론상 특별상에 김나영 아리예술단 단장 겸 예술감독을 선정했다. 한국춤 평론가상은 매년 작품상과 춤연기상 특별상을 선정하는데 작품상에는 서연수 한양대 무용학과 교수의 걷다, 바라보다, 그리고 서다를 선정했다. 춤연기상은 안무가 안은미와 박호빈 제로포인인트모션 대표에게 돌아갔다. 특별상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부설 세계민족무용 연구소 창설에 혁혁한 역할을 한 허영일 전 세계민족무용연구소 소장과 경북 안동에서 한국 전통춤을 근간으로 한 창작 춤극의 씨앗을 심고 가꿔온 김나영 아리예술단 단장겸 예술감독이 선정되었다.


김나영 아리예술단장은 2016년부터 경북 안동에서 원이엄마 실화를 소재로 춤극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종천지애>을 제작하여 30여회의 공연을 올린바 있다. 2020년도에는 안동 지역의 제비원 석미륵과 연이낭자 설화를 소재로 한 춤극<연이>를 제작하여 2022년까지 매년 무대에 올렸다. 춤극 <연이>전형성의 밀도 있는 춤극 형식으로 안동지역의 난감한 춤 여건을 극복해 이만한 작품을 만들어가는 아리예술단은 박수를 받아야 마땅하다는 평을 받은 바 있다.


또한 김단장은 2022년 사단법인 한국전통춤협회 안동시 지부를 창립하여 안동지역민들의 전통춤 향유권과 전통춤계의 발전을 위해서 열정을 다하고 있다시상식은 14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월간 사무실에서 열렸다. 기미양 객원기자가 김나영 수상자를 11일 찾았다.


Q. 한국춤 평론가회가 주는 이 상의 위상과 선정 기준은 무엇인가요.

A. 1982년에 발족한 한국춤 평론가회는 춤 리뷰뿐만 아니라 춤계 동향에 대해 우리나라 춤 발전에 기여해 왔다. 매년 한국의 무용계에서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는 무용가들 중에서 작품상과 춤 연기상 특별상을 제정하는데 특별상은 서울에서 한 명과 지역의 무용계에서 한 명을 선정합니다. 전체적으로는 자기 자리를 묵묵히 지켜온 이들의 가치가 선정 이유였다. 내가 받은 특별상은 무용계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경북 안동에서 한국전통춤을 근간으로 한 창작춤의 씨앗을 심고 가꾸고자 노력해온 기여가 인정되었다.’는 것이 선정이유라고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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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한국춤평론회에서 2022 한국춤평론가상 특별상에 김나영 아리예술단 단장 겸 예술감독을 선정했다. 왼쪽부터  조은경 월간 춤 주간, 김경애 댄스포럼 발행인, 김나영, 심정민 한국춤평론가회 회장, 유인화 춤평론가, (사진=월간 춤). 2023.01.14.

 

Q.  심사위원 8분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심사에는 김경애 ,유인화, 심정민, 박민경, 조은경, 정기헌, 권경하, 윤대성 평론가회원이 맡았다. 모두 국내 정상급의 평론가 분들이십니다.


Q. 서울에서 활동하시다가 어떻게 유교 사상의 질서가 뚜렷이 남아있는 무용계 불모지라는 경북 안동에서 활동을 하시게 되셨나요.

A. 고향 안동에서 <왕의 나라> 등 뮤지컬 공연이 인구 16만의 도시에 비해서 활발하게 펼쳐지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국립무용단 활동 등으로 무용수뿐만 아니라 국립무용단 중견단원 발표회와 국립창극단, 국립극단 공연의 안무,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첫 개인발표회 등 다양하게 안무자의 역할을 했었지요.  국립무용단 퇴임 후에도 재단법인 서울예술단에서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가무악 공연 <네가 마음을 보느냐> 등의 작품 활동과 서울 강동아트센터와 대구 수성아트피아 등 큰 무대에서도 끊임없이 전통춤 공연과  창작춤 작업을 계속해 왔습니다.  그동안 연마해온 역량으로 상대적으로 한국춤문화 활동이 저조한 고향 안동에  춤예술 문화를 꽃피우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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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춤극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종천지애’의 한 장면. (사진=아리예술단). 2019.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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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춤극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종천지애’의 한 장면. (사진=아리예술단). 2019.06.07.

 

Q. 처음에 안동에서 첫 공연 기획서를 냈을때 반응은 어떠했는지요. 특히 2016년부터 경북 안동에서 원이엄마 실화를 소재로 춤극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종천지애첫 공연은 많은 관심을 가진 걸로 알고 있습니다.

A. 첫 기획안을 내었을 때는 싸늘한 냉대를 받았다는 기억이 선명합니다. 일단 무용공연은 예술인들만 알지 일반 관객은 도무지 뭘 하는지 모른다는 선입견을 보일 정도로 춤의 가치가 평가절하 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춤극이라는 형식 자체도 안동에서는 처음 보여지는 형식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미 원이 엄마 내용을 소재로 한 다른 장르의 공연이 있는데 왜 같은 것을 공연하느냐는 것이었고..... 동일 소재로도 전혀 다른 공연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춤 작품은 전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공연은 대단한 호평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지역 문화예술계에서 차원이 다르다라는 평가를 들었습니다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행 전통예술지역브랜드 사업에 최우수작품으로 선정되어 상설공연 10회 동안 10회 모두 관람한 관객분들이 다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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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한국춤평론회가 2022 한국춤평론가상 특별상에 김나영 아리예술단 단장 겸 예술감독을 선정했다. 사진은 상패. 2023.01.14.

 


Q. 조선조에 살다 간 '원이엄마'라는 실화를 다룬 '종천지애' 작품 구성과 주제는?

A. 1장 신들의 게임, 2장 달빛 아래 월영교의 사랑, 3장 혼례, 4장 초야, 5장 어느 봄날6장 상중, 7장 이별의 선물 :미투리와 편지, 8장 천도무, 9장 유혹의 회오리, 10장 생명의 빛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주제는 인간이라는사랑의 숭고함을 보여주는 것입니다.<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은 세월 속에 묻혀 있던 한 여인의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를 부활시켜서 창의적으로 재해석하고 재구성한 한국전통창작춤극이죠. 


"물질주의와 기계주의와 이기주의와 무도덕주의가 만들어낸 거대한 괴물에게 짓밟힌 무력한 현대인들의 감성과 영혼에 울림을 주는 보편적 진리, 즉 사랑의 숭고함을 심미적으로 보여주고자 합니다."(작품 기획 노트에서) 


"죽음의 신과 생명의 신이 쌍둥이로서 원래는 하나라는 동양철학의 일원론에 바탕을 두면서 인간의 사랑과 생명에 대한 신념이 두 신을 화해시킨다는 인간 정신의 위대함을 표현했다 ” (예술총감독 김사라의 인사말 중에서)


Q. 설화를 다룬 연이의 구성과 주제는?

A. 장면에 따라 전통 판소리가 중심이 되면서 사설과 전통 춤사위로 구성했습니다. 작품을 크게 본다면 주인공 연이가 바라보는 세상, 연이를 바라보는 세상으로 나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연이는 내면의 빛을 바라보고 연이가 보는 세상에는 자기중심의 사람들이 세상을 누비고 있지만, 세상 사람들은 탐욕의 대상으로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그들의 눈에 비친 연이는 자기중심 인간 중심을 초월해 있기 때문입니다.

좀 더 세부적으로 본다면 춤극 총 4막으로 구성되어..... 프롤로그-삶의 수레 바퀴 안에서, 1장 이승의 어느 봄날, 2장 떠나가는 길, 3장 저승, 4장 다시 이승, 에필로그- 또 다른 세계로 구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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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춤극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종천지애’의 한 장면. (사진=아리예술단). 2019.06.07.

 

Q. '종천지애'는 남녀의 사랑을 다룬 춤극이고 연이는 생명을 다룬 내용으로 소개되었는데. 작가가 추구하는 특별한 철학이라면 동시대적 키워드와 연결된다면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싶으신가요?

A. 내가 만들어 내는 작품은 근원적인 공통점을 지닙니다. 자기 성찰을 통해서 이 세상을 좀 더 평화롭고 아름다운 삶의 공간으로 만들어가자는 것입니다.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종천지애>는 신들도 감동시키는 인간의 사랑, 제비원 석미륵과 연이 낭자 설화를 소재로 한 <연이>는 인간 중심의 삶을 초월한 모든 생명에 대한 존중과 사랑을 부각시킴과 동시에 사랑의 이름으로 포장된 집착이 불러오는 파멸을 함께 보여 줍니다. 2023년도에 올려질 하회탈 이야기를 소재로 한 신작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자기 성찰이 없는 인간의 무지함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아름다운 삶, 평화로운 세상을 화두로 하고 있지만 각 작품마다 조금씩 집중하는 포인트가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시대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생명의 가치가 인정받고 서로 어우러지는 평화와 사랑이 아니겠는가. 그렇다고 작품이 난해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불필요하다. 매 작품마다 재미와 감동이 함께하는 구성을 염두에 두고 기획 및 제작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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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안동제비원 설화에서 모티브를 찾아서 만든 춤극 '연이' 2022.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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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안동제비원 설화에서 모티브를 찾아서 만든 춤극 '연이' 2022.10.22.

 

Q. 무용수들이 안무를 받으면서 작품을 이해하는데 어떻게 설득을 하시나요. 어떤 부분을 강조하시나요. 눈빛, 배역의 역활, 배역의 내면, 관객의 시선. 등등

A. 우선 작품 전체의 흐름에 대해 설명을 합니다. 각 장면에 따라서 사랑. 미움, 연민, 증오 등의 내적 에너지의 흐름의 변화를 정확하게 설명하면서 그에 따른 움직임(율동)의 성질도 달라지도록 유도합니다. 물론 관객의 시선도 의식해야 한다. 주역들에겐 더욱 다양하고 섬세한 표현을 요구합니다. 말로 설명함에도 의태어 의성어 여러 가지 비유외에도 몸짓과 표정까지 총 동원해서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나올 때까지 소통하고 대화를 주고 받습니다. 


인간의 마음의 다양한 변화처럼 각각의 장마다 배역과 역할, 개성에 대해 그 특징들을 상세히 설명합니다. 물론 관객의 시선도 의식해야 하죠. 주역들에겐 더욱 다양하고 섬세한 표현을 요구하죠. 말로 설명함에도 의태어 의성어 여러가지 비유 등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사용해서 작품속으로 끌여들입니다. 장면마다 저마다의 특성을 무시한다면 춤극으로서의 특성을 상실하게 됩니다. 설정된 역할과 변화하는 상황에 따라서 움직임의 성질과 호흡, 고개짓 하나와 한순간의 눈빛등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기에 일일이 원하는 것이 표현될 때까지 요구하는 편입니다. 무용수들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까다로운 안무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인가 주역 무용수에게서 디테일의 여왕이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고합니다. 예술은 디테일로 완성된다. 더구나 군무로 이루어지는 춤극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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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올해 발표하는 작품과 기획의도는? 

A. 2023년도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 2022년 4월에 대본을 완성했다 .하지만 좀 더 다듬어서 작곡자에게 전달하려고  작업 중이다.대사나 가사 등 스토리 이외에 세부적인 영역까지 명확하게 기술한다. 나는 안무와 연출자의 입장에서 대본을 만들기 때문에 마치 눈 앞에 공연을 보는 듯이 대본을 쓰려는 습관이 있다. 내용은 하회탈의 제작에 얽힌 허도령의 이야기라고들 하는 설화를 소재로 한다. 마을에 재앙이 들었는데 그 재앙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허도령이 신령한 탈을 완성시켜야 한다. 그 탈을 완성시킬 때까지 아무도 그 작업과정을 들여다보면 안되는 상황에서 , 사랑하는 여인이 그리움을 견딜 수 없어서 작업 공간의 문을 들어서는 순간 허도령이 피를 토하고 죽는다는 내용의 설화를 소재로 한다.이전의 작품들도 그래왔듯이 소재만 가져올 뿐 나 자신만의 주제의식으로 작품을 구성할 것이다.이전 작품들 보다는 다양하게 판타지적 요소를 이용해서 높은 의식의 내용을 신명하는 판으로 짜보고자 한다. 


Q.  안동 소재의 안무작에 집중하는가?

A. 물론 안동지역의 제재만으로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안동이 고향이고 또 안동에는 다양한 작품 제재가 정말 많기 때문이다. 전설 설화에서부터 역사적 인물들....퇴계 이황, 서애 유성룡 같은 대학자나 임청각으로 많이 알려진  석주 이상룡 외에도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많은 지역이다.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이육사도 안동 출생이다. 감동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소재가 많다는 것이다.  역사적 인물들을  교과서적인 접근을 뛰어 넘어서  큰 울림의 감동이 있게  작품화할 수 있다. 나는 무엇인가를 하기 시작하면  그 것에 집중하지만 항상 열린 마음으로 깨어있고자  노력하는 사람이다.


30여 년 전부터 김단장의 춤사위와 작품을 지켜보면서 느끼는 것은 '신은 디테일에 있다'(God is in the detail)라는 말이 떠오른다. 막이 오르고 얼마지나지 않아서 관객은 촘촘한 구성에서부터 사이 사이 숨겨진 디테일에 끌려가기 시작한다. 이어서 무용수들은 이제 막 물이 오른 푸릇푸릇한 버드나무처럼....흥청 늘어지다가 어느새 종달새처럼 하늘 높이 튀어오른다. 사랑과 생명을 잉태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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