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일)

[이슈 분석] 쉽고 알찬 디지털 국악사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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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쉽고 알찬 디지털 국악사전이 왔다

국립국악원, 온라인 ‘국악사전’ 공개
‘궁중·풍류’편 419개 표제어 수록
K-국악 알리는 다국적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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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국립국악원 국악사전 누리집 첫 화면. 현재 ‘궁중·풍류’ 관련 표제어들이 수록되어 있다. (사진=국립국악원 제공) 2022.12.1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국악에 대한 알찬 정보를 만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립국악원(원장 김영운)은 지난 12월 1일(목) 누리집 내에 구축된 ‘국악사전’(www.gugak.go.kr/ency)을 일반에 공개했다. 글, 음원, 사진(2D·3D), 및 영상자료를 포함한 온라인 사전 형태이며, 인터넷 접근 가능한 환경이라면, 누구나 손쉽게 사전을 접할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된 사전은 ‘궁중·풍류’에 관한 419개의 표제어(사전에 등재된 단어·말, 뜻풀이의 대상이 되는 표시항목)와 2,200여건의 다양한 자료가 수록되어 있으며 궁중음악, 궁중춤, 민간 풍류음악 등에 관련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국립국악원에 따르면, ‘국악사전 중장기 계획’에 따라, 향후 ‘민속편’(2차, 2022-2023), ‘국악사·국악이론편’(3차, 2023-2024), ‘인명편’(4차, 2024-2025), ‘다국어 사전’(5~8차, 2025-2028, 외국인 및 정보취약계층 정보제공 확대)을 주제로 표제어를 추가하여 사전의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표제어는 악곡, 악기, 춤, 복식으로 구분되어 있고, 각 표제어는 글(본문), 동영상, 사진(이미지), 음원, 3D악기의 형태로 확인된다. 때문에, 사전은 복합매체를 갖춘 신개념 국악 컨텐츠를 지향한다.


김영운 국립국악원장은, 12월 1일 ‘국립국악원 국악사전 기자간담회’에서 ‘국악사전’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2021년, 개원 70주년을 계기로 국립국악원의 모든 연구와 공연성과를 집대성하기 위해서 사전 제작에 착수했고, 그 첫 결과물이 국악사전 ‘궁중·풍류 편’입니다. 정확한 학술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글, 영상, 음원, 도판(그래픽)을 다양하게 활용한 점은 국립국악원 국악사전이 내세우는 특장점입니다. 앞으로 이 사전을 완성할 수 있도록 이용자들께서 많이 활용해주시고, 의견을 보태주신다면 사전은 더욱 발전할 것입니다. ‘국악사전’이 한국문화 알리는 대표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사전의 제작을 위해, 국악계 각 분야 전문 학자 50여명이 참여하였다. 이들은 지난 2월 ‘국악사전 토론회’를 열어 각 용어의 해설방식에 합의하는 노력을 기울이며, 표제어에 관한 폭넓고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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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좌우일불일전이무’ 같은 춤동작의 경우, 국립국악원 무용단원의 표준화된 동작 시범 영상이 특별 제작되어 사용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사진=국립국악원 제공) 2022.12.01.

 

또한 기존의 ‘국악대사전(장사훈, 1984)’, ‘한겨레음악대사전(송방송, 2012)’ 등 개인연구자가 편찬한 사전 이후, 축적된 연구 성과를 반영하여 최신의 정보를 수록하고, 각 음악과 춤을 확인할 수 있는 음원, 영상, 사진 등을 폭넓게 활용했다. 이를 위해 기존 고악보·고문헌에서 최신 영상자료까지 활용하는 것은 물론, 쉽게 보기 힘든 ‘춤동작’의 경우, 국립국악원 무용단원이 표준화된 동작을 직접 시범하는 영상을 특별 제작하여 사용자들의 이해를 돕기도 한다. 국악기의 경우, 3D 이미지로 소개되어 이용자들은 보다 입체적인 악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국립국악원 측은 이번 사전에서, 12가사 전곡의 연주 음원을 편집 없이 온전하게 제공하고 있으며, 국립국악원 소장 고서들의 고화질 사진들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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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오늘의 표제어 ‘송서’. 아래의 ‘자세히보기’를 클릭하면, 관련 자료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창으로 이동한다. (사진=국립국악원 제공) 2022.12.01.

 

찾고자 하는 정보가 없어도, 사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사전의 첫 화면에 매일 새롭게 소개되는 ‘오늘의 표제어’를 활용하는 것이다. 표제어를 클릭하면, 관련 글, 영상 등 다양한 자료를 한 눈에 볼 수 있고, 자료를 접하면서, 몇 번의 클릭으로도 국악 상식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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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용무’로 검색하면, 3개의 표제어(처용무, 처용무, 학연화대처용무합설)를 확인할 수 있다. ‘국립국악원 국악사전’ 모바일 버전 캡쳐 화면. 2022.12.1

 

또한 이번 사전은 그 동안 국악계에서 혼용되거나 산발적으로 흩어진 자료들을 집대성하고자 하는 집필진들의 노고가 녹아있다. 예를 들어, ‘처용무’를 검색어로 치면, 3개의 표제어를 확인할 수 있는데, 각각은 다음과 같다.


▶‘처용무’(‘춤-작품-관아·교방춤’의 하위분류, ‘신라시대부터 전해오며 처용가면을 쓰고 추는 춤’)

▶‘처용무’(‘춤-작품-정재-향악정재’의 하위분류, ‘신라의 처용 설화에 기원을 둔 향악정재의 하나로 다섯 명의 무용수가 처용 가면을 쓰고 추는 춤’)

▶‘학연화대처용무합설’


즉, ‘처용무’의 혼용되는 개념을 두 가지로 명확하게 분류·정의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세 번째 표제어 ‘학연화대처용무합설’도 함께 언급되는 것으로 보아, ‘처용무’와 동일한 개념을 포함하는 표제어도 함께 검색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표제어로서의 ‘처용무’와 뜻뿐만 아니라, ‘본문(다른 표제어에 ‘처용무’가 언급된 경우)’, ‘동영상’, ‘음원’ 등의 형식으로 언급된 경우도 함께 검색되어 ‘처용무’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다.


일부 포털 사이트에서 ‘국악사전’ 검색어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접근 가능한 포털사이트 역시 순차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또한, ‘국립국악원 누리집-연구·자료-국악사전’ 순서로 들어가도 ‘국악사전’을 이용할 수 있다. 사전 첫 화면에 ‘의견제시’란을 마련하여 사용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사전의 수정·보완에 반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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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국악박물관 3층에 마련된 국악사전 체험 공간. 이곳에서 특강·체험 활동이 진행중이다. (사진=국립국악원 제공) 2022.12.1

 

국립국악원은 ‘국악사전’을 알리고 사용을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진행중이다. 국악박물관 3층에 마련된 홍보·체험 공간에서 국악사전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국악을 보는 창, 국악사전’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12.01-12.22/10:00-17:00), 주말 오후 2시(12.03-12.18)에는 궁중음악과 무용에 대한 특강·체험활동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특강·체험 인원은 회당 선착순 20명이며, 현재 국립국악원 누리집을 통해 예약이 진행중이다.


또한 국악사전 누리집에 방문하여 퀴즈를 풀고 상품 받는 행사도 예정되어 있다.(12/12~소진시까지). 국악박물관은 무료 입장이며, 체험이 아닌 자료열람은 오전10-오후6시(입장마감: 오후5시 30분),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 및 1월 1일이다.


현재 사전에 탑재된 419개의 표제어는 ‘궁중·풍류’ 분야에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국악의 모든 분야를 포괄하기에는 한계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판소리’를 검색해보면, 아직 표제어에 등록되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게재된 자료들의 학술적 포괄성, 용어의 개념 정리 및 표기의 통일에 대한 집필진의 노력, 복합매체 활용, 용어간 연동·연계 등으로 디지털 사전으로서의 틀은 충분히 갖추었다고 보여진다. 


이용자가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내용에 있어서도 깊이와 체계를 갖추어 가고 있어, 자료의 질적 수준과 활용도 역시 상당히 높은 편이다. 향후 추진 중인 국악사전 사업이 순차적으로 실현된다면, 학술·교육자료 뿐만 아니라, 대중의 국악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은 물론, 국악 접근성을 확대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