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2 (일)
이탈리아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1642)의 ‘메모’는 1610년 작성한 목성 관찰 일지다. 이 메모는 미국 미시간대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 메모에 대해 대학 도서관 홈페이지에는 의외의 고백(성명)이 올라와 있다. 갈릴레이의 ‘목성 관찰 메모’는 가짜로 밝혀졌다는 사실을 스스로 밝힌 것이다.
도서관은 17일 "소장 중인 갈릴레이의 메모가 1610년 필사된 것이 아닌 20세기 제작된 위조품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이런 발표는 이 메모가 역사적 가치가 크다는 것을 말 하는데, 1938년부터 90여년간 진품으로 알고 소장한 것이었음을 알게 한다. 메모의 상단에는 갈릴레오의 서명과 함께 망원경에 대한 자필 설명이, 하단에는 목성 주위 위성의 위치를 표시한 스케치가 담겨있다.
메모에 대해 위작 의혹이 제기된 것은 지난 5월, 조지아주립대 역사학자 닉 윌딩이 메모의 진위에 대해 의혹을 제기함으로 서이다. 온라인에 올라와 있는 사진을 통해 메모를 접한 뒤 일부 글자 형태와 단어 선택이 이상하다는 인상을 받고 검토에 들어갔다. 그 결과 메모의 상단과 하단이 각각 수개월의 시차를 두고 기록한 것인데도 잉크 색깔이 동일하다는 것도 이상하게 여겼다. 윌딩은 이탈리아에 이 메모에 대한 기록이 전혀 없다는 점도 찾아냈다.
이 메모는 1934년 경매에 처음 등장해 디트로이트의 한 사업가에게 팔렸다가, 그가 1938년 사망하면서 미시간대에 기부됐다. 경매 일람표에는 이 메모가 1931년 사망한 이탈리아 피사 대주교 피에트로 마피 추기경에게서 진본임을 인정받았다고 돼 있다. 마피 추기경은 이 메모에 포함된 서명을 자신이 소장한 갈릴레오의 문서 2개의 서명과 비교했다고 한다.
하지만 마피 추기경이 소장한 문서는 20세기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활동한 악명 높은 위조범 토비아 니코트라에게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메모가 원본임을 입증한 문건이 위조품이었던 것이다. 메모가 적힌 종이의 워터마크 역시 1770년대부터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도서관 측은 메모의 위조 방법과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돈나 해이워드 미시간대 도서관 임시 관장은 NYT에 "우리가 소장한 갈릴레오 메모가 진품이 아니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가슴이 미어졌다”면서도 "도서관의 목적은 지식을 늘리는 것인 만큼, 우리는 이 작품이 위작임을 솔직히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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