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0 (금)

고 이애주 선생 1주기 맞이 출간, 승무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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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애주 선생 1주기 맞이 출간, 승무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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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의 미학,  표지. 개마고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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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춤 연구ㅡ 표지. 개마고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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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꾼은 자기 장단을 타고난다> 표지. 개마고원 제공

 

이애주 선생 1주기를 맞아 출판사 개마서원에서 '승무의 미학', '고구려 춤 연구', '춤꾼은 자기 장단을 타고난다' 세 권의 책이 나왔다. '승무의 미학'과 '고구려 춤 연구'는 이애주 선생이 집필한 책이다.


승무의 미학은 한성준에서 시작해 한영숙에게 전수되고 이애주 선생에게 닿은 우리춤 ‘승무’ 형성의 역사와 승무 춤사위의 원리, 그 속에 담긴 철학적 의미를 정리했다. 고구려 춤 연구는 선생이 생전에 천착한 우리춤의 본질을 캐는 연구의 결과물이다. 서울대 박사학위 논문이기도 한 이 책은 고구려 고분벽화에 그려진 몸짓을 통해 고구려 춤의 구조와 유형을 체계화했다. 춤꾼은 자기 장단을 타고난다는 선생이 구술로 남긴 생애사를 풀어 글로 바꾸고, 선생의 다른 글과 사진을 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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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애주 선생의 생전 모습. (사진=이애주문화재단 제공) 

 

'승무의 미학'은 한성준으로부터 시작되어 한영숙에게 전수되고 그리고 이애주 선생에 닿은 ‘승무’ 형성의 역사와 더불어 승무 춤사위의 원리와 그 바탕을 이루고 있는 철학적 의미를 정리한 책이다. 한성준에 대한 연구와 승무에 관한 미적 고찰, 그리고 이애주 선생이 채록한 한영숙춤 승무의 무보를 합본으로 묶었다.

 

이재주문화재단 유홍준 이사장은 《승무의 미학》 ‘발간사’에서 이렇게 소개했다.


"이애주 선생의 우리 춤에 대한 생각을 담은 글은 예상 밖으로 상당한 양이었습니다. 선생께서는 생전에 저서를 펴낸 일은 없었지만,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 춤의 미학과 역사적 전통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지를 폈습니다. 이를 가름해 보니 하나는 '승무의 미학'이고 또 하나는 우리 춤의 나아갈 길을 갈파한 "이애주의 춤 생각"이었습니다


학위 논문 중 하나는 박사학위 논문 "고구려 춤의 상징체계"(1999년)입니다. 이는 이애주 선생이 고구려 고분벽화의 춤그림을 바탕으로 우리 춤의 기원을 찾아간 탁월한 연구 작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석사학위 논문 '처용무에 관한 연구"(1971년)로, 처용무를 통해 우리 전통무용의 특질을 선구적으로 탐구한 것입니다. 이 두 편의 논문은 각기 별도의 저서로 될 만한 내용과 분량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이애주문화재단은 이 네 편의 논저를 모두 출판하기로 하였습니다.


이 중 "이애주의 춤 생각"은 선생의 모교인 ‘서울대 출판부’에, 다른 세 권은 ‘개마서원’에 출판을 의뢰하여 마침내 모두 결실을 맺게 되었습니다.


'승무의 미학'은 이애주 선생 자신이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로 되어 있는 승무의 유래와 춤의 구성과 특질을 역사적ㆍ예술적으로 탐구하고 논한 이애주 선생의 대표 저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승무는 승복을 입고 추는 춤이지만 불교에서 승려들이 추는 춤이 아닙니다. 오랜 세월 민중들이 고깔모자와 장삼이라는 승복의 의상을 빌려 삶의 기쁨과 슬픔, 고난과 그 극복과정을 춤사위로 표현하여온 민중무용이자 민족무용입니다. 따라서 승무는 추는 사람에 따라 여러 형태로 나타났습니다. 그런 승무를 춤의 한 장르로 완성하여 틀을 갖춘 분은 조선 말기에 등장한 불세출의 춤꾼인 한성준(1875~1941) 선생님이셨습니다.


한성준에 의해 정립된 승무는 그의 손녀인 한영숙(1929~89)에게 전수되어 1969년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로 지정되었고 그 뒤를 이은 분이 바로 이애주 선생입니다. 승무의 형성 역사가 이러하기 때문에 그동안 춤사위에 대한 연구와 발전은 끊임없이 이루어졌지만, 이에 대한 문헌적 뒷받침과 예술학적 탐구는 따르지 못한 면이 있었습니다. 이애주 선생은 생전에 이를 아쉽게 여기고 기회 있을 때마다 승무에 관해 글을 발표해 왔던 것입니다.


이 글들을 모아 종합 정리해보니, 한편은 승무를 정립한 한성준 선생에 관한 연구였으며, 다른 한편은 승무 자체의 원리와 미적(美的) 구조에 관한 탐구였습니다.


책의 구성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한성준-한영숙-이애주로 이어오는 승무의 역사적 맥락과 춤사위 하나하나의 의미를 명확히 해 놓은, 사실상 ‘승무에 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는 노작(勞作)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애주 선생이 스승 한성준 선생님과 한영숙 선생님께 누(陋)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노심초사 했듯이, 후학 제자들도 고인(故人)이 되신 이애주 선생에게 혹 누가 되지 않을까 염려하면서 성심으로 자료를 모으고 다듬어 마침내 이 책을 펴내게 되었습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의 예능보유자인 故 이애주 선생의 1주기를 맞아 그가 남긴 논문과 글을 모아 세 권의 책이 출판됐다. 이 책의 출판기념회와 ‘학예굿 이애주 춤’이 이애주문화재단(이사장 유홍준)에서 열린다.


한편, 故 이애주는 '국가무형문화재 27호 승무' 초대 보유자인 벽사(碧史) 한영숙(1920~1989)의 제자로, 1996년 스승을 이어 2대 예능보유자로 지정됐다. 전통춤의 뿌리이자 원류 한성준 선생(1874~1941)과 손녀 한영숙으로 이어지던 전통춤(승무, 살풀이춤, 태평춤, 태평무)의 맥을 계승했다. 지난해 5월10일 병환으로 항년 74세에 별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