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3 (금)
세종대왕이 남긴 음악 유산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공연이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 오른다.
국립국악원(원장 김영운)은 정악단(예술감독 이상원)의 올해 정기공연으로 오는 4월 21일(목)부터 22일(금)까지 양일간 저녁 7시 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세종의 소리 ‘여민동락’을 선보인다.
국립국악원 정악단은 세종대왕이 백성과 함께 음악으로 즐거움을 나누고자 직접 작곡했던 ‘여민락(與民樂)’ 관련 악곡을 연주하는 무대로 이번 정기공연을 마련했다. 공연의 쉬운 이해를 돕기 위해 송지원 전 국립국악원 연구실장의 해설이 함께 한다.
세종대왕은 중국에서 들여온 음악을 정비하고, 조선만의 고유한 음악을 만들고자 세종 29년 최초의 한글 노래(악장)인 ‘용비어천가’를 만드는데, 이 중 ‘여민락’은 순한문체의 용비어천가를 노래한 음악이다. 국립국악원 정악단은 궁중음악을 전승하는 유일한 국립 예술단체로 이번 공연을 통해 여민락 계통의 4가지 악곡(여민락만, 여만락령, 여민락, 해령)을 연주한다.
현전하는 가장 오래된 악보 ‘세종실록악보’에 수록된 ‘여민락’, 생생한 연주로 만나
시대별로 다른 ‘여민락’의 다양한 악곡 통해 음악적 특징 비교 감상하는 무대
여민락은 우리나라 고악보 중 가장 오래된 악보로 꼽히는 ‘세종실록악보’와 ‘조선왕조실록’을 통해 전해지고 있는데, 여민락은 여민락만과 여민락령, 여민락, 해령 등 4가지 악곡으로 오늘날까지 전승되고 있다.
이 중 ‘여민락만(與民樂慢)’과 ‘여민락령(與民樂令)’은 주로 각종 궁중 행사와 임금의 행차, 정재(呈才, 궁중무용)의 반주 음악 등으로 연주된 곡이다. 조선 전기에는 성악곡과 관현악 합주 형태로 연주된 반면, 후기로 접어들며 관악 합주 형태의 기악곡으로 연주 형식이 변화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악보상으로 원형의 여민락과 가장 가까운 것은 현행 여민락만으로, 느리다는 뜻 ‘만(慢)’의 꿋꿋하고 장엄한 기풍을 느낄 수 있다. 여민락령은 훗날 변주곡으로 연행된 ‘해령’과 구별하기 위해 ‘본령(本令)’이라고도 불리며, 여민락만에 비해 완만하고 장중한 분위기를 선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공연에서 선보이는 ‘여민락’은 16세기 중후반 선비들에 의해 풍류방 음악으로 수용된 기악 합주곡으로 이번 무대에서는 전체 7장으로 구성된 악장 중 장단이 빨라지는 4장부터 5장까지를 연주한다. 가야금, 거문고, 양금, 장구의 편성으로 연주하는 여민락을 통해 평온함과 따뜻한 풍류 음악으로서의 감성을 전할 예정이다.
령(令)을 풀어서(解) 연주한다는 뜻의 마지막 악곡 ‘해령(解令)’은 여민락령에 비해 가락이 복잡하고 화려한 멋을 가진 곡으로 20세기 초 여민락령을 변주해 만든 곡이다. 여민락만과 여민락령이 단조로운 느낌인데 비해 해령은 장단 사이에 음을 삽입하거나 장식음을 붙여 화려한 느낌을 전해 여민락의 다채로운 멋을 느낄 수 있다.
우리만의 고유한 음악으로 나라 음악 세우려했던 세종대왕의 뜻 담긴 ‘여민락’
‘여민락’에 담겨진 역사성과 애민정신 통해 우리 음악에 대한 자긍심 일깨워지기를
이상원 정악단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이 세종대왕의 음악적 업적과 뜻을 관객들에게 전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언급하며 "앞으로도 다양한 연주 무대를 통해 선조들의 음악 유산을 올바르게 잇는 활발한 노력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국악원장은 "6백여 년의 시간이 쌓이면서 ‘여민락’은 다양한 모습으로 전승되고 있지만, 그 안에 담겨진 애민정신과 자주적인 문화를 세우려고 했던 세종대왕의 의지는 변함없이 살아있다”고 언급하며 "이번 공연을 통해 많은 관객들이 우리 음악 유산에 대한 자긍심을 느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석 유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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