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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선의 남도문화 기행(18)

송가인, 남도트로트의 탄생

특집부
기사입력 2021.11.2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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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선(문화재 전문위원)

     

    심신정화 송송태풍(心身淨化 宋頌太風)이란 말이 있더라. 고대로부터 전해오는 의미심장한 사자성어일까? 아니다. 만들어진지 얼마 안 되는 신조어다. 송가인의 노래바람이 심신을 정화시킨다는 의미로 만들었다나. 삼행시 짓기에서부터 열성팬클럽 회원들에 의해 직조된 조어들이 저자에 넘친다. 건배사까지 장르를 뛰어넘는다.

     

    송가인.jpg
    송가인

     

    송가인의 본명은 조은심(曺恩心)이다. 예명을 지은 이유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엄마 송순단의 성 송()과 노래 가() 혹은 아름다울 가()에서 따왔다. (Song)이 노래라는 뜻이니 일석이조다. 본 이름이 촌스러워 예명을 만들었다는데, 열성팬들은 조은심(좋은 마음)이라 추켜 세운다. 가히 송가인의 시대다. 지난 회 나는 이 지면을 통해 묻지 마라 갑자생으로부터 베이비부머 세대까지 송가인 열풍의 진원지를 분석한 바 있다. 사회 현상의 하나라는 뜻이었다.


    연전에는, "송가인의 엄마는 왜 무당이 되었을까"라는 제목으로 송가인의 토대를 분석해보기도 했다. 유행인기에 영합하거나 묻어가자는 것 아니다. 왜 송가인 현상이 폭발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가, 어떤 목마름들이 이 현상을 만들었는가에 대해 주목하는 것이 시대를 주목하는 문화학자의 본분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칼럼니스트 최영균은 '커버의 전성시대'라는 화두로 빅히트곡 없는 송가인을 풀이한다. 다른 가수의 노래를 부르는 커버 활동으로 톱가수가 먼저 되고 히트곡이 나중에 나오는 SNS시대의 풍토를 주목한 셈이다.

           

     

    송가인의 무엇이 특별한가? 무명가수에서 일약 톱스타로 도약한 송가인, 자고 일어났더니 스타가 되어 있더라는 언설 그대로다. 백건우는 송가인의 특별함을 탁월한 가창력, 전라도 진도, 판소리와 씻김굿, 엄마 송순단 등 가족, 송가인의 개성과 태도 등으로 분석했다. 다소 과장되거나 현장 상황을 모르고 기술한 부분들이 눈에 띄지만 공감되는 분석인 것만큼은 틀림없다. 예컨대 탁월한 가창력을 주목한 점. 트로트의 특징 중 '꺾기'가 판소리의 기교와 닮아있어서 판소리를 전공했던 송가인에게 유리하다는 주장, 누구나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들이다. 고향 진도가 남도소리의 본고장이라고들 하니 진도나 남도를 내세우는 것은 불문가지다.

     

    송가인 노래의 토대가 되었을 씻김굿에 대해서는 나 또한 지난 칼럼을 통해 소상하게 추적한 바 있다. 어머니 송순단과 외할머니, 외증조할아버지 등에 대한 내력은 지난 내 글을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송가인의 트로트는 이미 우리 사회를 평정해버렸다. 엠넷 음악 프로그램 '더 콜' 관련 영상 중 최단 기간 동안 100만뷰를 돌파해버리기도 했다. 지금까지 트로트는 마이너 장르였다. 인디음악, /메탈에도 밀리는 등수였다. 촌스런 구닥다리 전형적인 뽕짝이었던 트로트가 다시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송가인이 그 발원지가 되어버린 셈. 가히 폭발적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송가인의 노래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주간동아)의 분석을 빌려본다. 한이 맺힌 목소리, 구성진 음색과 흥이 넘치는 호흡, 정통 중의 전통 트로트라는 호평이다.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다. 한이 맺힌 소리? 구성진 음색과 흥이 넘치는 호흡? 그렇다. 우리 판소리 혹은 민요에 대한 언설 아니던가? 우리는 판소리와 민요를 포함하여 언필칭 남도소리라 한다. 사전적 풀이로는 남도잡가 곧 남도민요를 지칭하지만 판소리를 포함하는 통칭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의문이 든다. 그렇다면 송가인의 노래가 남도소리라도 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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