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3 (목)
‘20강원의병아리랑 서울콘서트’가 서울 인사동 남인사마당에서 오후 2시부터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됐다. 우한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아리랑 공연행사로서 서울시 공식적 첫 야외공연이다. (사)춘천의병아리랑보존회(기연옥 회장)가 주최/주관했다. 첫 무대는 춘천의병아리랑과 의병에 대한 의례와 추모를 주제로 했고, 두 번째 무대는 강원지역 토속민요와 다양한 아라리를 실연으로 펼쳤다. 마지막 무대는 제주아리랑보존회 양주아리랑보존회가 특별출연하여 의병과 아리랑, 강원도와 아리랑, 그리고 8도아리랑의 다양함을 선보였다. 해설은 아리랑학회 기미양 이사가 맡았다.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행사가 되길 바란다는 강원도 최문순 도지사의 축사를 전하면서 행사시작을 열었고, 의병아리랑에 담고 있는 저항정신, 즉 백성들이 외세의 억압에 대해 자발적으로 일어나 투쟁하는 의병정신이 현재는 코로나19라는 외적을 이기려는 시민들의 연대정신을 의병정신으로 승화시키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천민에서 왕족까지 전 계층이 봉기하여 나라의 주권과 자유를 위한 투쟁과 애국정신을 본받자고 행사의 의의를 부연했다. 이어 일제항쟁기 강원도 가평에서 정미의병을 취재한 영국 메켄지 기자가 남긴 사진 한 장을 소개하고, 이 사진 속에서 영롱한 눈빛을 뿜어내는 어린 의병들이 농기구를 들고 총을 든 일본군에 죽음을 무릎쓰고 맞서면서 "살아서 일본의 노예로 사느니 차라리 자유인으로 죽겠다”는 어린 의병들의 굳은 의지를 그는 세계만방에 전했다라고 소리 높여 강조했다. 오늘 공연의 서막은 이러한 의병정신을 소극 ‘함성. 춘천의병아리랑’ 무대에 투영하여 하늘을 향해 호국영령들께 뜨거운 보훈이 담긴 함성을 힘차게 올렸다. 이 무대는 2019년 서울아리랑페스티발 전국아리랑경창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경복궁아리랑 고유제 무대에서 선정작으로 뽑힌 작품이다. 관중석 시민들도 뜨거운 함성과 박수로 답해 주었다.
함성! 춘천의병아리랑
구한말 나라가 외세에 의해 위급에 처해 있을 때 전라도에서는 기우만과 기삼연, 경상도에서는 이강연, 강원도에서는 유인석 의병장 등이 이끄는 의병들이 떨쳐 일어나 항일 투쟁을 했고, 특히 강원도 춘천의 여성의병장 윤희순은 안사람의병가를 지어 여자와 청년들에게 항일정신을 일깨워 주었다. 현재 문서로 전해지는 의병들이 불렀던 아리랑은 문경과 함께 춘천에 전해지고 있다. 오늘의 공연은 전라도 기우만 의병장의 직손인 기연옥 명창이 중심이 된 춘천의병아리랑보존회의 공연이다. 소극 ‘함성! 춘천의병아리랑’에서 불린 춘천의병아리랑 사설은 다음과 같다.
의병 후손 기연옥 명창, 그리고 의병아리랑
기연옥 회장은 춘천의병아리랑과 안사람의병아리랑. 춘천아라리의 중심인물로서 열연을 펼쳤다. 기회장은 기우만, 기삼연, 기산도 의병장의 가맥을 잇는 후손으로서 집안에서 전해지는 춘천의병아리랑을 강원도민에게 전하기 위해 2015년부터 강원도와 전국, 러시아 중국 등지 독립유적지에서 의병아리랑콘서트 순회공연을 펼치고 있다. 기회장은 "오늘 공연은 매년 이루어지는 강원아리랑콘서트 순회공연인데 서울 지역을 첫 번째로 정했다. 국립민속박물관에 이어 3번째 이어지는 서울 행사이다. 코로나19사태로 심신이 힘든 시민들을 위무해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기우만 의병 가문에서 태어난 기회장은 의병정신을 이어받아 전국 의병아리랑유적지를 찾아서 의병가를 찾고. 학계와 시민들. 특히 해외동포들에게 의병아리랑 음반을 무상보급 해오고 있다. 매년 한겨레아리랑연합회와 사할린주한인협회가 개최하는 '한민족공동체실현을 위한 사할린 아리랑제'에서 춘천의병아리랑보존회가 의병아리랑을 알리고 있다.
의병정신과 의병아리랑은?
공연에 참석한 전 한러문화교류협회 기연수 회장은 의병정신을 고취시키는 이 공연의 의의에 대해 "의병이란 의로운 군대를 말한다. 나라가 위급할 때 백성들이 자발적으로 일어난 군인이다. 세계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의병의 역사는 길이 길이 기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함께 자리를 한 기우만 의병장 가문의 기종도 회장은 "코로나19 전염병 극복을 위해 아무 조건없이 전국에서 달려온 의료진들은 바로 이 시대 의로운 의병들이다. 오늘 공연의 취지라고 본다. 돌아가서 장성 시민들에서 의병아리랑 공연을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춘천에서 함께 올라온 윤희순의사기념사업회 김진선회장은 "안사람의병아리랑을 통해 최초 여성의병장 윤희순 의사의 독립운동을 널리 알려 후손들에게 나라와 국가를 지키는 데 소홀함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특별출연으로 제주아리랑을 부른 제주아리랑보존회 강소빈 회장은 "제주에서 올라오면서 전날 뉴스에는 비가 온다고 해서 걱정을 했는데 하늘에서 의병이 나리셔서 햇볕이 짱장한 날 시민들과 공연을 하게 되어 다행이다.” 라고 훈훈한 마음을 전했다. 한편 남양주아리랑보존회 송규철 회장은 남양주아리랑을 부르고 일제항쟁기 중국에서 독립군가로 불렀던 북간도아리랑을 재현했다. 그는 "빨리 코로나19사태가 안정되어 아리랑을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을 지켜본 서울아리랑보존회 유명옥 이사장은 "남인사마당 무대가 코로나 이후 처음 접하는 공연이고 야외공연이지만 오늘은 관객이 대체로 진지했다. 인사동에 나온 사람들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무대이고 일제 강점기 아리랑은 마마아리랑이라고 천연두 전염병을 잡는 부적으로 주고받았다. 특히 의병아리랑은 더 힘이 쎄다. 우리도 이 야외무대에서 6월 25일 서울아리랑을 부른다”라고 손을 높이 쳐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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