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벽사창이 어른 어늘커늘 임만 여겨 펄쩍 뛰어 나가보니
임은 아니 오고 명월이 만정한데
벽오동 젖은 잎에 봉황이 나려 와서
긴 부리 휘어다가 깃 다듬는 그림자로다
맛초아 밤 일세 망정 행여 낮이런들 남우일 번 하여라
지은이 모르는 옛노래를 쓰다.
신축 매화 벙그는 이른 봄날 취월당주인 한얼이종선
작품해설
푸른 창문이 어른거려 임 오시나 펄쩍 뛰어 일어나 나가보니
임은 아니 오고 밝은 달만 뜰에 가득하네.
벽오동 젖은 잎에 봉황이 내려와 앉아
긴 부리를 휘어서 깃 다듬는 그림자로구나.
마침 밤이라서 다행이지 행여 낮이었던들 남 우스개 될 뻔했네.
작품감상
마음이 허하면 만물이 제 생각한 대로 보인다.
간절한 그리움으로 모든 형상이 임의 모습만 같겠거니
환영에 속은 머쓱한 심사를 노래했다.
민체로 한 숨에 내 달리듯 쓰니 이 또한 상쾌하지 아니한가.
바야흐로 일필휘지의 흥취는 서예에서만 맛 볼 수 있느니.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한얼과 醉月堂 등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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