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잡가’(雜歌)는 전통사회에서 전승되어 조선 말기에서 20세기 초에 성행하였던 성악곡의 하나로서 전문예능인들이 부르는 노래이다. 소리꾼이 긴 사설을 기교적 음악어법으로 부르는 노래다. 불렸던 지역에 따라 경기 잡가, 서도잡가, 남도잡가로 나누기도 한다. 잡가는 스승으로부터 배우는 과정을 거쳐서 이어져 오고 있으며, ‘잡가는 민요보다는 엄격하고 정가보다는 자유롭다.’라고 회자되어 있다.
‘경기12잡가’는 서울을 중심으로 경기지역에서 불렸던 잡가로 앉아서 부르며, 좌창 또는 긴잡가라고도 한다. 가사 내용은 판소리처럼 서사적 이야기이고, 처음에는 8잡가였으나(유산가·적벽가·제비가·집장가·소춘향가·선유가·형장가·평양가) 후에 달거리·십장가·출인가·방물가가 더하여 ‘경기12잡가’가 되었다. 12라는 수로 엮은 것은 이전의 판소리 12바탕, 12가사 등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송은주 소리꾼의 <12잡가 눈대목>은 ‘경기12잡가’음반으로 소리꾼의 첫 음반이다. 잡가는 보통 장구 반주로 부르며, 전곡은 2시간~2시간 반 정도로 CD음반 2장 내지는 3장에 담고 있다. 이 음반은 눈대목이라는 이름 아래 분량을 반으로 축소하여 1장에 담았다. 반주도 장구가 아닌 기악 반주로 가야금 임정완, 대금 김태현, 피리 김태형, 해금 소윤선, 장구 이지안이 참여하였다. 서양 오페라에서는 ‘Highlights’라는 이름으로, 판소리에서는 ‘눈대목’이라는 이름으로 음반이 많이 출반되어 왔지만 ‘경기12잡가’ 음반에서 눈대목이라고 명명한 것은 이 음반이 처음이다. 곡 중에서 좋은 대목을 선별하고 이어서, 감상자들이 편하게 5분 정도로 발췌하였다.
송은주 소리꾼은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원 한국음악학 박사과정을 마쳤으며, 김금숙, 이은주 명창을 사사하였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이수자이며 현재 전주대사습보존회 이사로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사실 판소리 완창이나 경기12잡가 전곡을 듣는 것은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처음으로 12잡가 눈대목이라는 음반을 출반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평가는 감상자의 몫이다.
관련 음반 : http://www.gugakcd.kr/music_detail.asp?cd_num=GGC-20018&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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