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문경새재 박달나무 다듬이 방망이로 다나간다”는 문경새재아리랑의 전형적인 가사가 들어 있는 일제강점기 일본 우편엽서가 발견됐다.
엽서 겉봉에 ‘쇼와(昭和)’라고 인쇄돼 있어 1926년 이후에서 광복 전인 1945년 사이에 발행된 것으로 보인다.
문경새재아리랑 송옥자 전승자는 오래 전부터 아리랑 관련 자료들을 모아 오다가 7월 27일 이 ‘아리랑엽서(葉書)’ 15장을 공개했다.
‘아리랑엽서’는 일제강점기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아리랑과 조선의 풍물을 그림 또는 사실과 결합한 사진을 담아 판매한 것이다.
이 엽서는 지난 2013년 5월 초, 음반 ‘문경새재아리랑’ 녹음을 위해 신나라레코드사를 방문 했을 때, 파주 신나라 사무실에서 한 직원이 "일본에서 몇 년 전에 산 것인데, 여기에 ‘문경새재 박달나무 다듬이 방망이로 다나간다.’는 가사가 들어 있어, 문경에서 오셨으니 기념으로 드리겠다.”며 준 것이다.
이 엽서는 ‘아리랑타령’, ‘아리랑정서’라는 시리즈엽서 2세트이며, ‘아리랑타령’ 세트는 8장 1세트가 완전하고, ‘아리랑정서’ 세트는 8장 1세트 중 7번 1장이 낙질됐다.
‘아리랑타령’ 엽서는 세로쓰기로 행마다 한글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일본어 발음을 가타가나로 표기했고, 왼쪽에는 일본어 번역을 히라가나로 표기하고 있다.
그 중 6번 엽서에는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아리랑고개로 넘어간다’는 앞부분 뒤에 ‘문경새재 박달나무/다다미 방망이로 다나간다’라고 씌어있다. ‘다듬이’를 ‘다다미’로 읽게 하고, ‘きぬた(기누타)’라는 일본어 다듬이돌로 번역하고 있다.
또 ‘문경새재’를 일본어로 ‘문경조상(鳥峠)’이라고 기록했다. 조령(鳥嶺)이나 조상(鳥峠)이나 ‘새재’라는 뜻은 같지만 지금 널리 부르는 ‘조령(鳥嶺)과 달리 불렀음이 특이하다.
이 엽서에는 기와집 마당에서 여인 둘이 널을 뛰고 있으며, 아이 셋이 마루에 걸터앉아 구경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고, 이 같은 내용의 가사를 실었다.
7번 엽서는 두 여인이 마루에서 다듬이돌 양쪽에 앉아 다듬이질을 하고 있고, 그 중간에 아이 한 명이 앉아 구경하는 사진을 담았고, 오른쪽에 ‘다다미 방망이 팔자가 좋아/큰애기 손목에 다 쥐에네’라고 쓰고, ‘다쥐에네’를 ‘きぬた(砧) うつ(を打)’ 즉 ‘다듬이질 하다’로 번역하고 있다.
이 엽서를 감정한 아리랑학회 기미양 이사는 "칼라형, 흑백형, 사진 실체형 등 다양한 일제 엽서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40년대 들어서 일본 군인들의 위문품으로 유통되었다는 점에서 연구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송옥자 전승자는 "문경새재가 ‘아리랑고개’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욕심을 내서 모았다.”며, "기회가 되면 복사본을 만들어 연구 자료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했다.(문경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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