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1 (화)

전국서도소리경연대회 영예의 대상 / 박준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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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서도소리경연대회 영예의 대상 / 박준길 씨

  • 김지연
  • 등록 2006.08.24 12:23
  • 조회수 4,825


전국서도소리경연대회 영예의 대상 박준길 씨

서도소리계에서 유일하게 주최하는 2006 전국서도소리경연대회가 지난 7월 14일 국립민속박물관 공연장에서 참가자들의 고른 질적 수준 향상과 안정된 운영이라는 호평 속에 성대한 막을 내렸다.
서도소리 최고의 국악 등용문으로 위상을 굳혀온 전국서도소리경연대회(이사장 김광숙)은 이번 대회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함으로써 서도소리계의 새로운 시대를 선도할 경연대회로 정착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이렇게 열린 본선 무대에서 영예의 대상은 박준길 씨가 수상했다.

박준길 씨는 수상 소감으로 “모든 분들이 다 훌륭하게 소리도 잘하여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뜻밖에 이런 큰상을 받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또한 심사위원 선생님과 도와주신 모든분들께 감사하고, 그리고 김광숙 이사장님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소리를 시작하게된 동기는 박준길 씨의 재능을 아깝게 여긴 아버지가 지금은 고인이 된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예능보유자오복녀 선생님과 전수조교인 유지숙 선생에게 입문시켰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남들보다 유달리 노래(특히 전통가요)를 잘하던 박준길 씨는 이때까지만 해도 국악이란 것은 옛 선조들이나 즐기는 음악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박준길 씨의 음악적인 재능은 할아버지에게 물려받았다. 할아버지는 충청도 천안에서 꽤 유명한 시조 선생이셨다. 서울에서 시조 대회가 열리면 심사위원으로 초청되는 만큼 어느 정도 활동력도 있는 분이셨다. 옛말에 ‘씨는 못 속인다’라는 말도 있듯이 할아버지가 국악인이다 보니 소리계 입문은 자연스러운 일이였다. 특히나 서도소리를 배우는 박준길 씨는 어려서 할아버지에게 배운 시조가 많은 도움이 됐다. 서도소리가 단전으로부터 눌러 떨어 나오는 통목의 요성음이듯이 시조도 눌러떨어 내는 기교가 있어 서로 흡사한 면이 많았다.

“네 고저 천상 소리 할 팔자야!”

“14년 전 처음으로 ‘소리’라는 걸 배우러 갔던 자리에서 평안남도 출생이시며 인간문화재이셨던 오복녀 선생님께서 저에게 하셨던 말씀입니다. 그 때 15살이었던 저는 그 말을 선뜻 이해하지 못했으나 지금은 그 때 팔순이 넘으신 고령의 선생님의 말씀 한 마디가 제가 여기까지 오는데 얼마나 큰 힘이 되었나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는 박준길 씨 앞으로 계획을 묻자. “저는 소리를 중학교 때 부터했왔지만 대학교에 입학했서 국악을 전공하게 된다 보니 이론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더 열심히 했습니다. 그리고 대학원석사 과정을 거쳐 계속적으로 공부하다보니 우리나라 소리 중에서도 특히나 서도소리는 남북 분단으로 인하여 인적자원이나 시김새, 목소리 운용등 이론에 대한 자료나 학술적인 연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런 안타까운 문제에 봉착하고 보니 저의 학문적인 욕심은 점차 커지게 되었고 올해 드디어 한양대학교 박사과정에 합격하는 영광을 입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꾸준히 학문적인 소양을 넓히고 실기적인 부분도 함께 열심히 연마해 나감으로써 나 자신의 발전은 물론, 겨우 그 명맥만 이어가고 있는 서도소리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계기를 감히 꿈꿔 봅니다.”

이런 박준길 씨도 지난 몇 년동안 방황을 했다. 오복녀 선생님의 타계로, 또 개인적인 문제들로 잠시 슬럼프를 겪고 서도소리를 못할 위기도 처해 본적이 있다. “
이런 시련들은 지금의 저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이 아니었던가 생각합니다. 제가 방황하고 힘들어할 때 따뜻하게 보듬어주고 다독여 주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지금의 저는 계속 방황하며 갈 길을 찾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저에게 예능인으로써의 자리를 다시 찾게 해 주신 이춘목 선생님은 저에겐 자상한 어머니이자 엄격한 스승님이시기도 합니다.” 그는 “끝으로 가르쳐 주신 이춘목 선생님, 유지숙 선생님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고 전했다. -김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