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3 (월)
선소리산타령 이수자인 염창순 씨는 이번 경연에서 선소리의 넓은 음역을 고루 소화해 내며, 치켜 떨어주는 창법과 꿋꿋하게 뻗어내는 창법 등 다양한 선소리 특유의 음악적 특성을 보여주었다.
소리 입문 40년 만에 얻은 쾌거로 자신을 지금 이자리에 서게 해주신 황용주 선생님과 그의 아내에게 이 영광를 돌린다는 염창순 씨는 "큰 상을 받게 되어 어깨가 무겁고 걱정이 앞섭니다. 앞으로도 국악발전에 더욱 노력하며 후학들을 양성하겠습니다”며 교육에 대한 열의를 비쳤다.
경기도 구리시 예총회장으로 오랫동안 구리시 문화예술을 이끌어온 염창순 명창이 우리 음악과의 만남은 까까머리 중학교 2학년 때부터이니 40여년 동안 소리 길을 걸어 왔다. 왕십리에 살던 어린시절 뚝섬 유원지에서 풍물패들이 울긋불긋한 옷을 입고 장구치고 소리하는 모습이 좋아 따라 다니던 염 명창에게 끝없는 소리길을 소개해 준 것은 이웃집 아저씨 였다. 당시 종로 5가에 있던 선소리산타령보존회(대한민속예술학교)를 소개해 준 것이 국악과 인연이 맺게 되었다.
그때 당시에 인간문화재 故 김순태 선생과 그에게 영원한 스승인 황용주(선소리산타령 예능보유자) 선생을 만나 소리를 배웠다. 그러나 염 명창의 집안은 조상대대로 전통적인 유교사상에 내려온 가풍으로 부모의 절대적인 반대가 심했다. 소리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안 되었으나 그는 길을 다녀면서도 춤 추고 노래 하고 깡통을 두들기며 다녔다 한다. 어려서부터 하는 짓이 끼가 있어 보였던지 안따깝게 여기던 외할머니가 부모님 몰래 소리공부를 할 수 있는기회를 마련해 주고 학원비를 주셨다.
이렇게 부모 몰래 배운 소리는 KBS 민요 백일장에도 출연하고, 군악대에도 입대 할 수 있었다. 군악대에서는 소리 하길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던 염 명창에게 배뱅이굿을 비롯한 자신의 모든 끼를 발휘할수 있는 최고의 무대로 기억이 남는다 한다. 이때 같이 근무 했던 친구들이 망부석을 부른 가수 김태곤, 가수 한세일 그리고 사물놀이 김덕수 씨가 있었다. 제대를 하고 난 염 명창은 군악대에서 놀았던 재능에 25세에 겁도 없이 국악 흥행무대에 뛰어 들었다.
흥행 첫 무대로 양평극장을 대관하고 이은관, 이은주, 지연화, 윤평화 선생들과 단원 30여 명의 구성하여 2일간의 공연을 하였다. 적자는 났으나 관객은 많아 보람으로 시작된 공연 등은 사연도 많고 돈도 벌었다고 한다. 영예의 대통상을 황용주 선생님과 아내(이숙자)에게 돌린다는 염 명창은 묵묵히 자신에 길을 걷도록 내조해준 부인이 고맙고 또한 인연을 맺게 해준 스승에게 더욱 감사를 드린다 한다.
또한 이번 상을 계기로 그동안 청년 염창순부터 지금까지 지도와 도움을 아끼지 않은 이은관, 안비취, 이은주, 묵계월, 최창남, 고춘자, 지연화, 윤평화 선생님들과 선·후배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한다. 가족으로는 한국국악협회 구리시지부장으로 활동하는 부인 이숙자 씨와 제2회 복사골 전국국악대전에서 고등부 대상을 수상한 딸 염주희(서울국악예고 3년)가 있다. 김호규 기자 hg1411@kukak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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