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9 (목)
흙의 소리 이 동 희 소명 2 시대의 부름이었다. 새 시대가 되었다. 왕이 새로 바뀌고 시대가 새로 바뀐 것이 아니라 새 왕이 들어서면서 새 시대를 연 것이다. 예는 나라의 근본이었고 땅에 떨어진 예를 바로 일으켜 세우는 것이었다. 세종 즉위 4년에 군권 등 왕권을 다 내려놓지 않고 있던 상왕 태종이 명을 다하여 새 정책의 수립은 가속이 되었고 폭이 넓어졌다. 예는 시대정신이었고 이를 실천하는 활력이 악이었다. 기라성 같은 선비 학자 거유들이 요로에 포진하여 번득이는 새정책 문화의 기틀을 좌우하고 있는 가운데 ...
흙의 소리 이 동 희 소명召命 1 때가 이른 것이다. 새로운 예악 정책이 시작되었고 박연의 상소가 계기가 되었다. 같은 무렵 같은 생각을 하였는지 모르지만 세종조 초기부터 예악 특히 악의 정립에 나섰다. 태종 6년(1406)에 설치하였던 악학樂學을 재가동시킨 것이다. 고려 말 유학 무학武學 음양학 의학 등 십학十學의 하나로 설치된 기관으로 음악에 관한 옛 문서들을 고찰하여 음악 이론과 역사 등 악서樂書를 편찬하고 악공들의 의례, 악기 제작, 악공 선발 등의 일을 하는 기관이었다. 예문관 대제학 맹사성孟思誠 유...
흙의 소리 이 동 희 길 6 왜 그런가. 예란 무엇이고 악이란 무엇인가. 몇 번 얘기한 것 같은데 다시 한 번 살펴본다. 이것으로 새 나라 새로운 정치가 시작되었으며 그 중심에 박연이 서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대표적인 인물은 아니었지만 그 중추적인 역할을 하였다. 어찌해서 그렇게 되었던가. 그가 말하고 얘기했다기보다 가르쳤던 것이 그에게 되돌려졌고 그 이론을 실천하도록 명하였기 때문이다. 그것의 핵심 알맹이가 무엇이었던가. 그것을 말해보고자 한다. 예기禮記는 유교의 경전이다. 주례周禮 의례儀禮와 함께 삼례라...
흙의 소리 이 동 희 길 5 박연은 관로官路라고 할까 벼슬 길에 나간 후 주로 청직淸職에 있었다. 앞에서 말한 대로 집현전 교리, 사간원 정언, 사헌부 지평, 세자 시강원 문학 등 간원諫院 헌부憲府 춘방春坊의 요직을 두루 거치었다. 문장과 학문에 단연 두터운 인정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예악의 중심에 서서 조선조 국악의 중추적 역할을 하기까지 다른 관직들을 맡기도 하였다. 전지하기를, 제생원 의녀 중 나이 젊고 총명한 3 4인을 골라 교훈을 시키어 문리를 통하게 하라고 하였다. 인하여 의영고義...
흙의 소리 이 동 희 길 4 광풍과 고뇌 그리고 그에 따른 혼란은 그렇게 오래 가지 않았다. 양녕대군의 폐세자위 충녕대군의 세자책봉은 동시에 행해졌으며 두 달 뒤 왕은 세자에게 선위禪位를 하였기 때문이다. 6월과 8월의 일이었다. 8월 10일 왕세자 충녕대군은 왕으로 즉위를 하였다. 훗날 유일하게 대왕으로 호칭하게 된 제4대 세종대왕이다. 태종은 상왕으로 삼군도체찰사三軍都體察使에 이종무李從茂 임명, 대마도 정벌, 각도 거주 왜인倭人을 노비로 하는 등 군권을 놓지 않고 행사하였다. 22세의 나이로 아직은...
흙의 소리 이 동 희 길 3 세자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스승의 말이고 또 성인의 가르침이며 현군의 실제 이야기인 것이다. 그런 말을 찾아 일러 준 스승이 참으로 고마웠다. 자신을 이롭게 해 주려는 얘기만은 아니었다. 현실이 그러하였다. 이제 와서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마음속에 있는 생각들을 다 들어내면 혼란만 일으킬 뿐 아무것도 달라지는 것은 없고 여러 사람 힘들게 할 뿐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사실이지만 스스로 그렇게 인정하고 깨닫기 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런 사실을 스스로 생각해도 알 수 있는 일이...
흙의 소리 이 동 희 길 2 "어떻게 해야 되는가, 그냥 이대로 있기만 하면 되는 건지, 날이 갈수록 어렵고 힘들어요.” "예? 그게 무슨?” "올바른 행실을 하고 무엇을 가려서 하고 자나 깨나 성현의 말씀을 읽고 실천하고 그런 것은 쉬워요. 하는 데까지 하면 되지요. 그런데…” "아아, 그래요?” "예.” "그것도 극복해야지요.” 세자는 스승을 정색하고 바라보았다. 박연은 그제서야 세자가 힘들고 어려운 사정을 알았다. 자신을 위해 두 형이 희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백형 양녕은 온 천지를 유랑하...
흙의 소리 이 동 희 길 1 곧고 바르게 넓은 길을 가는 것이다. 한시도 쉼 없이 주저하지 않고 눈치 보지 않고, 그것이 누구라 하더라도, 앞만 향하는 것이다. 늘 인의의 길을 잊어본 적이 없지만 대장부가 됐든 졸장부가 댔든 앞만 보고 대도를 걷는 것이다. 왜 무엇을 위하여 그러느냐고 누가 있어 묻는다면 그렇게 배웠기 때문이고 무슨 논리는 없다. 선인들 현인 성인들의 가르침대로 실행을 하는 것이다. 거기에 어긋남이 없이 자신에게 부끄러움이 없이 할 수 있는 데까지 하는 것이다. 서두르지 않고 욕심내지 않고 행하는 ...
흙의 소리 이 동 희 빈 터 8 그러니까 박연의 나이 34세 태종 11년(1411)에 진사과에 급제하고 옥당玉堂에 선입되어 포상을 받았다. 태종 5년에 생원과에 급제(문과 초시初試)하고 6년 뒤 식년시式年試 대과大科(문과)에 급제하여 2단계시험(복시覆試)을 다 거친 것이다. 그후 42세 세종 원년(1420)에 집현전 교리校理에 배수되고 또 사간원司諫院 정언正言과 사헌부司憲府 지평持平에 중임되어 직무를 수행하던 중 세자시강원世子侍講院 문학文學으로 발탁된다. 문학은 조선시대 세자의 교육을 맡아보던 세자시강원에 ...
흙의 소리 이 동 희 빈 터 7 졸지에 박연은 큰 짐을 지게 되었다. 작정을 한 것도 아니고 느껴지는 대로 아악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였는데, 그 분야에 특별한 지식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피리를 불고 퉁소를 불던 기량과 관계없이 궁중음악 의식가 제례악 등에 매력이 있었던 것이고 관심이 갔던 것이다. 그것은 생원시 급제 발표를 하고 국왕과 문무백관 앞에서 연주하던 전정고취에 대한 감격과 짐승들이 화답하던 부모님 시묘 때 자신의 피리소리와 연결이 되는 것이었다. 꿈이고 착각일지 몰랐지만 그런 생각에...
흙의 소리 이 동 희 빈 터 6 아雅는 궁궐에서 연주되는 궁중음악 곡조에 붙인 가사歌詞이다. 시이다. 「시경」에 소아小雅 74편 대아大雅 31편의 시가 전하고 있다. 궁정의 연회와 전례 때의 의식 시이다. 이들 시의 내용은 주周나라 개국을 칭송하고 선왕宣王을 영송詠頌하는 것 등 다양하다. 역사시 서사시가 많다. 순정純正한 것을 대아, 풍이 섞인 것을 소아라고도 하였다. 아는 바로잡음의 뜻을 가지고 있고 정正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아는 조정 정악...
흙의 소리 이 동 희 빈 터 5 그런 집념의 나날을 세월 가는 줄 모르고 보냈다. 정말 꽃이 피는지 잎이 지는지 모르고 지냈다. 다른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오로지 한 점과 같은 목표를 향하여 숨을 쉬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박연은 생원시에 급제를 하였고 다시 성균관의 유생으로 들어가 그보다 더 힘들고 어렵게 계속 학업을 닦기 시작하였다. 영동 향교 유생의 배움이 소학이라고 하였다면 성균관 유생의 배움은 대학이었다. 가르침도 달랐고 물음도 달랐다. 임금(태종)이 지켜보는 가운데 ...
흙의 소리 이 동 희 빈 터4 박연은 아버지 어머니의 묘소로 가서 인사를 드렸다. 얼마가 걸릴지 모르지만 집을 떠나고 그동안 참배하지 못하게 됨을 고하고 가서 잘 되어 돌아오게 음우陰佑해 달라는 청을 드리는 것이었다. 물론 자식이 잘 되어야 부모에게 덕이 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기가 좋은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죄를 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많은 해찰을 하였습니다. 이제야 깨닫고 떠나려 합니다.” 박연은 한동안 엎드려 눈물을 흘리며 하직 인사를 하고 거기서도 피리를 한 ...
흙의 소리 이 동 희 빈 터 3 아내는 차마 자신의 입으로 왜 이러고만 있느냐고 말하지 못한 것이고 그런 내색도 하지 않은 것이다. 그것이 어떻다고 표시는 내지 않았지만 돌아가신 분들만 위하고 명분에만 매달려 있고 자기 자신에 대하여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걱정이 되었던 것이고 답답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한 마디도 그런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 장독대의 천룡신에게 정화수를 떠다 놓고 빌 뿐이었다. 새벽마다 우물에서 찬물을 길어 떠다 놓고 어떨 때는 몇 번 물을 길어올 때마다 새 물을 갈아 놓았다. 밤늦게까지 ...
흙의 소리 이 동 희 빈 터 2 "왜 다른 사람 다 듣게 그래유. 어서 들어가세유.” 아내는 남편을 부축하여 마루로 방으로 끌어들이며 오히려 송구하다는 듯 얼굴을 붉히는 것이었다. 억지로 방에 들어서자 또 저녁상의 상보를 벗기어 그의 앞에 밀어놓고 부엌으로 나가 뚝배기 토장을데워 가지고 들어오는 것이었다. 박연은 아무 소리 못하고 밥상 앞에 앉았다. 책걸이를 하느라고 술도 먹고 떡도 먹고 이것 저것 입을 다셔 밥생각이 없었지만 아내의 성의를 생각하면 그런 말이 나오지 않았고 숟갈을 들어야 했다...
흙의 소리 이 동 희 빈 터 1 관로의 길로 들어서는 과거의 최초 시험을 통과한 것이다. 생원시生員試는 오경의五經義와 사서의四書疑의 제목으로 유교 경전에 관한 지식을 시험하였다. 그리고 합격자에게 생원이라는 일종의 학위를 수여하는 것이었다. 진사시進士試는 부賦와 시詩의 제목으로 문예 창작의 재능을 시험하는 것으로 3년에 한 차례씩 치러졌고 국왕의 즉위와 같은 큰 경사 때 별시別試가 있었다. 박연은 6년 뒤에 있었던 진사시에 다시 급제를 하게 된다. 시묘살이를 끝내고 집에 내려와서야 아내를 ...
흙의 소리 이 동 희 피리 소리 5 "히야아 참 별천지네!” 너무 신기하기도 하고 믿어지지가 않아 입이 딱 벌어진 채 다물어지지 않았다. 음률이나 음악에 대한 사무가 무엇이며 그것을 나라 관아에서 맡아 해야 할 일이 무엇이란 말인가. 누구에게 물어보기 전에 생각해 보았다. 자신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아직 어리고 시골 강촌에 살고 있는 하동 산골짜기 소년에 불과하지만 알 것은 다 알고 또 궁금한 것은 한 없이 많았다. 또래 중에서도 의문이 생기면 매사 그냥 지나치지를 않았다. 아버지가 없는 그로서는 항...
흙의 소리 이 동 희 피리 소리4 호랑이 설화는 하늘과 땅을 감동시킨 이야기들이다. 박연의 효행은 여러 말로 설명할 필요없이 그가 25세 때 태종(2년, 1402년)의 명命으로 정려를 받은 이름난 효자였다. 효자 집안이었다. 4촌 동생인 국당菊堂 박흥생朴興生 이요당二樂堂 박흥거朴興居와 함께 박연의 효자각이 심천 고당리에 세워져 있다. 삼효각三孝閣이다. 박연은 조상들의 가르침대로 행하였지만 향교에 나가며 가례家禮를 몸소 실천하였던 것이다. 중국 송나라 때 가례에 대한 주자朱子의 학설을 모아서 ...
흙의 소리 이 동 희 피리 소리3 너무나 생생하였다. 비몽사몽간이었지만 도무지 꿈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다. 자리를 차고 벌떡 일어났다. 그와 동시에 여막을 나와 신발을 신는 둥 마는 둥 하고 산길을 허위허위 내려가기 시작했다. 눈꼽도 떼지 않았다. 흐트러져 있는 상투도 그렇고 의복도 제대로 차리지 않은 채였다. 산을 내려와서는 마구 달리기 시작하였다. 당재라면 2십리가 넘는 길이다. 옥천군 이원 동이면에 접한 지금의 길현리로 산 넘고 물 건너에 있는 마을이다. 우선 강을 건너야 했다. 날근이 나루터에서 혼...
흙의 소리 이 동 희 피리 소리2 민하는 호랑이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랐다. 아랫말 안골에 쌍정문이 있는데 오촌梧村 박응훈朴應勳의 효자문 통덕랑通德郞 박수현朴守玄의 아내 선산김씨의 열녀문을 이른다. 효성이 지극한 오촌과 호랑이의 이야기는 근동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 아버지가 병이 나 약을 지으려고 밤중에 길을 나서는데 호랑이가 나타나 상주와 선산 100여 리 길을 호위하였다. 등에 태워 단숨에 갔다 왔다고도 하였다. 아버지가 죽자 묘지를 알려주었고 묘를 쓸 때도 호랑이의 보호를 받았다. 이런 감...
흙의 소리 이 동 희 피리 소리1 삐리 삐리 삐리 삘리리 삘리리 필닐니리 필닐니리 피리 소리가 들리었다. 산 속에서 들리는 소리였다. 곱고 부드럽고 애절하게 그리고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맑은 가락의 소리였다. 어머니 묘 앞 여막에서 박연朴然이 부는 피리 소리였다. 심천 마곡리 뒷산 한참 숨이 차게 올라간 산골짜기이다. 피리 소리를 따라 뭇 새들이 모여들고 저마다 자기 이름의 울음소리를 내었다. 뻐꾸기 산비...
태평무 국가무형유산 '태평무'는 강선영(1925-2016)선생에 의해 전해지면서 격조있는 무대예술로 발전 되었다. 태평무는 나라의 풍년과 태평성대를 축원하는 뜻을 지니...
강원도 아리랑을 쓰다. 한얼(2024, 선면에 먹, 53× 26cm) 봄바람 불어서 꽃 피건마는 고닯은 이 신세 봄 오나마나 ...
최근 BTS를 배출한 하이브와 뉴진스를 배출한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와의 갈등에 대한 소식이 연일 연예 문화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이러한 갈등 속에 하이브의 주가가 약 1조원 가까...
거문도의 인어 신지끼 "안개 있는 날에 백도와 무인도 서도마을 벼랑에서 주로 출몰 바위에 앉아 있거나 헤엄치기도 벼랑위에서 돌 던지기도 한다 해난사고나 바다에서 위험 경고...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은 오는 5월 9일과 10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이태백류 아쟁산조와 원장현류 대금산조 전바탕 '긴산조 협주곡'을 초연한다. 아쟁과 ...
30일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열린 국립정동극장예술단 정기공연 '모던정동' 프레스콜에서 출연진이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4.4.30 ...
국립정동극장이 4월 한달간 진행하는 '세실풍류 : 법고창신, 근현대춤 100년의 여정'에서 23일 박병천의 '구음시나위'에 허튼춤 추는 안덕기 (사진=국립정...
국립정동극장이 4월 한달간 진행하는 '세실풍류 : 법고창신, 근현대춤 100년의 여정' 에서 조재혁의 '현~' 공연 모습. (사진=국립정동극장). 2024....
# ‘이호연의 경기소리 숨’ 공연이 지난 4월 26일 삼성동 민속극장 ‘풍류’에서 열렸다. 20대에서 60대까지의 제자들 20명과 5명의 반주자와 함께 경기잡가, 경기민요, 강원도...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축제로 손꼽히는 남원춘향대전(남원춘향제)이 오는 5월 10일(금)부터 5월 16일(목)까지 7일간 남원시 광한루원 일대에서 열...
4월 18일부터 20일, 남산국악당에서 아트플랫폼 동화의 모던연희극 ‘新칠우쟁론기’가 펼쳐졌다.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지...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봄비가 촉촉이 땅을 적시는 4월,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지 6개월이 된 채치성 예술감독님을 만났다. 그는 국악방송 사장, KBS 국악관현...
2024 쿼드초이스_틂 (사진=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 나승열)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대학로극장 쿼드의 ‘쿼드초이스’...
지난 4일, 국립국악원은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KBS국악관현악단,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관현악단 118명으로 구성된 연합 관현악단 무대 ‘하나되어’를 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