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9 (목)
흙의 소리 이 동 희 유랑 5 "자네가 대답을 해봐.” 박연은 느닷없이 다래에게 화살을 돌리었다. 화살이라고까지 할 것은 없는지 모르지만 그가 무작정 따라오라고 해 놓고 그녀에게 그런 연유를 묻고 있는 것이었다. "제가요?” 어리둥절한 다래는 모르겠다고 하며 술을 한 주전자 더 가져오게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몇잔을 더 나누고는 혀가 꼬부라져가지고 말한다. "뭐 선생님이 저를 아끼시고 보고 싶어서 그런 것 아니겠어요?” "허허허허… 그건 그리여. 허허허허… ” "그리고 부족한 저를 가르쳐 주실라고 하는...
흙의 소리 이 동 희 유랑 4 내려가는 큰길로 접어들고부터는 한참 힘을 내어 걸었다. 발길이 가볍고 머리가 개운하였다. 손목을 잡지 않아도 여인은 사내의 보폭을 잘 따라 왔다. 주저 앉았던 시간을 만회하기라도 하려는 듯이 사내는 허위허위 달리다 싶이 하였다. "얘기 좀 하면서 가요 선생니임.” 조금 천천히 가자는 것이다. "잘 따라오는 구먼 그래야.” "제가 선생님 나이 절반도 안 되는데 못 따라갈까보아 그러세요?” "그래야?” 사내는 힘을 더 내어 걷기 시작하여 한참 앞서 가며 말하였다. "...
흙의 소리 이 동 희 유랑 3 피리를 불다가 춤을 추다가 같이 따라 소리를 하다가 사내는 신이 났고 여인은 소리를 있는 대로 다 주어 섬기었다. 모르는 것은 몰라도 아는 것은 다 끌어다 대었다. 잘 못 하는 것도 있고 틀리는 것도 있었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시부적시부걱 잠시도 쉬지 않고 불러대었다. 틀린 것은 다시 하였다. 중천에 있던 해가 서녘으로 기울어져 있었고 철량한 바람은 연락부절로 불어대었다. 한여름 햇볕이 내리쬐고 있었지만 그늘이 있었고 바람이 있었다. 조금 출출하긴 하고 목이 마른 대로 다른...
흙의 소리 이 동 희 유랑 2 나무도 보고 숲도 보면서 한참 더 걸었다. 낮잠을 자다 깬 다래는 억지로 박연이 끄는 대로 따라 걸었다. 그러나 얼마를 더 안 가서 샛길로 접어들었다. 독산성 보적사로 들어가는 길목이다. 거기서 다시 한참 산길을 걸어서 산사에 이르렀다. 멀리 많은 인가가 내려다 보이는 높은 곳이었다. 지금의 오산시 독산성로(지곶동) 세마산이다. "불공을 드리게요?” "그러지 뭐. 좀 쉬기도 하고.” 박연은 주변을 돌아보다가 절로 들어섰다. 오래 된 낡은 절이었다. 두 사람은 세 ...
흙의 소리 이 동 희 유랑流浪 1 아무래도 무리하고 무모한 길이었다. 박연은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 혼자는 몇 번 오르내렸지만 나약한 여인을 끌고 같이 먼 길을 간다는 것이 큰 짐을 잔뜩 지고 가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끝까지 갈 수 있을지도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내친 걸음이었다. 무사히 잘 다녀오게 되길 바랄 뿐이었다. 그가 늘 그러는 것처럼 하는 데까지 있는 힘을 다하여 최선을 다하는것이다. 집에서도 그랬고 관직으로 일을 할 때도 그랬다. 부모에게도 그랬고 아내에게도 그...
흙의 소리 이 동 희 나무와 숲 5 "뭐가 그래요.” "이 세상에서 자네가 제일 귀하다는 거여.” "정말 그런 생각을 하고 계셨어요?” "내가 왜 정말이 아닌 말을 말하겠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그녀는 벌떡 일어나 사나이의 가슴을 끌어안고 목덜미를 휘감는 것이었다. "저는 요오, 이 세상에서 선생님이 제일 높으신 어른이어요.” "높으신 어른에게 이러면 되는 기여?” "그럼요. 뭐가 안 될 것이 있어요. 싫으셔요?” "높은 것 하고…” "좋은 것 하고는 어떻게 다르냐고요?” "……”...
흙의 소리 이 동 희 나무와 숲 4 지친 심신을 눕힌 채 정신없이 자고 있던 다래는 왜소한 남자의 품을 다시 끌어안으며 의식을 차렸다. "조금 더 자도 돼요?” 그도 깊은 잠을 자다가 깨며 끌어안고 있는 여인의 팔을 풀어준다. 그리고 큰댓자로 두 팔을 쭉 뻗었다. 여인도 옆으로 널부러지며 하품을 한다. "그래 푹 더 자. 실컷 자고 가야지.” 여인은 그제서야 상황이 파악된 듯 흐트러진 몸을 추스른다. "고마워요. 선생님.” "선생님인 건 알고 있는거여?” "아아이. 제가 뭘 어쨌지요? ...
흙의 소리 이 동 희 나무와 숲 3 며칠 후 박연은 고향을 다녀오겠다고 집을 나섰다. 명분은 부모님 묘소를 참배한다는 것이었다. 오래전부터묘가 허물어졌다는 말을 듣고도 가보지 못한 것이다. 스스로 생각해도 몸을 뺄 수 없는 사정이었다. 청을 넣으면 안 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그렇게 통고를 하고 퇴청을 하였다. 혹시 왕에게 고하면 어떨지 모르지만 누가 될 것 같아 그런 언로도 택하지 않았다. 뒤에 그를 찾고 사정을 알면 오히려 칭찬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였다. 사정이 그러함에도 나라 일에만 매달려 있던 그...
흙의 소리 이 동 희 나무와 숲 2 박연은 다래가 따라주는 술을 몇 잔 더 마시고는 다시 말하였다. "그냥 자네가 보고 싶어서 왔어. 잘 있나 어쩌나 하고.” 그가 여악을 금하는 상주를 올린 뒤로 다래는 궁중의 출입이 금지되었고 그 뒤 여러 소문이 많았던 것이다. "호호호호…… 절 혼내주려고 오신 줄 알아요.” 다래는 고개를 푹 떨구고 시무룩한 얼굴로 술을 계속 따랐다. "뭐 그렇다기 보다… 자네하고 한잔하고 싶어서….” "죄송합니다. 마음대로 잘 안되어요.” "마음대로 되면 인생이 아니지.”...
흙의 소리 이 동 희 나무와 숲 1 참으로 반갑고 고마웠다. 너무나 값지고 귀한 선물이었다. 무엇이 이보다 더 한 선비의 마음을 넘치게 채울 수가 있을까. 감동이었다. 감읍하였다. 말이 막혀 울먹이고 있다가 소리 없이 울었다. 돌아서서 울다가 주위를 상관하지 않고 훌쩍거렸다. "왜 무슨 일이 또 있어요?”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동료가 걱정스레 물었다. "좋은 일이 아닌가요?” "너무 좋아서요.” "그렇게나요?” "자꾸 눈물이 나네요.” 박연은 계속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말하였다. 연일...
흙의 소리 이 동 희 절정 5 그것은 왕이었다. 임금이었다. 맹사성이 늘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시로 읊은 것-역군은 이샷다-처럼 임금의 은혜였다. 은혜래도 좋고 그런 뜨겁고 크나큰 바위와 같이 불덩이와 같이 햇살과 같이 그를 누르는 어떤 힘이었다. 빛과 그림자 같은 것이었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기보다 누리고 베푸는 것이었다. 혼신의 힘을 다하여 일을 하고 몸을 바수는 것이었다. 자신을 다 쏟아붓는 희열이었다. 어떤 대가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었다. 어떤 계산에서 다른 무엇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었다. 일하고 ...
흙의 소리 이 동 희 절정 4 "잠은 다 달아났으니 한잔 하세.” 잠 안 올 때 먹던 것이라고 하면서 조그만 잔에 따라서 박연의 손에 쥐여주는 것이었다. 잔도 하나이고 안주도 없었다. 그 근엄한 표정도 한껏 누그러뜨리며 웃음까지 띠는 것이었다. "뭘 하는 기여. 어서 들고 나도 따라줘야지.” "네.” 박연은 얼른 마시고 꿇어앉으며 떨리는 두 손으로 조그만 잔을 맹사성에게 따랐다. 술이 대단히 독하였지만 감미로왔다. 상기한 약초 냄새가 느껴지고 속이 찌르르 하였다. "편히 앉으시게. 이제 용무는 끝났으...
흙의 소리 이 동 희 절정 3 시대의 정신이었다. 시대가 그것을 요구하였기 때문이다. 변화를 요구하였고 개혁을 요구하였다. 박연은 그 중심 바람맞이에 서 있었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능력을 발휘하였다. 그동안 책을 읽고 공부하고 닦아 온 바탕에다 경서經書 사서史書 예악서禮樂書 그리고 모든 고문서 전적들을 다 섭렵하고 모든 사례들을 샅샅이 뒤지고 고구考究하여 상소문을 작성하였던 것이다. 맹사성 유시눌 같은 제조들의 의견을 듣기도 하고 많은 선학 전관들의 자문을 받고 다시 되묻고 하여 초안을 확인하고 다시 ...
흙의 소리 이 동 희 절정 2 그리고 다시 계속하여 악현樂懸의 제도에 대해서 말하였다. 원래 십이신十二辰에서 법을 취한 것인데 일신一辰마다 편종 일가一架와 편경 일가를 설치하고 또 편경과 편종 사이에 종鍾 하나와 경磬 하나를 설치하되 자위子位에는 황종의 소리로 하고 축위丑位에는 대려의 소리를 하고 인위寅位에는 대주 묘위卯位에는 협종 나머지 위들도 다 이와 같이 해야 한다. 우리나라 헌가악軒架樂은 일위마다 편종과 편경만을 설치하고 위에 따라 본율本律에 해당하는 종은 없으니 선왕이 법을 취한 뜻에 어긋남이 있다...
흙의 소리 이 동 희 절정絶頂 1 박연이 줄기차게 올리는 상서 상주 제언 아룀은 모두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제도를 개선하고 개혁하자는 것이었다. 그의 신념과 의지는 새 시대 새 물결에 부응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렇기도 하지만 새 물결의 소용돌이에서 빠져 나오지 않고 유영遊泳을 하고 있었다. 언제부턴가 그의 이념은 성숙했고 그것을 실천할 계제가 된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것을 가르쳤던 사람으로서 솔선를 하였던 것이고 박차를 가하였던 것이다.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도 그것이 새 시대 정신에 부합하였던 것이고 다들 동...
흙의 소리 이 동 희 꿈 6 박연의 같은 날 이어진 상서였다. "제후諸侯는 상시로 제사지내는 법이 없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옛부터 이를 사용하였으니 예가 아니었고 또 그 때 쓰는 음악도 당상과 당하에서 모두 대주궁만을 사용했으니 전혀 그릇된 것이었습니다. 지난 영락 병신년 조용趙庸이 예조판서가 되어 이를 개정하여 제사는 기우제로 바꾸고 노래는 운한편雲漢篇을 사용하되 음악은 아래서는 황종을 연주하고 위에서는 대려를 노래하며 주나라의 육합六合 제도를 회복하였습니다.” 운한편은 주나라 선왕...
흙의 소리 이 동 희 꿈 5 "박연은 세상 일에 통달한 학자이다.” 왕의 믿음은 움직이지 않았다. 대언代言이 계사啓事한 것에 대하여 왕이 그렇게 말하기도 하였다. 세종 10년 2월 실록의 기사이다. 비우유非迂儒 가위통유可謂通儒, 세상 일에 통하지 아니한 학자가 아니라 통달한 학자라 할 수 있다. 면전은 아니지만 박연은 몸둘바를 몰랐다. 그럴 때마다 더욱 겸허하게 직무에 임하였다. 자신에 대한 신임을 느낄 때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과분하고 의외의 처우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몸을 낮추고 ...
흙의 소리 이 동 희 꿈 4 관습도감 제조의 자리에 이르기까지 박연은 또 많은 일을 하였다. 물론 예악에 관한 것이었다. 계속 제도에 대해서 음률에 대하여 고치고 조정하고 바로잡아 개혁해야 될 문제를 제기하고 다시 탐구하고 상주하였다. 세종은 그런 박연의 의견을 다 받아들였다. 그리고 밀어주었다. 그의 말을 전적으로 믿었다. 모든 면에서 그랬다. 세종 9년(1427) 6월 23일 실록에 있는 내용이다. 임금은 몸도 불편하고 한재旱災가 걱정이 되어 정사 보는 것도 멈추었다. 그러면서도 말하였다. 을사년(2...
흙의 소리 이동희 꿈 3 박연은 조선 초기 정치적 이념이었던 척불숭유斥佛崇儒의 국가 정책을 빠른 속도로 국민 교육에 침투시켜 나가는 데에 성실한 정책 입안자였다. 그런 새 시대의 흐름을 주도한 실무자였다. 우리나라의 유학은 이미 포은 목은 야은 이른 바 삼은三隱과 같은 거유巨儒들이 일군 터전에 씨앗을 뿌려 놓았지만 백성들의 의식과 행동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실정이었다. 예禮 악樂 사射 어御 서書 수數, 육례六禮를 교육과 정치의 기본으로 삼았던 옛 성인들의 가르침을 인륜대례인 관冠 혼婚 상喪 제祭의 ...
흙의 소리 이 동 희 꿈 2 난초 난蘭 시내 계溪 난계라는 아호를 쓰기 시작한 것이 언제부터였는지 여러 곳에서 냇가 바위틈에 피어난 난초의 자태에 매료되어 그렇게 지었다고 하고 있다. 금강 상류 덕유산에서부터 흘러 내려온 물이 깊어진 마을 앞 지프내 냇가를 말한다. 짚어내는 영동 심천深川의 딴 이름이다. 그 강촌에서 태어난 하동河童 연然에게는 너무 고고한 명명이다. 뒤 어느 계기에 연堧으로 이름자를 바꾸었는데 자연스럽게 흙바탕 모래 바탕에 뛰놀며 자라던 아이는 어느 사이 빈터를 가꾸고 묘 안 담과 바깥 담 사이의 빈터...
흙의 소리 이 동 희 꿈 1 나이를 얘기하였는데 그동안 참 정신없이 살았다. 산전수전 다 겪었다. 안 해본 것이 없고 안 가본 길이 없다. 어디 다닌 것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고 그 반대로 많은 곳을 다니지도 못하였다. 잠시도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린 것이다. 관직에 몸을 두기 시작하면서 그 훨씬 이전부터 가정은 그의 생각 밖에 있었다. 집은 잠을 자는 곳이고 아내는 아이들을 키우는 존재에 불과했다. 무엇은 대단하고 또 무엇은 대단치 않아서가 아니었다. 다 중요하고 대단하지만 하늘이 시키는 일...
흙의 소리 이 동 희 진출 6 황종은 한국의 전통음악 율명으로 첫 번째 음률이다. 낮은 음으로부터 시작하여 황종 대려 태주 협종 고선 중려 유빈 임종 이칙 남려 무역 응종 12율이며 이는 일년 열두 달에 배속시켜 양陽의 기운이 처음 생기는 동짓달부터 시작하여 황종은 11월 달에 해당된다. 양의 기운이 땅 속에서 움직여 만물을 소생시킨다는 의미가 있다. 방위는 자子, 처음 시작의 뜻이 담겨 있는 음율이다. 율관의 길이를 재던 자를 황종척黃鍾尺이라고 하였다. 황종율관은 우주의 중심이 라 할 수 있는 황종음률의 높이를...
흙의 소리 이 동 희 진출 5 훈민정음에 관해서는 뒤에 다시 이야기할 기회를 갖도록 하겠고, 박연은 계속해서 상소를 올렸다. 말로만 이론으로만 한 것이 아니라 이번에는 실물로 대령을 해 보인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참으로 획기적인 시도이고 역사적인 기록이 되었다. 음악사적인 사건이었다. 악학별좌 봉상판관 박연이 한 틀에 12개 달린 석경石磬을 만든 것이다. 이론으로 청원하고 주장하던 것을 실제로 만들어 올린 것이다. 세종 9년 5월의 일이었다. 처음에 중국 황종의 경쇠로써 위주하였는데 삼분三分으로 덜고...
흙의 소리 이 동 희 진출 4 그건 그렇고 여악을 금하는 상소에 앞서 삼강행실 훈민오음정성訓民五音正聲을 촉구하는 상소를 올린 것에 대하여 말하였었는데 이에 대한 해명을 조금 하여야겠다. 훈민오음정성을 줄이면 훈민정음訓民正音이 되고 훈민정음을 박연이 창제했다는 주장이 있다. 박희민의 「박연과 훈민정음」은 역사적 실화를 소설 형식으로 쓰며 세계적인 문화유산 훈민정음 창제에 대한 새로운 주장을 하고 있다. 세종 5년(1443) 3월 23일 문헌연구를 시작해서 9년 6월 23일 훈민정음을 창제하자는 상소를 올리고 ...
흙의 소리 이동희 진출 3 그러면 다래는 누구인가. 이름난 기생이었다. 가무를 잘 하여 궁내 잔치에 들어가는 사기四妓였다. 그녀가 그렇게 대단한 인물인지는 잘 모르겠다. 뭇 남자들을 그녀의 치마 앞에 무릎 꿇린 재예才藝를 갖추었다. 왕자 형제들을 다 홀리고 고관대작의 자식들 지방관료 등 장안의 한량들의 넋을 빼앗은 여인이었다. 뒷날 세종 임금의 일곱째 아들 평원대군平原大君 이임李琳이 사랑하며 초요갱楚腰䡖이라고 불리게 되었는데 초나라 미인은 허리가 가늘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었다. 미녀였다. 여섯 번째 아들 금성대...
흙의 소리 이 동 희 진출 2 민요를 부르며 춤을 잘 추는 다래에게 박연은 하늘 같은 존재였다. 그가 가르치고 그녀가 배웠다고 말하지만 다래는 하나를 얘기하면 열을 알았고 알았다고 하기 전에 먼저 행하였다. 행하였다고 할까 저질렀다. 소리면 소리 춤이면 춤을 실연實演으로 보여주었다. 성미가 급한 것은 사실이지만 재주가 있고 능력이 있었다. 자신이 있고 매사를 어렵지 않게 쉽게 쉽게 가려고 하는 것이었다. 박연이 가르친 게 있다면 그런 부분을 꼬집어 준 것이었다. 신중히 하라고 하고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한 박...
흙의 소리 이 동 희 진출進出 1 상소를 하고 청원을 하는 것마다 다 받아들여졌다. 대단히 당돌하고 방자한 의견이었다. 기존의 제도와 운용 방법을 과감하게 혁신하고자 하였다. 박연은 그 개혁의 중심에 서서 줄기차게 밀어붙이었다. 작은 소리의 값(음가)에서부터 악기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며 그 사용과 배치 조리에 대하여, 방법과 근본 이치를 말하였다. 중국 고대와 현대를 꿰뚫고 고려와 개국 초기의 문제와 당시 조선의 현실을 아우르는 비판과 건의였다. 거기에 모든 열정을 바치었고 용감하게 앞장을 섰다. 그런데 예악의...
흙의 소리 이동희 소명5 그리고 여러 제사에 대하여 계속 말하였다. 원단圓壇 적전耤田 선잠先蠶 등의 제사는 지금 조정에서는 모두 태주를 사용하는 음악으로 되어 있다. 태주는 지신에 제사 지내는 음악이므로 사직에 이를 쓰는데 원단은 하늘에 빌며 고하는 제사이니 같은 것을 쓰는 것은 미안할 듯하다. 선농先農과 선잠도 선대의 인귀人鬼이니 사직에 제사 지내는 음악을 사용하는 것은 적당하지 못하다. 또 삼제三祭 안에서 당상과 당하에 순전히 태주의 양성만 사용하게 되니 어찌 그것이 마땅한가. 삼제의 음악도 정세하고 당연함을 보지...
흙의 소리 이 동 희 소명 4 "본시에 벼슬한 사람은 그 책임을 사피辭避할 수 없사오나 당시의 아악이 바르게 고쳐지지 않아 저서가 있지 않은 것도 당연히 알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신악新樂을 가르쳐 익히고 공인들의 재주를 취하는 데에 모두 이 책을 상고하면 그 공이 적지 않을 것이나 제사지내는 데에 겸하여 쓴다는 것은 전의 규정을 받고서도 완전히 이에 의거하지 않았으니 지금 이 책을 가지고 본조의 아악에 소용되는 법을 상고한다면 모두가 심히 정밀하고 적당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조선국악장에 대해서 문제점을 조심스럽게 ...
흙의 소리 이 동 희 소명 3 "주례周禮에 보면 예법 제사의 일을 맡아 하던 춘관春官의 태사太師가 육률六律과 육동六同을 관장하여 음양의 소리를 합하였는데…” 육률은 십이율十二律 가운데 양성에 속하는 여섯 가지 음 황종黃鍾 태주太蔟 고선姑洗 유빈蕤賓 이칙夷則 무역無射이며 육동은 음성에 속하는 여섯 가지 음 협종夾鍾 중려仲呂 임종林鍾 남려南呂 응종應鍾 대려大呂이다. 박연은 소리의 종류를 설명하고 상주를 계속하였다. 물론 글로 써서 올리는 것이고 한자 한자 정성이 깃들어 있었다. "대개 두병斗柄(국자모양의 북두칠성...
태평무 국가무형유산 '태평무'는 강선영(1925-2016)선생에 의해 전해지면서 격조있는 무대예술로 발전 되었다. 태평무는 나라의 풍년과 태평성대를 축원하는 뜻을 지니...
강원도 아리랑을 쓰다. 한얼(2024, 선면에 먹, 53× 26cm) 봄바람 불어서 꽃 피건마는 고닯은 이 신세 봄 오나마나 ...
최근 BTS를 배출한 하이브와 뉴진스를 배출한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와의 갈등에 대한 소식이 연일 연예 문화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이러한 갈등 속에 하이브의 주가가 약 1조원 가까...
거문도의 인어 신지끼 "안개 있는 날에 백도와 무인도 서도마을 벼랑에서 주로 출몰 바위에 앉아 있거나 헤엄치기도 벼랑위에서 돌 던지기도 한다 해난사고나 바다에서 위험 경고...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은 오는 5월 9일과 10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이태백류 아쟁산조와 원장현류 대금산조 전바탕 '긴산조 협주곡'을 초연한다. 아쟁과 ...
30일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열린 국립정동극장예술단 정기공연 '모던정동' 프레스콜에서 출연진이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4.4.30 ...
국립정동극장이 4월 한달간 진행하는 '세실풍류 : 법고창신, 근현대춤 100년의 여정'에서 23일 박병천의 '구음시나위'에 허튼춤 추는 안덕기 (사진=국립정...
국립정동극장이 4월 한달간 진행하는 '세실풍류 : 법고창신, 근현대춤 100년의 여정' 에서 조재혁의 '현~' 공연 모습. (사진=국립정동극장). 2024....
# ‘이호연의 경기소리 숨’ 공연이 지난 4월 26일 삼성동 민속극장 ‘풍류’에서 열렸다. 20대에서 60대까지의 제자들 20명과 5명의 반주자와 함께 경기잡가, 경기민요, 강원도...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축제로 손꼽히는 남원춘향대전(남원춘향제)이 오는 5월 10일(금)부터 5월 16일(목)까지 7일간 남원시 광한루원 일대에서 열...
4월 18일부터 20일, 남산국악당에서 아트플랫폼 동화의 모던연희극 ‘新칠우쟁론기’가 펼쳐졌다.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지...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봄비가 촉촉이 땅을 적시는 4월,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지 6개월이 된 채치성 예술감독님을 만났다. 그는 국악방송 사장, KBS 국악관현...
2024 쿼드초이스_틂 (사진=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 나승열)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대학로극장 쿼드의 ‘쿼드초이스’...
지난 4일, 국립국악원은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KBS국악관현악단,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관현악단 118명으로 구성된 연합 관현악단 무대 ‘하나되어’를 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