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0 (금)
흙의 소리 이 동 희 되돌아 보다 5 며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은 대로 서성거리며 하던 일은 놓지 않았다. 책을 보고 글을 쓰고 생각하고 그러기만 하였다. 묻는 말에만 대답을 하고 대답도 네 아니오 그리고 고개를 젓거나 끄덕이기만 하였다. 다래를 만난 것은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스스로의 괴로움이라고 할까 횡액이 그렇게 이동해 갔던 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발길이 그쪽으로 닿았던 것이다. 그만큼 그녀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봐야 지난번 불러내어 행군을 하며 얘기하다 돌려보낸 후 처음으로 만난 것이지만 정말 마...
흙의 소리 이 동 희 되돌아 보다 4 그날 이후 말 수를 줄이고 자신이 할 일만 하였다. 고개를 푹 숙이고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도 않았다. 상언할 글을 정리하고 전적을 뒤지며 집무실 귀퉁이에서 앉지도 않고 서성거렸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자신이 걸어온 길 살아온 궤적을 되돌아보기도 하였다. 자리를 탐하고 이권을 추구하고 불만을 표하고 한 적이 없었다. 한 번도 그러지를 않았다. 그리고 자신의 처지를 탓하고 원망하고 하지도 않았다. 그런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는지 모른다. 늘 현안으로 되어 있는 문건을 읽고 쓰고 퇴...
흙의 소리 이 동 희 되돌아 보다 3 전에 불러내어 알아듣게 얘기한 후 돌아갔는데 다래는 그 뒤 소식이 없었다. 소문에는 아직도 그러고 있었다. 소문도 보통 소문인가, 장안이 떠덜썩하였고 왕실이 시끄러웠다. 한량들이 목을 메는 데다가 세종의 일곱째 아들 평원대군平原大君 여섯 째 아들 금성대군錦城大君, 배가 다르긴 하였지만 나이가 한 살 많은 형 화의군和義君, 세 왕자가 서로 차지하려고 사랑 싸움을 하고 제일 나이가 어린 평원대군이 먼저 다래를 들여앉힘으로 치정 싸움은 더욱 치열하였다. 형제간에 말하자면 제수와 형수를 서로...
흙의 소리 이 동 희 되돌아 보다 2 박연이라는 것이었다. "상호군(上護軍) 박연이 신한테 말하기를, 승문원承文院의 터를 살펴본 것은 필시 호걸이 날 것을 막으려고 그런 것이리라, 하기에 신이 그 말을 듣고 상소한 것입니다.” 박연이 그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권도의 말을 듣고 즉각 박연을 불러서 물었다. 박연이 어리둥절하며 엎드려 대답하였다. "한漢나라 역사에 동방에 천자의 기운이 있다(東方有天子氣)라고 한 말이 기재되어 있으므로, 승문원 터를 살펴본 것을 신의 망령으로 호걸이 날 것을 의심하여 살펴본 ...
흙의 소리 이 동 희 되돌아 보다 1 왜 어쩌다가 그렇게 되었는가. 세종 임금은 영의정 황희 좌의정 맹사성 우의정으로 물러난 권진權軫을 불러 강녕전康寧殿 경회루慶會樓 경복궁景福宮 수리 등에 관하여 의논하다가 일어난 일이었다. "강녕전은 나만이 가질 것이 아니고 만대에 전할 침전寢殿인데 낮고 좁고 또 어두워 늙어서 이 침전에 거처하면 잔 글씨를 보기 어려워 정무를 처결할 수가 없을 것이니, 내가 고쳐 지어서 후세에 전해 주고자 하는데 어떻겠소.” "좋습니다.” 임금의 뜻에 모두들 좋다고 아뢰었다. "경회루는 ...
흙의 소리 이 동 희 말을 멈추고 7 여기에 다 옮기지 않는다. 이러한 의절들이 지금은 물론 사용되지 않고 있다. 다 지나간 시대의 제도이고 절차일 뿐이다. 그것도 지금 시대에는 아무 쓸모가 없는 것일 수도 있다. 특히 임금을 하늘처럼 하느님처럼 받들던 제도와 사례들이 이제 무엇인가, 구시대적인 하나의 유물일 뿐인지 모른다. 그러나 역사이고 역사적인 사실이고 기록이고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것인데 그것은 또 무엇인가, 어떻든 박연은 거기에 모든 생을 바쳤다. 그가 할 수 있는 능력과 마음을 다 쏟아부었다. 무엇을 위하...
흙의 소리 이 동 희 말을 멈추고 6 임금이 정월 초하루와 동짓날에 군신, 여러 신하들의 조하를 받는데 기일期日의 전날 예조에서는 내외간에 맡은 직무를 충실히 할 것을 선포하여 각각 그 직분을 다하게 한다. 그날 밝기 전에 임금이 군신을 거느리고 망궐례望闕禮를 행하고 나면 내전으로 환궁還宮하며 군신들도 물러난다. 유사有司가 임금의 자리를 근정전 북벽 남향에 설치하고 향로 두 개를 앞 기둥 밖의 좌우에 놓아둔다. 전악은 남쪽에 가까운 북향으로 현헌〔軒懸〕을 정전에 베푼다. 협률랑의 지휘 자리를 전상殿上 서쪽 ...
흙의 소리 이 동 희 말을 멈추고 5 조하의절을 더 보자. 엄고嚴鼓가 처음 울리면 병조兵曹에서는 여러 시위의 줄과 의장들을 정돈하여 문과 전정殿庭에 베풀되 평상시의 의식과 같이 한다. 좌중호左中護는 중엄中嚴을 청하며 궁관이 각기 제자리로 나가는 것을 돕는다. 우중호右中護는 어인御印을 짊어지고 의식대로 나오면 시위관은 모두 문(閤門)에 나가서 봉한다. 임금이 거동할 때에 엄숙한 위의威儀를 보이고 백관과 시위군사가 제자리에 대기하도록 큰 북을 울리었다. 좌중호는 내금위內禁衛 충의위忠義衛 충순위忠順衛 별시위別侍衛 갑사...
흙의 소리 이 동 희 말을 멈추고 4 박연은 악서樂書의 자료를 모아서 찬집纂輯하고 향악 당악 아악의 율조를 상고하여 그 악기와 악보법樂譜法을 그리고 써서 책으로 만들자고 하는 상소를 올렸다. 그러나 이것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다. 앞에서 그러한 박연의 수본手本에 의하여 계한 것을 그대로 따랐다고 세종실록 27권 7월 27일자 기사 대로 썼는데 실제로는 이루어지지 않았던지 그의 나이 74세 문종文宗 원년에 악보를 간행하자는 청인행악보소淸印行樂譜疏를 다시 올리고 있다. "삼가 생각하건대 아악의 악에는 제향악이 ...
흙의 소리 이 동 희 말을 멈추고 3 박연이 음악을 정비하기 위하여 먼저 율관律管 제작을 하였다. 얘기한 대로 해주에서 나는 거서로 제작한 율관은 성공하지 못하였지만 결국 남양의 경석과 함께 악기 제작에 정열을 쏟았다. 율관 제작이 선행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었다. 박연의 음악적 생애에 닥친 제일 과제였다. 박연은 그 자신이 만든 악기의 소리의 높이에 따른 정당성을 찾기 위해서라도 필요했던 것이다. 박연의 악기 제작은 그의 귀로 들어서 음고音高를 판별하였던 것이고 그의 정확한 판별력은 자타가 인정하였다. 세...
흙의 소리 이 동 희 말을 멈추고 2 박연은 회례음악會禮音樂 정비에도 많은 공헌을 하였다. 회례음악은 세종 13년(1431) 조회에 아악을 채택한 이래 정비되었는데 이 때 박연은 남급南汲 정양鄭穰과 함께 회례 악기를 새로 만들어 왕에게 올렸던 것이다. 왕이란 물론 세종임금이고 조정 정부이다. 처음 세종은 아악을 조하朝賀에만 설設하고 회례에는 쓸 생각이 없었던 것이지만 박연 등 신하들의 청원에 따라 회례악기 공인관복工人冠服 문무이무文武二舞 같은 것을 제정하였던 것이다. 회례악과 조회악의 다른 점은 문무文舞 무무...
흙의 소리 이 동 희 말을 멈추고 1 앞만 보고 달렸다. 그동안 한시도 쉬지 않았다. 생각도 없이 달리기만 했는지도 모른다. 숨을 고를 때가 되었다. 되돌아보면 처음부터 이 일, 음악 업무에 종사한 것은 아니다. 박연이 세종조에 처음 맡아 본 일도 음악과 무관한 것이었다. 약재 관리에 관한 일이었다. 그후 세자 시강원 문학으로 있으면서 음률에 밝음을 인정 받았던 것이고 맹사성 유시눌 같은 예악에 조예가 깊은 고관들의 인정으로 세종의 새 예악정책과 함께 하게 되었던 것이다. 세종 7년 박연의 나이 47세에 악...
흙의 소리 이 동 희 흙의 소리 6 예조와 상정소에서는 바로 논의하여 다시 올리었다. "모두 아뢴 바에 의할 것이나, 다만 공인이 심히 많은데 세 가지 빛깔의 옷을 갖추자면 경비가 많이 들게 되므로 당송의 제도에 의하여 춤추는 이는 모두 검은 옷을 입고 공인들은 모두 붉은 옷을 입게 하소서. 그리고 악정은 지금의 협률랑協律郎인데 제복祭服을 입고 악사는 지금의 전악典樂인데 비공복緋公服을 입게 하며 운보인은 지금에는 없는 바이므로 공복을 만들지 말게 하옵소서.” 모두 아뢴 바에 의한다고 하였는데 그것은 박연이 상언...
흙의 소리 이 동 희 흙의 소리 5 상언한 내용을 더 보자. 제악祭樂에 쓰는 관모冠帽의 제도에 대한 것이었다. "당상堂上과 당하堂下의 여러 악공들의 관冠에 대하여 아룁니다. 당송唐宋의 제도에는 조회와 제향에서 모두 개책관介幘冠을 썻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흑포두건黑袍頭巾을 쓰고 있어 모양이 좋지 못합니다. 이에 대한 근거가 없으므로 원컨대 당송의 제도 대로 개책관을 고쳐 쓰게 하옵소서.” 개책관은 중국 전국시대 문관이 쓰는 관의 하나이며 조선 시대 아악을 연주하던 악공이 쓰던 관을 이르던 말이다. 단단한 재...
흙의 소리 이 동 희 흙의 소리 4 그리고 전적典籍을 뒤지고 고래의 예악서禮樂書에 근거하여 철저한 고증과 고제古制 고사古事에 의거하여 판단하는 것이었다. 그동안의 무수히 올린 상언上言이 그랬고 쉴새 없이 입안을 하고 실천하는 방법이 그랬다. 향악을 정리하고 구악을 이정하는 일에 몸을 바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예와 악 전반에 걸친 쟁점爭點을 제기하고 그에 매달려 생각을 하고 글로 썼다. 맞지 않고 잘 못 된 것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도 안 되었다. 성정이 그렇기도 하지만 그에게 주어진 사명...
흙의 소리 이 동 희 흙의 소리 3 이날 경연은 세종 임금이 정악을 창조하는 데 적극적으로 힘을 모을 것을 결의하는 것으로 끝났다. "전하께서 하시고자 하는 뜻을 잘 펴실 수 있도록 전력을 다 하겠습니다.” 영의정 황희가 참석한 대신들의 뜻을 대변하듯 아뢰었다. "고맙소. 정말 그렇게들 해 주길 바라오.” 임금은 영의정과 대신들을 바라보며 진정으로 고마운 표정을 지으며 흡족해 하였다. 그러며 박연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특별히 부탁을 하는 것이었다. 박연도 목례를 하였다. 잘 알겠습니다. 열과 성을 다 하...
흙의 소리 이 동 희 흙의 소리2 "궁은 흙의 소리라고 하였는데 천지인의 가운데 지地,토土,땅,흙은 우주의 중앙입니다.땅의 소리 흙의 소리는 우주 중앙의 소리입니다.궁은 상,각,치,우의 소리를 화창和暢하게 통솔합니다.음의 성정性情이 모질지 않고 원만하면서 그 소리는 소가 굴 속에서 움머어 하고 우렁차게 우는 듯 웅장한 소리입니다.” 박연은 차근 차근 순서대로 얘기하였다. "상은 모〔方〕진 소리로서 장장鏘鏘쟁쟁鎗鎗맑게 울리는 종소리 같은 금성金聲석성石聲입니다.양이 무리 속에서 떨어져 홀로 우는 듯한 소리이기도 ...
흙의 소리 이 동 희 흙의 소리 1 아악의 창제가 있기까지 경연慶筵에서 예악에 대하여 주로 악서樂書 악율樂律에 대하여 많이 논의하였다. 여기에서 「율려신서」를 강독하게도 하였고 그 내용과 관련하여 세종 임금은 악을 구성하는 고저장단의 음의 배치 그리고 종경의 가락 등에 대하여 정밀하게 강론하고 있는 이 책을 세 번이나 독파하였으나 알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경연은 근정전勤政殿 북편에 있는 사정전思政殿에 마련되었고 경연관經筵官으로는 예문관 대제학 유사눌, 집현전 대제학 정인지, 관습도감 제조 박연, 경...
흙의 소리 이 동 희 아악 5 박연의 정확한 제작 기술을 또 너무도 정확하게 확인하고 지적하는 세종 임금의 그 몇 마디 아니 한 마디 촌극寸劇을 바라보는 좌중의 대신들은 숨을 죽이고 감탄을 하였다. 혀를 내두르기도 하고 모두들 오싹 정신을 차리고 부동자세로 지켜보고 있었다. 정말 전문가가 아니면 집어 낼 수 있는 차이가 아닐 수 없었다. 임금이 밀어붙이고 있는 아악 뿐 아니라 일련의 음악정책 그리고 박연을 전적으로 신임하고 받아들이고 있는 이유를 웅변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임금은 ...
흙의 소리 이 동 희 아악 4 박연은 해주의 거서(기장) 모양에 의하여 밀〔蠟〕을 녹이고 다음으로 큰 낟알〔粒〕을 만들고 푼分을 쌓아 관管을 만들었다. 그 모양이 우리나라 붉은 기장〔丹黍〕의 작은 것과 꼭 같았다. 곧 한 낱〔粒〕을 1푼으로 삼고 열 낱을 1촌寸으로 하는 법을 삼았는데, 9촌을 황종黃鍾의 길이로 하였으니 90푼이다. 1촌을 더하면 황종척이 된다. 원경圓經을 3푼 4리釐 6호毫의 법을 취하였다. 이에 해죽海竹의 단단하고 두껍고 몸이 큰 것을 골라 뚫으니 바로 원경의 푼수分數에 맞으며 관의 길이를 비교...
흙의 소리 이 동 희 아악 3 「율려신서」는 이 나라 아악 창제에 초석이 되었다. 중국 고대부터 송대宋代까지의 악률樂律의 이론을 심도 있게 집약한 책으로 박연의 악리樂理의 기반이 되었고 그가 거침없이 논리를 펴고 상언上言을 하고 악기 제작 등을 하게 하였던 동력이 되었던 것이다. 「율려신서」는 두 편으로 되어 있는데 ‘율려본원律呂本元’의 목차를 보면 서序 및 자서自序, 율려신서 천석목록淺釋目錄과 황종黃鍾, 황종지실黃鍾之實, 황종생십일율黃鍾生十一律, 십이율지실十二律之實, 변율變律, 율생오성도律生五聲圖, 변성變...
흙의 소리 이 동 희 아악 2 "참으로 훌륭하오. 그동안 노고들 많았소. 참 대단하고 장하고 자랑스럽소.” 세종은 그동안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헌신한 면면들을 바라보며 치하를 하였다. 맹사성 유사눌은 답례라도 하듯이 고개를 수그려 보이었다. 그러나 박연은 임금과 눈이 부딪치지 않으려고 다른 곳을 바라보았다. 아악을 창제하고 그 시연을 하는 오늘까지 사실 제일 노력을 많이 하고 애를 쓰며 속을 태운 사람은 세종 임금 자신이었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남의 이야기 하듯 말하고 있었다....
흙의 소리 이 동 희 아악雅樂 1 세종 15년(1433) 1월 1일 정조正朝에 임금이 근정전에 나아갔고 이에 회례연會禮宴을 의식에 따라 베풀었다. 이날, 설날 아침 문무백관이 모여 임금에게 배례한 뒤에 베풀어진 연회는 아주 특별하였다. 아악雅樂이 처음으로 연주되었기 때문이다. 박연이 주도하여 개혁하고 새로 완성한 문묘제례악을 이날 처음으로 사용하게 한 것이다. 아악은 좁은 뜻으로는 문묘제례악을 가리키고 넓은 뜻으로는 궁중 밖의 민속악에 대하여 궁중 안의 의식에 쓰던 당악 향악 아악 등을 총칭하는 음악이다...
흙의 소리 이 동 희 복귀 6 "또 조칙詔勅을 맞이하는 예는 근정문勤政門에 들어오면 황종궁을 연주하고 전하께서 군신을 거느리고 예를 행할 때에는 고선궁을 사용하소서. 성절聖節 하례에는 전하의 출입과 예배에도 고선궁을 사용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다만 악보에서 연주하는 환종궁과 고선궁이 하나가 아니니 다시 한 궁을 골라서 조칙을 맞이하는 데 소속시키고 전하의 출입에 쓰는 황종궁은 사용하지 말도록 하고, 고선궁 한 궁을 골라서 정조와 동지와 성절, 전하의 망궐례 및 조칙 행례의 의식에 소속시키고 세자의 예배에...
흙의 소리 이 동 희 복귀 5 "방향方響의 한 악기는 양梁나라 때부터 일어나 상하에서 통용하여 쇠북〔鍾〕과 경쇠〔磬〕의 소리를 대신한 것입니다. 팔음八音 중에서 다만 경쇠 소리만이 사시로 변하지 않는데 방향도 그러합니다.” 방향은 당악에서 쓰는 타악기의 하나로 상하 두 단으로 된 틀에 직사각형으로 된 여덟 개의 강철판을 벌려 놓고 두 개의 뿔 방망이로 쳐서 소리를 낸다. "그 나머지 속이 비고 구멍이 뚫린 약기는 몸체가 얇고 안이 비어서 음향의 기운을 쉽사리 느끼는 까닭으로 한여름이 되면 건조해서 소리가 ...
흙의 소리 이 동 희 복귀 4 주남 소남은 시경詩經 「국풍國風」의 편명篇名이다. 산은 장백산長白山으로부터 왔고/ 물은 용흥강을 향해서 흐르도다/ 산과 물이 정기를 모으니/ 태조대왕이 이에 탄생하셨도다/ 근원이 깊으면 흐름이 멀리 가고/ 덕이 후하면 광채가 발생하도다/ 문득 동방을 차지하니/ 즐겁게도 국조를 전함이 한이 없도다 山從長白山來 水向龍興江流 山與水鍾秀儲祥 太祖大王乃生 源遠流長 德厚流光 奄有東方 樂只傳祚無疆 유사눌은 시, 가사歌詞를 지은 배경을 설명하였다. 정유년丁酉年(태종 17, 1417년)에 명...
흙의 소리 이 동 희 복귀 3 세종 임금은 박연의 아악 등 예악에 쏟고 있는 열정을 잘 알고 있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칭찬이기도 했지만 관심이었고 애정이었다. 세종 13년 1월, 상호군上護軍 남급南汲 大護軍 박연 등이 새로 아악을 제작하여 바쳤다. 대호군은 종3품관의 친공신親功臣으로 무직武職을 띠게 하여 체아록遞兒祿 이 주어졌다. 박연은 교수관敎授官 의영고부사義盈庫副使 악학별좌樂學別坐 봉상판관奉常判官 봉상소윤少尹 등의 직책을 가졌었다. "내 이에 논공행상論功行賞을 하려 하는데...
흙의 소리 이 동 희 복귀 2 연일 수없이 올리는 상주 가운데 조회 때 쓰는 음악에 대한 것이 많았다. "매달 초하루와 16일 두 차례는 옛 제도에 따라 순전히 아악雅樂만 쓰고 그 나머지 네 차례는 전례대로 속악俗樂을 쓰자고 하였는데 당나라 제도에 의하면 아악은 오직 교묘郊廟 원회元會 동지冬至 그리고 책명대례冊命大禮 때만 썼습니다. 진씨악서陳氏樂書 궁가도宮架圖에 의하면 삭일수조朔日受朝 동지조하朝賀 원일元日조하 때 썼습니다. 옛 제도에 의하여 초하룻날과 명나라의 책명대례 축하와 조고詔誥 칙서勅書의 영명迎命에는...
이 동 희 복귀復歸 1 박연은 그후 부지런히 가던 길을 갔고, 그야말로 밤낮주야로 뛰다가 걷다가 하여 영동 부모님 묘소에 사흘 뒤에 당도하였다. 가다보니 새벽에 닿아 참배를 하는 대로 보수 작업을 시키고 그날로 되짚어 귀로에 올랐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마음 뿐이었다. 엎드려 눈물을 흘리며 몇 번이고 절을 하고 피리를 한 가락 분 것밖에 없었다. 물론 그 누구 앞에서보다 혼을 쏟아 슬픈 마음 아픈 심정을 담아서였고 옛날 어릴 때처럼 산새들 들짐승들을 불러 모아 부탁하기에는 충분하였다. 함께 묻어둔 호랑이 친구...
이 동 희 유랑 6 "아무 것도 아니여. 사랑, 참 좋지. 그것보다 귀하고 아름다운 것이 있겠나. 사랑을 위해서 목숨을 다 바칠 수도 있는 것이고 그것은 대단히 값지고 보람된 일인지 모르지. 그러나 뭐라고 할까, 이것은 글쎄, 한 구뎅이 다 죽는 거여. 이게 뭐 하자는 건가. 아니 도대체…” 그는 다시 말을 잇지 못하였다. "선생님, 걱정해 주셔서 참으로 고마운 말씀인데요… 그렇지 않아요. 그리고 더 잘 할게요. 염려하시지 않도록 할게요.” 그리고 가던 길을 어서 가자고 한다. 그러나 박연은 굳은 표정으로 ...
태평무 국가무형유산 '태평무'는 강선영(1925-2016)선생에 의해 전해지면서 격조있는 무대예술로 발전 되었다. 태평무는 나라의 풍년과 태평성대를 축원하는 뜻을 지니...
강원도 아리랑을 쓰다. 한얼(2024, 선면에 먹, 53× 26cm) 봄바람 불어서 꽃 피건마는 고닯은 이 신세 봄 오나마나 ...
최근 BTS를 배출한 하이브와 뉴진스를 배출한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와의 갈등에 대한 소식이 연일 연예 문화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이러한 갈등 속에 하이브의 주가가 약 1조원 가까...
거문도의 인어 신지끼 "안개 있는 날에 백도와 무인도 서도마을 벼랑에서 주로 출몰 바위에 앉아 있거나 헤엄치기도 벼랑위에서 돌 던지기도 한다 해난사고나 바다에서 위험 경고...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은 오는 5월 9일과 10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이태백류 아쟁산조와 원장현류 대금산조 전바탕 '긴산조 협주곡'을 초연한다. 아쟁과 ...
30일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열린 국립정동극장예술단 정기공연 '모던정동' 프레스콜에서 출연진이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4.4.30 ...
국립정동극장이 4월 한달간 진행하는 '세실풍류 : 법고창신, 근현대춤 100년의 여정'에서 23일 박병천의 '구음시나위'에 허튼춤 추는 안덕기 (사진=국립정...
국립정동극장이 4월 한달간 진행하는 '세실풍류 : 법고창신, 근현대춤 100년의 여정' 에서 조재혁의 '현~' 공연 모습. (사진=국립정동극장). 2024....
# ‘이호연의 경기소리 숨’ 공연이 지난 4월 26일 삼성동 민속극장 ‘풍류’에서 열렸다. 20대에서 60대까지의 제자들 20명과 5명의 반주자와 함께 경기잡가, 경기민요, 강원도...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축제로 손꼽히는 남원춘향대전(남원춘향제)이 오는 5월 10일(금)부터 5월 16일(목)까지 7일간 남원시 광한루원 일대에서 열...
4월 18일부터 20일, 남산국악당에서 아트플랫폼 동화의 모던연희극 ‘新칠우쟁론기’가 펼쳐졌다.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지...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봄비가 촉촉이 땅을 적시는 4월,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지 6개월이 된 채치성 예술감독님을 만났다. 그는 국악방송 사장, KBS 국악관현...
2024 쿼드초이스_틂 (사진=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 나승열)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대학로극장 쿼드의 ‘쿼드초이스’...
지난 4일, 국립국악원은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KBS국악관현악단,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관현악단 118명으로 구성된 연합 관현악단 무대 ‘하나되어’를 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