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13 (화)
청천 구름 밖에 높이 떴는 학이러니 인간이 좋더냐 무슨 일로 내려온다 장 짓지 다 떨어지도록 날아갈 줄 모르는다 작품해설 푸른 하늘 구름 밖에서 높이 날던 학이로구나 인간세상이 좋아 뵈더냐 무슨 일 있어 내려 왔느냐 긴 날개가 다 떨어지도록 날아갈 줄 모르네 작품감상 학은 순결함을 연상시키고 움직임이 품위가 있어 신선을 상징한다. 신선이 학을 타고 노닐었다는 전해 오는 이야기는 흔하다. 천년을 장수하는 영물로청빈하고 고고한 선비의 모습을 이에 비유하기도 한다. 관동별곡, 사미인곡...
[국악신문] 신축봄날 한얼 작자미상 (2021, 난초문양지에 먹, 18× 27.8cm) 이태백의 주량이 기 어떠하여 일일수경삼백배하고 두목지풍도는 기 어떠하여 취과양주귤만거런고 아마도 이 둘의 풍채는 못 미칠까 하노라 작품해설 이 백의 주량이 그 얼마이기에 하루에 삼백 잔을 기울이고 두목의 인기는 또 얼마나 높았기에 취해서 양주를 지나갈 때 기생들이 던진 귤이 수레에 가득했을까 아마도 이 두 사람의 멋들어진 모습은 따를 이가 없으리 작품감상 ...
유벽량선생의 시를 쓰다. 한얼 이종선 (2021, 선지에 먹, 17.8×60.5cm) 간밤의 부던 바람에 눈서리 치단말가 낙락장송이 다 기우러 가노매라 하믈며 못 다 픤 곳이야 닐러 무슴 하리오 지난 밤 불던 바람에 눈서리가 휘몰아치는구나. 커다란 소나무들이 다 기울어 가는구나. 하물며 아직 피지도 못한 꽃이야 말해 무엇 하리. 유응부兪應孚는 조선초의 무신으로 사육신의 한 사람.호 벽량碧梁 ...
[국악신문] 노가재선생의 시를 쓰다. 신축 새봄에 한얼 이종선 (2021, 선지에 먹, 35×41cm) 거문고 줄 골라놓고 홀연히 잠이 드니 시문에 개 짖으며 반가운 손 오노매라 아희야 점심도 하려니와 탁주 먼저 걸러라 거문고 줄을 골라 놓고 한 곡 타려하나 혼자서는 흥이 일리 없지 무료함에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겠다. 사립문의 개 짖는 소리에 언뜻 깨니 그리던 벗이 문안으로 들어서네. 아이야 서둘러 점심 준비해라. 아니다. 우선 동이에 술부터 걸러라. 목...
[국악신문] 송당조선생의 시를 쓰다, 신축년 봄 한얼 이종선 (2021, 문양지에 먹, 16.8× 27.5cm) 석양에 취흥을 계워 나귀 등에 실려시니 십리계산이 몽리에 지내여다 어듸셔 수성어적이 잠든 날을 깨와다. 석양에 취흥이 겨워 나귀 등에 실려 가니 십리에 이어진 산과 시냇물이 꿈속에 지나가네. 어디서 들리는 뱃사람 피리소리가 잠든 나를 깨우네. 작품감상 조준趙浚은 고려말 조선초의 문신이다, 호 송당松堂 종일 펼친 들놀이에 하루해가 저문다. 이...
옛시조 한 수 한얼 (2021. 선지에 먹, 33×40cm) 달 다려 물으려고 잔 잡고 창을 여니 두렷하고 맑은 빛이 녜론 듯하다마는 이제는 태백이 간 후니 알 리 없어 하노라 달에게 물어 보려 잔 잡고 창을 여니 뚜렷하고 맑은 빛은 옛 모습 그대론 듯하지만 이제 이태백이 죽고 없으니 누가 있어 알아주리. 작품감상 세상풍류를 나눌 사람 없다. 누...
신축 매화 벙그는 이른 봄날 취월당주인 한얼이종선 (2021, 선지에 먹, 26.8 × 33.5cm) 벽사창이 어른 어늘커늘 임만 여겨 펄쩍 뛰어 나가보니 임은 아니 오고 명월이 만정한데 벽오동 젖은 잎에 봉황이 나려 와서 긴 부리 휘어다가 깃 다듬는 그림자로다 맛초아 밤 일세 망정 행여 낮이런들 남우일 번 하여라 지은이 모르는 옛노래를 쓰다. 신축 매화 벙그는 이른 봄날 취월당주인 한얼이종선 작품해설 푸른 창문이 어른거려 임 오시나 펄쩍 뛰어 ...
[국악신문] 효종의 시를 경자 겨울에 쓰다 한얼 (2021, 선지에 먹, 27×78cm) 청석령 지나가다 초하구 어듸메뇨 호풍도 차도 찰샤 궂은비는 무엄 일고 뉘라서 내 행색 그려내어 임 계신 데 드리리 작품해설 청석령 지나가는데 초하구는 어디 있나 오랑캐 땅 바람이 이리도 찬데 궂은비는 또 무슨 일인가 누가 있어 내 모습을 그대로 그려 내 나라에 알려줄까 작품감상 청석령과 초하구는 만주의 지명이다. 효종은 봉림 대군 시절 병자호란으로 청나라에 볼모로 가...
[국악신문] (2021, 선지에 먹, 67.5×19.8cm) 추월이 만정한데 슬피 우는 저 기럭아 상풍이 일고한데 돌아갈 줄 모르는고 밤중만 중천에 떠 있어 잠든 나를 깨우느냐 김기성의 시를 쓰다 경자년 한겨울 취월당주인 한얼 이선 가을 달빛 뜰에 가득한데 슬피 우는 저 기러기야 서리바람 드높이 부는데도 돌아갈 줄 모르고 밤중에 중천에 떠서 잠든 나를 깨우느냐 작품감상 김기성金箕性은 정조때 문인이다. 호는 이길헌頤吉軒 '청구가요'에 김두성이란 ...
남곡선생시 한얼글씨 (2021, 문양지에 먹, 12.5× 28cm) 백천이 동도해하니 하일에 부서귀요 고왕금래에 역류수 없건마는 어찌타 간장 썩는 물은 눈으로서 솟는고 작품해설 모든 시내물이 동으로 흘러 바다에 이르나니 언제 다시 서쪽으로 돌아갈까 예로부터 지금 까지 거꾸로 흐르는 물은 없다 했는데 이별로 애간장이 녹아 흐르는 물은 눈물이 되어 나오는가 작품감상 주의식朱義植은 숙종 연간의 가인이자 시조시인이다. 호는 남곡南谷, 무과에 급제하여 칠...
(2021, 선지에 먹, 31.6×55.7) 시내 흐르는 골에 바회 지혀 초당 삼고 달 아래 밧츨 갈고 구름 속에 누어시니 건곤이 날 다려 닐으기를 함긔 늙자 하더라 신희문시 한얼이종선 시내 흐르는 골짜기에 바위 의지해 초가 짓고 달빛 받으며 밭을 갈고 구름 속에 누웠으니 천지가 나에게 말하기를 함께 늙자 하는구나. 작품감상 신희문申喜文은 출몰연대를 알 수 없으나 조선 정조 때 분인 듯하다. 자는 명유明裕로 이삭대엽조의 시조가 전하는데, 대학본...
(2021, 선면, 35 × 65cm) 한잔 먹세 그려 또 한잔 먹세 그려 꽃 꺾어 산算놓고 무진무진 먹세 그려 이 몸 죽은 후면 지게위에 거적 덮어 주리혀 메여가나 유소보장流蘇寶帳에 만인이 울어 예나 어욱새 속새 떡갈나무 백양 숲에 가기 곳 가면 누런 해 흰 달 가는 미 굵은 눈 소소리 바람 불 제 뉘 한 잔 먹자 할 꼬 하물며 무덤 위에 잔나비 파람 불 제 뉘우친들 어떠리 정 철鄭澈(1536~1593) 호 송강松江. 조선조의 문신 이 장진주사는 최...
(2021. 선지에 먹, 73×27cm) 한산셤 달 발근 밤의 수루에 혼자 안자 큰 칼 녀픠 차고 기픈 시람 하난 적의 어듸서 일성호가난 남의 애를 긋나니 이충무공의 시를 쓰니 때는 경자세모라 취월당 주인 한얼 이 선 작품해설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적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작품감상 중과부적의 팽팽한 긴장 속에 홀로 잠 못 이루는 한산도의 밤. 망루를 비추...
(2020. 장지에 먹, 18×40cm) 시비에 개 짖거늘 임 오시나 반겼더니 임은 아니 오고 잎 지는 소리로다 저 개야 추풍낙엽을 짖어 날 놀랠 줄 있으랴 이천 이십일 년이 밝았다. 올 해는 무사평안하길 마음모아 비노라. 한얼이종선 사립문에 개 짖으니 임 오시나 보다. 반가운 마음에 놀라 나가보니 임은 보이지 않네. 야속타! 나뭇잎 지는 소리에 헛 우짖는 속없는 개여! 작품감상 그리움이 간절하면 괜한 것에도 솔깃해진다. 바람이 크면 실...
(2020, 선지에 먹, 24× 87cm) 이 숭 저 숭 다 지내고 희룽화룽 일이 없다 공명도 어근버근 세사라도 싱숭생숭 매일에 한 잔 두 잔 하며 그렁저렁 하리라 살아가며 겪게 되는 환난이야 늘 상의 일이라 해도 올해 온 천지를 휩쓴 역병은인간의 오만을 나무라기라도 하듯 매서웁기 전에 없다. 경자세모 한얼 쓰다 작품해설 이런 흉 저런 흉 다 지나가고 아무 관심도 없이 일마저 없구나 부귀공명도 그러하고 세상살이도 다 그저 그런 거지 한 두잔 술에 시름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