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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선의 남도문화 기행(138)이윤선/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전남도 문화재전문위원 "기계 문명의 발전이 절정인 오늘날 문명 상황에서 무형유산은 인간의 삶과 더불어 호흡하고, 이 시대를 기록하고 발언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무형유산 정신의 회복이지 않겠는가" 6년 전 무형문화재에 대한 논쟁을 이 지면에 다룬 적이 있다(2018. 8. 24). 원형과 전형 논쟁에 관한 것이었다. 오늘 그것을 다시 환기하는 이유는 그 이름이 명을 다해서라고나 할까. 규정한 법률에 의하면 세시풍속은 물론이거니와 기후 인식이나 갖은 관념들까지 문화재라는 이름으로 담아내려고 한다. 문화재보호법을 제정한 1962년으로부터 지금까지 겪어 온 세월의 변화에 대한 반영이라고 말하는 것이 옳겠다.대개 원형(原型)과 원형(原形)은 일반인들이 전혀 구분하지 않고 쓴 용어다. 법률이든 관념이든 모두 의식의 본바탕 혹은 무의식의 근본이라는 의미로 범용하였기 때문이다. 통틀어 아키타이프(Archetype)라 했다. 인류가 공유하는 공통 경험의 집단 무의식이라는 뜻이다. 아키타입은 고정 불변하는 원형질이라는 의미이므로 이전에도 변하지 않았고 이후로도 변하지 않을 것을 이르는 말이다.무형문화재법으로 돌아가 생각해본다. 원형을 무형문화재로 지정한다는 규정은 잘못된 것이었음을 이미 법률이 증명했다. 아니 문화재라는 이름 자체가 그렇다. 다시 생각해보는 것은 무형문화유산의 특질은 생성하고 변화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다만 문화재라는 이름으로 강제하여 그 형식과 내용을 붙잡아두었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무형문화재로 지정하는 대상을 이렇게 규정해왔다. "무형문화재로 지정하는 것은 특정한 시기의 형식, 형태나 내용에 대해 보존의 가치가 있다고 당대의 사회와 여러 전문가가 합의하여 그 형식과 내용을 붙잡아두는 것일 뿐이다." 물론 여기에는 전통과 전승을 기반 삼는 제 규정과 규칙들이 전제되어 있다. 2016년 3월 28일 무형문화재법(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을 따로 제정하면서 원형(原型)을 폐기하고 전형(典型)을 법률용어로 채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무형문화재법의 효용 상실과 문화분권시대의 과제어느 특정한 시기에 완성된(문화재보호법 제2조, 여러 세대에 걸쳐 전승되어 온 것) 형식과 형태 및 내용(典型)을 사회적 합의(전문가들의 심사)에 의해 국가와 지자체가 강제하여 보존하는 것이 무형문화재였다. 이 형식(혹은 형태)과 내용을 전형(典型)이라는 법률용어로 갈무리한 것이 문형문화재법의 분리 제정이다. 이로써 일정한 시기의 양식을 마치 고정불변의 원형처럼 오해하는 논쟁이 일단락되었다. 문화재라는 이름으로 생성, 변화, 발전되는 무형문화유산의 특질에 제동을 걸어서도 안 되고, 마치 원형만을, 혹은 전형만을 국가가 강제하여 보호, 보존한다는 셈법도 변해왔다고 볼 수 있다. 기왕의 문화재는 문화재대로 보호, 보존, 계승하고, 전통에 기반한 제 문화유산들은 자유롭게 현대의 문화와 버무려질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다시 내 논의를 인용해둔다. 진짜민속(Folklore 혹은 Real Folklore)/가짜민속(Fake lore)논쟁이 한때 민속학계를 달군 적이 있다. 하지만 현 단계 페이크로어를 얘기하는 학자들은 많지 않다. 원형/전형 논쟁처럼 시의성도 없고 논점도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굳이 따지면 포크로어는 프로토타입(典型)에 해당되고 페이크로어는 포메이션 타입(造型) 혹은 게임 용어의 키노타입(Keno type)에 해당된다. 무형문화재법이 독립되고 전형이라는 용어를 법률화시키면서 원형/전형 논쟁 및 포크로어/페이크로어 논쟁은 일단락되었다고 봐야 한다. 다시 쟁점 삼으려면 내가 제시한 논의들을 반박하거나 새로운 개념, 새로운 해석을 들고나와야 가능하다. 내가 오래전부터 정리한 것은, 무형문화유산은 끊임없이 변해왔다는 것이다. 그중에서 특정하여 무형문화재로 지정한 것들이 전형(오리지널한 특질)의 지위를 갖게 되었고, 지정시기에 특정한(인정받은) 형식과 내용을 보존하는 것일 뿐이다. 무형문화재 제도의 국제적 배경과 제정 근거에 대해서는 본지의 지난 칼럼(2018. 11. 15)에 자세하게 소개해두었으니 참조 가능하다.문화융성에서 문화공명으로다시 명토 박아 둔다. 원형에서 전형으로 법률용어를 바꾼 지 오래다. 이 시점에 우리가 문제 삼아야 할 것은 문화분권이다. 이제는 큰 그림 이른바 빅픽쳐를 그릴 때다. 무형문화유산이 우리 문화의 토대를 어떻게 구축하고, 남북의 문화적 통일 혹은 상생의 문제를 포함해 동아시아의 상생과 평화를 위해 어떤 비전으로 기능하는지를 끊임없이 되묻고 이 시대를 견인해가야 한다. "어제에 묻고 내일에 답하다". 수묵비엔날레 김상철 교수가 쓴 기획의 글을 무형유산에 적용해 풀어본 적이 있다. "무형문화유산은 인간의 삶은 물론 인간과 자연, 인간과 사회, 인간과 시대에 대한 성찰의 내용을 담고 있는 일종의 '정신'이다. 그러나 무형유산은 형식주의의 양식으로 전락하여 전형(典刑)을 답습하는 고루한 전통주의에 함몰됨으로써 본연의 가치를 망실하고 말았다. 그 결과 근대 이후 점차 쇠락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으며, 급기야는 오늘의 침체와 부진의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변화하는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본연의 '정신'을 잃어버린 결과라 할 것이다. 기계문명의 발전이 절정에 이른 오늘날 문명 상황에서 무형유산은 여하히 인간의 삶과 더불어 호흡하고, 이 시대를 기록하고 발언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무형유산 정신의 회복이지 않겠는가." 문화유산과 문화융성에서 문화창의로문화재라는 개념에서 문화유산으로 개념이 확대되었다. 문화재의 활용은 문화콘텐츠라는 이름으로 호명해왔다. 근대문화재니 유네스코 문화유산이니 혹은 자연유산, 세계유산, 축제유산 등의 다종다양한 이름과 개념들이 등장하였다. 기왕의 문화재라는 이름으로 이를 다 담아내기는 역부족이다. 하지만 국가행정, 지방행정 모두 부처 간 이견이나 갈등으로 이를 풀어내지 못한다. 내가 시간 날 때마다 주장하는 얘기다. 우리나라 민속 문화 기반 의례음악의 연행을 '울린다'고 표현한다. 무엇을 울린다는 것일까? 마당을 밟으니 땅을 울리는 것이요 북장고와 꽹과리, 징으로 울리니 공중을 울리는 것이다. 곧 하늘을 울리는 것이므로 공중을 나는 새와 들짐승까지도 울림의 영역에 포함된다. 울림의 파장들은 상하좌우를 가리지 않고 침윤하여 본디 가진 메시지들을 전한다. 이들 의례음악을 굳이 '울린다'라고 표현한 이유가 무엇일까? 울림이 공명(共鳴)이기 때문이다. 한자말 공명(共鳴)은 우리말 '울림'의 다른 말이다. 의례음악의 울리는 기능이 공명의 세계를 도모하는 데 있다는 뜻이다. 이미 BTS가 세계의 음악을 흔들고 있다. 하지만 경제와 문화 전반이 세계적 위상에 오르고 있는데도 정작 우리는 그만한 권위를 주장하거나 해석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따위의 자족이 아니라 적어도 동아시아, 아니 세계 무대에 우리 문화의 오리지널한 특장과 의미를 설명해줄 필요가 있는데 말이다. 지난 칼럼에서 문화재청을 문화창의청 아니 문화창의부로 승격시키고 도래하는 문화융성의 시대를 대비하자고 주장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뿌리 없는 나무가 어디 있고 가지 없는 열매가 어디 있겠는가. 용비어천가 들머리를 다시 생각해본다. 뿌리 깊은 나무 바람에 흔들리지 아니할 새 꽃 많이 피고 열매가 많이 맺을 것이니. 그렇다. 저기 저만치 우리의 문화유산에 기반한 문화융성, 문화공명의 시대가 온다. 이를 창발할 준비가 필요하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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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음악학부 국악전공, ‘예비예술인 현장연계지원사업’ 선정영남대학교(총장 최외출)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주관하는 공모사업인 ‘2024 예비예술인 현장연계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총 1억 4천9백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게 되었다. ‘예비예술인 현장연계지원사업’은 예술대학에서 교육받는 예비예술인에게 창작, 실연은 물론 기획, 제작, 기술, 행정, 홍보 등 보다 넓은 영역의 문화예술 활동 경험을 제공하여 예비예술인의 졸업 후 현장 적응력을 높이고 다양한 진로를 모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9월 접수를 시작해 총 30건이 신청되어 그중 14건이 사업 타당성을 인정받아 최종 선정되었으며, 국악을 주제 선정된 대학은 영남대학교를 포함한 단 두 대학이다. 영남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부 국악전공은 ‘YU-예인로드(藝人道) 프로젝트’라는 주제로 경북문화재단, 밀양문화관광재단 등 지역협력단체와 함께 교과과정을 연계하여 진로 선택과 취업에 필요한 현장 교육과 경험을 제공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 2023년 경북문화재단 협력사업으로 진행한 한-인도 아트로드, 경북-베트남 문화예술 교류사업 등의 청년국제교류 사업, 밀양문화관광재단과 진행한 밀양아리랑X영남대학교 국악캠프와 같은 사업의 성과를 인정받아 선정되었다. 사업을 이끄는 국악전공 이승희 교수는 "학생들이 지역 기반 콘텐츠 제작을 통하여 현장에서 실무를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대학이 지역 문화예술 단체와 협력을 통해 지역 고유의 문화 가치를 창출하고 상생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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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콘서트 ‘다담’ 올해 첫 공연국립민속국악원(원장 김중현)은 3월부터 11월까지, 5월을 제외한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 총 8회에 걸쳐 차와 이야기가 있는 국악콘서트 '다담(茶談)'을 선보인다. 올해의 첫 '다담' 공연은 오는 3월 27일(수) 오후 2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음헌에서 열린다. 3월 ‘다담’ 이야기 손님으로는 코미디언 출신 한학자(漢學者)인 김병조 교수를 초대해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명심보감'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음악 즐기기 코너에는 창작 아티스트 ‘오늘(ONEUL)’을 초대한다. 김병조 교수는 1997년부터 조선대학교에서 '명심보감'을 가르치며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으며, 최근에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명심보감의 지혜를 쉽고 재밌게 전달하고 있다. '오늘(ONEUL)'은 제15회 21c한국음악프로젝트 대상 수상자로 창의적인 음악과 재치 있는 무대 매너로 관객들을 매료시킬 예정이다. 이번 무대에서는 <오시오>, <나빌레라>, <사랑타령>을 선보인다. 전주MBC 목서윤 아나운서 진행으로 마련되는 <차와 이야기가 있는 국악콘서트 ‘다담’>은 공연 1시간 전부터 ‘차가 있는 시간’을 갖고 공연을 기다리는 여유를 경험할 수 있도록 공연장 로비에서 차와 다과를 제공한다. 국립민속국악원 누리집과 카카오톡 채널(국립민속국악원 친구추가) 및 전화(063-620-2329)를 통해 예약 및 공연 소식을 안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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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한글서예가전 신인작가 이광호 작가의 시선봄바람을 타고 13일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개최되는 네번째 이즘한글서예가전에서 출품한 30명의 작가 중 가장 젊은 신인작가라고 한얼 회장이 소개를 한 3분의 작가 중 이광호(43세) 작가를 만나게 되었다. 현재 젊은 3040세대가 담당하는 서예술의 현장을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시작한 서예를 좋아하다가 대학에서 서예학과를 전공하고, 지금은 경기대학에서 서예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고양시 화정동 화정캘리서예아카데미에서 50여 명의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Q. 이광호 작가님, 오늘 축하드립니다. 전통문화 '한글서예'를 향유하는 전승주체로서, 속도로 경쟁해야 하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라고 할 수 있는 서예술이 다음 세대에도 계승되어야 하는 '미래지향적 지속가능성'이란 화두를 가지고 바라본다면, 즉 서예 분야 전문인으로서 서예의 순기능에 대해서 듣고 싶습니다. A.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디지털, 인공지능, 로롯공학, 바이오 기술 등 AI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를 통하여 신혁명의 시대를 맞이하는 요즈음입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에서 오늘날과 그리고 향후에는 인간이 하지 않아도 되는 기술과 인간이어야만 할 수 있는 기술로 나뉘는 시대가 더욱 좁혀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가 붓을 쥐고 향유하고 있는 '서예'라는 순수예술은 인간 본연의 인성과 감성을 화선지에 녹여내리는 격조있는 독보적 예술 장르입니다. 모든 자연과의 어울림을 통하여 나오는 붓의 선질과 먹에서 뿜어져 나오는 다양한 현색(玄色)으로 형상화 할 수 있는 장르이지요. AI가 근접할 수 없는 분야입니다. 사람과 사람과의 감성을 소통하고, 작가의 호흡으로 읽혀지고 감상할 수 있는 우리나라 전통예술 중 손꼽히는 최고의 예술이라 자부합니다. Q. 젊은 세대들만 모여서 활동하는 서예술 단체가 있나요? A.네. 경기대학교 서예학과, 계명대학교 서예학과, 대구예술대학교 서예학과, 대전대학교 서예학과, 원광대학교 서예학과 이렇게 5개대학을 졸업한 1980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가 하나되어 2014년도에 결성한 '80후'(八零後)라는 단체가 있습니다. 저는 80후 단체에 장형(長兄)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2015년도에 백악미술관에서 "동행”이라는 타이틀로 창립전을 하게 되었고, 올해에는 10주년을 맞이합니다. 80후는 문파와 학파를 무시하고, 오직 서예가 좋아서 하나가 된 단체입니다. 가볍지 않은 클래식한 전통서예를 지향하며 우리의 서예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고자 맺어졌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젊은 청년층의 단체 중에 가장 큰 단체입니다. 전시는 매년 진행하고 있으며, 주로 인사동과 예술의전당 서예관에서 전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10주년 기획으로 중국, 대만, 일본, 말레이시아에서 서예를 전공하거나 교수로 재직 중인 젊은 친구들과 한국 백악미술관 전관에서 국제서예교류전을 준비 중입니다. 전시 기간은 2024년 8월29일부터 1주일간 전시가 진행됩니다. Q.한얼 선생님의 작품활동에 대해서 느낀 점은? A.한얼 이종선 선생님은 제가 존경하는 우리나라 한글서예가 중에서도 손꼽히는 선생님입니다. 고즈넉하고 단아한 우리나라의 정서에 맞는 예술세계를 펼치시며, 결코 가볍거나 기교를 통하여 보여지는 글씨가 아닌 글씨다운 글씨를 쓰시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문장에서도 뒤를 잇고 있는 후학들이 본받을 만한 흔적들을 풍부하게 남겨주고 계십니다. 우리나라 서예를 사랑하고 아끼시는 마음가짐 또한 그동안 걸어오신 선생님의 행보에서 많은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서예진흥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헌신해 오시고 애써 주신 선생님의 모습으로 서예의 저변확대와 우리나라 서예를 계승발전 시키기 위한 선생님의 노고를 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선생님께 직접 전하지 못한 말씀을 이곳에 남기게 되어 뜻깊습니다. Q. 이번 '아리랑특별전'에 참여하신 보람은? A. 인류무형문화유산 아리랑은 우리나라 선조들께서 남겨주신 소중한 유산입니다. 아리랑 가사에 담긴 문학성에 놀라웠습니다. 저에게 아리랑은 고향에 계신 어머님 품과 같습니다. 자식과 부모가 하나 되듯이 아리랑과 우리 민족은 하나인 듯합니다. 그리운 고향에서 들려주는 아리랑은 어릴 적 나를 마주하게 되고, 잠시나마 어머님의 품에 안기는 듯합니다. 이번 아리랑특별전을 통하여 관람객들과 함께 한국인으로서의 긍지와 따스함을 나누었습니다. Q.독보적 분야를 개척해 나가는 한글서예의 아름다움은 어느 부분인가요? A.우리나라 한글의 특성은 다양한 획과 자유분방한 선들이 하나되어 이루어진 화려하고 기교가 담긴 글씨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서예를 통해 다양한 조형미가 완성된다고 봅니다. 우선 한글은 우리의 고유한 글씨라는 점입니다. 세종대왕이 남겨주신 한글의 해례본에서 이미 우리는 독보적이고 독창적인 하나의 국가가 완전하게 탄생하였음을 알리게 되었고, 선조들이 남겨주신 편지글과 한지에 담긴 조상의 얼을 통하여 우리나라 정서에 맞는 한글로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뒤를 잇는 후학으로서 마땅히 이를 계승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딱딱한 펜과 연필이 아닌 붓으로 하여금 우리의 감성을 화선지에 표출하고 선조들께서 남겨주신 유산을 지켜낼 수 있는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예술 중 한글서예는 으뜸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이작가는 "요즘 세상에 비인기 종목 서예를 하면서 밥 먹고 살기 힘드는데, 그래도 저는 운이 좋아서 서예를 업으로 삼고 결혼도 하고 살게 되어 행복하다" 이어 "올해는 이즘한글서예협회 신임회원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쉽지 않은 심사를 거친 통과의례입니다."고 하면서 기뻐했다. 초등학교 3학년에 처음 잡은 붓을 이 날까지 계속 잡고 있다고 한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서예진흥법이 활성화 되어 서예를 경험할 수 하는 어린이가 확대되는 것이라고 한다. 이광호 작가 약력.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예부문 초대작가 고양시 미술협회 서예분과 위원장 경기대학교 서예학과 겸임교수 한국서예학회/한국서학회/한국서예가협회/한국청년서단/이즘/80후 임원.회원 화정캘리서예아카데미 主宰 이즘한극서예협회 신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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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탄탄한 국악관현악: ‘작곡가 이강덕[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은 지난 7~8일 기획공연 ‘작곡가 시리즈 Ⅲ’을 선보였다. 작곡가 시리즈는 창작국악의 토대가 된 작곡가를 선정해 의미를 되새기는 무대로, 이번 공연은 창작국악 1세대, 작곡가 이강덕의 작품만으로 꾸며졌다. 이강덕은 이왕직아악부원양성소를 졸업하고 이왕직아악부 아악수를 거쳐 국립국악원 국악사로 재직했다. 연주자이자 작곡가, 지휘자로 활동한 그는 1962년 관현악 '새하늘'로 국립국악원 신국악 작곡 공모에 당선, 작곡가로 등단한 후 관현악, 협주곡, 중주곡 등 80여 편의 다양한 작품들을 남겼다. 이번 공연에서는 지금도 가장 널리 연주되고 있는 대표 관현악곡과 협주곡이 총 5곡 연주되었다. 7일에는 가야금 서은영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수석, 피리 진윤경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해금 이동훈 전북대 교수가, 8일에는 초연 당시 협연자들이었던 가야금 이재숙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피리 이종대 부산대 명예교수, 해금에 홍옥미 지영희류 해금산조 보존회장이 무대에 올랐다. 공연 둘째 날이었던 8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는 많은 관객들이 자리했다. 무대를 열어낸 첫 곡 ‘송춘곡’은 ‘봄을 칭송한다’는 제목처럼 봄날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전원 풍경을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감각으로 그려냈다. 경쾌한 선율은 중간중간 반음계를 내어 특수한 느낌을 내기도 했는데, 마이너하지만 심각하지 않은 단순하고 깔끔한 진행이 돋보였다. 이 곡은 또한 짧은 구로 이루어진 단일 주제를 가지고 곡의 시작부터 끝까지 다양하게 변형 및 발전시켰다. 장단과 리듬에 변화를 주며 흥겨운 느낌을 내다보니 지루할 틈 없었고, 국악기가 낼 수 있는 가장 편안한 음계와 선법을 활용한 진행은 한국적이고 다채로운 느낌을 주었다. 음악적인 구조 또한 탄탄했다. 관현악기들의 주고받는 부분이나, 서로 비워주고 채워주는 구간이 확실하여 관현악의 특징을 잘 살려냈다. 어느 악기 하나 소외되지 않도록 균형 있게 비중을 둔 깔끔한 곡이었다. 본격적으로 협주곡이 시작되었다. 처음 독주자로 나선 해금 연주자 홍옥미 명인이 연주한 ‘해금협주곡 4번’에는 경기지방 무속 가락을 근간으로 만든 지영희류 해금산조의 특징이 담겨있었다. 관현악은, 진양부터 자진모리장단까지 산조 장단의 흐름에 따라 해금의 특수한 표현에 맞추어 풍성함을 만들어 내거나 해금을 받쳐주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힘썼다. 홍옥미 명인의 해금 연주는 화려하거나 멋 내는 느낌보다는 소박하면서도 힘이 있고 깔끔한 성음이 돋보였다. 군더더기 없는 농현과 선율, 과하지 않은 표현과 흥청대는 장단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특히 그가 연주하는 평우조(화평하고 평온한 조)는 발랄하면서도 우직했고, 마지막 푸는가락에 이르러 연주된 꺾거나 떨어내는 표현은 민속악적 색채가 짙게 묻어나며 명인의 오랜 공력이 돋보였다. 세 번째로 ‘메나리조 주제에 의한 피리 협주곡’이 연주되었다. 경기시나위 보존회장을 지니고 있는 명인 이종대의 피리 연주로 진행된 이 곡은 신명 나는 굿거리장단으로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금수강산이 떠오르는 민속적이고 밝은 선율이 돋보였으며, 시원하게 뻗어내며 연주하는 피리 선율이 매력적이었다. 이 곡은 강원도 메나리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곡으로 토속적인 민요적 요소가 강했고, 빠른 패시지로 진행되는 순차 진행이 많았다. 이강덕 명인은 간드러지고 여유 있는 호흡으로 물 흐르듯 연주하였고, 구성진 피리 농음과 흘러내려 떨어내는 메나리조의 선율적 특징을 잘 살려내어 연주해 냈다. 더불어 관현악 또한 안정적이고 깔끔한 연주로 탄탄한 완성도를 자랑했다. 이강덕이 작곡한 협주곡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 바로 가야금을 위한 협주곡이다. 이날 연주된 ‘가야금 협주곡 1번’은 가야금을 위한 협주곡으로는 제일 처음에 작곡된 곡이다. 또 독주 악기 혼자 기량을 발휘하는 카덴자(Cadenza)가 이 곡에서 처음으로 창작국악에 사용되었다. 둘째 날 무대에서는 이재숙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가 가야금 협연자로 함께했다. 이재숙 명인은 깊은 울림이 가득한 연주로 심금을 울렸고, 여유롭고 힘 있는 연주로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굿거리로 시작하여 4/4박자, 중모리, 굿거리, 카덴차, 동살풀이로 계속해서 바뀌는 장단 속에서, 가야금의 다양한 표현이나 변화구를 감상할 수 있었다. 장단에 맞추어 연주하는 가야금 연주와 더불어 장구의 장단이 계속 반주로 함께 했는데, 황병기 가야금 연주곡이 연상되기도 하며 연주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이재숙 명인의 가야금은 ‘외유내강(外柔內剛)’이었다. 겉으로는 소박하고 여유로운 듯 보이나, 그 안은 매우 깊고 단단했다. 무대는 ‘염불 주제에 의한 환상곡’으로 마무리되었다. 작곡가 이강덕이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며, 고인이 극락세계에서 편안하게 지내기를 바라는 뜻으로 창작한 작품이다. 모든 악기가 함께 짧은 주제 선율을 강하게 연주하며 곡이 시작되었다. 이 곡은 전체적으로 밝고 화려하며, 경쾌함이 주를 이루었는데, 그 안에 악기들이 번갈아 가며 질러내는 부분이 많이 등장했다. 이는 마치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아들의 마음이 반영된 듯 느껴졌다. 곡이 진행되는 가운데 중간중간 들리는 징 소리와 방울, 목탁 소리, 그리고 민속악적 색채가 짙은 장단과 선율은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陁佛)’의 가사를 노래하는 육자염불이 연상되었다. 뒷부분에 이르러서는 느린 무장단 안에 피리와 대금이 서로 번갈아 가며 독주 선율을 연주하였는데, 메나리조를 중심으로 연주된 선율에는 슬픔과 한이 가득 서려 있었다. 아버지의 극락왕생을 간절히 기리는 작곡가의 마음이 묻어났으며, 깔끔하고 균형 있는 장단과 선율 진행은 자유롭고 탄탄했다. 이강덕은 음악과 전통에 관한 이해도가 높은 작곡가였다. 그의 음악은 기승전결이 뚜렷했고, 완성도가 굉장히 높았다. 어느 하나의 악기에 치우치지 않고, 각 악기의 음색과 음높이를 잘 활용하여 풍성하고 탄탄한 음악적 구조를 만들어 냈다. 또 장단과 조, 악기의 특징을 잘 활용했으며, 단순한 선율적 리프(일정한 코드 진행을 반복하는 반복구)를 사용, 발전시켜 주제 테마로 만들어냈다. 그 테마를 반복하여서 들려줌으로써 관객들은 음악을 더욱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특히 이번 공연을 통해 전통 악기가 지닌 본연의 소리와 조화를 느껴볼 수 있었다. 요즈음 새로 작곡되는 관현악은 서양 음악에서 온 코드 진행이나 화성법이 다양하게 활용된다. 하지만 이강덕의 음악은 화려하거나 서정적이기보다는, 악기가 고유하게 지니고 있는 음색, ‘조’와 ‘장단’을 집중적으로 활용한 단순하고 깔끔한 진행을 선보였다. 창작국악 1세대 작곡가의 음악을 통해, ‘기본’과 ‘전통 본연의 소리’에 집중하며 국악 관현악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다시금 깊이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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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장관, "출판계 주요 단체 도서 저작권 보호한다"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은 14일 오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한국저작권보호원과 함께 한국출판인회의, 파주출판도시문화재단, 한국학술출판협회, 한국대학출판협회, 한국과학기술출판협회 등 주요 출판 관련 단체장들을 만나 출판계 현안을 논의하고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출판계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다양한 주제들을 논의했다. 특히 ▴ 그동안 출판계에서 지속적으로 정부에 건의해온 불법복제 확산에 따른 도서 저작권 보호 강화, ▴ 세종도서 사업 개편, ▴ 독서 진흥, ▴도서 해외수출사업 개편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가 이어졌다. 유인촌 장관은 간담회를 시작하며 "초임 장관 시절부터 문화의 범주가 한정적이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출판을 문화의 범주에 넣어 산업적으로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라며, "올해 4~5월이면 벌써 내년 예산을 위한 준비가 마무리되는 시점이기에 오늘 각 단체 대표분들이 많은 의견을 주시면 내년 예산에 잘 반영하겠다.”라고 말했다. 먼저 참석자들은 출판사가 학술서를 출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대학가를 중심으로 도서 불법복제가 만연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역할을 주문했다. 박찬익 한국학술출판협회장은 "대학교재와 학술교재로 경제를 유지하는 출판사들은 한계에 와있다. 과거 아이엠에프(IMF) 금융위기 시절에도 1,000부에 달하던 발행 부수가 이제는 300부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3년에 걸쳐 판매하고 있다.”라고 불법복제의 심각성을 전했다. 장주연 한국과학기술출판협회장은 "학술교재에 필요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출판사가 일러스트레이터 7명을 직접 고용하는 등 전문 학술 서적 한 권을 만들기 위해 출판사가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끊임없이 투자하고 있다.”라고 출판사의 노력을 알아줄 것을 호소했다. 신선호 한국대학출판협회장은 "이제는 학생들의 20% 정도만이 책을 구입하고 있는 실정인데, 처벌이 능사가 아닌 만큼 좋은 책이 지속 출판될 수 있도록 인식을 개선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 이 중에서도 가장 효과적인 인식개선을 위해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수자를 대상으로 저작권 교육을 마련했으면 좋겠다.”라고 건의했다. 이에 유인촌 장관은 "2008년 장관이 되어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진 분야가 저작권이다. 당시 많은 노력을 통해 우리나라가 저작권 선진국 반열에 올랐지만, 학술교재 등과 관련해서는 아직 독자들의 인식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문체부는 지속적으로 저작권 보호의 중요성을 알려 인식을 개선하는 데 힘쓰겠다.”라고 답했다. 정부는 관련 출판단체 등 유관기관과 협력하여 모니터링, 교수자에 대한 저작권 교육, 인식개선 캠페인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 저작권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불법복제에 대한 합리적인 양형과 관련해서는 저작권 미래 포럼 등을 통해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다. 아울러 참석자들은 "케이-컬처가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가운데, 다음 주자는 케이-북이 될 것”이라며 그 기반이 될 우수도서 발간을 위한 세종 도서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케이-북 수출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을 요구했다. 이광호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은 "케이-콘텐츠의 다음 주자는 케이-북이 될 것이며, 지금이 케이-북 지원을 위한 골든타임”이라며 케이-북 해외진출을 추진하는 중소출판사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또한 "국내에 등록 출판사가 10만여 개이고 1년에 책을 1권 이상 출판하는 출판사가 6,000개 이상일 정도로 다품종 소량 생산의 특성을 가진 출판계 특성상 900권의 숫자는 어떻게 보면 많은 숫자가 아니다. 세종도서의 지원을 받아 양서를 발간하고 있는 작은 출판사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유인촌 장관은 과거 좋은 책을 선정해달라는 취지로 사비를 공공기관에 기부했는데, 처음에는 좋은 책들이 선정되었으나 이후 기부금 소진을 위해 책을 선정하는 방향으로 진행된 것을 보아온 경험을 공유하며, "우수한 책이라면 900종이 아니라 그 이상이라도 지원할 것이다. 다만 지원 종수를 정해두고 이에 맞추어 선정하다 보니 좋은 책 발간 지원이라는 정책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있어 이를 개선해 정말 좋은 책을 선정하고 책에 대한 지원을 늘리자는 것”이라며, "올해는 주어진 예산만큼 진행하지만, 내년에는 더 충분한 예산을 가지고 정말 우수한 도서라면 모두 선정하도록 진행하겠다. 선정은 출판계에서 하는 만큼, 나중에 부끄럽지 않은 책으로 선정해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어려운 중소출판사에 대해서는 별도의 중소출판사 성장도약 지원사업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23년 13억 원) 및 ‘중소출판사 출판콘텐츠 창작지원’(’23년 7억 원) 사업이 올해 ‘중소출판사 성장도약 지원사업’으로 통폐합되어 10억 원이 증액된 30억 원으로 마련됐다. 문체부는 해당 사업 내에서 우수 출판콘텐츠 제작지원과 경영지원, 유통 등 마케팅 지원을 추진하고 이번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3월 중 사업수행 기관 선정을 위한 공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고영은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은 "케이-컬처가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가운데 지금이 케이-북 수출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한 때이다. 책 저작권 수출을 중심으로 집중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유인촌 장관은 "오늘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참석하지 않아서 아쉽다.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나름의 상황을 이해한다.”라며 케이-북 수출과 관련해 "최소 내년까지는 공공기관인 출진원이 주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이로 인해 출판계 현장에 피해가 가지는 않도록 하겠다.”라며 이와 관련해 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정부는 향후 출판단체, 도서 저작권 수출 에이전시, 한국문학번역원, 국제문화교류진흥원 등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해외진출 협의체를 구성해 민간이 그간 축적해온 역량을 정책 사업에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소통을 강화하고 민관협업방안을 구체화해 나갈 예정이다. 책을 읽는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대대적인 독서 운동이 일어나야한다는 참석자들의 건의도 이어졌다. 고영은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대한민국 전체가 나서서 책 읽기 운동에 나서야 할 때”라며 독서 진흥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했다. 유인촌 장관은 독서 부흥 운동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매우 공감하며 "4월 23일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책의 날을 기점으로 독서 부흥 운동을 진행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인문학 진흥 차원에서 국립국어원, 세종학당, 한글박물관 3곳에 인문학을 퍼뜨릴 수 있는 역할을 주문하는 등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 갈 것이며, 도서관 등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23년 11월에 발표한 '제4차 도서관발전종합계획'을 바탕으로 출판 및 독서 활동의 중심인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 지원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4월 중으로 '제4차 독서진흥 기본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독서 및 서점 지원 예산은 서점을 통한 문화 활동 지원 예산이 삭감된 바 있지만, 물류망과 디지털화 구축사업 등이 새롭게 반영돼 지역서점을 지원하는 예산 총액은 증가했다. 개별 서점과 프로그램을 지원하던 방식에서 업계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개편하고 내년도 사업으로 책을 읽지 않는 비독자를 끌어들일 유인체계 설계 등의 신규사업계획 등을 마련해 재정 당국과 긴밀히 협의해나갈 예정이다. 참석자들은 도서정가제 개선과 관련해 지역서점 할인율 유연화는 할인 여력이 없는 지역서점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유 장관은 "서점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국회에서 법안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아직 시간이 있다.”라며 지역서점 지원방안에 대해서도 업계 의견을 꾸준히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간담회 참석자들은 공공대출보상권 도입 등 출판사 권리 확대, 도서 제작비 세액공제 도입, 청년 도서 구입비 지원 등의 다양한 현안을 건의했다. 정부는 연구 용역 등을 통해 관련 쟁점을 정리해 실현 가능한 방안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유인촌 장관은 1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열띤 토론을 마무리하며 "오늘을 시작으로 출판계와는 자주,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라며 "제가 필요한 자리라면 언제든 초대해 달라.”며 출판계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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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춤협회, 한국전통춤협회, "전통춤문화제 수건춤 100년사" 성료사단법인 한국전통춤협회(이사장 한혜경)가 한국 전통춤 큰잔치 ‘2024년 대한민국 전통춤문화제-수건춤 100년’을 오는 23-24일 2일 동안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개최했다. 학계에서는 이번 수건춤 100년사 재현은 학술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는 평을 받았다. 첫째날 해설을 맡은 원로 전통춤연구가 이병옥 교수는 수건춤은 교방춤, 재인청춤, 무속계열춤으로 나누어지는데, 이번에 다 보여주는 판이 벌어진 것은 역사적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둘째날 해설을 맡은은 양종승 박사는 수건춤 100년의 역사적 전개 양상과 우리 전통춤 뿌리를 알게 하고 전승 유파의 다양성을 알게 하는 귀한 무대이었다. 전통민속예술 수건춤의 지속과 변용을 보여준 학계의 평가다. 이 행사장에서 한혜경 이사장을 만나게 되었다. Q. 한국전통춤협회 언제 창립되었나요. A. 한국전통춤협회 창립을 위해 2012년 7월 7일 창립추진위원회(위원장 채상묵, 위원 김정녀, 한혜경, 양종승, 김은희, 진유림 등 7명)가 결성되었다. 그로부터 5년 후인 2017년 4월 6일 정부로부터 공식 사단법인이 인가되었다. Q.설립 취지는. A. 한국 전통춤은 한민족 역사와 함께 탄생하여 발전되어 온 우리 고유 민족예술의 모체이자 시원이며 한민족 영혼과 사상을 담고 있는 역사이며 철학이다. 따라서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는 민족춤 계승과 발전을 위해 그 역할을 확대해 나가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임회원 모두는 시대적 사명감을 안고 전통춤의 무궁한 창성을 위해 전통춤의 체계적 보존전승은 물론 사회교육, 홍보진흥, 학술연구, 인재양성, 공연기획, 국제교류, 대외협력, 춤 콩쿠르 등을 위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Q. 한국전통춤협회는 어떤 단체인가요? A. 한국전통춤창립추진위원회가 2012년 발족되고 위원장으로 채상묵 교수를 모셨다. 한민족예술의 정수, '한국전통춤'을 널리 알리고자 각 장르별 전통춤보존회로 구성되어 창립된 국내 유일한 협회이다. Q. 한국전통춤협회 창립 취지는? A. 전통은 한민족 역사와 함께 탄생하여 발전되어 온 우리 고유 민족예술의 모체이자 시원이며, 한민족 영혼과 사상을 담고 있는 역사이며 철학이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는 민족춤 계승과 발전을 위해 그 역할을 확대해 나가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는 취지를 펼치고자 전국 전통춤을 전승하고 있는 보존단체가 협력 관계로 뭉쳤다. 2012년 초부터 민족춤의 체계적 보존전승은 물론 사회교육, 홍보진흥, 학술연구, 인재양성, 공연기획, 국제교류를 위해 회합을 갖고 범 전통춤 관련자 모임을 추진하여 왔다. 이러한 결실을 맺고자 우리는 한국전통춤협회 창립과 더불어 시대적 사명감을 안고 전통춤의 무궁한 창성을 위해 더욱 분발하고자 한다. Q. 초대 위원에는 어떤 분이 동참하셨는지요? A. 채상묵교수를 위원장으로 모시고 김정녀(예능), 한혜경(예능), 양종승(연구), 김은희(예능), 진유림(예능)으로 출범했다. Q. 한국전통춤협회은 초대 이사장은 A. 초대 이사장 채상묵, 2대 이사장 이길주에 이어 3대 이사장은 제가 맡고 있습니다. Q.지난 해 얻은 성과는 A. 주요 사업으로 <대한민국전통춤문화제>, <한국춤 차세대전>, <한국춤 학술세미나>, <전통춤 학술총서 발간>, <한국춤 대경연>, <한국전통춤 보물전 해외 공연>, <전통춤 연수회>, <한국춤 전국지부공연>, <대한민국전통춤 예술대상 시상식>, <대한민국전통춤 4대 명무상 시상식> 등이 있다. 전통춤 발전과 보급을 위해 제1회전통춤대경연대회를 개최했다. 참가 부분은 학생부, 일반부, 명인부, 신인부로 나누었고. 김숙자 명인상, 이매방 명인상, 한영숙 명인상을 제정했다. 장르는 전통춤에서 타악춤, 창작무용까지 확장했다. 공정한 심사를 위해 심사규정을 엄수하고 진행은 투명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Q.올해 역점 사업은 A. 한국 전통춤 큰잔치 ‘2024년 대한민국 전통춤문화제-수건춤 100년’을 오는 23-24일 2일 동안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개최했다. 첫째날에는 이병옥 교수의 해설과 함께, 최지원의 군무 동초수건춤, 박은하의 살풀이춤, 이지은의 도살풀이춤, 고재현의 군무 교방입춤, 이정애의 쌍수건춤, 김진원의 살풀이춤, 이미숙의 군무 경기수건춤이 펼쳐졌고, 둘째날에는 양종승 박사의 해설과 함께, 윤미라의 달구벌입춤, 채향순의 살풀이춤, 권영심의 교방살풀이춤, 임현선의 즉흥무, 문숙경의 군무 살풀이춤, 김경란의 논개별곡, 이정희의 군무 도살풀이춤이 열렸다. 올해에도 제2회전통춤대경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한국전통춤협회는 해외 지부를 거점으로 미국 및 유럽과도 연결하여 한국의 전통춤 보급과 전수 활동을 펼치려는 계획하고 있다. Q.국악계에 하고 싶은 말씀은 A.유구한 역사속에서 우리선조들의 피눈물나는 질곡의 삶은 현재에 이르기까지 보존및 계승ㆍ발전이라는 사명감에 오늘 날 찬란한 국악발전을 이루어 왔다. 그러나 작금의 국악계는 온전한 계승의 문제점을 안고있다고 보고있다. 찬란히 빛나야 할 우리의 국악발전은 염두에 있지아니하고 이권 다툼과 계파싸움이 팽배해 있다고 보여진다. 우리의 후학들과 후손들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남겨줄수 있을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부분이라고 생각한다.문화유산은 먼저 올곧은 정신세계를 바탕으로 습득하고 터득된 예술세계를 물려줌이 마땅하다고 본다. 서로 일보양보하고 화합하여 개인의 영리보다는 국악계의 발전을 꾀해야 할것이다. 우리의 아름다운 국악유산이 후대에 이르기까지 무궁한 보존 및 계승 발전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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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세중과 전위예술(6) <BR> 狂氣와 執念의 사나이윤대성/희곡작가 무세중의 본명은 김세중이다. 그는 성균관 대학 불문과를 졸업하고 1962년 드라마센타가 개관되어 거기에 연극 교육기관인 연극아카데미가 생겼을 때 1기생으로 들어온 연극 지망생이다. 필자도 같은 과정에서 김세중과 함께 공부했다. 그때 아카데미 원장은 여석기 교수있고 우리를 가르친분 들은 柳溪 吳華變 金正鈺 梁東君 李杜鉉 등이었다. 약 20여 명의 인구생들은 매일밤 드라마 센타에 모여 강의를 듣고 명동에 내려가 술을 마시며 연극에 관해 토론했다. 이때 김세중과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별로 딴일할 것도 없는지라 매일 낮부터 하루종일 드라마센타에서 공연되는 연극을 보고 연습장면도 참관하면서 연극의 체질을 익혔다. 틈틈히 남산에 올라가 소주도 마셔 가면서. 그러다 얘기가 미진하면 그의 돈암동 집까지 가서 마시고 떠들며 소일했다. 우리의 대화는 항상 연극에 대한 것이었고 나의 작품 구상에 대한 비판이였다. 그는 나보다 늘 앞서가면서 어린 내 생각을 깨우쳐주고 자극을 주었다. 내 초기 작품의 상당수가 그의 조언을 받아 완성된 것들이다. 그때부터 우리는 우리의 전통민속에 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드라마센타에서 처음 초빙한 김노인으로부터 봉산탈춤을 배우고 있었다. 아마 그가 운동에 관심을 갖게되고 결국 몸짓을 통해서 목소리를 내는 방법을 자신의 연극표현의 수단으로 삼은 것도 이것이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그는 드라마센타의 극작 WORKSHOP에도 참여하여 작품도 썼다. 그러나 그의 분방한 사고와 열기를 담기에는 원고지란 매체는 그의 사고를 제한하는 속박으로 작용했다. 그는 직접 작품을 제작하고 연출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자신이 출연하여 그의 몸 속에서 끓어 오르는 열기를 발산해야만 했다. 그래서 그 당시의 연극인들은 김세중하면 좀 돌지 않았나 할 정도로 그의 광기는 점차 도를 더해 갔다. 당시는 박정희 정권이 그 압제의 사슬을 조일때라 김세중의 광기를 용납할리가 없었 다. 그의 작품공연 기도는 번번히 제지당했다. 그는 강열한 메세지가 담긴 공연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는 민속춤, 탈놀이등의 전통연희로 돌아왔다. 이 때 김세중은 그의 성을 무로 바꾸었다. 그리고 민속주점을 경영했다. 그가 가장 어려웠을 시절이면서 또한 각오를 새롭게 한 시절이기도 하다. 성까지 바꿀 정도로 이 나라는 그를 받아들이기엔 너무 독선적인 제도하에 있었고 또한 연극계는 편협했다. 어느날 그는 훌훌 털어버리듯이 나라를 떠났다. 베를린은 그에게 신천지였다. 각국에서 모여든 광적인 정열을 지닌 연극인들과 무세중은 길 어울리는 앙상블을 이루었다. 역시 무세중은 리더였다. 그의 탄탄한 전통예술에 대한 이론과 춤 실력(?)으로 단연 그의 작품은 베를린의 실험극단들 중에서 빛을 발하게 되었다. 마음몇 벗고 마음껏 소리 지를 수 있는 곳, 그곳이 베를린이였다. 몇년 후 그는 귀국해서 "통·막· 살" (통일을 위한 막걸리 살풀이)이란 작품을 발표해 우리를 놀라게 했다. 그 후 그는 계속 우리를 놀라게 하는 작품을 발표해 언어를 배제하고 몸짓과 소리만으로 강한 메세지를 진부해지고 획일화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 없진 않지만 그는 부단히 실험하는 자세를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이제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새 목소리를 갈구하는 관객이 늘고 있다. 무세중에게도 또 한번의 변신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의 새 작품 "上下左右,東西南北을 기대한다. 거기서도 틀림없이 그의 광기가 그 집념을 빛을 낼 것이다. 198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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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립국악단, 봄의 서곡·양금 시나위 연주회성남시립국악단이 오는 14일 오후 7시 30분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지금부터 봄날’ 연주 무대를 연다. 제70회 정기연주회이자 신춘 음악회다. 한진 시립국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가 지휘봉을 잡아 국악관현악 ‘봄의 서곡’, 대금 협주곡 ‘화연’, 양금 협주곡 ‘양금 시나위’, 국악관현악 ‘꿈의 자리’를 연주한다.‘소리, 성악과 관현악’을 주제로 ‘별리, 세호락’, ‘바로 우리가 주인공’,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세상’도 선보인다.연주회는 남라헬 백석문화대 교수가 사회를 맡고 대금 이건석, 양금 윤은화, 소리 지유진, 소프라노 신주형, 테너 최무룡, 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협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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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선의 남도문화 기행(136)이윤선/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전남도 문화재전문위원 초의와 차선고도 남도의 물길 따라 교우했을 옛 연인의 터에 앉아 그윽한 차향 맡는 것 어쩌면 내게 주어진 과분한 소확행일지 모르겠다 연하(烟霞)가 난몰(難沒)하는 옛 인연의 터에/ 중 살림 할 만큼 몇 칸 집을 지었네 못을 파서 달이 비치게 하고/ 간짓대 이어 백운천(白雲泉)을 얻었으며 다시 좋은 향과 약을 캐나니/ 때로 원기(圓機)로써 묘련(妙蓮)을 펴며 눈앞을 가린 꽃가지를 잘라버리니/ 좋은 산이 석양 노을에 저리도 많은 것을. 초의선사가 일지암을 짓고 지은 시라 한다. 일지암을 아는 사람들은 이 시가 형용하고 있는 풍경을 금방 떠올릴 수 있다. 짙은 운무 출몰하는 비경과 초암에 앉아 차 한잔하는 즐거움이 보이지 않는가. 대흥사 일지암이 지금은 운용의 묘를 살린 탓인지 여러 채의 절간들이 들어서 있지만, 그 중심은 예나 지금이나 초암 곧 일지암에 있다. 추사 김정희와 다산 정약용을 비롯한 각양의 인사들과의 교류가 낳은 총화라고나 할까. 여기에 초기 카톨릭의 숨겨진 영향까지 거론한다면 불선(佛禪)을 넘어선 유불선기(儒佛仙基)를 거론해도 무방하리라 본다. 초의는 본래 무안(당시에는 나주에 속함) 삼향 사람이다. 지금은 삼향에 초의기념관이 들어서 있고, 용운스님의 노력으로 일지암도 재현해두었다. 어떤 인연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 또한 이곳에 터를 잡고 주경야독하는 중이다. 나는 곧 출판되는 졸저에서, 무안만(남도만과 무안만에 대해서는 본 칼럼에 여러 차례 소개하였다)의 차와 이를 재구성할 차선고도(茶船古道)를 상정하고 '고양의 길'이라는 표제를 붙여 두었다. 불교 중심으로 차 문화가 확장되었고, 스님들 중심으로 차 생활이 보편화 된 것도 어찌 보면 스스로를 고양하는 첨단의 콘텐츠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세간에 차와 명상, 힐링, 수련, 영성 등의 조합을 이룬 다종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는 것을 보면 이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추사가 남긴 명선(茗禪)이라는 글씨가 그 행간에 있다. 추사가 초의에게 지어준 호이기도 하다. 대개 이를 '차를 마시며 선정(禪定)에 든다'라는 뜻으로 해석한다. 문자 그대로 명(茗)은 차의 싹을 말하는 것이니 차를 마시며 선을 행한다는 것 아니겠는가. 구체적인 차선고도의 루트나 프로그램을 여기서 말할 필요는 없겠지만, 차가 명상이나 요가, 이른바 마음수련에 있어 최고의 콘텐츠라는 생각은 부기해 둔다. 정민 교수의 작업에 기대어 차선고도(茶船古道)를 상상하다 중국에서 한해륙에 이르는 이른바 뱃길을 전제해본다. 초의에 앞선 차문화 정리의 맥락이기도 할 것이다. 정민이 쓴 '잊혀진 실학자 이덕리와 동다기'(글항아리, 2018)는 차선고도를 설정하는 데 매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지면상 몇 가지만 인용해 공부자료로 삼는다. "18세기 중반 이후 청나라의 해금 정책이 풀리자 중국의 서남해안에서 북상하는 뱃길이 열렸다. 배를 통한 물류의 이동이 빈번해지면서 서남 연안에 중국 상선의 표착이 부쩍 늘어났다. 특별히 1760년 서해안에 표착한 중국 배에는 황차(黃茶)가 가득 실려있었다." 또 이덕리의 '기다' 중 '다설' 제3조에 남은 기록을 보고하고 있다. "경진년(1760, 영조36)에 차 파는 상선이 와서 온 나라가 그제야 차의 생김새를 처음으로 알았다. 이후 10년간 실컷 먹고 떨어진 것이 하마 오래되었는데도 또한 채취해서 쓸 줄은 모른다. 이렇게 보면 우리나라 사람에게 차는 그다지 긴요한 물건이 아니어서 있고 없고를 따질 것이 못 됨이 분명하다. 비록 물건을 죄다 취한다 해도 이익을 독점한다는 혐의는 없을 것이다." 정민은 이외에도 박제가의 '북학의'를 인용하며 1760년에 왔다는 표류선의 존재를 보고하고 있다. 황차와 관련된 내용이다. 지면상 다 소개할 수는 없지만, 관심 있는 분들은, 1762년 11월 7일자 '승정원일기'에 등장하는 표류선 기사를 참고해도 좋다. 정민은 사흘 뒤인 11월 12일자 '승정원일기'를 인용하며 중국 표류인들이 가져온 황차를 언급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렇게 얘기한다. "표류선 관련 기록에서 황차가 등장하는 것은 이때가 유일하다. 고군산진에 표착한 절강 상인의 배에 황차엽이 대량으로 실려있었고 당시 금주령 상태에 있던 조선에서 이 황차는 제사 때 쓰는 제주(祭酒) 대신으로 각광을 받아 수요가 갑작스럽게 급증하게 되었던 사정이 짐작된다." 이 시기 중국 남쪽 배들의 서남해안 표착이 상당히 빈번해지기 시작했고 금주령 하의 시대 상황과 맞물려 황차가 특수를 누리면서 비로소 차의 존재가 조선인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것이다. 나는 내가 초의의 차를 가까이하게 된 것도 이런 시대적 맥락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초의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이덕리를 공부할 필요가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정민의 연구들을 주목해야 한다는 생각을 줄곧 하고 있다. 초의 이전의 이덕리에 대한 정보는 정민이 거의 유일하고도 상세하게 연구해놓았기 때문이다. 차마고도에서 차선고도까지 주지하듯이 차마고도(茶馬古道, Ancient Tea Route/ Southern Silk Road)는 비단길보다 먼저 생긴 무역로이다. 중국의 윈난성, 쓰촨성에서 시작된다. 티베트, 인도, 파키스탄 등지를 거쳐 실크로드로 이어진다.위키사전의 설명을 빌리면, 마방(馬幇)이라 불리는 상인들이 말과 야크를 이용해 중국의 차와 티베트의 말을 서로 사고팔기 위해 지나다닌 길이다. 차와 말만 사고팔았겠는가. 당연히 이곳을 통해 문화의 교류가 활발해 졌음을 알 수 있다. 전성기에는 유럽까지 연결되기도 했다. 해발고도 4000미터가 넘는 험준하고 가파른 길이지만 경치가 매우 아름다운 길로도 유명하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것은 2007년 KBS에서 6편으로 구성한 차마고도에 관한 다큐멘터리 '인사이트 아시아-차마고도'부터이다. 나도 여러 차례 윈난지역을 방문하여 관련 정보들을 갈무리한 적이 있다.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무역로라고 추정하는 길이기도 하다. 차선고도(茶船古道)는 이에 착안한 것이다. 광의의 차선고도는 멀리 중국으로부터 뱃길을 통해 우리와 연결된 항로 혹은 차도(茶道)를 말하는 것이고, 협의의 차선고도는 초의선사의 생가인 현 무안군 삼향읍 왕산리 혹은 신기마을에서 출발하여, 어린 나이에 출가한 나주의 운흥사로, 다시 평생을 보낸 해남 대흥사의 일지암까지 이어지는 길, 나아가 강진, 보성, 하동 등을 연결해본 것이다. 지금은 뱃길이 막혀있지만, 물골이 있던 때를 상상하여 이 루트를 재구성한다면 틀림없이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우연인지 필연인지 초의선사 생가 아래 오두막 하나 짓고 살면서 차에 대해 상고해나가는 중이다. 아마 초의선사가 고금의 중매역할을 하였던 것 같다. 기회가 되면 소개하겠지만 차는 분청사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찍이 일본인들이 국보급 예우를 했던 분청사기는 사실 남도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던 생활 용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우리보다 먼저 이들이 분청이 가진 미학에 주목하였고 끝내 일본 최고의 다기로 대접하기에 이르렀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차나무에 귀를 대고 들으니 곧 새싹이 올라올 듯하다. 아, 봄이로구나. 올해는 보다 어린잎을 따서 황차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남도의 물길 따라 교우했을 옛 인연의 터에 앉아 그윽한 차향 맡는 것, 어쩌면 내게 주어진 과분한 소확행인지도 모르겠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선이 끝났다. 승자에게는 축하의 차 한 잔, 패자에게는 위로의 차 한 잔 건넨다. 승자는 승자대로 패자는 패자대로 역할이 있을 것이다. 혐오와 배제는 저만치 던져버리고 오직 나라의 융성을 도모하는 데 힘을 합치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라 생각한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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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관의 ‘국악-신반’ <19>국가무형문화재 가곡 예능보유자 '이동규 남창가곡' 우봉 이동규 가객의 남창가곡 전곡 3장 음반이다. 가객은 2001년에 조은뮤직에서 1장의 가곡 음반을, 2007년에 악당이반에서 3장의 가곡 전곡음반을 출반하였으니 17년만의 새로운 음반이다. 가곡에 입문한지 반세기를 넘긴 이제 가객의 일생을 정리한다는 의미에서 가곡 전곡 녹음에 임했다고 한다. 가객은 1964년 국립국악원 부설 국악양성소(현 국립국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국립국악원에서 연주단 악장, 예술감독을 역임하였으며, 2022년에 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예능보유자로 지정되었다. ‘가곡’(전통가곡)은 예로부터 격조 높은 성악이다. 어떤 음역에서도 음색이 달라지지 않고 꿋꿋하며, 때로는 폭포수와 같은 역동이 용솟음치는가 하면, 때로는 단아하고 부드럽게 흐르는 정겨운 노래가 바로 우리의 가곡이다. "슬프지만 비통하지 않고 즐겁지만 지나치지 않다.” 이것이 가곡의 분위기를 묘사하는 대표적인 문구이다. 3장의 음반에는 25곡의 남창가곡 전곡이 수록되어 있다. 반주는 피리 김계희, 대금 유준원, 해금 이태경, 가야금 김태은, 거문고 김서영, 장구 이승백이 참여하고 있다. 쉽게 만나가 힘든 가곡 전곡음반, 이 음반에 가객의 모든 것이 담겨져 있다. 채수정의 '적벽가'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음악과에서 학사, 석사를 마치고 대학원에서 판소리 박사 1호로 학위를 받은 채수정 소리꾼의 판소리 <적벽가> 3장 음반이다. 소리꾼은 2006년과 2015년에 ‘홍보가’ 음반을 출반하였지만, ‘적벽가’는 처음이다. 소리꾼은 현재 한국예술대학교 전통예술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적벽가’는 중국의 나관중이 쓴 소설 ‘삼국지연의’ 중 적벽대전을 이야기의 중심으로 짠 판소리이다. ‘적벽가’는 크게 도원결의, 삼고초려, 장판교 대전, 조조 호기, 군사 설움대목, 주유 동남풍 기원, 조자룡 활쏘기, 적벽화전, 새타령, 조조 패주, 군사 점고, 관운장 조조 살려주는 대목 등으로 구성된 소리이며 권력 다툼, 위기 모면, 전투 상황 등의 장면이 굉장히 역동적으로 그려진다. 빠른 장단에 호령조를 많이 사용하며, 큰 성량으로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내야 하는 장면이 많아 깊은 소리 공력을 요한다. 채수정의 ‘적벽가’는 송흥록-송광록-송우룡-송만갑-박봉술-박송희-채수정으로 이어지고 있는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적벽가’의 예능보유자였던 박봉술 명창에게서 전수받은 동편제 계열의 소리로 명창 박송희 선생으로부터 사사하였다. 요즘 판소리 완창음반을 보기 힘들다. 귀한 음반이 출반되어 반갑고 해설서가 자세하다. 남도무형문화예술시리즈 13 '일노래와 놀이노래' 요즈음 국악CD음반이 귀하다. 이유는 CD를 출반하지 않고 음원사이트에만 올리는 디지털음반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맞추어 국가기관이나 공공기관도 비매품 CD음반을 출반하지 않는다. 유일(?)하게 CD음반을 출반하고 있는 기관이 국립남도국악원이다. 국립남도국악원은 2011년 남도무형문화예술시리즈 1 <영암민요>를 출반한 이래 꾸준히 이 시리즈를 출반해오고 있다. 그 13번째 <일노래와 놀이노래>(2CD)를 출반한 것이다. 음반에는 진도 지역의 소중한 일노래와 놀이노래 33곡이 수록되어 있다. 논밭일을 하면서 불렀던 일노래는 힘든 노동을 삭히는 삶의 위로였으면 소중한 아이를 재우면 불렀던 자장가는 사랑가이자 비나리였을 것이다 놀이와 함께 여흥을 한껏 고조시켰던 강강술래, 엿타령, 장타령은 일상의 기쁨을 더하는 활력소였음에 틀림없다. 가사가 수록된 해설서는 아주 자세하다. 2CD와 더불어 USB도 같이 들어 있다. 남도국립국악원 홈페리지에서는 현재 감상할 수 없지만 곧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제 국립남도국악원은 진도 지역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는 남도 지역 곳곳의 소중한 자산을 모아 음반으로 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부디 계속 CD음반으로 출반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제주도아리랑보존회의 제주아리랑 탐라소리 (사)제주도아리랑보존회는 묻히고 사라져가는 우리전통문화를 지키고 보존하기 위해 발굴과 전파를 통해 제주인의 정신과 아리랑의 정신으로 미래지향적인 가치를 구현하고자 2017년에 창립되었다. 첫 음반작업으로 <제주아리랑 탐라소리> 2CD음반을 출반하게 되었다. 2장의 음반은 이색적으로 제작되었다. 같은 반주에 CD1에는 제주도아리랑보존회의 여러 회원들이 다양한 구성으로 참여하였고, CD2에는 제주아리랑보존회 강소빈 회장이 선창으로 송영미, 손영숙 회원이 후창으로 참여하고 있다. 제주도의 민요를 편곡한 6곡, 작곡한 3곡, 모두 9곡이 수록되어 있다. 작,편곡은 이상군 선생이 맡았으며, 작사는 강소빈 회장이 맡았다. 음반에는 서우제아리랑, 꽃아리랑(꽃타령), 조천아리랑, 우도아리랑, 하루방아리랑 등 아리랑이 5곡 수록되어 있다. 해설서에는 서우제아리랑, 해녀서우제 등 제주방언으로 부르는 노래는 표준어와 같이 수록한 것이 이채롭다, 관심이 있는 분은 음반에 나와 있는 제주아리랑소리전수관(010-4445-6199)으로 연락하면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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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꽃신 신고 훨훨~”부산에 전하다국립국악원(원장 김영운)은 떠나는 사람과 남겨진 사람들 사이의 ‘마지막 축제’인 장례 절차에서 불렀던 지역별 상여소리를 한데 엮은 '꽃신 신고 훨훨' 공연을 오는 오는15일과 16일 이틀간 국립부산국악원(원장 이정엽) 연악당에서 선보인다. '꽃신 신고 훨훨'은 2023년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이 ‘상여소리’ 중심의 무대예술로 구성하여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아 우수공연으로 선정된 유지숙(민속악단 예술감독)의 첫 정기공연 작품이다. 순회공연에 맞게 재구성한 작품으로 김충한(무용단 예술감독)의 안무를 더하여 새롭게 무대를 꾸며 그 의미를 더한다. 처연하고 담담한 ‘서도 상여소리’, 인생의 다양한 감정 노래하는 ‘경기 상여소리’ 흥으로 삶의 미련 날려 보내는 ‘남도 상여소리’ 로 삶과 죽음의 정서 담아내 이번 공연에서는 서도, 경기, 남도지역의 상여소리를 비롯해 죽음을 다룬 노래와 음악으로 구성하였다. 지역별로 다른 상여소리를 통해 음악적으로 다양한 정서를 담아냈고, 민요 잡가, 판소리, 무속음악 등을 한데 엮어 민속음악에 담긴 삶과 죽음의 조각을 함께 이어 작품을 구성했다. 슬픔을 다 내려놓은 듯 처연하고 담담한 북녘의 소리로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서도 상여소리’를 시작으로, 삶의 인연과 그로 인해 얽히는 다양한 감정을 노래하는 ‘경기 상여소리’가 그 뒤를 잇는다. 마지막 ‘남도 상여소리’에서는 미련까지 훨훨 날려 보내는 신명과 다채로운 장단이 어우러져 흥겨움을 더할 예정이다. 지역별 상여소리 외에도 제전과 상구소리, 산염불, 이별가, 진도다시래기, 진도 씻김굿과 지전춤, 판소리 심청가 중 상여소리 등 삶의 다양한 순간을 노래하는 지역별 민요와 판소리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망자의 슬픔과 그리움 위로하고 남은 이들의 힘을 더하는 ‘상여소리’ 섬세한 감정과 표현의 다양성 녹아든 소중한 문화유산 상여(喪輿)는 망자(亡者)의 시신을 묘지까지 나르는 가마와 비슷하게 생긴 도구로 적게는 10여명에서 많게는 30명의 사람들이 어깨에 메고 가는데, ‘상여소리’는 상여를 메고 가면서 부르는 소리를 뜻한다. 고인을 보내는 슬픔과 망자를 추억하는 그리움을 달래면서 상여꾼들의 고된 노동을 위로하고 힘을 북돋우는 ‘상여소리’는 우리 음악이 품은 섬세한 감정과 표현의 다양성이 녹아든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평가 받는다. 김영운 국립국악원장은 "이번 공연으로 노랫말 속에서, 삶과 죽음은 따로가 아니라 하나라는 죽음에 대한 옛사람들의 통찰을 함께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연의 연출은 소리극 ‘까막눈의 왕’을 연출했던 정호붕 중앙대학교 교수가 맡아 ‘삶의 끝에서 마주하는 평안’을 기약하는 잔치로 이번 공연을 꾸며 무대에 선보일 예정이다. 국립국악원 '꽃신 신고 훨훨'은 오는 3월 15일(금) 저녁 7시 30분, 16일(토) 저녁 5시, 국립부산국악원 연악당에서 선보인다. 공연관람은 취학아동이상으로 관람료는 S석 20,000원, A석 10,000원이다. 사전예매는 국립부산국악원 누리집을 통한 온라인 및 전화로 예매가능하다. 공연관람 및 할인 등 상세내용은 누리집에서 확인 가능하다. 문의)051-811-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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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전통춤문화제-수건춤 100년' 성료사단법인 한국전통춤협회가 한국 전통춤 큰잔치 ‘2024년 대한민국 전통춤문화제-수건춤 100년’을 오는 23-24일 2일 동안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개최했다. 둘째날에는 양종승 박사의 해설과 함께, 윤미라의 달구벌입춤, 채향순의 살풀이춤, 권영심의 교방살풀이춤, 임현선의 즉흥무, 문숙경의 군무 살풀이춤(백수연, 하수연, 김주연, 유지숙, 나현아, 임정민, 김희영, 임예린), 김경란의 논개별곡, 이정희의 군무 도살풀이춤(이주원, 장보름이, 김영찬, 송창현, 김율희, 이병근, 엄아라, 이유담)이 무대를 열었다. 둘째날 선사된 7인 7색 수건춤 작품은 수건춤 100년의 역사적 전개 양상과 우리 전통춤 뿌리를 알게 하고 전승 유파의 다양성을 알게 하는 귀한 무대이었다. 양종승 박사는 "수건춤은 거슬러 올라가면 신앙 의례로 시작된 춤이었고, 그것이 시대의 흐름 속에서 무대 예술로의 전환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리하여 전문 예인집단의 놀이춤, 교방-권번 기녀의 향연춤 그리고 오늘날 무대 예술의 문화재춤으로 거듭났다. 이어 "이번 공연은 그러한 전통 수건춤의 역사적 흐름과 시대적 전승과정에서 미학적으로 꽃피어진 면모를 살필 수 있는 감동적 무대이기도 하였다. 무엇보다도 옛 정신을 기반으로 현대적인 시대적 가치를 담아낸 지혜로운 춤판, 그 속에 큰 세상으로 나아 가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기에 더욱 의미있었다"고 전했다. 1990년 국가무형문화재 지정된 수건춤은 즉흥적인 춤을 말하며, ‘도살풀이춤’ 또는 ‘허튼춤’이라고도 한다. 원래는 수건춤, 산조춤, 즉흥춤이라는 이름의 수건춤이었으나 춤꾼 한성준이 1903년에 극장공연에서 살풀이란 말을 쓴 데서부터 살풀이라는 이름이 비롯되었다. 첫째날 해설을 맡은 원로 전통춤연구가 이병옥 교수는 "살풀이는 무속 의식(巫俗儀式)에서 액(厄)을 풀어낸다는 뜻인 곧, 살(煞)을 푸는 춤으로 일명 도살풀이라고도 한다. 예로부터 그 해의 액을 풀기 위하여 굿판을 벌이고 살을 푸는 춤을 추어 왔으므로 무속(巫俗)에서 파생된 것으로 보여진다고 한다. 수건춤은 교방춤, 재인청춤, 무속계열춤으로 나누어지는데, 이번에 다 보여주는 판이 벌어진 것은 역사적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수건춤은 행사에서 빠지지 않은 우리 민족의 정서를 대변하는 춤으로서 예술성을 인정하여 계승되고 있는 것이다. 학계에서는 이번 수건춤 100년사 재현은 학술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는 평을 받았다. 독무와 군무로 웅장하게 펼쳐진 무대는 우리가 지켜 나아갈 전통춤의 지속과 변화에 대한 많은 관심과 기대를 가지게 하였다. 행사를 마치고 한국전통춤협회 한혜경 이사장은 "전통춤 전승자, 연구자, 지도자들이 힘을 모아 결성한 한국전통춤협회가 준비한 한국의 수건춤 100년 역사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값진 무대이다. 독무과 군무 무대를 구성하여 수건춤의 예술성과 진수를 선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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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스럽게 공유된 학살의 의미…편지·일기로 본 독일인의 전쟁독일 베를린에는 사각형 기둥 2천711개가 빼곡히 들어선 공간이 있다. 크고 작은 네모기둥에는 어떤 색도, 문양도 없다. 비극의 역사를 묵직한 공기로 느끼는 곳,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메모리얼'이다.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잔혹한 역사를 당시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영국 옥스퍼드대 사학과에서 나치 역사를 강의해 온 니콜라스 스타가르트 교수는 제2차 세계대전 한가운데에 있었던 독일 사람들을 통해 전쟁의 이면을 깊숙이 들여다본다. 최근 국내에서 번역 출간된 책 '독일인의 전쟁 1939-1945'는 당시 독일 사람들이 주고받은 편지 약 2만5천통, 보고서, 일기, 법정 기록 등으로 다시 쓴 전쟁 이야기다. 저자는 독일이 일으킨 전쟁과 그로 인한 전쟁 범죄를 사람들이 어떻게 인식했는지 주목한다. 그는 일반적 통념과 달리 많은 독일인이 홀로코스트라는 '비밀'을 공유했다고 지적한다. 유대인을 실은 열차가 어디로 가냐는 질문에 '하늘로'라고 대답한 일화, 유대인들이 가스로 죽는 장면을 목격해 외교관과 종교인에게 알렸으나 침묵한 사례 등이 소개된다. 저자는 당시 독일 사람들이 전쟁을 '민족을 방어하기 위한' 성격으로 여겼다는 점도 강조한다. 그는 교묘한 선동정치의 대명사로 통하는 괴벨스의 이른바 '섬세한 보도 관리'를 비중 있게 설명하며, 독일인이 대량 학살에 관한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짚는다. 900쪽이 넘지만, 다양한 기록과 자료를 찬찬히 풀어내 눈길을 끈다. 반면, 최근 출간을 앞둔 '전후 일본과 독일이 이웃 국가들과 맺은 관계는 왜 달랐는가'(책과함께)는 전쟁이 끝난 뒤 상황에 주목한 책이다. 아시아 정치를 연구해온 월터 F. 해치 미국 콜비대 교수는 독일과 일본, 두 나라가 과거라는 '유령'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짚으며 주변국과의 관계를 살펴본다. 그간 여러 연구자는 독일의 경우 그들의 과오를 적절하게 참회하면서 이웃 국가와 화해할 수 있었지만, 일본은 사과하는 데 실패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견해에 반기를 든다. 그는 독일과 프랑스, 독일과 폴란드, 일본과 한국, 일본과 중국 간 관계를 들여다보면서 전범국과 이웃 국가의 관계를 새로 정립하기 위해서는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고 진단한다. 그는 전후 독일과 일본의 차이가 발생하게 된 배경에 집중한다. 저자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는 지역의 여러 나라들과 협력하는 다자주의를 촉진했지만, 아시아에서는 자국 주도의 양자주의를 추진한 미국에 커다란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이 '여러 차례 사과 발언'을 했다는 점이나 일부 논지에 대해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으나, 독일과 일본의 과거사 청산을 비교·연구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부분이 있다. ▲ 독일인의 전쟁 1939-1945 = 니콜라스 스타가르트 지음. 김학이 옮김. 976쪽. ▲ 전후 일본과 독일이 이웃 국가들과 맺은 관계는 왜 달랐는가 = 월터 F. 해치 지음. 이진모 옮김. 3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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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인, 삼일절을 맞아 나운규의 삶 소개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삼일절을 맞아 가수 송가인과 영화 ‘아리랑’을 만든 춘사 나운규를 소개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서 교수가 29일 공개한 4분 30초 분량 영상은 감독, 각본, 주연까지 1인 3역을 맡은 영화인 나운규 생애와 한국 영화사의 기념비적 작품 '아리랑'을 소개한다. 한국어와 영어로 제작됐다. 이 영상은 일제 강점기 우리의 민족의식을 일깨운 영화 '아리랑'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수많은 관객에게 위로와 희망을 준 새로운 방식의 '항일운동'이었다는 점을 조명했다. 서 교수는 "점차 대중들에게 잊혀져 가는 역사적 인물들을 재조명하고, 영상으로 이들의 삶을 널리 알리는 일은 지금 우리 세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유튜브뿐만 아니라 각종 SNS로 전파 중"이라며 "특히 전 세계 주요 한인 및 유학생 커뮤니티에도 영상을 공유해 널리 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가인은 이번 영상에서 아리랑을 부르고 내레이션을 맡았다. 송가인은 "이번 삼일절을 맞아 나운규의 삶을 목소리로 직접 소개하게 돼 기쁘다"며, "국내외 많은 누리꾼이 시청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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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실감 영상 체험관 ‘별별실감극장’ 신규 콘텐츠 공개국립극장은 실감 영상 체험관 ‘별별실감극장’의 신규 콘텐츠를 2월 27일(화)부터 공개했다. 2023년 3월 개관한 ‘별별실감극장’은 공연예술과 디지털 혁신 기술을 융합한 전시 공간으로, 프로젝션 매핑 기술과 멀티 센서 등을 활용해 만든 인터랙티브 실감 영상이 전시관 바닥과 벽면을 가득 채운다. 이번에 공개한 신규 콘텐츠는 실감 영상 3편과 증강(AR)·가상현실(VR)을 접목해 개발한 체험 프로그램 2개로 구성된다. 관람객에게 국립극장 공연을 새로운 방법으로 감상하고, 작품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별별실감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몰입형 실감 영상 3편은 창극·전통무용·발레 등 인기 레퍼토리 공연 속 주요 장면을 생생하게 구현해 관람객이 작품 속에 있다는 착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관람객 움직임에 반응하는 인터랙션 기법은 더욱 생생한 경험과 강력한 몰입으로 이끈다.새롭게 공개된 영상 3편 중 국립창극단 ‘귀토, 토끼의 팔란’은 작품의 배경인 깊은 바닷속 신비한 용궁의 모습을 화려한 애니메이션으로 그려낸다. 토끼의 수궁 탐험에서부터 깨달음을 얻고 육지로 돌아오는 순간까지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장면들이 펼쳐진다.국립무용단 ‘온춤’의 ‘월하정인’과 ‘산수놀음’ 영상에서는 무용수의 움직임과 감정선에 맞춰 바뀌는 시공간이 눈길을 끈다. 달에서 등장하는 남녀, 한량무를 추는 선비의 손끝을 따라 움직이는 나뭇잎 등 다양한 효과로 눈을 즐겁게 한다. 공연에서 안무·출연을 맡은 국립무용단원 박기환, 박지은, 황태인, 이도윤이 제작에도 참여해 실감 영상의 완성도를 높였다.마지막으로 고전 발레의 대표작 ‘호두까기 인형’은 ‘눈의 나라’, ‘과자 나라’ 장면을 생동감 넘치는 실감 영상으로 구현했다. 130분 공연을 6분 영상으로 재구성하기 위해 한국예술종합학교 김용걸 교수가 안무를 새롭게 짜고, K-Arts 발레단의 정예 단원들이 출연한다.실감 영상 감상 후 즐길 수 있는 체험존도 마련했다. ‘별별체험존’에서는 해오름극장의 숨겨진 공간을 가상현실에서 탐색해 보는 VR 백스테이지 투어와 관람객이 직접 선택하고 꾸민 무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만들어 보는 AR 무대 체험 기회가 제공된다.박인건 국립극장 극장장은 "실감 영상과 체험 콘텐츠를 통해 관객들이 공연을 보다 가깝게 경험할 기회를 얻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신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해 미래의 공연예술을 이끄는 국립극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관람은 무료로 진행되며, 국립극장 공연예술박물관 운영시간에 방문하면 누구나 관람 가능하다. 운영시간은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수·금요일은 오후 7시 30분까지 연장 운영한다. 사전 예약도 국립극장 공연예술박물관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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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실감 영상 체험관 ‘별별실감극장’ 신규 콘텐츠 공개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은 실감 영상 체험관 ‘별별실감극장’의 신규 콘텐츠를 2월 27일(화)부터 공개한다. 2023년 3월 개관한 ‘별별실감극장’은 공연예술과 디지털 혁신 기술을 융합한 전시 공간으로, 프로젝션 매핑 기술과 멀티 센서 등을 활용해 만든 인터랙티브 실감 영상이 전시관 바닥과 벽면을 가득 채운다. 이번에 공개할 신규 콘텐츠는 실감 영상 3편과 증강·가상현실을 접목해 개발한 체험 프로그램 2개로 구성된다. 관람객에게 국립극장 공연을 새로운 방법으로 감상하고, 작품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별별실감극장’에서 만나게 될 몰입형 실감 영상 3편은 창극·전통무용·발레 등 인기 레퍼토리 공연 속 주요 장면을 생생하게 구현해 관람객이 작품 속에 있다는 착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관람객 움직임에 반응하는 인터랙션 기법은 더욱 생생한 경험과 강력한 몰입으로 이끈다. 새롭게 공개되는 영상 3편 중, 국립창극단 <귀토, 토끼의 팔란>은 작품의 배경인 깊은 바닷속 신비한 용궁의 모습을 화려한 애니메이션으로 그려낸다. 토끼의 수궁 탐험에서부터 깨달음을 얻고 육지로 돌아오는 순간까지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장면들이 펼쳐진다. 국립무용단 <온춤>의 ‘월하정인’과 ‘산수놀음’ 영상에서는 무용수의 움직임과 감정선에 맞추어 바뀌는 시공간이 눈길을 끈다. 달에서 등장하는 남녀, 한량무를 추는 선비의 손끝을 따라 움직이는 나뭇잎 등 다양한 효과로 눈을 즐겁게 한다. 공연에서 안무·출연을 맡은 국립무용단원 박기환, 박지은, 황태인, 이도윤이 제작에도 참여해 실감 영상의 완성도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고전 발레의 대표작 <호두까기 인형>은 ‘눈의 나라’ ‘과자 나라’ 장면을 생동감 넘치는 실감 영상으로 구현했다. 130분 공연을 6분 영상으로 재구성하기 위해 한국예술종합학교 김용걸 교수가 안무를 새롭게 짜고, K-Arts 발레단의 정예 단원들이 출연한다. 실감 영상 감상 후 즐길 수 있는 체험존도 마련했다. ‘별별체험존’에서는 해오름극장의 숨겨진 공간을 가상현실에서 탐색해 보는 VR 백스테이지 투어와 관람객이 직접 선택하고 꾸민 무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만들어 보는 AR 무대 체험 기회도 제공된다. 박인건 극장장은 "실감 영상과 체험 콘텐츠를 통해 관객들이 공연을 보다 가깝게 경험할 기회를 얻길 바란다”라며 "앞으로도 신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해 미래의 공연예술을 이끄는 국립극장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관람은 무료로 진행되며, 국립극장 공연예술박물관 운영시간에 방문하면 누구나 관람 가능하다. 운영시간은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수∙금요일은 오후 7시 30분까지 연장 운영한다. 사전 예약도 국립극장 공연예술박물관 홈페이지(www.ntok.go.kr/museum)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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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한국문화원, 전통악기 ‘대금’을 주제로 워크숍, 강연, 연주회 개최주벨기에유럽연합 한국문화원(원장 김동은)이 국립국악원과 함께 지난 2월 13일부터 열흘 동안 한국 전통음악 체험행사 ‘국악 온 투어(On Tour)’를 개최했다. 브뤼셀, 루벤, 몽스, 리에주 등 현지 4개 도시를 순회한 이번 행사에 벨기에 작곡가 보두앙 드 제르(Baudouin De Jaer)와 국립국악원 연주자 김태형(대금), 김태정(장구)이 참여했다. 2022년 거문고를 주제로 브뤼셀 등 프랑스어권 3개 도시(나뮈르, 몽스, 리에주)에서의 성공적 행사 개최를 바탕으로 올해 ‘국악 온 투어’는 전통 악기 ‘대금’을 주제로 워크숍, 강연, 연주회, 마스터 클래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열렸다. 올해는 대표적 전통 관악기 대금을 주제로 악기 소개는 물론 전통음악부터 현대음악까지 다양한 대금 연주도 선보였다. 브뤼셀 에베르 문화센터에서 열린 워크숍 참석자들은 장구 워크숍을 통해 전통악기를 체험했으며 200여 명 현지 초등학생이 렉처 콘서트를 통해 한국 전통음악에 대해 배우고 함께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루벤에 위치한 루카 예술학교에서는 렉처 콘서트 이후 대금 연주자 김태형과 현지 플루트 연주자들이 함께 즉흥 연주도 선보였다. 또한 이번에 순회한 4개 도시 왕립음악원에서 음악 전공자와 교수진을 대상으로 전통음악 관련 마스터 클래스를 개최하여 국악의 특징과 아름다움을 심층적으로 소개했다. 몽스 왕립음악원 학과장 미셀 스토켐(Michel Stockhem)은 "이번 기회를 통해 학생들이 폭넓은 음악 세계를 경험할 수 있었다. 이는 앞으로 큰 중요한 음악적 자산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행사 기획에 참여한 벨기에 작곡가 보두앙 드 제르는 외국인으로는 처음 자신이 작곡한 가야금 산조와 거문고 곡이 담긴 음반을 2012년과 2013년에 발매했다. 또한 강연에서 현지 관객에게 한국 전통음악을 쉽게 풀이하여 전달하고, 음악 전공자에게는 개인적 경험과 지식을 공유했다. 한국문화원은 다양한 방식으로 현지 기관 및 공연 관계자와 협력하여 국악, 클래식, 케이팝 등 다양한 장르의 우리 음악을 현지에 소개하고 한국 음악가들의 현지 활동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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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헝가리 한국문화원, 나는 한국화가다: 이승철의 한지, 자연색 설치전주헝가리 한국문화원은 오는 2월 26일부터 6월 28일까지 헝가리 한국문화원 기획전시실에서 '나는 한국화가다: 이승철의 한지, 자연색 설치전'(이하, <나는 한국화가다>)을 개최한다. 간송미술관 연구원이자 동덕여자 대학교 회화과 이승철 교수의 이번 전시는 국내의 다양한 분야의 장인들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전통공예 칼럼니스트이자 동덕여대 공연예술대학 겸임교수인 서주희 기획자와 동덕여자대학교와의 협업으로 진행되었다. 지난 해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을 시작으로, 주오스트리아 한국문화원에 이어 이번 헝가리 전시는 유럽에서는 세 번째가 된다. 이승철 교수는 2016년 한국과 프랑스 수교 130주년 기념, 프랑스 파리 국제 예술 공동체 기획 (Cite)에서 열린 <TISSU-BOJAGI> 전시와 함께 2017년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내일을 위한 과거의 종이>, 2018년 이탈리아 국립기록유산보존복원중앙연구소 (ICPAL)에서의‘색의 신비- 동양과 서양의 비교’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에서 한국의 한지와 자연 염색 기법을 유럽 지역에 소개해 한국 화가로서는 이미 이름을 알린 바 있다. 이번 <나는 한국화가다>는 전통 한지와 자연 염색을 화두로 30여 년 간 천착해 온 한 이승철 작가의 오랜 연구의 결과물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뜻 깊은 자리이자 2026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한지가 등재될 것으로 한껏 기대를 모으는 최근의 상황에서 그 의미가 더 특별하다. 우리의 한지는 2020년에 이탈리아 국립기록유산보존복원중앙연구소(ICPAL)로부터 문화재 복원 용지로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은 물론 2021년 4월에는 국내에서‘전통한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추진단’이 출범하면서 한지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해 다각적으로 힘써 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최근‘한지, 전통지식과 기술’(가칭)이 2024년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재 신청 대상으로 최종 선정되어 올 3월에 문화재청을 통해 등재 신청을 하게 되면서 2026년 최종 등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철 작가는 한국의 전통 재료인 한지를 현대미학으로 재해석하고 그 특유의 물성에 대해 오랜 기간 탐구한 결과물로써‘문수보살상’과‘달항아리’,‘반닫이’등 한국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다양한 오브제를 탄생시켰다. 오는 2월 26일 문화원에서의 VIP 개막식을 시작으로 27일부터 29일까지는 이승철 작가는 전통 한지 장인인 장성우 지장(경기도무형문화재 16호)과 함께 각각 강연자와 시연자로 나서 한지와 자연 염색에 대한 워크숍을 진행한다. 특히, 한지 워크숍에는 헝가리국립박물관(Hungarian National Museum), 헝가리국립국가기록원(National Archives of Hungary) 등 현지의 문화재 및 미술품 복원 전문가(컨서베이터, conservator)를 포함해 현지의 유수 제지 업체 종사자들 20여명이 참여하는 전문가 워크숍이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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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립국악원장에 유영대 전 국악방송 사장 내정전북특별자치도가 도립국악원장에 유영대(68) 전 국악방송 사장을 내정했다. 22일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이날 개방형 직위의 도립국악원장 채용 공모 합격자로 유영대 전 사장을 공고했다.남원 출신의 유영대 신임 도립국악원장 내정자는 고려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고려대 한국학과 교수를 지낸 국문학자면서 국악에 대한 전문성도 갖춰 문화재청 무형문화재위원, 국립중앙극장 창극단 예술감독, 판소리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유 내정자는 2021년 9월부터 1년간 국악방송 사장을 지냈다.전북도는 신원조사 등을 거쳐 3월 초에 유 내정자를 도립국악원장으로 임용할 예정이다. 임기는 2년이다. 도는 재공모 공고를 내는 진통 끝에 두 달여 만에 신임 원장 임용 절차를 마무리하게 됐다.지난해 12월 채용 절차에 들어갔던 도는 유명 국악인과 지역 방송사 PD 출신을 두고 저울질하던 끝에 '합격자 없음'으로 처리했다.이어 지난달 15일 재공모 공고를 내고, 서류전형을 통과한 응시자 12명을 대상으로 면접시험 등 적격성 심사를 거쳐 최종 합격자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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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완창판소리 3월 '채수정의 흥보가-박록주제'국립극장은 '완창판소리-채수정의 흥보가'를 3월 16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공연한다.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흥보가’ 이수자이자, 교육자·판소리 연구가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채수정 명창이 시원하고 묵직한 소리로 박록주제 박송희류 ‘흥보가’를 들려준다. 채수정은 국립국악고등학교에 진학하며 본격적으로 판소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전정민 명창에게 ‘수궁가’, 성우향 명창에게 ‘심청가’, 오정숙 명창에게 ‘춘향가’를 배웠고, ‘흥보가’ 예능보유자였던 박송희 명창(1927-2017)을 30여 년간 스승으로 모시며 ‘흥보가’와 ‘적벽가’ ‘숙영낭자가’ 등을 튼실하게 익혔다. 여러 명창으로부터 ‘목이 좋다’는 평가를 받은 채수정은 2011년 임방울국악제에서 대통령상을 받으며 명창의 반열에 올랐다. 이후, 미국·일본·영국·프랑스·브라질 등 국내외에서 ‘흥보가’와 ‘적벽가’를 여러 차례 완창하며 공력을 다졌고,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음악과 교수로 후학을 가르치는 동시에 국악 연구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2022년에는 (사)세계판소리협회를 출범한 후 <판소리 20시간 릴레이 프로젝트> 등 신선한 판소리 공연과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해 주목 받고 있다. 채수정 명창이 부를 박록주제 ‘흥보가’는 섬진강 동쪽 지역에서 발달한 동편제의 명맥을 잇는 소리다. 송만갑-김정문으로 계승되어온 동편제 소리를 박록주 명창이 새로 다듬었다. 사설을 간결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장단의 변화를 통해 골계적 대목의 재미를 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중에서도 채수정 명창이 스승에게 배운 박송희류 ‘흥보가’는 기존 박록주제 사설에 ‘놀보 박타는 대목’을 덧붙이고 수정하는 등의 작업을 거쳐 만들어졌다. 재담과 잡가가 많다는 이유로 여성 소리꾼에게는 잘 전승되지 않았던 ‘놀보 박 타는 대목’이 담긴 것이 특징이다. 돈과 쌀, 온갖 비단과 은금보화가 나온 흥보 박과 달리, 놀보가 타는 박에서는 남사당패·초란이패 등 익살스러운 군상이 등장해 재물을 빼앗고 그를 혼낸다. 흥보가 받는 ‘상’과 놀보가 받는 ‘벌’을 대비해 골계미를 살리고 권선징악의 교훈을 더욱 극적으로 부각했다. 채수정 명창 특유의 힘 있고 시원한 통성으로, 해학미와 비장미를 두루 갖춘 박록주제 박송희류 ‘흥보가’의 진면목을 느껴볼 기회다. 소리판을 쥐락펴락하는 능력이 탁월한 채수정은 판소리 고유의 즉흥성을 살려 관객을 무대로 끌어들이는 데에도 능통해 활력 넘치는 소리판을 만들어낸다. 국립극장에서 3년 만에 ‘흥보가’를 다시 완창하는 채 명창은 "스승이 남긴 소리를 반복해 들으며 스스로의 소리를 점검해보고 있다”라며 "나만의 소리 스타일을 구현하기보다는 스승이 표현하고자 했던 소리 어법과 본래 색을 최대한 살려 그 가치를 전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고수로는 명고 김청만과 박근영이 함께하고, 송지원 음악인문연구소장이 해설과 사회를 맡아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채 명창은 판소리를 연구하는 학자이기도 하다. 이화여대 한국음악과에서 최초의 판소리 음악학 박사가 되었고, 고전문학인 판소리 사설을 연구해 경희대 국문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서사문학인 판소리를 문학으로 접근하여 판소리를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그는 2015년 한예종 전통예술원 교수로 임용돼 연구와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2022년 사단법인 세계판소리협회를 만들어 판소리의 대중화와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어서 학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1월에는 판소리 축제인 제1회 월드판소리페스티벌을 개최하고, 판소리의 유네스코 등재 20주년을 기념해 서울 남산국악당에서 20시간 동안 60명의 소리꾼이 판소리를 연창하는 '판소리 20시간 릴레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채교수는 " 월드판소리페스티벌이 인류무형문화유산 '판소리'의 셰계화의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고 다짐했다. 이번 박록주제 박송희류 '흥보가' 완창판소리는 지난 1월 13일 국립극장에서 공연한 박송희제 적벽가 완창발표회 이후 두 달 만에 선보이는 판소리 완창이다. 소리꾼 한 명이 판소리 완창을 두 달 간격으로 하는 것은 체력적으로 크게 부담이 되는 일정이다. 그는 "판소리는 배우는 게 20년, 혼자 공부하는 독공이 10년이고 이후에는 (수련한) 소리를 써먹어야 한다"며 "평생 불러왔던 것이고, 기회가 있을 때 한 번이라도 (완창을) 더 하기 위해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1984년 시작된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는 당대 최고 명창들의 판소리 한바탕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권위 있는 무대다. 상반기에는 김금미(4월·박봉술제 적벽가), 조주선(5월·강산제 심청가), 남상일(6월·정광수제 수궁가)의 무대가 예정돼 있다.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는 1984년 시작된 이래 당대 최고의 명창들이 올랐던 꿈의 무대이자, 판소리 한바탕 전체를 감상하며 그 가치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최장수 완창 무대다. 39년간 공연되며 소리꾼에게는 최고 권위의 판소리 무대를, 관객에게는 명창의 소리를 가깝게 접할 기회를 제공해왔다. 2024년에도 전통의 정체성을 지키며 소리 내공을 쌓고 있는 소리꾼이 매달 이 무대를 통해 소리의 멋을 제대로 즐길 줄 아는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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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이사장에 곽순화 씨문화체육관광부는 2월 21일(수) 자로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이사장에 곽순화(郭順華) 씨를 임명하고 임명장을 수여했다.신임 이사장의 임기는 2024년 2월 21일부터 2027년 2월 20일까지 3년이다. 곽순화 신임 이사장은 금속공예가로서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서 학사와 석사를 거치고, 1983년부터 2019년까지 경기대학교 공예디자인학과 교수로활동하며 후학 양성에 힘써왔다. 퇴직 후에는 공예 전문 갤러리 ‘금채’를 개관해 한국공예가들을 위한 다양한 전시를 지원하며 한국공예의 대중화에기여했다. 문체부 유인촌 장관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케이-컬처의 뿌리인공예와 디자인, 전통문화, 한복의 산업화와 세계화를 담당하는 중요한 기관”이라며, "신임 이사장은 오랜 기관 학계와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과 높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위상을 강화하고, 케이-컬처의매력을 널리 알리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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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들의 삶 담긴 음식 문화는…조선의 '요리 비법'을 찾아서"임금의 복통과 설사가 심하여 약방에서 입진(入診·궁중에 들어가 왕을 진찰함)하고 황금탕을 지어 올렸다." (경종실록 1724년 8월 22일 기사) 1724년 조선의 제20대 임금인 경종(재위 1720∼1724)은 여러 날 동안 아팠다. 병환이 낫지 않아 수라를 드는 것도 힘들어했고, 여러 의원이 번갈아가며 진찰하기도 했다. 복통으로 시달리던 경종이 끝내 숨을 거두게 된 원인으로 지목된 건 생감과 게장이었다. 조선 후기부터 전해지는 한글 요리서 '음식방문이라'는 과실을 먹을 때 주의해야 할 점으로 "감과 배와 게를 함께 먹지 말라"는 내용이 실려 있기도 하다. 조선시대부터 대한제국기에 널리 쓰인 '요리책'에는 어떤 내용이 있을까.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최근 펴낸 '조선 요리 비법: 장서각 소장 주식방문·음식방문이라·언문후생록 역주'는 한글 요리서 고전 3종의 가치에 주목한 책이다. 음식을 문화·인문학·역사학의 관점에서 연구해 온 '음식인문학자'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교수를 중심으로 각 분야 학자 10명이 참여해 장서각 소장 자료를 분석하고 해석했다. '주식방문'과 '음식방문이라', '언문후생록'은 모두 붓으로 필사한 자료다. 주 교수는 책 앞부분에 쓴 해제에서 이들 한글 요리서 3종의 특징과 구성, 다른 기관이 소장한 자료와 차이점 등을 분석한다. 요리법 항목이 몇 가지인지도 설명한다. 예를 들어 장서각이 소장한 '주식방문'에 음식 이름이나 요리법 재료 등이 적힌 항목은 총 114가지이며, 이 중에는 병과(餠菓·떡과 과자)류가 35가지로 가장 많다. 마이크로필름 형태로 보관 중인 '음식방문이라' 내용을 살펴보면 요리법과 음식을 먹을 때 조심해야 할 일 등 110가지, 의료와 가옥 관련 내용 12가지가 담겨 있다. '언문후생록'은 조선 후기 음식사를 연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자료로 여겨진다. 요리법은 상세하지 않지만, 음식 이름과 재료 명칭을 한자와 한글로 함께 써놓아 조선 후기 음식 이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주 교수의 설명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측은 "19세기 이후 필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글 요리서는 조선시대와 대한제국의 음식문화가 시대적 상황 속에서 어떻게 변화해 갔는지를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음식 문화에 담긴 선조들의 재치와 민간 신앙도 눈여겨볼 만하다. 밤을 구울 때 타지 않게 하는 방법으로 '그중 하나를 남이 모르게 손에 쥐어 감추라'라거나 '밤마다 눈썹 위에 세 번씩 문질러 구워라'는 부분은 웃음을 자아낸다. 책은 원문 이미지와 판독 내용을 함께 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한글로 필사한 각 단어의 뜻, 비슷한 어휘 등을 주석으로 달았고, '현대어역' 부분에서는 요리서의 각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해준다. 주영하 교수는 "조선시대 요리책을 연구할 때 필요한 것은 '책의 문화사'라는 시선"이라며 "역주서가 국어학, 음식학, 생활사 연구에 이바지하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640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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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 하면 매 공연이 만원사례…연극 관객 사로잡은 '할배파워''고도를 기다리며'의 신구와 박근형, '리어왕'의 이순재…. 젊은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연극계 '할배들'이 뜨면 연극은 연일 매진사례를 기록한다. 노배우들이 보여주는 에너지에 젊은 관객도, 극장을 자주 찾지 않는 중년 관객도 마음을 빼앗긴다. 17일 공연계에 따르면 신구, 박근형, 이순재 등 대중적 인지도를 갖춘 노배우들이 모든 연령대의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며 흥행을 이끌고 있다. 오는 18일 마지막 공연을 앞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는 신구, 박근형, 박정자 등 노배우의 활약에 힘입어 총 50회차 공연을 전석 매진시키는 기록을 썼다. 사무엘 베케트 원작 '고도를 기다리며'는 두 방랑자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가 실체 없는 인물 고도를 하염없이 기다린다는 내용의 부조리극이다. 국내에서 1969년 초연한 이래로 이미 1천500회 넘게 무대에 오른 고전 중 고전이다. 익숙한 작품으로 새로운 요소를 찾기 쉽지 않았지만, 작년 10월 캐스팅이 공개되면서 주목받았다. 백전노장 배우들이 뭉친다는 점에서다. 87세 신구가 '최고령 에스트라공'으로 나섰고, 블라디미르 역을 맡은 박근형이 연극무대에서 신구와 호흡을 처음으로 맞췄다. 박정자는 남성 배우가 맡아왔던 짐꾼 럭키 역할로 출연했다. 국내 무대에서 여성 배우가 럭키를 연기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180년 가까운 세 배우의 연기 공력이 뿜어진 무대는 압도적이었다. 공연 관계자는 배우들의 에너지 넘치는 연기에 관객들이 매 공연 기립박수로 화답하고 있다고 말한다. 공연예매사이트 인터파크에는 몸을 사리지 않는 신구와 박근형의 연기에 감명받았다는 후기가 이어졌다. 한 관객은 "배우들의 에너지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궁금했다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배우들 역시 대중적인 관심을 등에 업고 더욱 힘을 내 무대에 올랐다. 박근형은 "연극을 하면서 전 회차 만원사례를 받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이 작품으로 소원을 성취하고 있는 것 같아 매우 좋다"며 "늘 극장에 와서 객석을 채워주신 관객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극 무대에서 선 '할배들'은 연극 흥행의 일등 공신이었다. 신구는 지난해 7∼9월 출연한 연극 '라스트 세션'에서 티켓 파워를 입증했다. 16일 예스24가 공개한 2023년 티켓 판매 자료에 따르면 '라스트 세션'은 예스24 티켓 판매 기준 지난해 연극 분야에서 세 번째로 높은 티켓 판매액을 기록했다. 이순재가 출연한 '갈매기'와 '리어왕' 역시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흥행에 성공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2023년 상반기 티켓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에서 두 작품은 연극 분야 티켓 판매액 상위 10개 공연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신구, 이순재 등 노배우들이 출연한 작품은 모든 연령대의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진다. 영화, TV 드라마 등에서 활약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갖춘 스타 배우들이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들이 출연한 작품의 예매자 연령 분포를 보면 특정 연령대에 쏠리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연극의 주 소비 연령대인 20·30대 젊은 관객을 포함해 중년 관객들도 노배우들을 만나기 위해 극장을 찾았다. 17일 인터파크 홈페이지 기준 '고도를 기다리며'는 40대 예매자의 비중이 24.7%로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30대가 24.4%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고 50대가 21.7%, 20대는 18.4%의 비중을 차지했다. '라스트 세션'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30대 관객 비중이 28.9%로 가장 높았고 40대 관객 비중이 28.2%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연극계가 스타 배우들을 무대에 세워 대중성을 잡는 전략을 성공적으로 활용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학과 교수는 "그동안 우리나라 연극이 대중성과 거리가 먼 모습을 보였지만, 외국 연극계에서는 검증된 배우를 내세워 대중성을 잡는 마케팅 방식이 이미 자리를 잡았다"며 "대중이 보고 싶어 하는 배우의 무대를 꾸미고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선 것이 결정적인 흥행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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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미, KAIST서 명예 과학기술학 박사…"과학·예술은 공존"(종합)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은 공존하며, 자기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즐기며 탐색할 때 통찰이 더 날카로워지고 창의력은 더 풍부해진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16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명예 과학기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KAIST는 이날 오후 열린 2024년도 학위수여식에서 조수미 문화기술대학원 초빙 석학 교수와 미국 반도체기업 브로드컴 혹 탄(Hock Tan)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각각 수여했다. 2021년 KAIST 초빙 석학 교수로 임용된 조씨는 '조수미 공연예술연구센터'를 설립해 인공지능(AI) 기반 음악 합주 기술을 활용한 무대 공연, 가창 합성 기술을 활용한 가상의 목소리 연구 등을 자문해 왔다. KAIST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열린 특강과 토크 콘서트에도 참여해 그동안 세계무대에서 활동해온 경험을 공유하며, 학생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조씨는 졸업생들에게 한 연설에서 "2021년 이광형 KAIST 총장님으로부터 세계무대에서 경험하고 느낀 바를 '음악과 나의 삶'이라는 주제로 과학도들에게 얘기해달라는 특별한 부탁을 받았을 때, 과연 내가 걸어 온 음악의 길과 과학기술이 어떤 관계가 있을까 하는 내 안의 의문이 파문처럼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은 '표현'하는 것인데, 예술가의 내면을 펼쳐 보이는 것(expression)을 음향·조명·연출 등의 방법으로 청중이 가장 잘 느낄 수 있도록 보여주는(presentation) 종합 예술의 과정에서, 저는 늘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이 공존하는 환경에서 노래해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 오페라 무대에 처음 데뷔하던 1986년, 전설적인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의 '운명적 만남'을 떠올리며 얘기했다. "카라얀은 제게 '신이 내린 목소리'라고 극찬하며 모차르트의 그 유명한 밤의 여왕 아리아는 가장 어려운 소프라노 아리아 중 하나이고, 언제나 도전이 필요한 노래인 만큼 목에 무리를 줄 수도 있으니 목을 아껴 부르라는 조언을 해줬다"며 "저의 목소리가 소중한 재능인 만큼, 잘 지키고 가꿔서 세상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감동을 전하라는 따뜻한 충고였고, 저는 그 말씀을 늘 새기며 살아왔다"고 말했다. 조씨는 "KAIST 졸업생 여러분 모두에게도 자신만의 밤의 여왕 아리아가 있을 것이고, 저와 마찬가지로 모두 자신만의 재능으로 세상과 소통하며 즐거움과 희망과 행복과 감동을 줄 수 있다"며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목소리와 달리 연구자로서의 통찰과 창의성은 많이 쓴다고 상하거나 소모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KAIST에 있는 동안 과학기술 인재들이 자기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즐기며 탐색할 때 통찰이 더 날카로워지고 창의력은 더 풍부해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며 "여러분은 저마다 갈고 닦아온 자신만의 밤의 여왕 아리아를 늘! 아낌없이! 펼치고 즐기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2006년부터 2013년까지 KAIST 총장자문위원회의(President's Advisory Council) 해외위원을 지낸 혹 탄 회장은 이날 명예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KAIST는 "혹 탄 회장이 자문위 해외위원을 역임하는 동안 KAIST의 융합연구와 국제화 중요성을 강조,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돋움하는 데 기여한 공로가 크다"고 밝혔다. 탄 회장은 자신의 성공 비결을 '학위를 할 수 있도록 장학금을 지원해 준 대학의 배려'와 '그와 함께 일해온 훌륭한 팀원들'에서 찾으며, 거액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자신의 가장 중요한 사명이라고 여기는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혹 탄 회장은 "KAIST는 한국이 세계적인 경제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고 지금도 여전히 기술 혁신의 원천"이라며 "과학, 공학, 연구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긴 KAIST로부터 인정받게 돼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KAIST는 이날 박사 756명, 석사 1천564명, 학사 694명 등 총 3천14명의 과학기술 인재를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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