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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에세이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2'"그 음악, 저는 이렇게 듣고 있답니다.”취미가 생활이 되고, 취향이 탐구의 대상이 되는무라카미 하루키만의 독보적인 클래식 레코드 라이프본업인 소설만큼 취미생활에도 진심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특히 재즈와 클래식에 대한 깊은 조예와 애정은 그의 작품세계에도 필수적으로 녹아들어 있다. 더불어 육십 년 가까이 레코드점을 들락거리며 아날로그 레코드 수집을 취미로 삼아온 그는 개인적으로 소장중인 1만 5천여 장 가운데 486장의 클래식 레코드와 100여 곡의 클래식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를 통해 자신만의 특별한 컬렉션을 공개한 바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 책을 통해 클래식 음악 듣기와 아날로그 레코드 수집이라는 자신의 취미세계를 한층 더 깊이 공개하면서, 이는 ‘이 곡은 이 연주로 들으세요!’라는 가이드가 아니며 또한 지식을 전달하려는 실용적인 목적이 있는 것도 아님을 거듭 강조한다. 다만 ‘이 음악, 저는 이렇게 들었습니다’ ‘저희 집에는 이런 레코드가 있답니다’ 하며 친구 집에 초대받은 느긋한 기분으로 자신의 클래식 이야기를 즐겨주기를 요청한다. "고등학생 시절 구해서 지금껏 애지중지 아껴 듣는 음반이 있는가 하면, 외국에 살 때 중고가게에서 마구잡이로 사들인 음반도 있다(당시에는 제법 희귀한 레코드를 싼 값에 살 수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엔 곧잘 방과후 한큐 산노미야역 근처의 ‘마스다 명곡당’이라는 작은 클래식 레코드 전문점에 들러 레코드를 샀다. 레코드를 사려고 점심을 거른 적도 있다. 그런 음반을 오랜만에 집어들면 가슴이 절로 따뜻해진다." (본문 10p) 일본의 인기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정경화의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작품번호 61 녹음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신간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2'에서다. 이 책은 재즈와 클래식 음악에 조예가 깊은 일본의 인기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클래식 음반 이야기다. 하루키는 타인의 기준에 구애받지 않고 지극히 개인적 성향과 감각을 바탕으로 좋고 싫음을 발견해나가는 과정이 "음악 체험의 묘미이자 필수"라고 말한다. 하루키는 약 60년에 걸쳐 소장한 클래식 레코드 1만5000여 장 가운데 전작(1권)에서 486장을 소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이보다 많은 590장을 다뤘다. ‘힘주는 걸’ 싫어하는 하루키 특유의 스타일로 명반에 대한 상찬뿐 아니라 ‘이런 게 왜 우리집에 있을까’라는 식으로 가볍게 접근한다. 자신이 수집한 티셔츠만으로 멋진 에세이를 완성한 ‘무라카미 T’(2021년)와 함께 보면 더욱 흥미로울 것이다. 한편 하루키는 취미와 취향에 관해 저마다 개인의 ‘호불호’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한다. 타인의 기준에 구애받지 않고 지극히 개인적인 성향과 감각을 바탕으로 좋음/싫음을 발견해나가는 과정이 ‘음악 체험의 묘미이자 필수’라는 것이다. 자신만의 취미나 고유한 취향을 만들어나가고 싶어하는 이들에게는 이러한 하루키의 자세가 유의미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제멋대로인 ‘호불호’가 있기에 우리는 음악에서 저마다 개인적인 가치를 찾아낼 수 있다. 어떤 음악에건 똑같이 감동하고 감탄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 일은 거의 불가능하거니와, 그래서는 도무지 ‘음악 애호’가 생겨나지 않을 것이다. ‘이건 이상하게 별 감흥이 없네’ 하고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음악이 있기에 ‘이건 훌륭해, 걸작이다’ 하며 감동하고 깊이 스며드는 음악이 나오는 것이다. 그렇게 자기만의 산과 골짜기를 또렷하게 발견해나가는 것이 ‘음악 체험’의 묘미 중 하나라고 나는 생각한다."(본문 11p)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성실함과 꾸준함을 잃지 않는 직업인으로서 늘 찬사를 받는 무라카미 하루키. 그가 펼쳐 보이는 이 취미세계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무언가를 통해 설레고 기쁘고 위로받으며 일상의 작은 행복을 추구하는 평범한 한 사람의 면모 또한 만나볼 수 있다.‘가쓰오 육수로 요리한 듯 우직한’ ‘공을 끝까지 잡고 있는 투수 같은’……음악을 듣고 즐기고 묘사하는 무라카미 하루키만의 맛 무라카미 하루키가 육십 년 가까이 구축해온 취미세계의 방대함과 깊이는 애호가와 초보자 모두를 감탄하게 한다. 더불어 시종 균일한 에너지로 총 590장에 이르는 각각의 앨범에 대해 절묘한 평을 써낼 수 있는 건 무라카미 하루키라서 가능한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정경화의 바이올린 연주는 야구로 치면 ‘공을 끝까지 잡고 있는 투수’를 연상시킨다. 마지막 한순간까지 소리가 손가락을 떠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소리 하나하나에 영혼의 조각 같은 것이 따라붙는다. 이런 연주를 할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 마음이 뜨겁게 타올라도 의식은 그 안쪽에 단단하고 날카롭게 얼어붙어 있다". (본문 94p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 D장조 작품번호 61)"도입부부터 곡의 중심을 향해 신속하고 예리하게 치고 들어간다. 잘 벼린 손도끼를 휘둘러 뒤엉킨 덤불숲을 베어내며 미지의 땅으로 들어가는 듯한 스릴이 있다. 그렇다고 난폭하지는 않다. 영롱한 아름다움도 곳곳에 엿보인다. 이런 타입의 ‘B단조 소나타’는 이 레코드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고, 이후에도 (아마) 존재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눈이 번쩍 뜨일 만큼 통쾌하고 스케일이 큰 피아니즘이다." (본문 192p 리스트 피아노소나타 B단조)"스토코프스키의 음악은 정말이지 캐릭터가 가득 실려 있다. ‘방금 지옥을 보고 왔습니다’ 하는 느낌으로 서슴없이 지옥도를 펼쳐나간다. 각색의 정도가 과하다고 쓴소리를 하는 사람도 있는데, 나 같은 보통 사람이야 ‘그 음악을 듣고 가슴이 설렌다면 그만 아닌가’ 싶다. 스토코프스키의 방식이 전부 옳다는 말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런 음악에서는 그의 재주가 빛을 발한다." (본문 270p 차이콥스키 환상곡 〈프란체스카 다 리미니〉 작품번호 32) 하루키는 클래식 작곡가와 음악, 지휘자와 연주자에 대해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풀어놓으면서, 자연과 일상의 소재를 빌려 묘사하거나 쉽고 단순하지만 진심이 담긴 언어로 감상을 덧붙인다. 애호가도 초보자도 우선 책장을 하나둘 넘기다보면 하루키만의 예리함과 애정이 담겨 리드미컬하게 흘러가는 문장들 속에 자연스레 오감을 맡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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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날 맞아 캠페인, '헌옷나눔'세정그룹 패션 편집숍 웰메이드는 지구의 날을 맞아 다음달 12일까지 전국 웰메이드 매장에서 '헌옷 나눔 캠페인'을 진행한다. 고객들은 브랜드와 관계 없이 입지 않는 옷을 가까운 매장에 기부하면 된다. 이렇게 기부된 옷은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에 기부되어 재순환 과정을 거쳐 아름다운가게 매장을 통해 판매된다. 판매 수익금은 국내외 소외 이웃을 돕고 환경을 보호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LF가 수입 판매하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챔피온도 지구의 날 기념 친환경 '에코 퓨처 라인 컬렉션'을 출시했다. 지구의 날 한정으로 선보이는 에코 퓨처 라인 컬렉'은 유기농 면 혹은 재생 원사 등 친환경 원사에 트렌디한 디자인을 더한 친환경 여름 의류와 잡화 9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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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박물관, '미 의회도서관 서울사진: 네개의 시선' 발간서울역사박물관은 19번째 학술총서 '미국 의회도서관 소장 서울 사진: 네 개의 시선'을 발간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학술총서는 2020년부터 진행된 미국 내 서울학 자료 조사의 세 번째 결과물로, 미 의회도서관 판화·사진 분과가 소장한 조선 말기부터 1960년대까지의 사진 163점을 선보인다. 총서는 미국 외교관과 여행 저널리스트, 조선총독부, 미국 언론사가 각기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 서울의 모습을 분류해 소개한다. 제1장 '조지 C. 포크 컬렉션'은 조선 주재 미국공사관에 외교 무관으로 파견된 미 해군 장교 포크가 촬영한 조선 말기 서울의 사진을 조명한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전경과 숭례문과 성벽 바깥 민가 사진은 현존하는 숭례문 사진 중 가장 이른 사진들로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 제2장 '프랭크 G. 카펜터 컬렉션'은 미국의 여행 저널리스트 카펜터의 사진으로 구성된다. 20세기 전반 미국인이 조선을 바라보는 시선을 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 제3장 '무라카미 텐코 컬렉션'은 의회도서관에서 아직 등록하지 않은 미공개 사진으로 해방 직후 미국이 일본에서 입수한 조선총독부 문건의 일부다. 일제강점기 경성을 비롯한 전국의 '생활상태(生活狀態)', '경제사정(經濟事情)' 등에 대한 방대한 양의 사진으로 다양한 지역과 분야를 망라하고 있어 조선총독부가 식민 지배를 위해 조사했던 다양한 맥락을 파악할 수 있는 연구 가치가 큰 사진이다. 마지막 제4장 '뉴욕 월드 텔레그램&선 컬렉션'에선 해방 이후부터 한국전쟁을 거쳐 1960년대 초반 서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책은 서울책방(store.seoul.go.kr)과 서울역사박물관 내 기념품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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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보를 되찾기 위해 싸웠던 호머 헐버트를 아십니까"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는 약 100년 전 한국의 문화유산을 되찾기 위해 헌신한 외국인 독립운동가 어니스트 베델과 호머 헐버트의 업적 홍보 영상을 공개했다.반크가 8일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5분 분량의 영상은 '우리 문화유산을 지킨 외국인! 어니스트 베델과 호머 헐버트'라는 제목으로 한국어와 영어 자막으로 제작됐다.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가 한문화재단과 함께 약 100년 전 한국의 문화유산을 되찾기 위해 헌신한 두 명의 외국인의 업적을 국내외에 알리는 홍보 영상을 제작하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세계에 알리는 활동을 전개한다.5분 분량의 ‘우리 문화유산을 지킨 외국인! 어니스트 베델과 호머 헐버트’라는 제목의 영상은 한국어와 영어 자막을 통해 두 명의 외국인 독립운동가와 관련된 내용을 소개한다. 영상은 1970년 11월 14일 프랑스 파리 제16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채택된 ‘문화재의 불법적인 반출입 및 소유권 양도의 금지와 예방 수단에 관한 국제 협약’ 중 제11조 ‘외국 군대에 의한 일국의 점령으로부터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강제적 문화재의 반출과 소유권의 양도는 불법으로 간주된다’라는 내용을 소개하며 시작한다.이후 일본 도쿄 국립박물관 동양관에 전시된 약탈 문화유산의 상징 ‘오구라 도굴품’을 알린다. ‘오구라 컬렉션’으로 알려진 오구라 도굴품은 일제 강점기 일본인 사업가인 오구라 다케노스케(1870~1964)가 수집해 간 한국의 문화유산 1100여 점을 일컫는 말로, 이 중 39점은 일본의 국가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오구라 도굴품과 같이 전 세계에 유출된 대한민국 문화유산은 2023년 기준 27개국 22만 9655점이며, 이 중 한국으로 되돌아온 문화유산은 12개국 1만 134점이다.이는 전체 해외 유출 문화유산 대비 4.8%만 환수된 것이다. 한국 역사의 보물이자 한국인의 영혼인 21만 8621점이 아직 세계 곳곳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역사를 잃어버린 민족에게 내일은 없고, 선조의 꿈이 그 후손에게 전달되지 않는 나라는 희망이 없다”라는 고 박병선 박사의 말처럼 이제 세계 곳곳에 있는 우리 영혼을 되찾는 데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한국의 약탈 문화유산 반환 문제와 관련해 이미 100년 전 한국의 문화유산을 되찾기 위해 헌신한 외국인이 있다.국립중앙박물관 1층에 전시된 대한민국 국보 ‘개성 경천사지 십층석탑’이 오늘날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되기까지 100년 전 두 명의 외국인의 헌신이 있었던 것이다. 호머 헐버트의 활동으로 이 사건이 만국평화회의보, 뉴욕포스트, 뉴욕타임스 등 세계 언론에 보도되었고, 보도 후 석탑 약탈에 대한 국제적 비난 여론이 형성됐다. 국제적 비난 여론을 무시할 수 없었던 일본 정부는 결국 문화유산의 반환을 결정해야 했다. 반크는 "이번 캠페인 영상을 전 세계에 알려 세계인에게 이 문제를 알리는 것 또한 100년 전 어니스트 베델과 호머 헐버트처럼 우리 문화유산을 되찾는 시작"이라며 "이 캠페인에 한국인이 적극적으로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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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이건희 컬렉션' 목록집 4권 추가 발간국립중앙박물관은 2021년 4월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 유족이 기증한 문화재 중 역사자료, 불교조각, 목칠공예, 석조 분야 목록집(4권.10∼13집)을 발간했다고 20일 밝혔다. 목록집 발간은 앞서 지난해 분야별 9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목록집 10집에는 묘지, 지도, 옥책, 도장, 글씨, 편지 등 역사자료 52건 180점이 실렸다. 이 중에는 1851년(철종2년) 효명세자(1809∼1830)의 세자빈이었던 신정왕후(1808~1890)에게 존호를 더해 올릴 때 만든 조선왕실 옥책이 포함됐다. 이 옥책은 생전 여러 번 존호를 받았던 신정왕후의 존호 관련 옥책 중 현재 전하는 것으로는 가장 이른 시기로, 마지막으로 봉안됐던 곳은 강화도 외규장각으로 추정된다. 1866년(고종 3년) 병인양요 때 소실됐다고 여겨졌으나 이 기증품으로 존재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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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장편 애니 '홍길동' 블루레이 출시한국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 <홍길동>과 <호피와 차돌바위> <홍길동>과 <호피와 차돌바위>는 신동헌 감독의 동생인 신동우 화백이 «소년조선일보»에 연재하던 <풍운아 홍길동>을 원안으로 한 셀(cel) 애니메이션 작품이다. <홍길동>은 1967년 1월 개봉, 흥행에 크게 성공하여 한국영화계에 애니메이션 제작 붐을 일으켰으며, 제6회 대종상 비(非) 극영화•문화영화 작품상을 수상하였다. <홍길동> 제작 후 신동헌 감독은 세기상사와의 갈등으로 ‘홍길동’ 캐릭터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차기작으로 <홍길동>에 등장했던 ‘차돌바위’와 새로운 캐릭터 ‘호피’를 주인공으로 한 속편 <호피와 차돌바위>를 같은 해 선보였다. <호피와 차돌바위>는 전작과 달리 호피, 차돌바위, 곰쇠 캐릭터간의 개성과 조화를 강조한 작품으로 특히 전통적 영웅에서 비켜나간 호피의 반(反)영웅적 면모는 작품에 현대성을 더해준다. 한국영상자료원은 2016년 필름을 디지털화하여 동명의 DVD를 출시한 바 있으나, 이번 블루레이는 2021년 심화 복원을 거쳐 한층 원본에 가깝게 재현된 영상을 담았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영화의 제작여건은 열악했고, 특히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은 쉽지 않았다. 마땅한 스승이 없었던 신동헌 감독은 외화와 외서를 보며 제작기법을 익혔다. 필름은 미군이 쓰고 남긴 정찰용 항공필름을 양잿물에 씻어 사용하였고, 제대로 된 물감이 없어 포스트 칼라로 색을 칠한 뒤 박리되기 전 빠르게 찍어냈다는 이야기들이 전설처럼 전해진다. <호피와 차돌바위>는 <홍길동>을 통해 습득한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의 완성도를 한껏 끌어올렸으며, 내용적으로도 각 캐릭터의 성격에 맞는 개성 있는 움직임을 구현하였다. <홍길동>과 <호피와 차돌바위>는 숙달된 인력도 부족하고 제작기반도 열악한 시절, 오직 노력으로 일궈낸 한국영화의 소중한 유산임이 틀림없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선구자 신동헌 신동헌은 1927년생으로 서울대 재학 중 ‘코주부’ 캐릭터로 유명한 김용환을 만나 만화계에 입문한다. 이후 여러 신문사의 전속작가를 거치다 1959년 ‘신동헌 프로덕션’을 설립해 광고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 1962년 광고 <진로소주> 파라다이스 편의 성공으로 세기상사에서 신동헌 감독에게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을 의뢰한다. 그는 동생 신동우 화백의 <풍운아 홍길동>을 원작으로 한 <홍길동>을 제작해 1967년 1월 개봉, 흥행에 성공한다. 하지만 한국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 <홍길동>은 애석하게도 사라진다. 필름이 유실되어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없게 되자, 신동헌 감독이 열악한 제작 여건을 딛고 작품을 완성했으며 그 속에 그가 추구했던 한국적인 애니메이션이 담겨 있다는 말들만 전해졌다. 사라졌던 필름이 제작 후 40년이 지난 2007년 일본에서 극적으로 발굴되어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수집하였다. 2008년 디지털화 과정을 거쳐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KOFA 개관 1주년 ‘발굴, 복원 그리고 초기영화로의 초대’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에 공개되었다. 공개된 <홍길동>은 인물의 상황과 감정을 그림자를 활용해 표현주의적으로 연출하였고, 해골들이 굿거리장단, 트위스트 리듬으로 편곡된 아리랑에 맞춰 춤을 추는 실험 등으로 동시대 작품에서 느끼기 힘든 새로운 감각을 만들어 내는 작품임이 확인되었다. 감독들은 후대의 애니메이터로서 50여 년 전 제작된 작품이 지니고 있는 현대성에 관해 설명하였다. 또한 나호원 평론가는 영화의 주요 장면들을 중심으로 영화가 이룩한 미학적 성취를 해설하고 있으며, 김기호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은 셀 애니메이션 복원에 담긴 지난한 과정과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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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리얼리즘 영화 '오발탄' 촬영감독 김학성의 시대와 조우하다한국영상자료원은 1일(금)부터 한국의 대표적인 고전영화 <오발탄>의 촬영감독 김학성의 유품을 정리해 소개하는 "촬영감독 김학성 컬렉션” 을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누리집(KMDb)을 통해 공개했다. 촬영감독 김학성의 영화일생 김학성(1913~1982)은 한국 최초의 시네마스코프 영화 <생명>(이강천, 1958)과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상징과도 같은 영화 <오발탄>(유현목, 1961)을 촬영하며 당대 영화계를 대표했던 촬영감독이다. 또한 한국영화 촬영계의 든든한 거목인 정일성 촬영감독을 배출한 스승이기도 하다. 김학성은 1936년 일본 신코키네마 도쿄촬영소(新興キネマ 東京撮影所)의 촬영조수로 입사해 1939년 촬영기사로 정식 데뷔했다. 그곳에서 3편의 영화를 촬영한 그는 조선으로 귀국해 <집없는 천사>(최인규, 1941)와 <풍년가>(방한준, 1942), <거경전>(방한준, 1944) 등에서 촬영을 담당했다. 해방 이후에는 조선영화건설본부에서 일하면서 뉴스영 - 2 - 화를 촬영했고, 한국전쟁 중에는 국방부 정훈국 소속으로 전쟁의 참상을 카메라에 기록했다. 와중에 포탄에 맞아 죽을 고비를 넘긴 그는 1952년, 금성화랑무공훈장을 수훈 받았다. 휴전 후에도 UN사령부 종군보도반에서 INS와 UP뉴스 등을 촬영하던 그는 1956년, <왕자호동과 낙랑공주>(김소동)로 영화산업에 복귀했다. <생명>과 <오발탄>을 비롯해 1950년대 멜로드라마의 거장 홍성기 감독과 함께 작업한 <자나 깨나>(1959)와 <청춘극장>(1959), 유현목 감독이 연출한 고예산 사극영화 <임꺽정>(1961)과 <성웅 이순신>(1962) 등 한국영화사에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는 숱한 작품들을 촬영했다. 이처럼 김학성은 촬영기사로 데뷔한 후 1968년에 은퇴할 때까지 총 22편의 극영화를 촬영했는데, 그가 일본 신코키네마에서 촬영한 작품(3편)을 제외한 19편 중 현재 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은 안타깝게도 7편에 불과하다. 특히 그가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던 1960년대 초반까지의 작품 중에서는 <집없는 천사>와 <오발탄> 두 편만이 필름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이 점에서 영상자료원이 공개한 "촬영감독 김학성 컬렉션”은 김학성의 생애와 영화계 활동 그리고 한국영화사의 사라진 일면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의미한 사료이기도 하다. 한국영화사의 중요한 사료, 촬영감독 김학성 컬렉션 영상자료원은 2008년부터 2021년까지, 총 15차례에 걸쳐 김학성 촬영감독의 유가족으로부터 그의 유품을 기증받아 보존해 왔는데, "촬영감독 김학성 컬렉션”은 이렇게 기증받은 김학성의 유품 1,626점(복본 제외)에 하나하나 역사적 가치를 매긴 작업의 결과물이다. 컬렉션을 세세하게 살피다 보면 김학성이 생전에 자신과 관련된 자료뿐 아니라 본인이 관심을 기울인 영역에 관한 자료까지도 세세하게 수집했음을 알 수 있는데, 그 덕에 "촬영감독 김학성 컬렉션”은 영화사뿐 아니라 일상사의 영역에서도 매우 흥미로운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촬영감독 김학성 컬렉션”은 그가 촬영한 작품을 비롯해 당대 영화계의 여러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자료들로 가득하다. 일제강점기에 일본 신코키네마와 조선영화계에서 활동하던 모습이 기록된 사진들을 비롯해 해방 이후와 한국전쟁기, 1950~60년대의 작품과 영화계 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다종다양한 자료들은 그가 살아온 시대에 대한 생생한 증언과도 같다. 한편 컬렉션에서는 각종 정부 행사에 영화인들이 동원된 기록 역시 찾아볼 수 있다. 특히 1958년에 열린 「정부 수립 10주년 기념 3.1절 가장행렬」과 1961년에 열린 「국군의 날 기념 문화예술인 군장행렬」 등에 관해 그가 남긴 여러 사진은 당대의 시대상을 짐작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 "촬영감독 김학성 컬렉션”에서 이목을 사로잡는 또 다른 것은 김학성 주변의 인물들에 대한 자료 역시 찾아볼 수 있다는 데에 있다. 무엇보다 김학성의 누나이자 영화 <청춘의 십자로>(안종화, 1934)에 출연했던 김연실에 대한 자료를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김연실은 해방 이후 월북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촬영감독 김학성 컬렉션”에 소장된 김연실의 사진과 편지에는 그리움이 배어있다. 또한 컬렉션에 소장된 김연실 관련 자료 중에는 「다방 낙랑파라 개점 홍보물」 역시 눈에 띈다. 이는 1930년대 이상, 박태원, 구본웅 등의 문인 및 미술가들의 단골 아지트였던 다방 낙랑파라(현 소공동 위치) 를 김연실이 1935년경에 인수해 개점하며 배포했던 홍보물로 보이는데, 한국의 현대문화사를 연구하는 데에서도 중요한 사료라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촬영감독 김학성 컬렉션”은 일제강점기 조선을 대표하는 무용가 최승희와 함께 찍은 사진과 그에 관한 자료들, 마라토너 손기정과의 친분이 엿보이는 사진, 수많은 문화예술계 및 정치사회계 인사들의 사진을 감상할 수 있는 재미를 더한다. 영상자료원이 공개하는 "촬영감독 김학성 컬렉션"은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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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영화역사, 김종원의 영화 인생을 만나다한국영상자료원(원장 김홍준, 이하 ‘영상자료원’)은 10일(금)부터 시인이자 영화평론가, 영화사가인 김종원 선생이 수년 동안 한국영상자료원에 기증한 자료들로 구성된 <영화평론가 & 영화사가 김종원 컬렉션>을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누리집(KMDb)을 통해 공개했다. 한국영화사 연구를 위한 든든한 밑거름, 김종원 컬렉션 김종원(1937년~)은 1959년 월간 『사상계』를 통해 시인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같은 해 『자유공론』 11월호에 「한국 영화평론의 위기와 과제」를, 『씨나리오 문예』 4집(1959년 12월)에 「현실과 앙가즈망의 계곡: <10대의 반항>과 <금지된 장난>의 작품 세계」를 발표하며 영화평론가로서의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960년에는 평론가 이영일, 김정옥, 노만, 정우영, 허창 등과 함께 한국영화비평가협회(한국영화평론가협회 전신)를 발족해 보다 적극적인 영화 비평 활동을 전개했다. 나아가 그는 한국영화평론가협회의 - 2 - ‘영평상’ 제정을 주도했고, 대종상, 백상예술대상, 청룡영화상 등 국내 유수 영화 시상식의 심사위원 및 심사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한편 김종원은 평론 활동 외에도 태창흥업(1968년~1969년; 1979년~1980년 재직)과 한림영화사(1982년~1983년 재직) 등의 기획실장을 역임하며 <맨발의 영광>(김수용, 1968), <악몽>(유현목, 1968), <달려라 만석아>(김수용, 1979), <신궁>(임권택, 1979), <버려진 청춘>(김소영, 1982) 등의 작품을 기획한 바 있다. 영상자료원이 공개하는 <영화평론가 & 영화사가 김종원 컬렉션>에는 그가 처음으로 영화 잡지 편집에 관여했고 고정 지면을 확보해 영화 평론을 게재했던 『씨나리오 문예』를 비롯해 당대 영화 비평 담론을 주도했던 『영화예술』과 『현대영화』, 『영화TV』, 『영화TV예술』 등 다수의 영화 잡지가 포함되어 있다. 한편 그가 태창흥업과 한림영화사 기획실장으로 일하던 시기, 그곳에서 제작한 영화 스틸들과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평론가로서 백상예술대상 심사위원을 장기간 역임하며 받았던 임명패 등도 컬렉션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번 컬렉션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그가 한국영화사 연구에 매진하며 수집한 자료인, 1926년 10월 1일자 『조선일보』에 게재된 <아리랑>(나운규, 1926) 광고이다. 당시 <아리랑> 광고는 조선 민족의 한을 그린 민요 "아리랑”의 일부 가사 때문에 광고 발행 직후 조선총독부 검열 당국에 의해 삭제 조치 되었는데, 이번 컬렉션에 소장된 <아리랑> 광고는 검열 조치 이전의 내용을 ‘온전히’ 담고 있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또한 이 광고가 게재된 『조선일보』 1926년 10월 1일자 신문은 현재 - 3 - 까지 전해지고 있지 않아, <아리랑>의 ‘검열 이전’ 광고를 확인할 수 있는 현존 유일한 자료이기도 하다. 한국의 대표적인 영화평론가로서 한국영화 발전을 위해 평생을 매진한 그의 삶이 녹아 있는 <영화평론가 & 영화사가 김종원 컬렉션>은 한국영화에 뜻이 있는 젊은 후학들을 위한 든든한 토대가 될 것이다. 영상자료원이 공개하는 <영화평론가 & 영화사가 김종원 컬렉션>은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누리집(www.kmdb.or.kr)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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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상자료원, 한국 첫 장편 인형 애니 '흥부와 놀부' 블루레이 출시한국영상자료원이 한국 최초의 장편 스톱모션(Stop Motion) 인형(Puppet) 애니메이션 <흥부와 놀부>(1967)와 <콩쥐팥쥐>(1977)를 담은 '강태웅 애니메이션 컬렉션'을 블루레이로 출시한다. 한국영상자료원이 기획하고 블루키노가 제작한 34번째 블루레이 타이틀이다. 수록 영상은 한국영상자료원이 수집한 오리지널 네거티브 35mm를 활용해 4K 디지털로 심화복원한 버전이다. '흥부와 놀부'는 1967년 애니메이션 '홍길동'의 흥행을 계기로 영화사 '은영필림'이 강 감독에게 제작을 제안하면서 탄생한 작품이다. 제5회 청룡영화상 비(非)극영화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받았고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세아영화제에도 출품됐다. 강 감독은 일본에서 모치나가 다다히토 감독에게 인형 애니메이션을 배우고 한국에 돌아와 두 편의 극영화를 연출한 뒤 '흥부와 놀부'를 만들었다. 그는 일본 인형 애니메이션의 제작 기법에 한국 전통 인형극을 결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태웅은 1929년생으로 1949년 서울대학교를 자퇴하고 영화를 배우기 위해 밀항해 일본대학 예술학부 영화학과에 입학한다. 졸업 후 '덴쓰영화사'의 후원을 얻어 모치나가 다다히토(持永只仁)와 이나무리 기이치(?村 基一)가 설립한 인형영화제작소에 입사해 모치나가 다다히토 감독 아래에서 인형 애니메이션을 배운다. 정확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지만 대략 4년 정도 인형 제작을 배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당시 모치나가 다다히토의 교육용 인형 애니메이션 <다섯 마리의 원숭이들>(1956) 제작에도 참여한 것으로 확인된다. 1958년 대한민국에 귀국한 후 1959년 자신이 주연과 연출을 맡은 장편 극영화 <백의 천사와 꼽추>로 영화계에 데뷔하고, 1966년 신성일, 엄앵란, 김승호 배우가 출연한 두 번째 극영화 <금지된 입술>을 연출한다. 사실 강태웅 감독은 귀국한 시점부터 한국에서 인형 애니메이션을 제작해보려 시도 했지만, 쉽사리 기회를 얻지 못하였다. 그러던 중 1967년 한국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 <홍길동>이 크게 흥행하여 한국영화계에 애니메이션 제작 붐이 일어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은영필림'의 김동식 대표가 강태웅 감독을 찾아와 인형 애니메이션 제작을 제안한다. 그렇게 <흥부와 놀부>가 만들어졌다. <흥부와 놀부>는 대략 5개월 정도의 짧은 기간에 제작된 작품으로 당시 애니메이션 제작 여건이 열악했고 인형 애니메이션이란 개념조차 낯설 만큼 전문 인력이 없었기에 오롯이 강태웅 감독 개인의 집념과 노력으로 완성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1977년 아동용 애니메이션 제작에 관심이 많았던 유현목 감독의 제안으로 '유프로덕숀'에서 두 번째 인형 애니메이션인 <콩쥐팥쥐>를 제작한다. <콩쥐팥쥐> 이후 2023년 박재범 감독의 장편 인형 애니메이션 <엄마와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 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46년 동안 강태웅 감독은 한국 최초이자 유일한 장편 인형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남아 있었다. 강태웅 감독의 업적은 애니메이션 제작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1961년부터 서라벌예술대학교 연극영화과 강사로 후학을 양성하기도 했다. 1982년에는 서울예술전문대학 영화과 교수로 재직하며 문교부의 인가를 받은 첫 '애니메이션 강좌'를 개설하였고 애니메이션 개론서인 '애니메이션 영화입문'을 집필하였다. 1994년 대학교수에서 은퇴한 후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의 강사로 활동하다 2003년 영화계를 떠났다. 최초의 인형 애니메이션 제작, 후학 양성을 위한 강태웅 감독의 큰 업적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실 그는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하였다. 1997년 제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한국 애니메이션의 재발견' 프로그램에서 <흥부와 놀부>, <콩쥐팥쥐>가 상영된 것을 계기로 연구자, 평론가 등을 중심으로 강태웅 감독을 재조명하기 시작했고, 2007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영화제(SICAF)에서 그에게 공로상을 수상했다. 그는 2015년 향년 86세로 별세하였다. 올해 '엄마와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을 내놓은 박재범 감독 이전까지만 해도 강 감독이 한국의 유일한 장편 인형 애니메이션 감독이었다는 게 영상자료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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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한국문학관·은평역사한옥박물관, '삼국의 여인들' 기획전시국립한국문학관은 은평구와 공동으로 삼국유사 특별전을 오는 8월4일부터 10월29일까지 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서 개최한다.'삼국의 여인들, 새로운 세계를 열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고대 사회 여성들의 주체성과 개성을 재인식하고 고전 문학의 다채로운 해석과 상상력을 살피고자 기획됐다.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등 삼국시대 고전문학 등장인물들을 중심으로 '여신', '여왕과 왕후', '신비로운 여인' 등 다양한 범주의 여성상을 들여다보는 전시다. 단군신화 속 웅녀, 고구려 주몽의 어머니인 지모신 유화, 신라 최초 여왕 선덕여왕, 가야와 신라를 잇고 신라의 삼국통일에 기여한 문희 등의 모습이 담긴 다양한 자료들을 만날 수 있다. 총 4부로 구성된 전시는 삼국시대 고전 문학에 등장하는 '여신', '여왕과 왕후', '신비로운 여인' 등 다양한 여성들을 살펴볼 수 있다.1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다’에서는 우리 민족의 어머니인 ‘웅녀’, 고구려 주몽의 어머니인 지모신 ‘유화’, 신라 선도산의 산신이자 시조모로 알려진 ‘사소’를 다룬다. 2부 ‘운명을 개척하다’에서는 진취적인 모습을 보여준 삼국시대 여성들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신라 최초의 여왕이었던 ‘선덕여왕'을 비롯해 예지와 아유타국에서 배를 타고 가야로 건너온 ‘허황옥’ 등 자신의 운명을 개척한 여성들을 살펴본다. 3부 ‘낯선 존재와 만나다’에서는 고전문학 속 신비로운 여성을 만나볼 수 있다. 화랑 김현과 호랑이 처녀의 사랑을 다룬 ‘김현감호’ 설화, '헌화가'와 '해가'의 주인공이자 절대 미를 상징하는 ‘수로 부인’, 용의 아들인 처용과 결혼하고 역신과 동침했던 ‘처용의 아내’가 등장한다. 4부 ‘이야기를 남기다’에서는 한국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삼국유사', '삼국사기', '역옹패설' 등 문학 원본 자료와 함께 향가와 설화를 모티프로 재해석한 근현대 작품, 세계 각국 언어로 번역된 다양한 버전의 삼국유사를 만나볼 수 있다. 전시에서는 관련 미술 작품과 미디어콘텐츠 작품도 전시할 예정이다.한국의 설화로 작품 세계를 구성한 이만익 화백의 작품 '처용가무도'(1984)와 '헌화가'(1999)를 비롯해 유엔(UN) 창립 50주년 기념우표로도 제작된 김원숙 화백의 '보름달 여인'(1995)을 전시한다.문정희 한국문학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고대 사회 여성의 힘과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개관될 한국문학관의 중요한 컬렉션을 미리 엿볼 기회"라고 전했다.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앞으로 국립한국문학관의 개관과 예술마을의 조성으로 수색역세권부터 한옥마을까지 은평구 중심축을 따라 은평문화관광벨트가 구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한국문학관은 한국문학 유산의 계승과 문학활동 진흥 등을 목적으로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 건립 중이며, 2025년께 공식 개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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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시설 이전, 문화의 힘으로 지역소멸 막는다"지역 문화 지켜야 지역 소멸 막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이행하기 위한 문화 분야 비전을 담은 '지방시대 지역문화정책 추진전략'을 23일(목)에 발표했다. MZ세대의 자기 지역에 대한 문화적 자부심과 감수성을 고양해 지역발전 원동력으로 삼아 ‘문화의 힘’으로 지역 소멸을 막는다. 이를 위해 슬리퍼를 신고 서점·카페·공방 등에서 문화를 누리는 ‘15분 문화슬세권’을 1만 곳 조성하고, 국립오페라·발레·합창단 등 예술단은 101개 지역에서 순회공연을 펼친다. 또한 인구감소지역은 공모사업 가점 우대 및 정책특례 부여로 문화환경을 우선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법정 인구감소지역 89곳 중 85곳이 비수도권에 위치하는 등 지방소멸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박보균 장관은 "지방시대는 문화로 펼쳐진다. 지역 주민의 문화만족도가 높아져야 지역소멸을 차단할 수 있다”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박 장관은 "경제, 교육보다, 문화에 투자할 때 지역의 경쟁력이 높아진다.”라며, "오늘 발표한 정책과제들을 충실히 이행하여 각 지역이 지닌 고유의 문화매력으로 도시의 경쟁력과 차별화를 이끌어내겠다.”라고 밝혔다. 문체부는 지난해부터 전문가 자문과 지역순회 의견수렴 등을 진행하고, 핵심 국정 가치인 자유와 연대를 바탕으로 '지방시대 지역문화정책 추진 전략'을 수립했다. 정책비전을 ‘함께 누리는 문화, 문화로 매력있는 지역’으로 제시하고 현재 각 10%p로 나타나는 읍·면지역 주민과 대도시 주민 간 문화예술관람율 및 여가생활만족도 격차*를 2027년까지 5%p 내로 축소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실현할 3대 추진전략은 ▲ 대한민국 어디서나 자유롭고 공정한 문화누림, ▲ 지역 고유의 문화매력 발굴·확산, ▲ 문화를 통한 지역자립과 발전이며, 11대 추진과제 중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비수도권은 수도권에 비해 전체 문화시설 수 뿐 아니라 국립 문화시설 수도 저조하여 문화향유의 ‘양’과 ‘질’ 모두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국립중앙박물관 소속관(충주·진주), 국가문헌보존관(평창) 등 주요 국립문화시설 5곳을 2027년까지 비수도권에 신규 및 이전 건립하고, 현재 서울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의 세종 이전을 내년부터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국립오페라단·발레단·합창단 등의 지역 순회공연은 지난해 81개 지역에서 올해 101개 지역으로 25% 확대되어 지역 주민들을 찾아간다. 국립중앙박물관 주요 소장품의 순회전도 지속 추진한다. ‘이건희 컬렉션 지역순회전’은 지난 10월부터 올 2월까지 총 54만 명이 관람하는 등 지역민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공공문화시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뿐 아니라, ‘문화도시’ 등 지역 지원 사업과 연계하여 지역서점, 카페, 공방과 같은 일상공간에서도 소소하게 문화를 누릴 수 있는 ‘15분 문화슬세권’을 조성한다. 지난해 전국 18개 문화도시에서 3,407곳의 동네 문화공간이 탄생했고, 2027년까지 약 1만 곳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 약 80개 지역 중소형 서점에는 문화활동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하고, 지역 갤러리 및 유휴 전시공간 60여 곳에 다양한 시각예술콘텐츠를 제공한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지역별 특색 있는 공간들이 문화공간으로 재발견된다. 거제도는 지역 내 5개 해수욕장에서 주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을 여는 등 지역마다 문화생활의 지형이 확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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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9만 명, 2022년 이건희 컬렉션 지역순회전 관람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광주, 부산,경남의 4개 기관에서 열린 ‘국가 기증 이건희 컬렉션 지역순회전’을 약 49만명이 관람했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올해도 문화 향유의 지역 격차를 해소하고자 6개 지역 7개 기관에서 지역순회전을 개최해 지역과 함께하는 고품격 문화 현장을 선사할 예정이다. 박보균 장관은 올해 문체부 업무보고에서 "지방시대는 문화로 펼쳐지며, 지역 주민의 문화 만족도가 높아져야 지역소멸을 차단할 수 있다. 지방에서도이건희 컬렉션 같은 고품격 전시가 계속되도록 할 것”이라며, 이번 지역순회전시의 의미를 강조한 바 있다. 고 이건희 회장 유족 측은 2021년 4월, 국보·보물을 비롯한 문화재와 거장의 명작 등 시대와 장르를 망라한 수집품 약 2만 3천여 점을 국가에 기증했다. 이에 문체부는 국정과제인 일상이 풍요로워지는 보편적 문화복지를실현하기 위해 국가 기증 이건희 컬렉션 활용 정책을 수립하고, 국립중앙박물관 및 국립현대미술관과 연계한 지역거점 박물관·미술관에서 지역순회전을진행하고 있다. 먼저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문화유산 기증의 의미를 되새기는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를 열었고, 이를 토대로 국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작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광주,부산, 경남 3개 지역에서 국립광주박물관, 광주시립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부산시립미술관 등 4개 기관과 협력해 지역순회전을 개최했다. 그 결과 관람객 49만여 명이 다녀가 문화 향유에 대한 지역민의 큰 기대감에 부응하는계기를 마련했다. 문체부는 올해도 2월부터 울산, 대구, 대전, 경기, 청주, 전남 6개 지역 7개 기관을 순회한다. ▲ 울산시립미술관(2. 16.∼5. 21.), ▲ 대구시립미술관(2. 21.∼5.28.), ▲ 국립대구박물관(4월∼7월), ▲ 대전시립미술관(6월~9월), ▲ 경기도미술관(6월∼8월), ▲ 국립청주박물관(7월∼11월), ▲ 전남도립미술관(8월∼10월)에서 지역순회전을 개최하고 ’24년까지 지역순회를 이어간다. ’24년 이후에는 ‘국가 기증 이건희 컬렉션’으로 더욱 풍부해진 우리 국가문화유산을 널리 알리기 위해 미국(워싱턴·시카고)과 영국(런던) 등 주요 도시에서 국외 전시를 마련할 계획이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이건희 컬렉션 지역순회전’은 문화 향유에 대한 국민의 높은 열망을 확인함과 동시에 대규모 기증으로 풍부해진국가문화유산 활용의 확장성을 제시해주는 모범 사례가 되었다." 며 "내년까지 이어지는 ‘이건희 컬렉션 지역순회전’이고품격 문화 현장을 즐기고 기증문화의 교감을 나누는 소중한 자리가 되기를기대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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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정전 70주년 역사·DMZ 전세계에 알린다…‘한국의 비무장지대’22만여㎢ 면적의 작은 땅 위에 그어진 선. 서해안의 임진강 하구에서 동해안의 강원도 고성에 이르는 248㎞의 군사분계선(휴전선)이 있다. 이 선의 중심에서 남북으로 각각 2㎞를 지정해 4㎞의 공간을 두고 군대의 주둔이나 무기의 배치를 금지하도록 한 구역이 존재한다. 바로 비무장지대(DMZ)다. 6·25전쟁의 격전지였으나 1953년 휴전협정 이후 직접적인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간격을 두도록 한 완충지대다. 무려 70여년간 사사로운 발길이 닿지 않은 채 미지의 땅으로 보존된 DMZ. 첨예한 군사적 대립으로 긴장감만이 감돌던 이곳은 역설적이게도 오랜시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덕분에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자연생태계의 보고로도 불린다. 한반도의 과거와 현재를 지니고 있는 DMZ가 새로운 미래를 가능케하는 생동감 넘치는 공간으로 다시금 주목받는 이유다. 국가보훈처는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구글과 함께 특별한 온라인 전시를 마련했다. 6·25전쟁의 역사와 DMZ의 아름다운 자연 등 60여 개 분야 5000여 점의 자료를 소개하는 <한국의 비무장지대> 온라인 전시물을 지난 22일 전 세계에 공개·헌정한 것이다. 이날 열린 헌정식에는 박민식 보훈처장,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을 비롯해 UN 참전국 외교사절, 6·25참전유공자 회장 및 참전유공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박 처장은 헌정식 축사에서 "전쟁의 참화를 극복하고 선진국으로 우뚝 선 대한민국의 놀라운 70년, 성공의 역사를 전세계에 알리고 우리 국민들과 22개 참전국이 함께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기념사업을 마련했다”며 "구글 DMZ 아카이브를 통해 전 세계 많은 분들이 6·25전쟁의 역사 그리고 DMZ 내 자연을 체험하면서 올해 70주년의 의미와 참전영웅들의 숭고한 인류애를 뜨겁게 되새기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구글의 비영리 국제 온라인 전시 거점인 ‘구글 아트 앤 컬처’가 22일 공개한 <한국의 비무장지대> 온라인 전시는 훼손되지 않은 자연의 보고이자 한국의 과거·현재·미래를 투영하는 문화적 자산인 DMZ를 주제로 한다. 구글은 지난 3년여간 전쟁기념관, 유엔평화기념관, 비무장지대 박물관, 임시수도기념관, 국립생태원, 국립수목원 비무장지대 자생식물원, 낙동강생물자원관 등 10여개 기관과 협력해 제작한 60여 개 분야 5000여 점의 자료를 ‘구글 아트 앤 컬처’에 담았다. 역사, 자연, 예술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서는 6·25전쟁과 이를 둘러싼 사건, 인물·장소, 접경 지역의 자연, DMZ에 대한 예술적 탐구 등을 기한 없이 살펴볼 수 있다. 신유진 전쟁기념관 아카이브센터 팀장은 ‘역사’ 컬렉션에 대해 "전쟁기념관도 구글 아트 앤 컬처와 마찬가지로 2017년부터 보유한 자료를 디지털화하고 아카이브를 통해 전세계와 공유하고자 아카이브센터에 대한 중장기 전략을 세워 지금까지 오게 됐다”며 "6·25전쟁이 딱딱한 주제이지만 사람과 사건, 그리고 전쟁기념관이 갖고 있는 컬렉션을 주제로 전 세계인들과 공유해야겠다라는 목표를 가지고 스토리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역사’ 컬렉션에서는 임시수도 부산의 기록물 등 6·25전쟁이 남긴 기록과 유물을 최대 규모로 최초 공개함은 물론, 6·25전쟁의 주요 사건과 정전협정의 과정·교훈, 국립의료시설의 기반이 됐던 스웨덴·덴마크·노르웨이 의료지원국의 헌신 등이 스토리로 구성돼 있다. 특히 6·25전쟁 중 기록한 병상일지를 전쟁기념관에 기증한 고 이학수 참전용사에 대한 이야기는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학수 참전용사의 후손 이병기 씨는 "부친께서는 한번 해병은 영원 해병이라고 자랑하셨던, 귀신 잡는 해병다움으로 전투에서 머리에 파편이 박히는 부상을 당하셨다”며 "전쟁 당시 부친께서는 다리부상을 입은 동료를 업어 다리가 되고 동료대원은 부친의 눈이 되어 전장에서 필사적인 귀환을 하셨다고 한다”고 말했다. 실명 위기에 큰 부상을 입고 군 병원으로 이송된 이학수 참전용사는 가장 절망적이었던 시절 병상일기를 써내려가면서 고통의 시간을 받아들였다고 이 씨는 전했다. 병상일기에는 이학수 참전용사가 경험한 전쟁, 생사고락을 같이하던 전우에 대한 기억, 통일정부수립을 염원하며 적었던 휴전협정에 대한 생각 등이 담겨 오늘날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다. 이 씨는 "정전 70주년 DMZ 사업은 6·25 전쟁 관련 정보와 같이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원본의 질이 떨어지거나 소실될 우려가 있는 자료들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이를 당시 상황에 맞게 온라인으로 재현한다는 점이, 다양한 활용성을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사업들이 유엔 참전국 국민들도 인터넷을 통해 6·25전쟁에 관한 정보에 쉽게 접근해 공유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대한민국에 대한 이해를 돕는 안내자이나 디지털 외교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DMZ에서는 독특한 자연환경으로 세계 멸종위기 동물이자 우리나라의 천연기념물인 산양, 수달, 참수리, 재두루미와 한국에서만 서식하는 버들가지도 만나볼 수 있다. 군사적 대치로 인한 긴장감과 불안감이 맴도는 지역임에도 아름다운 생명의 땅으로 바라보게 되는 이유다. DMZ는 파충류, 조류, 식물 등 6100종 이상 동식물의 안식처가 되고 있다. 한국의 멸종 위기종 267개 중 38%가 DMZ에 서식하고 있다고 구글은 설명했다. 우리나라 최북단에 자리한 국립수목원 DMZ 자생식물원의 연구원들은 이같은 이유로 DMZ 일대의 자연환경, 생태, 식물 등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장계선 국립수목원 DMZ 자생식물원 연구관은 ‘자연’ 컬렉션에 대해 "DMZ 자생식물원 연구원의 노트에 담긴 이야기를 바탕으로 구성된 전시라 더욱 특별하다”면서 "DMZ에 어떤 식물들이 실제로 살고 있는지, 보존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알고자 248㎞ 철책선을 동에서 서로 10번 이상 왕복하고 주변 접경지역에 있는 산지 70곳 이상을 오르내리면서 식물들을 기록하고 연구해온 일부를 살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DMZ의 자연은 전쟁 이후 사람들이 제한적으로 접근했던 곳이라 생태적으로 아주 가치가 높은 곳이고 또 독특한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 곳”이라면서 "DMZ는 전세계에서 한국에만 자라는 식물들이 살고 있는 세계 터전이자 희귀 식물들이 씩씩하게 자라는 소중한 안식처”라고 설명했다. 경계없이 남과 북을 오가는 자유 영역의 식물들이 사는 DMZ는 무서운 땅이 아니라 재미있고 귀여운 이름의 꽃들이 피어나는 땅이기도 하다. 장 연구관은 "DMZ하면 흔히 분단의 상징, 전쟁의 고통, 무관심하고 황량한 땅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는데 식물과 꽃을 가까이에서 살펴보면 DMZ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지도 모르겠다”며 "실제로 이 일을 하면서 어떤 관점의 변화를 느끼고 배우고 있다”고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자연’ 컬렉션에서는 방문이 제한적인 DMZ 지역을 누구나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스트리트 뷰’ 기술이 적용됐다. 구글은 수십억 개의 파노라마 이미지를 결합해 가상으로 표현하는 스트리트 뷰 기술로 대한민국 람사르 습지 1호 용늪, 6·25전쟁 격전지이자 독특한 해안분지 지형으로 알려진 펀치볼, 세계적인 두루미 도래지인 한탄강 등을 직접 걸어보는 것처럼 경험할 수 있게 했다. 특히 펀치볼, 한탄강 등의 스트리트 뷰를 체험하는 동안에는 해당 지역에서 직접 채집한 바람과 강물 소리 등 자연의 소리도 함께 들을 수 있어 더욱 실감나는 경험을 선사한다. 사이먼 레인 구글 시니어 프로그램 매니저는 "DMZ 전시는 정전 7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의 문화와 유산, 역사가 지닌 풍부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더 많은 대중에게 온라인으로 알리기 위한 저희의 지속된 노력이기도 하다”며 "DMZ 지역의 중요한 장소를 360도 이미지로 캡쳐해 3D모델로도 만들었고 자연의 소리를 녹음해 굉장한 몰입적 경험을 제공하는 등 여러 해에 걸친 노력 끝에 드디어 이 온라인 전시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예술’ 컬렉션에서는 DMZ라는 공간이 백남준, 승효상, 이불 등 국내외 예술가들에게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 됐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다양한 예술 작품들이 담고 있는 DMZ의 여러 측면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은 "전쟁의 화마가 훑고간 이 땅에서 지난 70년간 눈부신 발전과 성장이 일어났다”며 "그동안 비무장 지대에는 언제나 생명이 움텄고 그곳은 많은 희귀 동식물들의 소중한 보금자리가 됐다. 또 많은 예술가분들께 예술적 영감과 상상력을 제공하는 특별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것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글 아트 앤 컬처 플랫폼을 통해 이 모든 기록과 기억이 전 세계에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닿아 지금 우리를 있게 한 70여년 전의 풍부한 희생과 헌신을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비무장지대 온라인 전시는 구글 아트 앤 컬처 누리집(goo.gle/koreadmz)을 방문하거나 구글 아트 앤 컬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누구나 감상할 수 있다. 글로벌 파트너로 손을 잡은 보훈처와 구글은 향후 22개 참전국 크리에이터들과 협력해 6·25전쟁 정전 70주년 캠페인을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하는 등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가보훈처는 "한국뿐 아니라 UN참전용사들 등 전 세계인들의 위대한 헌신과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는 6·25전쟁 이후 지금의 자유를 누린다. 당연시 여겨지는 모든 것들이 가능케한 이 자유에 무한한 감사함을 느끼게 한다. ‘잊혀진 전쟁’이 아닌,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켜준 ‘영원히 기억될 전쟁’으로 그들의 숭고한 인류애를 기억하고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며 "보훈처와 구글이 진행한 <한국의 비무장지대> 온라인 전시가 또 다른 시작이다. DMZ의 경이로운 자연환경을 접하면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정전 70주년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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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관광한국사무소, 도쿄국립근대미술관.... ‘미술관의 Spring Festival’도쿄관광한국사무소는 도쿄국립근대미술관에서 3월 17일부터 4월 9일까지 개최되는 ‘미술관의 Spring Festival(美術館の春まつり)’을 소개했다.벚꽃 명소에 자리해 산책 코스로도 제격인 도쿄국립근대미술관에서는 벚꽃의 개화 시기에 맞춰 봄이라는 계절과 어울리는 미술관의 Spring Festival을 3월 17일부터 4월 9일까지 개최한다. 봄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작품이 한곳에 모여 전시되며, 미술관 앞 정원에는 벚꽃을 즐기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도쿄에서의 특별한 봄을 즐길 수 있을 예정이다.분홍빛 꽃잎이 선명하게 그려진 후나다 교쿠주(船田玉樹)의 ‘Flowers (Image of Evening)’를 시작으로 봄의 꽃을 다양한 시선으로 묘사한 30점의 작품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 치도리가후치(千鳥ヶ淵)와 미술관 주변에 핀 벚꽃과 함께 미술관에서 맞는 특별한 봄을 즐길 수 있다.19세기 말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일본 근대 미술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소장 작품전 ‘MOMAT 컬렉션’에서는 1만3000점이 넘는 소장 작품 가운데 엄선한 200여점을 12개 전시실에 테마별로 모아서 소개한다. 미술관 내 명소 곳곳에 전시된 꽃을 주제로 한 작품을 찾아보며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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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선의 남도문화 기행 (78)이윤선(문화재청 전문위원) 뉴밀레니엄의 변화들이야 각계각층 각 장르 각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나현신,김현주의 "뉴밀레니엄시대 패션에 나타난 '페이크 펀(fake fun)' 디자인"을 참고한다. 2000년 이후 기성복 컬렉션을 보면 오브제의 쓰임새를 엉뚱한 위치로 이동시키거나 착용 위치를 뒤바꾼 스타일 등의 위치 왜곡, 의복의 일반적 형태를 왜곡하고 정상적인 착장 형식을 파괴하는 형태 왜곡, 눈속임 기법 등 현실 세계에서 불가능한 조합과 부조화를 통한 일탈 등이 일상화된다. 보는 이에게 유쾌한 감정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 '페이크 펀'이 뉴밀레니엄 시대의 주요한 트렌드로 자리매김했을까? 기왕의 패러다임을 전복시키거나 희화화 시키는, 그래서 새 시대를 보다 즐겁고 재미있게 맞이하는 태도들이 두드러졌음을 보여준다. 마치 장난을 좋아하는 도깨비들의 심성이라고나 할까. 이제는 누구 눈치 보지 않고 권세에 주눅 들지 않으며, 기성의 양식과 제도를 비틀어 조롱하거나 비판하고, 그것을 당당하게 패션이나 각 장르들의 전면에 내세우는 시대가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월드컵 축구 응원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일사 분란한 동원 체제를 강조하는 듯 보여도 사실은 페이크 펀에서 보여주는 놀이의 수단이기도 했음을 알아차릴 수 있다. 월드컵 응원에 놓인 이 중층적이고 양가적인 태도는 이후 벌어질 촛불집회로 승계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그러나 이것이면서 저것이기도 한 복합적인 존재의 의미를 거리낌 없이 쏟아낼 수 있는 준비를 하였던 시기였던 것 같다. 그러지 않고서야 어찌 기왕의 좌파, 우파의 구분법을 뛰어넘어, 붉은 치장을 두르고 붉은악마가 되었다가 광장의 촛불이 될 수 있었겠는가. 이제 2000년 뉴밀레니엄을 맞이하고 두 번의 십년을 보내고 있다. 이전의 천년과 새로 온 천년은 시간의 분절이라는 관습적 기점의 어떤 비전들을 설정하였나? 만약 설정하였다면 그 비전은 어떻게 이행되고 있나? 한국의 크고 작은 광장을 가득 메우면서 뉴밀레니엄을 열었던 붉은악마와 함께 분노의 여신, 페이크 펀, 내셔널리스트 치우의 등장을 다시 주목해보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붉은 흐름이 어찌 촛불혁명으로 이어졌는지에 대해 톺아보는 것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왜 '다시천년'의 기점에 이들이 등장하게 되었으며 그 의미는 또 무엇일지 추적해보는 시간을 마련해보려 한다. 거듭 생각하는 것은 이것이야말로 통과의례였다는 것, 이 의례를 통과하지 않으면 뉴밀레니엄을 도저히 열 수 없었던 불가피한 놀이였다는 점이다. 고작 일 년이 그렇고, 한 세기도 그럴진대 아무려면 한 천년이 그냥 올수야 있겠는가. 나는 지금 유쾌한 반란, 다시천년 벽두의 붉은악마를 애틋하게 추억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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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에 7900억원 금융지원…2027년 220억달러 수출목표문화체육관광부가 케이-콘텐츠 산업 육성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7900억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지원한다. 올해를 관광대국 원년으로 삼고 청와대를 중심으로 역사문화관광 클러스터로 조성하기로 했다. 신기술콘텐츠 융복합아카데미 등 현장 교육에 올해 564억 원을 책정해 3년간 미래 인재 1만 명을 양성한다. 케이-콘텐츠 장르별 맞춤 지원으로 경쟁력도 높인다. 문체부는 ‘케이-컬처가 이끄는 국가도약, 국민행복’을 비전으로 ▲케이-콘텐츠, 수출 지형을 바꾸는 게임체인저 ▲2023년, 관광대국으로 가는 원년 ▲케이-컬처의 차세대 주자, 예술 ▲문화의 힘으로 지역균형발전 ▲공정한 문화 접근기회 보장 ▲현장 속으로, 다시 뛰는 케이-스포츠 등 6개 과제를 설정하고 이를 중점 추진한다. 문체부는 "케이 콘텐츠가 수출 지형을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되도록 역대 최대규모의 정책금융을 지원한다. ‘케이-콘텐츠펀드(4,100억 원)’를 비롯해 7,900억 원을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 민간투자가 어려운 콘텐츠산업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판 디즈니’와 같은 세계적인 지식재산권(IP) 보유 콘텐츠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콘텐츠 지식재산권(IP) 펀드를 1,500억 원 목표로 조성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특화콘텐츠 제작지원을 454억 원으로 확대하고 자막·더빙 등 후반작업 지원에 300억 원도 새롭게 추진한다. 3월에는 OTT 사업자 자체등급분류제를 도입하고 7월에는 영화관람료를 문화비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한다. 게임산업에는 다년도 제작 지원을 최초로 지원하고 대통령배 아마추어 이스포츠대회를 연 1회에서 2회로 늘린다. 온라인 케이팝 공연에 80억 원, 음악과 정보통신기술(ICT) 결합에 82억 원을 편성해 케이팝 열풍을 이어가도록 돕는다. 케이 콘텐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웹툰과 웹소설 분야에서는 오는 6월 500억원을 투입해 웹툰융합센터를 설립한다. 콘텐츠와 연관 산업 수출 확대 방안도 추진한다. 콘텐츠의 해외 진출 거점을 올해 15곳으로 늘리고, 15억 원을 들여 한류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문체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에 수출전담 조직인 한류지원본부도 신설한다. 해외 케이-브랜드 홍보관과 케이-박람회 등을 통해 콘텐츠와 제조업·서비스업의 동반 해외 진출도 확대하고, 케이 아트를 해외 예술시장 블루칩으로 육성한다. 올해 한예종 영재교육원을 광주에 추가 조성하고, 예술활동 종합지원 플랫폼인 ‘아트코리아랩’를 오는 6월 준공해 분야별 융복합·다목적 창작·향유 기반시설도 강화한다. 문체부는 문화의 힘으로 지역균형발전도 선도한다. 이를위해 올해 대한민국 문화도시 7개소를 지정해 지역별 고유 브랜드를 창출한다. ‘이건희 소장품 순회전’ 등 지방에서도 즐길 수 있는 고품격 문화예술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부산, 광주, 울산, 전남, 경남 등 남부권을 연결해 남도문화예술, 한국형 웰니스관광, 해양문화 체험이 가능한 ‘케이-관광 휴양벨트’를 조성하고, ‘가고 싶은 케이-관광 섬’도 육성한다. 모든 국민이 어디에서든 균등한 문화·예술·체육활동을 누릴 수 있는 기반도 조성한다. 장애인도 차별 없이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사립 박물관·미술관에 디지털·무장애 관람환경을 구축하고, 무장애 관광이 가능한 열린 관광지(20개소)를 조성한다. 공공·문화예술기관 주요 발표 시 수어·점자를 지원해 시청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도 확대한다. 3월부터 정부와 공공기관의 장애예술인 창작물 우선 구매제도를 시행하고, 6월에는 장애예술인 표준공연장도 개관한다. 어르신들이 창작예술의 주역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이야기할머니(실버이야기예술인)’ 사업을 확장해 이야기 경연대회를 통한 스타 발굴 및 전통 이야기콘텐츠 제작·해외 보급을 지원한다. 문체부는 올해를 ‘한국 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세계 15개 도시에서 ‘케이-관광 로드쇼’를 개최해 해외 현지에 한국관광의 매력을 알린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박물관, 미술관, 통인동·서촌 등 인근 역사·문화·관광자원을 스토리텔링으로 엮은 ‘역사문화관광 클러스터’를 조성해 한국관광의 대표 주자로 홍보한다. 또 다국어 지원 등 전자여행허가제(K-ETA) 시스템 개선으로 입국 편의성을 높이고, 한국문화를 배우기 위해 방문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최대 2년간 체류가 가능한 ‘케이-컬처 연수비자’도 신설한다. 스포츠가 국민적 통합과 환희를 이끄는 무대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개선한다. ‘운동하는 국민 인센티브 프로젝트’(1인당 최대 5만 원 지급), 체육시설 소득공제 추가 도입 추진을 통해 국민 체력 증진과 스포츠산업의 활력을 높인다. 스포츠 꿈나무를 육성하기 위해 학교운동부 창단지원 사업(20개교, 10억 원)을 신설하고, 운동권과 학습권의 조화로운 보장을 위해 학생 선수들의 출석일수 기준 완화도 추진해 제2의 신유빈 사태를 방지한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모든 ‘드리머스’의 도전, 꿈과 함께 문화·체육·관광 분야의 구체적 성과를 창출하고, 세계 일류 문화매력국가를 향한 도약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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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 생전 최고의 인기작 ‘사양’다자이 오사무 생전 최고의 인기작 ‘사양’이 문예출판사 에디터스 컬렉션으로 출간됐다. 사양은 8월 앞서 출간된 ‘인간 실격’과 마찬가지로 감각적인 일러스트레이터 박혜미의 그림을 표지 이미지로 사용했으며, 전문 번역가 오유리의 세심한 번역을 거쳤다. 사양은 2차 세계대전 직후 무너져가는 귀족 집안과 시대 의식을 그린 작품이다. 출간 직후 사양족이란 신조어를 만들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사후 출간된 ‘인간 실격’과 더불어 지금까지도 꾸준한 사랑을 받는 다자이 오사무의 대표작이다. 사양의 주인공 가즈코와 남동생 나오지는 과거에 귀족으로서 누렸던 모든 지위와 특권을 잃고, 몰락한 현실에 맞닥뜨려 끊임없이 인간의 삶과 가치에 대해 생각한다. 다자이는 이 두 사람을 통해 상실의 슬픔과 삶의 허망함을 담담하면서도 섬세한 문체로 그려낸다. 하지만 사양은 단순히 스러져가는 것, 몰락해가는 것을 주제로 한 작품이 아니다. 마치 모래 속에 묻힌 사금을 추어내듯, 진흙탕 같은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자기 의지의 혁명을 꿈꾸고 이뤄나가는 아름다운 인간의 이야기다. 순수를 희구하던 남동생 나오지는 참혹한 전쟁을 겪고 아편 중독자, 거의 폐인이 돼 돌아온다. 허례허식에 젖은 예술가와 귀족들에게서는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의미를 발견하지 못하면서도 그들과 어울려 방탕하게 생활한다. 죽는 순간까지 발버둥 쳤지만 결국 귀족 신분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그는 자신의 결심을 밀고 나가지 못한 채 시대의 낙오자가 되고 만다. 반면 가즈코는 낡은 도덕과 사상을 무시하고 나름의 방법으로 힘든 현실을 타파하고자 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를 낳아 혼자서라도 키우겠다는 뜻을 자기 나름의 방법으로 이뤄 스스로 생의 씨앗을 심었다. 사양은 일본의 패전과 몰락 계급의 비극적인 삶을 여성의 목소리로 그린 페미니즘 작품으로 소개됐다. 그러나 정치, 사회, 문화 전반에서 급격한 변화를 겪어온 현대 독자들의 감수성에 비춰본다면 이 작품을 페미니즘 작품으로 높이 칭송한 평가가 다소 퇴색돼 보일지 모른다. 다만 "뭐든 그 사람들이 말하던 것과는 반대로 하는 것이 진정 살길이라 여기게 됐다”는 소설 속 문장은 적폐 청산을 외치고 더 나은 세계로 나아가겠다고 다짐한 이들이 정작 기성세대가 됐을 때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고, 책임 회피에 급급한 기득권이 된 것에 또다시 실망하고 마는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비추는 듯하다. 2차 세계대전 후 격변의 시기를 겪으며, 불안과 암울이 만연한 일본 사회를 밝게 비추고 방황하는 청년들의 마음을 어루만진 다자이 오사무의 사양을 다시 한번 눈여겨봐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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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한국문화재 구입한 '외국인 고객장부' 고국으로일제강점기 때 한국문화재를 구입한 외국인들의 이름이 가장 많이 기록된 고미술상 고객장부가 확인됐다.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한국문화재 소장가 로버트 마티엘리로부터 일제강점기 고미술상의 외국인 고객장부, 박수근 개인전 리플릿 등 국외 소재 한국문화재 관련 자료 3건 60점을 기증받았다고 19일 밝혔다. 로버트 마티엘리는 2016년 순천 송광사 '오불도' 기증으로 국내에 널리 알려진 미국인 한국문화재 수집가다. 현재 미국 오리건주에 살고 있는 마티엘리는 1958~1988년 미8군 사령부 문화부 미술공예과장으로 한국에서 30여 년간 일하면서 병풍, 자수, 도자기 등 부인과 함께 1,946점에 달하는 한국문화재를 수집했다. 마티엘리는 이 과정에서 서울 태평로에서 고미술상을 운영하던 사무엘 리가 당시 작성했던 외국인 고객 장부를 확보했다. 이 장부에는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기를 거쳐 20년 넘게 1936년부터 1958년까지 그의 가게에서 한국 미술품을 사 간 수백 명의 서양인과 일본인 고객의 이름, 판매 일자, 주소, 품목 등이 적혀 있다. 재단은 올해부터 국외문화재 출처 연구 사업 '국외문화재 역사 테마 연구'를 시작했다. 첫 사업으로 로버트 마티엘리의 한국문화재 컬렉션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재단이 본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마티엘리는 사무엘 리씨는 1936~1958년 고미술상 운영 시 작성했던 외국인 고객장부 1건, 자신이 한국에서 고미술상 등으로부터 받았던 명함 58점, 1962년 미8군 전략공군사령부(SAC) 도서관에서 열린 화가 박수근(1914-1965)의 개인전 리플릿 1건을 재단에 기증했다. 마티엘리의 회고에 따르면 사무엘 리는 미시건대학에서 공학을 배웠으며 유창한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주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고미술품을 팔았다.그의 가게에서 한국 미술품을 구입했던 서양인과 일본인 고객 수백명 이름, 판매일자, 주소, 품목 등이 기록돼 있다.고객 중에는 헬렌 켈러(1880-1968)와 같이 유명인도 있다. 헬렌 켈러는 1937년 7월14일 사무엘 리의 고미술상에서 책상 1개 구매기록이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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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활용 청사진 나왔다 "문화예술 랜드마크로"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1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케이(K)-콘텐츠로 한국경제를 선도하고, 청와대는 문화예술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앞서 청와대는 윤석열정부 출범과 동시에 지난 5월10일 국민에게 전면 개방됐다. 지난 2개월간 125만명의 국민들이 방문하며 인기를 끌었다. 동시에 인파가 몰리면서 훼손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면서 문화·예술·역사적 자원인 청와대를 어떻게 보존·활용할지가 숙제였다. 특히 청와대 개방은 관광업계의 뜨거운 관심사로 떠올랐다.박 장관은 이날 "청와대를 문화예술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 품으로 돌아온 청와대를 원형 보존의 원칙하에 문화예술을 접목해 ‘살아 숨쉬는 청와대’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박 장관은 "역대 대통령의 자취와 흔적, 600점이 넘는 미술작품, 5만여 그루의 수목, 침류각·오운정 등의 문화재 등 청와대가 가진 콘텐츠를 내부의 건축물, 야외공간과 결합해 우리나라 최고의 상장자산으로 정교하게 브랜드화하겠다”고 말했다.본관 내부 활용과 관련해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 등을 언급하며 "본관과 관저는 미술품 상설 전시장으로 꾸미고, 귀한 손님을 맞이하던 영빈관은 프리미엄 근현대 미술품 전시장으로 재구성한다"고 말했다. 또 녹지원 등 야외공간은 조각공원으로 조성하고 시민 소통공간으로 거듭날 춘추관은 민간에 대관하는 특별 전시공간으로 활용한다.박 장관은 "올 가을 청와대 소장품 기획전을 준비중”이라며 "‘이건희 컬렉션’ 등 국내외 작품을 유치하고,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춘추관 첫 전시행사로 오는 8~9월 장애인문화예술축제를 계획 중이다.본관과 관저, 구 본관 터를 중심으로 대통령 역사문화공간도 조성한다. 이승만 대통령 며느리인 조혜자씨, 윤보선 대통령의 아들인 윤상구씨, 박정희 대통령의 아들인 박지만씨, 노태우·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의 아들인 노재헌·김현철·김홍업씨 등을 자문위원으로 꾸려 그들에게 역대 대통령의 모습과 자신들의 삶의 경험을 스토리텔링하며 국민 통합 효과를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문화부가 청와대 활용 청사진을 밝힘에 따라 개방된 청와대를 누가 관리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그동안 대통령실과 정부부처, 서울시 등이 논의의 주체였고, 현재 문화재청이 임시관리를 맡고 있다. 서울시는 청와대를 "경복궁과 창경궁 등 고궁과 북촌, 서촌, 인사동, 광화문광장을 잇는 서울관광 클러스터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박 장관은 이와 관련해 "(청와대 운영은) 민간협력의 롤모델이 될 것”이라는 기본 원칙만 언급했다.한편 박 장관은 ‘국민과 함께하는 세계 일류 문화 매력 국가’를 비전으로 제시한 뒤 5대 핵심과제로 △살아 숨 쉬는 청와대, △케이콘텐츠가 이끄는 우리경제의 도약 △자유의 가치와 창의가 넘치는 창작환경 조성 △문화의 공정한 접근 기회 보장 △문화가 여는 지역균형 시대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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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故황병기 '아악부 가야금보' 등 1215점 수집국립국악원이 고(故) 황병기 명인이 소장한 아악부 '가야금보'를 비롯한 1215점의 국악 자료를 7명의 기증자로부터 수집했다고 밝혔다.황병기 명인이 소장한 아악부 '가야금보'와 거문고의 대가 이수경의 '현금보' 등 고악보 5종을 포함해 전인평 중앙대 명예교수가 1970년대에 작곡한 음원과 육필 악보, 천승요 아카이브천 대표가 직접 기록한 1970~80년대 판소리 공연 음원, 전남 진도 지역 명창인 손판기의 소리 녹음 음원 등이다.아악부 '가야금보'는 황병기 명인의 유족인 부인 한말숙 여사가 기증했다. 아악부 악보는 1930년대에 필사 제작된 궁중음악 악보집으로, 이왕직아악부의 음악을 전해주는 귀한 자료다. 국립국악원은 이번 수집을 통해 정간보로 기보된 아악부 악보 10종을 모두 확보하게 됐다. 아악부 악보 10종은 현재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전인평 명예교수와 천승요 대표가 기증한 릴 테이프는 1970~80년대의 공연 현장을 담고 있다. 또 샤머니즘박물관 관장 양종승으로부터 황해도굿 계승자 우옥주의 유품 장구와 인천풍류 김응학의 양금을 기증받아 근현대 민속 현장의 악기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국립국악원은 국악박물관과 국악아카이브를 통해 기증컬렉션을 수집·관리하며, 현재 110여개의 기증자 컬렉션과 18만점의 유물과 기록을 소장하고 있다. 수집된 자료는 저작권 등 검토와 권리 처리 후 국립국악원 홈페이지와 국악아카이브 홈페이지를 통해 대국민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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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1,215점 국악 자료 수집국립국악원은 올 상반기 7명의 기증자로부터 국악 관련 자료 1,215점을 수집했다. 황병기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소장한 아악부 『가야금보』와 거문고의 대가 이수경의『현금보』등 고악보 5종을 포함하며 전인평 중앙대 명예교수가 1970년대에 작곡한 음원과 육필 악보, 천승요 아카이브천 대표가 직접 기록한 1970년대~80년대 판소리 공연 음원, 전라남도 진도 지역 명창인 손판기의 소리 녹음 음원, 양종승이 소장했던 만신 우옥주의 장구 등이다. 황병기 선생이 소장하고 있던 아악부『가야금보』는 유족인 부인 한말숙 여사가 기증했다. 아악부 악보는 1930년대에 필사 제작된 궁중음악 악보집으로, 이왕직아악부의 음악을 전해주는 귀한 자료이다. 국립국악원은 이번 아악부『가야금보』를 수집함으로써, 정간보로 기보된 아악부 악보 10종을 모두 확보하게 되었다. 현재 국립국악원 소장 아악부 악보 10종은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전인평 중앙대 명예교수와 천승요 아카이브천 대표가 기증한 릴 테이프는 1970년~80년대의 공연 현장을 담고 있다. 진도 지역의 명창인 손판기 선생의 옛 소리를 확인할 수 있는 음원과 국악애호가인 김 북이 소장하던 국립국악원 시조연구회 강습악보(1954년~1961년 발행 추정)도 포함한다. 샤머니즘박물관 관장 양종승에게 황해도굿 계승자 우옥주의 유품 장구와 인천풍류 김응학의 양금을 기증받아 근현대 민속 현장의 악기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국립국악원은 국악박물관(1995~)과 국악아카이브(2007~)를 통해 기증컬렉션을 수집·관리하며, 현재 약 110여 개의 기증자 컬렉션과 18만 점의 유물과 기록들을 소장하고 있다. 국립국악원은 수집된 자료에 대해 저작권 등의 검토와 권리 처리 후 국립국악원 홈페이지(www.gugak.go.kr)와 국악아카이브(archive.gugak.go.kr) 홈페이지를 통해 대국민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국악 관련 자료의 기증 및 기탁에 대한 문의처는 02-580-3375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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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판 완판 "미술시장 미쳤다"…아트부산 760억치 판매 초대박"미술시장이 미쳤다"12~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아트부산이 "미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흥행 열풍을 보였다. 행사장에서 만난 갤러리 대표들은 "벌써 다 팔렸어요"가 인사였다. 프리뷰인 12일 오픈 전부터 행사장 외곽을 둘러쌀 정도로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이어졌고 전시장에선 완판행진이 잇따랐다.15일 행사를 폐막한 아트부산은 VIP 프리뷰에만 1만 2000명,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9만명이 방문해 총 관람객 수는 10만 2000여 명이 방문했다고 16일 밝혔다.관람객들이 몰리면서 작품 판매도 초대박이다. 집계에 따르면 예상 판매액 600억 원을 훌쩍 초과한 760억 원 어치를 판매했다. 아트부산은 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350억치를 판매, 역대급 실적으로 미술시장 광풍을 이끌었다.행사 닷새전 대표 해임으로 뒤숭숭하던 아트부산의 내홍과 달리 전시장 열기에 '노이즈 마케팅이었나'는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첫날부터 솔드아웃솔드아웃...쾌조 출발참가 갤러리 곳곳에서 VIP 오픈과 동시에 솔드아웃 소식을 알리며 쾌조의 출발을 했다.국제갤러리 관계자는 "솔로부스에서 선보인 신진작가 이희준부터 메인부스에서 소개된 유영국까지, 다양한 종류의 작품에 대한 여러 연령대의 컬렉터들의 폭넓은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고, 많은 참가갤러리 관계자들은 "그 어느때 보다 큰 성과를 얻고 돌아가게 되어 큰 만족을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제갤러리가 단독 부스로 선보인 이희준 작가(88년생)의 작품은 회화 7점이 하루 만에 완판됐다. 300만원~4000만원이었다. 국제갤러리는 유영국의 작품을 14억대에, 하종현의 Conjunction 09-010 을 8억원대에, 우고 론디노네의 대형 페인팅 작품을 3억원대에 팔았다. 갤러리현대는 정상화, 이강소, 이건용, 김민정 작품을 첫날 모두 완판했고, 32억원에 선보인 로버트 인디애나의 숫자 작품은 독특한 연출로 포토존으로도 인기였다. 학고재는 13억원대의 백남준의 비디오아트 ‘인터넷 드웰러’(1994), 김현식 작가의 노란색 입체회화 ‘현-선 피스트 9점 연작을 첫 날 판매 여유감을 보였다. 리안갤러리도 김택상, 남춘모, 윤희 등의 작품이 첫날부터 매진돼 예약까지 받았다. 국제갤러리가 단독 부스로 선보인 이희준 작가(88년생)의 작품은 회화 7점이 하루 만에 완판됐다. 300만원~4000만원이었다. 국제갤러리는 유영국의 작품을 14억대에, 하종현의 Conjunction 09-010 을 8억원대에, 우고 론디노네의 대형 페인팅 작품을 3억원대에 팔았다.갤러리현대는 정상화, 이강소, 이건용, 김민정 작품을 첫날 모두 완판했고, 32억원에 선보인 로버트 인디애나의 숫자 작품은 독특한 연출로 포토존으로도 인기였다. 학고재는 13억원대의 백남준의 비디오아트 ‘인터넷 드웰러’(1994), 김현식 작가의 노란색 입체회화 ‘현-선 피스트 9점 연작을 첫 날 판매 여유감을 보였다. 리안갤러리도 김택상, 남춘모, 윤희 등의 작품이 첫날부터 매진돼 예약까지 받았다. 젊은 화랑들도 기분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길이구갤러리도 일찌감치 권한나 작품이 품절됐다. 권한나 작가는 고 권옥연 화백의 손녀로 1998년생 작가로 MZ세대들의 트렌드를 반영한 그림과 조각으로 공감대를 얻고 있다.아트부산에 첫 참가한 갤러리애프터눈은 문을 열자마자 김희수 작품이 120점이 완판됐다. 서울에서 내려온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부스에서 갤러리 관계자는 "이렇게 빨리 다 팔릴 줄은 몰랐다"고 했다.컬러풀한 부스 디자인으로 눈길을 끈 갤러리스탠도 작품 90% 이상을 첫 날에 모두 판매했다. 갤러리 구조는 이세현의 회화 작품을 국립현대미술관에 판매했고 캐스퍼 강의 신작 10점이 모두 팔렸다. ◆해외갤러리도 함박웃음..."큰 성과에 대만족"아트부산에 첫 진출해 화제를 모은 미국 그레이 갤러리도 한국미술시장에 깜짝 놀랐다. 하우메 플렌자의 청동두상 작품을 5억 원대에 판매 했고, 행사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던 호크니의 8.7m 작품(6억4300만원)을 포함하여 알렉스 카츠의 회화 작업 다수를 판매했다. 50억 원대에 들고온 피카소의 ‘남자의 얼굴과 앉아있는 '누드’(1964)는 현재 예약된 상태로 애프터세일 가능성까지 매우 높은 상황이다.2020년부터 아트부산에 꾸준히 참가해온 타데우스 로팍은 약 8억원에 달하는 안토니 곰리의 신작 스탠딩 조각과 함께, 알렉스 카츠, 이불, 맨디 엘사예의 작품을 솔드아웃시켰다.탕 컨템포러리 아트는 우 웨이의 작품을 모두 완판시켰다. 아이 웨이웨이의 행잉맨을 2억원대에, 자오자오의 회화 Sky 2점을 각 1억원대에, 주진스의 작품 대부분을 판매하는 등 큰 성과를 기록했다고 갤러리 관계자가 전했다. 최근 서울에 갤러리를 오픈한 페레스 프로젝트도 지난해에 이어 보람찼다. 도나 후앙카의 회화 네 점과 애드 미뇰리티의 대형 회화 두점을 포함한 부스 내 대부분의 작품을 판매했고, 리차드 케네디, 라파 실바레스, 마누엘 솔라노 등 베를린에 있는 작품들까지 다양하게 판매하는 성과를 올렸다. 아트부산 특별전(Experiment)에 전시된 오스틴 리의 상징적인 대형 회화작품도 지역의 주요 프라이빗 컬렉션에 소장되었다.손영희 아트쇼부산 이사장은 "올해는 프리미엄 아트페어로서 더욱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볼거리를 준비하여 VIP들의 호응도가 굉장히 좋았다"면서 "지난해부터 유입된 MZ 세대의 미술시장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컬렉터들의 구매열기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아트부산에는 21개국 총 133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해외 갤러리는 32곳 중 21곳이 첫 참가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10개의 갤러리에 부스 디자인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도입, 전체적인 부스 디스플레이의 퀄리티를 높여 눈길을 끌었다. 또 넓은 통로와 함께 초대형 벤치를 설치해 관람객들의 피로도를 낮추는 등 전시 환경 개선도 호평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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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강 김판기 작가 개인전 ‘달항아리, K-아트의 중심에 서다’혜원아트 갤러리가 5월 6일부터 5월 30일까지 혜원아트 갤러리에서 ‘달항아리 명장’ 지강 김판기 작가 개인전 ‘달항아리, K-아트의 중심에 서다’를 연다고 4일 밝혔다. 김판기 작가는 40여 년간 도예의 길을 걸어온 이천의 대표 도예 작가다. 고려청자와 조선백자를 아우르는 영역을 구축하며 명성을 쌓아왔다. 2000년 동아공예대전 대상, 2008년 경기도 공예품 경진대회 금상, 2008년 유네스코 우수 수공예품 지정, 2012년 광주 백자공모전 대상 등 2016년에는 이천 도자기 명장에 선정됐다. 그의 작업실 ‘지강도요’는 이천 도예촌에 20년 이상 터를 잡고 있다. 김판기 작가는 "우리 백자 달항아리는 대토에서 우러나오는 그 본연의 색깔을 중시한다. 요새 트렌드는 아주 매트하고 하얀 질감을 선호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조선백자는 일본이나 중국 자기와 달리, 근본에서 우러나오는 색을 중시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그래야 더 깊이가 있고, 그 안에서 이야기가 스며 나온다”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달항아리의 미학은 수치화되고, 공식화된 서구식 기준과는 거리가 멀다. 화려한 기교나 색채보다는 대토와 유약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방향을 추구한다. 이어 김판기 작가는 "청자는 색, 백자는 형이 우선이어야 하는 건 잘생겨야 하기 때문이다. 어색하지도 않고 자연스러워야 한다. 한마디로 정의할 수가 없다. 이 달항아리도 굽이 입보다 작아야 한다는 정도 외에는 모두 조화로움의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달항아리는 현재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K-아트의 중심에 서 있다. 소설가 알랭드 보통은 저서에서 "달항아리를 보면 강렬한 감동과 용기를 얻는다”고 표현했고, 세계적인 디자이너 조나단 앤더슨도 달항아리 20점을 구매해 세계 여러 곳의 로에베 매장을 꾸몄다. 평창올림픽 때는 달항아리 성화대가 세계인들에게 대한민국의 상징으로 각인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BTS RM (김남준)도 달항아리 컬렉션을 SNS를 통해 공개, 인기를 모았다. 20세기 초, 영국의 유명한 현대 도예가인 버나드 리치는 경성에서 달항아리를 구매 후 귀국하며 "나는 행복을 안고 간다”고 표현했다. 기나긴 팬데믹의 밤이 지나고 행복을 품에 안은 달항아리가 떠오르는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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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의 여로 (38)<br> 청자철채상감시문매병편감사 감사 또 감사 이규진(편고재 주인) 실물을 볼 수 없는 도편을 만나면 고질병인지 가슴부터 울렁거린다. 청자철채상감시문매병편을 처음 보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를 처음 본 것은 핸드폰이었다. 메일로 보내 준 사진을 본 것인데 첫눈에 세상에 없는 유일무이한 도편이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그러니 가슴이 울렁거리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전화를 받고 그 즉시 달려가 실물을 보았는데 내 예감이 맞는 것이었다. 청자철채에 상감으로 시문이 들어간 매병은 국내에서 아직까지 본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터여서 여간 흥분되는 일이 아니었다. 청자에서 철채는 철유와 혼동하기가 쉽지만 전혀 다른 기법이다. 철채는 산화철 안료를 그릇 표면 전체에 골고루 바른 후 그 위에 유약을 시유해 번조한 것이고 철유는 산화철 성분 자체의 유약을 그대로 시유한 것이다. 따라서 깨진 단면을 볼 것 같으면 철채는 철채와 유약의 두개 층이 보이지만 철유는 철유 한층만 보여 구분을 할 수 있다. 청자철채로 현재 국내에서 널리 알려진 것으로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청자철채퇴화삼엽문매병이 있다. 보물 제340호인 이 매병은 전면에 철화 안료를 바르고 몸체 양면에 삽엽문을 얇게 파낸 뒤 그 위에 백토를 발라 문양을 장식하고 있다. 따라서 검은 철채와 백토 삼엽문의 강렬한 대비가 어울려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이는 것이 특색이다. 청자철채 중 상감이 들어간 것으로는 호림박물관 소장의 청자철채상감운학문매병이 있다. 각이 진 반구형의 입술에다 목은 짧으며 어깨 부분은 급하게 부풀어 올랐다 유연한 곡선을 그리며 굽으로 이어진다. 표면 전체에 철채를 한 후 몸통에는 학과 구름을 상감으로 그려 넣고 있다. 굽은 안다리굽이며 접지면의 유약을 훑어낸 후 내화토 받침을 하고 있다. 이와 거의 비슷한 것이 지금은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으로 넘어가 있는 아타카컬렉션에서도 한 점 보이고 있다. 그런데 오사카동양도자미술관을 떠올리다 보니 이곳에 기증된 이병창 컬렉션이 불현 듯 생각나는 것이 아닌가. 매병은 아니지만 청자철채상감시명병이 벼락처럼 머리에 떠오른 것이다. 시명병은 반구형의 입술에 어깨가 벌어졌다가 동체가 거의 일직선으로 내려가는 원통형에 가까운 기형인데 동체 양면에 술과 관련된 시를 두 줄씩 백상감으로 넣고 있다. 굽은 안굽으로 바닥이 접지면보다 기형적으로 높이 위치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저부 네 군데에 구멍이 나 있는데 끈으로 매달아 쓰기 위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비록 매병은 아니고 통형병이기는 하지만 청차철채에 백상감의 시문이 들어간 것은 현재까지 알려진 것으로는 이 것이 유일하다. 청자철채상감시문매병편 또한 시문이 들어간 청자철채매병으로는 이 것이 또 유일무이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할 수 있다. 청자철채상감시문매병편은 현재 두 조각으로 남아 있다. 한 점은 아무런 문양이 없지만 안다리굽 쪽이어서 이를 살펴보면 도편이 매병편임을 알 수 있다. 또 한 점은 매병의 몸체답게 배가 부른 둥그스럼한 형태인데 여기에 백상감으로 시문을 그려 넣고 있다. 남아 있는 글자를 보면 모두 다섯 글자인데 강어약(江魚躍)과 노마(路馬)다. 강에는 물고기가 뛰고 길에는 말이라는 뜻인데 없어진 부분이 많아 전체적인 시의 내용은 알 수 없다. 따라서 앞으로 알아보아야 할 연구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시문 옆에는 늘어진 버들가지 같은 것도 한 줄기 보인다. 청차철채상감시문매병편은 현재 표구가 되어 액자 속에 들어 있다. 이 말은 원 소장자가 이 도편의 가치를 충분히 알고 있었다는 뜻이 된다. 그러니 도편이라고 해서 값이 만만치 않았던 것은 당연한 일. 그러나 오래간 만에 가슴 울렁거리는 희열을 맛보았는데 어찌 주머니 사정만을 고려하고 있을 수 있었으랴. 비록 출혈은 있었지만 소중한 인연에 감사 감사 또 감사하기만 할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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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 윤범모 관장 "지역·시대·세상 연결 더 확장된 '열린 미술관' 추진""지역, 시대, 세상을 연결하는 열린미술관을 만들겠다."3년 임기를 마치고 연임에 성공한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새로운 3년 비전'을 발표하며 "미술로 감동과 영감을 주는 우리 사회를 만드는데 미술관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2019년 2월 관장에 첫 임명된 윤 관장은 지난해 11월 인사혁신처의 공개모집과 심사를 통과 지난 2월25일 재임명됐다. 임기는 2025년 2월24일까지 3년이다. 윤 관장 재임 시절 고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의 컬렉션이 조건 없이 국가에 기증되는 등 국립현대미술관이 대중과 함께하는 열린미술관으로, 세계적 미술관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개관 50주년을 맞았던 2019년부터 코로나19 대유행 위기를 기회로 극복한 2021년까지 ‘미래 준비기’ 3년간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았다.지난 3년간 첫째, 이건희컬렉션(1488점), 동산방컬렉션(195점) 등 2000여 점의 작품 수증과 박수근, 안중식, 박생광 등 한국미술 주요 작가 작품 구입을 통해 소장품 1만점을 달성했다. 매해 약 50억 소장품 예산으로 구입해온 작품이 연 100~150점 내외임을 감안할 때 지난해 수증은 국가 미술품 확장에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했다는 자체 평가다.윤 관장은 다시 더 확장된 ‘열린미술관’(Open Museum)을 추진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 과천, 덕수궁, 청주 4관에 이어 중부권 핵심 도시 대전에 ‘국립미술품수장보존센터 대전’(이하 대전관)을 추가 건립하여 5관 체제로 확장하고 전 국민 미술문화향유시대를 연다.6일 취임 후 첫 언론공개회를 열고 국립미술관의 중장기 비전과 4대 중점방향을 발표했다. ◆새로운 50년 확장기...지역, 시대, 세상을 연결하는 열린미술관국립현대미술관은 ‘새로운 50년 확장기’를 맞는 3개년 미술관의 비전을 ‘지역, 시대, 세상을 연결하는 열린미술관’으로 설정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을 ‘새로운 50년 확장기’로 명명하고, ‘확장과 연결’, ‘미술한류’, ‘생태미술관’, ‘디지털혁신’ 4가지를 중점 방향을 추진한다.윤범모 관장은 "수도권 중심의 국립미술관을 넘어 진정한 의미의 전 국민 문화향유 시대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과 지역 곳곳을 이어 지역 간 문화격차를 해소하고 과거와 현재, 미래 미술문화유산을 연결하며 국내와 해외는 물론 현상계(유니버스, Universe)와 가상계(메타버스, Metaverse)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제 5관 대전관 건립으로 미술관 문화의 확장대전관은 옛 충남도청사 건물을 활용하여 근대건축물의 보존과 상징성을 바탕으로 재탄생할 계획이다. 1932년 건축, 옛 도심의 역사와 유산을 간직한 충남도청 구청사(등록문화재 18호)는 미술관으로 새로 태어나 문화예술을 통한 도심재생의 뜻깊은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대전관은 올해 안에 기본설계를 마치고 2023년 착공, 2025년 준공, 2026년 상반기 개관할 예정이다.윤 관장은 "청주, 대전 등의 확장은 물납제와 같은 미술정책 환경의 변화 및 기증문화 확산에 부응하여 국가 미술품의 관리와 연구를 위한 체계적 시스템 마련을 의미한다"며 "동시에 수도권과 지역 간 문화격차를 낮추고 미술문화향유의 전국적 확대를 이끌 것"이라고 기대했다. ◆청주관, 미술품보존의 전국 허브 역할 강화청주관은 국가 중요문화자산인 미술품을 통합적으로 보존할 수 있는 미술품 종합병원으로서의 기능을 더욱 강화한다. 미술품의 손상도 및 손상주기 예측을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및 인공지능(AI) 등을 이용하여 예방보존을 위한 기초 데이터를 구축한다. 첨단 분석기술을 이용하여 작가의 표현기법 및 미술재료 등을 빅데이터로 구축하여 보존처리 및 과학감정 기반을 조성한다.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국내외 보존전문가 교류의 장으로서 국제학술심포지엄의 정례화, 기존‘미술작품의 보존’ 연구지의 영문판 발간 등 전문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또한, 국내 유일의 미술품 보존과학센터로서 관련 전공자(대학, 대학원), 공사립미술관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보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보존과학 분야 전문인력 양성에도 나선다. ◆지역협력망사업, 이건희컬렉션 순회전으로 전국 연결지난 3년간 점진적으로 강화된 지역협력망사업을 보다 확장, 국립미술관을 중심으로 전국을 연결하여 지역간 문화격차 해소 및 문화향유 기회 확산에 적극 나선다.우선 올해부터 지역대표관 관장회의와 실무협의회를 정례화하고, 내실화한다. 공동기획전시 개최, 소장품관리시스템 공유 확대, 아카이브 구축 지원, 공립미술관 추천작가-전문가 매칭지원, 미술관 종사자 전문직 연수를 통해 전문성 강화에 협력한다.이건희컬렉션은 올해 광주시립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을 시작으로 3년간 10여 개 도시 공립미술관을 순회하여 지역과 수도권 간의 문화격차를 해소하고 문화향유의 장을 확장한다. ◆‘MMCA 한국미술연구소’ 중심의 열린 연구 선순환 확립과천관의 ‘미술연구센터’를 ‘MMCA 한국미술연구소’로 확대·재편하여 내·외부 연구자들이 협업하는 연구사업 체계화를 추진하고,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출판과 공공프로그램, 소장품 수집,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으로 이어지는 연구 선순환 구조를 확립한다.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직들은 연구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1년 단위로 평가하여 사업에 반영한다.각 관별로 연구주제를 설정하여 연구하는 미술관으로 거듭난다. 서울관은 환경과 기후위기, 탄소중립, 디지털, 젠더 등 ‘동시대성’을 중점적으로 다룬다.과천관은 한국현대미술 연구와 과천40년(’26) 공간 재활성화 및 미래미술관 설계를 위한 ‘건축’, 자연과 어우러진 지속가능한 예술실천을 위한‘생태’를 중점 주제로 삼는다. 덕수궁관은 한국근대미술사 지평 확장을 위해 ‘동아시아 전위미술’과 자수·판화 등‘소외장르’를 특성화한다. 청주는 보존과학, 대전은 과학과 예술 특화 연구주제를 선정한다. 연구 성과는 매년 국ˑ영문판 연구 정간물인 ‘국립현대미술관 연구(MMCA Studies)’에 수록하고 전시, 학술, 교육 등의 미술관 프로그램과 연계한다. 이외에도 국제교류TF 신설, ‘한국미술주간’ 개최, ‘MMCA 리서치랩’ 개설,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확대, 해외 유수기관 기획전·순회전 개최 등을 통해 한국미술을 집중조명하고 미술한류를 확산해 나갈 예정이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미래 미술관으로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5대 실천방안 추진한다. 언제 어디서나 모두에게 연결되는 미술관을 위해 ‘디지털트윈 미술관’을 구축하고, 미술도서관리시스템ˑ미술관 기록관리시스템 고도화'로 미술자료서비스를 대폭 확대한다.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신기술 등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법제도 개선방안 연구도 수행한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준비기 3년을 통해 새로운 50년 도약의 기반을 마련한 만큼 앞으로의 3년은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사업들이 체계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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