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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 가지마다 자리한 대한제국의 꽃…돈덕전 밝히던 샹들리에최초의 근대 국가이자 황제 국가였던 대한제국에서는 자두나무꽃 즉, 이화(李花) 문양을 곳곳에서 활용했다. 근대식 공문서, 우표를 도입하면서 그 문양을 활용했고, 세계 여러 나라와 교류하던 궁궐 안팎과 그 안에서 쓰는 각종 황실 물품도 이화문으로 화려하게 꾸몄다. 26일 국립고궁박물관의 소장품 도록 '조명기구'(照明器具)에 따르면 1900∼1910년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샹들리에도 그중 하나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에서 만든 이 조명기구는 가지 위아래로 긴 잎과 줄기가 덩굴처럼 감싼 형태로, 5장의 꽃잎과 꽃술로 이뤄진 이화문이 곳곳에 장식돼 있다. 가지 덩굴마다 대한제국 황제의 문장(文章·국가나 집안 등을 나타내기 위해 쓰는 상징적 표지)인 이화문이 장식된 점을 볼 때 주문 제작한 상품으로 보인다. 박물관 관계자는 "표면에 남은 금빛 흔적, 전구를 끼우는 기구에 새겨진 상표, 당대 발행된 신문 등을 고려할 때 1904년경 덕수궁 돈덕전 접견실 회랑에 설치됐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도록에서는 조선시대부터 대한제국기에 쓰인 다양한 조명기구를 살펴볼 수 있다. 사방으로 창을 내고 내부에 초나 등을 넣어 쓰는 바닥용 조명기구인 좌등(座燈)을 비롯해 개항 이후 들어온 서양식 촛대와 석유등 등 95점의 사진과 설명이 담겼다. 조선 영조(재위 1724∼1776)의 딸 화유옹주(1740∼1777) 무덤에서 나온 등잔대, 고리를 달아 매달거나 손으로 들 수 있도록 한 초롱(燭籠)·등롱(燈籠) 등은 눈길을 끈다. 박물관은 조선시대 궁궐에 대한 정보를 기록한 자료인 '궁궐지'(宮闕志)를 우리말로 옮긴 총서도 최근 펴냈다. 숙종(재위 1674∼1720) 대에 편찬된 궁궐지는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된 유물로, 1695년 6월에 숙종이 직접 쓴 어제 서문(御製序文)과 주요 궁궐 전각과 관련한 정보 등을 담고 있다. 이름은 같으나 고종(재위 1863∼1907) 대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궁궐지는 경복궁·창덕궁·창경궁의 전각 규모, 위치, 구조를 상세히 기록하고 있어 연구 가치가 크다. 박물관 관계자는 "일제강점기 때 훼손돼 없어진 전각 위치와 형태 정보가 기록돼 있어 향후 궁궐의 옛 모습을 복원하거나 재현하는 자료로써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장품 도록과 총서 등 이번에 발간한 책자는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에서 볼 수 있다. 박물관 측은 책자를 국공립 도서관과 여러 연구기관에도 배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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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비 다스리는 변화무쌍한 존재…2024년 비상하는 '푸른 용'(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다사다난했던 2023년이 저물고 2024년 갑진년(甲辰年), 푸른 용의 해가 새로 밝았다. 용은 12가지 띠 가운데 유일하게 세상에 없는 상상의 동물이다. 낙타 머리에 사슴뿔, 토끼 눈, 소의 귀, 뱀의 목, 개구리 배, 잉어 비늘, 매 발톱, 호랑이 발을 가졌다고 하며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존재로 여겨왔다. 서양에서는 주로 불을 내뿜는 모습으로 표현되지만, 동양 특히 동아시아권에서는 생명의 근원인 물을 관장하며 하늘로 승천해 비를 내리게 한다고 믿어왔다. 국립민속박물관 관계자는 "서양에서 용은 주로 퇴치해야 하는 존재로 나타나지만, 동아시아에서는 상서롭고 신령한 동물로 인식해왔다"고 설명했다. 무덤 벽화부터 그림, 도자기 등 문화유산 곳곳에서 용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선사고대관에서 전시 중인 국보 '평양 석암리 금제 띠고리'는 금 알갱이 수천 개와 금실로 용을 표현한 낙랑 시대 유물이다. 길이 9.4㎝, 너비 6.4㎝의 고리에 총 7마리의 용이 담겨 있는데, 용과 용 사이에는 꽃잎 모양의 윤곽을 만들고 그 안에 청록색 보석을 추가해 화려함이 돋보인다. 동쪽을 수호하는 청룡을 그린 강서대묘(江西大墓)의 그림, 악한 것을 물리치는 '벽사'의 의미를 담은 용무늬 벽돌, 용 모양 청자 향로와 항아리 등도 주목할 만하다. 위엄있고 당당한 용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곳 중 하나는 궁궐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이 펴낸 한국민속상징사전에 따르면 용은 예부터 왕이나 황제 같은 최고 권력자를 상징하기도 했다. 위대하고 훌륭한 존재를 뜻하는 표식인 셈이다. 왕이 일할 때 입는 곤룡포(袞龍袍)에는 금실로 용 무늬를 수놓았고, 조선 왕조의 법궁(法宮)인 경복궁 근정전 천장에는 용 두 마리를 금빛으로 그려 넣었다. 덕수궁에서 왕이 공식적으로 신하들을 만나던 중화전 천장에도 용 조각이 장식돼 있다. 997년 경복궁 경회루 연못에서 출토된 청동용은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경회루의 건축 원리를 설명한 '경회루전도'(慶會樓全圖) 등에 따르면 화재를 방지하기 위해 동(銅)으로 만든 용 두 마리를 연못의 북쪽에 넣었던 것으로 전한다. 국립고궁박물관 관계자는 "청동 용의 고사문에는 불의 신을 백겁 동안 가두고, 천리로 배웅하며 물의 기운을 머금었다가 내뿜어 영원토록 궁궐을 보호해달라는 기원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2001년 근정전 공사 과정에서 발견된 '수'(水) 부적 역시 궁궐에서 불이 나지 않기를 바라며 '용'(龍) 자를 1천번 넘게 쓴 흔적으로, 두 유물에 담긴 의미를 생각해보는 것도 좋다. 오늘날에도 용은 우리 일상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다.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성공한 사람에게는 '개천에서 용이 났다'고 하고, 용이 나오는 꿈은 훌륭한 자식을 낳는 최고의 태몽이나 길몽으로 여기기도 한다. 십이지(十二支) 동물 가운데 지명으로 가장 많이 쓰인 동물도 용이다. 2021년 국토지리정보원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용과 관련한 지명은 1천261개로, 호랑이(한자 '虎' 사용) 관련 지명 389개의 3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의 머리를 닮았다거나 용이 누워있는 모습에서 유래된 지명 등이 해당한다. 한국민속상징사전에 따르면 '푸른 용'(청룡)의 뜻을 담은 지명은 전남 고흥군 도화면 청룡마을 등 전국 19곳에서 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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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 물리치는 강력한 존재…중앙박물관서 용의 기운 느껴볼까(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조선시대 사람들은 용이 다섯 가지 복을 가져오고, 호랑이가 세 가지 재해를 몰아낸다고 믿었다. 용과 호랑이 그림이 나란히 걸린 이유다. 정월 초 궁궐이나 관청 대문 등 건물 입구에 붙인 그림은 한 해 동안 사람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다가오는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를 맞아 박물관에서 용을 만나보면 어떨까. 국립중앙박물관은 27일 상설전시관에서 만날 수 있는 용 관련 그림, 조각, 도자기, 공예품 등 유물 15건을 소개했다. 용은 십이지(十二支) 동물 중 유일한 상상의 동물이자 초현실적인 존재다. 예부터 재앙을 물리치는 신령한 존재로 여겨졌고, 왕이나 권력을 상징하기도 했다. 특히 청룡은 동쪽을 지키는 수호자로서 강력한 힘을 지녔다고 전한다. 용은 오래전부터 위엄있고 당당한 모습으로 표현돼 왔다. 평안남도 대동군 석암리 9호 무덤에서 출토된 용무늬 허리띠 고리(정식 명칭은 국보 '평양 석암리 금제 띠고리')에서는 총 7마리의 금빛용을 찾을 수 있다. 금판을 두들겨 허리띠 고리를 만든 뒤, 표면을 금 알갱이 수천 개와 금실로 장식한 이 허리띠 고리는 낙랑 시대 유물 중에서 최고로 꼽힌다. 고구려 고분인 강서대묘(江西大墓)의 '청룡도'는 널방 동쪽 벽에 그려진 그림으로, 동서남북에서 죽은 자를 지키는 사신(四神)의 전통을 엿볼 수 있다. 1층 중·근세관에 있는 고려시대 청동 범종은 용 한 마리가 오른쪽 앞발로 바닥을 딛고 왼쪽 앞발을 치켜든 채 꿈틀대는 모습을 역동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통일신라 종의 용 장식은 두 발과 입을 종에 딱 붙인 모습이었는데, 고려시대가 되면 용이 머리를 치켜들고 앞발을 들어 올리며 더 역동적인 모습이 된다"고 말했다. 권력의 중심, 왕을 상징하는 물건 곳곳에도 용이 깃들어 있다. 왕이 입는 옷에는 금실로 용 무늬를 수놓았고, 허리띠도 용으로 장식했다. 1897년 만들어진 국새 '칙명지보'(勅命之寶)는 손잡이를 거북이에서 용으로 바꿔 대한제국 황제의 권위를 드러내려 한 점이 특징이다. 상서로운 용의 모습은 그림과 도자기에서도 만날 수 있다. 2층 서화관에서는 바다에서 나온 용이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모습을 담은 그림부터 정월 초 호랑이 그림과 함께 문에 붙였던 용 그림 등이 전시돼 있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 회장 유족이 기증한 '고사인물화보첩'에 담긴 '용과 봉황을 탄 선인' 그림은 밤하늘을 나는 황룡과 봉황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 밖에도 흰색 용이 몸을 틀며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담은 청자 상감 항아리, 백자의 흰 면에 푸른색으로 용 두 마리를 그려낸 항아리 등도 눈여겨볼 만하다. QR 코드를 활용하면 각 전시품의 위치와 목록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각 전시품 옆에 있는 QR코드를 찍으면 세부 부분이나 보이지 않는 뒷면, 비교할 만한 다른 작품, 컴퓨터단층촬영(CT) 사진 등도 함께 볼 수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2024년 청룡의 해를 맞아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좋은 운을 가져오는 특별한 용을 만나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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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올해 관람객 400만명…박물관 개관 이후 최다(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올 한해 국립중앙박물관을 다녀간 관람객 수가 개관 이후 처음으로 4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올해 연간 관람객 수는 13일 오전께 4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박물관을 다녀간 관람객(341만1천381)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경복궁 시대를 접고 2005년 용산으로 이전해 박물관을 개관한 이후 가장 많은 관람객을 기록한 2014년(353만6천677명)과 비교하면 13.1% 늘어난 수치다. 사실상 1945년 박물관이 개관한 이래 가장 많은 관람객 수로 추정된다. 박물관은 "용산으로 이전한 이후 연간 관람객 수로는 역대 최다 기록"이라며 "이전 이후 누적 관람객 수도 5천400만 명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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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문화재'→'국가유산'…숙박·식당 할인받는 '패스' 도입(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지난 60년간 이어져 온 '문화재' 명칭과 분류 체계가 내년 5월부터 '국가유산'이라는 새로운 틀로 탈바꿈한다. 국가유산 방문객이 지역의 문화·숙박 시설, 식당에서 할인받을 수 있는 '패스'가 도입되고 한국의 유산을 널리 알리는 통신사도 곳곳에 파견된다. 문화재청은 오는 8일 이런 내용을 담은 국가유산 미래 비전을 발표한다고 7일 밝혔다. 국가유산은 '과거 유물'이나 '재화'라는 느낌이 강했던 문화재 용어 대신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국제 기준인 '유산'(遺産·heritage) 개념을 적용한 체계다. 지난 5월 제정한 '국가유산기본법'은 내년 5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문화재청은 기관 명칭을 '국가유산청'으로 바꾸기 위한 협의를 관계부처와 진행 중이다. 문화재청은 새로운 체계의 목표를 '국민과 함께 누리는 미래가치, 국가유산'으로 정하고 국가 및 지역발전, 디지털 헤리티지 등 6대 전략을 세우기로 했다. 우선 국가유산을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내년 하반기에 가칭 '국가유산산업 육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을 발의해 관련 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국가유산을 찾는 관광객을 위한 혜택도 도입한다. 문화재청은 지자체의 다양한 문화·숙박시설, 음식점 등에서 할인받을 수 있는 가칭 'K-헤리티지(K-Heritage) 패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시행 시기와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문화재청은 국가유산과 관련한 사진, 조사 보고서, 도면 등 다양한 자료를 곳곳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플랫폼(공간)을 구축하는 등 '디지털 헤리티지'도 활성화한다. 국가유산 주변 지역의 관리·정비에도 신경 쓸 예정이다. 기존에는 문화재를 중심으로 정하는 역사문화환경 안에서의 개별 행위를 허가하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유산의 성격, 토지 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방침이다. 문화재청은 기후 변화, 고령화 등 위기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풍수해를 비롯해 기후 변화로 인한 피해 데이터를 구축하고, 형성된 지 50년 이상 된 창극, 사물놀이 등도 지원할 수 있는 '근현대 무형유산 등록제'를 도입한다. 국제 교류 분야에서도 국가유산 개념을 활용해 다양한 사업을 펼친다. 유럽에 있는 우리 문화유산을 환수하거나 현지 활용을 도울 수 있는 거점을 만들고, 유산이 있는 국가와 협력해 보호·활용하는 'K-공유유산' 정책을 추진한다. 한국의 유산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는 '국가유산통신사'(가칭)도 파견할 계획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인권, 기후 변화 등 시의성이 있는 주제를 중심으로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무형유산 이수자 등을 파견하는 풀뿌리 유산 외교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전 선포식은 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강남구 민속극장 풍류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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