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2 (일)
2012년 신년호부터 국악신문 편집위원으로 하응백 선생이 국악신문 편집에 필진으로 참여한다. 또 <하응백의 재미있는 국악사설 이야기>를 연재하기로 했다. 하응백(河應柏)은 대구에서 태어나 대건고등학교와 경희대학교 국어국문과를 졸업했다. 1985년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1993년에 문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청원고등학교, 경희여중 교사를 거쳐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국민대학교 문창대학원 교수를 역임했다. 199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이 당선되어 문학평론가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신춘문예, 여성동아 장편소설상, 세계일보문학상 등 문단의 비중 있는 문학상의 심사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이옥봉의 몽혼』등 15권의 편저서가 있으며 2002년 <휴먼앤북스> 출판사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국악에 심취하여『 창악집성』(2011)이라는 국악사설을 총망라한 대작을 펴내기도 했다. 현재 <휴먼앤북스> 출판사 대표이자, 사단법인 서도소리진흥회 이사장이다.독자 여러분들의 성원을 부탁드린다.(편집자 주)
은근하면서 아름다운 황진이 시조 시조창으로 자주 부르는 황진이의 시조 중에 이런 것이 있다.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 내어
춘풍(春風)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룬님 오신 날 밤이어든 굽이굽이 (펴리라)
동짓날 밤이 얼마나 긴가. 그 동짓날 밤 시간을 뚝 잘라다가 이불 아래 넣어두었다가, 어룬님 오신날 밤, 잘라놓은 밤을 다시 펴겠다는 내용이다. 동짓날 밤을 잘라다가 어룬님 오신 날 같이 보내면 밤이 더욱 길어질 것이 아닌가.
이 시조는 독수공방하는 여인네가 임과 함께 긴 밤을 보내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그렇다면‘ 어룬님’은 무슨 뜻일까. 간단하게 말하면‘ 얼운 사람,’ 즉 성관계를 가진 사람이다. 신라의 향가 <서동요>에, 선화공주님은 맛둥바을 남 그스지 얼어두고 라는 대목이 있다.
해석을 하면" (신라의) 선화공주님은 맛둥방(훗날의 백제 무왕)을 남 몰래 얼어두고”라는 뜻이 되는데, 이때도‘ 얼어’는 성관계를 뜻하는 말이다. 요샛말로 하면" 선화공주님은 맛둥방과 남 몰래 통정(通情)을 하고” 정도가 된다.
‘ 얼우다‘’, 어루다’가 동사형이며 여기에 명사형 접미사‘ 이’가 붙으면‘ 어룬이’가 되고 이것이 변해 ‘어른’이 되는 것이다.
즉‘ 어른’이란 말은 어원적으로 성관계를 가진 사람이란 속뜻이 숨어 있다. 황진이와 어룬님이면서 그토록 애타게 황진이를 기다리게 했던 그 복많은 사나이는 누구였을까? 황진이의 시조는 은근하면서도 점잖고 아름답지만,
다음의 가곡 계면조 언편의 시조 한 수는 웃음을 자아내게 만든다. 백발(白髮)에 환양 노던 년이 젊은 서방을 맞초아 두고 센 머리에 먹칠하고 태산준령(泰山峻嶺)으로 허위허위 넘어가다가 과그른 소나기에 흰 동정 검어지고 검던 머리 희였고나 그를사 늙은이 소망(所望)이라 일락배락하더라 ‘환양 노던 년’이란 ‘서방질하는 년’이라는 뜻이다. 머리가 흰 늙은 여자가 젊은 남자와 약속을 해놓고 흰 머리에 염색을 하고 고개를 넘어가다가 마침 소나기를 만났다.
요즘처럼 염색약이 좋았으면 다행이련만, 먹으로 염색을 한 탓에 물이 빠져 저고리의 흰 동정은 검게 변하고 염색했던 검은 머리는 도로 백발로 변했다. 그래서 늙은 여자 소망이 좋았다 나빴다 했다는 것이다. 여자 입장에서 보면 낭패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시조는 늙은 여자의 성욕을 비난하면서 풍자하는 내용이지만 그 여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어쩐지 좀 슬프다. 유전적으로 좀 일찍 머리가 세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고, 체질적으로 성욕이 강한 여자도 있게 마련인데, 그런 것이 조선시대의 상식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이다.
반면 남자의 경우는 아주 뻔뻔하다. 남자의 수작과 여자의 유혹 옥 같은 임을 잃고 임과 같은 자네를 보니 자네 긘지 긔 자네런지 아무긘 줄 내 몰라라 자네 긔나 긔 자네나 중(中)에 자고나 갈까 하노라 가곡 계면조 편수대엽 중의 한 수인데, 좀 상상력을 보태 설명을 하면 이런 내용이다. 한 남자가 아내 혹은 자신이 좋아하던 기생(첩)을 잃었다. 죽었는지 다른 곳으로 갔는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옥 같은 임을 잃고 기생집으로 갔다. 그런데 새로 만난 기생을 보고 한눈에 반했다. 그 기생에게 자네는 전번 그 여인과 너무 닮았다고, 그 여자가 환생한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며 수작을 건다.
" 자네가 그 사람인지, 그 사람이 자네인지 누가 누구인지 나는 모르겠다”고 뻔한 수작을 건네는 것이다. 그리하여 자네이거나 그 사람이거나 누구이든지 간에, 자신은 하룻밤 자고 가겠다는 것이다. 바람둥이 남자가 여자를 꼬실 때, 사용하는 전형적인 수법 중의 하나이다. 여자가 넘어갔을까? 가곡 우조 소용에는 더 재미있는 내용의 시조가 있다. 어흠아 그 뉘 오신고 건너 불당(佛堂)에 동령(動令)중이 내 올러니 홀거사(居士) 홀로 자시는 방안에 무스것하러 와 계신고 홀거사(居士) 노감탁이 벗어 거는 말 곁에 내 고깔 벗어 걸러 왔음네 이 시조의 상황을 재구성 해보자.
깊은 산 조용한 절간에 밤이 왔다. 요사체에는 남자 거사가 혼자 머물고 있다. 건너 불당에는 동냥을 다니는 여승이 혼자 있다. 밤이 깊어지고, 싱숭생숭해진 여승이 거사의 방 앞에 와서,'어흠’하고 기척을 한다. 거사가 묻는다. " 누구신가? ” " 저예요, 건너 방에.” " 남자 혼자 있는데 이 밤중에 무슨 일로 오셨는가?” " 거사님 탕건 거는 곳에 내 고깔도 벗어 걸려구요.” 여기에 다른 말이 무엇이 필요하겠는가? 그들은 그날 밤, 한숨도 못 잤다.
1916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발행된 애국창가 2011년 8월 24일 문화재청은 ‘애국창가’를 등록유산 제475호로 지정했다. ...
도편의 반 이상이 내섬명 이규진(편고재 주인) 내섬시(內贍寺)는 각 궁전에 대한 공상, 2품 이상에게 주는 술, 왜와 야인에게 주는 음식과 직조 등의 일을 맡아보던...
김율희 (강태홍류 산조춤 보존회 회장) 김율희 이사장은 부산에서 태어나 전통춤 4대 가업을 잇는 무용가다. 조부 김동민과 고모 ...
정선아리랑을 쓰다. 한얼 이종선, (2024, 문양에 먹, 34× 34cm) 담뱃불로 벗을 삼고 등잔불로 님을 삼아 님아 님아...
현역 최고령 무용가인 김매자 창무예술원 이사장이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포스트극장에서 열린 '세계 무용사'출판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5...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정기공연 '일노래, 삶의 노래' 공연 장면. (사진=국립국악원 ) 2024.05.22. 소박하고 향토적인 ...
세븐틴 일본 닛산 스타디움 콘서트 (사진=위버스 라이브 캡처) "오늘 저희가 (데뷔) 9주년인데, 이렇게 큰 공연장에서 전 세...
임영웅 콘서트 '아임 히어로 - 더 스타디움' (사진=물고기뮤직) 2024.05.26. "이깟 날씨쯤이야 우리를 막을 수 없죠....
5월 8일부터 18일까지, 서울남산국악당에서 2024 남산소리극축제 ‘여설뎐(女說傳)- 싸우는 여자들의 소리’가 펼쳐졌다. 이 공연에서는 여성이 주체가 되어 극을 주도하는 ...
가수 김연자 (사진=초이크리에이티브랩) "오로지 노래가 좋아 달려온 50년입니다. 여러분의 응원과 사랑에 힘입어 힘든 순간도 다...
2년 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서울연희대전'이란 이름의 한 공연이 있었다. 제1회 '장구대전'이란 부제가 붙어있고, 입장권 전석이 판매 되어 화제가 되었다. 무대에서 오직 '장...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나무 그늘이 우거진 5월의 한복판, 양재동의 한 공원에서 곧 있을 해금플러스 25주년 기념 공연 준비에 한창인 해금연주자 강은일 교수님을 만났다. 지저...
이탈리아 기록유산 복원 전문가인 마리아 레티치아 세바스티아니 전 국립기록유산보존복원연구소(ICPAL) 소장이 최근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지난 9일에서 10일,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기획 공연 ‘긴산조 협주곡’이 펼쳐졌다. 이태백류 아쟁산조와 원장현류 대금산조 전바탕이 협주곡으로 초연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