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2 (일)
육구함도(六衢咸道) 대사중로 얼씨구나 절씨구나 (경기놀량, 이창배의 『한국가창대계』)
육구함도 대삼월이라 얼씨구나 절씨구나 (서도놀량, 김정연의 『서도소리대전집』
'육구함도’는 도대체 무슨 말일까? 이창배는 여기에 " 옛날 진(秦)의 서울 함양(咸陽)의 거리가 넓어서 여섯 갈래가 된다는 말. 넓은 길을 말함.”이라는 주석을 달아놓았다(김정연의 책에는 주석이 없다). 황용주의 『한국경서도창악대계』에는 가사는 이창배의 『 한국가창대계』와 동일하나 해설 부분에서‘ 대사중로’가 갑자기‘ 대사옹구리’로 변해 있다.
황용주의 ‘ 육구함도’에 대한 해석은 이창배와 동일하다. 황용주의 책에도‘ 대사중로’, 혹은‘ 대사옹구리’에 대한 주석은 없다.
1910년대부터 간행된 잡가집에는 이 부분이 어떻게 표기되어 있을까.
즉‘ 육부암도’ 계열과‘ 육구암사(六九庵寺)’ 계열로 나눌 수 있는데 과연 어느 것이 원래의 뜻일까?
<놀량>은 원래 사당패들이 불렀던 노래의 하나이다. 사당패는 조선시대에는 천대받은 예인집단이다.
조선말인 1867년 진주목사를 지낸 정현석(鄭顯奭)의 저서『 교방가요』에 보면" 雜(잡요) 山打令(산타령) 遊令(유령) 놀량”을 분류하고 이어 "이것들은 걸사나 사당이 부르는 것이다. 모두 노랫말이 음란하고 비루하다.
지금 거리의 아이들과 종 녀석들까지도 이 노래 를 잘 따라 부를 줄 안다”(성무경 역주, 『교방가요』)고 하고 있다. 즉 <놀량>은 당시의 기록에‘ 노랫말이음란하고 비루하다’고 했고 그 담당층이 걸사나 사당인데, 이창배의 해석대로‘ 육구함도’와 같은 어려운 한문을 사용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는 것이다.
‘ 육구함도’가 아니라『 조선잡가집』 계열의 가사‘ 육구암사(六九庵寺)’가 원본이라면 전체적으로 해석이 자연스러워진다. 즉 육구암사는 절 이름이고 대사는 스님을 높여 부르는 말‘, 뭉구리’는 스님(중)을 놀림조 로 부르는 말이다. 이렇게 보면 앞뒤가 맞아 떨어진다. 서도놀량 가사에서" 어린 낭자 고운 태도 눈에 암암하고 귀에 쟁쟁, 비나이다 비나이다 님 생겨 달라고 비나이다, 삼월이라 육구암사 대사뭉구리 얼씨구나 절씨구나”로 읽으면 연결이 자연스럽다".
육구암사 대사뭉구리 얼씨구나 절씨구나”는‘ 대사’와‘ 뭉구리’의 결합과‘ 얼씨구나 절씨구나’가 가지는 (성행위까지 암시하는) 남녀의 어울림에 대한 포괄적인 표현으로 인해 해학과 풍자의 구절이 된다. 때문에 이 구절 은 19세기 말이나 20세기 초에 실제 공연될 때는 청중 쪽에서 웃음이 한바탕 터지는 바로 그러한 대목인 것이다. 때문에 점잖은 사대부였던 정현석이 『교방가요』에서 <산타령>을‘ 음란하고 비루하다’고 했을 가능성이 많다.
현행가사의‘ 육구함도’는 원래 육구암 혹은 육부암을 나타내는 절 이름이었다고 보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 그렇다면‘ 육구암’‘, 육부암‘’, 육구암사’가 왜‘ 육구함도’로 변했을까?
1. 강원도 금강산 일만이천봉 팔만구암사 법당뒤 칠성단에
2. 강원도 금강산 일만이천봉 팔만구암자 유점사 법당뒤 칠성단을
1과 2 중에서 원래의 가사는 2다. 그런데 1로도 많이 부른다‘. 팔만구암자’ 즉 금강산에 암자가 많다는 뜻이‘ 팔만구암사’라는 얼토당토않게 절 이름으로 변한 것이다. 경기 놀량의‘ 육구함도 대사중로’도 이런 식으로 와음이 진행되어 전혀 엉뚱한 말이 된 것인데 여기에 진지하게 六衢咸道(육구함도)라는 한자음을 집어넣고" 진나라 수도 함양…”으로 풀이하였고(이창 배의 『한국가창대계』), 그의 제자인 황용주도 『한국경서도창악대계』에서 그대로 답습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필자를 제외한 그 누구도 그들의 해석을 그대로 믿어왔던 것이다. 이것이 미스터리가 아니고 무엇일까. (문학평론가) - 하응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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