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2 (일)
경기도 재담소리에 <장대장타령>이란 것이 있다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38호). 한양의 정승이 슬하에 자식이 없어 명산대찰에 가 발원을 하여 아들을 하나 얻었다. 그가 바로 장대장이다. 장대장은조숙했지만, 부모가 돌아가시고 가난하게 살다가친구들의 도움으로 만포첨사에 제수된다.
부임지로 길을 떠나는 황해도 해주에서 장단에서 하룻밤 머물게 되는데 이때 장단에서 소‘ 굿’이 벌어진다. 한양에서도 굿판이라면 빠지지 않고 구경했던 터라 장대장은 굿을 구경하는데, 만신이 뜻밖에도 장대장에게 수작을 건다. 노랫가락에 자신의 뜻을 실어 표현한 것이다."들으니 농부라더니 창녀(唱女)의 집이 무삼 일고,오시긴 오셨지만 주무시고는 못 가리라, 아희야신 돌려 놓아라 열사흘 내세.”노래하는 여자의 집(唱女)에 왔으니 하룻밤 자고가서는 아니 되고 열사흘 정도는 정을 들이고 가라는 말이다. 장대장 역시 노랫가락으로 화답한다."뉘라서 농부라더냐 만경창파(萬頃蒼波)의 사공일다, 광풍(狂風)에 배를 잃고 오는 바이 네 집이라, 들으매 네 배가 논다기에 네 배 타러 예 왔노라.”장대장이 확실하게 대답한 것이다. 이제 두 사람이 의기투합하여 제석거리 막불겹이로 직설적으로 주고 받는다.
"어디 사오? (무당)-한양 삽네 (장대장), 뉘 댁이시오?-장서방일세, 첩이나 있소?-홀아비일세, 나하고 살까?-작히나 좋지, 어디를 가오?-만포첨사, 주인이 어디오?-건넛말 일세, 어디쯤 되오?-주막집일세, 이따나 갈까?-고대나 하지.”이렇게 두 사람은 인연을 맺고 만포로 가서 살림을 차린다. 그 당연한 결과로 아들을 하나 낳는다. 세월이 흘러 장대장이 한양에 벼슬을 받아 한양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러자 장대장은 무당에게 엄포를 놓는다. 만약 자네가 무당이라는 것이 알려지면 남남이 될 것이니 절대로 내색하지 말라는 것이었다.한양에 와서 살던 중 이들의 아들이 병에 걸려 온갖 약이 효과가 없어 결국 굿을 하게 된다. 굿을 하던 중 아이의 엄마가 나서 푸념을 하는데 춤도 잘 추고 푸념도 잘한다. 원래 무당이었으니 잘 할 수밖에. 이때 경을 외던 허봉사가 그녀의 정체를 눈치채고 협박을 한다.
"이를 테야 이를 테야 장대장 보거든 이를 테야.” 무당은 큰일이 났다. 자신의 정체를 숨겨야 하니까. 그래서 금은보화를 주겠다고 사정사정해도 허봉사는 막무가내로 협박을 한다. 결국 여인은 "새끼 장님을 낳더라도 원대로 해줄게 장대장 보거든 이르지 마소” 하며 허봉사와 타협을 한다. 허봉사는 창부타령으로 끝을 맺는다. "…장구만도 잘 쳐라 지화자자 좋을씨고 장대장 보거든 시치미 땜세 지화자자 좋을씨고, 진작이나 그러할 일이지 얼씨구나 지화자 좋다 지화자 지화자 좋을씨고.” <장대장타령>은 이러한 내용의 코미디(재담소리)인데, 구한말의 박춘재 명창이 완성했다고 알려져 있다. 서도의 <배뱅이굿>과 서사 구조가 비슷하지만, <배뱅이굿>보다는 길이가 짧고 내용이 간략하다. 하지만 <배뱅이굿>과 마찬가지로 <장대장타령>도 실제 공연되었을 때는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서사적으로 본다면 <장대장타령>은 상당히 흥미롭다. 판소리의 주제이기도 한 당대의 보편적인 도덕성에서 벗어나 불륜이나 간통을 백일하에 드러내기 때문이다.
즉 판소리보다 욕망에 적극적이다. 점잖지 못하고 비도덕적이다. 이 말은 기층 민중들에게 훨씬 다가가기 좋다는 뜻이기도 하다. 따라서 억압된 민중들의 분출구로 작용할 수 있다. 여러 탈춤의 해학과 풍자가 기능하는 이치와 동일한 것이다. 그것에다 <장대장타령>은 서울굿과 황해도굿의 편린을 담고 있고, 노랫가락과 창부타령의 굿판에서의 발생론적 원리를 담고 있다. <장대장타령>은 굿과 국악의 상관관계를 알려주는 화석 같은 자료이면서 한편으로 거친 해학을 통해 직접적 웃음을 주는 몇 안 되는 재담소리 중의 하나이다. - 하응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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