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4 (토)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한글박물관은 ‘방언’을 주제로 개관 10주년 기념 기획특별전 '사투리는 못 참지!'를 개최한다. 전시는 오는 4월 19일부터 10월 13일까지 국립한글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문화와 정체성을 담고 있는 방언은 우리말을 풍부하게 해 주는 언어적 자산이다. 이번 전시는 방언의 말맛과 다양성을 보여주는 자료를 한자리에 모두 모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우리 모두는 방언 화자이므로, 언어로 펼쳐지는 우리의 삶 그 자체가 이번 전시의 생생한 콘텐츠이다. 이번 전시가 방언의 다양성과 가치, 그리고 이를 보전하는 한글의 힘을 발견하고 우리 말글의 미래를 그려보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1부 이 땅의 말>에서는 옛 문헌 기록에서부터 현대의 미디어 콘텐츠까지 다양한 자료를 통해 지역 방언의 말맛과 특징을 소개한다. 실제 방언 화자의 입말을 풍부하게 보고 들을 수 있다. <2부 풍경을 담은 말>에서는 방언 화자가 문학어로 꺼내어 손으로 쓴 방언과, 타지 사람이 귀로 듣고 기록한 방언을 통해 방언에 담긴 삶의 풍경을 살펴본다. <3부 캐어 모으는 말>에서는 방방곡곡 발로 뛰며 방언을 캐어 모은 여러 사람들의 노력을 소개한다. 실제 방언 조사에 사용한 각종 장비와 기록물, 방언 지도, 다양한 방언 사전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방언 화자들의 언어를 생생하게 담아 전시 콘텐츠로 선보이고, 전시 기획 과정에서 박물관 직원들이 직접 수집한 자료로 전시장을 풍성하게 채운 점이 특징이다. 서울 중구 토박이회를 찾아 ‘서울 토박이말’을 포착하고 그 특징을 영상으로 풀어냈으며, 제주 구좌읍 평대리를 찾아 ‘제주 해녀들의 삶과 말’을 살펴볼 수 있는 ‘삼춘의 바당’ 영상을 제작했다. 방언 연구자이자 방언 화자인 이기갑, 충청도 출신 개그맨 김두영 등 팔도 화자들이 참여한 ‘같은 듯 다른 듯 경상도 사투리’, ‘팔도의 말맛’ 콘텐츠도 선보인다.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문학 속 방언을 재해석한 작품도 선보인다. 이밖에도 방언 연구자들이 실제로 사용한 카세트 테이프, 조사 노트, 가방, 녹음기 등을 제공 받아 전시장에서 소개하며 당시 연구자들이 채록한 방언 화자의 음성도 직접 들을 수 있도록 전시를 연출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글 편지, 실용서, 문학 작품, 방언 조사 기록과 사전 등을 통해 기록문화유산으로서 한글의 역할과 가치를 재조명한다. 정보통신과 이동 수단 등의 발달로 지역 간, 문화 간 섞임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방언 간 경계는 흐릿해지고 있다. 방언은 우리들의 입에서 생생하게 쓰이면서도 시간이 지나고 환경이 달라지면 그 특성이 변하거나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방언을 모으고 한글로 남겨두는 것 그 자체가 언어문화를 보전하는 일이다. 특히 지역 방언을 살펴보면 국어 변화의 흔적이 남아 있기도 한데, 문자로 기록되지 않으면 후대에 전해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기록문화유산으로서의 한글의 힘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전시 자체가 지금 여기 우리말의 모습을 남기는 또 하나의 자리이기도 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한글박물관은 문화취약계층의 문화예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전시장에는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공간별 주요 내용에 대한 수어 해설 영상이 상영된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지와 주요 유물 음성 설명도 제공한다. 전시장의 모든 설명은 되도록이면 쉬운 표현을 사용하여 대화체로 작성했다. 아울러 모바일 가이드를 통해 고화질 원문 서비스와 한국어, 영어 해설을 제공한다. 직접 전시장에 오지 못하는 분들도 박물관 누리집이나 누리소통망(SNS)의 정보 무늬(QR 코드)를 휴대폰으로 촬영해 동일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이밖에 웹 콘텐츠 ‘사투리 능력고사’를 통해 손 안에서 전시장 1부에서 선보이는 주요 내용을 즐길 수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을 통해 문화로 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자 한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는 공연과 강연을 아우르는 <찾아가는 사투리 이야기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강릉은 6월 10일, 제주는 10월 6일 진행 예정으로, 강릉 단오제(6.6.~6.13.)와 제주 탐라문화제(10.5.~10.9.) 축제 기간 동안 더 많은 지역민과 함께 즐기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장 부스를 통해 다양한 체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본 전시가 끝나면 순회전을 통해 지역민의 문화예술 향유 증진을 위한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개막 후 6월 30일까지 관내 이벤트도 준비되어 있다. 전시를 관람하면서 전시실 입구에 비치된 문제를 풀고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상품을 증정한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장관 재임 시절 건립을 추진했던 국립한글박물관이 한글을 널리 알리는 대표 기관으로 성장하여 10주년을 맞이하였다니 무척 뜻깊게 생각한다.”라며 "말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문화 콘텐츠이다.”,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외국인들에게도 한국 구석구석을 보고 듣고 만나는 풍성한 전시가 되리라 기대한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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