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8 (수)
국립국악원(원장 김영운)은 예술인의 삶과 예술이 담겨있는 '국립국악원 구술총서'제25집과 북한의 민족음악과 예술 문화를 국내에 알리고 연구에 활용하기 위한 '한민족음악총서' 제16집을 발간했다.
자료는 국공립 도서관 130여 곳에 배포되고, 이용의 편의를 위해 국립국악원 누리집에서 PDF 파일로 제공하여 학술 연구와 국악 보급에 활용될 전망이다.
국립국악원은 2009년부터 원로 예술인의 지나온 삶과 예술세계를 기록화하는 구술채록집을 발간하고 있다.
구술자들의 경험과 기억을 토대로 하여 기록으로 전해지지 않는 공백을 보완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이번에 출간된 제25집에는 서울시 무형문화재 경제어산 보유자 동주 원명의 구술을 담았다.
어산은 범패, 범음이라고도 하며,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ㆍ찬양하는 노래를 비롯한 불교 의식을 구성하는 음악과 춤을 두루 포함한다. 어산을 크게 서울을 중심으로 전해지는 경산제(경제)와, 팔공산을 중심으로 전해 온 영남제(팔공산제), 전주를 중심으로 전해온 호남제로 분류하는데, 경제어산은 현재 서울 홍원사의 동주 원명을 중심으로 맥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불교의 재의식 중 영산재, 수륙재, 예수재 등 삼대 재의식을 총괄할 수 있는 역량 있는 범패승을 가리켜 어장이라고 한다. 어산 어장 동주 원명은 1964년부터 장벽응 스님과 박송암 스님께 범패의식 작법 전 과정을 사사하며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범패를 갈고닦아 온 명인이다. 그의 이야기는 한국 범패의 예술적 가치를 조명하고 예술인의 역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살아있는 역사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에 출간된 '한민족음악총서'제16집은 ‘1955년 평양굿’이라는 주제로 1955년 평양 현지에서 채록된 평양굿 음원 2종과 사진 162장을 분석한 연구서로 주목된다.
‘평양굿’ 자료는 북한 고고학 및 민속학연구소 민속학연구실에서 1955년 12월 초 김일출, 전장석, 신영돈의 지도하에 최명옥, 백봉춘, 김원실, 리정필 네 명의 평양 무당이 연행한 ‘잔상굿’과 ‘다리굿’을 조사한 것이다. 현장에서 채록된 음원과 사진, 사진 정보 등은 1957년에 민속학연구소 편찬실에서 정리하여 보관하였고, 이 자료를 국립국악원에서 관련 단체와 협력하여 2020년에 확보하였다.
2022년 학술적 활용을 위한 음원과 사진 감상회 및 2023년 학술회의를 진행한 이후 논고와 음원을 채보한 악보, 무가 사설에 대한 해설 등을 추가하여 지난 2023년에 공개하게 되었다. 이처럼 북한 현지에서 녹음된 굿 음원과 사진이 국내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지금은 사라진 북한 무속의 실체를 파악하고 남한 일부 지역에 전승되는 북한 굿과의 비교 연구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한민족음악총서'에는 홍태한(전북대) 교수의 "평양 다리굿의 흐름과 가치”, 최진아(한양대) 교수의 "1950년대 북한지역 무속 의례의 물질문화 읽기”, 김인숙(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의 "1955년 평양굿의 음악”, 양종승(샤머니즘 박물관) 관장의 "무가사설 연구”는 등 총 4명의 전문 연구자의 연구 논문과 악보가 함께 수록되어 있다.
총서의 원천 자료인 평양굿 음원과 사진은 국립국악원 특수자료실에 보관되어 있으며, 열람을 원할 경우 공간이음(02-580-3235)으로 사전 신청 후 이용 가능하다.
국립국악원은 1990년 초부터 북한의 악기 개량과 음악, 무용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였고, 2013년부터 북한문화의 이해 증대와 한민족 디아스포라 음악 연구 확장을 위해『한민족음악총서』를 발간하였다. 이러한 결과물들은 연구 논문집을 비롯, 재외동포 원로예술가 구술채록집, 각종 잡지의 총 목록과 색인집 등으로 현재까지 총 15종을 제작하여 북한학 관련 연구를 위해 제공하고 있다.
국립국악원 김영운 원장은 구술총서가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국악의 계승과 발전에 한 획을 그어온 명인들의 발자취가 다음 세대의 새로운 전통을 만드는 일에 귀감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또한 『한민족음악총서』제16집이 1950년대 북한의 굿과 음악을 확인하는 동시에 한반도의 무속음악 연구를 심화하고 활성화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북한음악 관련 자료가 남북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혀 한민족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주춧돌이 되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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