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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인문·철학 잡지들이 새해 첫 간행물에 갈등과 위로, 인공지능 등의 키워드를 내걸었다.
8일 잡지계에 따르면 계간 철학·인문학 잡지인 뉴필로소퍼는 올해 첫 호의 주제를 '갈등을 받아들이는 연습'으로 정하고 철학자와 시인 등 저자들의 해법을 제시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갈등한다. 가족끼리 또는 사회끼리, 사람과 사람이, 집단과 집단이, 심지어 인간과 동물이 갈등하기도 한다.
갈등은 대립하는 두 존재 사이의 분쟁만 의미할 뿐 아니라, 내면에서 발생하는 내적 갈등 등 각양각색으로 나타난다.
갈등은 우리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요소다. 전혀 갈등이 없거나, 그것에 맞설 기회조차 얻지 못하면 최상의 모습에 도달할 수 없다.
결혼생활에서 갈등은 심각한 문제라기보다 둘 사이의 상황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한 해결책에 가깝다. 부부간의 갈등을 두고 시인 프로스트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저자들은 각기 다른 관점에서 갈등을 바라보지만, '갈등을 반기라'는 주문에는 입을 맞춘다.
고대 정치철학 연구가인 미국 미시시피대 스티븐 스컬테티 교수는 갈등은 무조건 피해야 하는 혐오의 단어가 아니라 고유한 의미와 규칙, 그리고 고유한 논리에 따라 작용하는 엄연한 인간의 활동이라고 정의한다.
스컬테티 교수는 갈등 없는 사회를 이상향으로 여기고, 모든 갈등 상황을 전쟁의 신호로 해석하는 것은 최악의 실수이며, 재앙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인문무크지(책과 잡지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부정기간행물) 아크는 철학, 역사, 문학, 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교수와 평론가, 의사, 시인 등이 위로에 관해 인문학적으로 성찰한 19편의 글을 담았다.
저자들은 양극화와 소외, 전쟁과 재난 등 크고 작은 위기 속에서 위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한다.
남용되거나 의미가 퇴색한 위로가 아닌 진정한 위로의 가능성을 살피고, 일상적으로 사용하면서 지나쳤던 단어들을 환기한다.
미술비평가가 아리스토텔레스를 통해 위로에 대한 태도를 살펴보고, 의사는 상대의 고통과 슬픔을 존중하는 데서 출발하는 위로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내면의 위로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사회적 위로와 예술 체험의 경험에 있다는 이론, 음식으로 위로하는 이론 등도 제시된다.
인문·철학잡지 타우마제인은 '인공지능과 인간에 관하여'라는 주제를 내걸고 국내외 인공지능(AI) 전문가들의 인문·철학적 논의 21편을 실었다.
AI가 철학을 말할 수 있는지, 인간과 감정을 나눌 수 있는지, 생성형 AI인 챗GPT의 환각에 따른 가짜뉴스 문제의 심각성은 어떤지 등에 관한 글들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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