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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일제 사진엽서, 식민지 조선을 노래하다
폭력적인 제국의 소리에 반향하던 조선의 소리
일제 식민주의 매체에 대하여
일제 강점기 식민주의를 선전, 선동하는 도구로 활용됐던 가로 14cm, 세로 9cm 크기의 사진엽서 속에는 조선어와 일본어가 병용 표기된 시가와 노래들이 있었다.
사진엽서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아리랑 엽서'.이 밖에도 조선 기생의 생활, 압록강의 풍경과 뗏목꾼의 쓰라린 현실, 백두산과 송화강의 풍경 등이 사진엽서에 담겼다.
제국 일본의 대표적인 식민주의 인쇄매체이자 선전·선동의 기호였던 사진엽서. 그것은 시각(이미지)과 청각(노래), 둘의 통합체인 문자를 동시에 거느린 당대의 대중적인 문화상품이었다.
일제는 '조선적인 것'을 '일본적인 것'으로 둔갑시키는 등 식민지를 흉내 내는 도구로 사진엽서를 이용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사진엽서에 함께 인쇄된 노래들, 즉 상징적인 ‘조선의 소리’인 '아리랑'을 필두로, 조선의 장소와 공간들이 품은 풍취와 이를 바라보는 내지인의 시선이 담긴 가사들, 일본어로 번역된 조선 민요와 동요들을 분석하면서 그 문학적 의미와 그것들이 수행하는 정치성과 이념성의 역할을 폭넓게 들여다보고 있다. 나아가 이러한 언어적 장치를 통해 지배자의 폭력적 시선과 조선의 타자화 방식 그리고 그 이면에 숨겨진 ‘조선적인 것’의 고유성과 제국문화의 분열성을 동시에 읽어낸다.
제국 일본의 대표적인 식민주의 인쇄매체이자 선전ㆍ선동의 기호였던 사진엽서. 그것은 시각(이미지)과 청각(노래), 둘의 통합체인 문자를 동시에 거느린 당대의 대중적인 문화상품이었다. 지난해 가을, 사진엽서의 시각적 이미지들에 주목한 '일제 사진엽서, 시와 이미지의 문화정치학'이 먼저 출간되어 연구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거니와, 이번에 선보이는 책은 이미지들과 함께 사진엽서 위에 올려졌던 조선어ㆍ일본어 병용의 시가와 노래들에 주목한 '일제 사진엽서, 식민지 조선을 노래하다'이다.
사진엽서 위에 올려졌던 노래와 시들은 단순한 보조 텍스트가 아니라, 사진과 그림 못지않게 제국과 식민지의 불균등한 삶과 현실을 표상하는 상징적인 기호였기에, 폭력적인 제국의 소리와 흔들리는 조선의 소리가 서로 반향하며 벌이던 청각적 심상들의 각축은 당대 문화의 정치학을 해명하는 또 하나의 무대를 열어준다. 성균관대학교 학술기획총서 ‘知의회랑’의 마흔 번째 책이다.
저자는 사진엽서를 지배와 통치를 위해 일제가 기획한 문화상품이라는 차원에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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