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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이 12일 자정 네이버웹툰에 공개한 웹툰 '환수왕'이 호평 속에 신고식을 치렀다.
매주 화요일 연재되는 '환수왕'(50부작)은 대한민국 최고 고미술품 경매사 이준섭이 유물의 신비스러운 힘에 이끌려 대한제국에 떨어지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다. 일제 강점기에 무분별하게 반출되거나 훼손될 위기에 처한 문화재를 외세로부터 지켜내기 위한 주인공의 고군분투기가 펼쳐진다.
이날 공개된 1화부터 3화의 평점은 9점에 웃돈다. 첫화부터 강렬하다. 친일반민족행위자인 이완용을 떠올리게 하는 인물 이완웅을 저격하는 장면이 1화부터 시작돼 통쾌함을 선사한다.
최근 복원을 마친 덕수궁 돈덕전이 등장하고, 이곳에서 이완웅과 마주한 주인공이 서양에서 가져온 물건이라며 골프채를 보여준다. 골프채에 관심을 보이는 이완웅에 주인공은 "이렇게 벌레 잡을 때 쓰는 것"이라고 가격한 후 "5년 전 네놈이 천황을 비난한 글이다. 이게 알려져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까. 네놈이 빼돌린 왕실의 보물들 모두 어디 있는 지 불어"라고 요구한다. 당황한 이완웅이 "너 누구냐"라고 하자 '환수왕' 로고가 떠오른다. 그리고 2024년 이준섭의 일상이 시작된다.
문화재 환수라는 무거운 소재의 웹툰임에도 적절한 웃음 요소가 곳곳에 배치돼 눈길을 끈다. MZ세대를 겨냥한 좌승훈 작가표 웃음 모드가 독자들과 통했다. 젊은 세대에서 쓰는 단어, 속도감 있는 전개도 매력적이다. "재미있는 구성이다" "관종교장 다시 보고 있었는데 이런 개념 넘치는 내용으로 돌아와 반갑다" "진심 재밌다마라탕 탕후루 같은 네이버웹툰에 나타난 초당 순두부 느낌"이라며 긍정적 반응이 이어졌다.
대체적으로 신선하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한국의 역사적 아픔에 대해 곱씹어보는 기회가 됐다는 의견이 다수의 공감을 샀다. "일본의 침략으로 없어지거나 뺏긴 우리 문화재를 제자리에 돌려놓는 환수를 소재로 한 점에서 힘이 없으면 외세에 무기력하게 당하고 우리 것은 우리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역사적 교훈도 남기는 명작이 되길 바라며, 이런 뜻깊은 작품을 연재해준 네이버 웹툰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댓글에 53명(12일 오후12시15분 기준)이 추천 버튼을 눌렀다.
이번 '환수왕'은 국가유산과 관련한 이야기 자원을 발굴하는 문화재청의 스토리텔링 사업 중 하나로 기획됐다. 젊은 세대를 타겟으로 문화재의 가치와 소중함을 알리고자 웹툰으로 제작됐다. 50부작 연재에 예산은 6억원이다. 웹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50부작은 1년치 연재물 수준이며, 회당 250만~300만원(90컷 기준)으로 고려하면 '환수왕' 프로젝트는 금액대가 높은 작업이다.
문화재청은 올해 초 관련 사업을 발주했고, 6월 콘텐츠 기획사 제이지비퍼블릭(JGVIPUBLIC)가 선정됐다. 웹툰 '관종교장'을 통해 코미디 분야에 특화된 역량을 보여준 바 있는 좌승훈 작가와 손잡고 약 6개월간의 제작 기간을 거쳐 세상에 나왔다.
"문화재청이 후원하는 작품이 맞느냐"며 기대 이상의 작품이라는 호평도 있지만, 전체 웹툰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미비한 수준이다. 정부 기획 사업의 한계일 수 있지만, 먼저 예단하긴 이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앞서 '물상객주' '바리데기 별자국' 등 문화재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웹툰 콘텐츠를 제작한 바 있다. 그중 '환수왕'은 일반 학습만화는 다르다"며 "스토리 전문가의 감각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환수왕'을 통해 정부가 만든 작품은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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