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9 (목)

[휴일의 詩] (149) 9월/오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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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의 詩] (149) 9월/오세영

  • 특집부
  • 등록 2023.09.02 07:30
  • 조회수 2,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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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는

왜 들길에서만 피는 것일까.

아스팔트가

인간으로 가는 길이라면

들길은 하늘로 가는 길

 

코스코스 들길에서는 문득

죽은 누이를 만날 것만 같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9월은 그렇게

삶과 죽음이 지나치는 달


코스코스 꽃잎에서는 항상

하늘 냄새가 난다

문득 고개를 들면

벌써 엷어지기 시작하는 햇살,

태양은 황도에서 이미 기울었는데

코스모스는 왜

꽃이 지는 계절에 피는 것일까


사랑이 기다림에 앞서듯

기다림은 성숙에 앞서는 것

코스모스 피어나듯 9월은

그렇게

하늘이 열리는 달이다

 

추천인:이해승(석천스포츠센터 대표)

"그렇네요. 코스모스는 가을에만 일제히 피네요. 가을은 꽃들이 지는 계절인데~. ‘코-스-모-스’라는 음감도 분명 가을 맛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