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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스름 달 밤에 홀로 일어
안 오는 님 기다리다
새벽달이 지샜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나를 넘겨주소.
작품감상
조선 선조 연간의 문신 김상용(金尙容)은
허망한 사랑의 야속한 정을 이렇게 노래했다.
사랑이 거짓말이 임 날 사랑 거짓말이
꿈에 와 뵌단 말이 긔 더욱 거짓말이
날같이 잠 아니 오면 어느 꿈에 뵈리오.
꿈에나 임을 볼까 잠들었다가 이내 깨어서는 날밤을 새운다.
그리움이 간절할수록 약속은 허랑하고 기다림은 속절없다.
사랑이 감옥인줄 알면서도 기꺼이 뛰어드는 이 마음이여!
그냥 버리기엔 아까운 자투리 종이에
남은 먹물로 쓴 글씨가 득의의 작품이 되는 수가 왕왕 있다.
무심(無心)이 가져다 준 통쾌한 소득인 것이다.
상한 옛날 종이에 보내 놓고 그리는 막막한 정을 고체로 표현했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아호가 한얼, 醉月堂이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
이즘한글서예가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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