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3 (월)
당당한 기형에 힘찬 문양이
이규진(편고재 주인)
내가 다닌 직장이 격주토요휴무제를 실시하던 곳이었다. 주5일근무제가 정착된 지금에 와서 보면 별 것 아니지만 당시만 해도 격주토요휴무제를 실시하는 곳은 국내에서 손으로 꼽을 정도여서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고는 했었다. 그런데 근래 바둑을 주제로 한 소설을 읽다가 주7일휴무제라는 것을 보았다. 직장에서 일주일에 7일씩이나 논다니 순간적으로 참 많이도 노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돌이켜 보니 그 것이 아니었다. 일주일 내내 논다니 그 것은 노는 것이 아니라 실업자라는 이야기였다. 웃음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하긴 백수나 실업자라고 하면 좀 풀이 죽은 이야기인데 돌려서 주7일휴무제라고 하니 유머스러한 것이 나름대로 괜찮은 표현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내가 젊은 시절 도요지 답사에 그나마 열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다니던 직장이 격주토요휴무제를 실시한데다 업무상 지방 출장을 많이 다닌 탓도 있었다. 출장을 가서 일을 마치면 주변에 가마터가 없는가 살펴보게 되고 또 격주토요휴무일에는 가방을 메고 혼자 산천을 누비고 다닐 수가 있었으니 그 덕을 많이 본 것이다. 하긴 격주라고는 하지만 토요휴무제를 실시하는 곳이 별로 없다보니 그야말로 그 날은 나만의 시간이나 다름없었다. 집사람은 일터로 아들은 학교로 가고 지인들이래야 다 근무를 하고 있으니 마땅히 갈 곳도 할 일도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나는 이 격주토요휴무일이면 가방을 둘러메고 산천 구경에 나설 수밖에 없었는데 대부분 그 곳에는 가마터가 있었던 것이다.
전라남도 나주시 다시면 운봉리를 찾아 본 것도 출장 때가 아니라 격주토요휴무일에 가방을 메고 일부러 찾아 갔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고속버스로 나주를 간 후 택시를 대절해 찾아 갔었는데 좌측으로 작은 저수지를 끼고 올라가자 나타난 작은 시골 마을이 운봉리 백운마을이었다. 마을 건너편 감나무 밭이 가마터였는데 밭을 일구며 가마는 파손되어 흔적이 별로 없는 가운데 밭 위쪽으로 갑발과 수풀이 뒤엉겨 있는 곳에서 더러 도편이 보였다. 하지만 인화분청의 사발과 접시가 보이는 등 특색은 별로 없어 보이는 곳이었다. 다만 조선청자에 음각의 화염문과 구름문이 보여 박물관이나 도록에서 보이는 유물들과의 연과성이 주목되는 곳이기는 하였다.
운봉리 분청사기 도요지를 생각하면 별다른 추억이 없는 가운데 그나마 내게는 이곳에서 만난 인상 깊은 도편이 한 점 있다. 굽과 굽에 연결된 몸체가 일부 남아 있는 작은 도편이어서 정확한 기형은 알 수 없지만 굽이 높은데다 기벽이 유난히 두꺼운 것으로 보아 제기의 일종이 아닌가 생각된다. 굽 안과 몸체의 안쪽은 무문인데 굽과 몸체 외면의 문양이 특이하다. 예외적으로 높은 굽 아래에는 뇌문을 돌리고 굽과 몸체에는 백상감의 문양을 새기고 있는데 흡사 한자의 회(回)자 같은 문양이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회청색의 고운 유약에 시원스러운 백상감의 문양은 상품의 분청사기 제기였음을 암시하고 있다고나 할까. 여하튼 결손이 심해 전제적인 모습은 그려 볼 수가 없지만 당당한 기형에 힘찬 문양이 들어간 고급스러운 도자기였던 것만은 틀림이 없어 보인다.
출장 때문에 또는 격주토요휴무제를 이용해 가방을 둘러메고 산천을 누비고 다니던 일이 어제 같은데 벌써 아득한 날들의 추억이 되어 버렸다. 운봉리 분청사기 가마터에 대한 기억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내 눈을 시원케 하고 내 마음을 즐겁게 하던 그 산과 들에 근래 유례가 없는 폭우가 쏟아져 강물이 범람하고 산사태가 생기고 인명의 손실이 있는 등 피해가 막심하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서 비가 그치기만을 바라며 수해로 인해 심적으로 물질적으로 고통을 받는 모든 분들에게 심심한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드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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