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1 (토)
이규진(편고재 주인)
도편에 관심이 많은데다 수집도 하다 보니 도자기 조각도 쓰인 데가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더러 있다. 따라서 자료를 찾아 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알아보니 쓰인 데가 있긴 있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 쓰임이라는 것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었다. 죄인을 다루는 조선의 형벌 중에 압슬형(壓膝刑)이라는 것이 있는데 여기서 사용된 것이 바로 깨진 사기그릇 조각이었다. 깨진 사기그릇 조각 위에 죄인을 꿇어앉히고 무릎 위에는 무거운 돌을 올려놓아 고통을 주는 형벌이 바로 압슬형이었던 것이다. 생각만 해도 무릎을 칼로 저미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현대미술 중에도 도편들을 모아 붙여 모자이크를 만드는 표현 양식이 있다. 이 때의 도편들은 물론 옛것은 아니고 근래의 도자기 가마터나 공방 같은 곳에서 나온 것임은 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전통 도자기 도편들을 실제 사용한 경우도 아주 없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언젠가 충청북도 연기군 금사리 분청사기 도요지를 답사했을 때의 일이다. 주민에게서 들은 이야기인데 염전 바닥에 깔기 위해 이 곳의 도편들을 수거해 가져간 적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현실에서는 이보다 더 황당한 경우도 있다. 경기도 광주에는 모 대학 연습림 사무소가 있는데 정문 양 옆에 세워진 기둥을 보면 분청사기 도편들이 박혀 있다. 인근의 가마터에서 나온 도편들을 어처구니없게도 장식으로 사용한 것이다. 이를 무지의 소행으로 보아야 할지 애교로 보아 주어야 할지 여간 헷갈리는 일이 아니다.
도편 이야기가 나온 김에 찾아 본 다섯 점의 백자청화편들은 모두 19세기 분원리산이다. 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면서 합뚜껑의 초화문, 항아리의 초화문, 사발 창 안의 초화문, 합뚜껑의 산수문, 그리고 중앙의 화장용기 뚜껑의 꽃무늬 도편들이다. 태토는 정선되고 유약은 약간의 청색이 가미된 청백색이다. 그 위에 고운 빛깔의 청화가 들어 있는 조선 후기 상품의 백자청화편들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도 광주 일대는 조선조에 관요가 설치되었던 곳이다. 화목의 조달을 위해 수목이 무성한 곳을 찾아 광주군 일대를 옮겨 다니던 관요는 금사리 시기의 시험기를 거쳐 영조 28년(1752) 분원리로 옮기면서 그 동안의 방황을 끝내고 정착한다. 그리고는 1884년 민영화가 될 때까지 130여 년간 왕실 백자를 생산한다. 그러나 여기서 그친 것은 아니고 민영화가 된 후에도 20세기 초까지 요업이 이루어졌던 곳이니 아주 중요한 가마터라고 할 수 있다.
다섯 점의 백자청화편들은 모두 민영화 이전 관요 시절의 분원리에서 만들어진 상품의 백자들이다. 하지만 한 점 한 점이 인연을 맺은 시기와 장소 그리고 추억들이 있으련만 오랜 세월이 흐른 탓인지 아무런 기억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더구나 과거 분원리를 찾을 때면 가마터만 돌아본 것이 아니라 마을 곳곳의 밭이며 집터며 골목 등을 구석구석 누비고 다녔었으니 더 더욱 기억이 희미할 수밖에 없는 노릇인지도 모를 일이다. 분원리 도편들은 좀 갖고 있는 편이지만 그나마 작고 앙징스러우면서도 태토며 유약이며 청화의 빛깔들이 비슷한 것들을 찾다 보니 이처럼 다섯 점이 모아졌다. 한 자리에 모아놓고 보니 나로서는 따로따로 있을 때보다 또 다른 나름의 맛이 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글쎄,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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