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2 (일)

[국악신문] 한글서예로 읽는 우리음악 사설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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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한글서예로 읽는 우리음악 사설 (147)

경기 구조아리랑

  • 특집부
  • 등록 2023.06.28 07:30
  • 조회수 6,319
화면 캡처 2023-06-28 051045.jpg
경기 구조아리랑을 쓰다. 계묘여름 한얼 이종선 (2023, 한지에 먹, 29×35cm)

 

추야공산 다 저문 날에

모란 황국이 다 피었구나.


모진 바람이 살 쏘듯 부는데

임이 그려 기다려도 소식이 없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로구료.

아리랑 얼쑤 아라리로구료.


작품감상

천지는 조화로워서 때를 어김이 없다.

필 것은 피고 질 것은 진다.

올 것은 오고 갈 것은 제 때에 간다.

삼라만상은 이 순환이치를 벗어나지 않는데

우리네 인간사만은 뜻대로 되지 않기가 일쑤이고

제 때를 거르기도 한다.


스산한 가을바람은 살을 파고드는데

오마던 임은 소식조차 없네.

추야공산 이 쓸쓸함을 무엇으로 달랠거나.


어루만져질 바 없는 임 그리는 정을

고지에 무딘 붓으로 무던하게 썼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아호가 한얼, 醉月堂이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

이즘한글서예가회 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