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9 (목)

[휴일의 詩] (138) 장마/천상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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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의 詩] (138) 장마/천상병

  • 특집부
  • 등록 2023.06.1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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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길복 작가)

 

내 머리칼에 젖은 비

어깨에서 허리까지 줄달음치는 비
맥없이 늘어진 손바닥에도
억수로 비가 내리지 않느냐,


비여 나를 사랑해 다오.

저녁이라 하긴 어둠 이슥한
심야라 하긴 무슨 빛 감도는
이 한밤의 골목 어귀를
온몸에 비를 맞으며 내가 가지 않느냐.


비여 나를 용서해 다오.

추천인:김세르게이(러시아 동포 작곡가)

"6월 장마비는 준비 없이 맞기도 하다. 그래서 우연히도 마음 착한 어떤 이의 배려로 우산 속 연인이 되기도 한다. 6월 장마는 밉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