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9 (목)

[휴일의 詩] (137) 신록 앞에서 / 고성만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휴일의 詩] (137) 신록 앞에서 / 고성만

  • 특집부
  • 등록 2023.06.10 07:30
  • 조회수 6,603
350959472_208243742093752_8367032413182268580_n.jpg
6월 (사진=신길복)

 

왜 그런 거 있지

초면인데 익숙한 사람 같은

말하자면 그녀는 그녀대로

나는 나대로 걸어왔지만

낡아가면서 서로 닮아가는

기억 속


먼저 핀 꽃잎 날리는데

고운 손 펴는 녹음 앞에서 어찌

눈물이 나려 하는지

깔깔거리는 어린것들아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줄게

영원히 네 곁을 지켜줄게

맹세하고픈,


왜 그런 거 있지

꽉 쥐어짜면 주르륵 흐를 것같이

윤기 나는 햇살

보리밭 비탈 논 왈츠를 추는 새들


이런 날 나는

호수에 떠 있는 섬,

섬에 갇힌 호수로 간다


추천인:강주진(영상아티스트)

"6월의 신록은 어린아이의 무한한 성장이다. 7월 중순까지는~. 아이들에게는 성장력을, 어른들은 8월의 과실을 위해 관조해야 한다. 그래서 이 시는 6월의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