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4 (화)
지난 3일 왕십리아리랑보존회가 주최주관하는 제13회 왕십리아리랑제가 성동구 소월아트홀에서 '디아스포라 아리랑'이라는 주제로 개최되었다.
6월 보훈의 날을 맞이하여 보훈 가족 50여 명과 성동구민 등 300여 명이 객석을 채워 성황리에 성료되었다.
45명이 무대에 오른 이번 공연은 1부 이산의 노래, 2부 해원의 노래, 3부 상생의 노래로 구성되어 7개 지역 아리랑과 경기민요, 전통춤으로 구성되었다. 특별출연으로 김명남 명창이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를 선사했다.
'왕십리아리랑'은 순수 창작곡이다. 왕십리아리랑보존회 회장 이혜솔 명창이 작사하고, 양금 연주자 윤은화가 작곡했다.
"우리의 서울은 왕십리래요. 아리랑고개를 서로 함께 넘어요.
서울의 왕십리 우리 사는 곳. 개나리 화창한 꽃동산이래요.
사랑과 희망이 넘쳐 흐르는, 서울의 서울은 우리 왕십리래요.
우리 서로 벅찬 가슴 마주하면서. 손잡아요 어깨동무 함께할래요.
한양도성 동쪽 십리 응봉산 정기. 세세년년 우리 삶터 희망의 샘터.
살곶이벌 응봉기슭 응방의 옛터. 역사문화 오래오랜 우리의 터전.
인류유산 아리랑은 우리의 자랑. 슬기로운 매사냥도 인류유산이래요."
첫 막은 '왕십리아리랑으로 열었다. 1부에서 '이산의 노래' 사할린아리랑은 소극으로 엮어내어 대일항쟁기 강제징용으로 사할린에 끌려가면서 가족들과 생이별을 당하는 고난과 슬픔을 아리랑에 담아낸 이산의 아픔을 형상화 하였다.
내가 왜 왔나 내가 왜 왔나 우리 님 따라서 내 여기 왔지
우리 조선은 따뜻한데 그 땅에 못가고 내 여기 사나
우리 영감님은 어데로 갔나 나만 혼자 두고 자기만 갔네
강제징용의 땅 사할린에서 한인 1세대들이 고국을 그리며 부르는 망향의 노래 ‘사할린 아리랑’의 한 대목이다. 3연은 사할린에서 다시 일본땅으로 이중징용 가는 대목이다. 우리님 따라서 사할린에 왔는데, 다시 나만 혼자 두고 일본 해저 탄광으로 끌려가는 이산의 고난을 고하고 있다.
2부 '해원의 노래'에서는 서귀포아리랑보존회 유재희 회장과 박옥희가 제주아리랑을 선보였다. 이때 제주해녀의 복장을 한 장경숙(제주아리랑연구회장)의 제주 해녀의 고난과 역경을 몸짓으로 표현하며 제주아리랑을 함께 불러서 관객의 몰입도를 끌어내었다.
이어 김용자, 최순이, 박연춘이 상주아리랑, 진도아리랑. 강원도아리랑을 연곡으로 불러서 신명과 흥을 돋구웠다. 관객들이 후렴을 따라서 부르면서 손뼉을 치고 발을 굴리면서 추림새를 던져주었다. 얼쑤, 좋다!
3부 '상생의 노래'에서는 대일항쟁기 의병활동과 독립운동을 한 호국선열을 추모하는 의미로 만든 '아무르아리랑'이 소극으로 펼쳐져서 많은 박수를 받았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야 아무르아리랑 넘어간다.(후렴)
원수하고는 같은 하늘아래 살수가 없어, 팔걷고 뛰어나와 의병되었네,
동양평화 하자하자 외치는 소리 하늘땅 온세상 진동하누나
다섯발 내디뎌 도적 쓰러지니동양평화 대역사 시작되네.
코레아 우라! 코레아 우라!"(아무르아리랑)
이 아리랑은 이혜솔 회장이 2018년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시에서 열리는 안둥근의사추모제에 한국대표로 초청되어 헌정한 의병아리랑이다. 국내 거주하고 있는 광주 고려인문화원 및 고려인합창단, 영주귀국 사할린 동포들이 사는 인천, 김포, 양주 등에서 사할린아리랑과 함께 알려오고 있는 의병아리랑으로 널리 알려오고 있다.
왕십리아리랑보존회 회원들이 소극으로 만들어서 무대화 하여 레파토리화 하고 있다.
성동구 거주하는 한 보훈가족(75세)은 "보훈의 날을 맞이하여 독립운동가들을 기억해주는 '아무르아리랑'이 가슴에 와 닿는다. 주말이라서 마침 손자들과 같이 와서 더욱 의미가 깊다. 감사하다"라고 이회장의 손을 두손으로 잡아주었다.
휘날레가 끝났는데도 관객들이 계속해서 '앵콜'을 외쳐 주었다. 주말이라서 가족과 함께 온 모습이 화기애애하다.
전국아리랑공연연합회에서 축시를 보냈다.
"우리 왕십리아리랑은
아리랑은 역사와 민족을 노래한다.
아리랑은 우리가 사는 땅을 노래한다.
왕십리아리랑은 서울의 역사를 노래한다
왕십리아리랑이 탄생한지 5년
이제 ‘아리랑의 아리랑’으로 자리한다
왕십리아리랑은 오늘의 우리 아리랑이다
구아리랑 긴아리랑 본조아리랑 정선아리랑
왕십리아리랑은 서울의 아리랑이다
이혜솔과 그들은 왕십리아리랑 전승자들이다
발표회를 하고 축제를 펼친다
제주도에서 정선까지 또 사할린까지
동포들과 외국 손님들과 우리들과 함께한다
아리랑의 역사를
아리랑의 위상을
아리랑의 세계화를 추동하는 막내 아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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