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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춤'과 '화관무' 창시자로 한국 무용계를 이끌었던 김백봉 원로 무용가가 97세로 별세했다. 고인은 한 평생 춤과 함께 해온 고인은 근·현대 한국무용 역사의 산증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인은 '화관무', '부채춤', '산조', 만다라', 무용극 '심청', '춘향전' 등 평생 600여 편이 넘는 창작춤을 만들며 한국 신무용의 형태와 기틀을 다졌다.
1927년 평양에서 출생한 고인은 전설적인 무용가 최승희의 수제자이자 동서였다. 고인은 13세 때 아버지 손을 잡고 최승희의 공연을 본 후 감동해 최승희의 제자 되기를 간청했다. 14살에 홀로 일본 도쿄로 건너가 ‘최승희무용연구소’ 문하생이 된 그는 1942년 도쿄에서 첫 공연을 했다. 해방 후 최승희와 함께 고향인 북으로 가 평양에 정착, 최승희무용단 제1무용수 겸 상임안무가로 활동했다.
6·25전쟁이 일어나자 남편과 함께 월남한 뒤 1953년 서울에 '김백봉무용연구소'를 설립했다. 남편 안제승(1922~1998)은 최승희 남편의 동생이다. 이후 고인은 1954년 신무용 계열의 창작춤인 부채춤을 처음 발표했으며, 1968년 멕시코올림픽에서 부채춤을 처음으로 선보여 전 세계에 한국 춤의 미를 알렸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에서는 2000명의 무용수가 참여한 대형 군무 ‘화관무’를 선보이기도 했다. 고인은 1965년부터 1992년 정년퇴임할 때까지 경희대학교 무용과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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